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교육연합신문=권승호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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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공명정대한 선거에서 출발한다. 

선거 결과는 결정된 것이라 할 수 있음에도 후보자들은 저마다 당선을 장담했다.

선거란 누구를 뽑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를 뽑지 않기 위해 하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꽃은 무엇일까? 제각각 생각이 다른데 어떻게 정답이 있을 수 있느냐고? 맞아. 정답은 없어. 다만 오늘 걸어서 퇴근하는 길에 선거관리위원회 청사 현관에 쓰인 문구를 보고 질문답지 않은 질문을 해본 거야. 눈치 챘겠지만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말하는 정답은 ‘선거’였어. 선거(選擧)는 대표자를 뽑아서 그들에게 대표성을 부여하는 행위를 말하지. 


민주주의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야. 헌법에도 ‘모든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되어 있잖아. 국민들에게 나라의 정책을 결정하고 참여해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지만 쉬운 일 아니고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대리자를 선출하여 나라의 일을 담당할 사람을 뽑게 되는데 이를 ‘가려 뽑을 선(選)’ ‘들 거(擧)’를 써서 선거라 하는 것이야. 일 잘할 사람을 가려 뽑아 일꾼으로 들어 올린다는 의미지. 그럼에도 선거를 최선의 사람이 아니라 차악의 사람을 뽑는다는 농담 아닌 농담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고, 명언 아닌 명언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어. 가슴 아프고 서글픈 현실이지. ‘선량을 뽑는 선거’라는 말이 무색하다고? 아냐. 그건 아니야. ‘착할 선(善)’의 선량(善良)이 아니라 ‘가려 뽑을 선(選)’의 선량(選良)이니까. 

 

학급 반장 선거나 동네 이장 선거, 또는 각종 모임에서의 선거 아닌 정치적인 선거 즉,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나 자치단체장 선거에는 정당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들이 선거에 나서는데 누구는 여당 후보라 하고 누구는 야당 후보라 하지? 여당은 왜 여당이고 야당은 왜 야당일까? ‘함께 할 여(與)’의 여당(與黨)이고 ‘들 야(野)’의 야당(野黨)이야. 현재 정권을 잡고 있는 정부와 함께 정책을 펴고 함께하는 당이니까 여당(與黨)인 것이고, 들에서 고생하면서 정치하는 정당이니까 야당(野黨)인 것이야.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대통령선거’의 줄임말로 대선(大選)이라 하는 이유는 알겠는데 국회의원선거는 왜 국선(國選)이 아니라 총선(總選)이라 하냐고? ‘국회의원총선거’의 줄임말이기 때문이야. 왜 ‘총’이 들어가느냐고?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300명이잖아. 300명 모두를 뽑기 때문에 ‘모두 총(總)’을 써서 총선거라 하는 것이야. 대통령도 공무원이냐고? 그럼. 공무원이지. 대통령, 국회의원, 교육감, 자치단체장, 지방의원도 모두 공무원이야. 다만, 선거에 의해 공무원이 되었다 해서 선출직 공무원이라 하지. 

       

선거의 4원칙 알지? 일정한 연령(만 18세)에 도달하면 선거권을 준다는 보통선거(普通選擧), 모두 평등하게 한 표라는 평등선거(平等選擧), 직접 투표해야 한다는 직접선거(直接選擧),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알 수 없어야 한다는 비밀선거(秘密選擧)라는 것도 알지? 그런데 하나를 덧붙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어. 자유선거가 그것이야? 무슨 말이냐고? 자유 의지로 선거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 것 아니냐고? 아니야. 투표권 행사를 국민의 의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거든. 정당한 이유 없이 선거에 참여하지 않으면 법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이를 의무투표제(義務投票制)라 해. 실제로 오스트레일리아 벨기에 등 몇몇 나라에서는 의무투표제를 실시하고 있어.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있고 의견이 갈리기에 상당한 논의가 필요하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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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권승호

◇ 전주 영생고등학교 국어교사

◇ 저서

《삶의 무기가 되는 속담 사전》,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해주셨어야 했다》, 《공부의 기본기 한자 어휘력》, 《공부가 쉬워지는 한자 어휘 사전》,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

◇ 펴낸곳 도서출판 동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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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친해지는 미친 어휘력] 선거(選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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