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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장윤기 사건을 통해 얻은 교훈과 바람직한 인성교육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오늘도 각종 TV 매체에서는 ‘장윤기 사건’이 단 한 순간도 거르지 않고 오랫동안 ‘핫(hot)’한 뉴스 기사로 오르고 있다. 물론 그 이유는 범죄의 잔혹함을 넘어 권력 유착, 초동수사 부실, 그리고 인간 염치의 상실이라는 촌극이 집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2026년 5월 광주에서 장윤기에 의해 벌어진 한 여고생 성폭행 및 살인 사건은 10대 청소년의 귀중한 목숨을 앗아간 가슴 아픈 비극이자, 우리 사회의 법치와 윤리가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충격적인 사건이다. 이 글에서는 청소년들에게 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기 위한 경종으로 삼기 위해, 사건의 전말과 교육적 교훈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는 향후 유사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는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사건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첫째, 계획된 왜곡과 뻔뻔한 변명으로 “우발적 자살 충동”이라는 거짓말이다. 피의자 장윤기(23세)는 체포 초기 “극단적 선택을 하려다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와 디지털 포렌식 결과, 범행 이틀 전 직장 동료 성폭행, 1.2km 미행, 차량 문을 열어둔 납치 시도, 결박용 케이블타이 준비, 학창 시절부터 SNS에 남긴 “청소년 여성 납치 범행” 발언 등이 속속 드러났다. 자신을 ‘불쌍한 피해자’로 포장하려던 가해자의 황당한 변명이 언론에 하나씩 노출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둘째, “아빠가 경찰이라서”라는 아빠 찬스 수사 유착과 부실 초동수사 논란이다. 사건이 끊임없이 잡음을 낳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가해자 부친과 큰아버지가 현직 경찰 간부라는 사실 때문이다. 수사 초기, 현직 경찰인 부친이 자택 내 주요 증거물(성인용품 등)을 폐기했고, 경찰은 강간살인 혐의(최소 무기징역)가 아닌 단순 살인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 ‘봐주기 수사’ 의혹을 자초했다. 검찰이 재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바로잡고, 경찰청 특별수사단이 당시 형사과장 등 책임자들에 대해 직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신청하는 지경에 이르면서 매일 같이 새로운 스캔들이 쏟아진 것이다. 셋째, 뻔뻔한 미래 계획과 빼앗긴 희생자의 꿈이 서로 극과 극을 이루고 있다. 희생된 고(故) 이채원 양은 생전 응급구조사를 꿈꾸며 이웃을 돕고자 했던 따뜻한 청소년이었다. 반면 가해자 장윤기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수감된 상태에서도 “교도소에서 자격증을 취득하겠다”며 자신의 미래를 태연하게 계획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타인의 삶을 송두리째 짓밟아놓고 정작 자신의 삶은 알뜰히 챙기려는 피도 눈물도 없는 몰염치한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씁쓸함과 분노를 안겼다. 그렇다면 우리 청소년들이 이 사건에서 배워야 할 삶의 교훈은 무엇인가? 첫째. ‘핑계의 기술’ 대신 ‘책임의 무게’를 배워야 한다. 어른들의 세상에는 종종 자신의 범행을 ‘환경 탓’, ‘기분 탓’, ‘우발적 충동’으로 포장하려는 비겁함이 넘쳐난다. 하지만 진짜 어른이란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엄중한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청소년 시기부터 자신의 잘못을 타인이나 상황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직면하는 용기를 배워야 할 것이다. 둘째, 타인을 대상화하는 왜곡된 정보와 거리 두기다. 장윤기는 학창 시절부터 음란물과 삐뚤어진 욕망에 노출되며 타인을 인격체가 아닌 ‘성적 대상’이나 ‘범죄 대상’으로 바라보는 왜곡된 인식을 키웠다. 인터넷과 미디어에 범람하는 그릇된 성 관념과 자극적인 정보들을 비판적으로 걸러내고, 타인의 인권을 존중하는 감수성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셋째,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정의감과 용기다. 이 사건의 비극 속에서도 빛난 것은 위험을 무릅쓰고 친구를 구하기 위해 달려들었던 동년배 학생의 용기였다. 또한 권력 유착 의혹에 굴하지 않고 진실을 파헤친 언론과 검찰의 추적은, 시스템이 오염되더라도 결국 정의는 바로잡혀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이 사건을 교육적으로 청소년들에게 하나의 의미와 교훈을 남길 수 있는 것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자신의 욕망을 통제하는 자제력과, 잘못 앞에 고개를 숙일 줄 아는 주변 사람들의 염치다. 타인의 삶을 짓밟고 얻는 자유는 결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청소년 교육에 시사점으로 부각시켜 활용함으로써 인간의 도덕적·윤리적 사상과 가치, 그리고 생명 존중 의식을 더욱 확고하게 고취하는 것이야말로 인성교육과 인간 존중의 핵심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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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교실 사법화에 경종 울리기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요즘 대한민국 학교는 교육의 전당이라기보다 교사의 ‘아동학대’, 또는 ‘정서 학대’로 인한 사법화가 일상화됨에 따라 법원 직영 아동 청소년 상담소에 가까워졌다. 예컨대, “선생님, 쟤가 제 지우개 가져갔어요!”라는 귀여운 고자질의 시대는 저물었다. 이제는 “선생님, 그 눈빛과 말투는 제 아이에게 정서적 학대 행위이니 법정에서 뵙겠습니다”라는 무시무시한 ‘사법 고소’의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상 이상의 많은 교사들이 고소·고발의 홍수 속에서 숨을 죽이고 있다. 그런데 다소 이해 불가의 사실이 있다. 이렇게 난무하는 교육 현장의 아동학대 고소 중 거의 대부분이 조사나 재판 과정을 거쳐 결국 ‘기각’되거나 ‘무죄 판결’로 끝난다는 점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법정에서 “죄가 없다”고 최종 판결을 내려준들, 그동안 교사가 흘린 피눈물과 영혼의 상처는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 교사가 법정을 들락날락하는 동안 방치된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은 어디서 환불받아야 하는가? “아님 말고” 라는 무분별한 고소로 교육 현장을 초토화한 무법자들에게 이제는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할 때이다. 이 글에서는 교권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방어벽, 이른바 ‘징벌적 교육방해죄(가칭)’ 제정의 필요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미국의 저명한 법학자이자 문화비평가인 필립 하워드(Philip K. Howard)는 그의 저서 『법의 죽음(The Death of Common Sense)』에서 과도한 사법화가 어떻게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리는지 경고한 바 있다. 미국에서도 1990년대 이후 학교 내 소송이 급증하자, 교사들이 학생의 싸움을 말리지 않거나 칭찬조차 조심하는 ‘방어적 교육’ 현상이 일어났다. 하워드는 이를 “법이 상식을 집어삼켜 공동체를 마비시킨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 및 교육청 국정감사 자료 등에 따르면, 교사를 상대로 한 아동학대 신고 중 실제 처벌(벌금형 이상)로 이어지는 비율은 극히 낮다. 대부분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되거나 재판에서 무죄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죄를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이 걸린다. 그동안 교사는 직위해제를 당해 월급이 깎이고, ‘아동학대 피의자’라는 주홍글씨를 단 채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 교사가 무죄 판결을 받고 교단에 돌아왔을 때, 교실에 남은 것은 영광의 상처, 서먹함과 두려움뿐이다. 전쟁에서 이겼는데 영토는 황무지가 된 꼴이다. 우리 사회는 지하철에서 비상정지 버튼을 장난으로 누르면 무거운 과태료를 부과한다. 수많은 사람의 발을 묶고 시스템을 마비시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학교라는 공공 시스템을 사적인 감정이나 무리한 요구로 마비시킨 사람에게도 통념에 상응하는 책임, 즉 ‘교육 활동 마비죄’ 혹은 ‘무고성 교육방해죄’를 물어야 공평치 않겠는가? 이를 위해 첫째, 소송 비용 및 정신과 치료비 ‘전액 역청구’가 필요하다. 무죄나 무혐의가 확정되는 순간, 고소인이 교사의 변호사 선임 비용은 물론, 그동안 입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그리고 교사 공백을 메우기 위해 투입된 대체 강사 인건비까지 전액 배상하도록 법제화하는 것이다. 둘째, 공익 봉사 명령(‘학교 잡무 100시간’)부여다. 돈으로만 해결하면 ‘유전무죄’가 될 수 있으니, 무리한 고소로 학교 행정을 마비시킨 학부모에게는 학교 행정실이나 급식실에서 공익 봉사를 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이는 본인이 마비시킨 교육 현장이 얼마나 치열하게 돌아가는지 몸소 체험해 보라는 취지라 할 것이다. 교사를 죽이는 과도한 사법 고소·고발을 종식시키기 위해, 무죄 판결 시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하는 법 제정은 결코 과한 처사가 될 수 없다. 단적인 예로 축구의 헐리우드 액션에 대한 대응(경고 또는 퇴장)을 보라. 이제는 무너진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대다수의 선량한 학생들의 학습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정당방위’가 필수적이다. 법은 교실을 흔드는 자들에게 엄중한 청구서를 주저 없이 발행해야 한다. 상식이 통하는 교실, 교사가 안심하고 출근하는 학교를 만드는 것, 이것이 우리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교육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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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월드컵은 끝났지만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4년을 기다렸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이 끝났다. 한국은 첫 경기에서 체코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기대를 키웠지만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이어 패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한국 축구의 개선 여론 속에서 홍명보 감독이 사퇴했다. 2002년 월드컵은 우리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고 2026년 월드컵은 다른 숙제를 남겼다. ‘이제는 정말 바꿔야 한다.’ 한국 축구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과거 관행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는 ‘뫼비우스의 띠’ 같은 역설적 상황에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한국 교육은 어떤가. 인공지능, 창의력, 학생 중심이라는 구호 아래 실질적인 시스템은 건드리지 못하고 ‘뫼비우스 띠의 길’을 달리는 것은 아닌가. 정답과 입시라는 관행의 길은 한국 교육이 뛰어내려야 할 길이다. 축구에 ‘경기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입시만 바꾼다고 교육이 달라지지 않는다. 교실이 바뀌고, 수업이 바뀌고, 평가가 바뀌어야 한다. 월드컵에서 강한 팀은 실수를 숨기지 않는다. 패배를 분석하고 다시 도전한다. 그러나 우리는 교육의 실패를 학생 탓, 교사 탓, 부모 탓으로 돌리는 데 익숙하다.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가. 수없이 강조했듯이 입을 닫고 귀를 기울이는 수업이 아니라 질문을 만들고 협력하고 실수에서 배우는 교육이다. 상대를 끌어내리는 교육이 아니라 협력하는 교육이다. 거대한 과학기술은 많은 반복적 실수와 협력으로 업그레이드한 결과물이다. 컴퓨터 세상이 되면서 업그레이드는 일상이 되었다. 유연한 업그레이드는 생존 조건이다. 산업화 시대의 경직된 교육 방식을 인공지능 시대까지 끌고 간다면 미래를 이길 수 없다. 세상이 변했는데 교실이 변하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미래가 아니라 과거를 배우게 된다. 좋은 축구는 좋은 선수가 만드는 것보다는 좋은 시스템이 만든다. 좋은 교육도 마찬가지다. 한 명의 천재를 기다리는 나라보다 평범한 아이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꽃피울 수 있는 나라가 결국 미래의 승자가 된다. 우리는 선수가 바뀌기를 기대할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바뀌기를 요구해야 한다. 교사를 믿고, 학생에게 질문할 자유를 주며, 교실을 토론과 협력의 공간으로 바꾸어야 한다. 창의성은 침묵에서 자라지 않고 질문에서 시작된다. 우리의 교실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학생은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보다 출제자의 생각을 추론하는 훈련을 받는다. 실패는 성장의 과정이 아니라 감점의 이유가 된다. 인공지능은 이미 지식 암기의 인간을 앞질렀다. 검색도, 계산도, 번역도 기계가 더 빠르다. 인간에게 남은 경쟁력은 질문하는 능력, 서로 협력하는 능력, 새로운 의미를 만드는 능력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어제의 방식으로 내일의 인재를 키우고 있다. 장기적 교육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월드컵 패배는 경기의 패배지만 교육의 실패는 미래 세대의 돌이킬 수 없는 패배이다. 세계와 경쟁하는 시대에 단기적인 정책 중심의 교육은 처참한 패배를 불러 올 수 있다. 월드컵 조별 탈락을 통해서 우리 교육을 볼 때 결코 남일 같지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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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무너지는 교실 속에서도 조용히 싹트는 ‘진짜 공교육’의 실태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우리는 흔히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는 말을 달고 산다, 하지만 이는 기원전(B.C) 1700년경 수메르 점토판에도 적혀 있었다. 참으로 오랫동안 인간 성장에 대한 교육적 한탄은 인류의 유구한 전통으로 아어진 것이다. 특히 오늘날 대한민국의 교육 언론을 장식하는 뉴스들을 보면 온통 여기저기서 교권 추락, 붕괴된 교실, 인공지능(AI) 시대의 학력 미달, 그리고 끝없는 입시 경쟁까지, 온통 사면초가에 빠진 ‘교육 부실론’뿐이다. 그러나 모든 교실이 절망의 비명만 지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세상 모두가 한국 교육의 절망적인 상황을 진단하고 있을 때, 전국 구석구석의 학교 현장에서는 도덕과 상식, 그리고 인간미를 복원하며 ‘공교육의 기적’을 일구어내는 진짜 교육자들과 아이들이 존재한다. 이 글에서는 비판과 비난의 목소리를 잠시 가라앉히고, 묵묵히 교육의 본질을 혁신하며 주목받고 있는 교육의 현장들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최근 교육계의 화두는 AI 교육과 같은 ‘기술적 진보’에 치우쳐 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배워도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모른다면 그 교육은 실패한 것이다. 이 엄혹한 시대에 경쟁 대신 ‘상생과 인성’을 전면에 내걸고 획기적인 성과를 낸 사례가 있다. 이를 널리 알리고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은 긴 장마 끝에 모처럼 활짝 피어오른 햇살과 같은 감응을 일으킨다. 먼저 경기도 파주교육지원청이 전개하고 있는 ‘마음 온(溫, ON) 인성교육’ 프로젝트다. 파주 관내 초·중·고등학교들은 ‘1학교 1인성브랜드’를 자율적으로 선정해 교육과정 속에 완전히 녹여냈다. 2026년 2월 파주교육지원청이 선정한 인성브랜드 실천 우수학교(청암초, 통일초, 선유중, 운정고 등)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타임즈, 2026년 2월 4일 자 보도). 이 학교들은 일회성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상시로 배려와 감사를 실천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욕설이 난무하던 복도에 감사 인사가 흐르고, 선후배가 멘토링을 통해 격차를 메우는 모습은 ‘인성교육이 곧 최고의 학력 향상 대책’임을 증명했다. 지식만 욱여넣는 ‘인큐베이터 교실’을 인간성을 따뜻하게 켜는(ON) ‘온실’로 바꾼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학교가 바뀌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무거운 관료주의와 행정 편의주의다. 교사가 공문 처리에 치여 아이들 눈을 맞출 시간이 없다면 그 교육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그런데 경남교육청이 지난 12년간 추진해 온 ‘경남 혁신교육’은 일부 학교의 실험을 넘어 공교육 전체의 문화를 바꾼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교육언론창, 2025년 기획 분석 보도). 이 사례가 주는 교육적 울림은 경남 혁신교육의 핵심이 ‘학교 자치’와 ‘교사 행정업무 경감’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교사를 온전히 아이들 곁으로 돌려보내니, 수업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주입식 수업은 학생 중심의 프로젝트형 토론 수업으로 바뀌었고, 아이들은 획일적인 정답 찾기가 아니라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개별 교사의 독단적 헌신에 의존하던 구조를 깨고, 학교 공동체 전체가 협력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공교육 개혁의 가장 큰 수확이라 할 수 있다. 초·중등 교육의 긍정적인 변화가 입시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좌절하지 않으려면, 고등 교육과의 유기적인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제는 단순히 “착하게 살자”는 훈화식 교육을 넘어, 인성과 창의성을 고등 교육 및 지역 산업과 연계하는 획기적인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그와 같은 획기적인 대안으로 경상남도가 추진 중인 미래차·방산 등 지역산업 DNA를 교육과 연계하는 ‘G-10 모델’(한국대학신문, 2025년 보도)처럼, 이제는 대학과 시도교육청이 손을 잡고 ‘인성 및 창의성 특별전형’을 교육 벨트화해야 한다. 이 땅에서 매우 흔한 일로 대한민국 교육의 문제점을 찾아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손쉬운 일이다. 확대경을 들이대고 교실의 상처를 들추며 비난의 화살만을 쏘아 대는 것은 지양할 일이다.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얼어붙은 학교 현장을 녹이고 묵묵히 헌신하는 교사와 학교를 응원하는 따뜻한 ‘햇볕’의 시선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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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AI 시대, ‘기술 낙관론’의 후퇴와 기초학력의 역습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최근 대한민국 교육계의 지배적인 언어는 단연 ‘AI’와 ‘디지털 대전환’이다. 이를 반영하듯이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인공지능(AI)이 학생 개개인의 학업 성취도를 분석해 맞춤형 문제를 제공하고, 교실마다 태블릿 PC와 디지털 교과서가 보급되면 해묵은 학력 격차와 사교육 문제가 마법처럼 해결될 것만 같았다. 그동안 몇 해에 걸쳐서 수조 원의 예산이 에듀테크 인프라 구축에 투입되었고, 미래 교육은 손에 잡힐 듯 가까워 보였다. 그러나 2026년 7월 현재, 대한민국 교육 현장의 분위기는 완전히 급반전했다. 화려한 기술적 수사(修辭) 뒤에 가려져 있던 차가운 현실, 즉 ‘사상 최악의 기초학력 붕괴’와 ‘디지털 과의존’이라는 역풍을 정면으로 마주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26년도 주요 업무계획과 예산 편성 추이를 살펴보면, 기술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국가 책임 기초학력 보장’을 정책의 최전면에 다시 배치했음을 알 수 있다. 화려한 미래 기술 낙관론이 교실의 참담한 현실 앞에서 일보 후퇴하고, 교육의 가장 본질적인 ‘기초’가 2026년 교육계의 ‘핫(hot)’한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이러한 학력 붕괴의 주범으로 지목된 것이 바로 과도한 디지털기기 노출이다. 위기감을 느낀 국회는 결국 지난 하반기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하여, 올해 2026년 3월 1일부터 ‘전국 학교 내 학생 스마트폰 사용 원칙적 금지’라는 초강수 제도를 전면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행정규칙에 불과했던 스마트폰 제한을 상위법 개정을 통해 법제화한 것은 그만큼 아이들의 디지털 중독과 교실 붕괴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이의 연계로 지난 7월 1일, 새로운 교육감들이 업무를 시작하면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결제 서류 1호로 경기도 내 초중고에서의 ‘폰-프리(Phone-free) 스쿨’ 선언에 이르렀다. 이는 AI 시대에 학교에서의 소통을 강화하고 학력의 저하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의 일환으로 판단된다.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겠다며 예산을 쏟아붓는 동시에, 한편에서는 스마트폰을 법으로 금지하고 국가기초학력지원포털을 급히 개통하는 모순적인 풍경이 바로 이 시대 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라 할 것이다. 이처럼 디지털의 홍수 속에서 무너진 기초학력을 복원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첫째, 기술을 이기는 ‘기초학력 전담 교원’의 파격적 확장인 인프라 구축이 요구된다. 교육부는 ‘국가기초학력지원포털’을 구축하여 나이스(NEIS)와 연계한 학습 이력 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컴퓨터 모니터 속 데이터와 분석 리포트는 아이들의 무너진 학력을 스스로 메워주지 못한다. ‘수포자 및 ’국포자‘란 용어로 통칭되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교한 알고리즘이 아니라, 자신의 눈을 맞추고 발음을 교정해 주며 끝까지 기다려 주는 ‘인간 교사의 따뜻한 손길’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정론이다. 둘째, ‘질문하는 학교’와 ‘서·논술형 평가’로의 평가 혁신이 시급하다. 기초학력의 붕괴는 단순히 지식의 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정답을 도출해 내는 ‘생각의 근육’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다. 사지선다형, 오지선다형 객관식 시험에 최적화된 기존의 평가 체제 속에서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아이들이 요령만 터득할 뿐, 깊이 있는 인지 능력을 발달시키기 어렵다. 실제로 수능에 고득점을 한 졸업생들은 “고등학교 시절. 문제를 빨리 풀고 익숙해지는 연습만을 무한 반복했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이제 대한민국 교육은 방향타를 거듭 고쳐 잡아야 한다. 한때 국가교육위원회의 권고 사항이었다가 이제는 인권 침해가 아니라고 번복한 스마트폰 압수 제재라는 일차원적 규제를 교육혁명으로 간주하는 수준을 넘어, 아이들이 책장을 넘기며 스스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교실 환경을 시급하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화려한 예산안과 차가운 디지털 플랫폼 뒤에 숨지 말고, 교실 현장에서 아이들과 뒹굴며 기초를 닦아줄 ‘교사’라는 휴먼 웨어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공교육의 본령은 모든 아이가 사회적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단단한 지적·정서적 기초를 다져주는 데 있다. 부디 대한민국 교육이 만병통치약처럼 번지는 첨단 기술이라는 미혹에서 벗어나 ‘인간적 성장의 기초’라는 인간 중심의 위대한 본질에 보다 집중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소망하는 마음이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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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인생의 길은 전공이 아니라 도전이 만든다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이 말은 컴퓨터의 선구자 앨런 케이가 한 말로 유명하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어느 대학을 나왔는가?”, “무슨 전공을 했는가?”를 성공의 잣대로 삼는 관행이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시대는 이미 달라졌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직업을 바꾸고, 최첨단 기술이 산업의 경계를 허무는 시대에는 전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평생 배우려는 자세와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한성숙 신임 국무총리다. 그녀는 공학도도, 컴퓨터공학 전공자도 아니었다. 숙명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평범한 인문학도였다. 그러나 졸업 후 컴퓨터 전문지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누구보다 빠르게 정보기술의 미래를 읽었다. 이후 나눔기술을 거쳐 인터넷 포털 엠파스 창립 멤버로 참여했고, 국내 최초의 '열린 검색' 서비스를 기획하며 인터넷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어 NHN과 네이버에서 검색과 서비스 혁신을 주도했고, 2017년에는 네이버 최초의 여성 대표이사(CEO)에 올랐다. 그녀가 대표로 재직하는 동안 네이버는 웹툰, 간편결제, 인공지능, 글로벌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IT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발탁되었고, 이어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며 기업 경영과 공공행정을 모두 경험하는 보기 드문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한성숙의 인생은 우리에게 묻는다. “전공이 미래를 결정하는가, 아니면 배움이 미래를 결정하는가?” 말이다. 답은 이미 그녀의 삶 속에서 드러났다. 교육학자 존 듀이는 “교육은 삶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삶 그 자체”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은 출발점일 뿐이다. 삶은 졸업 후에도 계속 배우는 사람에게 더 큰 기회를 선물한다. 오늘날 세계적인 기업 CEO 가운데도 전공과 직업이 일치하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하는가? 중요한 것은 학과 이름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며, 끊임없이 배우려는 태도이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과거 기술자가 아니었지만 기술을 이해했고, 경영학도가 아니었지만 조직을 성장시켰으며, 정치인이 아니었지만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자리까지 나아갔다. 이것이 바로 융합형 인재가 갖는 힘이다.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꿈이 무엇이냐?"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은 “평생 무엇을 배우며 살아갈 것인가?”이다. 직업은 바뀔 수 있다. 산업도 바뀐다. 그러나 배우는 사람은 어느 시대에서도 살아남는다. 이 시대 최고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스스로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 교육도 이제는 정답을 빨리 맞히는 학생보다 새로운 질문을 던질 줄 아는 학생을 길러야 한다. 대학 입시를 위한 암기보다 세상을 바꾸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지식을 저장하는 사람보다 지식을 연결하는 사람이 더 큰 가치를 만든다. 한성숙 국무총리의 성공은 개인의 영광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그것은 대한민국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하나의 이정표다. 오늘의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영문학을 전공했다고 영어만 해야 하는 시대는 끝났다. 지방대 출신이라고 꿈을 포기할 이유도 없다. 실패했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결론은 배우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은 언제든 새로운 길을 만들 수 있다는 진리다. 교육은 직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드는 일이다. 사람다운 사람이 많아질 때 사회는 발전하고, 그런 사람이 혁신을 이끌 때 국가는 미래를 얻는다. 이제 우리는 조용하지만 강한 교육적 메시지를 얻었다. “전공은 출발선일 뿐, 목적지는 스스로 배우는 사람이 결정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오늘날 우리의 청년들은 고용 절벽의 시대를 살아간다. 온갖 스펙으로 실력을 갖추었지만 40만~70만 명의 청년들이 아무 하는 일도 없이 그냥 쉬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그 어렵게 살아 온 순간의 삶과 축적한 지식, 실력을 그대로 사장시킬 수는 없지 않은가? 대학에서의 전공은 하나의 경우일 뿐이다. 인생의 길은 전공이 아니라 도전이 만든다는 사실을 이 글의 주인공의 삶을 통해 느끼고 모델로 삼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바라는 마음이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교육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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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희 반려詩選] 김치전에 막걸리
- [교육연합신문=구본희詩選] 김치전에 막걸리 부침가루에 갑오징어와 김치를 잘게 썰어 놓고 휘휘 저어 올리브기름에 바삭 지진 전. 노란 양은 잔에 막걸리 따라 집사람과 저녁 대신 하루를 마신다. 비온 뒤 소래바다, 저녁놀에 얼굴 붉히고 창문 사이 스며든 바람에도 말복 끝 더위는 버티고 선다. 그래도 오늘은 숨결이 한결 부드럽다. 막걸리는 시원히 일렁이고 웃음은 잔 끝에서 번진다. 평범한 일상은 이젠 내 삶의 지갑, 행복은 소리 없이 내 옆에 눌러앉는다. ▣ 구본희 ◇ 前인천국제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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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교육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가야 할 길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한국 교육은 과거에 국제사회에서 ‘모범 사례’로 자주 언급되어 왔다. 전 미국 대통령 오바마는 재임 중에 “한국 교육을 보라”며 높은 교육열을 부러워하며 한국 교사들을 “국가 건설자(Nation Builder)”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한국은 3년마다 실시되는 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상위권을 놓치지 않고, 특히 수학과 과학에서 강세를 보이며 세계의 관심을 받아왔다. 이는 학부모의 높은 교육열, 학생들의 노력,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어우러져 만든 성과다. 그러나 세계가 한국 교육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은 우려도 깊다. 이 글에서는 우리 교육의 양면적 평가에 대해 고찰해 보고 나아갈 길을 제언하고자 한다. 한국 교육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보다 높은 학업 성취도다. 성실성과 근면함, 목표를 향한 집중력은 한국 학생들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꼽힌다. 또한 전자 교과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수업 등 ICT 기반의 교육 환경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학습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큰 효과를 발휘했다. 체계적이고 일관된 커리큘럼, 우수한 교원 역량 또한 세계 여러 나라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높은 성취’의 이면에는 입시 위주의 과도한 경쟁이 자리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는 우리 교육의 단골 비판 메뉴로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이어지는 과도한 경쟁 구조 속에서 학생들은 정답 맞추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시험 점수를 중심으로 구성된 교육과정은 비판적 사고와 자기주도성을 키우기 어렵게 만든다. 세계 언론은 이를 “점수는 높지만 창의성은 낮은 교육 모델”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한국 교육의 또 다른 그림자는 사교육이다. 이는 역으로 공교육의 불신과 퇴보를 의미한다. 수능과 내신에 대한 부담은 학부모를 사교육 시장으로 이끈다. 이로써 가계의 격차도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출발선이 다른 학생들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는 구조는 교육 본연의 목적을 훼손할 수 있다. 교육의 기회는 평등해야 하며, 그 평등이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을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오늘날 세계는 4차 산업혁명과 최첨단 디지털, 인공지능(AI) 시대에 걸맞는 창의성과 융합형 인재를 요구한다. 여기에는 정해진 답보다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 이제는 점수 중심의 지능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잠재력을 끌어내며 건전한 비판과 창의적 판단을 끌어낼 수 있는 지성 중심의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과도한 경쟁을 줄이고, 협력과 탐구 중심의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여러 가지 비판이 난무하는 가운데서도 한국 교육은 이미 세계가 주목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제는 그 시스템을 어떻게 조율하고 개선하느냐가 중요하다. ‘좋은 성적’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한때 공부의 신이라 불리던 한국 교육의 엘리트들이 사회와 공직에 진출해 ‘공부 머리’와 ‘일 머리’가 부조화를 이루어 무능의 대명사로 낙인찍히는 것을 최근 우리는 목격한 바 있다. 이는 우리 교육이 양성한 최고 엘리트들의 한계로 우리 교육의 성찰을 필요로 한다. 이제 우리 교육은 무엇보다 학생이 행복하게 배움에 열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부산 여고생 3명의 집단 자살처럼 우리의 청소년들은 세계적으로 연 10년째를 최고의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다. 과도한 학습에 대한 스트레스와 경쟁 교육에 대한 불안과 우울증이 겹쳐 발생하는 현상 중의 하나이다. 학생이 행복하고 교사가 존중받으며 사회가 교육을 신뢰하는 환경이 바로 진정한 교육 강국의 모습이라 할 것이다. 이제 우리 교육은 산업화 시대의 ‘한강의 기적’을 이룬 1등 공신이라는 성취에 아직도 도취해 있기보다는 세계의 석학들과 교육 전문가들의 진정 어린 변화의 충고에 귀를 열고 “잠들기 전에 가야 할 길이 멀다(We have so many miles to go before we sleep)”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구 한 구절을 가슴 깊숙이 품고 변화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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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교육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가야 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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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교실 안의 네잎클로버 찾기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인생은 예측할 수 없고 노력한다고 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우리는 살면서 무언가를 찾고 기대하고 찾아낸다. 네잎클로버는 그 작은 성과를 상징한다. 네잎클로버는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네잎클로버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것이 ‘희귀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의 노력으로 ‘찾아냈기 때문’일 것이다. 네잎클로버는 단순한 행운의 상징이 아니다. ‘발견하려는 의지’에 대한 작은 보상이다. 토끼풀을 ‘클로버’라고 부른다. 토끼풀 이름 유래는 3가지다. 토끼가 즐겨 먹기 때문이라는 것과 잎이 토끼 발자국을 닮았기 때문이라는 것과 마지막으로 하얀 꽃봉오리가 토끼 꼬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것이다. 네잎클로버는 세잎클로버의 돌연변이로 10만 개 중 하나 정도로 생긴다고 한다. 혹자는 네잎클로버(행운)를 찾으려고 세잎클로버(행복)를 무심히 지나치는 어리석음을 비유로 말하기도 한다. ‘비정상성’에 가치를 부여하고, ‘정상성’을 하찮게 여기는 셈이다. 정말로 행운은 희귀해야만 가치가 있는 것일까? 행운을 행복으로 바꾸는 비법은 간단하다. 행운의 네 잎에서 욕심이라는 잎 하나를 버리면 된다. 하나 덜어내는 순간 행복의 세 잎 클로버가 된다. 사람들은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 세잎클로버는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이고 네잎클로버는 우리가 아직 가지지 못한 것이다. 중고등학교 교실을 떠올리면 이런 풍경이 연상된다. 비슷한 시간표, 비슷한 시험과 평가. 이 안에서 학생들은 종종 ‘세잎클로버’처럼 보인다. 각자 다른 생각과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제도와 기준 속에서 비슷한 모습으로 학생들을 정렬한다. 학교는 평범한 ‘세잎클로버’ 속에서 ‘네잎클로버’를 찾는 공간이기도 하다. 교실에는 성적이 뛰어난 학생, 특정 재능이 두드러진 학생, 혹은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발견하고 기록하고 그 학생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발굴’이나 ‘육성’이라고 부른다. 교실 안에서 네잎클로버를 찾는 일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단순하게 정해진 틀에 맞춰진 뛰어난 학생을 골라내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네잎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열어두느냐에 있다. 교육이 진정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은 소수의 ‘네잎’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 각자가 자신의 형태를 이해하고 확장하도록 돕는 데 있다. 모든 학생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 가능성은 단 하나의 기준으로 설명할 수 없다. 교실 안에는 이미 충분히 많은 ‘네잎’이 있다. 다만 아직 그것을 ‘네잎’이라고 불러주지 않았을 뿐이다. ‘네잎을 찾는 일’은 스치듯 지나치면 실패한다. 자세히 보고, 오래 보고, 사랑이 있어야 한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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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교실 안의 네잎클로버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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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용의 100세 칼럼] 스마트폰 시대의 굽은 목, 만성 목 통증을 해결하는 추나요법의 과학
- [교육연합신문=최윤용 칼럼] 스마트폰과 PC 앞에서 현대인이 보내는 긴 시간은, 만성 목 통증이라는 무거운 짐으로 돌아옵니다. 2025년 출간된 최신 해외 임상진료지침에서는, 성인의 절반 가까이가 매년 한 차례 이상 목 통증을 경험한다고 보고했습니다. 특히,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비특이성 목 통증(Nonspecific chronic neck pain)'은 뚜렷한 해부학적 병변이나 외상이 없음에도 통증과 뻣뻣함이 지속되는 별도의 질환 범주로 분류됩니다. 유럽 통증 저널(European Journal of Pain, 2025)에 게재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목 통증의 강도가 높거나 심리적 스트레스가 동반될 경우, 단순 근육통을 넘어 지속적이고 재발하는 장애로 고착화된다고 지적합니다. 이로 인한 만성적인 피로 누적과 수면 장애는 학생들의 학습 능력은 물론 직장인의 업무 효율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며, 나아가 사회경제적 비용 증가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목 통증이 만성화되기 전에 구조적·장기적 원인을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효과적인 예방책이 될 수 있습니다. ○ 근골격계 균형을 회복하는 한의 수기치료, 추나요법 만성적으로 굳어진 목 관절과 근육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한의학적 방법으로 '추나요법'이 있습니다. 국제 학술지 Integrative Medicine Research(2014)에 소개된 바와 같이,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과 신체 일부 또는 추나 테이블과 같은 보조 기구를 활용해 척추·관절·근육·인대의 비정상적인 틀어짐을 교정하고 기능을 회복시키는 대표적 한의학 수기치료입니다.2019년 추나요법에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된 이후 그 활용도는 급증했습니다. 최근 국제 학술지 BMJ Open(2025)의 대규모 청구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보험 적용 이후 근골격계 질환 환자들의 추나요법 이용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며 활용 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대중이 체감하는 추나요법의 임상적 효용성과 안전성이 그만큼 높다는 사실을 방증합니다. ○ 현대적 과학연구를 통해 입증된 추나요법의 치료 효과와 경제성 추나요법의 효과는 경험적 차원을 넘어, 엄격하게 설계된 현대 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국제 저명 학술지에 그 효용이 객관적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첫째, 기존 일반 치료 대비 우월한 통증 감소 효과입니다. 저명 의학 저널 JAMA Network Open(2021)에 발표된 다기관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은 만성 목 통증 환자에게 5주간 추나요법을 시행한 결과, 진통제와 물리치료 중심의 일반 치료군보다 목 통증과 기능 장애 지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되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효과는 교통사고로 인한 급성 목 통증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Journal of Integrative Medicine, 2026)에서도 일관되게 확인되어, 추나치료가 급성 및 만성 통증 모두에서 유용한 치료임을 알 수 있습니다. 둘째, 장기적인 비용-효용성입니다. 통증이 줄어들면 환자가 병원을 찾는 횟수와 결근율이 감소합니다.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Medicine에 실린 2022년 비용-효용 연구에서는 추나요법이 일반 치료에 비해 초기 치료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환자의 삶의 질 향상(QALY)과 사회적 비용 절감을 고려할 때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적으로 유리한 치료 대안임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시하였습니다. 셋째, 최신 뇌 영상(fMRI)을 통한 통증 억제 기전의 규명입니다. 단순히 굳은 근육을 푸는 것을 넘어, Frontiers in Neurology에 2024년 발표된 휴식 상태 fMRI 연구는 추나치료가 통증성 경추증 환자의 대뇌에서 통증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특정 뇌 영역의 비정상적인 활성도를 정상화한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확인했습니다. 이는 추나요법이 뇌 신경망의 가소성(plasticity)을 조절하여 만성 통증의 악순환을 중추신경계 수준에서 억제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 일상에서 실천하는 바른 목 건강 관리와 융합적 접근 한의사의 전문적인 교정 치료와 더불어 환자 스스로의 적극적인 생활 관리가 병행될 때 목 통증은 효과적으로 관리될 수 있습니다. JAMA Network Open (2022)의 최신 연구는 수기치료 단독 시행보다 근력 강화와 스트레칭이 결합된 적절한 운동요법을 병행했을 때 통증 감소와 목 기능 회복이 훨씬 극대화됨을 보였습니다. 일상생활에서는 고개를 푹 숙이고 스마트폰을 보거나 목을 길게 빼고 모니터를 응시하는 자세를 피해야 합니다. 귀와 어깨의 중심선이 일치하도록 턱을 가볍게 당긴 자세를 유지하고, 매시간 자리에서 일어나 목과 어깨를 부드럽게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꾸준한 스트레칭과 규칙적 휴식에도 불구하고 목과 어깨에 해소되지 않는 통증이 몇 주 또는 한 달 이상 지속된다면, 지체 없이 전문적인 한의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추나요법을 통해 목의 균형을 회복하고 만성 통증을 해소하여 건강한 학습과 업무 환경으로 빠르게 복귀하시기를 기대합니다. 참고문헌 (References) 1.El-Allawy A, Hecht N, Luedtke K, Schleicher P, Weidner N, Kötter T. Clinical Practice Guideline: Nonspecific Neck Pain. Dtsch Arztebl Int. 2025 Oct 3;122(20):552-557. doi: 10.3238/arztebl.m2025.0119 2.Yu CWG, Wongwitwichote K, Mansfield M, Deane JA, Devecchi V, Falla D. Physical and Psychological Predictors for Persistent and Recurrent Non-Specific Neck Pain: A Systematic Review. Eur J Pain. 2025 Nov;29(10):e70168. doi: 10.1002/ejp.70168 3.Park TY, Moon TW, Cho DC, Lee JH, Ko YS, Hwang EH, Heo KH, Choi TY, Shin BC. An introduction to Chuna manual medicine in Korea: History, insurance coverage, education, and clinical research in Korean literature. Integr Med Res. 2014 Jun;3(2):49-59. doi: 10.1016/j.imr.2013.08.001 4.Baek GG, Ha IH, Lee YJ, Shin YJ, Shin BC. Analysis of the utilisation of Chuna manual therapy for musculoskeletal disorders after its coverage under national health insurance in Korea: a retrospective analysis. BMJ Open. 2025 Aug 8;15(8):e094099. doi: 10.1136/bmjopen-2024-094099 5.Lee J, Cho JH, Kim KW, Lee JH, Kim MR, Kim J, Kim MY, Cho HW, Lee YJ, Lee SH, Shin JS, Prokop LL, Shin BC, Ha IH. Chuna Manual Therapy vs Usual Care for Patients With Nonspecific Chronic Neck Pain: A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Netw Open. 2021 Jul 1;4(7):e2113757. doi: 10.1001/jamanetworkopen.2021.13757 6.Choi SW, Kim KH, Yoon JY, Lee SW, Park JW, Hong HW, Kyeong DH, Kim MK, Kim SN, Kim CY, Lee YJ, Lee JH, Kim JY, Ha IH. Effectiveness and safety of manual therapy for inpatients with traffic accident-induced acute neck pain: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J Integr Med. 2026 Jan;24(1):81-89. doi: 10.1016/j.joim.2025.10.008 7.Ha IH, Kim ES, Lee SH, Lee YJ, Song HJ, Kim Y, Kim KW, Cho JH, Lee JH, Shin BC, Lee J, Shin JS. Cost-Utility Analysis of Chuna Manual Therapy and Usual Care for Chronic Neck Pain: A Multicenter Pragmatic Randomized Controlled Trial. Front Med (Lausanne). 2022 May 11;9:896422. doi: 10.3389/fmed.2022.896422 8.Song S, Fang Y, Wan X, Shen L, Hu Y, Lu C, Yue T, Chen L, Chen J, Xue M. Changes of regional brain activity following Tuina therapy for patients with painful cervical spondylosis: a resting-state fMRI study. Front Neurol. 2024 Sep 13;15:1399487. doi: 10.3389/fneur.2024.1399487 9.Cheng ZJ, Zhang SP, Gu YJ, Chen ZY, Xie FF, Guan C, Fang M, Yao F. Effectiveness of Tuina Therapy Combined With Yijinjing Exercise in the Treatment of Nonspecific Chronic Neck Pain: A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Netw Open. 2022 Dec 1;5(12):e2246538. doi: 10.1001/jamanetworkopen.2022.46538 ▣ 최윤용 ◇ 큰나무한의원 대표원장 ◇ (주)으뜸생약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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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용의 100세 칼럼] 스마트폰 시대의 굽은 목, 만성 목 통증을 해결하는 추나요법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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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요즘 교육 현장에서 가장 핫(Hot)한 말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최근 학교 현장에서 유행하는 말이 이제는 사회 곳곳에서도 널리 유행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실, 중학교 수행평가 시간, 고등학교 탐구 보고서 지도 현장, 심지어 대학 강의실까지 관통하는 가장 ‘핫(hot)한 말’이 있다. 바로 “이건 AI한테 물어보면 돼요”이다. 이를 조금 변주하면 “챗GPT에 돌려봤어요”, “프롬프트 이렇게 쓰면 답 잘 나와요”, “AI랑 같이 했어요”이다. 이 짧은 문장들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다. 지금 교육이 어디에 서 있는지, 무엇을 잃고 무엇을 다시 찾아야 하는지를 은근히 고백하는 시대의 은유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말이 뜨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아는 것’의 시대가 끝났기 때문이다. 과거 교실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말은 “외워라”, “정답은 이것이다”였다. 그러나 지금 학생들은 이미 알고 있다. 정답은 더 이상 찾기 어려울 정도로 희소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AI는 질문만 던지면 즉시 설명하고, 요약하고, 비교하고, 심지어 글까지 써 준다. 그래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묻는다. “굳이 이걸 외워야 하나요?” 그리고 그 질문 끝에는 늘 이 말이 따라온다. “AI가 다 해주는데요~” 이 말은 게으름, 나태함의 선언이 아니라, 지식 중심 교육에 대한 조용한 저항이자 불복종이다. 이처럼 “AI한테 물어본다”는 말의 진짜 의미는 이제 교육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이다. 이 말이 시사하는 교육적 전환은 분명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아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묻느냐, 어떻게 질문을 구조화하느냐, 나온 답을 어떻게 해석하고, 판단하고, 책임지느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교실에서 은근히 또 다른 말이 유행한다. “프롬프트가 중요해요.” 이 말은 교육의 중심이 지식 → 사고, 암기 → 질문, 정답 → 판단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AI는 계산기와 결코 다르지 않다. 하지만 계산기가 수학 실력을 대신해 주지 않듯, AI도 생각하는 힘까지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교실의 언어는 교육을 무엇에 비유하고 있는가? 바로 교육은 ‘지도’에서 ‘나침반’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AI한테 물어보면 돼요”라는 말은 교육을 하나의 비유로 바꾸어 놓고 있다. 과거 교육이 정확한 지도를 나눠주는 일이었다면, 지금 교육은 방향을 가늠하는 나침반을 알려주는 일이다. 지도는 AI가 더 잘 그린다. 하지만 어느 길을 갈지, 왜 그 길을 선택할지, 중간에 길을 바꿀 용기는 있는지, 이것은 여전히 인간의 선택 몫이다. 그래서 이 유행어는 역설적으로 교사의 역할이 사라진다는 말이 아니라, 더 깊어진다는 신호라 할 수 있다. 지금 교실에 필요한 질문은 “AI를 써도 되나요?”가 아니다. 이제는 이렇게 물어야 한다. “이 답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가?”, “이 선택이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이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다시 볼 수 있는가?”, “나는 이 결과에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들은 AI가 대신 던져주지 않는다. 교육만이, 교실만이, 교사와 학생의 관계만이 만들어낼 수 있다. 이제 가장 위험한 말은 이것이다. “AI 때문에 교육이 끝났다.”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AI 때문에 교육의 본질이 드러나고 있다. 요즘 교실에서 “AI한테 물어보면 돼요”라는 말의 유행은 교육의 패배 선언이 아니라, 교육이 다시 사람에게로 돌아오고 있다는 징후다. 따라서 AI시대는 인간 중심의 르네상스를 다시금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교육은 지식을 가르치는 일만이 아니라, 질문할 줄 아는 인간, 판단할 줄 아는 시민, 책임질 줄 아는 지식인을 길러내는 일이다. AI는 답을 준다. 하지만 교육은 여전히 묻는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이 질문이 사라지지 않는 한, 교육은 결코 한 시대의 유행(trend)처럼 끝나지 않을 것이다. 바야흐로 교육은 질문과 선택의 시대로 깊숙이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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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요즘 교육 현장에서 가장 핫(Hot)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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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사람인가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모처럼 아내와 영화를 보았다. 천만 관객이 가까워지던 ‘왕과 사는 남자’였다. 지금은 천만 관객을 훌쩍 넘었다. 강원도 영월의 청령포는 관광객이 5배로 늘었다고 한다. 줄거리는 모두 아는 이야기였다. 사람들이 이 영화에 열광하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 엄흥도가 줄을 당길 때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를 들었다. ‘모두가 결말을 아는 내용과 큰 반전이 없는 이 영화가 왜 이렇게 인기가 있을까’하는 의아함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왜 어떤 사람은 권력 앞에서도 양심을 지킬까? 엄흥도의 선택은 단순히 왕에게 충성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한 인간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교육에서 강조하는 도덕적 용기도 인간 존중의 마음에서 나온다. 우리는 직장, 사회적 지위, 직함 같은 여러 ‘왕관’을 쓰고 살아간다. 하지만 결국 그것을 벗고 나면 남는 것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뿐이다. 2월 28일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전쟁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 폭격으로 수많은 초등학생이 사망했다는 소식은 크나큰 충격을 주었다. 얼마나 많은 피를 뿌려야 전쟁이 멈출까? 이란과 미국, 이스라엘 간 충돌이 격화되면서 무차별 공격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사실은 양쪽 지도자 모두가 정의를 말하는 것이다. 살상과 파괴를 서로의 전쟁 성과로 홍보하는 뉴스를 보면서 정의와 힘에 대하여 생각한다. 갈등과 정치적 계산으로 전쟁은 시작되었다. 하지만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정치 지도자가 아니라 평범한 시민이었다. 도시가 파괴되고 가족이 흩어지며 어린 학생들까지 전쟁의 공포 속에서 살아야 했다. 국가의 힘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주식이 곤두박질하고 세계 경제가 요동을 치고 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은 국제 뉴스의 한 장면으로 스쳐 지나가기 쉽다. 이 전쟁을 교육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이 사건은 단순한 외교 현안이 아니라 문명을 가르치는 방식에 대한 성찰을 요구한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세계를 어떻게 읽도록 가르치고 있는가. 영화와 전쟁 이야기가 전혀 다른 시대와 상황을 다루면서도 비슷한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영화에서 권력을 잃은 왕은 인간적인 관계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 전쟁의 역사에서는 권력 경쟁이 얼마나 많은 시민의 삶을 파괴할 수 있는지 보여 준다. 두 사례 모두 권력 그 자체보다 인간의 삶과 공동체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역사는 우리에게 같은 교훈을 준다. 권력은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하며 인간의 삶보다 더 중요한 권력은 없다는 것이다. 역사를 움직이는 것은 왕과 권력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세상을 조금 더 인간답게 만드는 사람들은 이름이 크게 기록되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위험을 감수하고도 옳은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다. 학생들이 왕의 이름이나 전쟁의 연도를 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질문을 스스로 던지는 것이다.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사람인가?’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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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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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용의 100세칼럼] 봄바람과 함께 찾아온 불청객, 알레르기 비염의 과학적 관리
- [교육연합신문=최윤용 칼럼] ○ 새학기 숨길을 막는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 차가운 겨울 바람이 물러가고 따뜻한 봄기운이 피어나는 3월입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콧물과 재채기, 코막힘으로 인해 두려운 시기이기도 합니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약 15%가 이 알레르기 비염(allergic rhinitis)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 질환은 코 점막이 꽃가루, 먼지 등 특정 항원에 과민 반응을 일으켜 점막 장벽이 손상되고 제2형 도움 T세포(T-helper type 2) 매개 염증이 발생하는 면역 질환입니다. ○ 계절 탓으로 돌린 코막힘, 수면과 학습을 위협하는 전신 질환 많은 분들이 알레르기 비염을 "봄철에만 잠깐 견디면 되는 병" 혹은 "증상이 심할 때 개인적으로 항히스타민제를 구입하여 복용하면 되는 가벼운 질환"으로 오해합니다. 하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천식, 습진, 만성 부비동염(축농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만성적인 두통과 수면 장애를 유발하게 됩니다. 특히 새 학기를 맞은 학생들에게 코막힘으로 인한 수면의 질 저하는 집중력과 학습 능력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치명적인 요인이 됩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평생 안고 가야 하는 불치병이거나 반드시 수술을 해야만 낫는 질환이라는 오해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알레르기 비염은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병행될 경우 예후가 비교적 좋은 질환으로 평가되며, 적절한 관리를 통해 증상의 완전한 소실 및 원인 노출 종료 후 치료를 마칠 수도 있습니다. 호전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주된 이유는 알레르기 비염이 불치병이기 때문이 아니라, 치료가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거나 원인 항원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단순한 코의 문제가 아니라 신체 전반의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전신 질환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습니다. ○ 최신 연구에서 제안하는 한의 치료의 면역 조절 효과 한의 치료는 증상의 일시적인 억제를 넘어, 무너진 코 점막의 환경을 개선하고 면역 체계의 균형을 되찾는 방향으로 알레르기 비염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작용 기전과 효과는 국제 점차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들을 통해 점점 더 자세하게 규명되고 있습니다. 첫째, 비강 내 침 치료의 즉각적인 점막 안정화 효과입니다. 2023년 출판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 따르면, 코 주변의 특정 부위에 시술하는 침 치료가 만성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증상 개선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습니다. 또한, 베이지안 통계기법을 활용하여 여러 임상시험 결과를 합성한 메타분석 연구를 통해서도 다양한 침 치료 기법이 비염 증상을 유의미하면서도 안전하게 완화할 수 있다는 결과가 확인되었습니다. 둘째, 다양한 호흡기 질환에 오랜 기간 활용되어 온 한약의 면역 조절 및 항염증 효과입니다. 예컨대, 2022년 메타분석 연구에서는 맑은 콧물과 재채기를 동반하는 비염에 현재도 널리 활용되는 한약 ‘소청룡탕’이 뛰어난 유효성과 안전성을 보였습니다. 더불어, 호흡기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게 쓰이는 '옥병풍산'의 경우, 2025년의 이중맹검 임상시험을 통해 관련 질환에 자주 시달리는 비염 환자에게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2026년 발표된 최신 임상-실험 중개연구 (translational research)에서는 이 옥병풍산 기반 코 점적액(nasal drops)이 점막의 염증 매개 경로를 억제하고, 면역 세포(Th17/Treg)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작용에 대해 분자생물학적 수준에서 그 기전을 규명해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호흡기 건강 관리법 봄철 비염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는 생활 속 적극적인 환경 관리가 1차 치료법으로 동반되어야 합니다.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에는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사용하여 외부 항원의 실내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내 주요 항원인 집먼지진드기의 번식을 막기 위해 제습기 등을 활용하여 실내 습도를 30~50%로 유지해야 합니다. 아울러 반려동물이 있다면 침실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침실과 주요 활동 공간에 고효율 공기청정 필터를 가동하여 공기 중의 항원을 제거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외출 후에는 등장성 또는 고장성 생리식염수를 이용하여 비강 내부를 세척하면 점막에 붙은 항원을 물리적으로 제거하여 증상 중증도를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습니다. 각별히 주의해야 할 점은 무분별한 약물 오남용입니다. 개인이 임의로 판단하여 의료진의 처방 없이 국소 비강 충혈제거제(코막힘 스프레이) 등을 장기간 남용할 경우, 오히려 코 점막이 비대해지고 기능이 망가지는 약물유발성 비염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단순한 코의 불편함을 넘어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복합 면역 질환입니다. 따라서 막연히 임의로 약물을 활용하기보다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철저한 생활 환경 관리와 함께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에 따른 맞춤 치료를 병행하여 건강한 호흡을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 참고문헌 (References) 1. Bernstein JA, Bernstein JS, Makol R, Ward S. Allergic Rhinitis: A Review. JAMA. 2024 Mar 12;331(10):866-877. doi: 10.1001/jama.2024.0530 2. Yin Z, Geng G, Xu G, Zhao L, Liang F. Acupuncture methods for allergic rhinitis: a systematic review and bayesian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Chin Med. 2020 Oct 12;15:109. doi: 10.1186/s13020-020-00389-9 3. Liu LL, Gong Z, Tang L, Yan ZF. A novel and alternative therapy for persistent allergic rhinitis via intranasal acupuncture: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Eur Arch Otorhinolaryngol. 2023 Jun;280(6):2773-2783. doi: 10.1007/s00405-022-07793-x 4. Yan Y, Zhang J, Liu H, Lin Z, Luo Q, Li Y, Ruan Y, Zhou S. Efficacy and safety of the Chinese herbal medicine Xiao-qing-long-tang for allergic rhiniti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J Ethnopharmacol. 2022 Oct 28;297:115169. doi: 10.1016/j.jep.2022.115169 5. Lin ZX, Ho TM, Xian YF, Chan KL, Xu QQ, Lo CW, Wu JCY, Hon KL, Leung SB, Chia CP, Sum CH, Chow TY, Cheong PK, Ching JYL, Zhang H, Leung KC, Lin WL. Exploring the efficacy and safety of Yu-Ping-Feng powder with variation against allergic rhinitis: a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trial. Chin Med. 2025 May 26;20(1):70. doi: 10.1186/s13020-025-01120-2 6. Hu Y, Fu L, Ren Q, Wang F, Luo H, Li J, Wang X, Tian L. Yu-Ping-Feng nasal drops relieve allergic rhinitis via TRPV1/Ca2+/NFAT pathway. J Ethnopharmacol. 2026 Jan 30;355(Pt A):120618. doi: 10.1016/j.jep.2025.120618 ▣ 최윤용 ◇ 큰나무한의원 대표원장 ◇ (주)으뜸생약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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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용의 100세칼럼] 봄바람과 함께 찾아온 불청객, 알레르기 비염의 과학적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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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학교를 이끄는 새로운 교육 리더십의 필요와 중요함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현시대 우리의 학교 교육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교육 리더십’은 무엇인가? 이는 한 마디로 더 이상 교장을 정점으로 한 지시와 통제의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유리처럼 투명하게 학생·학부모·교사의 깨지지 않는 신뢰의 구조를 세우는 일이다. 이는 국가 경영의 입장에서는 무신불립(無信不立)과 같은 맥락이다. 정보는 넘치지만 방향은 흐릿한 시대, 성적은 높아졌지만 배움의 의미는 옅어진 우리 학교의 현실 속에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글에서는 다시 지금 학교를 이끄는 새로운 교육 리더십은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보다 구체적으로 진술하고자 한다. 과거 산업화 시대의 교육이 효율과 표준화를 중심으로 발전했다면, 오늘날의 교육은 연결과 공감, 그리고 자율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 세계적 교육 혁신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High Tech High는 교장을 ‘관리자’가 아니라 ‘학습 설계자’로 규정한다. 그들은 학생에게 프로젝트를 맡기고, 교사에게는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자율권을 부여한다. 리더는 간섭하지 않는다. 대신 “이 배움이 세상과 어떻게 연결되는가?”라고 질문한다. 그 질문이 일부의 학교를 바꿔 왔고 이제는 모든 학교로 보편화되어야 한다는 것이 시대적인 요구가 되었다. 교육 선진국 핀란드의 교육 개혁을 이끈 Pasi Sahlberg는 “신뢰는 정책이 아니라 문화다.” 라고 말했다. 핀란드의 학교에는 전국 단위 일제고사가 거의 없다. 대신 교사 전문성에 대한 깊은 존중과 신뢰가 있고 그에 합당한 대우가 있다. 리더는 교사를 통제하지 않는다. 교사의 성장을 지원할 뿐이다. 그 결과는 명확하다. 학생은 시험을 위해 공부하지 않고, 삶을 위해 배운다. 이것이 신뢰 기반 리더십의 힘이자 결과다. 우리 사회에서도 변화의 씨앗은 싹트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 자치회가 교육과정 운영에 직접 참여하고, 교사 협의체가 학교 의사결정의 중심에 선다. 한 중학교에서는 ‘시험 없는 한 학기’를 도입해 지역사회 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학생들은 지역 하천의 수질을 조사하고, 상인들과 인터뷰하며, 정책 제안서를 작성했다. 교장은 단 한 번도 “성적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지 않았다. 대신 “이 경험이 너를 어떻게 성장시켰는가?”를 물었다. 그 질문 하나가 학생의 눈빛을 바꾸었다. 새로운 교육 리더십은 세 가지 전환을 요구한다. 첫째, 통제에서 신뢰로, 둘째, 평가에서 성장으로, 셋째, 독점에서 공유로의 전환이다. 이를 위해서 리더는 더 많이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더 많이 듣는 사람이어야 한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목소리를 제도 안으로 끌어들이는 설계자여야 한다. 실패를 처벌하지 않고 학습의 자산으로 전환하는 문화 창조자여야 한다.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최첨단 디지털 과학·기술의 시대에 리더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인공지능(AI)이 교육 깊숙이 파고들고, 지식을 전달하는 시대에 학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정답은 명확하다. 질문하는 힘, 협력하는 능력, 공감하는 태도, 이 3가지를 기르는 것이다. 이는 상명하달식 명령으로 길러지지 않는다. 존중과 참여의 경험 속에서만 자란다. 새로운 교육 리더십은 거창한 슬로건이 아니다. 그것은 학생의 의견을 경청하는 태도이며, 교사의 교육방식을 지지하는 결단이며, 실패한 수업이라도 비난 대신 성찰로 이끄는 용기다. 유리처럼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유리처럼 단단하게 공동체를 보호하는 것, 그것이 이 시대 교육이 요구하는 새로운 교육 리더의 모습이어야 한다. 교육은 결국 사람의 이야기다. 그리고 리더십은 그 이야기를 가능하게 하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지금 우리의 학교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규정이 아니라 더 깊은 신뢰다. 이제는 모든 학교 교육이 통제의 시대를 넘어 공감의 시대로, 경쟁의 문화를 넘어 성장의 문화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우리 아이들의 내일을 지키는 가장 혁신적인 길이라 믿기 때문이다. 대통령조차 “AI 3대 강국”, ”국가 과학자 양성“을 선언하며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늦춰진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이제는 교육 선언으로 그치지 않고 국가 지도자와 모든 교육 리더들의 실천과 행동만이 필요할 뿐이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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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학교를 이끄는 새로운 교육 리더십의 필요와 중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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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희 반려詩選] 뽀샵하는 사회
- [교육연합신문=구본희 詩選] 뽀샵하는 사회 언제부턴가 아름다움도 만들어졌다. 사실보다도 더 진짜 같은 가짜 현실 속에서ㅡ 마법 거울은 묻는다. "누가 가장 아름다운가?" 모두 백설공주 되어 나만의 만족을 좇는다. 왜곡된 옷을 입은 진실도 조용히 비틀리고, 모두 획일화된다. 진짜 나를 잃어간다. 꾸밈이 기본 예의인 이 사회 속에서ㅡ 사진 속 얼굴도, 화장 뒤 표정도, 오늘 우리는 가면을 쓴다. ▣ 구본희 ◇ 前인천국제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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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희 반려詩選] 뽀샵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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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이제는 ‘뽑는 교육’에서 ‘키우는 교육’을 지향해야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우리는 오랫동안 인재를 국가의 동량(棟梁)으로 간주해 우수한 인재만을 뽑으려고 몰입해 왔다. 그래서 역량을 키워 잠재력이 높은 인재를 많이 확보하는 학교가 소위 ‘명문고’, ‘명문대’로 이 사회에서 우위를 독점했다. 이는 처음부터 능력이 출중한 인재를 학교에서 교육의 기능을 발휘해 더욱 출중한 인재로 키웠다고 판단하기엔 한계가 있다. 잠재력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 또래 집단의 경쟁을 통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우수한 결과를 내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이를 두고 우리는 인재를 길러 왔다고 스스럼 없이 말해 왔다. 그러나 솔직히 고백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의 교육은 인재를 ‘키운’ 것이 아니라, 미리 자라난 아이를 골라내는 일에 더 익숙했다. 시험은 능력을 발견하기보다 순위를 만들었고, 학교는 성장을 돕기보다 선발을 준비하는 공간이 되었다. 이제는 분명히 말해야 한다. 인재 양성의 방향은 뽑는 것 즉, 선발이 아니라 키우는 것, 성장이라고 말이다. 선발 중심 교육은 효율적으로 보일지 모른다. 짧은 시간 안에 상위 몇 퍼센트를 가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수많은 가능성은 무시된 채 사라진다. 성장할 수 있었던 아이, 늦게 피는 아이, 다른 방식으로 빛날 아이들은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포기하게 만든다. 선발은 결과를 가르지만, 성장은 가능성을 키운다. 교육이 선택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 세계의 교육 선진 사례는 이미 이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핀란드는 조기 선발과 학교 서열화를 철저히 배제하고, 모든 학생이 자신의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 결과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높은 성과를 유지하면서도 학력 격차는 작다. 이는 특별한 아이들만을 골라낸 결과가 아니라, 대다수 아이들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도록 기다리고 지원한 결과다. 국내에서도 작은 변화의 가능성은 곳곳에서 나타난다. 경쟁 대신 과정 중심 평가를 도입한 학교, 성취 수준보다 학습의 변화와 노력을 기록하는 교사들, 뒤처진 학생을 분리하지 않고 함께 성장시키는 학급 운영 사례들은 이를 말해 준다. 아이들은 서열이 낮아서가 아니라, 기다려 주지 않았기 때문에 성장하지 못했던 것임을 말이다. 성장 중심 교육은 느리고 번거롭다. 단기간에 성과를 수치로 증명하기 어렵고, 교사의 전문성과 책임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교육은 본래 느린 일이다. 씨앗을 뿌린 다음 날 열매를 요구하지 않듯, 아이의 가능성 역시 시간과 신뢰 속에서 자란다. 선발은 관리가 쉽지만, 성장은 돌봄과 책임을 요구한다. 그래서 성장 중심 교육은 곧 기성 세대의 각오를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제 선언해야 한다. 교육의 목적은 더 빨리 앞서가는 아이를 가려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아이가 어제보다 한 걸음 더 성장하도록 돕는 것임을. 시험은 줄 세우기보다 학습을 돕는 도구가 되어야 하고, 평가는 탈락의 근거가 아니라 성장의 이정표가 되어야 한다. 학교는 선발의 전초기지가 아니라, 가능성이 안전하게 자라는 공간이어야 한다. 인재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진다. 그리고 그 출발선은 결코 같지 않다. 교육의 역할은 출발선의 차이를 이유로 탈락시키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끝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책임지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공정의 본래 의미이며, 미래 사회가 교육에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라 할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뽑는 교육’에 머물 수 없다. 이제 교육은 선언해야 한다. 인재 양성의 길은 선발이 아니라 성장이라고 말이다, 그 선언이 말에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학교는 다시 희망이 될 것이다. 이는 곧 학교와 국가의 존재 이유인 사회적 신뢰의 주춧돌이 될 것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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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이제는 ‘뽑는 교육’에서 ‘키우는 교육’을 지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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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용의 100세칼럼] 100세 시대를 위한 내 몸 사용 설명서
- [교육연합신문=최윤용 칼럼] ‘오십견’은 시간이 약일까? 방치하면 굳어지는 어깨 어깨가 굳어 팔을 마음대로 올리지 못하고,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 극심한 통증. 흔히 '오십견'이라 불리는 이 질환의 정확한 의학적 명칭은 '유착성 관절낭염(Adhesive Capsulitis)' 또는 '동결견(Frozen Shoulder)'입니다. 이름 그대로 어깨 관절을 둘러싼 주머니(관절낭)에 염증이 생기고 두꺼워져, 관절이 얼어붙은 것처럼 굳어지는 질환입니다. 50대 전후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오십견이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PC의 장시간 사용,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해 30~40대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 일반적인 오해: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낫는다?" 오십견에 대해 대중이 가진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특별한 치료 없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병"이라는 인식입니다. 과거에는 이 질환을 스스로 치유되는 질환으로 간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수의 최신 임상 연구에 따르면 이는 절반만 맞고 절반은 틀린 사실입니다. 미국 의학 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된 2026년 최신 리뷰 논문에서는 상당수의 오십견 환자가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할 경우 수년이 지나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어깨 관절의 운동 범위가 영구적으로 제한되는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초기 염증기에는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이후 관절이 굳어지는 동결기를 거쳐 서서히 풀리는 해동기로 진행되는데, 이 과정이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3년 이상 소요됩니다. 따라서 '시간이 약'이라며 고통을 참는 것보다는,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히고 굳어진 관절의 가동 범위를 회복시키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 현대 과학이 밝혀낸 부드러운 침 치료의 힘 굳어진 어깨를 부드럽게 풀고 통증을 덜어내는 데 있어 침치료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최근 여러 국제 연구를 통해 그 과학적 원리가 명확히 밝혀지고 있습니다. 첫째, 침과 일반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회복이 훨씬 빠릅니다. 2024년 발표된 통증 관리 전문 국제학술지의 메타분석 연구에서는, 두 치료를 함께 받은 환자들이 물리치료만 받은 환자들보다 어깨 통증이 더 많이 줄고 움직임도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침 자극이 우리 몸의 천연 진통 물질인 엔돌핀 분비를 돕고, 환부의 혈류를 늘려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돕기 때문입니다. 둘째, 전침이나 약침 같은 다양한 한의 기법은 어깨 속 굳은 조직을 직접적으로 풀어줍니다. 2024년과 2025년의 최신 연구들은 전기 자극을 더한 전침이나 정제된 한약 성분을 주입하는 약침이 단순한 일시적 통증 완화를 넘어 어깨 관절 주변의 염증 물질을 억제하고, 유착되어 엉겨 붙은 근막 조직을 본래 상태로 회복시키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 집에서 실천하는 굳은 어깨 회복 운동법 굳어진 관절의 운동 범위를 안전하게 회복하고 2차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스트레칭 프로그램이 필수적입니다.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두 가지 자가 운동법을 소개합니다. ▶ 전자 운동: 테이블이나 카운터에 건강한 쪽 손을 짚고 상체를 살짝 숙인 뒤, 아픈 팔을 아래로 편안하게 늘어뜨립니다. 시계추처럼 팔을 앞뒤, 좌우, 그리고 원형으로 부드럽게 흔들어줍니다. ▶ 막대를 이용한 수동적 내회전: 등 뒤로 가벼운 막대(예: 자)를 잡고, 건강한 손으로 막대의 반대쪽 끝을 가볍게 쥡니다. 건강한 팔로 막대를 가로 방향으로 당겨, 아픈 쪽 어깨가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수동적으로 당겨지도록 30초간 유지한 뒤 30초간 휴식합니다. ○ 오십견 자가 관리 시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주의사항 오십견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일상생활의 세심한 관리는 병원 치료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스트레칭을 시작하기 전에는 걷기나 고정식 자전거 타기 같은 부담 없는 활동으로 5~10분간 체온을 높여 몸을 웜업해주어야 근육과 인대 손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엄격히 지켜야 할 원칙은 '운동 중 결코 통증을 억지로 참아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팽팽한 느낌이 드는 부드러운 범위 내에서만 관절을 움직여야 합니다. 또한 환자의 병기(초기 극심한 염증기인지, 이후 굳어지는 동결기인지)와 환자가 가진 동반 기저질환에 따라 관리 및 운동 방법이 철저히 개별화되어야 합니다. 극심한 염증기에 무리한 운동을 강행하면 오히려 관절낭의 염증이 덧나게 됩니다. 따라서 막연한 자가 판단보다는, 전문가의 정확한 상태 평가를 바탕으로 안전한 치료와 맞춤형 재활 운동을 병행하여 튼튼한 어깨 건강을 되찾으시길 바랍니다. 참고문헌 (References) 1. Achilova F, Daher M, Nassar JE, Daniels AH, Abboud JA. Frozen shoulder: Diagnosis and treatment of adhesive capsulitis. Am J Med. 2026 Jan 23:S0002-9343(26)00055-0. doi: 10.1016/j.amjmed.2026.01.021. 2. Xu B, Zhang L, Zhao X, Feng S, Li J, Xu Y. Efficacy of Combining Acupuncture and Physical Therapy for the Management of Patients With Frozen Shoulder: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Pain Manag Nurs. 2024 Dec;25(6):596-605. doi: 10.1016/j.pmn.2024.06.009. 3. Kim D, Park KS, Kim SA, Seo JY, Cho HW, Lee YJ, Yang C, Ha IH, Han CH. Pharmacopuncture therapy for adhesive capsulitis: A pragmatic randomized controlled pilot study. Integr Med Res. 2024 Sep;13(3):101065. doi: 10.1016/j.imr.2024.101065. 4. Ji R, Huang W, Weng M, Zhang M. Comparative effectiveness of acupuncture-related therapies for frozen shoulder: a systematic review and network meta-analysis. Front Med (Lausanne). 2025 Nov 26;12:1673193. doi: 10.3389/fmed.2025.1673193. ▣ 최윤용 ◇ 큰나무한의원 대표원장 ◇ (주)으뜸생약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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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용의 100세칼럼] 100세 시대를 위한 내 몸 사용 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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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자본주의 시대의 금융교육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돈의 심리학』과 『돈의 방정식』이라는 책을 설날 연휴에 읽었다. 자본주의 시대에 살면서 돈에 대한 개념이 너무도 없다는 자각에서 구입한 책이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라는 것은 이 시대를 사는 대중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가를 보여 주는 증표라고 생각한다. 지구 위 모든 나라를 아우르는 테마는 경제, 즉 돈이다. 정치, 교육, 사회, 환경에 모두가 돈이 들어가 있고 전쟁도 돈이 들어가 있다. 돈이 중세 시대의 종교처럼 군림하고 있다. 이를 직시하고 올바른 경제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학생을 사랑한다면 학생이 돈 중심사회에서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경제에 대한 안목을 키워주는 교육이 옳은 방향이다. 사람들은 돈이 많으면 행복도 그만큼 커지리라고 믿는다고 한다. 하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족의 사랑, 친구 간의 우정, 건강, 경험, 존경 등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다. 꽃이 하나도 없는 외계에서 온 사람은 이 지구상에 있는 많은 꽃을 보면 감탄을 멈추지 못할 것이다. 소중한 것이 너무도 흔하고 많으면 우리가 그 감사함을 모른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지금보다 월급이 딱 2배만 더 있으면 더 행복할 것이라고 한단다. 200만 원을 버는 사람은 400만 원이면 행복할 듯하고, 400만 원을 버는 사람은 800만 원만 벌면 행복하다고 하고, 800만 원을 버는 사람은 1억 600만 원을 벌면 행복하다고 생각한단다. 과연 그럴까. 저자는 그런 행복은 일시적이라고 했다. 성공을 하고 돈을 많이 벌고 좋은 직장을 얻고 멋진 결혼을 하는 것은 사실 일시적인 행복을 위한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일시적인 것에 있지 않다. 지속적인 행복은 자신에 대한 신뢰와 타인에 대한 공감과 존경, 사랑의 관계 속에 있다. 행복과 돈의 관계를 거시적이고 진솔하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 학생 중심 교육이라면 학생에게 필요한 것을 가르치는 것이 의무이고 양심적 태도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가르치지 않고 도구로서의 교육을 한다면 교육에 대한 불신만 키울 뿐이다. 영교육과정은 아이즈너(Eisner)가 『교육적 상상력(Educational Imagination)』에서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과정을 가리켜 영(null) 교육과정이라 부르면서 시작되었다. 현재는 ‘배울 만한 가치가 있지만 공식적 문서에 포함되지 않거나 포함되어 있어도 실제 수업이나 운영에서 다루어지지 않아 학생이 학습할 기회가 없는 교육 내용이나 경험’의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교육과정 속에 모든 내용을 담을 수는 없다. 어떤 것은 선택되고 또 다른 내용은 배제할 수밖에 없는 것이 교육과정의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시대가 변하면서 학생들이 배워야 할 내용 중에서 정작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 빠지지 않았는지를 반성하고 점검해야 한다. 대부분의 학생은 사회에 나가서 노동이나 경제활동을 해서 수입이 있어야 먹고 살 수 있다. 당연히 회사의 근무에 대한 교육, 일의 정당성, 권리의 주체성, 진정한 행복과 경제 등을 교육에 넣어야 한다. 현대의 노동은 노예의 노동이 아니다. 현대 시민은 창조적이고 효율적이고 협력적이고 나라와 국가를 위한 태도와 방식을 고민하는 시민 근로자여야 한다. 글을 읽거나 쓰지 못하는 ‘문맹’은 불편할 뿐이지만, ‘금융문맹’은 생존을 위협한다는 말이 있다. 국가 경쟁력과 개인 행복을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청소년기 금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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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자본주의 시대의 금융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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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희 반려詩選] 갯골의 함성
- [교육연합신문=구본희 詩選] 갯골의 함성 -제107주년 삼일절 기념 헌시- 소래나루 갈매기 떼 낮게 선회하고 소금기 마른 갯골 붉은 퉁퉁마디 사이 그을린 얼굴 새끼줄 여민 무명 바지 품속 깊이 숨겨 온 그날의 태극기 하나둘 들불로 번질 때 “대한 독립 만세” 포구는 시린 함성으로 흰 파도처럼 일렁였다 색바랜 필름 속 낮은 바람으로 맴도는 그날의 파열음 내 심장에 아직 타오른다 ▣ 구본희 ◇ 前인천국제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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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희 반려詩選] 갯골의 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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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새로운 학기, 내 인생의 '참주인'으로 당당히 서는 법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새로운 학기를 앞둔 전국의 초중고는 설렘과 긴장이 교차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새 학기의 시간표를 받아 든(들) 학생들의 마음속에는 아마도 '이번 학기는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불안과 '남들보다 뒤처지면 안 되는데'라는 조급함이 함께 자리 잡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적과 진학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몸을 싣기 전, 여러분이 반드시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나는 지금 내 인생의 '참주인'으로 살고 있는가, 아니면 남이 짜놓은 각본 위의 연기자로 살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 글에서는 우리 청소년들이 자기 인생의 참주인으로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동서양의 지혜의 보고(寶庫)인 고전(古典)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당나라의 고승 임제 선사는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는 "머무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서 있는 그곳이 모두 진리(진실)가 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흔히 내가 원하는 대학에 가거나, 어른이 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을 때만 내 인생의 주인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임제 선사가 말하는 '주인'은 환경의 노예가 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따라서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자세가 필요하다. 첫째, 타인과의 비교의 감옥에서 벗어나기다. 예컨대, 친구가 나보다 수학 성적이 높다고 해서 열등감을 느끼는 것은 내 기분을 '친구의 성적'에 맡겨버린 상태라 할 수 있다. 이때 자신은 주인이 아니라 환경에 휘둘리는 '객(客)'일 뿐이다. 둘째, 현재의 주체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공부를 하는 이유가 "내가 나의 성장을 위해 이 시간을 선택했다"라고 마음먹는 순간, 지루한 학습 공간은 나를 위한 단련의 장으로 변할 것이다. 서양 철학사에서 인간의 주체성을 가장 강렬하게 외친 망치를 든 철학자라 불리는 니체는 그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인간 정신의 변화 단계를 세 단계로 설명한다. 첫째는 낙타이다. 이는 타인이 지운 짐을 묵묵히 지고 "해야 한다"는 명령에 복종하는 단계다. 둘째는 사자이다. 이는 기존의 가치에 "아니오"라고 외치며 자유를 쟁취하려는 투쟁의 단계다. 셋째 단계는 바로 '어린아이'이다. 이는 "어린아이는 순진무구함이며 망각이고, 새로운 시작이자 하나의 놀이다“에 근거하고 있다. 즉, 어린아이는 자기 일에 몰입해 주변을 잊고 기쁨과 즐거움을 얻는 진정한 자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참주인으로 산다는 것은 낙타처럼 억지로 짐을 지는 것도, 사자처럼 매사에 반항만 하는 것도 아니다. 어린아이가 놀이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듯, 자신의 삶을 하나의 '놀이'이자 '창조'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바로 자기 삶의 주인이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참주인'의 삶을 시작할 수 있을까? 여기에 그 세 가지 지침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나만의 언어'를 소유하라. 남들이 좋다는 학과, 남들이 입는 옷, 남들이 쓰는 유행어에만 매몰되지 않길 바란다. 주권(主權)은 내 생각을 스스로 정의할 수 있는 언어의 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둘째, '작은 승리'를 매일 목표로 하길 바란다. '오늘 단어 10개 외우기', '쉬는 시간 5분 명상하기'처럼 내가 스스로 결정하고 완수할 수 있는 작은 성취들이 모여 스스로의 삶은 통제 가능하다는 강력한 주인 의식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셋째, 실패할 권리를 당당히 행사하라. 결과가 나쁘더라도 "이건 내가 선택한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야"라고 말할 수 있다면, 이는 이미 주인이라 할 수 있다. 청소년 제위여, 학교에서 스스로를 '입시 기계'나 '평균 이하의 존재'로 정의하지 않기를 바란다. 여러분은 철학자 칸트가 말한 '자율적 인간'이며, 장자가 말한 '소요유(逍遙遊, 얽매임 없이 자유롭게 노니는 경지)'의 잠재력을 가진 귀중한 존재이다. 새 학기, 새로운 마음과 자세로 교문을 들어설 때 마음속으로 이 한 문장을 새겨보길 바란다. "이 시간의 주인은 나다. 나는 나를 성장시키기 위해 오늘을 선택했다"고 말이다. 여러분이 당당한 '참주인'으로 힘찬 발걸음을 내딛길 진심으로 응원하는 바이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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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새로운 학기, 내 인생의 '참주인'으로 당당히 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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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독서국가’의 선언, 그러나 사서교사는 어디에 있는가?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가 ‘독서국가’를 선포했다는 소식은 이 나라의 장래를 위해 매우 반가운 사실이다. 문해력 저하, 사고력 빈곤, 학습격차 심화라는 위기의식 속에서 독서를 국가 교육의 핵심 전략으로 재정립하겠다는 선언은 분명 시대에 부응한 요청이다. 그러나 선언은 시작일 뿐이다. 정책은 사람을 통해 구현된다. 그 중심에 있어야 할 사서교사의 전국 배치율이 16%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현실은 ‘독서국가’가 아직 구호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서교사는 단순히 책을 정리하고 또 관리하는 인력이 아니다. 교과 수업과 연계한 정보활용교육, 독서교육,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교원이다. 핀란드나 독일 등 독서 선진국에서는 학교 도서관과 사서교사가 교육과정의 한 축을 담당한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도서관은 있어도 사람은 없다”는 말이 교육 현장의 자조처럼 회자되고 있다. 문제의 출발점은 우리의 사서교사 양성과정에 있다. 현재 사서교사는 교원자격증을 취득해야 하지만, 양성과정은 극히 제한적이고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 일부 대학에서만 사서교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으며, 매년 배출 인원도 매우 적다. 그 결과 임용시험 자체가 거의 열리지 않거나, 열리더라도 극소수만 선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예비 사서교사들은 수년간 임용을 준비하다 결국 진로를 포기하거나, 기간제·비정규직 형태로 현장을 떠돌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양성과정의 질적 수준이다. 많은 과정이 여전히 ‘도서관학’ 중심에 머물러 있어, 실제 학교 현장에서 요구되는 교육역량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한 중학교에서 사서교사가 교과교사와 협력해 프로젝트 수업을 설계하려 했지만, 협력수업 경험이나 교육과정 이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례는 낯설지 않다. 이는 개인의 역량 문제가 아니라, 양성과정에서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충분히 길러주지 못한 구조의 문제다. 현장 사례는 사서교사의 효과를 분명히 증명한다. 사서교사가 상주하는 한 초등학교에서는 매일 아침 ‘10분 독서’가 형식이 아닌 생활이 되었다. 교과 연계 독서수업을 통해 아이들은 책을 ‘과제’가 아니라 ‘생각의 도구’로 인식하게 되었고, 그 결과 글쓰기와 토론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반면 사서교사가 없는 학교에서는 도서관이 자물쇠로 잠긴 채 창고처럼 방치되거나, 단순 대출 공간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소속 교사 또한 학생 앞에ㅓ 책 한 권을 선도해 읽는 학교 문화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독서 격차는 곧 교육 격차로 이어진다. 이제 개선이 필요하다. 첫째, 사서교사 양성과정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국립대와 교육대학을 중심으로 사서교사 전공 트랙을 신설하고, 안정적인 임용 규모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둘째, 양성과정의 질적 전환이 필요하다. 교육과정 이해, 수업 설계, 교과 협력,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핵심 역량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셋째, 현직 교사를 대상으로 한 전환·연수 과정도 적극 도입해 학교도서관 전문인력을 단계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책을 읽지 않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이 말은 단재 신채호 선생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을 패러디한 것이다. 한때 일본은 책읽는 민족으로 널리 알려졌었다. 그 결과는 지금까지 노벨상 수상자 27명을 배출한 선진국으로 변모했다. “내 인생의 8할은 어려서 마을 도서관에서 이루어졌다”는 빌 게이츠의 말은 이미 널리 회자된 바가 있다. 역사상 물줄기를 크게 바꾼 세계적 위인들이 한때 책 읽기에 몰입한 ‘독서광’이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서사로 전해지고 있다. ‘독서국가’는 책의 양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책을 통해 질문하고, 연결하고, 사유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사서교사는 독서국가의 장식물이 아니라 엔진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선언이 아니라, 그 엔진을 키우겠다는 국가의 실질적인 결단이다. 사서교사 양성이나 임용 없는 독서국가는 모래 위에 지은 집 즉, 사상누각(沙上樓閣)과 결코 다르지 않음을 다시금 확고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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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독서국가’의 선언, 그러나 사서교사는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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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성공을 가르친 교육, 침묵을 배운 사회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2019년 미국 금융가이자 사교계 인사였던 제프리 엡스타인(Jeffrey Epstein)이 미성년자 성착취과 인신매매 혐의로 체포된 뒤 구치소에서 사망했다. 그러나 그의 죽음으로 사건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엡스타인은 정계·재계·학계·문화계 가릴 것 없이 돈과 권력, 명성을 가진 자는 누구나 자신의 섬으로 초대했다. 그 섬은 나중에 미성년 피해 여성들이 최소 1,000여 명 정도로 추정되는 장소였다. 초대받은 사람 중에 성착취를 했다고 인정한 사람은 없다. 이들의 성범죄를 유추할 수 있는 근거는 엡스타인 파일 속에 담긴 수많은 이메일과 사진뿐이다. 엡스타인 사건의 핵심은 범죄의 잔혹성만이 아니다. 왜 그렇게 오랫동안 단죄되지 않았는가에 있다. 많은 사회 유명 인사들이 그와 교류했지만 문제 제기는 거의 없었다. 권력자들의 네트워크는 서로를 보호하는 장치로 기능했다. 엡스타인은 투자은행 베어스턴스에 입사하기 전에는 사립학교 교사였다. ‘엡스타인 사건’ 연루 주요 인사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빌 게이츠 MS 창업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놈 촘스키 교수, 영국 앤드루 전 왕자, 뵈르게 브렌데 세계경제포럼 총재 등이다. 그 명성이 충격적이다.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은 한 범죄자의 타락으로만 읽기엔 너무 많은 것을 드러냈다. 그것은 권력, 돈, 명성이라는 이름의 ‘성공’이 어떻게 도덕적 감각을 마비시키는지 보여준 사건이다. 한국 교육은 오랫동안 ‘어디에 들어갔는가’를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했다. 명문대, 대기업, 고소득 직업. 어릴 때부터 성취와 경쟁의 언어로 살아왔다. 성공의 기준이 단선적이다. 그럴수록 성공을 둘러싼 윤리적 질문은 주변으로 밀려났다. 엡스타인 사건에서 보듯이 사회적 지위는 때로 면죄부처럼 작동했고 주변의 엘리트들은 침묵을 선택했다. 능력과 네트워크가 도덕적 판단보다 앞설 때 사회 정의는 쉽게 무너졌다. 한국 사회도 예외가 아닐 수 있다. 라캉의 말을 보면 인간은 단순히 욕구를 충족하는 존재가 아니라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는 존재다. 권력과 부, 명성과 네트워크는 곧 상징계에서의 승인이다. 엡스타인은 그 상징적 권력을 매개로 욕망의 중심에 서 있었고 많은 이들은 그 주변에서 침묵을 선택했다. 우리는 무엇을 성공이라 가르쳐왔는가. 명문대, 자산, 인맥을 향한 경쟁 속에서 ‘타자의 욕망’을 내면화하도록 교육한 것은 아닌가. 우리는 공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자로서 윤리적 주체 대신 상징적 지위를 좇는 주체로 학생을 길러낸 것은 아닌지 성찰해야 한다. 라캉에게 욕망은 제거할 대상이 아니라 자각하고 책임져야 할 구조다. 교육은 바로 그 책임을 가르치는 장이어야 한다. 엡스타인 사건은 욕망을 통제하지 못한 개인의 타락이 아니라 욕망을 성찰하지 못한 사회의 실패다. 교육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무엇을 가질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주체로 어떤 삶을 살 것인가’를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질문하게 하는 것이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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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성공을 가르친 교육, 침묵을 배운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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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희 반려詩選] 와우디족(Wow-di 族)
- [교육연합신문=구본희 詩選] 와우디족(Wow-di 族) 손끝으로 세상을 마주하는 세대들. 웃음도, 분노도 쇼츠처럼 스쳐간다. 느림은 지루하고 침묵은 불편해, 스크롤 속에서 하루를 소비한다. 감정은 이모티콘으로, 대화는 댓글 몇 줄이면 족하다. 밥을 고르고 영화를 클릭하며 우리는 '와우'에 중독된 삶을 산다. 손안의 세상ㅡ 화면은 눈부시지만, 마음은 에덴강 너머 어스름 속에 잠긴다. ※와우디족(Wow-di 族): Wow와 Digital 이 합성된 신조어.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디지털 소비에 심취한 세대를 성찰. ▣ 구본희 ◇ 前인천국제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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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희 반려詩選] 와우디족(Wow-di 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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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정성스러운 한 걸음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딱히 믿는 종교는 없지만 주말에 1박 2일로 고창 선운사에서 하는 템플스테이를 다녀왔다. 눈도 오고 혹한 날씨에 볼이 따갑도록 추웠지만 마음은 충만함을 얻었다. 새벽 4시 새벽예불이나 캄캄한 밤길을 걸어서 가는 길이나 법당의 불빛이 사진처럼 가슴에 선명하게 저장되었다. 짧은 체험 중에 배운 것은 ‘지금 현실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긍정적 실천이다. 미완성이고 부족한 인간이 욕망과 욕심으로 충돌하여 갈등을 만들고 아파하며 고통을 겪는다. 비행기를 타고 올라가서 구름 밑에 보이는 도로와 집을 보면 그 많은 갈등이 개미 다리보다 작고 하찮은 것임을 알게 된다. 그런 하찮은 것들이 모여서 지지고 볶는 세상이 되고 그 안에서 금방 후회할 일로 싸우고 속이고 힘들어한다. 생명체의 우연과 필연으로 삶은 욕망의 연료로 하루를 시작한다. 만족과 불만족이 씨줄과 날줄로 엮이면서 시간과 공간을 채우고 있다. 산다는 것이 별것 아니다 싶다가도 한편으로는 산다는 것처럼 놀라운 축복이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광활한 우주에서 이렇게 알맞은 온도와 햇살과 생명체들이 살 수 있는 이곳이 바로 기적 같은 천국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삶은 얼마나 아름다운 인생의 작품인가. 신문에서 ‘5,000일 기도해 보니 지금 이 순간, 한 걸음이 소중’(조선일보, 1월 30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5,000일이나 기도하고 무엇을 얻었을까. 호기심이 생기는 기사 제목이었다. 광주광역시 무각사 주지 청학 스님은 19년간 이어온 ‘5,000일 기도’를 2월 7일 마친다. 스님의 기도는 2007년 8월 13일 주지 부임한 날 시작됐다. 매일 새벽 4시, 오전 10시, 오후 6시 하루 세 차례 1시간 30분씩 108배하고 목탁 치며 금강경을 독송했다. 기도는 치열했다고 한다. 휴대전화와 자동차를 없앴고 바깥출입을 끊었다. 그렇게 기도하는 사이 목탁 3개가 깨져 나갔고 가사, 장삼, 방석은 얼마나 해지고 기웠는지 모른다. 50대 중반에 시작하여 5,000일 기도를 올리는 사이 70대 중반에 이른 청학 스님의 말이다. “5,000일 기도를 마치면 나한테 큰 깨달음이 오지 않을까 기대한 적도 있어요. 아니에요. 가장 큰 깨달음은 오직 한 걸음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오직 한 걸음이란 현실에 충실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오직 한 걸음, 한 걸음을 옮기는 것이 5,000일을 수행하면서 얻는 거대한 깨달음이다. 생각과 말만 무성하면 이루어지는 것이 없다. 교육계에 ‘정치의 바람’이 불고 있다. 6월 3일로 예정된 교육감 선거 얘기다. 연일 출마를 준비하는 인사들의 출판기념회, 출마 선언 소식이 들려온다. 지인 얼굴도 현수막에 올라왔다. 진정으로 교육에 헌신하겠다는 교육감 후보의 얼굴이 지면에 올라온다. 교육은 진정성과 안목을 가진 지도자가 이끌어 가기를 바랄 뿐이다. 앞으로 많은 공약이 난무할 것이다. 공약은 많았지만 정작 교육은 과거의 정책을 재탕하거나 퇴행하는 일이 많았다. 정성스러운 한 걸음은 올바른 실천이다. 이번 교육감 선거를 통해 진정성 있는 교육 성장이 있기를 바란다. 우리의 올바른 선택도 의미 있는 한 걸음이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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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정성스러운 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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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희 반려詩選] 약손
- [교육연합신문=구본희 詩選] 약손 어머니 무릎을 베고 누우면 투박한 손마디가 마른 배를 더듬는다 “엄마 손은 약손” 낮은 주문에 통증은 잠들고 눈을 뜨면 아픔은 먼 데로 물러나 있다 지금 우리는 앓고 있다 서로의 상처를 할퀴는 시대 조건 없이 덮어 줄 그 손길이 유난히 그립다 그 손 끝에서 시작될 평온한 하루를 다시 기다려 본다 ▣ 구본희 ◇ 前인천국제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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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실존주의 철학사상이 다시금 우리의 교실에 던지는 질문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이는 한때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한 적이 있으며 196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나 문학적 우수성을 놓고 등급을 매기는 방식에 반대해 수상을 거부한 적이 있는 실존주의 철학의 대가인 장 폴 사르트르가 지은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의 상징적인 문장이다. 이 문장은 철학사의 명제이자, 오늘의 교육을 향한 질문이다. 인간은 어떤 ‘정해진 틀’로 태어나는 존재가 아니라, 선택과 행동을 통해 스스로를 만들어 가는 존재라는 급진적인 자유의 철학은 성취와 효율을 중시해 온 대한민국 사회, 특히 교육 현장에 불편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 교육은 오랫동안 학생의 본질을 성적으로 규정해 왔다. 등수와 점수는 학생을 설명하는 가장 간편한 언어였고, 대학 서열은 가능성의 지도를 대신했다. 그 결과 학생은 ‘아직 무엇이 될 수 있는 존재’라기보다 ‘이미 평가된 존재’로 취급되곤 했다. 그러나 실존주의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는 교육이 가장 경계해야 할 오류라 할 수 있다. 왜냐면 학생은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을 형성해 가는 과정 속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르트르는 인간을 “자유롭도록 단죄된 존재”라고 말했다. 이는 선택하지 않을 자유조차 허락되지 않는 존재라는 뜻이다. 안타깝게도 이 명제는 오늘의 우리 청소년들에게 그대로 적용된다. 그들은 진로를 선택하지 않으면 누군가가 대신 정해 주고, 생각하지 않으면 사회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밀려간다. 이를 반영하듯이 한때 우리의 청소년들은 대학에 진학하고서도 부모가 교수에게 학점을 따지며 관리하고, 심지어 군대에 가서도 지휘관에게 훈련 및 모든 과정을 밝히길 요구하며, 취업에도 일일이 나서 관여하는 등 매사 개입하고 지시하는 등 믿기지 않는 상황들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는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비록 일부라 하더라도 우리의 청소년들이 선택 그 자체보다, 선택의 책임을 배울 기회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데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의 역할은 명확하다. 교육은 정답을 제시하는 일이 아니라, 학생이 자신의 선택을 사유하고 그 결과를 성찰하도록 돕는 일이어야 한다. 프로젝트 수업에서의 실패, 토론 수업에서의 소수 의견, 진로 탐색 과정에서의 흔들림은 제거해야 할 잡음이 아니라 교육의 핵심 장면이다. 그 경험 속에서 학생은 “나는 내가 한 선택의 결과를 감당할 수 있는 존재”라는 감각과 책임의식을 얻게 된다. 잠시 다른 사례를 살펴보자. 어느 고등학생이 안정적인 진학 경로 대신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탐구 활동을 선택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 선택이 당장 높은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학생은 이미 중요한 배움을 얻었다. 즉, 타인의 기대가 아닌 자신의 판단으로 삶의 방향을 고민해 보았다는 사실이다. 실존주의적 교육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이를 지도해야 할 교사 역시 변화가 요구된다. 교사는 지식을 전달하는 전문가가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질문하도록 돕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왜 그렇게 생각했니?”, “다른 선택은 가능했을까?”라는 질문은 단순한 수업 기법을 넘어, 학생을 존재의 주체로 존중하는 태도다. 사르트르는 개인의 선택이 곧 인류 전체에 대한 책임이라고 보았다. 이는 우리 교육의 목표인 민주시민 양성의 본질과도 맞닿아 있다. 자신의 결정이 타인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민하는 학생은 규칙에 의거 길들여진 존재가 아니라, 책임 있는 민주 시민으로 성장한다. 교육은 결국 인간을 다루는 일이다. 점수와 결과는 필요하지만, 그것이 존재를 대신할 수는 없다. 실존주의는 다시 오늘의 우리 교실에 이렇게 묻고 있다. “이 학생은 어떤 점수를 받았는가?”가 아니라, “이 학생은 어떤 선택을 통해 자기 자신이 되어 가고 있는가?” 이 질문을 외면하지 않을 때, 우리 교육은 다시 휴머니즘을 간직한 인간의 모습을 회복할 것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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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실존주의 철학사상이 다시금 우리의 교실에 던지는 질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