• 최종편집 2020-10-20(화)
 

[교육연합신문=전재학 기고]

교육이란 인간 내면의 잠재력을 밖으로 끌어내는(引出)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교육은 이러한 역할을 얼마나 충실하게 수행하는가? 대다수는 교육의 본질을 벗어나 오직 상급 학교 진학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백년대계인 우리 교육은 아직도 산업화 시대의 낡은 사고방식으로 세계와의 경쟁을 도모하고 있다. 과거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낸 교육의 역군들조차 이제는 왜소해 보인다. 어딘가로 생존을 도모하려고 필사적인 몸부림을 반복하는 것이 현재의 교육이다. 그 속에서 저마다 운명론자가 돼 우리 교육은 여기까지가 한계라고 선언하고 몸을 사리기만 하는 것 같다. 이러한 시기에 코로나19의 위기는 교육의 혁신을 앞당기고 있다. 전환기에 선 우리 교육은 이제는 유명무실하게 하는 척하는 ‘티’를 버리고 현실을 과감하게 헤쳐나가며 할 수 있는 ‘끼’를 발산하는 글로벌 교육으로의 탈바꿈이 절실하다. 

 

잠시 우리 교육을 되돌아보자. 무엇보다 이상(理想)을 향한 여정(旅程)이 애매모호하다. 마치 해도(海圖)를 펼쳐놓고도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키를 잡은 선장의 무기력함을 보는 것 같다. 국가 지도자부터 수시로 변심하는 교육정책은 확고한 교육철학이 없다. 그저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침몰당하지 않게 무사히 어딘가에 정박하기만을 바라는 것과 같다. 그래서 교육의 참된 본질의 회복이 시급하다. 하지만 책임 있는 사람들은 자존심을 내세워 체질을 바꾸기를 꺼린다. 악착같이 ‘티’를 부리면서 다수가 원하는 ‘끼’의 발산을 무시하거나 저지하려 한다. 이제 우리 교육은 당당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개성이 춤추며 꿈과 끼를 계발해 미래역량을 키워나가는 시대적 과업으로의 항해가 요망된다. 

 

논어에 “군자는 자기에게서 구하고 소인은 남에게서 구한다(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는 말이 있다. 자기에게서 구하는 사람은 타인과 견주기보다는 스스로 끼를 계발하는 데 매진하는 반면에, 남에게서 구하면 주변과의 비교를 내밀히 진행해 티를 내어야 만족하게 된다. 끼가 자기존중과 계발을 충실하게 하는 자존감이라면, 티는 타인과의 상대적 위치를 확인함으로써 만족을 느끼는 자존심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남을 통한 자기 확인만이 믿음직한 성과인 입신양명, 곧 출세라는 심리가 굳건히 자리 잡아 왔다. 이제 학교 교육부터 이런 사고와 심리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야 할 때다. 왜냐면 학교 교육의 새로운 역할이 사회적 인식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꿈과 끼를 찾아주자는 교육으로 우리의 학교 교육이 선회하고 있다. 중학교의 자유 학년제 운영, 고등학교의 진로적성검사, 직업탐구의 과정, 다양한 창의적 체험학습의 운영이 바로 꿈과 끼를 찾는 교육과정으로 연계가 되고 있다. 여기서 필자는 다시 한번 묻고자 한다. 아직도 다수의 꿈이 없는 아이들, 꿈을 상실한 아이들, 꿈꾸기를 두려워하는 아이들이 어떻게 미래의 역량을 키울 수 있겠는가? 그저 타인의 삶을 감상하거나 방조하는 자세로는 안 된다. 자신의 무지와 무능을 인정하고 끼를 계발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갖추게 해야 한다. 

 

아는 척, 학생인 척, 공부하는 척, 열심인 척, 생각하는 척.... 그 어디에서도 하는 ‘척’을 버리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운명의 개척자다운 기업가 정신으로 당당하게 끼를 발산하도록 우리 청소년을 폭넓게 교육하자. 이것은 자존심이 아닌 자존감의 향상으로 나아가는 인간 육성의 교육이다. 이제 시대의 총아인 4차 산업혁명은 현실과 상상의 융합을 도모하면서 이러한 끼를 키우는 교육을 요구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인가, 코로나19는 언택트(untact) 교육의 일환으로 세계적인 무료 온라인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강좌를 실생활에 열어 놓았다. 이는 교육의 평등을 꾀하고 학생의 다양한 끼를 계발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제 우리 교육은 하는 척 티를 버리고 할 수 있는 역량, 끼를 키우는 글로벌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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