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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교사와 의사의 명예가 빛날 때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음절 하나 차이다. 의사와 교사. ‘님’과 ‘남’도 그야말로 점 하나 차이다. 의사와 교사는 님과 남과의 차이만큼이나 대우가 다르다. 국민과 환자가 우선이라며 2,000명을 고수하던 정부가 의대정원을 50%에서 100%로 대학 자율적으로 하라는 양보안을 냈다. 의사협회는 거부했다. 대형병원 전공의가 병원을 이탈한 지 두 달이 되어 간다. 2020년에도 집단휴업을 했지만 지금처럼 길지는 않았다. 당시와 다르게 서로가 상대의 타협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사태 수습을 위한 대화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상대에게 무릎 꿇고 두 손 들고 항복을 하라는 결연한 대결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작년 7월 서이초 사건 이후 교사들은 토요일마다 폭염에도 검은 정장을 입고 ‘질서정연’한 집회로 항의를 했다. 교사들은 신속한 법률개정을 요구했지만 대답이 없었다. 교사들은 움직이지 않는 정부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작년 9월 4일 ‘공교육 멈춤의 날’을 선언했다. 단 하루의 연가였다. 정부는 그날 연가를 내는 교사에게 중징계하겠다는 엄포를 계속 방송에 내보냈다. 당시 거리로 나섰던 교사와 지금 병원을 떠나 있는 전공의는 비슷한 연배다. 젊은 세대로서 국가고시를 통하여 자격을 얻은 전문직종 종사자이다. 전공의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해결될 때까지 무기한으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교사정원을 다 채운 학교가 거의 없다. 학교에 기간제 교사와 다양한 공무직이 증가하고 있다. 학교는 수업도 힘들지만 복지, 건강, 급식 등 다양한 요구로 그야말로 점입가경의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다. 교대와 사범대 학생들이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교생실습을 거부하고 휴학을 집단으로 한다면 지금의 교육부는 어떻게 대응을 할까. 교사가 교사 정원이나 교육 정책이 불합리하다고 어린 학생을 두고 무기한으로 교실을 이탈하고 이후 대화를 모두 거부하고 휴직을 한다면 여론과 정부는 어떻게 했을까. 1989년에 교사 1,500명을 해직시키던 시절이 떠올랐다. 그들이 해임된 이유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 하나였다. 역설적으로 코로나19로 학교의 존재가 얼마나 필요한 것이었는지를 국민이 깨닫게 되었다. 부모들은 학교가 단지 수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의대 정원파동으로 전공의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의료가 국민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가를 국민들이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 하나뿐인 생명을 다루고 있는 의사와 부모에게 소중한 자녀의 삶에 큰 영향을 주는 교사는 국가의 중요한 인적 자산이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교육계 출신 12명이 국회에 입성한다.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때보다 1명 많다. 9명이 대학교수 출신이고, 초등교사 출신 2명과 학교 비정규직 출신이 1명이다. 4명이 지역구 당선자이고 비례대표가 8명이다. 교사가 죽거나 주말마다 집회를 하지 않더라도 백년대계를 위한 교육 입법을 해주기 바란다. 교사와 의사의 명예는 자기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때가 아니라 자신이 아닌 국민에 봉사할 때 더욱 빛난다. ▣ 김홍제 ◇ 충청남도천안교육지원청 중등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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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周易산책] 풍천소축의 철학–작은 축적의 위대함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우리는 삶에서 어떻게 위대함을 달성할 수 있을까? 그 답은 “바람이 멈추니 작은 쌓임이다”라는 소축괘에 담긴 철학에 있다. 이 철학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작은 노력과 경험의 축적이 어떻게 위대함을 창출하는지 그 핵심을 알려준다. 「대상전」에 소축괘를 보면 ‘바람이 하늘 위를 간다. 그러니 작게 쌓을 뿐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바람이 불어 구석진 곳으로 낙엽이 쌓여있는 모습을 생각하면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크게 비가 내리거나 해서 민중에게 혜택을 베풀거나 할 수가 없다. 군자는 이를 본받아 내면의 덕을 아름답게 축적시켜야 한다. 멈춤은 작게 쌓인다. 그러니 더욱 자신의 덕성을 다듬는데 온 힘을 길러야 한다. 풍천소축괘는 바람이 불어 땅에 떨어진 낙엽들이 모여 한 곳에 쌓이는 모습이다. 종잣돈이 쌓이면 더욱 분발하여 끌고 가야 한다. 중간에 주저앉아버리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 탄탄해질 때까지 부지런히 반복해서 일해야 한다. 월트 휘트먼(Walt Whitman)의 「풀잎」(Leaves of Grass)은 작은 축적의 본질을 반영하는 시다. 그의 시는 일상적인 경험들을 통해 삶의 본질을 탐구하며 작은 순간들이 어떻게 큰 전체를 형성하는지를 보여준다. 한 아이가 두 손에 잔뜩 풀을 들고서 "풀은 무엇인가요?"하고 내게 묻는다. 내 어찌 그 물음에 대답할 수 있겠는가. 나도 그 아이처럼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것이다. 나는 그것이 필연코 희망의 푸른 천으로 짜여진 내 천성의 깃발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그것은 주님의 손수건이다. 하느님이 일부러 떨어트린 기념품일 터이고, 소유자의 이름이 어느 구석에 적혀 있어, 우리가 보고 "누구의 것"이라고 알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나는 추측하노니- 풀은 그 자체가 어린 아이, 식물에서 나온 어린 아이일지도 모른다. 또한, 그것은 모양이 한결같은 상형문자일테고 그것은 넓은 지역에서나 좁은 지역애서도 싹 트고 흑인과 백인, 캐나다인, 버지니아인, 국회의원, 검둥이, 나는 그들에게 그것을 주고 또한 받는다. 또한, 그것은 무덤에 돋아있는 깎지 않은 아름다운 머리털이라고 생각한다. (생략) 풀잎 하나하나가 삶의 중요한 부분을 상징하며 작은 축적의 과정을 강조한다. 작은 순간들이 모여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위대한 것으로 만든다는 것을 시로 나타낸 것이다. 그는 위대함을 추구하려면 인내와 끈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작은 이익을 축적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작은 축적의 과정을 통해 개인은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세상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풀잎’과 ‘작은 축적’의 관계는 위대함이 하나의 거창한 몸짓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인격을 형성하는 소소한 일상적 경험의 축적을 통해 이루어짐을 시사한다. 삶의 웅장함은 단순한 기쁨, 평범한 경험, 역경을 극복하는 회복력의 융합에서 나타난다. 행복한 존재의 비결은 앞으로 나아가는 모든 발걸음이 아무리 작더라도 인생의 위대한 걸작을 만든다는 깨달음에 있다. 노자의 『도덕경』에 보면 ‘유약승강강(柔弱勝剛强)’이란 말이 나온다. 유약한 것, 부드럽고 약한 것이 굳세고 강한 것을 이긴다는 뜻이다. 노자의 이 말은 자연의 본래적인 모습을 묘사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노자 자신이 기획한, 부드럽고 여성적인 문명이, 공자나 법가식의 남성적인 문명보다 훨씬 우월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부드럽고, 약한 것들은, 굳세고 강한 것들의 파괴적인 속성과 맞서 왔고, 문명의 저항에 맞서 자연의 가치들을 옹호해 왔다. 특히 고은의 「열매 몇 개」는 ‘유약승강강’의 진리를 실천하는 시로, 작고 약하지만 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는 것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짧으니 시 전문을 보자. 「지난 여름내 땡볕 불볕 놀아 밤에는 어둠 놀아 여기 새빨간 찔레 열매 몇 개 이룩함이여. 옳거니! 새벽까지 시린 귀뚜라미 울음 소리 들으며 여물었나니」 시인은 가녀리고 약한 것들을 아끼고 중요시하는 태도를 보인다. 여름 한 철 찔레가 겪어야 했을 고통과 시련(땡볕, 불볕, 어둠)을 떠올린다. 고통과 함께 논다는 긍정성을 보여준다. 2연에서 시인은 열매를 맺는데 숨은 공로자를 찾아낸다. 바로 귀뚜라미다. 귀뚜라미가 열심히 울어주어서 자그마한 찔레 열매 몇 개가 맺어질 수 있었다는 유쾌한 상상이다. 이는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도 비슷한 발상을 보여준다.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가 울고 천둥이 울었다는 그 싯구. 시인은 ‘찔레 열매 몇 개’라고 하는 이 작고 소박한 생명체의 탄생에서 생명력을 발견하고 놀라워한다. 어떤 것에 감탄할 줄 안다는 것은 그것의 가치를 안다는 것이다. 작고 가녀린 것의 가치를 아는 사람만이 작고 가녀린 것의 생명력 앞에서 감탄할 줄 안다. 감탄할 줄 아는 능력, 그것은 우리가 잃어버린 많은 것들 중 하나다. 작은 축적의 철학을 받아들이자. 그것이 위대함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바람이 집요하게 낙엽을 쌓듯이 경험과 덕과 승리를 모으자. 평범한 것이 비범한 것으로 탈바꿈하면서 꾸준한 발전이 가져오는 변혁의 힘을 목격할 것이다. 위대함은 결국 가능성의 지평을 넘어 꿈을 꾸는 인내와 용기의 실에서 엮이는 것이기 때문에 흔들림 없는 정신으로 도전하며 안락함의 한계를 넘어 나가야 한다. 이처럼 바람이 하늘 위를 가니 작게 쌓일 뿐이다. 이런 때는 내면의 덕을 아름답게 온축시키는 데 전념하는 것이 좋다고 『주역』은 말한다. 인간의 경험과 세계 이해를 형성하는데 있어 작은 순간과 경험의 축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양적 축적은 질적 변화를 가져온다. 풍천소축괘의 효사를 보자. 지(地)의 자리다. 바람이 부니 무엇이든 변동이 심하다. 선택할 수 없을 때는 스스로 열리는 마음이 정한 길을 따라가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제자리로 돌아가야 할 운명이다. 인(人)의 자리다. 수레바퀴에서 축이 빠진다. 조금씩 아껴가면서 모은 종잣돈을 굴리려고 살피고 있는데 돈 쓸 일이 많아지고, 여기저기서 뜻하지 않은 사건이 발생하여 종잣돈을 쓰게 된다.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이럴 때는 자기 내면의 성실함을 믿고 열심히 자기 일에 매진해야 한다. 인의 자리이기 때문에 도전하는 용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면 수레바퀴의 축이 빠졌어도 수레를 끌 수 있다. 작게 쌓였으나 크게 된다. ‘네 시작은 미미했으나, 너의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 말씀처럼. 천(天)의 자리다. 달이 초승달에서 보름달이 되었다. 인생 말년에 베풀고 봉사하는 삶을 살자. 그리하면 남들에게 존경을 받을 것이다. 인생 말년이 평화롭고 안정된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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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교육계의 민심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민심이 대폭발했다고 하고 민심이 매섭다고도 했다. 서로가 민심의 무서움을 보았다고 했다. 치열했던 선거이기에 어느 한 쪽은 선거후유증이 남을 것이다. 선거결과에 따른 후폭풍은 대단했다. 선거를 이끌었던 여당지도부가 사의를 표명했다. 국정 기조에서도 인적쇄신을 한다고 한다. 국정쇄신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선거를 통하여 민심을 확인한 결과이다. 교육에서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민심은 무엇인가. 국가교육위원회는 4월 12일에 ‘대국민 교육현안 인식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한국 교육이 직면한 문제점으로 ‘과도한 학벌주의’와 ‘대입경쟁 과열로 인한 사교육시장 확대 및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을 꼽았다. 국민 10명 중 4명 이상이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과 학벌주의를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보았다는 내용이다. 교육 만족도는 5점 만점에 2.82점이었다. 변화가 가장 시급한 교육 분야는 고교교육(46.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교육에 대한 민심에 정부가 얼마나 발 빠르게 변화의 움직임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늘봄학교는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과 함께 강력하게 추진하는 정책이다. 맞벌이 가정 등 돌봄이 필요한 아동에게 학교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돌봄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3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늘봄학교는 학교 현장에 얼마나 자리 잡았을까. 돌봄교실 확충과 늘봄전담사 인력 충원이 문제다. 돌봄교실을 겸용교실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교사가 수업준비를 할 교실이 없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서술형 문항 폐지 및 교원 인권침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권고한 교원능력개발평가는 어떠한가. 교원능력개발평가는 전국 초·중·고, 특수학교 교원을 대상으로 교원의 능력과 전문성을 신장한다는 취지로 2010년에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교사노조는 교원능력개발평가의 폐지를 교육당국에 촉구하고 있다. 깜깜이 평가, 보복성 평가, 교사 외모 평가를 비롯한 성희롱 등 부작용이 많다고 했다. 교원능력개발평가의 교육적 효율성은 증명되지 않고 있다. 다만 교원능력개발평가는 교권침해 수단으로 전락한 것은 분명하다. 교육개혁은 왜 구호에 그치고 있는가. 진정성 있는 교육개혁은 왜 성공이 어려운가. 교육에서 많은 개정과 쇄신을 한다고 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교육 현장과 함께 가지 못한 원인이 클 것이다. 교육 현장의 민심에 진정성 있게 다가가지 못한 원인도 있다. 정부가 정책을 수행하면서 현장의 의견수렴을 형식적으로 하면서 밀어붙이거나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한 교육 개혁은 힘들 것이다. 민심은 물과 같고 배는 물이 있어야 항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선출에 의한 승진시스템과 보직으로의 전환, 교사 행정 업무를 대신할 충분한 인력 확보, 교사에게 평가의 자유, 교육과정 편성의 책임과 자유, 표현의 자유를 주어야 한다. 학교와 교사를 통제하기보다는 학교와 교원에게 자율성과 책임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교육정책이 가야 한다. 그것이 교육 현장의 민심이다. ▣ 김홍제 ◇ 충청남도천안교육지원청 중등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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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周易산책] 파괴와 변화-'파리대왕'에 담긴 인간 본성의 철학적 고찰(산풍고괘)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대상전」에 산풍고괘를 보면 ‘바람이 산 밑에서 불다가, 산을 만나면 산을 휘돌아가면서 산의 모든 질서를 깨뜨린다.’고 되어 있다. 즉 바람ㅁ이 산을 휘돌아나가면 초목과 과실이 어지러이 흩어진다. 쇠락의 조짐이다. 이를 인간 세상으로 보면 아랫사람이 굴종하면 윗사람은 정체하니, 부패하는 세상을 말한다. 그러나 부패 자체에는 원시와 형통이 포함되어 있어서 거듭 변화한 다음에 질서로 돌아간다. 그래서 큰 내를 건너면 이롭다(移涉大川). 변화가 일어난다는 의미다. 이러한 변화는 일이라는 것이다. 일은 타락, 무질서, 파괴로부터 일어난다. 즉 썩어 문드러져야 비로소 진정한 일이 생겨난다. 혁명도 그러하다. 변화는 썩음, 파괴를 그 계기로 삼는다. ‘일’은 시(時)와 의(義)에 의해 나타난다. 시(時)는 형이상학적인 것으로 운명적, 종교적이다. 반대로 의(義)는 형이하학적인 것으로 우리 삶의 문제이다. 다시 말해 시는 우연이, 의는 필연이 지배하는 것이다. 우연과 필연의 교착점에서 ‘일’이 만들어진다. 산풍고의 ‘고(蠱)’라는 글자도 그릇(皿) 속에 벌레(虫)가 세 마리(蟲) 들어 있다. 그릇은 생존할 수 있는 도구를 상징한다. 그것에 생존을 위협하는 벌레(독충)가 세 마리나 있다. 갑골문에 이 글자가 ‘저주’를 의미하는 이유다. 고괘는 부패와 파괴의 모습이다. 군자는 대중에게 리더십을 발휘하여 구체적인 사업을 대대적으로 감행하여야 한다. 윌리엄 골딩(William Golding, 1983년 노벨문학상 수상)의 『파리대왕(Lord of the Flies), 1954』에는 산풍고괘가 말한 무질서, 혼란, 파괴, 타락 등의 환경에 놓인 무인도에서 15소년이 겪는 갈등과 해결 방안을 이야기로 풀이한다. 즉 이 소설은 영국 소년들이 핵폭탄이 터져 영국 전역이 초토화 되어버린 상황에서 비행기가 추락하여 15명의 아이들만 무인도에 남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주동인물인 랄프와 반동인물인 잭의 갈등이 주요 화소(話素)를 이룬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싱클레어는 존재 양식적 삶을 지향하고 크로머는 소유 양식적 삶을 지향하듯이, 랄프는 존재 양식적 삶을, 잭은 소유 양식적 삶을 지향한다. 무인도의 소년들은 투표를 통해 가장 성숙해 보이고 잘 생긴 랄프를 대장으로 선출하고, 랄프는 성가대원을 이끌던 잭을 이인자로 포섭한다. 랄프는 나름 리더십을 발휘하여 지나가는 배들에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불을 피우자고 제안한다. 소년들은 피기의 안경을 햇빛에 반사해 불을 피운다. 그러나 불은 잘못하여 정글까지 퍼지게 된다. 소년들은 심기일전하여 오두막과 봉화를 짓는다. 잭은 열심히 무인도를 탈출하려 애쓴다. 한편 잭은 돼지 잡는데 온 신경을 쓴다. 하지만 해변에 피운 불을 감독하는 임무를 소홀히 한다. 지나가던 배가 구조 신호를 못보고 지나치게 만든다. 그 일로 랄프와 잭의 사이가 벌어져 갈등이 시작된다. 한편 소년들은 산 위에서 짐승을 보았다는 악몽을 꾼다고 호소했다. 랄프와 잭은 산을 수색한다. 랄프 일행이 짐승의 그림자를 보고 기겁한다. 서둘러 무리에서 돌아온 후 잭이 랄프는 겁쟁이라며 놀린다. 이어 새로운 대장을 뽑자고 제안한다. 이후 무리는 분열한다. 잭은 돼지 사냥을 통해 얻은 고기를 미끼로 랄프 편에 선 소년들을 빼내오기 시작한다. 잭의 무리들은 야만인들처럼 얼굴에 돼지피를 칠하고 창을 들고 불 주변을 도는 광기어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소년들은 이에 동조한다. 한편 사이먼은 무리에서 벗어나 홀로 정글 깊숙이 탐험한다. 그러다가 산언덕에서 조종사의 썩은 시체와 낙하산이 바위에 매달려 있는 기괴한 형상을 목격하게 된다. 공포로 넋이 나간 상태에서 환상을 보게 된 사이먼. 그 앞에 파리대왕이 나타나 인간은 절대 자신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며 비웃는다. 잭은 불이 꺼지지 않도록 한다. 랄프 일행을 습격한다. 피기의 안경을 훔친다. 이 일을 계기로 서로 싸우게 된다. 결국 피기가 절벽으로 떨어진다. 홀로 남겨진 랄프는 잭의 일행에게 쫓기게 된다. 잭은 랄프를 잡기 위해 섬 전체에 불을 지른다. 섬을 덮친 대화재를 목격한 해군이 섬에 상륙한다. 무인도의 소년들과 조우하게 된다. 모두가 오열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작가는 제 1, 2차 세계대전에서, 전 인류의 역사를 통해 목격한 인간의 숨겨진 사악한 내면을 소년들이 조금씩 야만인같이 변질되어 가는 과정으로 묘사했다. 이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파리대왕’은 막연한 공포, 내재된 익명성을 상징한다. 인간의 생존 욕구가 인간을 가장 쉽게 타락시키는 심리적 기제임을 고발하는 것일 수 있다. 실제 역사에서도 전쟁이나 학살을 벌인 지도자들이 가장 강력하게 내세우는 논리도 다름 아닌 생존이다. 생존 본능이 양심을 누르는 순간부터 악은 그 본능을 외부로 표출하기 시작한다. 즉 범죄를 용인하는 사회가 펼쳐진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주역』에서는 ‘진민육덕(振民育德)’이라 했다. 진민(振民)은 사회적 사업, 그러니까 구제사업이다. 육덕(育德)은 개인적 내면의 진실을 쌓는 사업이다. 진민은 외적인 것, 육덕은 내적인 것을 함께 해 나가는 것만이 혁명을 성공시킬 수 있는 것이다. 썩어야 혁명이 일어난다. 일이 생긴다. 혁명이 일어나야 일시에 새롭게 바뀐다. 총이나 칼로 일어난 혁명은 부질없다. 인간의 의식이 변화되는 혁명이라야 한다. 그래야 그 혁명이 오래간다. 그렇기 때문에 ‘진민육덕’이다. 외부적으로 대대적인 구제사업을 추진하고, 내부적으로 개인들의 의식이 변화되도록 힘써야 한다. 산풍고의 ‘고(蠱)’라는 글자는 ‘고혹’이라는 단어와 같이 ‘너무 아름답고 매력적이어서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든다’는 의미다. 마치 요즘의 마약처럼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게 만드는 독충이다. 그릇에 독충이 세 마리나 들어가 있다. 그릇에 밥을 담아 먹는데, 그 독충도 함께 먹는다. 병에 걸리거나 몽환적인 분위기에 빠지게 된다. 마약을 먹었을 때 느껴지는 증상과 유사하다. 이런 유혹에 빠지면 파괴, 저주, 혼란, 무질서가 득세하여 썩어 문드러져야 끝이 난다. 혁명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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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周易산책] 호랑이 꼬리를 밟는 행위–'안나 카레니나'와 안수등정(천택리괘)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우리는 삶에서 종종 작은 노력이 큰 성취로 이어지는 순간이 있다. 천택리괘의 철학은 우리가 열망을 추구할 때 조심스럽게 나아가야 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대상전」에 천택리괘를 보면 ‘위에 하늘이 있고 아래에 연못이 있는 모습’이다. 하늘은 건괘라서 호랑이를 뜻하고, 아래에 있는 연못은 기쁨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즉 호랑이를 머리에 이고 기쁘게 따라가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이것은 이상을 향한 우리의 열정을 나타낸다. 또한 미지의 신성에 도전하는 모험 같기도 하다. 이상을 향한 꿈의 도전은 실천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서 있으면 그저 땅 위일 뿐이지만 걸으면 길이 된다. 사회원들의 조심스런 실천(밟음)을 통해서만 사회는 안정된다. 그런데 조심스레 밟아 나가도 호랑이 꼬리를 밟을 때가 있다. ‘안수등정(安樹藤井)’이라 했다. 미친 코끼리에게 쫓겨, 우물에 빠지는 순간, 등나무 덩굴을 잡고, 추락을 모면하면서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데, 위에서는 코끼리가 씩씩대고, 밑에서는 뱀들이 우글거리고, 중간에는 쥐들이 나무 덩굴을 갉아 먹고 있다. 그때 어디선가 꿀이 방울방울 떨어진다. 꿀맛에 취해서 입을 벌리고 그 꿀을 받아먹는다. 달콤한 꿀에 취해 모든 상황과 고통을 잊어버린다. 이게 인간이다. 이런 ‘안수등정(安樹藤井)’의 상황과 딱 맞아 떨어지는 문학작품을 러시아의 대문호인 톨스토이가 썼다. 바로 『안나 카레니나』 다. 안나의 여정을 따라가 보자. 안나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고, 무미건조한 성격의 카렌닌에게 시집을 가 8살 난 세료자라는 아들을 두고 산다. 그들의 결혼은 사랑보다는 조건을 중시한 결혼이었다. 나이 차이뿐만 아니라 성격 차이도 그들의 결혼 생활을 불행하게 했다. 안나는 매력적이고 저돌적인 귀족 청년 브론스키를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다. 유부녀의 사랑은 그 자체로 이미 불길한 전조를 띠고 있었다. 안나는 아들을 포기하는 것으로, 브론스키는 군대를 떠나는 것으로 그들은 불륜의 톡톡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사회는 인습적으로 자유 결혼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사회에서 격리된 생활을 했고, 안나 역시 남편이 이혼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사회에서 소외된 채 살 수밖에 없었다. 한편 지방 귀족으로 사교계의 청년과는 거리가 먼 레빈은 순진하고 때묻지 않은 키티를 사랑한다. 하지만 키티는 브론스키에게 빠져 레빈의 청혼을 거절한다. 이에 실망한 레빈은 시골로 내려가 농민들을 계몽하는 여러 가지 일들을 펼치지만 키티에 대한 사랑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 아내의 불륜을 알고도 이혼조차 해주지 않는 남편과 사교계의 배척으로 안나와 브론스키는 괴로움을 겪고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브론스키와 안나에게 상처를 입은 키티는 레빈의 진지한 사랑을 받아들인다. 이탈리아 여행도 지겨워질 무렵 안나와 브론스키의 사랑의 정열이 점차 식어간다. 이때 브론스키는 젊고 예쁜 소로키나와의 연애를 하게 된다. 안나는 브론스키의 말과 행동을 의심하며 괴로워하고 점차 우울증에 빠진다. 브론스키와의 첫 만남의 장소였던 기차역으로 가서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던진다. 『안나 카레니나』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의 사랑 이야기가 서로 대조되며 전개된다. 하나는 안나와 브론스키의 사랑 이야기고, 다른 하나는 키티와 레빈의 행복한 사랑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다. 전자는 에로스에서 타나토스로 이어지는 불행한 로맨스다. 이들에게 사랑은 죽음에 이르는 병인 것처럼 연루된 모든 사람들을 고통으로 몰아넣는다. 후자에서의 사랑은 아름다운 한 편의 시이며, 건전한 사랑의 모델이다. 안나와 브론스키의 사랑은 정열의 과잉에서 생겨난 이기적이고 수치스런 사랑으로 결국 비극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톨스토이는 그들의 사랑보다는 고통에서 행복으로 이어지는 키티와 레빈의 사랑을 이상적인 사랑으로 제시한다. 사랑은 많은 신비와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그들만의 사연과 사랑의 코드를 가지고 있다. 누구의 사랑이 아름답고 누구의 사랑이 추하다고 할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나름 고통의 용광로를 거치면서 성숙해지고 사랑의 빛과 그림자를 이해하게 된다. 그리스의 시인인 에우리피데스는 ‘사랑은 가장 달콤하면서도 가장 쓰라린 것’이라 했다. 안나가 처음으로 느낀 사랑은 자기 영혼의 구원자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사랑은 죽음에 이르는 병으로 바뀌었다. 안나는 운명적으로 다가온 사랑에 솔직했으나, 그녀의 사랑은 금지된 사랑이었다. 금지된 사랑은 매혹적이지만 언제나 치명적이다. 금지된 불륜은 파멸과 죽음을 경고하는데, 그럴수록 매혹의 힘은 강해진다. 사랑은 죽음을 불 지피고, 죽음은 사랑을 완성한다. 안나는 자신이 선택한 사랑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 비극적인 여성이다. 안나의 사랑에서처럼 있을 수 없는 사랑은 없다. 다만 이룰 수 없는 사랑이 있을 뿐이다. 7080시대 양희은의 노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처럼. 주인공 안나의 비극은 애정 없는 결혼 생활에서 비롯된다. 자기보다 20살이나 나이가 많은 남편과 사랑의 감정 없이 결혼했다. 이 과정이 호랑이 꼬리를 밟는 행위인 것이다. 여리박빙(如履薄氷)이라 했다. 이는 『시경』에 있는 말인데, ‘살얼음을 밟듯 언행을 조심하라’는 뜻이다. 우리의 속담에도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고 했다. 인생길을 별것 아니라고 자만하지 말고 살얼음을 밟듯이 조심스레 밟아나가다 보면 호랑이 꼬리를 밟는 일이 있더라도 호랑이를 머리에 이고 기쁘게 따라가는 희망이 생기는 것이다. 천택리괘는 상천하택의 모습, 즉 위에 하늘이 있고 아래에 연못이 있는 형상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백성들이 모두 자기 위치에서 자기의 뜻하는 바를 올바로 실천해 나가면 사회는 안정된다. 우리는 살면서 마치 호랑이 꼬리를 밟은 듯 자책할 때가 있다. 우리는 중요한 시험을 망치거나 가지 말아야 할 회사에 들어갔거나 잘못 투자해서 큰돈을 잃거나 반드시 잡아야 할 인연을 놓쳐버렸을 때 스스로를 자책한다. 천택리괘가 말하고 있는 것이다. ‘호랑이 꼬리를 밟았어도 호랑이가 물지 않으니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우리가 호랑이 꼬리로 봤던 일이 사실은 호랑이 꼬리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이에게도 극적인 희망은 있는 법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속담처럼. 지의 자리와 천의 자리는 무대의 배경이 되므로 여기서는 인의 자리를 보자. 63효사를 보면 설치고 장담하는 사람들은 대개 사기꾼들이다. 사기꾼들에게 호랑이 꼬리를 밟게 된 것이다. 위기다. 어떻게 이 위기를 벗어날까? 바로 신중함과 발 빠른 행동이다. 자기가 스스로 떠 안고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면 안 된다. 주위 사람에게 알리고 현명한 대책을 강구해서 즉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착한 삶보다 현명한 삶이 더 좋은 것이다. 대개 착한 사람들이 일종의 가스라이팅의 희생자가 된다. 착한 것이 악한 것보다는 좋을지 몰라도 자신의 착한 성격으로 인해 자신의 인생을 망치게 되고 자기로 인해 친구들, 가족, 친척에까지 해를 끼치게 되는 일이 많다. 착해지려 하기보다 현명해지려 노력해야 한다. 사기꾼들은 착한 사람들을 먹이로 생각한다. 필자도 사기당한 적이 있다. 젊은 시절 사기꾼한테 속아 주식투자를 했다. 실패했다. 실패는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 그 이후 발생하는 후폭풍을 온몸으로 감내해야 한다. 가족의 분열, 직장의 실패, 나아가 내 자신의 인생까지 그야말로 핵폭발급 해악이 뒤따라 온다. 호랑이 꼬리를 밟은 것이다. 고민하다가 아버님을 찾아가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아버님은 필자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계시다가 산행이나 하자며 필자를 보문산으로 데려갔다. 함께 산행하던 중에 아버님이 “누구나 인생을 살다보면 한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 하지만 똑같은 돌부리에 걸려 두 번 넘어지는 것은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필자는 아버님 뒤를 따라 걷다가 옆에 있는 소나무를 붙들고 한참을 울었다. 그 후 주식투자를 끊었다. 아버님의 말씀이 호랑이 꼬리를 밟은 필자를 빠져나오게 한 것이다. 누구나 삶을 살면서 ‘안수등정’하지 않기를 바란다. 천택리괘를 보면서 그런 현명한 지혜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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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삶을 위한 학교’로의 학교철학의 제고(提高)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인간은 살아가면서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대학원)라는 배움(교육)의 과정을 거친다. 각 과정은 고유의 역할을 존재의 사명으로 간직하며 이를 충실히 수행하고자 한다. 여기서 각 교육기관의 ‘존재의 사명’은 곧 그 기관의 ‘철학’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를 통칭하여 ‘학교철학’이라 부른다. 곧 학교철학은 학교의 고유한 사명을 일컫는 말이며 이는 유아의 세계를 대표하는 ‘놀이의 세계’에서 성인의 세계인 ‘일과 직업의 세계’로 나아가는 준비단계인 것이다. 학령 전 아동기, 즉 유아기에는 유치원이라 지칭하는 킨더가르텐(Kindergarten)을 거치는데 이는 “어린이들이 뛰어 노는 놀이동산”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유아들은 놀이하면서 자라고 놀이를 통해 배우게 된다. 그만큼 노는 것은 유아기의 중요한 삶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유아는 놀이 속에서 삶을 영위하고 놀이와 함께 살아가고 배우는 과정에서 점차 나이를 먹게 되고 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따라서 학교는 놀이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앞으로 펼쳐질 성인의 세계를 향한 사회적 역할을 가르치도록 위임을 받게 되고 그 속에서 일과 직업의 전문적 세계를 준비하는 위대한 사명을 안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 속에는 필연적으로 ‘문화 충격(culture shock)’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매일 뛰어 놀던 아이들이 갑자기 성인이 될 준비 즉, 일과 직업의 세계를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은 충격이고 중요한 전환점이다. 이 과정에서 학교는 아이들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숭고한 사명을 갖게 된다. 이런 논리는 19세기 독일의 박애주의 시대부터 학교의 기본 과제로 채택되었다. 따라서 독일을 비롯한 오늘날의 대부분의 교육 선진국들은 이러한 학교교육의 철학을 준수하는 교육제도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잠시 학교의 단계별 과정을 보자. 초등학교는 놀이의 단계를 대표하는 유아의 세계에 더욱 밀착하게 되고 고등학교는 일과 직업을 향한 성인의 세계에 더욱 밀착하게 된다. 따라서 그 중간단계인 중학교 교육은 위상에 걸맞은 역할과 기능이 필요하다. 따라서 일찍이 놀이의 세계로부터 성인의 세계로 가는 중간의 중학교 과정을 중심으로 교육이 개선되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기도 했다. 우리가 다시금 중학교 과정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는 것이 필요한 근거이다. 그렇다면 우리 교육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과 기능을 해야 할 것인가? 우리는 학생들에게 학교를 졸업하고 ‘일과 직업의 세계’를 위한 ‘사회적 역할(social role)’을 충실하게 가르쳐야 한다. 학교는 이를 위해 존재의 사명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 즉, 학교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사회적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삶의 역량을 길러주어야 한다. 이것이 학교철학이자 학교의 사명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학교교육을 보자. 이러한 학교교육의 목표에 얼마나 충실하게 다가서고 있는가? 학교가 놀이의 세계에서 일의 세계로 사회화를 위한 연착륙을 얼마나 충실하게 도와주고 있는가? 역할놀이에서 전문지식을 터득하도록 전환이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는가? 학생들이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 할 역할, 예컨대 직업인으로서의 역할, 어머니로서의 역할, 아버지로서의 역할, 민주시민으로서의 역할, 경제인으로서의 역할, 정치인으로서의 역할, 문화인으로서의 역할 등등을 제대로 학습시키고 있는가? 학교교육의 역할, 즉 학교철학은 이제 다시금 제고(提高)되어야 한다. 현재처럼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입시교육으로의 일방적 교육은 이제 멈추어야 한다. 이는 곧 출세와 성공지향을 위한 뿌리 깊은 교육가치가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벌타파를 위한 강력한 정책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인간의 존엄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전인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민주시민의 육성은 말로만 그치는 구호가 되어서는 안 된다. 숭고한 학교철학을 드높여 그 속에서 누구나 단계별 학교 과정을 통해 즐겁고 만족스럽게 배우고 경험하는 것은 물론 미래의 행복한 전문인의 삶을 준비하는 학교로 거듭나야 한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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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언어 장벽의 무너짐과 한국어의 발전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SK텔레콤은 최근 통화 중 실시간 통역 서비스를 공개했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동시 통화가 가능하다. 컴퓨터를 이용해 언어를 번역하려는 시도는 1950년대부터 시작됐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술은 인공지능 기반의 인공신경망 기계 번역이다. 통신업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상상한 서비스가 현실화하고 있다며 내년은 서비스 상용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 말한다. 인공지능이 언어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있다. 외국어 공포증에서 벗어날 날이 머지않았다. 세계여행을 하면서 한국어로 길을 물어볼 수 있는 때가 올 수 있을까? 이것이 중학생 시절에 처음 영어를 배우며 가졌던 꿈이었다. 영어처럼 한국어 시험에 통과해야 입사가 되고 대입시험과목에 들어가는 날이 올까? 평생 자가용을 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던 당시로서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꿈이었다. 영어 단어를 외우면서 계속 쏟아지는 새로운 영어 단어가 마치 테트리스 블록처럼 느껴졌다. 영어 단어 시험을 보고 성적에 따라 손바닥을 맞는 체벌을 경험했다. 영어시험은 성장해 가는 길에서도 수문장처럼 곳곳에 서 있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독일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했다. 관사를 외우던 기억밖에 없다. 해외여행을 하면서 영어권 사람들이 편하게 영어로 대화하며 예약하고 여행하는 모습을 보면 부러웠다. 영어를 배워서 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가 되고 싶었다. 군대에서 야전잠바에 영어책을 넣고 다니다 상관에게 기합을 받았다. 한국 국력이 커지면 한국어 교사 수요가 폭발하리라 확신했다. 한국어 해외교육은 기대한 만큼은 확산하지 못했다. 학창시절은 의미도 잘 모르는 팝송을 눈만 뜨면 듣던 시대였다. 파란 눈과 금발머리는 모두 멋있어 보였다. 수십 년이 지나 비틀즈만큼 유명한 그룹이 한국에서 나오리라고 상상조차 못했다. 한국 노래가사를 미국, 남미, 유럽에서 따라 부르는 것을 예상할 수 없었다. 21세기 '비틀스(Beatles)로 불리는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 등으로 인기가 확산되자 한국어 학습이 확산되고 있다. 2022년 말 기준으로 세계 105개국에 1,348개 대학, 3,000여 개의 각급 기관단체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국제언어연구원에 따르면 세계에 약 3백만 명 이상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2022년 언어 앱 듀오링고에서 7번째로 가장 많이 공부하는 언어가 한국어다. 2023년 앱이 네 번째 글로벌 언어 보고서를 출시했을 때 한국어는 6위로 뛰어올라 이탈리아어보다 더 인기 있는 언어가 되었다. 이런 날을 보게 된 것만 해도 우리 세대는 가슴이 벅차다. 한국어로 세계여행을 하면서 핸드폰 없이도 길을 물어볼 수 있는 시대에 대한 소망은 여전하다. 1949년 한글타자기를 발명한 공병우 선생님은 이런 말을 남겼다. 한글은 금이요, 로마자는 은이요, 일본 가나는 동이요, 한자는 철이다. 우리의 멋진 한글이 인공지능시대에도 세계로 번성하기를 소망한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 예술진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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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언어 장벽의 무너짐과 한국어의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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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리더스] 김미애 국회의원, '약자와의 동행 기부금' 전달식
- [교육연합신문=이정현 기자] 국민의힘 해운대구을 김미애 국회의원은 정당의 힘겨루기에 지친 국민들에게 따뜻한 희망을 선물처럼 안겨주는 훈훈한 미담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경북 포항에서 태어난 김 의원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17세에 부산 태광실업 여공생활을 하면서 독학으로 사법고시를 패스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지난 21대 총선에서 화제를 몰고 온 국회의원이다. 현재는 21대 국회보건복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민의힘 약자와의동행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했을 때의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 지난 12월 14일(목) 약자와의 동행 기부금 전달식을 통해 올해도 세비 30프로를 적립해 기부금 3300만 원을 부산 해운대지역 각 복지관과 재활원 그리고 어린이집에 골고루 돌아갈 수 있게 했다. 국회의원이 된 이후 지금까지 1억 2000만 원을 기부했다. 반송복지관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복지관 등에 지정기부하는 행사가 이제 3년째 진행되는 연례행사가 되고 복지관 쪽에서는 추경예산에도 포함하는 등 이날을 기대하고 있다. 김미애 의원은 "제가 국회의원 첫 월급을 받을 당시 코로나19로 힘든 국민들과 함께하는 뜻에서 2020년 12월까지 세비 30% 기부를 시작했다. 그런데 2021년 여전히 코로나19로 우리 국민들은 힘든데 국민의 세금으로 매월 월급을 따박따박 받는 것이 몹시 부담스럽고 불편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의원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소상공인들을 위해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힘든 의정활동 중에도 지역구에 오면 식당이나 매장에서 소상공인들에 힘을 보태주는 캠페인을 열기도 해 지역구민들과 함께 소통하는 정치인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또한, 국회보건복지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이번에 원활한 발달재활서비스 지원 등을 위한 미등록 장애아동 지원 대상을 현행 6세에서 9세로 확대하는 '장애아동복지법'과 복지부의 요양기관 현지조사 시 건보공단 등 관계기관 업무지원 근거 마련을 위한 '국민건강보험법' 발의를 통과시키는 열의도 보였다. 가슴으로 낳은 아이를 키우고 있는 김미애 의원은 입양 아동들의 권리보호를 위해서라면 물심양면으로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번 기부금 전달식에서 김 의원은 "정치인의 기부행위는 상당히 조심스럽다. 자칫 잘못하면 위법이 되기에 적법하기 위해 방법을 찾다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정기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2021년 7월부터 하고 있다. 올해도 힘든 이웃이 많다. 이럴 때일수록 조금이라도 주변의 어려운 우리 이웃들과 함께 나누면 세상이 좀 더 밝아지리라고 믿는다. 제게 이런 나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모든 환경을 허락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모두 따뜻한 크리스마스와 행복한 연말연시를 보내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김미애 국회의원의 '약자와의 동행'이 롤 모델이 되어 나눔과 베풂으로 국민들을 섬기는 정치인들이 많이 나와서 대한민국의 미래가 더욱 밝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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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리더스] 김미애 국회의원, '약자와의 동행 기부금' 전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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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리더스] 제29대 부산교총 회장에 동의대 강재철 교수 연임
- [교육연합신문=백성언 기자] "부산교총 회장으로 재신임돼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나누고자 한다. 많은 유·초·중·고·대 선생, 교수들의 지지와 신뢰에 감사한다." 동의대 디자인조형학과 강재철 교수가 부산광역시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부산교총) 제29대 회장에 당선되며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오는 2024년 3월 1일부터 2027년 2월 28일까지 3년간이다. 강재철 교수는 지난 12월 5일부터 7일까지 실시된 부산교총 제29대 회장단 선거에서 총 투표인원 4,604명 중 2,443표(53.04%)를 획득해 제28대 회장에 이어 연임을 확정했다. 이번 선거에서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사동초 이용하 교장이 수석부회장을 맡게 되며 양운초 강태휘 교사, 학산여고 김수주 교사, 계성여고 마석황 교장, 동의과학대 배영훈 교수가 부회장으로 당선됐다. 부산교총 회장에 재선된 강재철 회장은 "부산교총은 부산교육의 미래를 이끌어갈 교육의 중심으로서 큰 책임을 안고 있다. 지역 교육 환경을 향상시키고, 학생들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특히 협력과 소통을 기반으로 모든 관계자들과 함께하며,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육지원체계를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라며, "지난 선거 기간 동안 여러분들과의 소중한 만남에서 많은 아이디어와 통찰력을 얻었다. 이제는 그 경험을 쌓아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힘쓸 때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강재철 회장은 유·초·중·고·대 교사, 교수들의 다양한 역량과 경험을 모아 함께 나아가며, 아래의 공약을 지키며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 회장은 "마지막으로 이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함께 힘을 모아 부산의 교육을 더욱 발전시키는 여정에서 여러분과 손을 맞잡고 함께 하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강 회장은 제29대 부산교총 회장에 출마하면서 아래와 같은 공약 사항을 밝힌 바 있다. ■공약사항■ 첫째, 아동학대 면책 특권 확보를 통한 교권 안전망 구축 둘째, 교원, 교수 수당 인상을 통한 대체보상효과의 증대 셋째, 학폭 업무 경찰 이관을 통한 실질적 행정 업무 축소 방안 마련 넷째, 사립학교 간 인사 교류 확대를 통한 교사수급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 마련 언제나 당당한 선생! 유·초·중·고·대 의 大통합 大화합 大융합 3박자 교육!! With POWER 부산교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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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리더스] 제29대 부산교총 회장에 동의대 강재철 교수 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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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周易산책] 수산건의 지혜 – 과학혁명을 벗어나 생활혁명으로 가야 한다.
-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대상전」에 ‘수산건괘’를 보면 ‘뒤에는 높은 산이 있고, 앞에는 건너지 못할 물이 있는 모습이다. 군자는 이를 본받아 전도가 곤란할 때에는 앞으로 나아가기보다는 뒤로 물러나 자기 자신을 반성하고 덕을 쌓는다.’고 되어 있다. ‘수산건(水山蹇)’의 ‘건(蹇)’은 ‘절름발이’, ‘절뚝거리다’는 의미다. 즉 ‘전진하지 못하고 곤경에 빠져 고생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이미지가 앞으로 위험한 물(함정)이 있고 뒤로는 높은 산이 막고 있는 형상이다. 이럴 때에는 앞으로 나서지 말고 자신이 이제까지 달려온 시간들을 되새겨 보고,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 그렇게 한 다음에 전진하려는 무리 속에 들어가 목적이 같은 사람들끼리 뜻을 모아 이들을 규합하고 연대해야 한다. 그래야 강을 건널 배를 만들든지 다리를 놓을 것 아니겠는가. 그래야 모두가 함께 그 다리로 강을 건널 수 있는 것이다. 도종환 님의 「담쟁이」라는 시가 있다. 수산건괘에 잘 맞는 시라는 생각에 전문을 실어본다.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절망의 벽은 수산건의 건(蹇)이다. 그 절망의 벽을 어떻게 넘을까? 손을 잡고 연대하여 나머지 수천 개의 잎사귀들을 이끌고 넘는 것이다. 그래서 『주역』에서는 이러한 고난 속에서도 변절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오히려 자기 자신을 반성하고 덕을 쌓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담쟁이와 같이 앞으로만 전진하려는 진보의 학문이 있다. 바로 과학이다. 과학은 진보의 종교다. 과학의 가장 큰 병폐가 전진만 알고 멈춤을 모른다는 것이다. 무조건 진보하는 과학은 과연 좋은 것일까? 과학과 결탁된 자본을 위하여 인간이 희생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 유발 하라리는 그의 저서 『호모 사피엔스』에서 “우리가 과학혁명을 중시하고 그런 쪽으로 역사의 발전 동력을 삼았지만, 결국 다른 모든 동물의 운명을 깡그리 무시할 때만 현대 사피엔스가 이룩한 성취를 자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즉 우리는 스스로 질병과 기근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물질적 부를 자랑하지만, 그중 많은 부분이 실험실의 원숭이, 젖소, 컨베이어 벨트 위에 있는 병아리의 희생 덕분에 축적된 것이라는 말이다. 갈릴레이가 피사의 사탑에서 자유낙하운동 실험을 했다. 무거운 돌과 종이가 똑같이 떨어진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런데 공기저항 때문에 달리 떨어지는 것이 현실 세계에서의 일이지만 갈릴레이의 실험에서는 진공상태라는 가정하에 실험을 진행했다. 현재까지도 모든 과학 실험은 변수를 통제하기 때문에 현실과는 다른 결과 값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만약 물에서 실험을 한다면 압력, 온도, 색깔 등 똑같이 조건을 만들고 나머지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는 무수히 많은 변수 값이 존재한다. 그 변수들 때문에 돌연변이가 생긴다. 하늘에 우산을 놓고 그리는 것은 지식인의 몫이고, 우산을 찢어 빛이 들어오도록 하는 것은 시인이나 예술가의 몫이라 했다. 과연 과학의 실험을 믿어야 할까? 그럼 또 전진만 있는 과학의 미래는 어떤 세계일까? 그것은 헉슬리가 1932년에 발표한 디스토피아 소설 『멋진 신세계』 속에 나타나 있다. 과학이 발전하면 생화학 시스템을 조작하여 세로토닌 수치를 높여줌으로써 행복을 지속적으로 만끽하게 해 준다. 지속적 행복은 세로토닌, 도파민, 옥시토신에서만 온다는 믿음을 과학자들은 가지고 있다. 『멋진 신세계』 속에서도 모든 사람은 날마다 ‘소마’라는 약을 복용하는데, 생산성과 효율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합성 마약이다. 결국 과학이 더욱 발전해서 만든 최고의 신세계가 또 다른 괴물의 세상이다. 행복이란 불쾌한 순간을 상쇄하고 남는 여분의 즐거움의 총합이 아니라, 그보다는 개인의 삶을 총체적으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으로 바라보는 데서 온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곰스크로 가는 기차』를 탈 수밖에 없다. 프리츠 오르트만의 소설 『곰스크로 가는 기차』의 줄거리를 간략히 소개한다. 주인공은 멀리 있는 멋진 도시, 곰스크로 가고 싶어 한다. 그의 아버지도, 자신도 어릴 적부터 곰스크로 가는 것이 인생의 목표였다. 이후 결혼한 주인공은 돈을 탈탈 털어 기차표를 샀다. 아내와 곰스크로 가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의 아내는 못마땅해 한다. 기차가 작은 산골 마을에 잠깐 멈추자, 아내는 금세 활기를 되찾고 주인공의 손을 붙잡고 근처 산으로 간다. 신혼의 달콤함에 빠져 두 사람은 열차를 놓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곰스크 행 열차는 그 마을에 항상 서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의 열차표도 더 이상 쓸 수 없게 돼 버렸다. 새로운 표를 사기 위해 주인공은 마을에서 머슴살이를 해야 했다. 아내는 아예 그곳에서 살려는 듯이 마을 사람들과 친해지며 임시로 빌린 방을 잘 꾸몄다. 마침내 주인공은 표를 샀다. 그런데 아내가 임신 중이었다. 주인공은 마을에 더 있기로 한다. 아이를 키우려면 안정된 수입도 필요했다. 주인공은 마지못해 학교 선생님 자리를 물려받는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 둘째 아이까지 생기자, 주인공은 이제 곰스크를 입 밖에 꺼내지도 못한다. 아내와 아이들이 불안해하는 탓이다. 주인공은 안정되어가는 일상이 불편하기만 하다. 자리를 잡을수록 자신의 꿈은 점점 더 흐려질 터였다. 그렇다면 주인공의 인생은 실패한 것일까? 그 답을 늙은 선생님이 준다. “그대가 원한 것이 그대의 운명이고, 그대의 운명은 그대가 원한 것이랍니다.” 주인공은 곰스크로 가지 못했다. 그는 자기가 원치 않은 삶을 살았을까? 아니다. 아내를 위해 곰스크를 포기한 것은 자신의 선택이었다. 목표한 대로 되지 않아도 인생은 충분히 따뜻하고 살 만한 가치가 있다. ‘최선을 다해 살되, 결과에 초연하라’는 스토아 철학자의 말처럼. 이 소설의 작가인 오르트만의 충고다. “그냥 살아온 대로의 삶을 따뜻하게 받아들이라고” 이 소설의 마지막 단락이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다. “멀리서 곰스크로 가는 열차의 기적소리가 들린다. 주인공은 말없이 아내와 아이들 곁을 지나쳐 다락방으로 올라간다. 주인공은 문을 잠그고 나머지 시간을 누구하고도 말하지 않고 숨어서 보내곤 하는 것이다.” 아마 주인공은 숨을 죽여 울었으리라. 생과 사만 빼고 살아있는 동안에 일어나는 모든 것은 자기가 선택한 결과다. 그러니 남을 탓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자신이 선택한 결과에 대해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주역』에서 말하는 혁명이란 권력의 이동이 아니라 생활의 혁명이다. 이 혁명은 동지들을 규합하여 자기와 이웃의 삶을 바꾸는 것이다. 과학혁명은 돈이라는 자본과 결탁한다. 그것은 권력의 이동이다. 과학의 미래는 암울하다. 과학에 더 이상 무엇을 바라랴. 인공지능과 생명공학과 컴퓨터. 그 삼위일체의 결과인 인류 생명의 연장, 행복을 위해 생화학적 합성 마약의 투약, 들레즈와 가타리가 말한 ‘기관 없는 신체’인 사이보그 공학 등으로 인류를 생체공학적 존재(안경, 심장박동기, 의료장구, 컴퓨터, 휴대전화 등으로 점철된 인간)로 만드는 일 외에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수산건은 앞으로 나아가려고만 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제자리에 두고 생각해보라는 거다.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하는 일종의 ‘생각 주간(think week)’ 같은 것이다. 자신의 동굴 속으로 들어가 자신을 성찰해 보라는 것이다. 그래야 자신과 같은 무리들과 연대하여 벽을 뚫을지, 아니면 그만두고 다른 길을 찾을지 선택할 수 있다. 자기 자신과 이웃의 삶을 바꾸는 생활혁명이 일어나는 것이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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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周易산책] 수산건의 지혜 – 과학혁명을 벗어나 생활혁명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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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지킴이기자단] 복원되는 우리의 역사
- [교육연합신문=김나원 학생기자] 지난 12월 16일 종묘를 답사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종묘는 조선시대 국왕들과 왕후들의 이름을 적은 나무패를 모시고 제례(제사를 지내는 일정한 형식)를 치르던 유교사당이다. 다른 궁궐, 사당들에 비해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1995년 1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또 쾌적한 산책로처럼 되어 있어서 흙을 밟으며 걸으면 우리의 일상의 작은 쉼표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종묘에는 가로길이가 101미터인 넓은 건축물 정전이 있다. 정전은 왕실의 사당건축물이다. 정전은 국보로 지정된 한 번쯤 볼만한 가치가 있는 건축물이다. 하지만 이번 답사에선 2020년 9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공사로 인해 정전을 볼 수 없었다. 종묘 정전공사는 곧 오는 해 2024년 5월쯤에 마무리된다고 한다. 오랜 시간 공사하며 복원한 만큼 새해에 우리도 한 번쯤 가서 조선시대의 사당을 바라보며 우리의 역사를 바라보면 어떨까 한다. 새해에도 종묘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문화유산, 궁궐 등이 빛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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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지킴이기자단] 복원되는 우리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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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대한민국의 시대적 과업과 교육개혁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대한민국은 국민소득이 60달러 남짓하던 한국전쟁 이후 1960년대 산업화를 시작으로 오늘날 국민 소득 3만 5천 달러를 넘는 인구 5천만 이상의 7번째 3050 선진국이 되었다. 이는 2021년 7월 2일 유엔경제총회인 운크타드(UNCTAD)가 195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대한민국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공식적으로 격상시킨 역사적 사건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1964년 UNCTAD가 설립된 이래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으로 지위가 변경된 최초의 사례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편의 ‘그림의 떡’이자 내면적 상처가 가득한 대한민국의 모습이 덩그렇게 서있다. 최근 한국 사회는 감춰진 불평등과 불공정이 가감 없이 드러나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가속화와 함께 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잘못이 아닌 정부의 명령에 의해 벼랑 끝에 몰렸지만 한국 사회는 그들에게 최소한의 안전망조차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의 이태원 참사를 보라. 이런 결과의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모두가 사회는 없다고 믿으며 각자도생(各自圖生)을 추구한 결과다. 공적 복지 확대 없이 성장만으로도 안전하고 행복할 수 있다는 한국인의 믿음은 바로 한국의 성공 신화가 만든 ‘성공의 덫’이다. 우리 사회의 서글픈 자화상을 보자. 인도주의 의료를 실천하는 슈바이처가 되겠다고 의대에 진학했던 수많은 청년이 모든 국민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공공성에 눈을 감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2차 확산이 본격화되던 2020년 여름의 끝자락에 정부가 지역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 의대정원을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청년 의사들이 ‘공정’이라는 이름으로 위중한 환자들을 앞에 두고 진료를 집단으로 거부했다. 이는 최근에도 마찬가지다.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심하게 저항하고 있다. 의사 집단의 극단적인 이기적 행태가 국가발전의 뒷다리를 잡고 있다. 왜 대한민국이 이렇게 되었을까? 누가 이런 대한민국에서 행복할 수 있을까? 최근 대한민국의 위상은 한류의 세계화로 갈수록 높아져 간다. 하지만 이 역시 성공의 덫을 피할 수는 없다. 한국 대중문화의 놀라운 성공 뒤에는 한국 경제 성공 신화의 가혹한 경쟁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극소수만의 성공’이라는 비극을 재생산하고 있다. 그 이면엔 수만 명의 청소년이 성공을 위해 아이돌 연습생이 되어 무지막지한 연습생 생활을 하지만 극소수만이 무대를 밟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바로 승자독식(Winners take all)의 한국 사회가 얼마나 잔인한 경쟁으로 1등 지상주의를 지향하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뿐이랴. 몇 해 전 봉준호 감독의 오스카상 4관왕에 빛나는 '기생충'에 엄청난 찬사와 환호를 보내면서 그 영화가 말하는 한국 사회의 심각한 불평등과 빈곤에는 정작 눈을 감고 있다, 또한 BTS에 열광하면서도 출세와 성공지향적인 교육체제에 짓눌려 꿈을 잃고 살아가는 수많은 젊은이들의 피눈물 나는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 지금 한국 사회의 모습이다. 최근에는 52만 여명의 청년들이 단지 기약 없이 ‘쉬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적 성공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빈곤은 만연하고 불평등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노인 빈곤율 1위, 자살률 1위, 초저출산율 1위, 행복지수 OECD 36개국 중 34위, 국민의 60퍼센트가 우울하고 분노하는 이런 선진국이 도대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룬 것인가? 우리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힘이 있는가? 이젠 우리의 성공을 음미하면서 현재의 비극이 이상한 성공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이제 선진국 진입에 합당한 국민적 의식전환을 이루는 것은 가장 중요한 국가적 과업이 되었다. 여기엔 학벌 타파, 조화와 균형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복지정책이 국가 발전의 모델로 개선되어야 한다. 그래야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에 취직하기만을 목숨 걸고 투쟁하는 한국의 심각성을 극복할 수 있다. 교육입국을 지향하는 한국사회는 새로운 교육 가치의 전환, 뉴노멀(New Normal)과 교육개혁으로 인한 행복교육의 과감한 실행이 필요하다. 이는 늦출 수 없는 국가의 과업이자 교육이 감당해야 할 시대적 운명이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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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대한민국의 시대적 과업과 교육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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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영화 ‘서울의 봄’을 보고 떠오른 분노와 수치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코믹한 대사나 웃긴 장면은 없었다.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은 1979년 하나회 신군부 세력의 쿠데타를 소재로 한 영화다. 아들이 꼭 한 번 보라고 해서 아내와 같이 보았다. 영화는 12월 12일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9시간의 상황을 그려냈다. 아는 역사적 사실이지만 내밀한 부분을 알 수 없었기에 보는 내내 긴박함을 느꼈다. 영화는 끝부분에서 성공한 신군부 사진을 올렸다. 정권 찬탈이후 국가주요직책을 맡았던 이름들이 보였다. 분노와 수치스러움. 그 감정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분노와 수치스러운 감정은 지속되었다. 신군부 세력은 승승장구했고 맞섰던 이들은 비참했다. 그들은 정권을 잡은 이후 대통령과 국회의원 관변단체 회장을 했다. 극중 오국상 국방부장관은 가족과 함께 피신, 우유부단, 유혈충돌을 피하려는 무장해제 지시로 공분을 자아냈다. 노재현 당시 국방부 장관은 말년에 이사장, 회장, 총재의 직함을 달고 살다가 93살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되었다. 장태완 당시 수도경비사령관은 서빙고분실에서 45일 간 고초를 겪었다. 아들은 할아버지 무덤 옆에서 자살을 했다. 2030 세대 관객이 절반을 넘었다. 전두환은 추징금을 내지 않았고 광주 학살을 인정하지도 않았다. 추종자들에도 반성한 인물은 없다. 장태완(극중 이태신)의 저항은 외롭고 비장했다. 2030 세대는 공정을 부르짖은 세대이다. 억울해서 눈물이 났다는 영화평 후기를 보았다. 1979년을 지나 1980년 봄은 광주의 비극이 있었다. 근현대사의 12.12 사건은 끝이 아니었다.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령 전국 확대, 광주의 많은 죽음, 역사적 퇴행은 그 시작이었다. 불의는 어디 시대에나 있다. 콩고물을 위해 국민을 배신한 측근과 자리 지키기에 급급한 군장성과 같은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현실론을 언급하며 현실과 타협하라고 한다. 자기 이익을 생각하며 현실을 합리화하려는 자들은 고려 몽고항쟁, 일제 식민지하, 혼란한 광복 시기, 독재의 시대에도 있었다. 책임은 없고 권한만 챙기려는 이들. 그들이 쿠데타를 막을 수 있는 기회를 막은 자들이다. 전두광보다도 추종자와 국방장관이 너무 미웠다. 한 사람의 힘으로 불의의 시대가 완성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사조직 확대, 지역구에 나라 예산 퍼주기, 무고한 흑색선전이 아직도 정치에 있다. 콩고물을 바라고 침묵으로 동조하거나 곡학아세하는 지식인, 지역 이기주의자의 태도에 분노가 일어난다. 그들은 현실을 들먹이며 불의와 일시적 타협을 하라고 한다. 영화처럼 결국은 이기주의로 시기와 대의를 망치게 된다. 불의와 하는 타협은 명백한 불의이다. 전두광(배우 황정민 역)은 말한다.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닙니까?’ 법은 입을 닫고 있다가 김영삼 정권이 들어서자 전두환 무기징역, 노태우 17년 형을 확정 판결했다. 내란 목적 살인자들은 불과 8개월 후인 1997년 12월 21일 국민화합과 경제난 극복이라는 명분 아래 사면을 받아 풀려났다. 정의보다는 돈, 인성보다는 성공, 과정보다는 결과, 성공하면 모든 것을 용인하는 세상을 가르친 존재는 누구일까. 만약 그 존재가 교육이라면 세상에 이보다 더 부끄러운 것이 있을까.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 예술진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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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영화 ‘서울의 봄’을 보고 떠오른 분노와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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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周易산책] 혁명; 썩은 것을 버리고 새로움을 창조하는 과정(택화혁)
-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요즘 영화계가 활짝 웃었다. 12.12사태 때의 전두환 군사 쿠데타 사건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 때문이다.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조직하고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전두환 소장은 김재규가 저지른 10.26 사태 때, 보안사령관이란 직책을 십분 활용하여 12.12사태를 일으켜 서울에 따뜻한 민주의 봄이 오는 것을 막았다. 그는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니냐“라고 말하며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혈안이 되었다. 성공하면 혁명이 되는가? 여기 『주역』의 택화혁괘는 말한다. 민중의 협력이 없는 혁명은 허상일 뿐이라고. 혁명은 역사적으로 인류의 진보와 변화를 촉발한 핵심 개념이다. 택화혁괘를 통해 혁명의 본질을 이해하고 혁명이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 「대상전」에 택화혁괘를 보면 ‘연못 가운데 불이 있는 모습이다. 군자는 이를 본받아 역(歷)을 새롭게 정하고 삶의 기준이 되는 때를 밝힌다.’고 되어 있다. ‘택화혁(澤火革)’의 ‘혁(革)’은 ‘동물의 가죽’이다. 가죽은 무두질을 통하면 거의 새로운 물질이 된다. 고대 문명에서는 가죽으로 의복, 신발, 장갑, 물통, 배낭, 마구, 칼집, 화살통 등등 수 없는 생활 도구와 전쟁 도구가 만들어졌다. 옛날 천민이었던 가파치들이 이런 일을 했다. 가파치가 없었다면 전쟁도 불가했을 것이다. 이처럼 썩은 것을 제거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적 의미가 변혁, 혁명이다. 택화혁괘는 물과 불이 동거하고 있으니 반드시 개변된다. 물과 불은 서로를 차단시킨다. 물은 불을 끄고, 불은 물을 말린다. 서로를 변혁시키는 것이다. 불의 성질은 위로 올라가는 것이고, 물의 성질은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다. 따라서 서로에게 덤벼들어 서로를 멸식시켜 버린다. 그래서 혁(革)이다. 「대상전」에 보면 ‘치력명시(治歷明時)’라고 되어 있다. 역(歷)은 역(曆)이다. ‘역(曆)을 새롭게 정한다’는 것은 혁명의 상징이다. 새로운 국가의 탄생을 알리는 것이다. 이런 택화혁괘와 유사한 문학작품이 바로 최인훈의 필생의 역작인 『광장』이다. 이 소설은 해방 직후에서 6.25 전쟁 이후를 배경으로 남북한의 이념 대립과 그 사이에서 파멸해 가는 ‘이명준’이라는 개인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1960년 4.19 혁명 이후 남북한 통일론에 대한 논의가 자유로워지면서 등장했으며, 남북한 이념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한 최초의 소설로 꼽힌다. 이 작품의 주인공 이명준의 여정을 따라가 보자. 작품 내의 시간은 타고르 호에서의 이틀뿐이고, 대부분의 이야기는 명준의 회상이다. 남한의 대학생 이명준은 월북한 아버지 때문에 수난을 당하고, 밀실은 넘치나 '광장'이 없는 현실에 좌절하던 명준은 결국 연인 윤애를 남겨둔 채 월북한다. 그러나 북한 또한 표현의 자유가 극히 제한받는, 각종 집단주의를 위한 광장은 있으나 개인의 '밀실'이 없는 곳이었다. 명준은 월북한 아버지의 힘으로 전공을 살려 처음에는 노동신문에 들어갔는데, 이러한 면들에 실망하고 일부러 건설 현장으로 나간다. 노가다 일을 하다 사고로 부상당해 입원했는데, 거기에서 간호 봉사를 온 발레리나 은혜를 만나게 되고 그곳에서 도피하듯 새 연인 은혜와 인연을 맺는다. 그러던 중 6.25 전쟁이 벌어지고, 공산군 고위 장교로 참전한 명준은 친구 태식을 고문하고 친구 태식의 아내가 된 윤애를 성폭행하고 '악마도 되지 못한' 자신을 비웃는다. 성폭행하는 악몽을 꾼다. 낙동강 전선에서 명준은 간호장교로 투입된 은혜를 다시 만난다. 그곳의 한 동굴에서 둘만의 시간을 가지던 중 은혜는 명준의 딸을 가진 것 같다는 말을 하지만, 얼마 안 가 폭격에 비명횡사하고 만다. 이후 포로가 된 명준은 남한도 북한도 아닌 중립국 행을 선택하게 된다. 남, 북에 모두 실망한 탓도 있었고, 남한으로 가봐야 빨갱이 취급받으며 계속해서 괴롭힘을 당할 게 뻔하고, 북한으로 가 봐야 남로당계인 아버지는 숙청당할 것이라 명준 자신도 무사할 수 없었다. 명준은 중립국으로 지정된 인도로 향하는 타고르 호에 오른다. 그러나 중립국에서도 자신의 행복을 찾지 못할 것을 갈등하던 명준은 처음에 감시자로 여기며 총으로 쏴버리려고 했던 갑판 위 두 갈매기의 모습에서 은혜와 자신의 딸을 떠올리며 마지막 자유의 공간인 푸른 광장으로 뛰어든다. 결국 명준은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빨갱이도 반동분자도 없는 곳을 선택하는 불행을 자신의 손으로 맞이한다. 남과 북, 혁명으로 인한 새로운 국가는 어디에도 없었다. 남한을 밀실에, 북한을 광장으로 빗대어 남과 북을 모두 경험하고 나서 이명준은 제3국 중립국을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택화혁괘의 효사(초9)를 보면 혁명의 시기에는 ‘황소 가죽으로 만든 단단한 허리띠로써 그대의 허리를 조르라’고 했다. 자기 자신을 단속하고 자신의 위상을 단단하게 만들어야 함에도 이명준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6.25 전쟁 중에도 은혜를 만나 감정에 치우쳐 행한 자신의 행동 때문에 결국 죽음을 선택하게 된다. 남과 북, 그리고 중립국에서도 자신의 행복을 찾을 수 없었다. 그가 죽는 장소인 바다가 오히려 이명준에게는 이상향이 되어버린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혁명은 실패했다. 이명준의 실패한 삶은 그가 주변 사람들을 신뢰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진실한 혁명은 정치혁명이 아닌 삶의 혁명, 도덕적 혁명, 의식혁명이어야 한다. 민중의 협력이 없는 혁명은 허상일 뿐이다. 요즘 개봉한 『서울의 봄』이란 영화가 그것을 잘 보여준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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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周易산책] 혁명; 썩은 것을 버리고 새로움을 창조하는 과정(택화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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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탐방] 인천국제고등학교…국제무대에 필요한 국제인 양성 교육기관
- [교육연합신문=김병선 기자] ▣ 인천국제고등학교를 간단히 소개한다면?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하나인 영종국제도시 내에 위치한 인천국제고등학교(교장 윤건선)는 2008년 개교한 특수목적고로서 ‘글로벌 인재 육성’이라는 건학이념에 따라 국내외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 대응하는 글로벌 리더를 육성하는 교육기관이다. 국내에는 공사립 포함 8개의 국제고가 있다. 인천국제고는 특수목적 고등학교 중 하나이다. 특수목적 고등학교가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중에서 국제인을 양성하는 국제 계열의 특수한 목적을 띠고 설립한 학교가 인천국제고등학교다. 인천국제고는 ‘가슴으로 세계를, 지성으로 미래를’이란 교훈을 바탕으로 2008년 개교이래 지금까지 2천여 명 가까운 졸업생을 배출해 자신의 적성과 역량에 맞는 외교, 법조, 경제, 행정 분야 등 전문직업에서 활동하고 있다. 매년 인천 전역과 타 시도의 우수 학생들을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140여 명씩 선발하고 있으며, 전원 기숙사 생활을 통해 공동체 의식과 리더십 함양에 주력하고 있다. 2023년 현재 396명의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다. 인천국제고는 80여 명의 교직원이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특히 다수의 전국 단위 평가 출제위원, 교과 장학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우수한 교사진을 확보해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교육 활동에 임하고 있다. 특히, 졸업 후 자신의 미래를 펼칠 수 있는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교사들이 집단지성 회의를 통해 학생중심교육활동을 위한 교육목표 5개 영역을 세워 진행하고 있다. 인성은 따뜻하고, 두뇌는 명석하고 냉철하며, 자신이 배우고 익힌 것을 남을 위해서 배려하고 베푸는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인천국제고의 최종 목표다. ▣ 인천국제고 교육과정과 교육활동은? 인천국제는 글로벌 인재 육성이라는 교육목표에 따라 Leadership, Intelligence, Global mind, Humanity, Talent의 역량 함양을 내용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했다. ‘세상의 빛이 돼라’는 의미로 다섯 가지 역량의 머리글자를 따서 ‘LIGHT 교육 구현 체계’를 구축해 인천국제고 르네상스시대를 열고 있다. 인천국제고 ‘LIGHT 교육 구현 체계’는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리더십(Leadership)을 통해 학생들은 나와 내 주변을 돌아보며 함께 성장하는 배려와 나눔의 공동체정신을 키운다. ▶세계와 미래를 탐구하는 인텔리전스(Intelligence)를 통해 대학에 진학해서도 마음껏 실력을 펼칠 수 있도록 교육한다. ▶폭넓은 안목과 공감능력을 갖춘 글로벌마인드(Global mind)를 통해 학생들이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표현하는 능력을 기른다. ▶인간다움의 가치를 내면화하는 휴머니스트(Humanist)를 통해 학생들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Why형 인간으로 성장하기를 원하며, 수업과 생활 속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인간다운 가치를 실천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게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자율적·창의적 연구를 수행하는 탤런트(Talent)를 통해 미래를 만드는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문제 해결방법을 익혀서 교과융합프로젝트를 수행할 능력을 길러주고 진로 희망분야의 Big Problem을 동료와 함께 탐구할 기회를 제공하며 그 결과 함께 나누는 등의 예비학자 활동을 보장한다. 국제계열과 제2외국어 전문 교과를 각각 38단위씩 운영하고 있으며, 그 밖에 무학년 자유선택 과목과 인천국제고 특화 교양과목인 ‘후마니타스’를 통해 바칼로레아 방식의 토의·토론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인간의 가치를 탐색하는 경험을 공부하고, ‘창의적 문제해결, 비판적 사고 연습’ 과목을 통해 미래 사회에 직면할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 전략을 교육과정을 통해 경험하고 있다. 고교학점제를 대비해 전국 최초이며 유일하게 서울대학교와 교육협약을 통한 대학연계교육과정으로 ‘고급경제학’ 등 대학 수준의 교양과정, 전공 기초과목에 해당하는 10개 과목을 개설해 학기당 130여 명의 학생이 좀 더 심화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학교자율적 교육과정 PBL을 학기당 1회 총 2회씩 운영해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이수한 교육과정과 연계해 사회적 연대 문제를 파악하고 대안 모색 및 실행의 과정 경험 내용들을 자신의 전공과 진로에 적합한 주제와 연결하는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 열린 연단 활동을 통해 학생이 강연자가 돼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한 탐구 내용과 의견을 강연 형식으로 발표하고 토론해 여러 의견과 생각들을 공유하고 깊이 사고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전인적 마인드와 건강한 학생을 기르기 위한 1인 1기 예술 체육활동의 일환으로 태권도과목과 미술교과를 교육과정에 개설했다. 2023년에는 교내 갤러리를 마련해 학생들의 작품활동을 전시하고 각종 행사에 태권도 시범을 선봬 학생과 학부모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인천국제고 중장기 발전을 위한 중점사항은? 2025학년도 입학생부터 운영되는 고교학점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학교 공간조성사업을 2024년 3월부터 진행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2023년 8월 ‘교육과정박람회’를 개최해 국제계열 특수 목적고의 위상 확립에 필요한 특화된 교과과목 개발과 내실 있는 수업활동에 역점을 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춤했던 국제 학생교류활동 활성화에 중장기 역점을 두고 있다. 인천국제고 자랑거리 중 하나인 해외교육문화체험활동을 4년 만에 복원해 미국 방문 교육활동인 글로벌 임팩트(Global Impact) 프로그램으로 미국의 주요 대학(하버드대, 예일대, 유타대 등) 탐방과 Cottonwood High School 등 지역 고등학교 세 곳과 공동 수업 등 다양한 교육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 고등학교와 MOU를 체결해 지속적인 교류를 준비하고 있다. ▣ 학교장이 바라는 인천국제고는? 첫째,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자신의 건강이다. 인천국제고 학생들의 체력은 곧 학력이며,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명제를 실천해야 한다. 본교는 한국의 전통무술인 태권도를 1校1技로 채택해 체육수업 시간을 활용 태권도 교육을 하고 있으며, 체력단련실을 정비해 언제든 운동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둘째, 인성이다. 본교 학생들은 국내 지도자는 물론 세계 무대에 진출해 세계적인 지도자가 될 인재들이기에 가장 기본이 되는 인성교육을 강조하며 신입생 단계부터 ‘선비교육’을 하고 있다. 흔히 修身齊家治國平天下(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는데, 본교 학생들은 修身과정부터 齊家를 이루고 그다음 단계인 治國平天下를 이뤄야 한다. 따라서 기본적인 인성교육과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타인을 위해 봉사하려는 국제인을 육성하려고 한다. 셋째, 세계적인 리더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니 모두 인문학적 소양을 밑받침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인문학적 소양이란 인간을 이해하고 소통과 협력을 이끌어 내는 필수 조건이다. 앞으로 미래의 문제는 국가 간, 사회 구성원 간의 역량을 모으지 않고서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인천국제고 학생들이 3년간의 경험을 통해 구성원 모두와 공동체 전체를 살필 수 있는 진정한 리더가 됐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인천국제고 르네상스(Renaissance)의 최종 목표는 학생 중심의 교육활동이다. 따라서 학생들 스스로 세계 무대의 주역임을 자각해 자신들의 역량을 함양함은 물론 학생자치문화를 만들어 인천국제고의 학풍을 만들어야 한다. 학생들 스스로 민주시민, 세계시민의 역량을 갖추고 실천하는 학생자치문화를 완성시켜야 비로소 인천국제고 르네상스가 완성된다. ▣ 2023학년도 인천국제고 수상 현황은? 2023학년도 수상 현황을 살펴보면, ▷5월 19일 행복학교 포럼-행복학교 대상 수상, ▷9월 2일 인천광역시육감상-2023 학교스포츠클럽대회 플로어볼 남자 1위, ▷11월 22일 전라북도지사 김관영 감사장-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여하는 해외 청소년들과 국내 청소년들의 국제교류지원 유공, ▷12월 4일 인천광역시교육감 감사장-인천마을교육공동체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열정으로 우리마을교육자치회 활동에 적극 참여, ▷12월 12일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지킴이학교 우수학교 장려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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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탐방] 인천국제고등학교…국제무대에 필요한 국제인 양성 교육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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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한국투명성기구, 청소년 부패 인식 조사 기초연구
- [교육연합신문=황오규 기자] 한국투명성기구 부산·경남지역 본부(부울경지역본부 황영식 상임대표)는 지난 10월 31일 부산시 청렴사회 실천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과 청렴문화 확산 운동의 일환으로 부산시, 울산시, 경남지역(부울경) 소재 10대 청소년들의 부패에 대한 인식 및 실태를 조사해 청렴한 사회 풍토 확립을 위한 정부의 반부패 정책 방향과 대책 수립에 필요한 정책자료로서 '꿈나무 청렴지수'를 제공하는 데 그 목적으로 조사했다. 조사 대상은 부울경 지역관내 10대 청소년 초(5~6학년),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통한 자기 기입식 조사, 유효표본은 1,983명이고, 조사 기간은 2023년 9월20일부터 10월 10일(21일간)까지이다. 조사 내용은 전 생애주기의 청렴의 6대 덕목과 확장된 청렴 5대 덕목을 기준으로 2020년 1월부터 2023년 8월까지 기간의 사건 사고와 빅 카인즈 키워드 분석을 통해 최고 이슈화돼 있는 사건들을 기초로 조사 내용을 도출했다. 조사항목은 투명, 도덕, 준법, 신뢰, 사회정의 등 5개 항목 15개 문항으로 조사했으며, 각 문항의 결과 요약과 분석은 다음과 같다. 결과요약으로 청렴은 곧 국가경쟁력으로서 맑은 사회로 가는 버팀목인 청렴문화 확산은 교육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꼭 필요한 과제이다. 이에 투명성기구는 부울경 지역 10대 청소년 661명 대상으로 꿈나무 청렴지수 조사를 실시했다. 전생애주기의 5대 덕목을 기준으로 총 15문항을 질문한 결과 꿈나무청렴지수(점수가 높을수록 청렴함을 의미)는 10점 만점에 8.24점으로 부울경 10대 청소년들은 청렴한 의식 수준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 [분석투명분야] 문1. 동아리에 친한 친구를 뽑기 위해 공개모집하지 않을 수 있다. 청렴지수는 5.93으로 보통 수준으로 즉 원하는 결과를 위해서는 투명하게 처리되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결과를 위해 수단은 상대적으로 등한시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도덕분야 배려] 문2. 학교에서 친구를 때리는 것을 목격했지만, 선생님이 알아서 하실 것이라 생각하고 지나친다. 청렴지수는 7.74로 청렴한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사회적 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다소 아쉬움이 남는 문제다. 부도덕한 상황을 목격했다면 지나치지 않는 것이 올바르고 정의로운 판단일 것이다. [절제] 문3. 친구가 평소 갖고 싶었던 이어폰을 갖고 있다면, 내가 몰래 잠깐 사용해도 괜찮다. 청렴지수는 8.9로 매우 청렴한 수준으로 친한 친구이기 때문에 가벼이 행동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는데도 절제하는 행동이 청렴한 행동이라고 여겨진다. [정직] 문4. 좋아요 버튼을 많이 받기 위하여 거짓이어도 재미있는 내용이면 괜찮다. 청렴지수는 8.17로 이는 재미를 위한 휘발성 있는 컨텐츠라 할지라도 거짓의 내용을 담았을 때 정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책임] 문5. 숙제는 인터넷의 정보나 친구의 것을 베껴서 제출한다. 청렴지수는 7.6으로 자신의 할 일에 대해 수행하는 자세가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공정] 문6.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면, 남의 것을 보거나 부정한 행동을 할 수 있다. 청렴지수는 8.91로 매우 청렴한 수준이고, 무한경쟁의 시대이고, 시험이라는 평가기준 속에서 정직하고 도덕적인 필요성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있다. 【준법분야】 [약속] 문7. 걸리지 않는다면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돈을 내지 않고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다. 청렴지수는 9.12로 매우 청렴한 수준으로, 이는 기사화된 여러 사건들과 달리 부울경 청소년들은 감시가 약한 공간에서 생활하더라도 위법한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함을 보여준 사례이다. [정직] 문8. 시험기간에 감독 선생님이 없다면, 컨닝해도 괜찮다는 의미이다. 청렴지수는 9.21로 이는 평가에 대한 부담이 있을지라도 평가의 공정함을 더 중요시 한다는 의미라 바람직한 현상이라 생각된다. [공정] 문9. 학교에서 팀별 과제를 할 때 내가 참여하지 않아도 모두 같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청렴지수는 8.49로 이는 팀원이라 해도 각자의 역할에 따라 공정한 평가가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신뢰분야】 [약속] 문10. 분리수거는 당장 귀찮은 일이므로, 나 하나 정도는 그냥 버려도 눈에 띄지 않는다. 청렴지수는 8.20으로 사회적 약속을 지키는 행위가 청렴하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사회적 약속을 잘 지키겠다는 희망이 보인다. [책임] 문11. 미래를 위한 에너지 절약은 당장 실천하지 않아도 괜찮다. 청렴지수는 8.25로 미래가치 실현을 위한 사회적 약속을 책임감 있게 지키는 것에 대한 질문으로 사회적 신뢰를 가지고 있다. 【사회적 정의】 [공정] 질문12. 학급회장/반장 선거 때 능력 있는 사람보다 친한 친구를 뽑는다. 청렴지수는 7.53으로 리더를 선정하는 것은 다수의 의견을 모으고, 그것을 행동에 옮겨주는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인데 선거의 공정함에 대하여 다소 부족하여 미래 국가 공복들을 뽑을 때가 다소 걱정된다. [절제] 문13. 인터넷은 익명의 공간이므로, 내가 하고 싶은대로 험한 말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청렴지수는 8.63으로 익명의 가상공간이라도 예절은 충분히 지켜져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고, 인터넷 등 사이버 공간에서의 활동이 익숙해져 있는 세대이므로 인터넷 예절도 매우 중요하다. [책임] 문14. 친구를 괴롭히는 행동을 하더라도 그것은 학생시절의 추억일 뿐이다. 청렴지수는 8.97로 이는 장난처럼 이루어지는 폭력이라도 정당화 되진 않는다는 좋은 결과다. [배려] 문15. 친구가 우유상자를 낑낑대고 들고 있지만, 무거울 것 같아 모른척한다. 청렴지수는 7.92로 상대적으로 조금 낮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으나 배려하는 삶이 옳다고 인식하고 있다. 제언으로 이번 설문조사에서 부울경 10대 청소년들은 청렴, 윤리 의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함을 알 수 있고, 사회로부터 과도한 경쟁 압력을 겪고 있어 상황에 따라 다른 청렴, 윤리 기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투명-공정성/도덕–배려/도덕–책임/사회정의-공정/사회정의-배려 부분은 타 부분에 비해 상대적으로 청렴의식이 조금 부족하게 보였는데, 이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청렴, 윤리의식을 가벼이 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정성은 투명성과 사회정의 부문 모두에서 부족함을 보여 해당 분야에 맞춘 청소년 윤리교육이 강화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배려와 책임 부분도 부족함을 나타내어 미래의 사회적 자본을 튼튼히 하기위한 교육 전반의 필요한 시기라고 이번 설문조사에서 상징하는 부분이 되겠다. 이 자료가 비단 부산·울산·경남지방의 10대 청소년들에게 행한 질문이고 지역마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의 도덕적이고 청렴, 윤리 문제에 좋은 표본을 보여주며 다른 지방에서도 동일한 설문을 통해 한국투명성기구 부산경남지역 본부와 교육연합신문 부산지사가 공동으로 추진해 전국 10대 청소년들의 의식조사와 대책을 강구하고 설계해 볼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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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한국투명성기구, 청소년 부패 인식 조사 기초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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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특집] ⑤ 세계 속의 한국, 이민청 신설로 다문화 사회 조성
- [교육연합신문=황오규 기자] 2022년 12월 28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기획재정부와 교육부, 법무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제2차 인구미래전략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인구구조 변화와 대응 방안'의 주제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년에 이민청 (출입국이주관리청, 가칭) 설립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신설될 이민청은 중장기 이민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그리고 12월 6일 한동훈 법무장관은 국민의힘 당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하여 “인구 재앙으로 인한 국가 소멸의 운명을 피할 수 없다.”라며, 이민청 신설에 대한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는데 향후 이민청 신설에 따른 지역 간 유치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대한민국의 이민 정책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를 중심으로 외교통상부, 노동부, 보건복지부 등에서 분산 관리하고 있다. 이민 정책의 근간이 되는 법령은 국적법, 출입국 관리법,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 등이다. 이민자 급증으로 인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이민정책 수립의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관련 업무를 전담할 이민청 신설에 대한 논의가 지난 2003년경부터 시작되었으나 그동안 별다른 진전이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2022년 12월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면서 이제야 그 물꼬를 틔우게 되었고, 특히 현재 법무부 한동훈 장관은 출입국·이민관리청(이민청) 설립 법안 제출 등 관련 정책을 집대성하는 것이 ‘장관으로서’ 마지막 임무라 여기며, 전국을 돌며 외국인 인력 점검을 하는 한편, 외국인 인재 유치 관련 정책 행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이민청 신설 추진에 따라 이민 정책 또한 정부의 확고한 신념과 의지를 수반하여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민청 설립에 대한 언급을 시작한 지난 정부에서 대다수의 국민들은 외국인 범죄율 재고와 사회 안전 불안감에 대한 이유에서 찬성보다 반대 의사가 더 많았는 데 통계청에 따른 정확한 자료에 의하면 사실 국내 거주 외국인 범죄율을 아주 미미한 현실이고, 실생활에서 외국인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이러한 국민들의 외국인에 대한 다소 비현실적 공감에서 반대 의견이 많았던 이민청 신설이 이제 조금씩 찬성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사실의 저변에는, 그동안 국민들이 미처 간파하지 못한 외국인 정책에 대한 불합리성을 조금씩 인지하게 된 배경도 없잖아 있다. 법무부가 발표한 아주 중요한 외국인 정책 가운데 하나인 현행 법상 외국인 투표권 개편에 대하여, 불합리한 측면과 그렇지 못한 측면, 양쪽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우리나라 공직 선거법 제15조에는 국적에 관계없이 18세 이상, 국내 거주를 위한 영주 자격을 취득한 후 3년이 경과하고, 지자체의 외국인등록대장에 등재가 되어 있는 외국인에 한하여 지방자치선거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 외국인 국적별로 보면 중국이 78% 이상(대만 포함)이라고 한다. 법무부에서는 ‘상호주의’에 따라 외국인 투표권을 개편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우리나라처럼 거주하고 있는 자격을 갖춘 외국인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있는 것에 반하여, 거주하고 있는 자격을 갖춘 한국인들에게는 아직 투표권을 인정하지 않는 사우디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즉, 우리 한국인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있는 국가의 국민들에게만 우리도 투표권을 부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국내 거주하고 있는 수많은 중국인들이 반발을 하고 있는데 그들은 민주주의기본 개념을 거론하며,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선거에서 투표할 권리는 당연히 주민에게 있다고, ‘상호주의’ 외국인 투표권 개편에 절대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다. 이것은 또한 정치적 해법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는데 국내 거주 대다수 중국인들의 표심이 야당인 민주당에 치우치고 있다 보니, 야당에서는 당연하게도 법무부의 이 개편을 절대적 반대로 당론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외국인 투표권 개편은 보다 효율적이고 논리적인 사회적 공감대를 통하여, 외국의 사례도 참고하여, 합리적인 제도로 그 기틀을 다시 마련해야 할 것이다. 마침, 내년 2024년은 한국에서 총선이 있는 해이기도 하다. 지난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15위로 공천을 받아 당선되어 다문화 출신 1호인 이자스민 국회의원은 활발한 의정 활동에도 불구하고, 정치인으로서의 경험은 그것으로 끝났는 데, 이것은 우리 한국 사회에서 아직까지 다문화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낮은 지수이며, 사회적으로 포용하기에는 그 시간이 더 필요함을 아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하고 생각한다. 굳이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교육자, 스포츠 선수, 예술인, 기업가, 작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민자 가족 출신의 인재가 필요한 시점이고, 인구 절벽을 바로 저만치 내다보고 있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주소에서, 인구 증가를 위한 해법 찾기는 정부 각 부처마다 공통의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이제 이민청 신설 추진도 급물살을 타고 있고, 이민정책에도 다소의 궤도 수정이 필요한 국민적 공감대도 서서히 형성되고 있는 시점이라, 우리 한국에도 외국인 정치인들이 저 밑바닥부터 활동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조성해야 하고, 이에 따라 외국인 인재 양성 또한 국가적 차원에서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 한동훈 법무장관은 "이민 정책은 인류애를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국익과 국민의 이익을 위한 이민 정책이어야 한다"라고 말을 했다. 다문화를 이해할 때, 세계 인류애 차원이 아니라, 바로 지금 현시점에서 우리나라의 당면한 과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국익과 국민의 이익을 위한 이민 정책으로 접근하겠다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확고한 의지에 힘찬 박수를 보내며 남은 임기 동안 그러한 의지가 실현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 이정애 ◇ 한국다문화공동체 대표 ◇ 前한국다문화국제학교 교장 ◇ 前한국다문화평생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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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특집] ⑤ 세계 속의 한국, 이민청 신설로 다문화 사회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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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미리 안내하기에 담긴 배려의 태도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상대방에게 무엇을 먹을지 묻지 않고 짜장면을 시키면 상대방은 어떤 기분일까. 상대방 의견을 묻지 않는 것은 상대방을 무시하는 행위다. 과거에는 효율성을 위해 일사천리를 중시했다. 민주적 과정보다는 과감한 추진력을 더 높이 샀다. 현대 사회는 민주, 다양, 연계, 복잡, 융합을 향해 가고 있다. 상대와 협의를 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통솔자에게 조직 구성원은 자발적 협력을 하지 않는다. 바람직한 통솔자는 구성원에게서 자발성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일사불란한 진행을 위해 제창을 지도하는 지휘자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음악, 문학, 미술, 무용이 어우러진 종합예술인 오페라 감독과 같은 지휘자가 필요한 시대이다. 구성원의 협력이 없으면 성공적인 오페라는 기대할 수 없다. 눈을 감고 걸으면 두려움이 생긴다. 눈을 감더라도 앞에 무엇이 있고 어떻게 가야 하나를 설명해 준다면 두려움은 줄어든다. 미리 안내하는 태도는 알 수 없는 미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이다. 존중해야 하는 분을 모시고 운전을 할 때는 운전자가 미리 목적지와 시간을 안내한다. 진행상황에 대하여 안내를 하면 탑승자는 안심한다. 친절한 여행 가이드는 그날 일정, 해야 할 일, 조심해야 할 일을 상세하게 미리 안내한다. 교육자는 친절한 가이드여야 한다. 존중한다는 것은 미리 알려주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전달만 하면 성과 달성이 어렵다. 대상자들의 지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업무를 추진할 때는 정책을 내려 보내기 전에 취지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정책의 과정과 성과를 구성원들과 공유해야 정책은 지속가능성이 높아지고 성과 달성도 가능해진다. 내용을 설명하고 안내할 때 말하는 사람의 의도는 중요하지 않다. 듣는 사람의 마음이 중요하다. 보도 자료를 쓸 때 ‘행사 개최’를 알리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상대방이 그 상황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행사의 배경, 주요 핵심, 특정 일정, 과정에 대한 안내가 중요하다. 말하기 기본요소인 쉬운 말씨, 분명한 내용, 친절한 태도도 고려해야 한다. 학생은 교사의 말 한 마디에 의지를 갖고 나아가기도 하고 깊은 위로를 받기도 하고 새로운 진로를 꿈꾸기도 한다. 교사의 말 한 마디에 수십 년 동안 깊은 상처를 간직하기도 한다. 품격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품격 있는 언어 구사를 배워야 한다. 존중하고 자발성을 이끌어 내는 말하기를 배워야 한다. 교육자는 존중과 배려와 상황에 적합한 말을 해야 한다. 상대방을 무시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미리 설명해주기가 작지만 중요하다. 교육정책도 국민에게 배려의 말하기를 해야 한다. 교육 정책들이 뉴스에 오르내린다. 늘봄학교 확대, 사교육비 경감, 공교육경쟁력 강화, 교원평가 유지, 디지털 교과서, 학교시설 복합화, 교원정원 축소, 교육재정 감축과 같은 많은 난제가 있다. 교육당국은 교사와 학부모와 학생에게 정책의 취지, 의도, 과정, 예상 성과에 대해 미리 충분하게 설명해야 한다. 국민은 무시받지 않고 존중받고 싶기 때문이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 예술진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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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미리 안내하기에 담긴 배려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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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탐방] 인천 산곡고등학교…인천 대표 과학중점학교
- [교육연합신문=김병선 기자] 인천 부평구에 소재한 인천산곡고등학교(교장 남사현)는 ‘진실·선의·아름다움’이란 교훈 아래 알찬 실력으로 미래를 다지고 미래사회를 주도할 인재를 키우는 인천의 대표적인 과학중점학교다. 인천산곡고는 2006년 공립 일반고 12학급으로 개교한 이래 2010년에 교육과학기술부 지정의 과학중점학교로 선정됐다. 2015년에는 교육부 선정 과학중점학교로 2021년까지 재지정됐으며, 2022년부터는 시도로 이양된 이래 현재까지 인천시교육청 지정의 과학중점학교로 운영 중이다. 과학중점학교의 학생으로 2023년 입학한 1학년은 연간 25시간 이상의 과학‧수학‧정보 관련 창의적 체험활동에 참여하고 있고, 과학중점과정을 선택한 학생들은 과학‧수학‧정보 교과에서 총 교과 이수 단위의 46%를 이수하고 있다. 교육과정에서는 탐구실험교육 중심의 과학중점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며 과학중점과정의 학생들은 과학과제연구(4학점), 과학탐구실험(4학점)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또한, 과학‧수학‧정보 교과 동아리도 7개나 운영하고 있다. 2023학년도 특색 프로그램으로는 Future-focused Science Lab을 운영했다. 세부 내용으로는 ▶버츄얼휴먼과 스마트 헬스케어 등의 미래기술탐구 프로그램 운영, ▶STEAM 등의 이공계분야 활용을 위한 MBL 기초탐구 프로그램 운영, ▶인간과 자연의 공존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하는 생태전환 학생동아리 운영 등이 있다. 2024년에는 인천시교육청이 중점 추진 중인 ‘꿈두레 공동교육과정’의 거점학교로 지정돼 인근 학교 학생들과 함께 운영한다. 인천 산곡고는 첨단 과학기술 활용 등 학교의 과학교육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미래지향적인 교수학습 환경이 가능한 과학실 공간혁신을 위해 지난 2년간 지능형 과학실 4개 교실을 구축 완료했고, 온·오프라인 연계의 창의적 탐구활동과 학생 참여형 과학수업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능정보기술을 바탕으로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미래형 과학교육 구현을 위한 온·오프라인 연계 수업공간으로서 역할뿐만 아니라 학생 활동 중심의 가변적·융합적 교육 실현을 목적으로 각 학교의 지능형 과학실 조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인천 산곡고는 2024년 학교숲 조성교로 선정돼 생태적 가치인식을 증진시키고, 학교숲을 통한 학교공동체의 몸과 마음의 건강증진과 치유 공간을 조성하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실천으로 탄소중립(배출탄소 흡수), 생물다양성 확보를 위한 기반을 조성중이다. 이를 위해 학생의 의견도 적극 반영해 외부 전문가(촉진자)와 함께 수 차례의 워크숍을 거쳐 학교숲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인천 산곡고는 지역 어린이도서관 재능기부활동 등 지역사회와 프로그램 공유 노력을 지속 중이며, 인천의 여러 과학중점학교와 협의체를 공동 운영해 성과를 상호 공유하고 있다. 지난 11월 말에 인천시교육청의 과학중점학교형 자율학교로 지정돼 향후 5개년간(2024년~2028년) 교육과정을 학교 특성에 맞게 자유롭게 운영하는 등 향후 과학중점학교로서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제반 여건을 구축했다. 2025년 본격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에 발맞춰 과학‧수학‧정보 분야의 진로와 관련해 학생이 희망하는 교과목(컴퓨터활용, 생활속 물리탐구, 수소에너지 기초탐구, 바이오프로젝트, 해양과학기초탐구, 항공우주학 기초탐구 등)도 개설 가능하게 됐다. 인천산곡고 남사현 교장은 “학생의 꿈을 키우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운영해 학생중심교육을 실현하도록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인천의 대표적 과학중점학교로서 역할을 다해서 과학·수학·정보 분야에서 학생들의 잠재력 발현을 돕는 탐구중심의 과학교육이 이뤄지도록 힘쓰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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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탐방] 인천 산곡고등학교…인천 대표 과학중점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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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周易산책] '싯다르타'를 통한 물의 상징성과 인생 여정(중수감)
-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인간 역사와 문학 속에서 물은 끊임없는 존재의 상징으로 사용되어 왔다. 중수감괘에서는 ‘중수감’의 개념과 헤르만 헤세의 소설 『싯다르타』를 통해 물의 상징성과 인생 여정의 연결점에 대해 탐구하고자 한다. 「대상전」에 중수감괘를 보면 ‘물이 넘쳐 흐르는 모습이다. 군자는 이를 본받아 덕스러운 행동을 일상적으로 끊임없이 행하고, 배우고 가르치는 일들을 끊임없이 실천하라’고 되어 있다. 중수감의 ‘감(坎)’은 ‘물’이다. 『주역』 상편은 건곤으로 시작하여 감리로 끝난다. 그래서 태극기의 4괘도 건곤감리다. 감은 ‘간난’이고 중수니까 ‘간난이 중첩된다’는 뜻이다. 험난한 인생길을 배우고 익히면서 헤쳐나가야 득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감’은 물이기에 ‘빠진다’는 의미도 있다. ‘빠짐’이란 물 즉 생명의 몸체다. 생명과 물을 하나로 본다. 세상은 물로 되어 있다. 서양 철학자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라고 했다. 우리가 탈레스를 철학자로 보는 이유는 인간적 사유의 힘으로 만물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려 했다는 점이다. 그전까지는 신이나 자연 현상으로 치부했다. 이런 과학적 세계관은 동양의 『주역』에서도 나타난다. 바로 중수감괘다. 그런 감괘는 우주적 성심(誠)을 지니고 분투하는 진실한 모습(孚)을 가졌다. 계속되는 험난한 간난에 빠져 있는데, 그곳을 나오려면 성(誠)과 부(孚)를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주역』은 세상의 변화를 담는다. 그 변화를 관통하는 방법은 성(誠)과 부(孚)다. 아무리 세상이 시공간으로 변해도 변치 않는 성(誠)과 부(孚)를 지니고 실천하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게 된다. 헤르만 헤세의 작품, 『싯다르타』가 있다. 우선 이 소설의 갈등 단계에 맞춰 싯다르타의 여정을 살펴보자. 소설의 시작은 주인공 싯다르타를 소개하고 갈등을 설정한다. 싯다르타는 브라만 계급의 일원으로서 호화로운 삶을 살고 있지만 성취감과 불안을 느끼며 삶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찾고 있다. 밤새 호화로운 파티를 하고 난 후의 환멸, 혐오, 권태를 느낀다. 29세에 출가하려 할 때 아들을 안고 싶어 아들 곁으로 다가가다가 그만둔다. 아들의 이름을 ‘라훌라(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란 뜻)’라고 짓는다. 싯다르타가 편안한 삶을 뒤로하고 자기 발견의 여정을 시작한다. 그는 붓다의 가르침을 포함하여 다양한 인물과 경험을 접하지만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더 깊은 세계 이해를 추구한다. 싯다르타는 왜 끝내 구도의 길을 간 것일까? 그것은 12살 때 친경제 스토리에 담겨 있다. 친경제는 봄날에 백성들의 농사를 장려하기 위해 벌이는 일종의 페스티벌 같은 것이다. 농부들이 일하는 광경을 보면서 ‘소–농부–벌레–새’ 그 사이의 긴밀한 사슬을 보았다. 그 사슬의 공통점은 괴로움이었다. 인간은 왜 괴로움을 느끼나? 이 괴로움을 풀 수는 없을까? 싯다르타의 위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싯다르타가 여정에서 낮은 지점에 도달하고 깨달음을 향한 그의 탐구에 환멸을 느끼게 될 때, 카말라라는 창녀와 연루되어 물질주의와 욕망의 굴레에 갇히게 되고 영적 목표를 잃어버린다. 인류의 행복은 물질적, 외부적 조건을 통해서는 이룩될 수 없다. 원초적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방향타를 내부로 돌려야 한다. 외부에서 내부로, 물질에서 정신으로. 스마트폰은 모든 차별을 해체했다. 무차별의 세상이 열렸다. 그래서 인류는 이제 탐닉의 세계에 빠졌다. 탐닉의 끝은 쾌락이고, 쾌락은 고통의 원천이다. 고통은 불행이다. 싯다르타가 수년간의 탐구 끝에 마침내 깨달음을 얻는다. 그는 모든 것의 상호 연결성을 깊이 이해하고 내면의 평화와 성취감을 얻는다. 깨달음은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이미지나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눈앞의 대상을 직시한다는 것이다. 싯다르타의 타고난 잠재력이 그간의 교육으로 계발된 내적 에너지가 최상으로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살아 숨 쉬는 생명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았던 것이다. 핵심은 괴로움이었다. 모든 살아 있는 것은 괴롭다. 사람도 소도 벌레도 새도. 불교에서 말하는 중도다. 중도는 있는 그대로의 상태 유지다. 생각이 어느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편견 없이 세상을 바라보는 것. 그 무주(無住)의 경지가 바로 중도다. 일체의 분별이 사라지면 실상을 깨닫게 된다. 싯다르타가 자신의 지혜를, 깨달음을 찾고 있는 아들에게 물려준다. 싯다르타는 자신의 여정이 원점에 이르렀고 자신이 찾고 있던 답을 찾았다. 헤세는 『싯다르타』에서 독자를 주인공과 함께 자기 발견의 여정으로 안내하는 매력적인 내러티브 역할을 한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싯다르타』에서 물은 생명의 순환적 본질과 만물의 상호 연결성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사용된다. 싯다르타는 도시와 숲 사이의 강에서 산다. 소설 전반에 걸쳐 주인공 싯다르타는 물에 이끌려 강과 개울 근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소설의 시작 부분에서 싯다르타는 브라만 계급의 일원으로서 사치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그는 성취감과 불안함을 느끼며 깨달음을 찾아 안락한 삶을 뒤로 하기로 결심한다. 여행을 떠나면서 싯다르타는 강에 이끌려 강을 만물의 상호 연결성의 상징으로 여긴다. 그는 뱃사공이 되어 강 근처에서 살면서 강에서 배우고 지혜를 얻으며 수년을 보낸다. 사람들이 갈망하는 삶이란 환락과 허무를 반복하는 늪이었다. 싯다르타는 강을 건넜다. 강은 미혹의 세계와 깨달음의 세계, 그 사이에 존재한다. 허리의 칼을 들어 스스로 머리를 자르고 깨끗한 강물에 씼었다. 이안에서 피안의 세계로 건너가면 배는 더이상 필요 없다. 배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한다. 강 근처에서의 경험을 통해 싯다르타는 삶의 순환적 본질을 이해하게 되고 변화의 필연성과 무상함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 ‘건넌다’는 말은 여러 의미를 지닌다. 우리는 오랫동안 과거에 갇혀 있었고 이를 건너야 한다. 『장자』 첫 구절에 보면 곤(鵾)과 붕(鵬)의 이야기가 나온다. 북쪽 바다에 물고기가 있었다. 이름이 곤이고 그 크기가 몇 천리나 되는지 모를 정도로 엄청 큰 물고기다. 그 곤은 가만히 바다에서 놀 때 잘 지내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붕이라는 새로 변신을 시도한다. 변신를 끝낸 붕새는 자신이 살던 북쪽 바다를 날아 그 반대의 남쪽 바다로 날아가려 한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변신에 있다. 변신은 극심한 고통을 겪어야만 비로소 이루어진다. 현실을 살고있는 인간도 변신을 꿈꾼다. 여행, 성형, 다른 직업, 다른 취미 등 자신을 전과 다르게 가꾸려고 애쓴다. 들레즈가 말한 ‘- 되기’다. 변신을 위해서는 용기와 도전이 필요하다. 각자의 존재는 삶의 크기와 방향이 다르기에. 싯다르타도 변신을 꿈꾸고 이루었다. 그는 삶의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물은 소설에서 재생과 갱신의 상징으로도 사용된다. 싯다르타는 여정에서 최저점에 도달했을 때 절망에 빠져 강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그는 새로운 목적의식과 명확성을 가지고 물에서 나와 깨달음을 향한 길을 계속한다. 중수감의 감(坎)은 ‘물’이고 ‘험난한 인생길을 배우고 익히면서 헤쳐나가야 득통할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싯다르타』에서 싯다르타는 기름진 음식과 아리따운 여자들과의 관계를 끊고 다 떨어진 옷을 입고 남들이 주는 음식을 입에 넣었다. 그런 고행을 6년간 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왕자와 거지로 비교되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다. 변신하려면 용기와 도전도 필요하지만 절제와 결단도 필요하다. 독자들도 그런 절제와 결단을 해보시겠는가? 도전해 볼 용기가 나지 않을 것이다. 왕자라는 신분과 가족 관계를 끊어야 하기 때문에라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결단과 용기가 있어야 물에 빠진 자기 자신을 스스로 구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샛길로. 중수감괘의 효사를 보자. 먼저 지(地)의 자리다. 인생의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은 그 반작용으로 매일 먹고 자는 것으로 인생을 낭비한다. 인(人)의 자리다. 매일 그렇게 행동했으니 배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여러 성인병을 갖게 된다. 매사에 의욕이 떨어진다. 자신감이 제로 상태다. 편한 것만 찾게 된다. 그렇게 세월이 가면 인생의 뒷자락이 처참해진다. 결단해야 한다. 절제하고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그런 결단과 용기가 없다면 인생은 실패하게 된다. 천(天)의 자리다. 아침 일찍 일어나 이불 개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기 방을 깨끗이 청소하는 아주 작은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음식의 메뉴도 조절하고 집 밖으로 나와서 햇볕도 쬐고, 뛰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삶의 의욕이 생긴다. 새로운 목표가 생긴다. 머리로만 생각하지 말고 실천하면 된다. 인생이 변한다. 자신이 변신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자신의 삶에 대한 의지는 더욱 강화되고 바른길로 나아가게 된다. 깨달음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자신이 처한 일상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에 알맞은 꿈을 좇아서 그 꿈을 이루는 것, 그것이 깨달음이다. 깨달음은 도인들이 명산에 들어가 명상해서 이루는 것이 아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거기에 맞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에서 이루어진다. 여기에는 절제와 결단, 도전과 용기가 필요하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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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周易산책] '싯다르타'를 통한 물의 상징성과 인생 여정(중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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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학교에서 ‘벤허’의 리더십을 기대하며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사람들은 시대가 흘러도 명화 ‘벤허’의 감동과 스토리를 잊지 않고 있다. 필자는 중2 시절, 한 친척의 손에 이끌려 이 영화를 보았다. 당시 어린 가슴에 주인공의 강인한 몸매와 유대인의 신앙은 차치하고 그가 전차 경주에서 보여준 용기와 지혜를 보면서 가슴이 뭉클한 것은 명화가 주는 특별한 감응이자 선물이었다. 그 후에도 성인이 되어 영화 전체를 다시 보거나 부분적으로 반복해서 보는 재미는 여전할 뿐만 아니라 영화의 주인공에 대해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하게 되었다. 최근에도 매체를 통해 다시 본 영화의 감동은 예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었다. 그 바탕엔 벤허의 리더십에서 세상을 보는 지혜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삼성그룹 고(故) 이건희 회장에게 생전에 한 언론사의 기자가 삼성의 성공 비결에 대해 물었다. 이 회장은 뜻밖에도 영화 ‘벤허’ 이야기를 꺼냈다. 특히 아주 인상적이었던 전차 경주를 예시하며 두 주인공의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드러내었다. 악역의 ‘메살라’는 말들을 채찍으로 강하게 후려치는데 반해 ‘벤허’는 채찍 없이 경주에서 승리를 한다. 여기엔 ‘벤허’의 특별한 리더십이 눈에 띈다. 그는 경기 전날 밤 네 마리의 말을 어루만지면서 용기를 북돋아 준다. 바로 여기서 채찍 없이 동물의 마음을 움직이는 ‘벤허’와 같은 인재들 덕분에 삼성이 성공할 수 있었음을 고인은 분명히 말했다. 그렇다면 ‘벤허’의 리더십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첫째, 모두가 하얀색의 멋진 4마리 말을 격려하고 지극하게 보살핀 것이다. 각자 모두의 다른 말들의 이름을 불러주면서 쓰다듬어 주었다. 이른바 ‘래포(Rapport)’와 ‘믿음(Faith)’의 형성으로 일체감을 부여한 것이다. 둘째, 결전을 앞둔 말들에게 전차 경주의 전반적인 전략을 자세히 알려주며 자신감을 불어 넣은 것이다. 예컨대 “경주는 경기장 아홉 바퀴를 도는 게임이란다. 우리는 여덟 바퀴까지는 2등으로 가는 거야. 그러다가 마지막 아홉 바퀴 째는 전력 질주해서 1등을 확 따라 잡는거야. 자신있지?”라고 진지하게 교감을 하며 소통한 것이다. 셋째, 말들의 특성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한 것이다. 빠른 말은 외곽으로, 빠르지 않지만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말은 제일 안쪽으로, 보통이지만 끈기 있는 말은 중간에 배치했던 것이다. 이는 훗날 다양한 인재를 뽑아 그들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도록 채찍 대신에 말 고삐로 인재를 적절하게 운영한 삼성의 경영전략으로 정착되었다. 오늘날에 모든 조직은 ‘벤허’의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말 고삐의 강약과 군중들의 힘찬 함성에 담긴 메시지를 통해 말들에게 (접근)동기를 부여하고 지속적으로 격려하는 그 리더십 말이다. 리더십에는 이론적으로 수많은 유형이 존재한다. 하지만 ‘벤허’에서 재인식하는 구성원들과의 마음을 움직이는 끊임없는 소통과 교감, 적제적소의 전술적 배치, 조화, 자신감, 동기부여, 지속적인 격려, 배려 등의 운용능력은 결국 막강한 팀웍과 강력한 파워를 일으켜 승자가 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것이 삼성이 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배경이며 이런 인재 경영의 리더십이 삼성 그룹의 대표 브랜드가 되어 성공을 일군 역할을 한 것임을 우리는 재인식해야 한다. 학교에서의 학교장과 교사의 교육리더십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의 위기를 겪은 청소년들과의 정서적 교감과 소통, 그들에 대한 격려와 응원, 10대들 특유의 정서적 불안정에 대한 역지사지의 마음, 일상에서의 작은 실수와 실패를 기꺼이 인정하고 이를 축적해서 큰 자산이 되도록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것은 청소년의 역동성 발휘는 물론이고 자신감을 가지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행위를 꿈꾸는 인재를 육성하는 길이라 할 것이다. 이는 학교에서 교사와 학교장의 리더십이 아니고는 불가능하다. 시대는 흘러도 ‘벤허’ 리더십은 후대에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교육을 통해 인간의 존엄에 대한 사상과 믿음, 그리고 사랑의 실천을 배우고 익힘으로써 지금처럼 갈등이 만연한 학교에서 어떠한 장애물과 역경도 헤쳐 나갈 수 있는 교육력을 복원하는 것을 미래 교육의 새로운 표준(New Normal)으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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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학교에서 ‘벤허’의 리더십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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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리더스] 박수영 국회의원…시민들과의 소통의 창 '국회의원 쫌 만납시다'
- [교육연합신문=이정현 기자] 부산 남구 구민들과 함께 소통하는 박수영 국회의원(부산 남구갑)의 '국회의원 쫌 만납시다'를 통해 이 시대 정치의 현주소 그리고 대중을 리드하는 초선 국회의원의 각오를 들어봤다. 조선시대 두 임금 연산군과 정조를 보면 같은 왕자로 태어났지만, 둘 다 태어난 환경과 자라온 환경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연산군의 모친은 피의적삼의 주인공인 폐비 윤 씨이고 정조(이산)는 아버지 사도세자가 뒤주 속에서 죽는 것을 보고 자랐다. 하지만 연산군은 소통 없이 혼자만의 세상에서 은둔형 군주로 자라 조선시대 최악의 폭군으로 역사에 남았지만, 정조(이산)는 어머니 혜경궁 홍 씨 그리고 영조대왕과 꾸준한 소통으로 조선 최고의 개혁군주로 역사에 남게 됐다. 이처럼 리더의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소통이다. 이 소통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부산의 초선의원 박수영(부산 남구갑) 국회의원은 시민들과 격의 없이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당선되자마자 '국회의원 쫌 만납시다'라는 코너를 만들어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현재 153회를 진행해 왔다. 현재는 민원의 폭주로 인해 매주 일요일 유엔평화공원에서 부스를 설치해 시민들의 민원을 해결해 주고 있다. 행정가 출신인 그는 경기도 행정1부지사를 역임했고, 한반도선진화재단 대표, 그리고 최근까지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역임한 석학이다. 토요일 오전 9시에 그의 사무실에 가보니 자갈치시장 같이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구의원, 시의원, 변호사까지 앉아서 각종 민원을 속전속결로 처리하고 있다. 이들의 별명이 '남구의 어벤저스'팀이다. 국민을 대변하는 것이 국회의원이다. 하지만 당선만 되고 나면 태도들이 바뀌는 게 비일비재하지만 박수영 국회의윈은 부산남구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금껏 지키고 있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면서 모든 일정을 소화하면서 약속을 지키기 어려운 형편인데 리더의 모습을 착실하게 지키고 있는 박수영 의원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임에 틀림없다. 특히, 그는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라며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국가유공자, 독립유공자들에게 더욱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민족의 영웅 안중근 의사의 여동생 안성녀 여사의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기 위해 많은 도움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11월 11일에는 6.25때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한 리처드위트컴 장군의 동상 건립에 앞장서서 국민 1인당 '1만원 기부운동'을 펼쳐 이날 유엔평화공원에 시민들의 힘으로 리처드위트컴 장군의 동상이 세워졌다. 박수영 의원은 "꾸준하게 구민들과 약속한 '국회의원 쫌 만납시다'가 150회를 넘었다. 많은 민원들을 해결하면서 웃고 울고 구민들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다. 앞으로 500회를 목표로 더욱더 구민들의 곁으로 다가가겠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박수영 의원의 '국회의원 쫌 만납시다'가 전국에 프랜차이즈화돼 이 시대의 정치가 정말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올바른 정치가 되기를 부산 시민들과 함께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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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리더스] 박수영 국회의원…시민들과의 소통의 창 '국회의원 쫌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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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지킴이기자단] 김포의 문화유산 '장릉'
- [교육연합신문=주연우 학생기자]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에 있는 장릉은 제16대 인조의 부모인 원종(1580~1619)과 인헌왕후(1578~1626) 구 씨를 모신 능이다. 원종은 1623년에 인조가 왕위에 오르자 정원대원군으로 추봉되고, 1626년(인조 4)에 계운궁 연주부부인(인헌왕후)이 세상을 떠나자 김포 성산에 육경원을 조성하였다. 이때 정원대원군의 원의 이름을 흥경원(興慶園)이라 하였다. 이듬해인 1627년에 흥경원을 육경원으로 천장하면서 원의 이름을 흥경원이라 하였다가 1632년(인조 10)에 정원대원군이 원종으로 추존되면서 능의 이름을 장릉이라 하였다. 이때 능을 왕릉제도에 맞게 새로 조성하였다. 장릉은 조선왕릉의 일반적인 구성과 마찬가지로 진입공간, 제향공간, 능침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진입공간은 왕릉이 시작되는 공간으로 연지, 재질, 금천교로 이어진다. 제향공간은 차례를 모시는 곳으로 홍살문부터 수목방, 향로와 어로, 정자각과 비각이 해당된다. 능침은 황릉의 핵심 공간으로 왕과 왕후의 늘을 나란히 조성한 쌍릉이다. 장릉은 조선왕릉의 일반적인 형태를 따르면서도 추존 왕과 왕비 능이라는 역사성을 오롯이 담고 있다. 김포 장릉에는 ‘장릉 역사 문화관’이라는 곳이 있다. 그곳에는 김포 장릉의 이야기가 나열되어 있다. 어떠한 이유로 이 능을 짓게 되었는지, 어떤 것들이 이 능에 구성되어 있는지 등 여러 가지의 내용들이 나열되어 있다. 그 밖을 나서면 울창한 나무들이 기다리고 있다. 여기저기의 자연의 소리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가족들끼리 나들이를 나가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다. 장릉은 우리에게 역사도 알려주고 우리에게 쉼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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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지킴이기자단] 김포의 문화유산 '장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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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플라스틱 시대의 교육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을 편리하게 하고 보호하기 위해 생겨난 것들이 인간과 지구를 파괴하는 대상이 되기도 한다. 플라스틱도 그중 하나이다. ‘플라스틱 테러범’의 저자 도로테 무아장은 1950년 200만 톤이었던 플라스틱 생산량이 2020년 4억 톤으로 200배 이상 증가했고 2050년 생산량은 10억 톤 이상이 될 것이라고 추정한다. 저자는 대안으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한다. 기업들은 강제당할 때만 행동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플라스틱 시대에 살고 있다. 신용카드가 바로 플라스틱이다. 인류는 철재보다 플라스틱 재료를 더 많이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철기시대에서 플라스틱 시대로 넘어온 것이다. 석기시대의 도구가 철기시대의 도구에게 밀리듯이 플라스틱이 이미 철을 성큼 넘어서고 있다. 비닐봉지는 자기 무게의 2,000배를 감당할 수 있다. 얇고 가벼우며 내구성이 뛰어나다. 일상생활용품에서 금속은 플라스틱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일회용품은 인류에게 여유시간과 편리함을 주었다. 플라스틱 포장은 음식물 부패를 막아 유통기한을 늘려준다. 야구장에서는 페트병만을 허용하고 비행기 안에서도 플라스틱 식기도구를 제공한다. 안전 때문이다. 창틀과 창문 새시의 경우도 단열과 소음 등의 문제로 플라스틱 등의 합성수지 소재로 시공한다. 플라스틱은 코끼리 상아를 대체하여 코끼리를 멸종 위기에서 구원했다. 또한 플라스틱이 목재를 대체하면서 산림 파괴 역시 감소했다. 사시사철 싱싱한 과일과 채소를 먹을 수 있는 것도 플라스틱 덕분이다. 플라스틱 제품으로 인한 환경오염은 문제로 떠오르지만 플라스틱의 유용성과 경제성 때문에 플라스틱 소비는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분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사용시간은 평균 20분인데 오염은 1,000년을 간다. 다큐멘터리 'A Plastic Ocean'을 보면 폐플라스틱이 바다에 흘러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을 볼 수 있다. 버려진 플라스틱이 잘게 부서져도 썩지는 않기에 눈이 보이지 않는 미세 플라스틱들이 수도 없이 발생하는 것이다. 현재 거의 모든 식료품과 음료,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의 몸속에는 미세 플라스틱이 있다고 추정된다. 인류가 플라스틱을 생산한 이후로 썩은 것은 하나도 없고 모두 지구 곳곳에 쌓여 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중단하는 것은 지금 가능한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개선을 감행해야 할 시기가 왔다. 플라스틱은 강을 건너는 시기에는 생명을 살려줄 만큼 유용했지만 강을 건너고 나서 그것을 짊어지고 가는 것도 생존을 위협하는 행동이다. 저자는 욕조가 넘치면 수도꼭지를 잠그듯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2023년부터 환경교육이 학교에서 의무화한다고 한다. 연간 180시간이 넘는 의무 필수 이수 시간만 늘어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 플라스틱에 대한 환경 교육은 동영상 시청이 아니라 교육과정과 실생활이 함께하는 실질적인 교육이 되기를 소망한다. 플라스틱의 운명을 보면 인간의 죽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인류에게 소중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 예술진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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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플라스틱 시대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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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근대문화안내사 김강호, "지울 수 없는 바보 노무현의 기억"
- [교육연합신문=김병선 기자] 경상남도 고성군의 한 바닷가 펜션에서 발견된 특별한 역사적 버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故노무현 前대통령이 검찰 소환 당시 사용한 버스, 차량번호 71가 1102. 그 당시의 역사를 현장에서 간직하고 있는 특별한 증거물이다. 지난 몇 년 동안 근대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힘쓰고 있는 김강호 근대문화안내사는 이 펜션에서 뜻밖의 역사를 마주하게 된다. 펜션 주인은 주차비 부담으로 폐차 위기에 처한 이 버스를 버리지 않고 보존하고자 했으며, 그 노력 덕분에 이 버스는 새로운 역사적인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 버스는 2009년 4월 30일 노무현 대통령이 봉하마을을 출발해 고속도로 생중계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다. 그 당시의 상황과 정취를 증명하는 중요한 증거물이지만, 오랜 세월 동안 홀로 방치돼 있었다. 이를 알게 된 김강호 근대문화안내사는 펜션 주인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역사를 후세에 전해지도록 부탁했다. 이 작은 어촌이 노무현 대통령의 회고록과 수행원들의 증언을 담은 새로운 성지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버스는 폐차로 버려지지 않고 우리의 역사 한 페이지의 주인공으로서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이 작은 고성군 펜션은 곧 또 다른 이 버스의 고향으로 의미 있는 장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김강호 근대문화안내사는 이 작은 어촌 마을을 떠나면서 1102 버스를 뒤편에서 바라봤다. 이 버스는 이제는 방치된 폐차가 아니라 역사를 간직하고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되어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찬란하지 않은 소박한 이 버스가 바보 노무현의 정감 어린 눈물의 이야기를 다시 전파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소박한 삶의 단면을 담은 버스가 이렇게 소중하게 보존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전하고 있다. 김강호 근대문화안내사는 다시 이곳을 찾을 것이며, 그때까지 이 작은 마을이 노무현 대통령의 역사를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는 것에 기쁨을 느끼며 떠났다. 그리고 1102 버스에 대해 "다시 올게, 그래도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라고 말하며 작은 어촌 마을에 남은 노무현 대통령의 기억을 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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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근대문화안내사 김강호, "지울 수 없는 바보 노무현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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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周易산책] 자기 극복을 통한 도덕적 위대함(뢰천대장)-'큰 바위 얼굴' 되기와 나 되기
-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우리는 종종 도덕적인 가치와 선량한 행동이 어떻게 인생의 핵심이 되는지에 대해 생각한다. 이런 질문을 탐구하고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하여 자기 극복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학작품과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탐구하고자 한다. 「대상전」에 뢰천대장괘를 보면 ‘하늘 위에 우레가 치는 모습이다. 군자는 이를 본받아 삶의 태도에 있어, 예가 아니면 밟지 않는다.’고 되어 있다. ‘뢰천대장(雷川大壯)’의 ‘대장(大壯)’은 ‘크게 성대하다’는 의미다. 크게 성대하려면 자기를 이기는 자여야 한다. 자기를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예를 실천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예는 삶의 질서이고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다. 예는 가장 보편적인 항상된 가치관이다. 공자도 『주역』의 뢰천대장괘를 인용하여 “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고, 움직이지도 마라”고 했다. 예를 실천하며 자기를 이기는 자가 크게 성대해진다는 과정을 보여주는 문학작품이 있다. 너새니얼 호손(Nathaniel Hawthorne)의 『큰 바위 얼굴』이다. 너무나도 유명해서 교과서에도 인용되었던 작품이다. ‘이상적인 인간상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이야기다. 돈을 많이 번 사람인 상인, 전쟁에서 승리한 사람인 군인, 높은 지위에 올라간 사람인 정치인, 그리고 시인은 인간의 높은 정신을 찬양하고 노래한 사람이다. 주인공인 어니스트는 어떻게 큰 바위 얼굴이 되었나? 큰 바위 얼굴을 묘사하면 장엄하고 인자하며 늘 웃고 있는 모습이다. 어니스트는 자연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그가 하루 살아있음으로 해서 세상이 그만큼 더 좋아지고 사랑스럽게 되도록 하는 인물이다. 즉 큰 바위 얼굴은 ‘사랑’이다. 사랑은 물질과 정신을 조화시킬 수 있는 힘이다. 이 사랑 때문에 이 세상이 만들어졌고, 이 우주가 아름다운 곳이 되었기 때문이다. 『큰 바위 얼굴』은 1850년에 출판된 너새니얼 호손(Nathaniel Hawthorne)의 단편 소설이다. 이 이야기는 도덕적 위대함이라는 주제와 외모보다 내면의 성격이 더 중요하다는 주제를 탐구한다. 이야기는 '스스로를 이기는 자가 성대해진다'라는 문구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지만, 기본 개념과 일치한다. 『큰 바위 얼굴』의 주인공 어니스트의 여정을 따라가 보자. 『큰 바위 얼굴』에서 주인공 어니스트는 위인의 얼굴을 닮은 거대한 암석 아래 계곡에 살고 있다. 어렸을 때 어니스트는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사람이 나타나 유명한 인물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듣는다. 그는 그러한 사람이 도덕적, 영적 위대함을 구현할 것이라고 믿는다. 어니스트는 큰 바위 얼굴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자라며 고결한 삶을 영위하며 그의 친절, 지혜, 성실함으로 유명해진다. 언젠가는 정말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사람이 나타나 다른 사람의 위대함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큰 바위 얼굴로 표현되는 이상에 대한 어니스트의 헌신은 그의 성격을 형성하고 그의 행동을 인도하여 그를 지역 사회에서 사랑받는 인물로 만든다. 개인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도덕적 탁월함을 추구하며 내면의 위대함을 계발함으로써 스스로 위대해질 수 있다. 결국 큰 바위 얼굴과 비슷해진다. 이야기에서 어니스트는 도덕적 위대함을 보여주는 인물로 제시된다. 도전과 의심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큰 바위 얼굴로 대표되는 이상에 부응하기 위한 그의 헌신에 변함이 없다. 그는 유덕한 생활을 하며 친절과 지혜와 성실을 보여주며 삶을 살아간다. 어니스트의 자기 극복 여정은 개인의 성장과 변화, 그리고 자신의 한계, 의심, 유혹을 극복함으로써 어니스트는 품성이 관대해진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고양시키는 내적 자질을 배양한다. 예를 들어, 어니스트는 물질적 부와 권력으로 알려진 인물인 개더골드가 계곡에 도착했을 때 처음에는 부러움이나 자기 의심으로 힘든 내적 경험을 한다. 그러나 어니스트는 성찰과 반성을 통해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도덕적 발전의 길에 집중한다.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어니스트의 내적 변화가 계곡 사람들에게 분명해진다. 그들은 어니스트의 진정한 선하심과 어니스트가 그들의 삶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인식한다. 자신의 결점을 극복하고 연민과 정직의 가치를 포용하는 어니스트의 능력은 궁극적으로 그를 그들의 눈에 훌륭한 인물로 만든다. 자기 극복을 통한 도덕적 위대함을 향한 어니스트의 여정에서 우리는 더 높은 수준의 ‘나-되기’를 보게 된다. 여기서 잠깐! 샛길로. 어니스트의 인생은 ‘큰 바위 얼굴 – 되기’였다. 이제부터는 뢰천대장괘의 효사와 관련지어 ‘나-되기’를 보여주고자 한다. 어린 아이들은 뛴다. 어떤 의미도 목표도 없이 그냥 뛴다. 그만큼 양의 기운이 충만하다. 필자도 어린 시절은 그냥 뛰어다닌 추억밖에 없다.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자연과 호흡하고 자연과 일체가 된 삶이었다. 한마디로 자연인이었다. 한 마리 어린 양이었다. 그러다 초등 3학년 쯤 되었을까. 차츰 지식이라는 것에 관심이 생길 무렵이었다. 『그림 없는 그림책』 이라는 책을 친구가 보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림형제의 동화였던 것 같다. 그림 없는 그림책? 그게 무슨 말인가? 그림이 없는데 그림책이라고? 호기심이 생겨 친구에게 그 책을 빌려 읽기 시작했다. 시골에서 매일 산과 들만 바라보던 필자에게 그 책은 신비롭기까지 했다. 그렇게 호기심으로 촉발된 지식 쌓기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교문 앞에서 책 장수가 『수수께끼 책』을 팔고 있었다. 나도 그 책을 갖고 싶었다. 학교에서 돌아와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거절당했다. 필자는 울면서 학교에 갔다. 고갯마루를 오르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필자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꼬깃꼬깃한 오백환 짜리 지폐를 내 손에 쥐어 주시면서 “그 책 꼭 사라”하시는 것이었다. 나는 기분이 좋아라고 어머니의 뒷모습은 보지도 않고 학교로 뛰어갔다. 달렸다. 목적이 있어서 뛴 적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뛰면서 생각했다. ‘그 책이 다 팔렸으면 어떡하지’, ‘그 책 장수가 벌써 가버렸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더 빨리 뛰었다. 다행히 학교 앞 교문에는 아직도 책 장수가 있었고, 책도 그대로 쌓여 있었다. 책을 샀다. 그리고 스폰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밤새워 그 책을 읽었다. 재미있었다. 음악, 미술, 지리, 사회, 경제, 역사 등 지식의 총체였다. 그 책을 세 네 번 읽었다. 집 안에 내가 읽을 수 있었던 책은 교과서 빼고 그것밖에 없었다. 나중에는 나의 지식을 자랑하고 싶어서 그 책을 학교에 가지고 가서 친구에게 보여주며 “뭐든 물어봐”하며 은근히 자랑했다. 시골 아이들은 나한테 ‘척척박사’라는 별명을 지어 주었다. 어린 시절 그것이 각인되어 그 후로 책을 사랑하게 되었다. 키도 작고 힘도 세지 못해서 사춘기 때는 책 읽는 재미에 빠져 살았다. 세계문학전집, 한국문학전집, 각종 사회, 역사, 철학 서적까지 독파했다. 물론 학교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93의 효사 ‘그러나 군자라면 그러한 장성한 기운을 쓰지 않고 자기를 이기는 데로 그 강한 기운을 돌린다’처럼 그렇게 사춘기와 대학시절을 보냈다. 사회의 초년병이 되었을 때 95의 효사처럼 ‘숫양을 잃어버렸다. 나에게 숫양은 책이다. 그동안 사 모은 책들을 학교에 기증해 버렸다. 지금도 동인천고, 강화고에 가면 내 필체가 묻어있는 책들이 있을 것이다. 기증하면서도 매우 아쉬웠다. 특히 볼음도라는 섬의 분교로 발령받아 갔을 때는 그 아쉬움이 더욱 컸다. 분교의 아이들은 3명. 사춘기라는 질풍노도의 시기라 책이 무척 필요한 때였으리라. 내가 강화고 도서관에 기증한 책들, 배에 싣고 오기가 귀찮아서 기증해버린 그 책들이 이곳 분교의 아이들에겐 꼭 필요한 책들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95 효사처럼 ‘오히려 후련하다. 후회할 일이 없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 섬 아이들에게 내가 좀 더 좋은 일을 할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죄스러움이 후회로 남는다. 상6의 효사처럼 ‘운명을 거스르지 말고’ 살아야겠다. ‘글과 나’의 관계는 거의 운명처럼 얽혀있다는 것을 이제야 조금씩 깨닫게 된다. 운명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두드리지 마라. 운명처럼 그렇게 된다. 어린 시절부터 내 운명의 실타래는 각성을 통해 그렇게 짜여지고 있었다. 자기 극복을 통한 도덕적 위대함을 향한 『큰 바위 얼굴』의 어니스트처럼, 우리는 더 높은 수준의 ‘나-되기’를 훈련하며 성숙해 가는 것이다. 그것이 인생이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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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周易산책] 자기 극복을 통한 도덕적 위대함(뢰천대장)-'큰 바위 얼굴' 되기와 나 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