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0(토)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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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중학교 교장 직위를 제외하곤 38년을 고등학교 교사와 관리자로 살아왔다. 그중에는 변두리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11년을 근무한 적이 있다. 그곳 학생 중에는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지역사회가 후원하는 큰 장학금을 받기 위해 자원한 학생들도 있었다. 그들 중에는 각고의 노력 끝에 선망의 대학에 진학하는 영광의 주인공들이 있는가 하면 안타깝게도 주위 환경에 굴복하여 무기력한 상태로 자기파괴를 일삼는 일탈행동을 한 학생도 있었다. 그때마다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한번은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설문 조사한 적이 있었다. 다수의 학생들은 망설임 없이 ‘자신감’을 첫 번째로 뽑았다. 그만큼 그곳 학생들은 스스로 자기의 능력을 낮게 평가하고 주변의 부정적인 기대와 대우에 자신들의 내면적, 잠재적 가능성을 잊고, 또 찾아보려는 노력도 힘들어했다. 그래서 교사가 던지는 칭찬 한마디에 어쩔 줄 모르고 눈물을 흘리며 감동하는 모습도 많았다. 하지만 학생들은 스스로 지적성장과 잠재력의 임계점(critical mass)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은 수능에 대한 두려움과 자신감 부족으로 결승선 바로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기도 했다. 
 
필자는 이러한 아쉬운 실패의 원인을 바로 ‘Broken Window Theory(깨진 유리창 이론)’에서 찾았다. 이는 어느 공터에 깨진 유리창을 가진 차가 방치된 채로 있으면 사람들은 이 차에 대한 차별의식으로 마구 깨부수려는 욕망이 작동하는 것이다. 그래서 멀쩡하게 버려진 다른 차량에 비해 심하게 훼손되고 파괴된다는 이론이다. 따라서 학년부장 교사로 학생들에게 가능하면 최대로 자신감을 배양하려 많은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여기서 학교는 100-1=0이라는 학습지도의 원리를 터득했다. 이는 100이 상징하는 성공은 1이 상징하는 자신감이 없다면 결과는 99라는 단순한 계산이 아니라 바로 0이라는 참혹한 실패의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어느 유명한 CEO는 ‘미래의 달러는 지식’이라고 했다. 지식은 훌륭한 자산으로 자신감을 배양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다. 하지만 자신감은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이기도 하다. 한때 인기 절정의 가수 김장훈은 “지는 습관이 생길까 봐 끝까지 해요”라고 모 방송의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다. 미국 아이비리그 다트머스대학교의 총장이자 세계은행 총재를 역임했던 김용 교수는 “성공한 사람은 능력이 아니라 인내가 있는 사람이다”고 했다. 또한 어느 저명한 경영인은 “삶은 지능의 게임이 아니라 근면의 게임이다”라고 강조한 바가 있다. 인내와 근면은 자신감을 키워주는 원동력이다. 
 
청소년 제위여! 99도의 뜨거운 온수가 1도의 상승으로 인해 100도의 끓는 물로 완전히 다른 형질로 변화하는 것처럼 실패는 임계질량(Critical mass: 가장 중요한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어내기까지는 자신의 집중적인 노력이 모자랐다고 섣부른 판단을 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에 ‘나는 능력이 없다’거나 ‘나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포기했기 때문에 안 된 것뿐이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루저(loser)는 태어나면서부터 루저인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 오직 내가 가진 생각만이 루저의 생각이었기 때문에 영원한 루저로 남게 된다는 것을 깨닫기를 바란다. 조정래 작가는 “함부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지 말라. 자신을 감동시키는 노력만이 진짜 최선을 다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작은 것에서부터 자신감을 성취하여 ‘나의 사전에 Impossible 이란 단어는 없다, 단지 I'm possible만이 있을 뿐이다(Impossible→I’m Possible)’라고 말 할 수 있도록 자신의 임계질량을 극복하길 바란다. 이것이 자기에게 성공과 행복이 함께 찾아오는 비결이다. 2023년 새 학년도에는 여러분이 인내와 끈기로 학교생활에 도전하여 소망하는 바를 이룰 수 있기를 온 마음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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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現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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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새 학년 출발에 즈음하여 청소년에게 권(勸)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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