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교육연합신문=전미경 칼럼] 

전미경2.jpg

학생들에게 악기를 가르치다 보면 다양한 경우를 접하게 되는데 그중 안타까운 경우가 하나의 악기를 꾸준히 하지 못하고 계속 다른 악기로의 시도를 하는 경우이다. 어느 정도 악기를 다룰 줄 알게 돼서 새로운 악기를 배우려는 그런 상황이 아니고 겨우 악기의 초보 수준을 벗어나지도 못했는데 또다시 새로운 악기를 해보려는 그런 경우. 

 

새로운 봄 학기가 시작되고 두 학생이 찾아왔었다. 첼로를 배우고 싶다고. 얘기를 들어보니 이 학생들은 초등학교 6학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피아노, 우쿨렐레, 플룻, 오카리나, 바이올린을 전전하며 지금은 제대로 연주할 수 있는 악기가 하나도 없다고 했다. 

 

어떤 악기든 제대로 연주하려면 꾸준함이 생명이다. 배우고 익히며 꾸준히 연습하면 누구나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갈 수 있다. 그 속도와 걸리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꾸준히 하면 반드시 누구나 다 된다. 특히 취미로 악기를 배우는 사람에게는 꾸준함 만큼 중요한 지름길은 없다. 꾸준히 하지 못할 때도 여러 이유와 핑계들이 있지만 자기와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쉽게 결론을 내버리기도 한다. 첼로를 배우는 사람들도 그렇다. 초반에 팔이 아프거나 힘들면 자기와는 안 맞는 악기인가 고민한다. 그러나 첼로라는 악기를 편하게 연주하려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첼로를 연주하기 쉽도록 그에 맞는 근육들이 생겨야 하고 그러려면 꾸준히 연습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꾸준히 올바른 자세로 하다 보면 차츰 악기와 내가 편안해지는 시간이 다가온다는 걸 알게 된다. 


악기를 연주하는 것만 꾸준함이 필요할까? 꾸준함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루고자 하는 그 어떤 분야에서도 가장 큰 자산이 아닐까 싶다. 꾸준하다는 것은 성실하다는 것이기도 하다.  성실함은 성공의 가장 큰 조건이지 않나? 신은 재능을 주시고 노력은 그 재능을 천재로 만든다고 하였다. 우리가 잘 아는 러시아의 발레리나 안나 파블로바가 한 말이다. 그녀는 그렇게 자신의 연약함을 극복하고 큰 영향력을 미치는 무용수가 되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꾸준하면 성공한다고 하는 것이다. 어느 때보다 인터넷과 주변엔 정보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성공이니 대박이니 쉽게 말하곤 하지만 정말 성공하거나 대박 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건 그 많은 정보를 누구나 쉽게 말할 순 있지만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긴 쉽지 않기 때문 아닐까? 

 

한 가지의 일을 꾸준히 하여 성과를 맛본 사람은 다른 일들도 잘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하나의 악기를 꾸준히 하여 어느 정도 잘 연주할 수 있게 된 사람은 다른 악기를 배우더라도 금방 더 잘할 수 있게 된다. 한 가지를 꾸준히 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을 얻게 하는지 알아야 한다.

세상에 꾸준함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 

 

전미경.jpg

▣ 첼리스트 전미경

◇ 가천대 관현악과 졸업(첼로전공)

◇ 서울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수석 역임

◇ 금천 교향악단 부수석 역임

◇ 의왕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 강동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

◇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첼로강사

전체댓글 0

  • 53631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전미경의 클래식 스토리] 꾸준함이 힘이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