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교육연합신문=전미경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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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을 전공하거나 공부한 사람들만 클래식 음악 용어를 알고 있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 생활 속엔 이미 클래식 음악 용어들이 많이 쓰이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클래식 음악에 쓰이는 용어들이 영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클래식 음악용어는 이탈리아 언어이다. 가장 친숙한 ‘도레미파솔라시도’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텐데 이것도 이탈리아 언어라는 사실. 의외로 학생들에게 질문하면 다들 영어 아녔냐고 대답한다. 그러니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우린 계이름으로 노래를 부르며 이탈리아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클래식 음악 용어가 엄청나게 많지만 그중에서도 우리에게 이미 친숙해져 버린 음악 용어들 몇 개만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먼저 아파트 브랜드에 보면 ‘더 샾’이라고 있다. 이 샾은 우리 전화기에도 우물 정자라고 많이들 얘기하지만 쓰이고 있고, 컴퓨터 자판기에도 있는데, 음악에선 음정을 반음 올릴 때 쓰이는 악상기호이다. 또 다른 아파트 이름 중에 ‘칸타빌레’라고도 있다. 노래하듯이 부드럽고 아름답게 연주하라는 뜻이다. 

 

칸타빌레라는 단어가 나왔으니 ‘칸타타(cantata)'라는 커피 이름에 쓰인 음악 용어도 얘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칸타타라는 커피는 다들 알고 있을 텐데, 칸타타의 뜻은 뭘까?

‘칸타타(cantata)는 칸타레(cantare, 노래하다)에서 파생된 단어다. 바로크 시대의 성악곡 양식을 지칭하는 용어인데 이 칸타타를 많이 만든 사람이 바로 요한 세바스찬 바흐이다. 바흐는 무려 200여 곡에 달하는 칸타타를 썼다고 하며, 지금도 많이 연주되고 있고, 재미있는 건 바흐가 커피를 엄청 좋아했었다는 사실. 그래서 커피에 관한 곡도 만들 정도였다니까 우리가 매번 마시는 커피 칸타타는 이렇게 연관이 되어서 이름 짓게 되었나 보다.


또 우리가 잘 아는 자동차 중에 ‘소나타’라고 있지 않은가? 이 또한 클래식 음악에서 쓰이는 용어인데 보통 3악장으로 된 기악곡의 양식을 소나타(sonata)라고 한다. 이 단어도 이탈리아어의 동사 sonare(울리다, 연주하다)의 과거분사 여성 명사형이라고 한다.

또 다른 자동차 ‘포르테’도 있다. 포르테(forte)는 음악을 연주할 때 강하고 세게 표현해야 할 때 쓰이는 악상 기호인데 아마도 강한 자동차의 이미지를 나타내려고 쓰인 게 아닐까 싶다.


양복 브랜드에도 클래식 음악 용어가 있다. ‘마에스트로’.  

마에스트로(maestro)는 거장인 지휘자를 일컬을 때 쓰인다. 영어의 'master'와 어원이 비슷하다. 어원상 어떤 경지에 이른 예술가나 전문가, 장인을 의미하는 단어인데 요즘은 보통 거장의 지휘자를 일반적으로 마에스트로라 부른다.


이처럼 우리의 생활 속에 알게 모르게 클래식 음악 용어들이 많이 쓰이고 있다. 꼭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지 않아도 생활 속에서 이미 클래식과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클래식 음악을 가까이하는 일은 많은 장점을 가져다 주지만, 그것이 꼭 거창하고 대단하게 시작할 일은 아니다. 편의점에서 캔커피 하나 사 먹으며 바흐가 느꼈던 소소한 행복을 같이 누릴 수 있는 그것. 이미 클래식 음악과의 친분이 시작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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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첼리스트 전미경

◇ 가천대 관현악과 졸업(첼로전공)

◇ 서울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수석 역임

◇ 금천 교향악단 부수석 역임

◇ 의왕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 강동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

◇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첼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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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의 클래식 스토리] 우리 생활 속의 클래식 음악용어 알고 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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