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교육연합신문=권승호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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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물이 ‘물고기 어(魚)’ ‘사물 물(物)’로 

물고기를 가리키는 말인 줄은 알겠는데 

건어물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건’은 ‘마를 건(乾)’이야. 

그러니까 건어물은 말린 물고기지. 

말린 포도를 건포도라 하고, 

물기나 습기를 말려서 없애는 일을 건조라 해. 

사료 등으로 쓰기 위해 베어서 말린 풀을 건초라 하고 

기후가 메말라서 습기가 없는 시기를 건기라 하지.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라는 속담 아니? 

못난 사람이 같이 있는 동료를 망신시켰을 때 쓰는 표현이야. 

꼴뚜기가 못생긴 물고기이기 때문에 만들어진 말이지. 

‘어물전’에서 ‘전’이 무슨 뜻이냐고? 

‘가게 전(廛)’이야. 

그러니까 어물전은 물고기 파는 가게이겠지? 

옹기 파는 가게는 옹기전이고, 

한약 재료를 파는 가게는 약전이며, 

놋쇠로 만든 그릇을 파는 가게는 유기전이란다. 

‘독 옹(甕)’ ‘그릇 기(器)’ ‘약 약(藥)’ ‘놋쇠 유(鍮)’지.


전주에 싸전다리가 있는데 

쌀과 곡식을 파는 가게 옆에 있었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란다.

‘쌀전다리’라 해야 옳은데  

발음을 쉽게 하기 위해 ‘쌀’의 ‘ㄹ’을 탈락시켜 싸전이라 한 거야. 


조제하지 않은 원료 그대로의 약재를 파는 곳을 

건재약국이라 하는데 

‘마를 건(乾)’ ‘원료 재(材)’로 

말린 그대로의 재료를 파는 곳이라는 의미야. 

술을 마실 때 잔을 비우는 일을 건배라 하는데 

이때의 ‘건’도 ‘마를 건(乾)’이란다. ‘배’는 ‘잔 배(杯)’지. 

그러니까 건배는 

잔을 말려버린다, 잔에 있는 술을 다 마셔버린다는 의미인 거야. 


‘물고기 어(魚)’ 앞에 ‘물 수(水=氵)’가 더해진 ‘漁’는 

‘고기 잡을 어‘인데 

물고기를 잡는데 쓰는 배인 어선, 

농촌과 어촌을 아울러 이르는 말인 농어촌, 

물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가는 일인 출어 등에 쓰인단다.  



복습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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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힘 한자어 건어물 : 마를 건(乾) + 물고기 어(魚) + 사물 물(物)

활용 단어 건포도, 건조, 건초, 건기, 어물전, 옹기전, 약전, 유기전, 건재약국, 건배, 어선, 농어촌, 출어

 

권승호 사진 4.jpg

▣ 지은이 권승호

◇ 전주영생고등학교 국어교사

◇ 저서

《삶의 무기가 되는 속담 사전》,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해주셨어야 했다》, 《공부의 기본기 한자 어휘력》, 《공부가 쉬워지는 한자 어휘 사전》,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

◇ 펴낸곳 도서출판 이비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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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 말이 무슨 뜻이에요?] 시장 가는 길 – 건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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