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Home >  기획·연재 >  기획
-
[殷字·東夷·韓民族 이야기] 은자(殷字)의 재발견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한자는 2,000여 년간 동양 문명의 핵심이자 일상의 도구였으나, 우리는 매일 쓰는 글자의 진짜 주인과 얼굴을 잊은 채 살아왔다. 오늘날 흔히 ‘한자(漢字)’라 불리는 이 문자는 사실 한나라 시대에 붙여진 이름일 뿐, 그 기원은 3,500년 전 상(은)나라의 갑골문과 금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역사적·고고학적 진실은 이 문자의 창제 주체가 바로 우리의 직접적인 선조인 ‘동이족(東夷族)’이었음을 명백히 가리킨다. 하지만 이 위대한 유산의 해석은 오랜 시간 왜곡되었다. 그 오해의 중심에는 서기 100년경 동한(東漢)의 학자 허신(許愼)이 집대성한 『설문해자(說文解字)』가 있다. 허신은 문자학의 권위자였으나, 안타깝게도 당시에는 아직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갑골문과 금문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채 소전(小篆) 위주의 해석을 내놓았다. 이는 동이족의 풍습과 철학이 담긴 문자를 화하족(한족)의 시각에서 한정 지어 해석하는 결과를 초래했고, 수많은 ‘은자(隱字)’가 본래의 뜻과는 다른 모습으로 굳어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특히 한자의 근본 원소 곳곳에는 동이족만의 고유한 생활 양식과 풍습이 짙게 배어 있다. 대표적으로 ‘오랑캐’로 격하된 ‘이(夷)’자는 갑골문에서 ‘큰 활(大+弓)’을 능숙하게 다루는 문명인의 기개를 형상화한 것이다. 또한,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술을 올리고 춤을 추며 신과 소통하던 제천 행사의 모습, 죽은 이의 영혼을 기리며 옥(玉)을 소중히 여겼던 장례 문화, 그리고 흰 옷을 즐겨 입으며 예의를 갖추어 무릎을 굽히던 생활 방식 등은 갑골문 속에 고스란히 박제되어 있다. 허신은 이러한 동이족의 문화적 맥락을 알지 못한 채, 이미 변형된 글자 모양만을 보고 억지로 뜻을 짜 맞추는 실수를 저질렀다. 우리가 사용하는 한자는 여러 개의 작은 ‘근본 원소’들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정교한 퍼즐이다. 본서는 허신의 권위에 가려진 채 잃어버린 동이족의 지혜를 되찾기 위해 다음의 5가지 엄격한 원칙으로 한자의 비밀을 검증한다. ㅁ원형성: 반드시 갑골문과 금문의 초기 자형에 부합해야 한다. ㅁ역사성: 반드시 동이족의 역사적 사실이나 선진(先秦) 시대의 문헌 기록에 부합해야 한다. ㅁ일관성: 모든 한자 부호의 해석은 일관되어 다른 글자에서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ㅁ합리성: 자형에서 파생된 뜻이 논리적으로 설명 가능해야 한다. ㅁ계승성: 자형과 뜻의 변화 과정이 시대별로 일관되게 이어져야 한다. 본서의 목적은 명확하다. 2,000년 전 허신의 실수와 화하족 중심의 역사관이 만들어낸 광범위한 오류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다. 왜곡된 해석을 바로잡고 동북아시아 문명의 시원인 동이족의 발자취를 추적함으로써, 비로소 한자라는 거대한 나무의 뿌리인 진짜 ‘은자(殷字)’의 의미를 마주하게 된다. 이것은 단순한 문자 해석을 넘어, 우리 역사의 잃어버린 원류를 되찾는 엄숙한 여정이다. ■ 한자의 막힌 혈관, ‘홀태’와 ‘모래톱’으로 뚫다 한자(漢字)는 동양 정신의 뿌리이자 고대인의 삶을 담은 그릇이다. 그러나 우리는 오랫동안 한자의 종주국을 자처하는 중국의 해설서, 특히 허신의 『설문해자』가 정해놓은 틀에 갇혀 그 역동적인 본래 의미를 잃어버렸다. 이제 우리말의 고유한 감각인 ‘훑다’와 ‘모래톱’이라는 열쇠를 통해, 한자의 잃어버린 원형을 복원해보고자 한다. ■ 勿(물/몰), 깃발이 아닌 ‘훑어내는’ 동작의 형상 허신은 말 물(勿)자를 깃발이 세워진 모습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갑골문과 금문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칼(刀) 사이로 낱알(丶)이 흩어지는 형상, 즉 빗처럼 생긴 도구로 곡식을 ‘훑어내는’ 동작이 선명하게 읽힌다. 본래 ‘털어내다’라는 뜻의 털 몰(勿)이었던 셈이다. 이 흔적은 만물 물(物)자에서 더욱 명확해진다. 소의 등 긁개로 털을 훑어내는 모습에서 유래한 이 글자는, 본래 ‘털어내다’라는 동작이 한자의 핵심 자형 원리였음을 증명한다. ■ 賜(사)와 易(이), 모래톱이 내어준 자연의 선물 줄 사(賜)와 쉬울 이(易)의 관계는 우리 민족의 지형적 감각인 ‘모래톱’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賜’는 조개(貝)를 훑어내는(勿) 모습이다. 물가 모래톱에서 조개를 훑어 건져 올리는 풍경을 묘사한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우리말 ‘모래톱’이다. 지형이 톱니처럼 생기지 않았음에도 우리는 왜 ‘톱’이라 부르는가. 이는 ‘훑는 도구’인 홀태(톱)의 이미지가 지형에 투영된 결과다. 자연이 거저 내어주는 조개를 줍는 일이니 ‘줄 사(賜)’가 되었고, 물줄기가 지형을 쉽게 바꾸는 모습에서 ‘바꿀 역/쉬울 이(易)’라는 뜻이 파생된 것이다. 이는 우리가 갑골문의 원형 정신을 가장 온전히 계승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 利(리), 벼를 베는 것이 아니라 알곡을 ‘터는’ 유용함 우리는 흔히 이로울 리(利)를 ‘벼(禾)를 칼(刀)로 베는 모습’이라 배운다. 그러나 원형은 벼와 ‘털 몰(勿)’의 결합에 가깝다. 볏단에서 알곡을 훑어내는 ‘홀태질’의 효율성을 표현한 글자인 것이다. 수확의 극대화에서 ‘이롭다’는 뜻이, 홀태 날의 예리함에서 ‘날카롭다’는 뜻이 나왔다. 더 나아가 알곡이 체에 걸러지듯 배출된다는 비유에서 대소변을 뜻하는 의미까지 확장되었다. ‘베는’ 행위보다 ‘터는’ 행위가 농경의 핵심적 이익임을 고대인들은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 우리말로 복원하는 한자의 생명력 중국조차 자의적 해석에 갇혀 잃어버린 한자의 본뜻이, 역설적이게도 우리말의 ‘훑다’와 ‘모래톱’이라는 감각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한자를 중국의 전유물로만 여기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 고유의 언어 감각으로 한자를 재해석할 때, 비로소 한자의 막힌 혈관이 뚫리고 고대인의 삶과 지혜가 우리 곁으로 온전히 돌아올 것이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
[김춘식 칼럼] 한·독 미래 교육의 만남: 기술적 수용성과 윤리적 성찰의 글로컬 상생을 향하여
[교육연합신문=김춘식 칼럼] 고요한 아침의 나라 한국에 따스한 봄 햇살이 깊숙이 내려앉는 이 계절, 전라남도와 독일 브레멘·니더작센주가 미래 교육이라는 가치 아래 국경을 넘어 손을 맞잡았다. 양국 교육 교류 역사상 최초로 시도되는 전라남도교육청교육연수원(JETI)과 독일 브레멘주교육연구원(LIS)·니더작센주 교육전문가의 교원 공동 연수를 앞두고, 수많은 교육 관계자들과 교사들이 뜻을 모아 연수를 준비해 왔다. 필자 또한 양국 교원들의 교육적 고뇌가 담긴 발제문들을 한국어와 독일어로 다듬고 살피는 과정에 동참하며, 비록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으나 참여한 모든 이들의 마음만큼은 내내 뜨거웠음을 깊이 체감할 수 있었다. 교육의 본질은 결국 아이들을 가슴에 두고 서로의 미래를 위해 함께 투입하는 정성과 시간 속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장의 수많은 손길이 모여 시작된 헌신이 인류 보편의 가치와 맞닿을 때, 우리는 비로소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글로컬(Glocal) 교육의 진정한 서막을 목도하게 된다. 이 역사적인 만남이 뜻깊은 결실을 보게 된 배경에는 교육의 미래를 멀리 내다보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린 교육 리더들과 실무자들의 결단과 헌신이 있었다. 전남 담양교육지원청 교육장을 포함한 관계자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혜안, 그리고 대한민국 최초의 한·독 공동 연수라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한 교육연수원장과 연수기획부장, 그리고 교육연구사의 교육적 진심이 맞물려 이 경이로운 무대가 완성되었다. 형식주의와 일회성 퍼포먼스를 과감히 걷어내고, 오직 교사와 학생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자 했던 이들의 교육 철학은 전남이라는 지역적 경계를 넘어 대한민국 공교육 전반에 깊은 시사점을 던진다. 무엇보다 이러한 글로컬 실천의 중심에서 이루어진 양국 교육의 만남은 '기술 수용성'과 '윤리적 성찰'의 화학적 결합이라는 거시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번 교류의 핵심 축인 ‘민주주의 교육’, ‘지속가능발전 교육(ESD)’, 그리고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교육’이라는 글로벌 3대 의제는 오늘날 지구촌 전체가 마주한 문명사적 위험이자,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 세계 미래 세대가 반드시 풀어내야 할 공동의 숙제다. 주지하다시피 대한민국과 전남의 교육은 인공지능과 디지털 인프라를 빠르게 흡수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기술적 수용성'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반면 독일의 교육은 디지털 전환의 거센 흐름 속에서도 개인정보보호와 데이터 주권, 그리고 강력한 기술 윤리적 문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인간 중심의 철학적 브레이크를 밟아왔다. 따라서 속도를 내며 질주하는 한국의 디지털 교육과, 방향과 안전을 철저히 점검하는 독일의 윤리적 교육이 만난 것은 단순한 친선을 넘어 미래 문명을 선도할 상호 보완적 융합의 계기다. 학교 현장을 방문하는 동안 디지털화가 가져온 편리함 뒤에 숨은 인간 소외 현상, 그리고 알고리즘 의존으로 인한 비판적 사고 저하를 깊이 염려해 온 독일 교사들의 고뇌는 대한민국 교육이 쫓던 속도전에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 반대로 한국의 역동적인 디지털 수업 모델과 담양 관내 학교에서 펼쳐진 생태·역사·진로 중심의 유연한 교육과정은 독일 연수단에게 미래 교육의 실천적 가능성을 명확하게 제시해 주었다. 주목할 만하게도 교류 첫날, 담양의 한 초등학교에서 진행된 '5·18 민주화운동' 주제의 현장 수업은 양국 교육자들에게 깊은 공감대를 선사했다. 5·18의 진실을 세계에 알린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깊이 있게 다룬 이 수업에서, 독일 연수단은 한국 초등학생들의 높은 역사적 문제의식과 성숙한 태도에 큰 감동과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정체성과 존엄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바로 이처럼 국경을 초월해 인류 보편의 가치를 뜨겁게 공유했던 상생의 현장 속에 존재한다. 이번 한·독 교원 교류는 단순한 지역 단위의 연수를 넘어 대한민국 미래 교육의 거버넌스를 확장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향후 대한민국 교육 정책을 이끌어갈 선구자들과 행정 담당자들에게 세 가지 정책적 제안을 던지고자 한다. 첫째, 글로벌 교육 교류에 대한 지속가능한 행정·재정적 지원의 확대와 제도화가 시급하다. 미래 교육의 도전과제는 개별 지역이나 국가 혼자서 해결할 수 없다. 정책 담당자들은 지역의 우수한 교육 자산이 글로벌 무대와 중단 없이 소통할 수 있도록 전용 예산을 확보하고 수립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국가적 차원의 제도적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둘째, '기술' 중심의 디지털 수용성 정책에서 '철학과 윤리' 중심의 가치 정책으로 확고하게 대전환해야 한다. 스마트 기기 보급률이나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속도라는 수치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독일 교육이 보여준 개인정보보호, 데이터 윤리, 그리고 비판적 사고 능력을 기르는 'AI 리터러시'를 대한민국 교육과정 전반에 제도적으로 정착시켜야 한다. 기술을 다루는 테크니션을 넘어, 기술의 시대에 인간다움을 사수하고 다스리는 인간을 길러내는 것이 정책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셋째, 일회성이자 일방향적인 교원 연수를 넘어선 '글로컬 교육공동체 및 학생 교류 모델'의 정립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교사들의 만남과 사유의 시간은 반드시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의 실질적인 상호 교류로 이어져야 한다. 대한민국의 아이들이 세계의 학생들과 민주주의와 인권, 디지털 윤리를 주제로 함께 토론하고 연대할 수 있도록, 지역의 특수성과 세계의 보편성을 잇는 글로벌 교육 네트워크를 국가 정책 차원에서 밀어주어야 한다. 이번 교류는 현장 리더들의 교육적 혜안과 보이지 않는 실무진의 땀방울이 맞물려 일궈낸 대한민국 미래 교육의 역동적인 출발점이다. 참된 교육은 외형적 형식을 넘어 내실 있는 가치를 채우는 일이며, 교사의 뜨거운 가슴을 통해 아이들의 숨결을 온전히 느껴야 하는 본질의 여정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교육정책 담당자들이 이번 한·독 교류가 전남의 대지 위에 가꾸어 놓은 글로컬 상생의 불씨를 이어받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우리 아이들이 거대한 디지털 해일 속에서도 인권과 민주주의, 그리고 인간 존엄의 가치를 단단히 쥔 채 당당한 세계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 미래 교육의 문을 활짝 열어주기를 간곡히 기대한다. ▣ 김춘식 동신대학교 에너지경영학과 교수이자 한국독일사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한국의 교육, 독일의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을 만나다』(포스텍융합문명연구원; 소명, 2025) 등이 있다. ◇ 교육연합신문 논설위원 ◇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 한국독일네트워크(ADeKo) 이사 겸 인문교육위원장 ◇ 2024 칼만 해외석학(독일 연방교육연구부, 아헨공과대학교) ◇ 前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 前 국가교육위원회 미래과학인재양성특별위원회 전문위원 ◇ 前 한국전문대학평가인증위원회 부위원장
-
[殷字·東夷·韓民族 이야기] 백제의 이름, ‘밝은 나라’에서 ‘일본’까지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역사는 과거를 읽는 일이지만, 단지 지나간 세월을 정리하는 작업에 그치지 않는다. 역사는 오늘을 비추고, 내일을 준비하는 거울이 된다. 그래서 국호(國號), 즉 나라의 이름을 새삼 살펴보는 일은 단순한 어원 풀이가 아니다. 이름은 정체성이고, 그 이름에 담긴 뜻은 후대가 스스로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큰 자산이 된다. 우리에게 백제는 교과서 속에서 흔히 “한반도 서남부의 소국, 660년 나·당 연합군에 의해 멸망”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최근 학계와 현장의 발굴은 그 단순화된 서술에 물음표를 던진다. 백제의 범위는 더 넓었고, 영향력은 훨씬 깊었으며, 무엇보다도 그 이름이 지닌 의미는 지금까지보다 훨씬 풍부했다. □ 백제라는 이름의 여러 얼굴 문헌과 금석문에는 백제의 국호가 한 가지로만 등장하지 않는다. 우리가 잘 아는 百濟(백제) 말고도, 광개토대왕비에는 百殘(백잔), 다른 기록에는 十濟(습제), 또 이체자인 佰濟, 남부여(南扶餘)라는 표기도 보인다. 일본에서는 倶太羅(구다라), 百濟(일본식 발음 구다라)라 불렀다. 더 나아가 은유적 표현으로 扶桑, 風谷, 半島라는 지칭까지 섞여 있다. 이처럼 다층적이고 이질적인 표기들이 얽혀 있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연구자들이 찾는 것은 이들을 하나로 묶어낼 “어원 열쇠”이다. □ ‘백’과 ‘제’, 문자에 담긴 빛과 물 먼저 ‘백(百)’이라는 글자를 보자. 갑골문과 금문에서는 본래 엄지손톱의 흰빛을 그린 상형이었다. 그 흰빛이 곧 밝음, 순수함을 뜻하게 되었고, 후대에 ‘많다’의 의미가 붙으며 수사 ‘백(100)’이 된 것이다. 결국 그 뿌리는 ‘밝음’이었다.([그림 30] ‘百’ 참조) ‘제(濟)’는 본래 제나라의 ‘제(齊)’에서 갈라져 나온 글자다. 물(水) 변이 붙으며 강과 관련된 뜻으로 발전했다. 중국의 제수(濟水)와 연결되고, 후대에는 ‘건너다’, ‘구제하다’라는 뜻이 파생되었다. 그러니 百濟는 문자적으로도 ‘밝음’과 ‘강’이 결합한 이름이라 할 수 있다.([그림 30] ‘濟’ 참조) □ 예군 묘지명에 새겨진 단서 2011년, 중국 서안에서 발견된 한 묘지명은 백제사 연구에 큰 충격을 주었다. 백제계 인물로 추정되는 ‘예군(禰群)’의 묘지명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었다. “日本餘燼(일본의 여초, 전란 뒤 살아남은 무리)”, “扶桑에 의지하여 죽임을 면했다.” 여기서 ‘일본’을 단순히 열도, 즉 야마토로 읽을 수는 없다. 당시 맥락에서 ‘餘燼(여초)’는 멸망한 나라의 잔민을 뜻했으니, 이는 분명 백제를 가리킨 것이다. 같은 문맥의 ‘扶桑’이 일본 열도를 가리키는 은유로 쓰였음을 고려하면, 문장은 이렇게 읽힌다. “망국 백제의 유민이 일본(扶桑)에 의지하여 살아남았다.” 즉, 묘지명 속 ‘日本’은 ‘해가 떠오르는 곳’이라는 은유적 표현으로, 바로 백제를 지칭했다고 보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 왜가 일본이 되다, 그리고 백제 『신당서』는 함형 원년(670)에 왜가 국호를 ‘일본’으로 바꾸었다고 기록한다. 『삼국사기』 문무왕 10년조에도 같은 내용이 보인다. 하지만 『구당서』와 『신당서』의 서술은 미묘하게 다르다. 한쪽은 “일본이 예전 작은 나라였는데 왜를 병합했다”고 하고, 다른 한쪽은 “왜가 일본을 병합했다”고 전한다. 명칭이 혼용되던 전환기의 혼란이 드러난다. 해석은 이렇다. 백제 멸망 이후 유민과 지배층이 열도 정치에 깊이 편입되었고, 그 결과 670년 국호 ‘일본’ 채택은 백제 재기의 성격을 띠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일본’은 단순히 왜의 새로운 이름이 아니라, 백제인의 자의식이 투영된 이름이었다. □ ‘해의 근본’, 일본과 백제를 잇다 여기서 흥미로운 언어학적 연결고리가 등장한다. 고구려 건국지로 알려진 ‘졸본(卒本)’은 광개토왕비에는 ‘홀본(忽本)’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홀’은 ‘해’를 뜻하는 말과 음운적으로 이어지고, 결국 ‘日(해)의 本(근본)’이라는 ‘日本’의 의미망과 연결된다. 소서노가 졸본계 부여 혈통이라는 전승, 해모수·주몽의 태양적 신화 계보와 겹쳐 보면, ‘해의 근본’이라는 관념이 이미 고대 건국서사 속에 자리 잡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 백제, 밝음의 나라 우리 고대 국호 가운데는 태양과 광명과 관련된 이름이 많다. 조선(아침 해가 비치는 나라), 부여(벌판, 햇볕이 드는 곳), 고구려(높음, 태양), 발해(큰 바다에 뜨는 해) 모두 그렇다. 백제도 예외가 아니다. 국어학자 양주동은 백제를 ‘밝은 성(城), 곧 광명성’으로 풀이했다. ‘백’은 밝음, ‘제’는 성·고을을 뜻하는 자을(齊)의 음차라는 것이다. 결국 백제는 ‘밝은 땅, 해가 비치는 나라’라는 뜻으로 확장된다. 이는 예군 묘지명의 ‘日本(해의 근본)’ 은유와도 정확히 호응한다. ‘박달’이라는 말도 같은 계열이다. ‘밝-달(양달, 해가 드는 곳)’이 ‘배달’로 발전했고, 이는 곧 밝은 나라, 태양의 나라를 뜻했다. 백제의 이름도 바로 이 ‘밝음’의 계열에 속한다. □ 다양한 별칭과 변이 물론 백제를 가리키는 다른 이름들도 있었다. ‘十濟(습제)’는 몽골어·튀르크어의 ‘온(온, 열)’과 연결짓는 가설이 있지만, 『수서』의 “백가가 바다를 건너 백제라 부름”과 같은 후대식 설명에 가깝다. ‘남부여(南扶餘)’는 부여계 혈통을 강조한 표기였다. 일본에서 부른 ‘구다라(倶太羅)’는 어원설이 다양하다. ‘큰 나라(쿠) + 타라(땅)’라는 풀이, 공주 구드레 나루에서 비롯되었다는 지명설, 심지어 브리야트계 민족명과의 연결까지 제기된다. 일본어 속 ‘구다라나이(くだらない, 하찮다)’가 여기서 비롯되었다는 설까지 있지만, 아직 분분하다. □ 맺으며 사료, 금석문, 언어학, 신화적 상징을 종합하면, 백제라는 이름은 결국 ‘밝음, 해, 근본’이라는 의미장으로 수렴한다. 예군 묘지명 속 ‘日本’이 백제를 지칭했다는 해석은, 백제의 멸망 이후에도 그 이름과 상징이 일본 열도 속에서 살아남아 정치적 재편의 원동력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660년 백제가 무너진 뒤, 불과 10년 만에 왜가 ‘일본’으로 국호를 바꾼 사실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백제인의 기억과 정체성이 열도에 깊이 뿌리내린 사건이었다. 결국 백제는 ‘밝은 땅, 해의 나라’였다. 그 이름 속에는 태양의 힘과 동아시아를 가로지른 백제인의 활력이 함께 담겨 있다. 오늘 우리가 백제를 다시 불러내는 까닭은, 단순히 잊힌 나라를 복원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 이름에 깃든 빛을 오늘의 자존과 내일의 역량으로 되살려내기 위함이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
[김춘식 칼럼] 비움으로써 채워지는 삶, 평범을 자처한 삶의 품격과 향기
[교육연합신문=김춘식 칼럼] 인생의 정점에서 스스로를 낮추어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앉는 것은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고결한 용기다. 성취와 효율만이 강조되는 현대 사회에서 프랑스의 올리비에 드 베랑제(Olivier de Berranger, 1938-2017) 주교가 남긴 삶의 궤적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마무리'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다. 베랑제 주교의 생애는 국경과 지위를 초월한 헌신과 겸손의 결정체였다. 그의 한국 인연은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초청으로 시작되었다. 1976년부터 17년간 '오영진'이라는 한국 이름으로 살았던 그는 화려한 사목 활동 대신 가난한 이들의 곁을 선택했다. 그는 프라도사제회가 한국 가톨릭교회에 뿌리내리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이 땅의 고통받는 민중과 함께 울고 웃었다. 프랑스로 돌아간 뒤에도 그의 가슴에는 늘 한국이 살아 있었다. 1996년 생드니 교구 주교로 서품된 후, 저서 『서울의 예수, 생드니의 예수』를 통해 두 나라 소외된 이들의 삶을 증언했다. 특히 2000년 남북 이산가족 상봉 당시에는 "상대방에게 모멸감을 주지 않고 감싸 안는 인내와 민족애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분단의 상처를 보듬기도 했다. 주교라는 권위의 정점에 도달했을 때조차 그의 마음은 늘 프라도 사제로서 서약했던 초심의 자리를 향했다. 은퇴 후 행보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성찰을 안겼다. 그는 주교의 지팡이를 내려놓고 프라도회가 시작된 리옹의 가난한 동네에서 홀로 숙식을 해결하며 살기를 자청했다. 말년에는 고향 양로원에서 '주교님'이 아닌 친근한 형제로서 노인들과 똑같은 처지로 살다 생을 마감했다. 지위라는 껍데기를 벗어던진 인간 본연의 숭고함을 몸소 증명해 보인 것이다. 이러한 삶은 직위와 명예를 인생의 성적표로 여기는 우리 사회의 고정관념을 되돌아보게 한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가 내려놓은 '직함'이 아니라, 그 자리에 새롭게 채워진 '삶의 품격'이다. 이는 퇴임 후 과거의 위신을 뒤로하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 아이들과 눈을 맞추는 독일 교육자들의 성숙한 직업 윤리와도 궤를 같이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 역시 재직 시절의 위세에 갇히지 않는 용기다. 원숙한 경륜이 박제된 훈장이 아닌, 학교 현장의 실질적인 활력으로 환원되는 선순환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최근 우리 곁에서도 이러한 가치의 실천을 통해 잔잔한 감동을 주는 사례를 만날 수 있다. 전남 강진교육지원청의 최 모 전 교육장의 행보가 그러하다. 그는 평생을 바친 교단에서 최고의 영예인 교육장까지 역임했으나, 퇴임 후 안락한 원로의 자리를 사양했다. 대신 최근 강진의 외국인 유학생 중심 직업계 고등학교에서 '임시교사'라는 이름으로 다시 분필을 들었다. 화려한 의전 대신 타국 학생들의 서툰 한국말을 다독이며 교육자의 초심을 현장에서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주교에서 평범한 노인으로 돌아간 베랑제 주교처럼, 교육장에서 임시교사로 돌아간 그의 행보는 직함이 사라진 자리에 오직 '스승'이라는 이름의 진정성만을 남겼다. 스스로를 낮춤으로써 오히려 세상을 밝히는 이들의 삶은 기술적 풍요 속에서도 우리가 결코 잃지 말아야 할 인간의 품격과 온기가 무엇인지 일깨워준다. 결국 이들이 보여준 삶의 궤적은 우리 사회 전반의 의식 개혁을 요구하는 묵직한 화두다. 전문성이 사장되지 않고 사회적 자산으로 재투입되는 환경, 위계의 옷을 벗고 존재 그 자체로 기여하는 이들이 존중받는 풍토야말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성숙한 공동체의 모습이다. 이러한 겸손의 선순환이야말로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유산이자, 우리 시대가 마주해야 할 '준비된 기적'이다. ▣ 김춘식 동신대학교 에너지경영학과 교수이자 한국독일사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한국의 교육, 독일의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을 만나다』(포스텍융합문명연구원; 소명, 2025) 등이 있다. ◇ 교육연합신문 논설위원 ◇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 한국독일네트워크(ADeKo) 이사 겸 인문교육위원장 ◇ 2024 칼만 해외석학(독일 연방교육연구부, 아헨공과대학교) ◇ 前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 前 국가교육위원회 미래과학인재양성특별위원회 전문위원 ◇ 前 한국전문대학평가인증위원회 부위원장
-
[殷字·東夷·韓民族 이야기] 고구려의 국호, 잊힌 이름을 다시 부르다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우리가 역사를 이야기할 때, 늘 아쉬움으로 남는 장면이 있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다.”라는 말은 교과서에서 너무도 익숙하지만, 사실 그 통일은 제한적이었다. 청천강 이북은 포함되지 않았고, 한반도의 북쪽은 여전히 미완의 공간으로 남았다. 그래서일까. 한국인들의 집단 기억 속에는 언제나 “고구려가 통일했다면 어땠을까?”라는 물음표가 남아 있다. 실제로 몇 해 전 학자 100인에게 “한국사에서 가장 안타까운 사건”을 묻는 설문에서, 가장 많이 꼽힌 답은 ‘고구려의 멸망’이었다. 패배의 순간임에도, 사람들은 고구려에서 한국사의 자존심과 대륙적 상상력을 찾는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는 이 이름, ‘고구려’를 어떻게 불러야 할까? 그 국호 속에는 어떤 의미가 숨어 있을까? □ 건국 연대, 단순한 연표가 아니다 『삼국사기』는 고구려의 건국을 기원전 37년으로 적었다. 그러나 다른 기록은 다르다. 『신당서』는 고구려가 “한(漢) 대부터 있었고, 지금 900년에 이른다”라고 전한다. 『후한서』, 『삼국지』 등 중국 사서에 고구려는 일찍부터 등장하지만, 신라는 훨씬 늦게 독립된 항목으로 나타난다. 이는 단순히 연표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언제부터 ‘고구려’라는 이름을 썼는지, 그것이 어떤 문화적 맥락에서 형성되었는지를 묻는 질문이다. □ ‘구려’라는 이름의 뿌리 『삼국지』 동이전에는 “구루는 고구려말로 성(邑)이다”라는 흥미로운 구절이 있다. 여기서 ‘구루’는 ‘굴(동굴)’, ‘골짜기’, ‘고을’로 이어지는 어원망을 품고 있다. 즉, 집단이 모여 사는 거처, 곧 성(邑)을 뜻했다. 따라서 ‘구려’는 단순한 고유명사가 아니라, 원래는 ‘성’이나 ‘고을’을 가리키는 보통명사였다가 국호로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고구려는 ‘높은 성, 위대한 고을’을 뜻하는 이름이었다. □ 졸본이 아니라 홀본, 해의 근본 고구려 건국지로 잘 알려진 곳은 ‘졸본(卒本)’이다. 그러나 광개토왕비(413년)에 기록된 표기는 ‘홀본(忽本)’이다. 시기상 더 원 사료에 가까운 비문을 따른다면, ‘홀본’이 원형일 가능성이 높다. ‘홀’은 문자학적으로 ‘해(태양)’와 연결된다. 그렇다면 ‘홀본’은 곧 ‘해의 근본’, ‘해 뜨는 곳’을 의미한다. 조선의 ‘아사달’, 단군신화의 태양적 국호 전통과도 이어진다. 고구려의 건국지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태양 숭배와 연결된 신성한 공간이었음을 알 수 있다. □ ‘고(高)’ 자의 기원 그렇다면 ‘고(高)’는 무엇일까. 흔히는 다층 성곽의 모양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하지만 갑골문과 금문을 들여다보면, ‘고’는 원래 솟아오름, 남성적 생명력의 상징에서 출발한 글자였다. ‘높다’라는 추상적 의미는 그 뒤에 파생된 것이다. 따라서 ‘고구려’는 ‘높은 성’일 뿐 아니라, 태양의 상징과 맞닿아 있었다. 시조 해모수와 주몽의 성씨 전통이 이 ‘높음’과 ‘태양’을 겹겹이 담아낸 셈이다.([그림 28] ‘高’ 참조) □ 이미 쓰였던 이름, ‘고려’ 많은 사람들이 ‘고려’라는 국호를 왕건이 새로 만든 줄로 안다. 그러나 사실 고구려 시기부터 ‘고려’는 이미 사용되었다. 충주 고구려비(397년)에는 ‘고려 태왕’이 등장하고, 539년의 연가 7년명 금동여래입상에는 ‘고려국’이라는 명문이 보인다. 게다가 당·원·명대의 음운서, 그리고 『용비어천가』 표기를 보면 ‘려’는 ‘리’로도 발음되었다. 고려가 곧 ‘고리’였던 셈이다. 그렇다면 ‘고려’는 단순한 약칭이 아니라, ‘골/홀(해)’ 계열 어원과 연결된 또 하나의 정통 국호였다고 볼 수 있다. □ 북경까지 뻗은 고구려의 무대 덕흥리 고분 벽화(408년)에는 ‘유주자사’와 13군 태수의 이름이 등장한다. 유주는 오늘날 북경 일대다. 이는 고구려가 이미 화북 내륙과 접속해 있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당대 문헌에는 평양성·국내성·한성의 3수도 체제가 등장한다. 그런데 송·명대 지리지에는 평양성을 ‘평주=북경권’으로 비정한 기록이 있다. 이는 고구려의 활동 무대가 단순히 압록강 주변이 아니라, 북경까지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고구려가 수·당의 지속적인 공격을 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 계승된 국호, 고려 고구려 멸망 후에도 ‘고려’라는 이름은 사라지지 않았다. 발해, 보덕국, 후삼국의 태봉, 그리고 왕건의 고려까지 이어졌다. 왕건의 고려는 새로운 창조물이 아니라, 고구려 시기부터 이어진 정통 국호의 계승이었다. 조선 건국 때 명나라의 눈치를 보며 채택된 ‘조선’과는 달리, 고려라는 이름은 대륙적 상상력과 민족적 자존을 담은 이름이었다. □ 다시 불러야 할 이름 1948년 제헌 국회에서도 국호는 논쟁거리였다. ‘대한민국’과 ‘고려공화국’이 경쟁했고, 결국 표결로 ‘대한민국’이 채택되었다. 하지만 고려라는 이름을 다시 쓰려 했던 흔적은 분명 남아 있다. 오늘날 통일 한국의 국호를 논의한다면, ‘고려’는 가장 국제성과 역사성을 겸비한 후보일 것이다. 북한 역시 ‘고려민주연방공화국’을 제안한 바 있다. ‘고려’라는 이름에는 남과 북이 함께 이어받을 수 있는 전통이 담겨 있다. □ 결론: 태양과 높음의 나라 고구려와 고려의 이름에는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태양 숭배와 ‘높음’의 상징이 담겨 있다. 그것은 단군의 아사달에서, 해모수와 주몽의 성씨에서, 홀본이라는 건국지에서, 그리고 ‘고려’라는 국호의 지속에서 확인된다. 고구려는 패망했지만, 그 이름은 꺼지지 않았다. 민족의 자존심, 대륙적 상상력, 그리고 태양과 높음의 전통은 여전히 살아 있다. 언젠가 통일의 순간이 오면, 우리는 다시 이 이름을 불러야 할지 모른다. 고려(高麗). 그 이름 속에서 우리는 사라진 전사의 기억과 미래의 자존을 함께 만날 수 있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
[殷字·東夷·韓民族 이야기] 도깨비, 도철, 독기, 그리고 동이족의 기억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 천 년을 넘어 이어진 전사의 기운 우리가 아는 도깨비는 어떤 모습일까? 뿔이 달린 장난꾸러기, 씨름을 좋아하고 아이들과 어울리며, 때로는 사람과 흥정을 벌이는 친근한 존재로 떠올린다. 하지만 조금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 도깨비의 뿌리는 훨씬 더 묵직하다. 단순한 민속 괴물이 아니라, 고대의 전쟁신과 맞닿아 있는 상징이자, 동이족의 기억을 품은 형상이다. □ 잊힌 이름, 도깨비의 기원 도깨비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는 갑골문과 청동기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고대 중국의 제기와 무기 위에는 무시무시한 얼굴 문양이 새겨져 있다. 바로 도철(饕餮)이다.([그림 27] 도철 문양 참조) 크고 날카로운 눈, 튀어나온 송곳니, 뿔 달린 이 형상은 보는 이에게 전율을 불러일으킨다. 이 도철 문양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다. 전쟁과 제사의 기운을 상징했고, 적에게 공포를 심어주는 전사의 얼굴이었다. 중국 고대 기록에 따르면, 치우(蚩尤)라는 전쟁의 신은 황제 헌원과 맞서 싸운 전사였다. 그의 투구에는 소머리와 뿔, 날카로운 송곳니가 장식되어 있었고, 이 형상이 훗날 도철 문양으로 정착했다. 즉, 오늘날 우리가 친근하게 부르는 도깨비는, 그 뿌리를 따라가면 전장의 피비린내와 무기, 청동기의 도철에 닿아 있는 셈이다. 두려움의 상징이 시간이 지나 민속 속 귀물로 변신한 것이다. □ 전장의 깃발, ‘독기’ 치우와 동이족은 전쟁터에서 늘 독기(纛旗)라는 깃발을 세웠다. 독기는 단순한 깃발이 아니었다. 깃대 끝에 괴이한 형상을 조각하고, 그 아래에 깃발을 늘어뜨렸다. 사람의 얼굴, 짐승의 머리, 괴물의 형상이 독기의 꼭대기를 장식했다. 이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바람과 전운을 점치고 적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는 장치였다. 깃발은 멀리서도 잘 보였고, 그 위의 괴물 얼굴은 전사의 군기를 고취시키며 적군에게 공포를 심었다. 이 전통은 동북아시아의 여러 민족으로 이어졌다. 몽골군 역시 독기와 유사한 군기를 사용했고, 원나라와 청나라 시대에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전통이 한반도에도 남아 있었다는 점이다. 정조 시기의 궁중 행렬을 담은 「화성능행도」를 보면, 화려한 깃발 행렬 속에 독기가 등장한다. 다만 이 시기의 독기는 전투 장비라기보다 왕권과 의례를 상징하는 장식물로 변해 있었다. 전장의 공포에서 왕실의 권위로, 상징의 의미가 변모한 것이다. □ ‘도깨비’라는 이름의 비밀 그렇다면 ‘도깨비’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여러 설이 있지만 흥미로운 가설 하나가 있다. 바로 ‘도철(饕餮)’과 ‘귀(鬼)’가 합쳐졌다는 것이다. 도철의 ‘도-’와 귀신의 ‘귀’가 합쳐져 ‘도귀비→도깨비’로 바뀌었다는 해석이다. 즉, 고대 전쟁신의 상징이 민간 신앙 속 귀물 이미지와 섞여 탄생한 이름이라는 것이다. 언어학적으로도 음운 변화 과정을 거치면 충분히 가능한 설명이다. 이 이름의 변천은 도깨비 이미지의 변화를 보여준다. 전투와 무용의 상징에서, 민속 속 장난꾸러기로 변신한 과정 말이다. 도깨비가 씨름을 좋아하고, 쇠붙이를 잘 다루며, 때로는 흥정을 벌이는 성격을 띠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전사의 기운이 민속 속에서 장난기와 융합한 것이다. □ 치우, 전사에서 민속까지 다시 치우로 돌아가 보자. 중국의 역사서에 치우는 종종 ‘반역자’나 ‘야만인’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북방과 한반도의 입장에서 보면, 그는 오히려 동이족의 대표적 영웅이었다. 소머리, 뿔, 날카로운 이빨을 장식한 그의 모습은 전쟁의 신, 혹은 강력한 부족의 수장을 상징했다. 이 형상이 도철 문양으로, 독기 장식으로, 그리고 민속 속 도깨비의 이미지로 변해 내려온 것이다. 결국 도깨비는 단순한 민속 괴물이 아니라, 동이족 전사의 기억을 담고 있는 문화적 유산이다. 패자의 기록이자 동시에 살아남은 자의 기억인 셈이다. □ 전사의 기억, 민족의 추억 오늘 우리가 도깨비를 이야기할 때, 흔히 장난꾸러기나 민속 신앙의 대상 정도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 속에는 잊힌 전사의 기억이 숨어 있다. 갑골문과 청동기에 새겨진 도철, 전쟁터의 독기, 그리고 치우의 형상이 그것이다. 이 기억은 수천 년의 시간을 건너 민화 속 도깨비로, 민담 속 장난꾸러기로, 아이들의 놀이 친구로 남았다. 그 과정에서 두려움은 친근함으로, 공포의 전사는 민속의 장난꾸러기로 바뀌었다. 그러나 그 뿌리를 알면 도깨비는 단순히 웃음거리가 아니다. 그것은 동이족의 기억을 잇는 상징이고, 민족의 추억을 담은 문화적 자산이다. □ 맺으며 도깨비, 도철, 독기. 세 단어는 서로 다른 듯하지만, 모두 동이족의 흔적을 품고 있다. 도깨비를 연구하는 일은 단순한 민속학이 아니다. 그것은 패자의 기록 속에서 살아남은 자의 기억을 복원하는 일이다. 오늘 우리가 도깨비를 만날 때, 씨름판에서 씨름을 벌이는 장난꾸러기를 떠올리든, 민화 속에서 금빛 방망이를 휘두르는 귀물을 떠올리든, 그 뒤에 겹겹이 쌓인 전사의 기억을 함께 떠올려 볼 일이다. 도깨비는 그저 웃음을 주는 존재가 아니라, 천 년을 넘어 이어진 전사의 기운이기 때문이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실시간 기획 기사
-
-
[책소개] 알면 알수록 위대한 우리 과학기술의 비밀
- [교육연합신문=김현구 기자] '창조경제지원협동조합'을 운영하는 이명우 이사장이 <알면 알수록 위대한 우리 과학기술의 비밀>이라는 책을 냈다. 이명우 이사장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역사와 고고학에 많은 관심을 가졌고, 이에 대한 배움의 열망으로 대학도 관련 학과로 가고자 했다. 그러나 당시는 인문계열보다 공과계열을 중시하던 1960년대였던 터라 부득이 가족의 권유대로 전자공학과에 진학하였다. 졸업 후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였고, 직장을 그만두고 나서는 30여 년 동안 개인 사업을 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현재 (주)애니라인테크놀러지의 대표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창조경제지원협동조합’과 ‘주민들의 서재 운룡도서관’을 설립해 이사장을 맡고 있다. 또한 청년의 창업 컨설팅 지원과 잠재의식을 활용한 아이디어 창출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청년 시절에 가진 배움의 열망을 뒤늦게 이어 가면서 우리의 고대 과학기술에 놀라움과 자부심을 느꼈고, 이를 많은 이에게 알리고자 우리나라 역사를 공부하며 고대 과학기술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 <창조경제, 정말 어려운가>(공저, 2013) 등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한민족의 뛰어난 과학기술을 보여 주는 역사적 사실을 파헤치며 한반도에 뿌리내린 과학기술의 비밀을 밝혀 한민족의 자부심을 일깨우는 책이다. 한반도 곳곳에 우리의 뛰어난 과학기술의 역사를 파헤친다. 연필, 종이, 자만을 가지고 1밀리미터 간격 안에 0.2밀리미터 선간 간격으로 3개의 직선을 그려 보라고 한다면 현대인은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까? 다뉴세문경에서 보듯이, 2400년 전 고조선의 장인들은 손작업만으로 청동기 거푸집에 1만 3,000여 개의 섬세한 직선과 원을 조각하여 지금의 우리를 놀라게 한다. 고조선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고대 무기, 금속공예품, 화약 병기, 목조 및 석조 건축물 등 다양한 유물에 담긴 역사와 과학기술을 살펴보다 보면, 다뉴세문경과 마찬가지로 우리 선조가 만들고 남긴 소중한 유물에 깃든 기술이 그 당시 동서양의 어느 국가보다도 세계 최정상의 최첨단 기술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우리 과학기술의 우수성을 보여 주는 내용을 중심으로 총 5부로 구성했다. 제1부는 고구려제국을 이룩하는 데 바탕이된 우리 고대 무기의 우수성을 소개한다. 제2부는 우리 선조가 이룩한 고대 금속공예품의 우수성을 다룬다. 제3부는 고대세계 최고이자 최대의 목조 건축물을 건설한 우리 목조기술의 우수성을 밝힌다. 제4부는 동북아시아 거석문화의 기원인 고인돌문화의 중심지로서 우리의 석조기술과 석조문화를 소개한다. 제5부는 로켓 종주국이 될 수도 있었을 만큼 발전했던 우리의 화학 병기와 로켓을 다루고 있다. 과학기술 강국인 우리의 역사를 알게 하고 자부심을 갖게 하며, 미래창조과학 발전에 도움이 될 지침서이다. 우리의 고대 과학기술이 아무리 우수하다고 말해도 곧이곧대로 듣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사실 현대인은 그간 어려운 정치 및 경제 상황 속에서 민족의 자부심은커녕 오히려 우리 민족의 능력을 비하하며 패배주의에 빠져 우리의 것을 제대로 알려는 노력조차 등한시해 왔다. 하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고 또 인정하지 않았을 뿐 우리의 과학기술은 고대부터 이어져 내려와 지금 우리 과학기술의 발전이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우리나라 고대 유물과 관련된 역사와 과학기술의 세계를 담담하게 밝히고 있는 이 책은 의심에서 벗어나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과학적 증거를 찾아 역사적 진실에 다가가고 싶은 이들에게 그 해답을 제시해 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한반도에 흐르는 과학기술의 맥을 찾아가는 동안 우리는 그것이 어느 순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도 있어 왔고, 또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찬란한 유산임을 깨닫게 된다. 또한 이 책을 보면서 청소년은 물론 중장년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우리나라가 고대부터 과학기술 강국으로서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고, 현재 통신과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정상을 달리고 있는 것이 우연이 아닌 역사적 필연이라는 것을 알고 민족적자긍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
- 기획·연재
- 기획
-
[책소개] 알면 알수록 위대한 우리 과학기술의 비밀
-
-
[서평] …"왜곡된 忠의 세상, 恕만이라도..."
- [교육연합신문=장옥순 기고] "과학자는 우주의 한 점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보고, 시인은 시간의 한 점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느낀다." -소설가 블라디미르 나보코브 <말하라, 기억이여> 중에서. 과학자도 아니고 시인도 아닌 보통사람인 나는 어디에서 모든 것을 보고 느끼는가? 대답은 바로 책이다. 한 순간의 망설임 없이 책이라고 답할 수 있다. 오늘 내가 여기 있음을 깨닫게 해 주는 내 인생의 위대한 스승은 바로 책이다. 좋은 책을 만나는 기쁨은 살아 있음의 감동을 선물한다. 언제부턴가 도서관의 책을 빌리는 습성을 바꾸게 되었다. 이름 있는 책 중심으로 빌려 읽거나 사서 보는 습관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도서관 분류 칸을 두루 옮겨 다니며 책 목록을 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래서 만난 책이 바로 <공자처럼 학습하라>였다. 공자! 너무나 많이 알려진 인류의 스승이라 진부할 것 같은 책 제목이었지만 그래도 -학습하라는 말꼬리에 시선이 꽂혔다. 사랑에 빠진 순간! 내가 책을 고르는 기준은 책과 사랑에 빠지는 책을 고르는 것이다. 직관적인 느낌, 마치 첫사랑의 눈동자처럼, 순간적인 사랑에 빠지는 책이어야 한다. 그리고 읽는 동안 호흡이 자주 멈춰지는 책이어야 한다. 깨달음을 안겨준 문장을 베껴 쓰느라 읽는 속도가 나지 않는 책이어야 한다. 사랑에 빠지게 하는 책이 좋은 책 그래서 필경에는 책 주문으로 이어지는 책이어야 사랑의 대상이 된다. 그러니 그런 책은 아무나 범접할 수 없는 한 겨울에 피는 매화 같은 책이다. 나에게 좋은 책이란? "스승이면서 친구가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책이 아니다. 친구이면서 스승이 될 수 없다면, 그 또한 진정한 책이 아니다." 배움과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책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맨발 벗고 화장하지 않고도 맨 얼굴로 늘 찾아보고 싶은 단짝 친구 같으면서도 흐트러짐을 경고해 주는 스승으로 삼을 만한 책이다. 이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보고 바로 구입하여 우리 집 서가에서 사랑 받는 책이다. 공자의 사상을 논한 책들이 넘쳐나지만 옮긴이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들이 가히 군계일학인 책이다. 공자의 사상을 옮겨 놓은 여타의 책에 비해, 저자는 공자의 밭에서 거둔 알곡들을 자신의 밭에 심고 거두며 얻은 수확의 기쁨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자신이 인생의 무게에 짓눌려 방황하다 만난 스승 공자로부터 받은 치유의 기쁨과 인생의 행로를 앞장서서 안내하는 충실한 선생의 노릇을 보여주는 책이라서 더욱 공감이 가는 책이다. 평생학습이 당연한 세상이 되었지만 진정으로 학습하는 자는 보기 어려운 것 또한 현실이다. 학교 문을 나서기기 무섭게, 직장인으로, 결혼과 더불어 어른이 되는 순간 책을 멀리하는 우리의 현실이 그렇다. 책 대신 자리 잡은 스마트 폰과 인터넷, 텔레비전의 오락 프로그램 등등. 책을 찾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인터넷에서, 텔레비전에서 얻는 얄팍한 지식으로 학습을 하고 있다는 착각마저 일으키며 살게 되었으니,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며 검색만으로도 쉽게 지식을 얻는 세상 속에서 공자가 말하는 학습의 의미는 오래된 가치가 되어 버린 것이다. 공자는 생존을 위한 지식학습을 소학(小學)이라고 했다. 작은 배움이라는 것이다. 공자가 말한 큰 배움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게 목적이다. 군자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공자는 사람다운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기쁨이라고 했다. 즐겁게 공부하면 스트레스도 줄고 인격의 성숙을 이룬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학습의 목적이 성공과 출세를 향한 방편이기에 기쁨보다는 부담감으로 작용해 왔다. 그러니 목적을 이루고 나면 미련 없이 책을 멀리하고 배움의 도를 걷지 않게 되었다. 공자 학습의 초점은 나 자신 공자처럼 학습하라》는 논어가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로 시작한다는 점에 착안해 공자의 사상을 학습법의 관점으로 접근한 책이다. 공인회계사인 저자는 40대 초반 삶의 무게에 눌려 방황했으며, 이때 명상을 시작, 인생의 대전환을 맞이했다. 한국사상과 유학을 다시 공부해 박사 학위를 받고, 전통사상과 경영을 접목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경영자 직장인 청소년에게 경쟁하지 않고 기쁘게 학습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바로 그가 공자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는 프로그램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니 저자가 고난 속에서 만난 공자로부터 학습하여 얻은 공명통이 큰 덕분에 전해지는 울림도 결코 작지 않았다. 주요 내용을 톱아보면, 공자 학습의 초점은 `나 자신`이다. 남들의 평가는 그 이후의 문제라고 한다. "남이 알아주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나의 능력이 부족함을 걱정하라"고 전한다. 더 나아가 "내가 남을 알아주지 못함을 걱정하라"고 조언한다. 체면 문화에 길들여진 우리는 남이 나를 어떻게 볼까를 고민하며 민감하게 반응하며 힘들게 살아간다. 나의 태어난 외모가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걱정하고 나의 말과 행동을 고민한다. 그러다보니 정작 가장 아껴야 할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잘 모르거나 함부로 대하여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되기 쉽다. "배움을 좋아하면 지혜에 가까워진다." 고 말하는 공자의 사상은 "나를 알고, 사람을 알고, 하늘을 아는 큰 배움"으로 발전한다. 그것이 곧 好學이다. "군자는 먹을 때 배부름을 구하지 않으며, 거처할 때 편안함을 구하지 않는다. 일을 민첩하게 처리하며, 말은 신중하게 한다. 道 있는 자를 찾아가 자기를 바로잡는다."고 하였다. 공자는 `앎`과 관련하여 사람을 네 수준으로 분류했다. 태어나면서 아는 자가 최상이요, 배워서 아는 자가 그 다음이요, 곤란을 겪으면서 배우는 자가 그 다음이며, 곤란을 겪으면서도 배우지 않는 자는 최하위로서 하늘이 그를 버린다고 하였다. 사람이 곧 하늘이니 사람에게 버림을 받는다는 뜻이다. 끝까지 배움을 외면한 대가를 치른다는 것이니, 배우지 않음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머리끝이 서는 일침이다. 그렇다면 공자는 학습을 얼마나 좋아하였을까? "분발하여 먹는 것도 잊고, 즐거워서 근심을 잊어버리고, 늙음이 다가오는 것도 알지 못했다."고 한다. 학문의 진정한 고수의 모습을 몸으로 보여주었기에 오늘 나에게도 감동을 주고 있으리라. "군자는 덕을 갖고자 꿈꾸고, 소인은 땅을 갖고자 꿈꾼다." 君子上達, 小人下達" 이라 군자는 정신적인 것, 진리나 정의를, 소인은 물질적인 것, 이익에 집착한다는 일갈이다. 공자가 생각한 통달이란? " 근본이 정직하고, 옳은 것을 좋아하며, 남의 말을 잘 이해하고 의도를 잘 파악하며, 남을 배려하여 자기를 낮추는 것이다. 그것이 일에서나 가정에서 통달하는 것이다." 저자(손기원)는 유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경계한다. 위계적 질서를 중시한다거나 고리타분한 사상이라는 생각은 유학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오해라고 말한다. 유학의 본질은 모든 사람이 똑같이 존중돼야 한다는 인간존중의 정신이다. 제왕적이거나 가부장적인 사고는 시대적 정치적 필요에 의해 왜곡된 산물이라는 것이다. 공자도 고정관념을 경계했다. 배움은 나의 고정관념을 없애는 길이고, 가르침은 타인의 고정관념을 덜어주는 길이라고 했다. 공자 사상의 핵심 가치는 忠과 恕 그동안 공자의 사상을 仁으로 한정하여 배운 고정관념을 탈피하게 되어서 부끄럽고도 감사하다. 이 책을 읽고 공자의 사상을 두 가지 핵심 가치로 요약한다면, 忠과 恕이다. 충(忠)은 중(中)의 마음(心)이다. 그것은 깊은 속마음이며, 본심이다. 욕심 없고 순수한 마음이다. 천명을 실천하는 마음이다. 리더에게 충(忠)한다는 것은 자기 욕심이 아닌 전체 구성원에게 옳은 것을 간언한다는 뜻이다. 현대식으로 표현한다면 전체 구성원인 국민에게 옳은 일을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忠인 셈이다. 리더가 옳지 않은 일을 하거나 바르지 못해도 맹목적으로 따르고 지지하는 것을 忠으로 아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국민들이 힘든 현실 아닌가! 공자의 훌륭한 가르침이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마지막까지 남은 감동적인 한 문장을 소개하며 부족한 독후감을 끝내고자 한다. 공자의 제자인 자공이 물었다. "평생 실천할 만한 것이 있습니까?" 공자가 답했다. "그건 바로 서(恕)지.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그렇게 하지 않는 것!" 서(恕)는 `같을 여(如)와 `마음 심(心)이 합해진 말이다. 공자의 모든 사상과 가르침을 다 잊어도 평생 실천해야 할 마지막 가치는 서(恕)라는 그 말에 나는 가슴이 먹먹하고 울컥했다. 인생의 진리였기 때문이다. 시대를 아우르는, 공자가 인류의 영원한 스승일 수밖에 없는 공자의 아우라! 진리란 이렇듯 단순한 것을! 억울한 사람들을 보고도 나서지 못하는 나처럼 비겁한 사람에게 충(忠)은 어려운 덕목이니, 서(恕) 하나만이라도 붙잡고 살자고 다짐한다. 나의 나머지 인생은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그렇게 하지 않으며 살자고!" 내 가족과 이웃, 그리고 제자들에게! (1학년 선생님이 쓰는 겨울방학 교단일기)
-
- 기획·연재
- 기획
-
[서평] …"왜곡된 忠의 세상, 恕만이라도..."
-
-
[서평]
- [교육연합신문=장옥순 기고] 그 순간 마주하게 될 것은 무엇일까? 한국인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린다는 통계는 이미 상식이다. 이 책의 저자는 기 코르노는 평생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온 치유심리학자다. 그런 그가 어느 날 갑자기 림프종 4기 진단을 받는다. 아픈 사람의 심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해왔던 그는 어떻게 자신의 병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싸워 이겼을까? 이 책은 바로 그 생생한 실화를 담은 책이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 것, 그것을 지금 하라! 그 말이 이 책의 전부다. 열심히 공부하고 앞만 보고 달리다보니, 어느 순간 인생의 종점에 도착하고 마는 게 인생인지도 모른다. 특히, 가족을 책임지고 일터에서 인생의 시간을 소진한 중장년층이라면 이 책이 주는 메시지에 충분히 공감하리라. 필자 역시 그렇다. 교실에서 인생을 다 보내느라 내 아이가 유치원에서 학교에서 어떻게 공부하고 자라는지, 아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일을 해주지 못한 게 너무 많다. 아니, 자식에게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의무만 했다고 표현해야 정확한 표현이다. 가장 아프고 미안한 것은 자식들과 추억을 쌓지 못한 점이다. 육아휴직도 없던 시절이었다. 아기를 가지면 학교에 피해가 갈까 봐 임신 9개월이 될 때까지 배를 꽁꽁 묶어서 임신 사실을 숨기고 6학년 담임을 했다. 두 아이 모두 6학년 담임을 하며 출산했다. 어쩌면 태교를 잘한 셈이다. 엄마의 뱃속에서 6학년 공부를 하게 했으니! 교직의 끝자락이 가까워오니 잘한 일보다 미안한 일, 잘못한 일들이 더 많이 생각나는 요즈음이다. 제자들보다는 가족들에게 더 그렇다. 이런 감정은 대부분의 부모들이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받으니까. 이해해주겠지, 다음에 더 잘하면 될 거라고 스스로 위안하며 늘 미루고 살기 때문이다. 내 진심을 다 알 거라고, 감정을 숨기고 표현하지 않으며 사는 게 일상이 되어, 어느 순간에 이르면 당연한 것처럼 살다 보니 도착점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삶의 자세에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 생의 마지막 순간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는 것을 아프게, 진솔하게 하소연하는 책이다. 저자는 죽음의 그림자를 마주 하고 이겨내는 과정을 솔직하게 그려냈다. 림프종 4기 진단을 받고 절망하던 그 순간에는 어느 누구의 위로나 보살핌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그 자신이 평생 아픈 사람들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심리학자의 길을 걸었음에도 막상 자신에게 닥친 불행 앞에서 아무런 위로를 받지 못했다고 털어놓은 진실! 인디언의 언어 세계에서는 ‘이해한다’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과 동의어라고 한다.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말은 결코 함부로 할 수 없는 말이라는 뜻이다. 사랑한다는 말을 남발하는 세상이 되어버린 현실은 역설적으로 사랑이 없는 세상이라는 것을 반영하는 지도 모른다. 그 자신이 똑같은 상황에 처하지 않는 이상 결코 이해할 수 없으니 이해한다는 말도 사랑한다는 말도 무겁게 해야 함을 생각하게 한 책이다. 맹자가 말한 “부모를 사랑한 뒤에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한 뒤에 만물을 사랑한다.” 를 생각하면 사랑한다는 말의 크기와 깊이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부모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으니 만물도 사랑할 수 없다는 사랑의 무거움! 그러기에 노자는 “가장 아름다운 음악은 소리가 없고, 가장 아름다운 그림은 형상이 없으며, 가장 모가 나가 난 것은 모서리가 없고, 가장 큰 그릇은 완성이 없다.”고 했을까? 노자의 말에 사랑을 넣어서 굳이 언어로 표현해 본다면, “가장 큰 사랑은 소리가 없고 형상이 없으며 완성도 없다”가 아닐까? 그래서 옛날 어르신들은 우리 아버지 세대는 아내에게, 자식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표현하지 않았던 걸까? 입으로 내뱉는 순간 그 사랑은 오염되고 작아지니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이심전심으로 전해진다고 생각했으리라. 사랑한다는 표현은 동양 사람보다는 서양 사람들에게 익숙한 언어다.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텔레파시로 전해지는 사랑과 이해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행복해지는 최고의 방법은 행복해하는 것 저자는 자신이 처한 극한 불행 앞에서는 그 누구의 위로나 걱정이 오히려 부담스럽고 힘들다고 했다. 오히려 같은 처지의 환자에게서 위로 받고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한다. 그러니 누구든 그 상황에 처하지 않았다면 함부로 위로하지 말 일이다. 극한 상황에 처해지면 ‘생존자아’가 형성되어 위기 상황을 이겨낼 자아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그 생존자아가 마음과 의식을 치유할 수 있도록 행복한 감정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불행한 삶의 수렁에서 살다간 니체는 자신에게 주어진 불행과 싸우며 초인적인 삶으로 죽음과 맞서며 " 인간은 행복조차 배워야 하는 존재"라고 외쳤다. 영장류 중에서도 가장 월등한 인간이 행복을 배우지 않으면 불행할 수밖에 없다니! 저자는 행복한 감정이 심장질환을 막아준다는 실험 결과를 소개한다. 매우 긍정적인 사람일 경우에는 살면서 기쁨이나 만족을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에 비해 심장질환에 결릴 확률이 110퍼센트나 낫다는 얘기다.(컬럼비아대학교 의료센터에서 10년간 건강한 성인 1,73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중국 격언에 “행복한 마음이 의사보다 낫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저자는 ‘삶에 대한 애착이 자기치유력을 높인다’거나 ‘음악이 가진 놀라운 치유효과’ 를 소개한다. 그 밖에도 ‘치유명상’ 이 시간을 느리게 하며 마음과 영혼을 평화롭게 이끄는 위대함을 소개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생의 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 것, 그것을 지금 당장 하라! 는 명령어다. 바로 지금, 내 삶이 끝난다면 꼭 하고 싶은 일, 그것을 알고 행동으로 옮기는 일이 2016년의 숙제다. 가슴을 울리는 이 책을 만난 것은 겨울방학이 준 행복한 선물이다. 극한 아픔 속에서도 누군가를 위로하고 치유하고 싶어 절절한 글을 남긴 저자, 기 코르노의 삶에 감사와 경의를!
-
- 기획·연재
- 기획
-
[서평]
-
-
[서평] - 담양금성초 장옥순 교사
- [교육연합신문=장옥순 기고] 뇌물을 받지 않는 사람들… 송나라의 한 시골 사람이 가공하지 않은 옥돌을 주워서 대신인 자한(子罕)에게 선물로 바치려고 하였다. 그런데 아무리 주려고 해도 자한은 받지 않았다. 그래서 그 사나이가 자한을 만나 말했다. "이것은 값비싼 보물입니다. 대신과 같이 고귀한 신분에 어울리는 것이지 우리같이 천한 자들이 가질 물건이 아닙니다. 그런데 어째서 한사코 거절하시는 것입니까?" 자한이 말했다. "자네는 옥돌을 보배라 여기지만, 나는 그것을 받지 않는 것을 보배라고 생각하네. 만일 내가 이 옥을 받는다면 그대와 나는 똑같이 이 보배를 잃는 셈이오." 그러면서 자한은 끝내 옥을 받지 않았다. 《대학》에서는 초나라의 기록을 인용하여 이렇게 말한다. "초나라는 따로 보배라고 할 것이 없다. 오직 착한 행실을 보배로 여긴다.", "나라에서 재물을 긁어 들이면 백성들은 흩어지고, 나라에서 재물을 풀면 백성들이 모여든다.", "훌륭한 경영자는 재물을 풀어서 세상에 명예로운 이름을 남기지만, 못난 경영자는 자기 명예를 팔아서 재물을 늘린다." 청년 실업률이 10%를 넘었고 대학생들이 재학 중에 천만 원이 넘는 빚으로 신용불량자가 되어 절망적이라는 소식들을 보며 안타깝다. 기업들은 현금을 쌓아놓고 투자를 하지 않으며 근로자의 실질 임금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보도를 보면, 《대학》의 경구들이 작금의 우리 현실에 딱 들어맞는다. 수천 년을 넘어온 고전의 일갈이 과학 문명의 발달로 스마트한 기기들이 넘쳐나지만 인간의 욕망과 물욕은 한 걸음도 진보하지 못한 것 같아 서글프다. 똑같은 일을 하고도 비정규직이라는 굴레를 씌워 임금을 줄여 이익을 극대화 시키는 현실, 사회적 약자는 늘어나고 빈부의 양극화는 우려 수준을 넘어 분노한 1%의 폭발 현장은 실시간 뉴스로 보여진다. 맹자는 옛 성인들의 공통점을 "나라를 얻을 수 있다 하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사람을 죽이거나 한 가지 옳지 않은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쉰들러 리스트'를 보면, 해방된 유태인들이 생명의 은인인 쉰들러를 위해 금니를 뽑아 반지를 만들어 주면서 거기에 탈무드의 한 구절을 새긴다. "한 생명을 구하는 것은 우주를 구하는 것이다." 맹자는 "본심을 기르는 데는 욕심을 줄이는 것보다 좋은 것이 없다." 며 우리의 마음은 본심을 잃으면 아주 뻔한 이치도 보지 못하고 판단력이 없는 사람처럼 된다고 경고했다. 뇌물에 동요되지 않았던 옛 사람들은 인생을 길게 본 것이다. 그들은 내세나 신을 믿지 않았지만 후세 사람들의 평가를 믿었다.<고전의 품격에서 인간의 품격을 생각한다> 《논어》 '군자는 아홉 가지 생각하는 것이 있다'(君子有九思)눈으로 볼 때에는 밝게귀로 들을 때에는 총기 있게얼굴빛은 온화하게태도는 공손하게말은 참되게일 처리는 온 마음을 쏟아서의심나는 것은 물어서화가 날 때는 뒷감당을 생각하고이득을 보면 정의로운가를 생각한다. 마지막 구절 '이득을 보면 정의로운가를 생각한다'는 지지부진한 '김영란법'을 떠오르게 한다. 이해타산에 맞물려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우리 사회의 투명성과 청렴지수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현상이다. 법이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그 분야에서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는 뜻이다. 그 법을 시행했을 때 불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많을 테니 자꾸 손대는 것이리라. 아비샤이 마갈릿 교수는 '정의로운 사회'와 품위 있는 사회'를 대비하면서 둘 사이에는 긴밀한 연관성이 있기도 하지만 미묘한 차이도 있다고 했다. 최선의 상태를 지향하기 전에 최악을 막아야 한다는 점에서 집단이 어떤 사람들을 인간의 가족에서 배제하고 모욕하는 일을 지양하는 '품위 있는 사회'이상을 주장한 것 이다. "품위 있는 사회는 제도가 사람들을 모욕하지 않는 사회다. 품위 있는 사회는 제도를 통해 그 권한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존중하는 사회다." 묵자는 말한다. "가진 자, 강한 자, 똑똑한 자가 설칠 수 있는 것 자체가 천하에 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이는 곧 부와 권력, 학벌중심사회인 우리 사회의 단면과 정확히 포개진다. 가지고도, 강하면서도, 똑똑하면서도 군자의 아홉 가지를 가지며 살 수 있게 하는 일이 교육의 몫이라는 생각에 이르니, 선생의 책무에 긴 숨을 몰아쉰다. 우리 아이들을 군자로 기르는 일이니, 한 아이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내게 이른다. 《고전의 품격》에서 옮겨 적은 몇 구절이 소금처럼 귀하다. 지상의 온갖 쓰레기들이 바다로 흘러넘쳐도 바다는 결코 썩지 않는다. 3%의 염도를 유지하는 소금 덕분이다. 천태만상의 인간 군상들이 바다를 이루고 사는 이 사회의 모습도 바다와 닮았다. 그 인간의 바다를 썩지 않게 하는 소금의 역할이 바로 고전의 힘이다. 고전은 재미있거나 달콤하지 않다. 소금을 맛있다고 먹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소금 없이는 음식도, 인간의 몸도 존재할 수 없다. 소금처럼 귀한, 소중한 고전을 습관처럼 읽어야 함을 다시금 깨닫게 한 이 책도 소금이 분명하다. 그리고 사람으로 서 있는 우리 모두가 소금처럼 귀한 존재로 살아야 한다는 것! 내 제자들을 그렇게 귀하게, 착한 행실로 살 수 있게 이끌어야 함을 다짐하게 하는 참 좋은 책이다.
-
- 기획·연재
- 기획
-
[서평] - 담양금성초 장옥순 교사
-
-
제자는 ‘영혼의 자식
- [교육연합신문=담양금성초 장옥순 기고] 어린아이의 존재는 이 땅 위에서 가장 빛나는 혜택이다. 죄악에 물들지 않은 어린아이의 생명체는 한없이 고귀한 것이다. 어린아이를 통해서만 우리는 이 지상에서 천국의 그림자를 엿볼 수 있는 것이다.-아미엘오늘 통합 교과를 공부하는 시간이었습니다. 1학기에 이미 무궁화 그리기 공부를 했지만 복습 삼아 다시 했습니다. 주제는 '무궁화가 우리나라 꽃이 된 이유' 였습니다. 다양한 무궁화를 보여주고 그리기를 하였습니다. 아이들의 흥을 돋우기 위해 무궁화 노래를 불러 주었습니다. "무궁무궁 무궁화 무궁화는 우리 꽃 피고 지고 또 피어 무궁화라네~~" 내 노래를 듣던 우리 반 기탄이가 눈빛을 반짝이며 나를 칭찬했습니다. 그것도 앙코르를 외치며! 닭살이 돋지만 그대로 옮겨봅니다."선생님, 어떻게 그렇게 목소리가 예뻐요?""진짜? 그렇게 생각해요?""네, 진짜로 아름다워요. 어떻게 하면 그렇게 고운 소리를 낼 수 있나요?""목을 아껴야 해요. 아무 때나 큰 소리로 말하는 버릇을 조심하면 돼요. 기탄이처럼 늘 큰 소리로 말하면 목이 힘들어 하고 잘못하면 소리가 나는 곳에 무리가 가서 노래를 못하게 되거나 병을 얻기도 해요. 선생님이 늘 목소리 낮추라고 말하는 이유가 그거랍니다. 소중한 목을 보호하여 좋은 소리를 갖게 하려고요.""아! 알겠어요. 지금부터 목소리를 적당히 내는 버릇을 길러야겠어요. 그래서 저도 선생님처럼 고운 소리로 노래하고 싶어요. 노래 부르는 것을 참 좋아하거든요.""좋은 생각이에요. 선생님은 성악가가 꿈이었는데 이루지 못했어요. 그래서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고 방송도 많이 본답니다. 좋아하는 노래를 잘 부를 때 참 행복하거든요. 기탄이도 노래를 좋아하고 잘 부르던데 선생님과 공통점이 있네요?"무궁화 덕분에 아이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바람에 어린 왕자들한테 뜻하지 않은 칭찬(?)을 듣고 한참 동안 웃었습니다. 그리고 행복했습니다. 어른인 나도 이렇게 칭찬에 으쓱해지는데 아이들은 더 좋아하겠지요? 귤 한 개만 나눠주어도 "우리 선생님은 천사!" 라는 둥, 조그만 선물 하나만 받아도 "우리 선생님은 착하고 예뻐요!"를 남발하는 요 녀석들 덕분에 나는 철없는 50대가 되곤 합니다. 겨울방학이 다가올 때쯤이면 한참 예쁜 짓을 해대는 통에 힘들었던 1학기의 산고를 다 잊어버립니다. 그리고는 다시 1학년을 자원하게 됩니다. 글눈을 떠가며 보여주는 아기자기한 몸짓들, 외계 언어에 가까운 표현으로 깜짝 놀라게 하는 상상력의 귀재들이 1학년 아이들입니다. 나라 안팎으로 아프고 힘든 소식들이 넘쳐나서 슬픔을 가누기 힘든 세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 곳곳에서, 온 세상 곳곳에서 아이들은 새싹처럼 자라나고 커 가며 이 세상에 희망이 있음을 몸으로 보여줍니다. 이제 한 해를 마감하는 날이 가까워집니다. 아이들의 칭찬에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오글거리는 이 글을 쓰면서도 지금 행복합니다. 행복은 늘 느끼는 순간에 잠시 보이는 신기루 같은 것임을 알기에 이 순간의 행복을 기록해 두려 합니다. 인디언 상형 문자에 따르면 어린이 마음은 세모꼴, 어른의 마음은 동그라미라고 합니다, 어린이가 죄를 짓고 마음이 아픈 이유는 죄를 짓는 만큼 세모꼴이 회전하면서 뾰족한 모서리로 마음을 긁기 때문이라고. 그러나 어른이 되면서 모서리가 점점 닳아 둥그렇게 변하고, 잘못해도 아픔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정말 맞는 표현입니다. 1학년 아이들은 아주 작은 잘못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반성하지요. 어른인 내가 부끄러울 만큼. 우리 어른들이 1학년 아이들만큼 규칙을 잘 지키고 약속을 소중히 하면 세상은 좀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요? 양치질을 하다가 3분을 못 채웠다며 다시 양치질을 시작하는 스스로에게 정직한 모습을 보며 감동하곤 합니다. 스스로에게 정직한 모습 그대로 깊이 뿌리를 내리고 큰 나무로 자라기를! 방과 후 수업에 들어간 아이들의 빈자리를 청소하며 나직이 속삭여 봅니다. 이 아이들을 '영혼의 자식'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이 사랑하고 진심을 다해 가르치자고 다짐해 봅니다.
-
- 기획·연재
- 기획
-
제자는 ‘영혼의 자식
-
-
다문화가정 체험학습을 다녀와서
- [교육연합신문= 배은아 학생] 영암월출교직회에서 영암낭주고등학교 다문화가정 학생을 대상으로 체험학습을 후원하여 담양에서 개최되는 2015. 담양 세계대나무박람회와 대나무 숲 죽녹원을 다녀 왔다. 예전에는 다문화가정이라고 하면 생김새, 문화가 다르다는 등 편견이 등이 많았다. 그러나 행정기관의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 개선 홍보와 지원 정책으로 인해 다문화가정 사람들과 한국 사람의 사이가 좁혀지면서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도 줄어들고, 다문화가정도 한국 사회에 적응해 나가면서 사회생활을 잘 하는 것 같다. 아시아 대륙에 속해 있는 민족이기 때문에 외형도 크게 다르지 않아 다문화가정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저도 이번 담양 세계대나무박람회에 체험학습을 간다고 하여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모두 모였을 때 비로소 우리 학교에 다양한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앞서 서술했듯이 다문화 가정 학생이라고 말을 안 하면 전혀 모를 만큼 학교생활에 적응도 잘하고 일반 학생과도 격의 없이 친구들과 지내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세계대나무박람회에는 곳곳에 여러 나라의 문화가 있었고 여러 나라의 사람들도 있었다. 국제관에서는 각자의 나라의 물건 등을 판매하고 그 나라의 문화에 대해 짧지만 알 수 있었다. 물건이 한국에 들어와 교류하듯이 외국인들도 우리나라에 들어와 생활을 하면서 여러 문화가 공유되면서 다문화사회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담양 세계대나무박람회를 견학한 후에 죽녹원 근처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죽녹원으로 견학을 갔다. 죽녹원 입구에 막 들어갔을 때는 대나무밖에 없어 별로라고 생각하였지만 오히려 죽녹원 안의 아름다운 대나무 덕분에 학교에서 평소에 어울리지 않았던 다문화가정 친구와도 다정하게 사진을 찍고, 서로 학교나 친구, 집에 대한 얘기를 통해 친하게 되었고, 대나무 숲으로 되어있는 산책로를 산책하면서 선배 언니들과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친하게 되는 계기가 되어 담양 세계대나무박람회와 죽녹원 체험학습이 다문화가정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평범한 친구들과 체험학습을 하는 기회가 되었다. 영암월출교직회의 후원으로 담양 세계대나무박람회와 죽녹원 체험학습을 통해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라는 인식을 더 깊게 가질 수 있었고, 대나무에 대한 아름다움을 배우면서 친구들과 더욱 친해질 수 있는 뜻 깊은 체험학습이었습니다.
-
- 기획·연재
- 기획
-
다문화가정 체험학습을 다녀와서
-
-
수능, 앞으로 한달‥나를 믿고 최상 컨디션 유지해야
- [교육연합신문=김혁수 기자] 11월12일 시행하는 2016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차분하게 마무리를 잘하는 학생도 있지만, 불안하고 초조해 하는 학생들도 많다. 시간이 얼마 없다는 생각에 마음은 급해지고 공부가 안되는 학생들은 그동안 공부했던 내용을 다시 정리해 보는 것이 좋다. 전라북도교육청 대입진학지도지원실은 수험생들에게 “걱정보다는 자신을 믿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남은 시간은 수능시험 시간표에 맞춰 생활남은 한 달 동안은 실전 수능일과 동일한 스케줄로 생활하며 자신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만들어야 한다. 불안한 마음에 무리하게 밤을 새며 공부하면 그 다음날 생활리듬이 깨지고 본래 리듬을 회복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10일 정도가 남았을 때는 가능하면 수능 시험 순서에 맞춰 영역별로 학습을 하고 쉬는 시간까지도 수능 당일 시간표에 맞춰 생활해 보는 것이 좋다. ◇ 6, 9월 모의평가 다시 한 번 점검올해 치른 두 번의 모의평가에서 모두 출제된 주제나 유형을 특별히 신경 써서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한다. 또 새로운 도표, 그래프, 제시문 등이 포함된 신유형 문제들도 마지막 점검을 해 둬야 한다. 올해 수능의 출제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특히 올해 모의평가 성적을 면밀히 살펴보면 점수 상승 가능성이 높은 영역이 눈에 보일 것이다. 그 중 단기간 학습효과를 볼 수 있는 과목을 하나 골라 주말을 활용해 집중 공략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 출제 가능성이 높은 핵심 개념을 빠르게 정리수능 모의평가 문제를 점검하다보면 각 영역별로 출제 가능성이 높은 중요한 부분이 눈에 띌 것이다. 이때부터는 출제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지는 핵심 개념을 빠르게 정리하는 것이 좋다.단 중요 부분이라 하더라도 세부사항까지는 들추지 말아야 한다. 너무 자세한 내용까지 살피다 보면 모르는 부분이 발견되고 당황하게 되어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그동안 가장 많이 봤던 각 과목의 교재나 정리노트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다. 여러 번 반복해서 보았던 내용은 금방 눈에 들어오고 머릿속에 쉽게 재정리가 되기 때문이다. ◇수능과 연계된 EBS 교재의 지문을 최종적으로 정리수능 시험의 EBS 교재 연계 출제율은 70% 정도로 매우 높기 때문에 남은 시간 동안 EBS 교재를 다시 한 번 훑어보는 것이 좋다. 특히 국어와 영어 영역의 경우 실제 수능과 연계되는 교재의 지문은 다시 한 번 확인, 최종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실전처럼 시간 내 문제를 풀고 답안지 표시까지 끝내는 연습도 되도록 많이 해야 한다. 쉬운 문제부터 풀고 일정시간 내 풀리지 않는 문제는 과감히 건너뛰는 습관도 길러야 한다. 국어영역은 새로운 개념서를 들여다보지 말고 EBS 교재에서 평소 취약했던 부분이나 틀린 문제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수학영역은 새로운 문제를 풀려고 욕심부리기보다는 감각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파이널 모의고사를 풀어보는 게 도움이 된다. 영어영역은 실제 시험 전까지 매일 조금씩이라도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듣기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하루 10∼20분이라도 듣는 것이 바람직하다. EBS 교재에서 틀린 문제를 모아둔 오답노트를 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
- 기획·연재
- 기획
-
수능, 앞으로 한달‥나를 믿고 최상 컨디션 유지해야
-
-
[서평] - 담양금성초 장옥순 교사
- [교육연합신문=장옥순 기고] 人生은 순간순간 자신과 마주하기다. 홀로 있기를 두려워하는 현대인의 심리가 오늘날의 병폐다. 우울은 인간이 지닌 당연한 기제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그 우울은 곧 자신과 만나는 시작점이다. 그것은 다시 태어나는 생각의 시발점이다. 왜 태어났는지, 왜 사는지 모두 자기 자신을 향한 질문이다. 그 길은 미로다. 스스로 찾아가야 하는 길이다. 중도에 길 찾기를 포기하는 순간, 자기 자신마저 부정하는 무서운 절망과 마주하게 된다.자신을 구원하는 힘은 스스로에게 있음을 찾아내는 순간 인생의 끝을 향한 마지막 스퍼트에 질주할 수 있다. 그러니 교육은 곧 홀로서기를 깨닫게 하는 일이다. 길을 가르치는 것이 나이라 안내하는 일이다. 복종과 순종을 강요하는 지시가 아니라 도움을 주는 조력자가 바로 선생님이다. 그 길을 보여준 사람, 정약용! 그를 책 속에서 만나는 아침 독서 시간이 참으로 소중하다. 세월을 건너 뛰어 만나는 위대한, 홀로서기의 달인, 정약용! 오늘 아침 나는 타임머신을 타고 책 속에서 그를 만났다."시대를 아파하고 세속에 분개하지 않는 詩는 詩가 아니다" 라고 단언하는 정약용의 시론은 글 쓰는 사람, 제자를 가르치는 선생님을 향한 준엄한 죽비소리다. 그는 시대를 저주하는 대신 아파했다! 그러나 애통하는 자(Those who mourn)는 불의한 시대에 위로 받지 못했다." 윤리가 있는 곳에 피맺힌 원수가 저기에 있어서 이에 앞뒤의 사실들을 참작하면서 경(經:책, 말씀, 독서) 에서 권도(權道)를 찾았다."고 한 정조 임금. 죽음의 고비를 넘을 때마다 정조 임금은 복수보다는 포용의 정치로 조선의 역사를 지켜냈다. 사람으로는 이길 수 없는 사도세자의 피맺힌 죽음 앞에서 찾아낸 정조 임금의 해법은 바로 經이었다.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친족과 신하들, 그리고 할아버지 영조 임금에 대한 깊은 회한을 이겨낸 힘은 바로 정조 임금의 학문에 대한 사랑이었고 백성들을 향한 무한한 걱정이었다. 그 임금의 아픔을 알고 진심과 열정, 깊은 학문으로 도운 정약용의 빼어난 선비 정신은 지금 이 시대에도 간절히 필요한 덕목이다.정조 임금도, 정약용도 철저한 홀로서기로 절망의 끝에서 일어선 위대한 인물이기에 시대를 넘어 존경과 사랑을 받으리라. 그분들이 겪었을 깊은 우울과 피맺힌 한을 가슴 먹먹한 인간승리로 승화시킨 덕분에 조선의 역사는 패망의 시간을 벌었다.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정조 임금이 좀 더 집권했다면, 정약용과 함께 뜻을 펼쳤다면 나라를 잃는 수모는 없지 않았을까? 옆에 있는 일본은 이번에도 노벨물리학상을 받는다는데 이래저래 마음이 무겁다. 정신적으로 그들보다 훨씬 앞선 인문학이 빛을 발하고 과학 기술도 앞섰던 조상들에게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숨길 수 없다.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세계적인 언어학자들도 인정한 한글을 가진 훌륭한 민족이라는 자부심으로 재도약의 꿈을 꿔 보자. 멀리 내다보고 인문학에 투자하고 기초과학을 살려내서 세종대왕 시절처럼 세계적인 선진국을 꿈꿔 보자. 그 바탕이 책이요, 독서였음을 날마다 밥 먹듯이 보여주고 가르치자. 독서하게 하는 일은 교육의 시작이자 홀로 서게 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
- 기획·연재
- 기획
-
[서평] - 담양금성초 장옥순 교사
-
-
[서평]-담양금성초 장옥순 교사
- [교육연합신문=장옥순 교사] 학교현장을 비추는 거울 훌륭한 교사, 그들은 누구이며 무엇을 보고 듣고 말하는가? 이 책은‘교사 리더십’의 세계적 권위자 토드 휘태커 교수의 장기 베스트셀러다. 어떤 아이들, 어떤 반이든, 어떤 학교든 최고로 만드는 훌륭한 교사, 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관찰된 17가지 특징을 기술한 책이다. 몇 년 전 읽고 사 두었던 책인데 근간에 증보판으로 나와서 우리 선생님들에게 권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책을 구할 수 없으면 인쇄본으로라도 만들어서 금성초교사독서동아리 선생님들께 드릴 생각이었다. 작년에도 교사독서동아리를 하면서 이 책을 사고 싶었지만 구할 수 없었다. 최근의 출판 시장이 열악해서 좋은 책이 읽히지 않으면 절판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증보판으로 구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 좋은 책을 만나는 기쁨, 함께 읽고 공감하며 이야기하는 기쁨은 행복한 직장의 비결이기도 하다. 읽기 어려운 대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슴 뜨끔한 이야기들이 넘친다. 바로 나의 이야기였고 경험담이기 때문이리라. 좋은 책이란 평범한 생각의 틀을 깨고 일격을 가하는 책이다. 책은 바로 낡은 생각과 관습을 깨는 도끼여야 한다. 특히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책이라면 더욱 좋은 책이다.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실은 힘이 세기 때문이다. 이 책의 일화들은 미국 교육의 모습이지만 바로 우리나라 이야기처럼 현실감이 넘친다. 학교현장의 모습을 거울에 비춘 것처럼 보여준다. 이 책에서는 훌륭한 교사와 평범한 교사의 17가지 모습을 대비시켜 놓았다. 평범한 교사는 아무래도 내 모습 같아서 부끄러웠다. 이 책의 지적대로라면 교사 집단에도 20:80(어떤 조직을 이끌어 가는 최상의 20%와 평범하게 조직이 하는 대로 따라가거나 불평불만으로 근무하는 사람이 80%이며 백화점 매출은 상위 20%의 고객에 의해 매출이 결정된다는)의 법칙이 존재하는 것 같아 섬뜩했다. 이 책의 핵심 내용을 요약해 보면 훌륭한 교사 평범하거나 무능한 교사 문제의 해법을 사람에게서 찾는다 문제의 해법을 프로그램에서 찾는다 희망에 초점을 맞춘다 규칙에 초점을 맞춘다 문제 발생 시 예방에 집중한다 문제 발생 시 처벌에 집중한다 충분히 생각하고 의미를 담아 말한다 아무 말이나 쉽게 뱉는다 학생에게 높은 기대치를, 자신에겐 더 높은 기대치를 갖는다 학생에겐 높은 기대치를 갖지만 스스로에겐 별반 기대를 갖지 않는다 교실 안의 최대 변수는 교사임을 알고 있다 학생이 받을 영향을 생각한다 학생, 학부모, 사회 환경을 변수라 생각한다 자신이 받을 영향을 생각한다 모두를 존경으로 대한다 특정 대상만을 존경으로 대한다 긍정적인 태도를 공유하려 애쓴다 불평과 불만을 퍼뜨린다 관계개선에 힘쓰며 먼저 사과할 줄 안다 날카로운 지적, 꼼짝 못할 반박을 일삼는다 사소한 소란은 무시할 줄 안다 사소한 소란에 말려 전쟁을 선포한다 매사에 계획과 목적을 갖고 행동한다 주사위 구르는 대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항상 우수한 학생을 염두에 둔다 항상 중간층 아이 위주로 생각한다 노력하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 결정은 피한다 학생의 눈으로 자신을 돌아본다 노력하는 사람까지 불편하게 만들 결정을 내린다 자신이 어떻게 비치는지 잘 모른다 학력평가를 총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 학력평가 자체에 집착한다 변화를 이루는 감정의 힘을 안다 말만으로 동기를 유발하려 한다 교사의 바이블 교직에 몸을 담기로 약속한 그날부터‘훌륭한 교사’를 향한 짝사랑은 진행형이었고 거울이었으며 화두였다. 그것은 경력이 많아진다고 생기는 것도 아니고 교육학을 열심히 공부하고 연수를 많이 한다고 얻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시행착오가 용납되지 않는, 언제나 새로운 아이들이었기 때문이다. 나를 웃게 하고 울게 한 것도 아이들이었고 슬프거나 고뇌에 빠지게 한 것도 아이들이었다. 나는 해마다 교육이라는 바다에 배를 띄워놓고 그 안에 내 아이들을 태우고 항해하는 선장이었다. 그 어느 한해도 순조롭게 항해를 한 적이 없었다. 오랜 경력에 비추어 이제는 눈을 감고도 그 배를 운행해야 할 것 같은데, 해를 더할수록 선장 노릇하기가 버거워졌다. 이 책에는 내가 생각한 그 모든 갈등과 고뇌에 대한 답들이 빼곡히 숨어있다. 어느 한 순간도 무난히 보내서는 안 되는 업이 교직임을 통렬하게, 준엄하게 꾸짖는 목소리가 이 책에 담겨 있다. 교사는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무거운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교직을 선택하려는 젊은이들에게, 예비교사들에게 더 권하고 싶은 책이다. 취업 전선의 절박함 때문에 교직을 선택해야 한다면 깊이 생각해 볼 것을 권하는 책이기도 하다. 인간에 대한 사랑, 무한한 긍정, 교사로서 높은 자존감으로 끝없이 배우며 최선을 향한 열정의 불꽃이 약한 사람이라면 아이 한 명 한 명을 절실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기르는 일은, 한 아이의 영혼을 책임지는 일은 물건을 만드는 일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중하기 때문이다. 훌륭한 교사는 철학과 시각이 다르다 "해석의 한계는 상식의 한계와 일치한다."-움베르토 에코 교사는 한 아이의 인생 설계를 돕고 주춧돌을 놓는 사람이다. 교육은 홀로서기를 깨닫게 하는 일이다. 왜 태어났는지, 왜 사는지 모두 자기 자신을 향한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다. 그 길은 미로다. 스스로 찾아가도록 도와주는 조력자가 교사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는 시속 11만 킬로미터로 우주를 여행하고 있는 행성이다. 그 지구도 홀로 달린다. 인간도 그러해야 한다. 홀로서기를 포기하는 순간 지구도 인간도 별똥별이 되고 만다. 지구가 별이듯 우리들도 별이다. 나를 만난 한 아이가 나로 인해 별똥별이 되지 않도록 한 순간도 한눈을 팔아서는 안 된다. 같은 책을 읽어도 아는 것만큼 느끼고 깨닫는다. 그가 가진 상식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의 경험과 수준에 따라 깨달음의 깊이도 다를 것이다. 이 책을 읽은 그대와 내가 평범한 교사라면 가슴을 때리거나 쇠망치로 얻어맞는 충격은 없으리라. 잘못 가르쳐왔다고 고백하는 순간 그대와 나는 훌륭한 교사의 발꿈치에라도 서 있게 되리라! 훌륭한 교사는 열정이 다르다 "모든 위대한 성취 업적은 열정의 산물이다. 열정 없이 이룩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랠프 월도 에머슨의 말처럼 창조하고 싶다면, 성취하고 싶다면 우선 우리의 마음에 열정을 채워야 한다. 교직만큼 열정을 필요로 하는 직업도 없다. 교사는 한 아이의 영혼이 자신의 인생을 멋지게 창조할 수 있도록 돕는 창조자이므로! 매년 거의 같은 업무와 비슷한 교육과정으로 아이들을 만난다. 그러나 만나는 아이들은 해마다 바뀐다. 예전의 경험이 참고는 될 수 있으나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이 다르고 시대적 상황은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열정을 가진 교사는 그 모든 변화를 대담하게 헤쳐 나갈 수 있다. 마음에 불을 지피고 있으니 그 방법도 찾아낼 수 있다. 진리는 말하지 않는다. 다만 보여줄 뿐이다. 위대한 자연도 침묵으로 보여준다. 가르침도 그러해야 한다. 훌륭한 교사도 단지 보여줄 뿐이다. 알베르토 망구엘은 " 넓은 의미에서 독서라는 행위가 우리 인간이란 종(種)을 정의한다. 세상이 이해할 수 없는 지경으로 변할 때, 또 우리가 누구에게도 인도받지 못한다는 당혹감이 밀려올 때, 우리는 글이 쓰인 곳에서 이해의 실마리를 찾는다." 고 주장한다. 망구엘의 단언에 따르면 이 책을 읽은 그대와 나는 인간임을, 훌륭한 교사로서 첫발을 디딘 것이 분명하다. 책을 읽지 않는 인간은 무섭다. 책을 읽지 않는 선생님은 무서움을 너머 절망의 벗이다. 절망에게 밥을 주지 않으려면 부단히 읽고 배우는 수밖에 없다. 세상이 어두울수록, 희망의 등불을 더 높이 들어야하는 곳이 학교다. 제자들에게 훌륭한 가르침을 몸으로 보여주는 선생님들이 더 절실해졌다. 그런 희망을 품은 선생님에게 길을 안내해 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힘들고 지친 선생님에게 처음 마음을 되새기며 먼 길 갈 수 있게,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손 내미는 책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선생님께, 그 길을 가려는 분에게 감히 이 책을 권한다.
-
- 기획·연재
- 기획
-
[서평]-담양금성초 장옥순 교사
-
-
[책소개] 전북교육청 장학사, ‘선생하기 싫은 날’ 펴내
- [교육연합신문=김혁수 기자] 전라북도교육청 현직 장학사가 현장 교사시절의 경험과 애환을 담은 교육에세이를 발간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전북도교육청 정책공보담당관실에서 학교안전을 담당하고 있는 김성효(39세) 장학사. 올해 2월까지만 해도 현장 교사였던 그는 현장 교사시절의 경험과 애환을 담은 교육에세이‘선생하기 싫은 날’을 출판사 즐거운 학교에서 펴냈다. ‘성효샘의 희망과 감동이 있는 교실 스케치’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자에는 교사시절의 실수, 교실 속의 교사들의 고민, 관계 맺기와 개인적 삶 등이 담겨있다. 17년간의 교직생활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책 중간 중간에는 ‘선생님은 너희들 눈빛만 봐도 다 알아’, ‘다문화라는 밤하늘에서 빛나는 별 하나’ 등 교사로서 배우고 느꼈던 많은 것들이 그대로 담겨있다. 발령초기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았던 지은이가 가위질 시범을 보이다가 자신의 약지 손가락을 자른 사연, 사물함에 숨겨둔 강아지를 찾는 사연 등 새내기 교사시절 누구나 겪었을 경험들 뿐 아니라 학생과의 관계 맺기, 학부모와의 가슴 아픈 사연들까지 마치 한 폭의 수채화처럼 그려진다. 대규모 도시 학교로 발령받은 후 겪는 좌절과 상처, 아침밥을 거르며 등교하는 아이들을 위해 와플을 굽는 사연까지. 학교가 숱한 불합리와 부조화 속에서도 여전히 희망인 이유를 담담히 보여주고 있다. 김성효 장학사는 이 외에도 <학급경영 멘토링>, <기적의 수업 멘토링>, <행복한 진로교육 멘토링>과 공동강연집 <수업의 완성>을 펴낸 작가이기도 하다. 또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 출연해 학급 경영을 주제로 강연한 바 있으며 올해 5월에는 ‘EBS 다큐 프라임’ 교사 고수전에 출연하기도 했다.
-
- 기획·연재
- 기획
-
[책소개] 전북교육청 장학사, ‘선생하기 싫은 날’ 펴내
-
-
[책소개] 학교,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 - 고병균 前 교장
- [교육연합신문=조선형 기자] 고병균 전 회진초등학교 교장이 최근 교육수필집 ‘학교,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도서출판 해동)을 펴냈다. 이 책은 고 교장이 37년의 긴 교직생활을 하는 동안, 교감으로 근무한 진원초등학교에서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으로, 8장 74편의 엽편(葉片) 수필이 242쪽의 분량으로 실려 있다. 책에는, 제1장 <목표를 향해 매진하라>, 제2장 <인생은 자기와의 싸움>, 제3장 <기록을 만드는 교육>, 제4장 <칭찬, 가장 좋은 교수법>, 제5장 <수업, 영혼이 있는 승부>, 제6장 <성공한 사람 따라 하기>, 제7장 < 걷어내야 할 거품>, 제8장 <학교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 등이 실려있다. 제자들의 학습관이나 행복관을 그려, 절로 가고 싶은 학교, 행복이 있는 학교, 스승 제자 학부모가 함께 만드는 참교육의 현장 일구기 그 실천궁행(實踐躬行)의 갖가지 방법이 새겨져 있다. 특히 돌밭과도 같은 학교를 옥토와 같은 학교로 바꾸어 보려고 몸부림쳤던 이야기들이 모여 있는데, ‘장차 나라와 고장의 발전에 공한할 유능한 인물로 자라야 한다’ 등의 학생들을 격려했던 이야기, ‘수업은 영혼이 있는 승부’ 등의 초등교육의 중요함으로 교사들에게 강조했던 이야기, ‘진실되고 창의적인 인간을 배양하기’ 위해 학부모를 설득했던 이야기들이 흥미와 설득력을 아울러 보여준다. 고병균 전 교장은 장흥 출생으로 초등교사를 시작으로 교감, 교장으로 37년을 전라남도교육청 산하 초등학교에 재직했다. 회진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2008년 정년퇴직을 했다.
-
- 기획·연재
- 기획
-
[책소개] 학교,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 - 고병균 前 교장
-
-
[책소개] 교육의 텃밭에 씨를 뿌리며 - 김광섭 교장
- [교육연합신문=김미송 기자] 전남 순천동산여자중학교 김광섭 교장이 최근 교육서간 문집 '교육의 텃밭에 씨를 뿌리며'(교육타임스)를 펴냈다. 이 책은 김광섭 교장이 42년 5개월이라는 긴 교직생활을 하는 동안 제자들에게 써준 편지글을 묶은 것으로, 총 4부에 걸쳐 80편의 글이 국판 271쪽의 분량에 실려 있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제1부 <꿈과 희망>, 제2부 <성공>, 제3부 <성실>, 제4부 <지혜>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제자들에게 미래의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 어떠한 마음의 자세를 지니고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공부를 하고, 학교생활을 해야 하는지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특히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여러 가지 힘든 처지에 놓은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갖고 성실하게 살 것을 당부하고 있다. 평교사 시절부터 시작한 편지쓰기가 학교장이 되어서까지도 꾸준히 이어진 것을 볼 때 김교장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제자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뜨겁고 강렬한 것인지 느낄 수 있다. 또한, 이를 읽은 학생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 삶을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다.책머리에는 김성규 교장의 추천사 '이 시대의 진정한 교육자를 그리며'에서도 김 교장의 남다른 교육자의 자세와 교육애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김 교장은 1953년 장흥 출생으로 초등교사를 시작으로 중등교사, 특수교사, 공산고 교감으로 재직하였으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연구원, 일본문부성 초청 유학, 전남교육연수원 교육연구사, 전남교육청 장학사, 일본 한국교육원장 등 다양한 일을 수행하면서 성장해 왔다, 그리고 광양여중 공모교장을 거쳐 순천동산여중 교장을 끝으로 올해 8월말 교직을 떠나 정년퇴직을 하게 된다. 저서로는 자서전 '빛을 따라서'(2014)가 있으며, 이번에 펴낸 '교육의 텃밭에 씨를 뿌리며'는 김광섭 교장의 정년퇴임 기념문집으로 순천동산여중 학생과 교사들에게 정년 퇴직 기념 선물로 전달될 예정이다.
-
- 기획·연재
- 기획
-
[책소개] 교육의 텃밭에 씨를 뿌리며 - 김광섭 교장
-
-
[책소개] 짜샤 - 자유를 찾아 날아간 한 소년의 이야기
- [교육연합신문=김현구 기자] “오늘부터 네 이름은 짜샤다!” 고등학생 성근이는 홀몸으로 자식을 키우는 엄마에게 효도하기 위해 외교관을 꿈꾸며 지식을 갈고닦는다. 함께 꿈을 키우는 친구 민호가 있어 학교에 가는 것이 무척 즐겁다. 그러던 어느 날 사소한 실수로 민호가 학교의 무법자인 동식이에게 심한 폭행을 당하게 되고, 성근이의 일상도 나락 속으로 떨어진다. 왕따가 된 성근이에게는 ‘짜샤’라는 별명이 생긴다. 매일 동급생에게 무시당하고 얻어맞지만, 그 어디에도 말할 곳이 없어 외로움에 홀로 눈물짓는다. 소리쳐 도움을 구할 용기도 없고 자신을 향해 내밀어진 손을 잡을 희망도 없는 성근이에게 미래의 꿈은 닿을 수 없는 신기루처럼 멀고 아득하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왕따가 얼마나 나쁜 것인지, 당하는 학생들이 얼마나 괴로운지, 모두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어가 보면 그 실상은 우리가 상상한 것보다 더 처참하다. 이 소설은 왕따 피해자의 입장에서 이유도 없이 겪어야 했던 폭행의 잔혹함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 육체적인 폭행과 정신적인 고문 두 가지 측면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왕따인 주인공 성근이의 심경 변화를 통해 우리가 왕따 피해자에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가해자는 누구인가."왕따 문제의 기저에 심도 있게 접근하는 이 시대의 지침서 매일 절망인 이 아이의 모습은 결코 낯선 세계의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여기 나의 이야기이며 내 친구, 내 자녀의 이야기다. 지금까지 왕따 사건을 “친구끼리 다툴 수도 있지.”, “저 아이는 장난으로 그런 거라는데.” 같은 어리숙한 관용의 마음으로 지나쳤다면, 이제는 그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가해자는 가해자대로 위장하고 피해자는 피해자대로 아픔을 숨긴다.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고 어른들이 현실을 몰랐던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이 소설은 왕따 피해자의 심리가 변화하는 과정을 가까운 거리에서 따라간다. 따라서 처절한 왕따 피해자의 정신적인 충격과 심리적 불안이 고스란히 독자에게 전해진다. 실화를 바탕으로 왕따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이 소설은 왕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그 해결에 더욱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 지은이 이찬석 ◈ 발행처 국일미디어
-
- 기획·연재
- 기획
-
[책소개] 짜샤 - 자유를 찾아 날아간 한 소년의 이야기
-
-
[서평] 내 아이를 위한 최고의 수업(행복한 교실 매뉴얼)
- [교육연합신문=장옥순 교사] 며칠 전 영재반 인문 수업을 하다가 참 많이 괴롭고 아팠다. 글쓰기를 좋아하지 않는 영재반 학생들이 독서토론논술용 교재를 읽어 오지 않고도 미안해하기보다는 방해에 가까운 행태를 보여주어서 놀랐다. 내 감정을 추스르고 차분하게 화났음을 정중하게 말로 표현했다. 그러다 보니 화로 인해 몸까지 아팠다. 인문 수업 자체를 좋아했기에 선뜻 응했던 내 결정을 후회하는 마음까지 생겼다. 그러나 그 감정을 바로 삭히게 해 준 것은 <내 아이를 위한 최고의 수업>이다.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재미없는 수업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좀 나아졌다. 이 책은 2012년 학습연구년을 할 때 구입하여 읽은 책이지만 다시 읽으니 새로운 또 다른 감동을 안겨 주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선생님들의 고뇌와 번민이, 내 의도와 달리 다른 곳을 향해 있는 6학년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영재반 남학생들과 갈등으로 고민하는 내 모습과 닮아 있었다. 아이들과 나는 ‘관계’의 정립이 시급했을 뿐,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읽고 이야기하며 소통의 단계에 들어갔다. 문제의 원인을 아는 것은 절반의 성공이므로! 잠시, 내 입장을 내려놓고 아이들 입장에 서 보기로 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5시 20분부터 120분 간 진행되는 과학, 수학, 인문 수업에 대한 부담이 클 것이다. 독서와 토론, 논술까지 겸하는 인문 수업은 영재반에 뽑혔다는 나름의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선호하지 않는 과목에 대한 저항은 남학생들에게 훨씬 심했다. 글쓰기의 기본인 일기를 쓰는 아이들도 드물었지만 남학생들은 거의 일기를 쓰고 있지 않았다. 일주일 간 한 권의 책을 읽고 토론을 한 다음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정리하여 한 편의 글쓰기로 마무리하여 자신만의 작품집까지 만들게 하고 싶은 야심찬 목표에 도달하려면 좋아하지 않는 과목을 ‘어떻게 ’, ‘재미있게’ 할 것인 가는 온전히 내 책임이니! 아이들이 잘하면 아이들 덕이고 잘못하면 내 탓이다! 그것이 이 책을 읽고 얻은 결론이다. 이 책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변화에 도전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일곱 선생님의 노력과 열정, 눈물이 이루어 낸, 부모와 선생님이 함께 읽고 생각해야 할 교육 코칭 이야기다. 좀 더 자세히 표현하면, 좋은 수업은 기술(변별과 통제)이 아닌, 따뜻한 관계'에서 시작-사랑 받는 권위로 이어지는, 믿음과 소통의 교육 방법이다. 이는 교육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 선생님의 건강한 내면과 교육 철학 정립이 먼저다. 그러므로 가르치는 일은 성찰이고 배움이다. 교단에 처음 서는 선생님에게도, 수년이 지나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나 같은 선생에게도, 자식 교육을 걱정하는 부모님에게도 이 책은 훌륭한 멘토다. 부록으로 들어 있는 감정코칭자료 까지 겸한 친절한 매뉴얼이다. 2010년 EBS<학교란 무엇인가> 10부작 시리즈의 감동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특히, <우리 선생님이 달라졌어요>는 현직 교사들에게 주는 울림이 강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수업 장면 일거수일투족을 온전히 공개하며 눈물과 한숨, 열정과 고뇌를 고스란히 보여준 프로그램의 기획에 놀라움은 더했다. 솔직히 1년에 한두 번 공개하는 내 수업마저도 얼른 공개하기 어려워하는 게 현장의 모습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것도 수개월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일곱 분 선생님의 용기와 열정에 무한한 감사를 드리고 싶다. 모든 프로그램을 시청하지 못한 아쉬움은 이 책을 읽으며 손에 잡힐 둣 가까워졌다. 교실 현장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가감없이 솔직하게, 진솔하게 엮어낸 이 책은 지금 현재 대한민국의 교실의 투시도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모두 내 이야기 같고 내 경험 같아서 한숨을 짓기도 하고 가슴 저린 대목도 많았다. 이 책은 2015년 교사독서동아리 공모전에 선정된 우리 학교에서 맨 처음 선택한 책이다. <나누GO 배우GO>라는 주제로 교사독서동아리 모임을 시작한 우리는 소통과 공감의 분위기 조성이 되어 있다고 자신한다. 우리 학교는 지난 2년 동안 독서토론수업 선도학교 사업을 성공리에 마친 바 있다. 이제는 전교생 아침독서운동도 정착되었다. 교사독서동아리도 활성화 단계에 있다고 자부하고 싶다. 이 책을 재독하며 가슴에 남는 것은 ‘맨 처음 교단에 서던 아이들을 향한 첫사랑을 회복하자’는 다짐을 해 보며 늘 곁에 두고 보는 교육 명언을 다시금 꺼내 읽는다. 교육 사상의 고전에 가까운 다음 명언들은 이 책의 정신과 맞닿아 있음에 놀란다. <함께 나누고 싶은 교육 명언>1) 독서는 완성된 사람을, 담론은 재치 있는 사람을, 쓰기는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 -프란시스 베이컨 2) 교육의 목적은 인격형성에 있다. 교육의 목적은 기계적인 사람을 만드는 데 있지 않고 인간적인 사람을 만드는 데 있다. 또한 교육의 비결은 상호존중의 묘미를 알 게 하는데 있다. 창조적인 표현과 지식에 대한 기쁨을 깨우쳐 주는 것이 교육자 최 고의 기술이다. -아인슈타인 3) 어떻게 가르치느냐를 아는 것은 교육의 위대한 기술이다. -헨리 F. 아미엘 4) 교육은 그대의 머리 속에 씨앗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대의 씨앗들이 자라나 게 해준다. -칼릴 지브란 5) 상상력, 진실성, 책임감-이 세 가지가 바로 교육의 정수다. -루돌프 슈타이너 6) 자주 칭찬을 받는 어린이는 자주 책망 받는 어린이보다 지능이 더 발달된다. -토마스 드라이어 7) 교육은 빈 양동이를 채워주는 것이라기보다는 어둠 속에 빛을 밝혀 주는 것이다. -예이츠 8) 어린이의 장래를 형성시키는 것은 주변의 모든 것을 이용하는 어린이 스스로에 의하여 비롯된다. -몬테소리 9) 학교는 학생이 세상으로부터 도망가는 자가 아니라, 세상에 나가 참여하는 사람이 되도록 가르쳐야 한다. -존 시알디 10) 교육이란 알지 못하는 바를 알도록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지 않을 때 행동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마크 트웨인 11) 최고의 인간교육은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가르치는 교육이다. -월터 스콧 12) 교육의 위대한 목표는 앎이 아니라 행동이다. -허버트 스펜서 <교사의 삶 길라잡이, 교사십계명>(교사 십계명도 위에 소개된 책의 정신과 잘 통하여 소개합니다.) 1. 하루에도 몇 번이든 학생들과 인사하라. 한마디의 인사가 스승과 제자 사이를 탁 트이게 만든다. 2. 학생들에게 미소를 지으라. 다정한 선생으로 호감을 줄 것이다. 3.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라. 이름 부르는 소리는 누구에게나 감미로운 음악이다. 4. 칭찬을 아끼지 말라. 그리고 가능한 한 비판을 삼가라. 5. 친절하게 돕는 교사가 되라. 학생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원한다면 무엇보다 친절하라. 6. 학생들을 성의껏 대하라. 내가 하는 모든 일을 즐거이 말하고 행동하되 다만 신중할 것을 잊지 말라. 7. 항상 내 앞의 학생의 입장을 고려하라. 서로 입장이 다를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세 편이 있음을 명심하라. 그것은 '나의 입장', '학생의 입장', 그리고 '올바른 입장'이다. 8.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라. 내가 노력한다면 거의 누구든지 좋아할 수 있다. 9. 봉사를 머뭇거리지 말라. 교사의 삶에서 가장 가치로운 것은 학생을 위해 사는 것이다. 10. 이상의 것에 깊고 넓은 실력과 멋있는 유머와 인내, 겸손을 더하라. 그러면 교사가 후회하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것이다.
-
- 기획·연재
- 기획
-
[서평] 내 아이를 위한 최고의 수업(행복한 교실 매뉴얼)
-
-
[서평]-순천별량초 이장규 교사
- [교육연합신문=이장규 교사] 에프터스콜레 - 인생학교 중학교를 졸업하고 난 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진학하기 전 일년 동안 '에프터스콜레'라는 곳에서 자신의 진로를 고민한다. 대학 진학을 위한 공부를 할 것인지, 직업교육을 택할 것인지 등 다양한 선택지가 놓여있다. 아이들은 차분히 여유롭게 자신의 삶을 선택한다. 비슷한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이 모여서 공부하고 살아보는 기숙형 학교다. 도무지 걱정거리를 찾을 수 없는 것이 고민인 나라, 그도 그럴 것이 의료와 대학교육까지 무료(심지어 월 120만원의 생활비를 지급한다)이며, 실업급여가 2년간 나오기에(실제 임금의 80%) 장래에 대한 불안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살 수 있는 행복지수 세계 1위의 나라, 북유럽의 강소국 덴마크에 대한 책이다. 기자 오연호의 제2의 인생, 출발! 지은이 오연호 기자는 세계 최초 인터넷 시민기자 신문인 오마이뉴스 대표다. 그가 '말'지에 있을 때부터 미국 유학을 다녀오고 오마이뉴스를 만들 때까지, 그리고 '노사모'의 진앙지가 되고 진보집권을 위한 몸부림의 과정을 지켜본 열혈 독자로서 이 책은 다소 의외였다. 행복론에 덴마크라니? 책을 읽으며 그가 왜 덴마크에 주목하는지 다소 수긍은 되었다. 인생의 후반기 50이 되면서 이제부터는 그냥 열심히만 살지 말고 조금 여유롭게, 해야 될 일보다 해서 행복할 일을, 무엇보다 긴 호흡으로 천천히 나아가는데 덴마크만한 곳도 없었을 것이다. 큰 나라에서 소국으로 전락하고 자원도 부족한 영세중립국 덴마크가 행복지수 1위를 몇 년째 지키고 있는 것이 신기했던 것이다. 그래서 덴마크로 날아가 사람을 만나고, 두루 돌아다니고 그야말로 기자답게 훑고 다닌다. 이제부터는 행복하게 살자! 제2의 인생 선언이다. 나의 제2의 인생, 1987년과 2011년 나에게도 오연호처럼 인생의 전환점이 있었다. 여느 아이들처럼 범생이로만 지내던 나에게 1987년 대학 입학이 그랬다. 우리 사회의 민주화 열정이 폭발하던 시기에 대학 신입생인 나는 사회가 변화하는 과정을 설렘과 두려움 속에서 지켜보았으며 그 파도의 끝자락에서 출렁거렸다. 그때 읽었던 책, 만났던 사람, 가졌던 이상은 이후 지금까지 살면서 지켜온 가치의 근간이 됐다. 두 번째 전환기는 2011년이다. 섬생활을 마치고 상륙한 이곳 순천에서 앞서 실천해온 혁신학교의 동료들을 만나 공부하고 토의하며 실천한 그때, 나는 20년의 교직 경력에서 가장 큰 희열을 맛보았다. 1992년 완도 소안도에서부터 가졌던 학교와 교육에 대한 꿈이 서서히 가까워짐에 기뻤고, 그 갑작스런 닥침에 두렵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나를 성장시키는 즐거움의 과정이었고 기꺼이 올라타서 너울거릴 수 있는 파고였다. 그렇게 4년의 시간이 흘러갔다.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가 참 좋아지고 있다는 자부심은 그것을 함께 일궈낸 모든 구성원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아서 좋았다. 덴마크와 지금 이곳 책을 읽는 내내 부러웠다. 급여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놓고도 기꺼이 자랑스러워하는 그들을 보며 사회에 대한, 사람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된 조화로운 국가를 꿈꾼다. 지은이 오연호는 덴마크를 규정하는 6가지 키워드로 자유, 안정, 평등, 신뢰, 이웃, 환경을 꼽았다. 우리가 앞만 보고 달려와서 이뤄낸 지금의 성취를 충분히 긍정하면서도 놓쳐서 부족해진 것들을 성찰하자는 의도를 읽었다. 그가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위해 진지하게 고민해 온 전력을 알기에 그의 덴마크 읽기에 많이 공감하며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을 생각한다. ‘그룬투비’가 만들어 놓은 협력과 나눔의 정신, ‘달가스’가 이룬 불굴의 도전 정신을 우리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자유로운 학교, 즐거운 공부 책의 절반쯤은 교육과 학교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들은 “자유로운 학교, 즐거운 공부”를 지향한다. 그것을 위해 적어도 7학년 까지(12살)는 점수에 의한 시험과 경쟁을 시키지 않으며, 모두가 두려워하지 않고 배울 수 있는 데 최선을 다한다. 실패의 경험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학교와 사회가 장려하고, 어떤 경우에도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품격을 유지시켜준다. 1987년 우리 사회에 합리적인 법과 제도를 만들기 위해 투쟁하였다. 우리는 그 결과로 민주화와 산업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지만 그로 인해 모든 것을 제도와 사회 탓으로 돌리려고 하는 풍조를 낳기도 하였다. 내안에 체화된 ‘남탓’의 그림자를 본다. 내가 있는 이곳에서부터, 나부터 함께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본다. 아니 이미 오래 전부터 해온 그런 시도, 그때는 모르고 있었지만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후기] 이 책을 읽고 난 후 저자를 초청해 강연을 들었다. 강사는 유쾌했고 강의는 생생했다. 초청 강사로 적극 추천한다.
-
- 기획·연재
- 기획
-
[서평]-순천별량초 이장규 교사
-
-
[서평] -담양금성초 장옥순 교사
- [교육연합신문=장옥순 교사]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 이 책을 만나게 된 계기는 지난해 11월 11일 한국교육신문사에서 주최한 교단체험수기 원고 심사를 맡은 덕분이다. 교총으로부터 원고 심사 의뢰를 받았을 때, 우리 반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망설였다. 그러나 교단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열정적으로 뛰는 선생님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서울 출장을 결심했다. 저명한 교수 두 분과 함께 250여 편에 이르는 원고를 진지하게 심사하며 나를 채찍질 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이 책은 바로 상위 입상한 선생님의 원고에서 찾은 책이다. 혁신학교를 운영한 한 선생님의 수기가 매우 감동적이어서 사서 보려고 메모해 둔 책이었다. 특히, 교육무상복지에 관심이 많은 터라서 책 제목에 끌렸다. 대학교육까지 완전 무료라는 덴마크를 부러워하는 마음이 앞섰다. 그래서 우리 학교 교사독서동아리 토론도서로 선정하여 함께 읽고 마음을 나눈 책이기도 하다. 우리 학교가 무지개학교를 향한 3번 도전에 성공한 것도 이 책을 고르게 한 계기가 되었다. 읽고 난 솔직한 소감은 빌려서 읽으면 되지, 사서 소장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되어 나 때문에 이 책을 선정한 선생님들께 죄송했다. 베스트셀러로 소문난 책이 모두 좋은 책이 아닌 것처럼, 제목만 보고 고르는 직관을 너무 믿어서도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한 책이기도 하다. 초등교육과 잘 맞지 않은 탓도 있고 우리나라 교육 현실과 멀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의 용기에는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15분 동영상으로 훌륭한 수업을 할 수 있다는 온라인수업의 장점을 보여준 준비성과 무료강의라는 파격적인 선택, 접근의 용이성, 배움의 개방성, 배움에 목마른 학생들을 향한 따스한 시선은 선생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덕목이므로! 솔직히 나는 일년에 한두 번 공개하는 수업도 부담스러워하는데 전 세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영상 수업을 제작하고 공개하는 저자의 의도와 용기는 존경 받아 마땅하다. 그것도 일회성이 아닌, 무한 반복해서 다시 공부할 수 있는 동영상 수업이다! 미래 학교수업의 트렌드를 바꿀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다. 그것도 교육학 전공자나 교사도 아닌 살만 칸! 그의 수업은 위계질서가 분명한 수학과 같은 지적 탐구 영역에 매우 유용한 수업 형태로 보인다. "나는 칸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이 '한세상학교(One World Schoolhouse)'가 온라인에 구현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이곳에서는 모두가 환영 받고, 모두가 배우는 동시에 가르치도록 초대받으며, 모두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도록 격려 받는다. 성공은 스스로 정의한다. 여기서는 실패란 오직 포기뿐이다." 저자 살만 칸은 '모든 곳의 모든 이들을 위한 세계적 수준의 무상교육'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교육재단 '칸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칸 아카데미의 강의는 하나의 동영상이 약 15분 안팎에 불과하다. 핵심만 간추려 설명하고 강의를 들은 이가 자기 주도적으로 연습문제를 풀어볼 수 있는 식으로 구성됐다. 현재 매달 인종과 출신, 배경 등이 모두 다른 수백만 명의 학생, 학부모, 교사, 교수, 자기계발에 나서는 직장인들이 칸 아카데미를 찾고 있다. 이곳에서는 경제학과 경영학, 예술, 역사 등 거의 모든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곳의 교육 콘텐츠는 온라인을 넘어 미국 내의 15개 공립학교, 차터스쿨(자율형 공립학교), 독립적 교육기관 등의 정규 수업 과정에도 쓰이고 있다. 저자는 말한다. "너무 많은 영리하고 의욕적인 아이들이(가난한 학교뿐만 아니라 부유한 엘리트 학교에서도) 교육과정에서 푸대접을 받는다. 너무 많은 아이들의 자존심이 짓밟힌다. 이런 학생들에게 칸 아카데미는 천국이자 피난처였다. 교실이나 직장에서 실패했던 일들을 스스로를 위해 해볼 수 있는 곳이었다. 동영상 수업을 보거나 양방향 소프트웨어를 사용함으로써 사람들이 영리해질까? 아니다. 그러나 나는 우리가 심지어 더 나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려 한다. 우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호기심과 배움을 제한 없이 자연스럽게 사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듦으로써 자신은 이미 영리하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한다." 살만 칸은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든, 무상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어쩌면 가난하거나 세상과 소외된 지역의 사람들도 자유롭게 교육을 접하고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더 나은 일을 찾게 되길 바라는 저자는 혁신적인 사람이 분명하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을 한 개인이 나서서 무상교육의 정신을 행동으로 옮기고 실천하여 배움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모습은 교사인 나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었다. 나누고 베푸는 사람만이 진정한 어른이기 때문이다. 가장 이상적인 교육의 이상향을 혁신적으로 보여 준 살만 칸의 기록을 담은 이 책은 지금 우리나라 교육에 돌팔매를 던지고 있었다. 배우고 싶어도 배우지 못하는 환경에 처한 많은 학생과 젊은이들이 절망하고 있는 이 나라의 교육 현실에 비추어 본다면, 살만 칸의 교육철학은 분명히 미래 교육의 대안이다. 배울 수 있는 여건과 환경, 학교 교육은 물이나 공기처럼 공공재여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교육 정책을 입안하는 지도자들이 읽고 교육 정책에 반영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리고 그는 내게 숙제를 안겼다. 학생들이 수업에 몰입하는 시간은 15분이면 충분하다는 돌발적이고 충격적인 돌직구! 40분을 수업 하고도 완전학습에 이르지 못하는 내게 준엄한 경고를 하고 간 것이다. 교육에 대한 투자가 가장 효율이 높다고 한다. 연 금리 7% 정도라니! 그럼에도 지금 이 나라에서 벌어지는 교육을 향한 짠돌이 정국이 슬프다. 아이들이 귀한 나라에서 그나마 교육복지마저 실종된 현실이 무섭다. 무상교육복지를 꿈꾸는 나의 소망을 이 책에 실어 2015년 국회로, 청와대로 보내고 싶다.
-
- 기획·연재
- 기획
-
[서평] -담양금성초 장옥순 교사
-
-
[책소개] 긍정으로 성공하라-한국소리문화의전당 이인권 대표
- [교육연합신문=김현구 기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이인권 대표가 그동안 국내 일간지와 영자지에 써온 칼럼들을 모아 색다른 책을 최근 펴냈다. 오랫동안 전문 분야에서 활동해 오며 예술경영자로서는 최초로 대한민국 기네스 기록 인증을 받은 바 있는 이인권 대표는 그동안의 칼럼 자료들을 한데 묶어 새로운 콘셉트의 책 <긍정으로 성공하라>를 출간한 것. ‘출세보다는 성공을 생각하는 프로필 칼럼집’으로 부제가 달린 이 책에는 이 대표의 창의적 감성과 전문적 역량, 그리고 글로벌 감각의 바탕으로 일선에서 뛰면서 느낀 생각과 견해들을 언론매체에 담아낸 글들이 실렸다. 특별히 이 대표가 대학생부터 사회인에 이르기까지 코리아타임스에 다양한 주제로 기고해온 칼럼 중에서 대표적인 글들도 담겨져 있다. 이 대표는 글로벌 시대가 오기 전부터 영어를 스스로 독파해 글로벌 경쟁력을 쌓았다. 문화예술 전문가로 있으면서 영한 에세이집 ‘65세의 영국 젊은이’(1993), ‘영어-자기 스타일로 정복하라’(2002), ‘영어로 만드는 메이저리그 인생’(2012)이라는 책을 냈을 정도다. 이번 칼럼집에서 이 대표는 우리사회에서 ‘성공’과 ‘출세’는 구분되어야 참다운 선진사회가 이룩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외형적인 권력, 재력, 명예의 사회적 출세는 세월 따라 환경 따라 변하지만 내면적인 만족, 배려, 보람, 긍정, 자긍의 인간적인 성공은 어떤 여건에서도 변치 않는다. 출세는 상대적인 비교가 되지만 성공은 절대적인 자기만의 가치다." 이 대표는 프롤로그에서 이같이 강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재력, 권력, 명예를 좇는 출세주의로 인해 우리사회는 진정한 인간의 성공가치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고 주장하며 "참다운 성공가치가 정착될 때 한국이 한 단계 성숙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1부 문화예술, 2부 사회경영, 3부 가치비전, 4부 영문칼럼과 특집으로 ‘성공인생의 황금률 10제’ 와 저자의 사회활동을 사진으로 담은 ‘포토갤러리’로 구성돼 있다. 특히 영문 칼럼은 1970년대 초 이 대표가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영자지에 기고했던 내용부터 실려 있어 글로벌시대 그의 영어감각을 엿볼 수 있다. 더불어 책에는 이 대표가 30년 넘게 문화예술 분야 전문가로 활동했던 포트폴리오도 담겨 있어 저자의 모든 역량을 살펴볼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저자 이인권 대표는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과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과 문예진흥실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부회장, 한국공연예술경영인협회 부회장,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 상임위원, 예원예술대학교 겸임교수로 있다. 책은 비매품이다.
-
- 기획·연재
- 기획
-
[책소개] 긍정으로 성공하라-한국소리문화의전당 이인권 대표
-
-
[인천교육감 당선인] 교육 한 길만을 걸어온 사람, 이청연
- [교육연합신문=안용섭 기자] ■ 주민직선 제2기 인천광역시교육감 당선을 축하합니다. 당선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행복한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인천 시민의 교육혁신 열망을 실질적인 행정의 힘으로 모아냈다는 것에 대해 행복을 느낍니다. 그 열망을 실천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큽니다. ■ 지난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3,000여 표 차로 석패하셨는데 이번에 당선이 되기까지 지난 4년의 소회와 활동내용을 말씀해 주십시오. 그동안 교육선진국을 탐방하고 공부하면서 한편으론 인천자원봉사센터에서 활동했습니다. 북유럽(스웨덴, 핀란드) 교육탐방단에 함께한 것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보험까지 헐고 갔는데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핀란드는 한국과 함께 학업성취도(PISA) 1위를 다투는 나라인데 우리와 방향이 완전히 다릅니다. 수월과 경쟁이 아니라 평등과 협동의 원칙이 일관되게 이어져 오고 있었습니다. 16세까지는 석차가 나오는 성적표도 없습니다. 수준별 반편성도 안 합니다. 3시면 모든 일과가 끝나고 하루 평균 학습은 4시간 22분입니다. 대신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학교가 책임지고 가르칩니다. 또 청소년들의 자치활동과 민주시민교육이 살아있었습니다. 이미 청소년이 시민으로 대접받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핀란드 아이들의 행복지수는 높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 시간 공부하면서 학업흥미도는 최저수준인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습니다. 바꾸어야겠다는 마음속 깊은 곳의 의지를 다시 불러일으킨 계기였습니다. 두 번째는 인천시자원봉사센터 활동의 경험입니다. 나를 내려놓고 낮은 자세로 섬기는 마음이 무엇인지 몸으로 배우고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중 대부분의 시도에서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됐는데 이번 전국 교육감 선거에 대한 당선인의 평가를 듣고 싶습니다. 진보교육감의 상징은 교육복지, 혁신학교, 학생과 교사의 권리와 자율성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시민들께서 이런 방향에 공감해주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것이 하나의 시대의 흐름이 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 당선인께서는 진보와 보수를 두루 아우를 수 있는 몇 안 되는 교육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교육감을 ‘진보’와 ‘보수’로 분류하는 세간의 기준에 대한 당선인의 견해를 말씀해 주십시오. 저를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통합과 균형의 교육감으로 인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교육에 있어 진보와 보수는 정치적인 의미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에 있어 진보와 보수의 차이는 북유럽 국가들 오늘날 시대에 부합하는 선진국형의 창의적이고 새로운 교육으로 가느냐, 아니면 학교에 오래 잡아두고 정답 골라내기 훈련만 시키느냐 하는 것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자율형 사립고 특목고 중심으로 소수의 엘리트 교육에 투자할 것인가, 적어도 학창시절만은 다수의 학생이 다양한 특성과 재능을 가지고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보편적인 공교육에 투자할 것인가의 차이입니다. ■ 공약사항 중 ‘고등학교 수업료 면제’와 ‘중학교 친환경 무상급식’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당선인의 구상을 말씀해 주십시오. 인천교육재정 상황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열악합니다. 인수위에서 교육청으로 보고받은 바에 의하면 올해 추경예산 편성도 쉽지 않은 형편입니다. 올해 필수경비 소요 추경예산으로 700~1000억 원을 마련해야 하는데 많이 어렵습니다. 재원마련 방법을 여러모로 모색할 생각입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 재정이 아니라 재정을 마련하려는 의지가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시기가 다소 늦어지더라도 시행될 수 있습니다. 지자체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새로 당선되신 유정복 시장을 비롯해 구청장님들과 직접 만나겠습니다. 시의원님들도 만나겠습니다. 다른 시도는 중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하는데 인천만 못해서야 되겠습니까? ■ 당선인의 교육정책 중 학교급별 단기 정책과 중장기 정책을 말씀해 주십시오. 임기 중에 일관되게 추진될 것은 혁신학교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입니다. 40개가 목표입니다. 혁신학교는 관료적 통제는 풀어주는 대신 재정을 지원하고 교사들의 열정을 묶어주면서 교실을 살리고 교육을 살리고 아이들을 살리는 교육을 실천하는 것이다. 당장은 교원업무를 경감해서 교사들이 수업과 생활지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집중할 것입니다. 이것도 쉽진 않을 것입니다. 행정지원인력 확보를 위한 예산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없어지는 것 없이 쌓이기만 하는 각종 교육부 정책 사업들을 어떻게 조정해갈지 인수위에서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 지난 16일부터 교육감직 인수위원회 격인 '행복교육 준비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12명의 인수위원 선정 기준과 향후 활동내용을 밝혀주십시오. 인수위원 구성의 기준은 통합과 소통, 현장성과 전문성입니다. 통합과 소통을 위해 위해 인천 교육계 원로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현장성과 전문성을 위해 재정. 행정체계. 학교운영에 밝은 학교장 출신과 현장교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행복교육비위원회’는 6월 20일 현재 시교육청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평가와 분석 단계에 있습니다. 6월 23일부터는 각 정책 분야별로 구체적인 계획을 잡아 나갈 계획입니다. 지금 저는 매일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경청투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과 부모님, 다양한 학교구성원의 현장의 목소리를 더 듣겠다는 약속을 지키려고 합니다.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7월 1일 취임식은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행사가 되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 인천에서는 처음으로 민주진보 후보가 교육감에 당선돼 보수성향의 교육감 체제에 익숙해 있는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급격한 변화에 대한 긴장과 우려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이에 대한 당선인의 입장을 밝혀 주십시오. 긴장과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기대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시민들을 만나면서 자주 듣는 이야기는 인천 교육은 오랫동안 정체된 느낌이라는 평가입니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내리먹임하는 교육 행정에 익숙하기 때문에 위만 바라보는 교육, 하라는 대로 하고 가만히 있으라는 행정에 인천은 익숙한 것입니다. 저는 급격한 변화를 주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아래서로부터의 급격한 변화를 받아들이는 입장이고 싶습니다. “이렇게 변하면 안되겠지? 관두자.” 하던 것이 “ 이렇게 변할 수도 있어!” 하는 의지를 불러일으키고 싶습니다. 이것은 긴장과 우려의 목소리가 생동하는 목소리가 될 것입니다. 학교현장의 다양한 변화의 움직임을 어떻게 하면 잘 이끌어낼 것인가 하는 것이 저의 고민입니다.
-
- 기획·연재
- 기획
-
[인천교육감 당선인] 교육 한 길만을 걸어온 사람, 이청연
-
-
교사와 학생이 붙여준 '대한민국 대표 수학앱'‥K수학!
- [교육연합신문=안용섭 기자] 공부하는 학생의 스마트폰에는 "K수학"이 담겨 있어야 한다. PC 뿐만 아니라, 모바일, 태블릿으로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반복해서 수학 공부를 할 수 있다. 공부하면서 모르는 부분을 스스로 찾아내고 막히는 부분은 선생님과 토론하면서 내 것으로 만든다. 스스로 학습에 필요한 문제별 강의, 자동 오답오트, 문제 검색 기능, Q&A 등을 담았다. (주)생각제곱(대표 유호조)은 SK텔레콤, 혜윰미디어와 손잡고 중, 고등 수학 전과정을 2만개의 문제로 체계화, 모든 문제의 풀이를 짧은 강의 “짤강”으로 제공하는 “K수학”을 본격 출시한다고 밝혔다. K수학은 2012년 하반기부터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2013년 6월 현재 8만 여 명의 이용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학습이 가능한 K수학 애플리케이션은 Google Play 스토어에서 '중등수학 인강', '고등수학 인강' 분야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내 손안의 수학선생님”이라는 애칭에 걸맞게 집에서는 교재와 PC로 학습이 가능하고, 독서실이나 차 안에서도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전천후 수학 학습이 가능하다. 학생들의 반응도 뜨겁다. 기존 인터넷 강의가 궁금한 부분을 듣기 위해 50분 가량의 강의를 모두 들어야 했던 것과 달리, 문항 단위로 보고 싶은 문제의 해설만 '검색'해서 찾아볼 수 있는 K수학은 시간을 아껴주는 아주 특별한 교재라는 평가다. 문제별로 강의가 제공되기 때문에 반복학습 또한 부담이 없고 오답은 자동으로 '마이노트'에 등록, 나만의 수학 오답노트가 자동으로 생긴다. 공부하면서 모르는 부분을 스스로 찾아내고 막히는 부분은 선생님과 토론하며 익힌다. 유호조 대표는 K수학이 수학을 이미 잘하는 학생들뿐 아니라 그 동안 공부 방법을 몰랐던 수학포기자들에게도 수학에 흥미를 붙이고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K수학의 탄생 배경에는 “배우고 익힌다”는 학습(學習)의 진정한 의미 실현이라는 큰 그림이 그려져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생각제곱 "K수학"의 획기적인 학습방식이 EBS 컨텐츠 기반의 학습서비스 제공 공동참여로 이어졌다. 7월 중순, 한국교육방송공사(EBS), SK텔레콤과 손잡고 만든 'EBS3분수학'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파트너인 SK텔레콤, 혜윰미디어와는 K수학을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이미 긴밀한 파트너쉽을 쌓은 상태이고, 여기에 수능의 '필요충분조건'인 EBS수능특강, 수능완성 등의 컨텐츠를 문제별로 'K수학'과 같은 '짤강' 동영상 강의를 만들어 제공할 예정이다. 유 대표는 “수능을 앞둔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게 만드는 도구”라고 말하며 “기존 K수학의 강점인 문제별 짤강이 EBS 컨텐츠와 만나 수능에 대한 불안감을 말끔히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생각제곱의 역량 집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
- 기획·연재
- 기획
-
교사와 학생이 붙여준 '대한민국 대표 수학앱'‥K수학!
-
-
'名不虛傳'…"아날로그 감성으로 스마트 교육 시장 주도할 것“
- [교육연합신문=안용섭 기자] 아동도서 전문 출판 계몽사(공동대표 황재원, 조근숙)가 디지털 교육시장 진출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계몽사는 1946년 창업해 대한민국의 현대사와 그 궤를 같이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아동도서 출판 전문 기업이다. 전통적인 출판계가 그랬듯 아날로그 환경에서 디지털 환경으로 변화하는 시점에서 계몽사도 시장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대다수의 정통 출판사들처럼 쇠락의 길을 걸어야 하는 비운을 비켜가지 못했다. 현재 계몽사는 60여 년간의 방대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기존의 아동도서 출판 분야를 넘어 신규사업 분야를 교육 시장으로까지 확대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교육통으로 잘 알려진 조근숙(53) 대표이사를 교육출판 사업부문 전문 경영인으로 영입해 디지털 환경에 발맞춰 교육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조근숙 대표는 30년 가까운 세월을 국내 유수의 교육관련 업체에서 탄탄히 실력을 다져온 교육업계에서 독보적인 경력의 여성 CEO이다. 콘텐츠 개발에서 마케팅, 경영에 이르기까지 발로 뛰는 현장 영업에서 최고 경영자까지 두루 거친 실무형 전문 경영인이다. 현재 계몽사에서 시판 중이거나 출시 예정인 제품 중에는 조 대표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제품이 없다. 조 대표는 과거 계몽사의 방대한 콘텐츠를 디지털화 과정을 마치고 디지털 시대에 맞는 어린이 전문 도서의 복간과 기획신간도서 출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영어독서 전문지도방법과 E-book 전자도서관 ‘계몽북클래스’의 결합 형태의 새로운 영어학습 프로그램 사업도 추진 중이다. 또한, 스마트 교육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태블릿 PC에 계몽사의 콘텐츠를 탑재한 신제품을 출시해 IT 기반의 출판 앱 시장 구축을 위한 콘텐츠 플랫폼 사업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초등학교 학습프로그램 '계몽 Basic 1000'을 개발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사교육 시장과 함께 방과후학교 공교육 시장에도 동시에 진입한다는 시장 다각화 전략도 세워 놓았다. 나아가 국내 시장은 물론 중국 시장을 거점으로 콘텐츠 해외 수출 계획도 진행 중이다. 조근숙 대표는 “나는 늘 구태를 버리고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요구한다. 제2의 창업의 각오로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아날로그의 감성을 기반으로 디지털 시장을 주도함으로써 교육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 기획·연재
- 기획
-
'名不虛傳'…"아날로그 감성으로 스마트 교육 시장 주도할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