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교육연합신문=이찬구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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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인간(弘益人間)은 인간윤리의 대강령인 동시에 우리나라를 세운 기본이념이다. 홍익인간이 전하는 ‘하늘 여는 이야기’는 ‘삼국유사’ 등에 기록되어 있고, 오늘날 교육법의 이념에까지 전해지고 있다. 


‘삼국유사’에 나타난 고조선조의 하늘 여는 이야기(이를 필자는 ‘단군사화’라 칭함) 가운데에서 우리는 고조선의 건설과 홍익인간의 이념, 천부삼인 등을 우리의 고유 이념으로 추출해 낼 수 있다. 그래서 홍익인간은 우리 민족 정신사의 모태다. 이를 한낱 허황된 이야기라 하여 부정하는 것은 잘못된 견해라 할 것이다. 


환웅은 환인(하느님)의 아들이며, 단군은 천신 환웅의 아들이다. 우리 민족이 조상을 숭배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하늘을 믿고 숭배하는 것과 같다. 환웅은 천계(天界)가 일치하는 곳에서 신시를 베풀고 인간을 사랑했다. 이렇듯 홍익인간의 이념은 경천(敬天)과 숭조(崇祖) 그리고 애인(愛人)사상으로 나타났으며, 하늘과 사람이 동참하여 구현하려는 이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홍익인간은 이 땅에 나라를 세우는 정신적 가치가 되었다. 교육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를 그렇게 만들었다. 풍백 우사 운사가 3으로 나누어 일을 다스리고, 주곡, 주명, 주병, 주형, 주선악이 각각 5부의 일을 맡았다. 이것이 홍익인간을 구현하는 재세이화(在世理化)의 원리이다. 홍익인간이 목적이라면 재세이화는 수단이다. 


홍익인간이라는 말은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홍익(弘益)을 중심으로 말하면, 삶과 사람 사는 세상(인세)을 위해 널리, 크게 베풀라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인간을 중심으로 말할 수 있다. 즉 널리 크게 유익되게 하고, 이롭게 할 수 있는 인간이 되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홍익인간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지공(至公) 무사(無私)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홍익인간이라는 말과 함께 “천부인 3개”가 등장한다. 정진홍 교수는 “이 천부인이 하늘과 땅을 종합하는 매개물”이라고 보았다. 나아가 그것은 홍익인간이라는 천명의 구체적 증표로서의 매개물이다. 그 매개물이 무엇인가에 대하여는 견해가 다르지만, 지금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원방각(圓方角)이 이 천부인의 또 다른 표현이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대종교는 이 원방각을 교단의 상징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손성태 교수는 멕시코 원주민(동이족의 일파인 맥이족)이 사용한 말들을 분석하여 발표한 바 있는데, ‘다다살리’(tlatlazali) 등이 그것이다. ‘다다살리’(tlatlazali)라는 말은 그들의 고수레 풍습에서 나온 것으로 ‘모두 함께 살자’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말은 우리의 홍익인간을 연상시킨다. ‘다다살리’의 ‘다’를 어원상 분석하면 하늘 ‘다’, 땅 ‘다’의 뜻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천지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을 상징한 것으로 본다. 


특히 밥 먹기 전에 음식을 덜어내는 우리 전통의 고수레의 풍습도 이런 원초적인 공동체의식으로부터 나왔다고 볼 수 있다. 고수레의 의식은 단순히 복을 비는 차원이 아니라, 주변의 ‘생명과 음식을 나눈다’는 의미와 ‘모든 생명과 함께 한다’는 생명존중의 뜻이 들어 있다. 나아가 천지인합일을 기원한 우주의식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후대인들이 한자어로 재해석하여 개념화한 말이 ‘홍익인간(弘益人間)’일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홍익인간은 생명에 대한 깊은 자각과 함께 그런 생명공동체에서 나온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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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홍익인간 사상으로 본 생명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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