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교육연합신문=전미경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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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살아갈 미래에 대해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많이 들어본 말일 것이다. 누구나 실패했을 때의 결과가 두려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 결국 생각으로만 끝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사실 뭐든 일단 하기로 맘먹고 실천에 옮긴다고  해서 다 성공적인 결과를 맞이하진 않는다. 그 결과의 여파가 크면 클수록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건 쉽지 않다. 또 무언가를 시작하려고 했을 때 우리의 발목을 잡는 이유는 굉장히 많다. 게으름 때문에, 용기가 없어서, 너무 나이가 많아서, 너무 어려서, 머리가 나빠서, 돈이 없어서, 학벌이 딸려서 등등. 이 외에도 수많은 사람의 숫자만큼 수많은 갖가지의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왠지 조금만 노력하면 나도 그들처럼 성공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래서 쉽게 그들을 따라 하기도 한다. 쉽게 따라 하고 머지않아 실패한다. 그리고 실패할 수밖에 없었음에 갖가지 핑계들을 갖다 붙인다. 참 말도 많고 이유도 많다. 
갖가지 이유를 갖다 붙여 떠들어대기 전에 조용히 나를 돌아보고 이유를 찾아봐야 할 것인데 말이다. 

수년 전, 취미로 발레를 한 적이 있다. 음악을 하면서도 무용에 대한 갈망이 늘 나를 따라다녔고 그 갈망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무작정 무용학원을 찾아갔었고 발레를 하게 되었다. 그때 나를 쫓아서 무용을 시작했던 후배가 한 명 있었다. 그 후배는 음악을  전공하던 친구였는데 그 시기에 어느 유명한 교수님께 레슨을 받다 소질이 없으니 음악을 그만두라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듣고 정말로 크게 낙심하고 좌절하고 있었던 친구였다. 
 
좌절의 구렁텅이에서 헤매다 뭐라도 시작해 보자는 심정으로 나를 따라갔던 것인지, 무용에 대한 강한 끌림이 갑자기 생긴 것인지 확실히 기억은 안 나지만 어쨌든 그 후배는 나를 따라 무용을 시작하게 되었다. 참고로 그 친군 몸이 완전히 뻣뻣할 대로 뻣뻣한 유연성이라고는 찾아보려야 찾을 수가 없는 남자였다. 무용을 시작하고 다리에 피멍이 들 정도로 찢고 또 찢고.... 음악에 대한 좌절을 보상받으려고 그랬는지 정말 열심히 연습을 하고 배웠다. 
 
사실 나이가 들어서 다 굳은 몸을 찢으며 유연하게 만든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해 본 사람만 알 것이다. 그렇게 그 후배는 열심히 배우고 익혀 결국 무용으로 다시 대학을 들어가고 대학원까지 졸업했으며 그렇게 공부한 무용으로 해외로 나가 지금까지도 잘 지내고 있다. 사람의 인생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것 같다. 
 
어떤 분야든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겉으로 보이지 않는 이면엔 여러 번 좌절하고 실패한 경험들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패가 실패로 끝나지 않게 하려면 반드시 나를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성공한 많은 사람들은 명상하는 시간을 만들어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만들며, 많은 책들을 읽어 지식과 지혜의 폭을 넓히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좋은 인성을 갖추려 노력하고 그렇게 선한 영향력을 많은 사람들에게 끼치게 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던가. 
 
결국 나를 아는 것이 내가 어떤 일을 하던 정말 중요한 전제 조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실패에서 우리는 배운다. 실패해본 사람만이 그 반대의 길도 알 수 있는 것이다. 실패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무엇도 알 수 없다. 그러니 시작해보지 않으면 실패할 수 있는 기회도 없고, 실패하지 않으면 배울 수 있는 것도 없다. 그래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그러는가 보다. 뻔한 말 같지만 삶의 지혜가 담겨 있는 말이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다. 희망은 보이지 않고 좌절만 넘쳐나는 요즘이지만, 이 좌절과 실패에서 배우기 위해, 깨닫기 위해, 부지런히 생각하고 또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생각으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씨앗을 틔우기 위해 현명하게 시작하자. 또다시 실패할지라도 경험의 깨달음으로 희망의 씨앗을 심으면 된다.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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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첼리스트 전미경
◇ 가천대 관현악과 졸업(첼로전공)
◇ 서울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수석 역임
◇ 금천 교향악단 부수석 역임
◇ 의왕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 강동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
◇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첼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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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의 클래식 스토리] 실패는 새로운 희망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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