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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대학 간판이 아니라 사람을 키우는 교육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교육은 국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다.” 이 말의 배경처럼 우리에게는 전통적으로 천 년을 내다본다면 나무를 심고, 백 년을 내다본다면 사람을 키우라는 옛말이 있다. 교육은 국가의 미래를 만드는 가장 위대한 투자이자 과업이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교육은 사람을 키우기보다 경쟁을 키우고, 꿈을 키우기보다 불안을 키우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새벽의 어둠을 뚫고 학원으로 향하는 학생들, 밤늦게까지 문제집과 씨름하는 아이들, 자녀 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미루는 부모들…. 이 모습은 이제 대한민국의 익숙하고 관례적인 풍경이 되었다. 부모의 사랑은 아름답고 거룩하지만, 그 사랑이 사교육 시장의 땔감이 되는 현실은 결코 아름답거나 미덥지 않다. 교육부와 통계청의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교육비는 해마다 천문학적으로 증가해 이미 29조 2000억에 이르렀다. 그래서 부모의 ‘등골 브레이커’라 불리고 있다, 교육은 점점 더 가정의 경제력에 영향을 받는 영역이 되어가고 있다. 교육이 희망의 사다리가 아니라 부모의 지갑 크기를 보여 주는 경쟁이 된다면, 그것은 교육의 위기이자 또한 국가 경제의 위기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하나의 길만을 ‘정답’이라고 믿어 왔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 출세하고 성공한다는 믿음, 대학 졸업장이 인생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통념은 우리 사회를 오랫동안 지배해 왔다. 하지만 시대는 이미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당신은 어느 대학을 나왔습니까?”가 아니라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로 전환되고 있다. 여기에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혁명의 시대가 학벌보다 창의성, 암기보다 문제 해결 능력, 졸업장보다 실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이 먼저 보여 주고 있다. 30여 년 전 삼성은 고졸자에게 입사의 문을 열러 놓은 데 이어 최근 국민이 선호하는 대기업, SK그룹이 역량 중심의 채용을 확대하며 ‘4년제 대학 학사 학위’를 입사 조건에서 폐기함으로써 대학 졸업 여부보다 실제 능력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방향으로 채용 문화를 바꾸었다. 해외로 시선을 돌리면 오래전부터 독일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이원화 직업교육제도를 통해 기술자를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키워 왔고, 세계 여러 기업들도 학위보다 기술과 경험을 인재 선발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 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교육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라는 말이 널리 회자되어 왔다. 여기서의 교육은 시험 점수를 높이는 교육이 아니라 인간의 가능성을 깨우는 교육이다. 대한민국에도 수많은 젊은 장인들이 있다. 특성화고 실습실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 용접 기술 하나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술자, 농업과 정보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 청년,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세계를 무대로 창업하는 젊은이들… 매년 고교 졸업자의 70% 정도가 일방통행로의 대학을 향한 병목현상을 심하게 겪고 있는 우리는 국가가 먼저 국민 의식을 바꾸는 ‘학벌문화 개선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정부는 능력 중심 채용을 더욱 확대하고, 고졸 기술인과 전문인력에게 실질적인 성장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공공기관은 학벌보다 직무 능력을 평가하는 인사제도를 더욱 공고히 하고, 기업은 학력이 아니라 성과와 역량으로 승진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학교는 대학 진학률보다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얼마나 행복하게 찾아가는지를 교육의 성과로 평가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교육 선진국이 되는 날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년이 자신의 기술과 열정으로 당당하게 사회에 나서고, 그 땀과 실력을 존중받는 날이다. 그날에는 부모가 불안 때문에 학원을 찾지 않을 것이고, 학생은 점수가 아니라 꿈을 이야기할 것이다. 또한 기업은 학벌이 아니라 능력을 경쟁력 삼고, 국가는 누구나 다시 도전할 기회를 주는 사회가 될 것이다.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숭고한 유산은 화려한 대학 간판이 아니다. "네가 어떤 길을 선택하든, 그 길에서 정직하게 최선을 다한다면 너는 이미 존귀한 사람이다"라는 믿음을 사회가 함께 품는 것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학벌 공화국’을 넘어 ‘꿈의 공화국’으로 나갈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이를 ‘진짜 교육’이자, 교육개혁이라 부르는 국가의 대전환기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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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연필과 스마트폰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초등학교 때 크레파스 72색짜리를 선물 받은 기억이 생생하다. 머리맡에 놓고서 잠을 설쳤다. 어린 시절 집안 형편이 가난했지만 문구류에 대한 관심과 욕심, 특히 필기구에 대한 관심과 욕심이 아주 컸다. 수십 년이 지났지만 문구류에 대한 물욕은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도구를 발명한 역사이면서 기억을 보존하려는 노력의 역사이다. 필기구의 역사는 망각에 저항하려는 인간의 오랜 분투라고 생각한다. 점토판 문자, 파피루스 위 갈대 펜 글을 지나서 동물의 깃털을 다듬어 만든 깃털 펜이 유럽에서 지식과 권위를 기록하는 도구로 쓰였다. 필기구의 속도만큼 인간의 머리도 점차 빨라졌지만 자신의 내면에 대해서는 얼마나 생각을 많이 했을까. 16세기 유럽에서는 흑연을 나무에 끼워 쓰는 방식의 연필이 등장했다. 18세기 말 프랑스의 니콜라자크 콩테는 흑연과 점토를 섞어 굽는 연필 제조법을 개발했다. 19세기에는 만년필이 발전했고, 20세기에는 볼펜이 일상으로 들어왔다. 점성이 높은 잉크와 작은 구슬 모양의 펜촉을 결합한 볼펜은 잉크가 번지는 문제를 줄이고 보다 편리한 필기를 가능하게 했다. 1960년대에 태어난 나에게 필기구 변화는 역사 연표를 보는 듯한 기분이 있다. 어린 시절 연필을 깎고 공책에 글씨를 쓰던 기억에서 출발해 볼펜으로 시험 답안을 채웠다. 교직에서는 시험지 출제를 철필로 하기도 했다. 이후 컴퓨터 자판과 스마트폰이 손에 익숙해졌다. 인류가 오랜 동안 발전시킨 기록 도구들이 한 사람의 생애 안에서 압축적으로 바뀐 셈이다. 도구가 바뀌면서 쓰는 행위의 의미도 달라졌다. 연필은 틀린 것을 지우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볼펜은 한번 남긴 흔적에 책임을 져야 한다. 컴퓨터는 수정과 편집을 자유롭게 했고, 스마트폰은 기록을 시간과 장소의 제약에서 풀어 놓았다. 컴퓨터로 글을 쓰면서 의문이 생긴다. 기록하는 능력이 커질수록 인간의 기억과 사유도 깊어졌을까. 기록의 양과 생각의 깊이는 비례하지 않는다. 이제 인공지능은 질문에 답하고, 글을 쓰고, 인간의 생각을 문장으로 정리한다. 미래의 필기구는 더 이상 손에 쥐는 물건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목소리를 듣고 생각을 정리하며, 머릿속 구상을 그림과 문서로 바꾸는 지능형 도구가 등장할 것이다. 인간은 더 편리하게 쓰기 위해 수많은 필기구를 발명했지만 정작 자신을 이해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문장을 써 왔을까. 상대의 말을 들으며 천천히 적다 보면 말의 속도와 표정, 잠시 멈추는 침묵까지 마음에 들어왔다. 적는다는 것은 기억하는 일이었고, 기억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함부로 잊지 않는 일이었다. 젊은 날에는 무엇을 이루고 어떻게 인정받을 것인가를 생각하며 기록했다. 삶의 후반에 접어든 지금은 무엇을 더 많이 쓸 것인가 보다는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비워야 할 것인가를 생각한다. 삶의 아픔을 통과하지 않은 문장이 고통받는 사람을 얼마나 깊이 위로할 수 있을까.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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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사람을 위한 기업이 미래를 만든다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기업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일까?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는 것 모두 중요한 가치이다. 그러나 오늘날 기업에게는 한 가지 역할이 더 요구되고 있다. 바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우리 사회는 청년 일자리, 기업의 인력난, 취약계층의 고용, 지역 간 교육과 일자리 격차 등 다양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정부나 기업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공공과 민간, 지역사회가 함께 협력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사회적기업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단순히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이 아니라, 기업 활동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한다는 점에서 일반 기업과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사회적기업의 가치는 '사회적기업'이라는 인증 자체에 있지 않다.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는지, 얼마나 많은 기업과 지역사회를 연결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지속 가능한 변화를 만들어 냈는지가 더 중요하다. 우리가 만나는 참여자들은 모두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 첫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도 있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중장년도 있으며, 경력단절여성, 북한이탈주민, 장애인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기업 역시 인재 확보와 조직문화 개선, 교육훈련 등 저마다 다른 고민을 안고 있다. 사회적기업이 해야 할 일은 이들을 각각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기업과 사람, 정책과 현장을 연결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교육이 새로운 시작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취업이 삶의 전환점이 되며, 기업에게는 필요한 인재를 만나는 계기가 된다. 이러한 연결이 쌓일수록 지역사회는 더욱 건강한 성장 기반을 갖추게 된다. (주)채움에이치알디 역시 이러한 사회적기업의 철학을 바탕으로 사람과 기업,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국민취업지원제도와 청년도전지원사업, 기업탐방형 일경험, 채용박람회, 기업교육, 평생교육 등 사업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그 목적은 하나이다. 사람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며, 지역사회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연결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현장에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사회적 가치는 거창한 사업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 사람의 취업을 돕고, 한 기업의 인재 채용을 지원하며, 한 번의 교육을 통해 누군가가 자신감을 회복하는 작은 변화들이 모여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된다. 앞으로 지역사회가 더욱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 교육기관과 기업이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는 생태계가 필요하다. 사회적기업은 그 중심에서 서로의 전문성을 연결하고, 정책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것이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성장은 사회의 성장과 함께할 때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사람의 변화를 믿고 지역사회와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사회적기업이 존재하는 이유이며 (주)채움에이치알디가 앞으로도 꾸준히 실천해 나갈 가치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지역과 기업, 공공이 함께 만드는 협력 네트워크와 상생의 고용 생태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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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가수 지드래곤에게서 배우는 ‘남다름’의 힘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최근 베트남의 한 천재 소녀가 우리 교육에 던진 시사점은 매우 깊게 다가선다. 호앙 흐엉 지앙 학생은 2026년 베트남 고교 졸업시험 A01 계열에서 30점 만점에 29.75점을 받아 전국 공동 수석에 올랐고, SAT에서도 만점을 받았다. 세계의 전통적인 명문대학들을 비롯해 서울대의 입학 허가를 받았으나 최종 KAIST라는 선택지를 택했다. 9월 학기에 입학하여 놀랍게 디자인된 KAIST 캠퍼스 적응에 익숙해지고 과학 연구에 의지를 불태우는 가운데 그가 주목한 인물 한 사람이 뜻밖에도 초빙교수인 가수 지드래곤이었음을 각종 언론은 보도한 바 있다. 지앙 학생은 지드래곤에게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하는 도전 정신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 한마디는 우리에게 묻는다. “과학 영재가 가수에게서 배울 것이 있는가?”, “무엇을 배우고자 하는가?”… 매우 의아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답은 간단하다. 창의성에는 전공의 국경이 없기 때문이다. 지드래곤은 2024년 KAIST 기계공학과 초빙교수로 임명됐다. KAIST는 그의 대중문화 경험과 창작 역량을 과학기술과 문화산업의 융합에 활용하고자 했다. 이후 KAIST와 함께 AI·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작업을 진행했고, 2025년에는 미디어아트와 우주 연구를 결합한 음원 송출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과학의 언어로 예술을 상상하고, 예술의 방식으로 과학을 바라본 사례라 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의 청소년 교육이 주목해야 할 것은 ‘지드래곤’이라는 유명인의 이름 자체가 아니다. 그것은 바로 한 사람이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하듯이 남들이 하니까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무엇을 다르게 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묻는 태도다. 이는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이라는 말로 치환하여 이 시대 우리 교육의 중요한 화두로 다시 소환할 필요가 있다. 무리 지은 펭귄들이 얼음 끝에서 바다를 바라본다. 물속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다. 위험이 있을 수도 있다. 모두가 머뭇거리는 순간 한 마리가 먼저 뛰어든다. 그 한 번의 도약이 무리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교육에서 퍼스트 펭귄은 어떤 학생인가? 정답을 가장 빨리 맞히는 학생이 아니라 아무도 묻지 않은 질문을 던지는 학생이다. 실패하지 않는 학생이 아니라 실패를 새로운 배움으로 바꾸는 학생이다. 남보다 앞서가는 학생이 아니라 남들이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을 찾아가는 학생이라 할 것이다. KAIST가 2026학년도 학사과정에서 ‘창의도전전형’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이런 시대적 흐름과 맞닿아 있다. KAIST는 해당 전형을 통해 과학영재를 선발하고 있으며, 대학 입시 자체에서도 기존의 성취만이 아니라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잠재력을 바라보는 흐름을 선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흔히 오해하기 쉬운 것은 퍼스트 펭귄 교육이 무모함을 가르치는 것으로 왜곡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용기와 무모함은 다르다. 지드래곤에게서 청소년이 배워야 할 것은 그가 입는 옷도, 부르는 노래도, 얻은 명성도 아니다. 지드래곤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되는 법이다. 누군가는 음악으로 자기 길을 만들고, 누군가는 과학으로, 누군가는 문학으로, 누군가는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분야가 아니라 태도다. “남들이 이렇게 하니까 나도 이렇게 한다”가 아니라, “나는 이것을 어떻게 다르게 해볼 수 있을까?”라고 묻는 태도다. 베트남의 한 천재 소녀가 지드래곤에게서 발견한 것은 결국 유명인의 화려함이 아니었다.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고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는 인간의 자세였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 남보다 높은 점수를 받는 방법인가, 아니면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는 방법인가? 교육은 아이에게 완성된 지도를 건네주는 일이 아니다. 아직 길이 그려지지 않은 백지 한 장을 건네고, 그 위에 자기만의 길을 그릴 용기를 갖게 하는 일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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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함께 일할 때 더 큰 가능성이 열린다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기업의 경쟁력은 뛰어난 기술이나 자본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서로 다른 경험과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때 조직은 더욱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조직문화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장애인 고용의 중요성을 꾸준히 이야기해 왔다. 그러나 장애인 고용은 단순히 의무를 이행하는 차원을 넘어, 누구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사람을 장애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역량과 가능성으로 바라볼 때 기업과 사회는 함께 성장할 수 있다. 현장에서 기업들을 만나 보면 장애인 고용에 대한 의지는 있지만 실제 채용과 근무환경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채용 이후의 직무 배치, 조직 구성원의 이해, 소통 방식 등은 제도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결국 포용적인 조직문화는 교육과 이해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공공기관과 협력하여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 슈퍼바이저 역량강화 교육, 대기업 장애인 고용 담당자 역량강화 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운영하며 장애인 고용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단순히 법과 제도를 설명하는 교육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례를 공유하고, 조직이 함께 고민하며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실무 중심의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ESG 경영이 기업의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으면서 장애인 고용 역시 사회적 책임을 넘어 지속 가능한 경영의 핵심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조직은 더 넓은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구성원들이 협력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장애인 고용은 특정 계층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과정인 것이다. 포용적인 일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구성원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장애의 유무와 관계없이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교육은 이러한 변화를 시작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며, 조직이 함께 성장하는 기반이 된다. 앞으로의 고용정책은 채용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누구나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사람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다양한 역량이 발휘되는 조직이 결국 더 큰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좋은 일터는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곳이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의 가능성을 믿는 조직은 더 큰 혁신을 만들어 낸다. 사람 중심의 교육과 포용적 조직문화를 통해 모두가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HRD의 또 다른 가치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사회적기업의 역할과 지역 협력 네트워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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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희 반려詩選] 슴베 사랑
[교육연합신문=구본희詩選] 슴베 사랑 나무 자루 속 빛 한 줄기 들지 않는 어둠 칼날의 뿌리가 산다. 번득이는 날 아래 깊숙이 몸을 감춘 채 칼과 자루 사이 다리를 놓는다. 자루가 부서지면 칼날은 제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슴베는 허공에 홀로 남는다. 서로 다름을 품어 보이지 않는 깊은 곳에서 비로소 한 몸으로 산다. ▣ 구본희 ◇ 前인천국제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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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적자생존(積字生存)’, 기록하는 인간만이 미래를 지배한다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인류 문명사에 획기적인 기원을 이룩한 찰스 다윈, 그의 생물학적 메타포였던 ‘적자생존(適者生存, Survival of the Fittest)’이 오늘날 우리 교육과 사회 현장에서 한층 경이로운 비유로 재탄생하고 있다. 즉, “적자생존(積字生存):자기 사유를 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명제가 그것이다. 지금은 생성형 AI와 디지털 미디어가 지식의 생산과 소비를 완전히 전복시킨 ‘만인 저작 시대’다. 스스로 읽고 쓰며 자신의 행위와 사유를 서사적 기록으로 승화시키는 능력은 인간의 존엄과 지적 생존을 결정짓는 교육의 핵심 역량이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교육 현장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극심한 ‘문해력의 빈곤’과 ‘글쓰기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타인이 만든 숏폼 영상과 인공지능이 즉석에서 출력해 주는 문장에 일상을 내맡긴 아이들은 점차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어가는 것이다. 텍스트를 능동적으로 재구성하고 자신의 언어로 정립하는 단계를 건너뛴 채, 선다형 정답만을 빠르게 찾아내는 획일화된 교육의 그늘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사유의 도구여야 할 글쓰기를 두려워하게 만드는 사회는 결국 자율적 사고를 포기한 수동적인 인간을 양성할 뿐이다. 우리는 왜 다시 글쓰기로 돌아가야 하는가? 글을 쓴다는 것은 단순한 문장의 나열이 아니라, 파편화되어 떠도는 감정과 생각에 정교한 형상을 부여하는 높은 차원의 자아 성찰이자 지적 연마 과정이기 때문이다. 동양의 고전 《논어(論語)》 위령공(衛靈公)편에는 “자장서저신(子張書諸紳)”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공자의 제자 자장이 스승의 가르침을 잊지 않기 위해 자신의 띠(紳)에 즉시 기록했다는 장면이다. 기록은 흘러가 버릴 찰나의 사유를 불멸의 철학으로 고정하는 강력한 힘을 지닌다. 또한 조선 후기의 실학자 다산 정약용 역시 유배지라는 절망적 환경 속에서 500권에 달하는 저술을 남기며 “붓을 들지 않는 사유는 안개와 같다”고 경계했다. 결국 끊임없이 적고 구성해 ‘적자(積字·記字)’만이 영원히 생존함을 증명한 것이다. 글쓰기 교육은 결코 청소년기나 대학 진학을 앞두고 급조할 수 있는 단기 테크닉이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글을 쓰고 기록하는 일이 숨 쉬듯 자연스러운 ‘생활습관’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일기, 독서록, 나만의 경험을 담은 작은 관찰기록들은 아이들에게 세상을 관조하는 또 하나의 눈을 키워줄 수 있다. 자신의 행동을 서사로 기록하는 습관을 들인 아이는 자신의 삶에 책임감을 느끼며, 정서적 위기 상황에서도 주체적으로 자아를 통제하는 강력한 심리적 탄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교육 패러다임은 근본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첫째, 학교 현장에서의 글쓰기가 ‘평가를 위한 시험’에서 ‘자기표현과 소통을 위한 즐거운 여정’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정해진 모범답안에 맞춰 문장을 반복하는 주입식 교육을 지양하고, 아이들이 느낀 솔직한 감정과 개성 있는 시각이 존중받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둘째, 가정과 지역사회가 함께 작동하는 ‘일상적 기록’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부모와 자녀가 매일 한 줄의 문장을 나누고, 지역 도서관과 학교가 연계하여 어린이들의 기록을 한 권의 책이나 디지털 서사로 출판해 주는 경험을 제공할 때, 아이들은 비로소 ‘글쓰기의 효능감’을 체득하게 될 것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가 1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글쓰기 수업(Harvard College Writing Program)을 전 학생 필수 과정으로 고집하며 “좋은 사고를 하려면 반드시 좋은 글쓰기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를 깊이 되새길 필요가 있다. AI가 순식간에 수만 줄의 문장을 만들어내는 거대한 문명적 전환기일수록, 역설적으로 ‘직접 고민하고, 손으로 적어 내려가는 인간의 사유’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독보적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명제는 경쟁 사회의 비정한 도생(圖生)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스스로 기록함으로써 자기 삶의 주인으로 거듭나고, 거친 타자의 언어 속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진실을 지켜내는 영혼의 자립을 의미한다. 지금은 아이들의 손에 다시 펜을 쥐여주고, 세상을 향해 자신만의 서사를 담대히 적을 수 있도록 공교육의 사명을 다해야 할 때다. 기록하는 아이가 미래를 지배하고, 기록하는 사회만이 결코 흔들림이 없는 지적 유산을 대대손손(代代孫孫) 물려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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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적자생존(積字生存)’, 기록하는 인간만이 미래를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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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만남이 기회가 될 때
-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취업은 결국 사람과 기업이 만나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가 있어도 자신을 필요로 하는 기업을 만나지 못하면 기회를 얻기 어렵고, 기업 역시 좋은 인재를 찾지 못하면 성장의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결국 일자리는 연결에서 시작된다. 과거의 채용은 구인공고를 올리고 지원자를 기다리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채용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기업은 필요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하고, 구직자 역시 자신에게 맞는 기업을 직접 경험하며 선택하는 과정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제 채용은 단순한 모집이 아니라 사람과 기업이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으로 변화하고 있다. 채용박람회는 이러한 연결을 가장 효과적으로 만들어 내는 대표적인 일자리 플랫폼이다. 기업은 필요한 인재를 직접 만나 기업문화와 직무를 소개할 수 있고, 구직자는 다양한 기업을 비교하며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짧은 만남이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가 만들어진다. 우리는 다양한 분야의 채용박람회를 운영하며 단순한 행사 진행을 넘어 사람과 기업을 연결하는 현장을 만들어 왔다. 인천 상설 채용박람회와 뿌리기업 채용박람회, 직업계고 취업박람회, 기업 매칭데이 등 대상과 산업 특성에 맞는 다양한 일자리 행사를 기획·운영하며 구직자와 기업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만남의 장을 마련해 왔다. 이러한 경험은 채용박람회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 일자리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플랫폼임을 보여주고 있다. 변화하는 채용환경에 맞춰 운영 방식도 끊임없이 고민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병무청 온라인 보충역 채용박람회이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줄인 비대면 방식으로 운영하여 전국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고, 온라인 상담과 채용정보 제공을 통해 기업과 구직자가 보다 편리하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는 단순히 행사를 온라인으로 옮긴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채용 서비스를 제시한 사례였다. 반대로 오프라인 박람회는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강점이 있다. 기업의 분위기를 직접 경험하고 채용담당자와 상담하며 궁금한 점을 해결할 수 있고, 구직자는 자신의 강점을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온라인의 편리함과 오프라인의 현장성을 적절히 결합할 때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다양한 운영 경험을 통해 확인해 왔다. 채용박람회의 성과는 행사 당일의 참여 인원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기업에는 필요한 인재를 만날 기회를 제공하고, 구직자에게는 새로운 진로와 가능성을 발견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지역의 산업 특성과 기업의 수요를 이해하고, 구직자의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채용박람회는 비로소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낸다. 앞으로 일자리 환경은 더욱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디지털 기술은 채용 방식을 계속 바꾸겠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 신뢰를 쌓고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채용박람회 역시 단순한 채용행사를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과 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 좋은 일자리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람과 기업을 이어주는 만남이 있어야 하고, 그 만남이 새로운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다양한 채용박람회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더 큰 기회를 연결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현장에서 계속 만들어 가고 있는 일자리 플랫폼의 가치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청년과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업탐방형 일경험 프로그램과 현장 중심 진로지원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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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만남이 기회가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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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이 남길 비극적 유산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교육은 한 국가가 미래 세대와 체결하는 가장 엄숙하고도 신성한 사회적 계약이며, 재정은 그 계약의 이행을 보장하는 최후의 물질적 담보라 할 것이다. 최근 재정 당국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의 산정 방식 개편 및 삭감 시도는 단지 예산 항목의 숫자를 조정하는 기술적·행정적 편의에 멈추지 않는다. 그것은 한 사회가 지켜온 가치관의 후퇴이자, 국가의 미래를 ‘비용’의 틀에 좁혀 넣으려는 신자유주의적 패러다임의 치명적 귀결이다. 교육재정을 한 해의 수입과 지출을 맞추는 단기적 지출 항목이나 시혜적 예산으로 치부하는 경제 논리가 마침내 국가백년지대계의 근간을 침식하는 것을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삭감론자들이 내세우는 핵심 논리는 학령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다. 학생 수가 줄어드니 교육 예산도 기계적으로 감소해야 한다는 주장은 언뜻 들으면 합리적인 것처럼 착시를 일으킨다. 그러나 이는 교육이라는 일종의 복잡계(Complex System)를 단지 ‘학생 1인당 투입 비용’이라는 조잡한 단순 산술로 환원하는 단견에 불과할 뿐이다. 교육 현장의 재정 구조는 단순 소비재 공급 체계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학교 재정의 60% 이상은 교원 인건비, 학교 건물 및 시설 유지비, 기초 운영비 등 학생 수의 증감과 무관하게 지출되는 ‘고정성·경직성 경비’로 구성되어 있다. 학생 수가 30명에서 15명으로 반토막 난다 해도 교실의 전등을 절반만 켜거나, 교사의 임금을 반으로 줄이거나, 학교 건물의 난방 면적을 반으로 축소할 수는 없지 않은가? 오히려 학령인구 감소가 가속화될수록 소규모 학교의 비율은 높아지며, 이는 오히려 학생 1인당 행정·시설 운영의 단가를 상승시키는 재정적 구조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인구절벽이라는 시대적 위기 속에서 한 사람이 지니는 사회적·경제적 가치는 과거와 비할 수 없이 기하급수적으로 증대한다. 산업화 시대의 다품종 대량생산 시대의 집단적·공장형 교육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최첨단 디지털과 AI 시대에 개별 학생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맞춤형 개별화 교육’으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미래 생존의 문제라 할 수 있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기초학력 보장, AI 기반 디지털 학습 인프라 구축, 기초과학 및 미래 기술 기반 습득, 특수교육과 다문화 교육, 고교학점제, 유보통합 등 고도화된 교육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은 모두 집약적인 재정적 투입을 필수 전제로 요구한다. 이는 인구가 감소하는 시기야말로 오히려 교육에 대한 단위당 투입을 비약적으로 늘려야 하는 결정적인 골든타임이라는 의미다. 역사적으로 국가의 흥망은 지식 자본과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 의지와 정확히 궤를 같이했다. 변변한 자원 하나 없는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도약하게 된 유일한 동력은 사람에 대한 투자, 즉 교육이었다. 1972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이후 지속되어 온 내국세 연동 구조는 정치적·경기적 외풍으로부터 공교육의 보루를 지켜낸 핵심 재정 기틀이었다. 해외 주요국의 사례 역시 이러한 사실을 명확히 뒷받침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들은 학령인구 변화와 무관하게 교육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인식하고 정부 지출 대비 교육 재정 비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강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예컨대 핀란드와 싱가포르 등 교육 선진국들은 저출생 위기 속에서 교부금을 줄이기는커녕 교사 1인당 학생 비율을 극단적으로 낮추고, 멘탈 헬스 및 사회·정서적 돌봄 프로그램을 학교 재정으로 흡수하여 공교육의 질적 도약을 이루어냈다. 이제 교육교부금의 삭감을 결정하거나 이를 정책적으로 주도·방조한 행정가와 정치인들은 단지 한 해의 예산안을 조율한 관료로 평가받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미래 교육을 거부하고 이 나라의 교육 시계를 정체, 나아가 후퇴시킨 주역으로 역사의 법정에 기록될 것이다. 역사는 단기적인 재정 효율성이라는 명목 뒤에 숨은 정책적 통찰의 부재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스스로 교육의 사다리를 부수는 결정이 초래할 피해는 온전히 힘없는 미래 세대와 국가 전체의 경쟁력 약화로 귀결됨을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역사는 이를 반드시 기억하고 냉엄한 평가를 남겨 잘못된 정책을 복원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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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이 남길 비극적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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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이타카로 가는 길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아내와 영화를 보았다. 예매율 1위를 달리는 ‘오디세이’였다. 172분의 상영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가 돌아가려 했던 곳은 이타카였다. 트로이 전쟁이 끝났지만 귀향은 또 하나의 지난한 투쟁이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내가 가야 할 귀향은 어디인가’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젊은 날 우리는 멀리 가는 법부터 배웠다. 더 높은 곳에 오르고, 더 많이 갖고, 더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 쉼 없이 노를 움직였다. 어느 순간 무심한 일상에서 삶은 뜻밖의 질문을 툭 던진다. 나는 지금 누구의 삶을 살고 있는가. 인생의 길에서 우리는 이타카를 찾는다. 젊을 때는 부모가 정한 길, 학교가 정한 기준, 사회가 요구하는 성공의 기준을 따라간다. 그런데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얻고도 마음 한구석이 허전할 때가 있다. 그때 비로소 묻게 된다. 이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인가. 자기에게 돌아온다는 것은 ‘남의 기준으로 살던 삶을 멈추고 자신의 기준을 회복하는 일’이다. 내가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는지 다시 묻는 것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긴다면 실제로 가족을 위한 시간을 내야 한다. 말로는 가족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하루 대부분을 돈과 경쟁에 바친다면 그것은 가치관이 아닌 희망 사항에 가까운 것이다. 결국 시간을 어디에 쓰는지가 그 사람의 진짜 가치관을 말해준다. 시간은 삶에서 가장 정직한 화폐다. 오디세우스가 세이렌의 노래를 듣기 위해 자신을 돛대에 묶었던 장면도 의미 깊다. 그는 자신의 의지를 과신하지 않았다. 스스로에게 경계를 만들었다. 정말 지키고 싶은 것을 위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절제하는 힘. 그것이 성숙한 자유다. 남의 시계에서 내려와 자신의 시간으로 돌아오는 것. 세상의 박수보다 자신의 양심에 귀 기울이는 것. 그리고 사랑해야 할 것을 다시 선택하는 것. 그것이 자기에게 돌아오는 길이다. 돌아가는 길이 길어도 괜찮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남들이 정해놓은 목적지에 먼저 도착하는 것이 아니다. 긴 항해 끝에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의 주인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남의 기대가 아니라 내 가치로 선택하는 것은 삶의 선택에서 중요한 갈림길이다. 사람은 평생 어딘가를 향해 부지런히 가지만 정작 자신에게 돌아가는 길은 너무 늦게 발견한다.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의 주인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무엇을 소중히 여기며 살 것인지 결정하고, 그 선택에 책임지며, 마침내 내 삶의 중요한 시간을 내가 믿는 가치에 바치는 것이다. 오디세우스가 이타카로 돌아갔다는 것은 단순히 집으로 돌아갔다는 뜻이 아니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를 다시 확인한다는 뜻에 가깝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싶은가? 영화 ‘오디세이’가 오래된 신화의 옷을 입고 우리에게 건네는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것이 내가 살고 싶었던 삶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곳에 닿는 것.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평생 찾아 헤매는 이타카일 것이다. 그 길은 지금 이 순간 우리 앞에서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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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이타카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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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취업이 끝이 아니라 성장의 시작이다
-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많은 사람들이 취업을 목표로 삼는다. 하지만 취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환경 속에서 한 번 취업했다고 평생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변화에 적응하며 끊임없이 역량을 키우는 사람이 경쟁력을 갖게 되고, 기업 역시 인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최근 산업현장은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기술 확산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직무의 형태는 세분화되고 기업이 요구하는 역량도 끊임없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 직업훈련은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교육이 아니라 변화에 대응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과정으로 발전하고 있다. 기업들은 채용보다 더 큰 고민을 이야기한다. 어렵게 채용한 인재가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빠르게 이탈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을 채용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사람을 성장시키는 일이다. 개인의 성장은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기업의 성장은 다시 지역경제의 성장으로 연결된다. 기업과 구직자를 만나며 느끼는 것은 교육은 취업 전보다 취업 후가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업무를 배우고, 조직문화를 이해하며,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교육이 이루어질 때 개인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기업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우리는 다양한 공공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직무교육과 역량강화교육을 운영하며 조직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교육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 교육을 획일적으로 제공하기보다 기관과 기업의 특성, 직무, 조직문화, 교육 목적을 분석하여 맞춤형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중심 교육을 운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조직활성화와 리더십 교육, 팀워크 향상을 위한 참여형 워크숍, 특별민원 응대교육, 공공재정환수법 교육, 장애인 고용 담당자 역량강화 교육, 취업지원 슈퍼바이저 교육, ESG 및 컨설팅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조직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함께 만들어 왔다. 최근에는 AI 활용 교육과 디지털 업무혁신 교육을 확대하여 변화하는 산업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실무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의 성과는 교육장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교육을 받은 사람이 자신의 업무를 더 잘 수행하고, 동료와 협력하며,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 갈 때 비로소 교육은 가치를 갖는다. 사람의 성장은 기업의 경쟁력이 되고, 기업의 경쟁력은 다시 지역사회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앞으로의 HRD는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산업현장의 변화에 귀 기울이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함께 고민하며, 사람과 조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며, 사람에 대한 투자는 가장 확실한 미래 투자로 이어질 것이다. 취업은 목표가 아니라 성장의 출발점이다. 사람의 가능성을 키우는 교육은 기업의 경쟁력을 만들고, 기업의 성장은 지역사회의 미래를 만든다. 사람과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현장의 변화에 귀 기울이며 지속 가능한 HRD를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직업훈련을 통해 실천하고자 하는 가치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사람과 기업이 직접 만나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가는 온·오프라인 채용박람회와 일자리 연계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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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취업이 끝이 아니라 성장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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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청소년들의 연암(燕巖) 발자취 답사 열풍과 교육적 효과 및 과제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최근 교육계와 인문학계에서는 청소년들이 연암 박지원(朴趾源)의 연행(燕行) 경로와 국내 유적지를 직접 답사하는 ‘몸의 인문학’ 교육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있다. 주지하는 것처럼 연암 박지원은 해학적이자 여행을 통한 배움과 문화 탐방의 길을 튼 역사상 매우 소중한 문학인 《열하일기》의 저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을 통해 드러난 중국 문명의 신비로운 모습과 탐구 정신은 우리 문학사에 주옥같은 걸작으로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 글에서는 관념적 지식 전달 위주의 기존 인문 교육에서 벗어나 현장 기반의 실증적 사유를 재현하고자 연암의 발자취를 찾는 흐름의 주요 실태와 교육적 효과 및 과제를 제언하고자 한다. 위에서 언급한 청소년들의 답사와 기행 코스는 서울-의주-압록강을 거쳐 중국 심양, 북경, 열하(承德)로 이어지는 《열하일기》의 이동 경로를 청소년들이 직접 추적하는 장기 기행 프로젝트다. 이는 단순 관광이 아닌, 연암이 머물렀던 주요 거점(구련성, 요양, 산해관, 피서산장 등)에서 연암의 텍스트를 현장에서 낭독하고 사료와 현지 문물을 대조 분석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각 지역 교육청 및 공공도서관, 청소년 수련관을 중심으로 연암 박지원의 문학적·사상적 거점을 탐방하는 답사 코스(서울 감의재 터, 함양 안의현감 시절의 물레방아 유적지, 연암골 등)가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는 고교 고전 독서 클럽과 연계하여 텍스트 분석 후 현장을 방문하는 ‘선(先)독서 후(後)답사’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는 현장 미션 수행형 융합 학습(PBL) 프로젝트로 단순 견학을 넘어 청소년들이 연암의 시선으로 현대의 도시 구조나 기술, 타 문화 요소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경이로운 것은 연암이 똥더미나 흙벽돌에서 기술적·교육적 가치를 발견했듯, 학생들 역시 특정 미션을 받아 현장의 물물(物物)을 정밀 관찰하고 현대판 《열하일기》를 디지털 매체나 보고서로 재창작하는 활동이 병행된다는 점이다. 현재 진행되는 답사 운동의 교육학적-학술적 실태 및 특징을 살펴보자면 첫째, 지식의 체화다. 이는 교실 내 텍스트 읽기에 국한되던 인문학을 물리적 이동과 신체적 체험으로 확장하여 연암이 겪었던 행군의 고됨과 기후 환경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고전의 맥락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둘째, 비판적 텍스트 재해석이다. 이는 연암이 당시 사대부들의 성리학적 명목주의를 비판했듯, 학생들 역시 당대의 주류 담론에 의문을 제기하는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기법을 현장에서 훈련하는 것이다. 셋째, 텍스트와 현장의 융합이다. 《열하일기》 내 지명과 현지의 실제 지리·문화적 변화를 비교하는 실증적 탐구를 시행하여, 고전학과 지리학, 역사학을 아우르는 학제 간 학습 창출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흐름을 보다 학술적으로 연계하기 위해서는 실사구시(實事求是) 교육의 현대적 구현을 적극 장려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매체의 확산으로 정보의 파편화와 추상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연암의 답사길 추적은 학생들에게 ‘정밀한 관찰’과 ‘실증적 탐구’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구체적인 교육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는 이를 보다 체계화하고 지속적으로 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참여하여 교육적 성과를 높이기 위한 과제와 지원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으로의 체계화 필요성이다. 현재의 답사 열풍이 단순 일회성 체험 학습이나 이벤트성 기행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학교 정규 교육과정(자유학기제, 국어·사회 융합 프로젝트 등)과의 심도 있는 연계와 전문 지도 인력의 양성이 수반되어야 한다. 더불어 초·중·고등학교 현장에서는 연암의 《열하일기》를 수준별로 편집한 고전 읽기 운동을 체계적으로 전개할 필요성에 보다 주목할 것을 제언하고자 한다. 유머와 해학이 넘치는 작품을 통해 글쓰기와 사고력 확장의 교육 목표로 삼을 뿐만 아니라, 타국의 문물을 대하는 포용적인 자세와 열린 마음을 고취하여 ‘우물 안 개구리’ 식의 소극적이고 획일적인 사고를 넘어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포용력의 확장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이를 학교에서는 “경험은 최고의 스승이다”, “교육은 삶 그 자체여야 한다”는 명제에 충실하고 철저하게 접목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바라는 마음이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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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청소년들의 연암(燕巖) 발자취 답사 열풍과 교육적 효과 및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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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배움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우리는 흔히 배움을 학교를 다니는 시기에만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졸업장을 받으면 교육도 끝났다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오늘날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산업구조는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한 번의 배움만으로 평생을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이제 배움은 특정 시기의 선택이 아니라 삶 전반에 걸쳐 계속되어야 하는 필수 과정이다. 평생교육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부족한 지식을 보완하는 교육이 아니라 새로운 직업을 준비하고, 사회와 다시 연결되며,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성장의 과정으로 확대되고 있다. 청년에게는 미래를 준비하는 힘이 되고, 중장년에게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되며, 지역사회에는 함께 성장하는 기반이 된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배움의 기회에서 소외되어 있다. 경제적인 이유로 교육을 포기하기도 하고, 자신에게 맞는 교육을 찾지 못해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기도 한다. 특히 경계선지능인을 비롯한 느린학습자는 배우고 싶다는 의지가 있어도 자신의 특성과 속도에 맞는 교육을 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 평생교육은 모두에게 같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과 특성에 맞는 배움의 기회를 만드는 일이어야 한다. 현장에서 평생교육사업을 운영하며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지역마다 필요한 교육의 모습이 다르다는 점이다. 평생교육은 정해진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변화와 요구를 함께 고민하고, 지역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우리는 공공 평생교육기관과 협력하여 시민교수 사업을 운영하며 시민이 교육의 수혜자를 넘어 자신의 경험과 전문성을 지역사회와 나누는 교육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시민 한 사람의 경험과 재능이 또 다른 시민의 배움으로 이어질 때 평생교육은 개인의 성장을 넘어 지역사회의 자산이 된다. 또한, 경계선지능인 진로교육을 비롯해 보호자 특강과 교육담당자 대상 교육 등 다양한 평생교육 시범사업을 운영하며 지역사회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교육 의제를 고민해 왔다. 경계선지능인의 자립은 당사자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자신의 적성과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진로교육, 자녀를 이해하고 올바른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보호자 교육, 그리고 현장에서 적절한 지원 방법을 고민하는 교육담당자의 역할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성장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제과·제빵, 플로리스트, 주얼리 제작 등 직무 중심 교육은 참여자들에게 단순한 기술 습득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스스로 만든 결과물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며, 사회와 다시 연결되는 경험을 만들어 주었다. 보호자 특강은 자녀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시간이 되었고, 교육담당자 교육은 지역사회가 함께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평생교육은 한 사람만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지역사회까지 함께 성장시키는 과정임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평생교육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일수록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만큼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지역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다양한 계층이 배움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지원하며, 시민 모두가 배우고 가르치는 주체가 되는 교육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평생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배움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사람은 지역사회를 변화시킨다. 평생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이 아니라 배움의 기회를 넓히고, 지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는 사회적 투자이다. 누구도 배움에서 소외되지 않는 지역사회, 그리고 배움을 통해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가 평생교육 현장에서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가치이며 앞으로도 함께 만들어 가고 싶은 미래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취업 이후에도 지속적인 성장과 안정적인 직장 적응을 지원하는 사후관리와 재직자 성장 지원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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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배움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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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EBS 《위대한 수업》이 던지는 교육적 효과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오늘날 대한민국 가정의 거실과 아이들의 방 안 풍경을 잠시 가만히 들여다보자.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손바닥 크기의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15초짜리 숏폼 영상이 끊임없이 넘어가고, 알록달록한 자극과 도파민 폭탄이 아이들의 뇌를 실시간으로 마비시키고 있다. 그뿐이랴. 자극적인 자막과 무의미한 웃음이 범람하는 TV 매체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매 순간 더 강렬한 감각적 자극을 찾아 헤매는 어른과 아이들에게, 과연 방송 매체는 영혼의 양식이 될 수 있을까?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절망적인 매체 환경의 사막 한가운데서 마치 오아시스처럼 빛나는 프로그램이 하나 존재한다. 바로 EBS1의 'EBS 위대한 수업, Great Minds'(이하 '위대한 수업')이다. 만약 누군가 “현재 대한민국 TV 매체 중 미래 세대에게 가장 교육적 의미와 효과가 탁월한 프로그램이 무엇인가?”하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이 프로그램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한 교양 프로그램을 넘어, 인류가 축적해 온 지혜의 정수를 안방극장에 직배송해 주는 거대한 ‘지적 축제’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지성 복지’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BS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공동 기획한 '위대한 수업'은 격이 다른 클래스로 출연진 라인업을 보고 있으면 입이 떡 벌어진다. 리처드 도킨스, 마이클 샌델, 유발 하라리, 슬라보예 지젝, 주디스 버틀러, 폴 크루그먼 등 세계적인 사상가, 과학자, 경제학자, 예술가들이 줄지어 출연한다. 이름만 들어도 대학 도서관 깊숙한 곳에 꽂힌 두꺼운 전공 서적이 떠오르는 이 거장들이,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하며 한국의 미래 세대에게 직접 말을 걸어온다. 이 프로그램의 진가는 지식의 ‘눈높이 배송’에 있다. 세계적 지성들이 자신의 평생 연구 업적을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명확하고 직관적인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예술을 아우르는 이 명강의들은 단지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세계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미래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등등 수많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숏폼 영상의 파도 속에서 산산조각 난 아이들의 집중력을 다시 묶어 세우고, 깊은 사고의 호수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강력한 지적 인력(引力, Gravity)을 발휘하는 것이다. '위대한 수업'이 지닌 교육적 잠재력을 200% 폭발시키기 위해서는, 시청 방식을 완전히 뒤바꾸는 획기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리추얼(Ritual)이 결합되어야 한다. 첫째, ‘단 하나의 반론’ 던지기로 석학과 맞짱 뜨는 질문 시합이 필요하다. 이제는 방송을 본 뒤 아이들에게 요약정리를 시키는 고문 아닌 고문을 중단시켜야 한다. 대신 “오늘 강연자의 말 중에서 가장 마음에 안 들거나 이해되지 않는 한 가지를 찾아 석학에게 반박하는 질문을 쓰라”는 미션을 줄 필요가 있다. 둘째, ‘10분 가상 난상 토론’으로 교실과 거실을 소크라테스의 학당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학교 교실이나 가정에서 방송 시청 후 딱 10분간 ‘가상 토론회’를 열어 본다. “네가 오늘 나온 마이클 샌델 교수라면 정의란 무엇이라고 답할래?”라는 질문 하나가 아이를 수동적 시청자에서 능동적 질문의 주체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지적 영웅의 ‘디지털 스크랩북’ 만들기가 필요하다. 좋아하는 연예인의 포토 카드를 모으듯, 아이가 감명 깊게 본 석학의 핵심 명언과 자신의 생각을 적은 ‘지성 카드’를 디지털이나 노트에 수집하게 한다. 이는 지식을 점수로 환산하는 차가운 입시 도구가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는 ‘멋진 지적 유산’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감성적 접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당장이라도 아이의 손에 들린 스마트폰을 가만히 내려놓게 하고 거실 TV 채널을 틀어보자. 그리고 세계의 거장이 던지는 묵직한 질문 앞에 아이와 함께 앉아보자. 아이가 스크린 속 석학의 눈빛에서 호기심의 불꽃을 발견하고 “엄마, 저 사람은 왜 저런 생각을 했을까?”라고 물어오는 순간, 대한민국 교육을 바꿀 위대한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인식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소망한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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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EBS 《위대한 수업》이 던지는 교육적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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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학교의 목적을 다시 묻다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학교 가야지!” 어린 시절 눈을 비비고 일어나면 들었던 말이다. 왜 학교에 가야 하는지 스스로 묻지 않았다. 밥을 먹고 숨을 쉬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었다. 모두가 가니까 나도 가는 것이었다. 우리는 학생을 위해 학교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학교는 시대마다 국가의 필요, 산업의 요구, 대학입시의 질서에 맞추어 모습을 바꾸어왔다. 학교는 근대국가가 만든 가장 성공적인 제도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의 학교가 여전히 미래의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배움의 공간인지, 아니면 오래된 운영체계를 관성처럼 반복하고 있는지는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학교는 아직도 19세기 산업사회의 공장과 너무 닮아있다. 같은 시간에 등교하고, 같은 교실에서, 같은 내용을 배우고, 같은 시험을 치르고, 순서대로 평가받는다. 아이들의 삶은 더 이상 공장의 컨베이어벨트 위에 있지 않다. 학교는 시대의 요구에 충실했다. 문제는 어느 순간 수단이 목적을 대신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문명이 쇠퇴하는 징후 가운데 하나는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는 일이라고 한다. 사람의 행복을 위해 만든 제도가 오히려 사람을 지배하기 시작하면 제도는 본래의 의미를 잃게 된다. 학교도 달라져야 한다. 학교는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가. 대학 시험은 배움을 돕기 위한 도구였지만 시험이 교육이 되었다. 성적은 성장의 기록이어야 했지만 인간의 가능성을 재는 잣대가 되었다. 대학은 교육의 한 과정이어야 하지만 대학입시는 학교교육의 종착점이 되었다. 1995년 5월 31일 발표된 5·31 교육개혁이 있었다. 교육개혁위원회는 공급자 중심에서 학습자 중심으로, 획일적 교육에서 다양하고 특성화된 교육으로, 통제에서 자율과 책무성으로 교육의 방향을 바꾸겠다고 했다. 그 뒤로도 많은 교육개혁과 교육과정 개편이 있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다시 묻는다. 왜 교육은 개혁을 거듭하면서도 입시의 벽을 넘지 못하는가. 제도를 고치면서도 교육의 목적은 묻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가 경쟁력을 위해 인재를 길러야 한다. 맞는 말이다. 대학도 좋은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물어야 할 중요한 질문이 있다. 학교는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가. 대학을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학생의 삶을 위해 존재하는가. 이 질문에 올바로 답하지 않고 평가 제도만 바꾸는 것은 체온계를 바꾸면서 열이 내리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좋은 국가를 만들기 위해 쓸모 있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교육을 할 때 좋은 사회가 만들어지고 그런 사회가 결국 국가의 진정한 힘이 된다. 교육이 가야 할 길도,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도 그 순서에서 시작된다. 순리를 역주행하는 위험한 질주에서 대한민국의 교육은 이제 내려와야 한다. 학교가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단순한 사실을 다시 기억하는 것. 우리 교육이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새로운 답을 찾는 것이 아니다. 학교가 왜 존재하는지를 다시 묻는 일이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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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학교의 목적을 다시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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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기회보다 '다시 시작할 용기'다
-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취업이 두려워졌습니다." 청년들을 만나면 의외로 자주 듣게 되는 말이다.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반복되는 실패와 불안, 그리고 자신감의 상실이 청년들을 사회 밖으로 한 걸음씩 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청년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을 만나는 일조차 부담스러워한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멈춰 서 있는 경우도 있고, 실패를 반복하며 스스로 가능성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취업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도전할 힘을 잃어버린 것에 더 가깝다. 그래서 청년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채용공고가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운영되는 사업이 청년도전지원사업이다. 이 사업은 단기간에 취업을 목표로 하기보다 구직을 포기했거나 장기간 경제활동에서 멀어진 청년들이 다시 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데 의미가 있다. 진로 탐색과 취업 역량 강화는 물론 심리 회복, 자신감 향상, 사회적 관계 형성 등 청년이 다시 움직일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과정에 집중한다. 사람은 자신감을 잃으면 능력까지 잃은 것처럼 느끼기 쉽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청년들은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 가능성을 믿어주는 사람과 함께할 기회가 필요했을 뿐이다. 프로그램에 처음 참여할 때는 말없이 시간을 보내던 청년이 교육을 이어가며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함께 활동하는 또래들과 관계를 맺으며 다시 목표를 세우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작은 변화처럼 보이지만 이러한 경험은 취업보다 먼저 이루어져야 할 중요한 성장 과정이다. 특히 청년도전지원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자조모임이다. 자조모임은 단순한 친목활동이 아니라, 같은 고민을 가진 청년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다. 혼자였다면 쉽게 포기했을 고민도 또래와 함께 이야기하며 새로운 관점을 얻고, 서로를 응원하는 과정에서 다시 도전할 힘을 얻게 된다. 실제 자조모임에서는 채용박람회에 참여하기 전 함께 관심 기업과 직무를 탐색하고, 기업 담당자에게 어떤 질문을 할지 미리 준비한다. 박람회가 끝난 뒤에는 각자가 얻은 채용정보와 직무 특성, 필요한 역량을 공유하며 서로의 구직 방향을 함께 고민한다. 특정 기업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강점과 부족한 부분을 이야기하며 앞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함께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히 취업정보를 얻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혼자서는 막막했던 취업 준비가 함께 고민하고 정보를 나누는 과정 속에서 구체적인 목표로 바뀌고, 다른 참여자의 경험은 또 다른 청년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자조모임은 청년들이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응원자가 되어 주는 성장의 공간인 셈이다. 특히 최근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은 취업 문제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 높아지는 채용 기준, 미래에 대한 불안은 청년들에게 끊임없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청년정책 역시 일자리를 연결하는 데 머물지 않고, 사회와 다시 연결되는 과정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현장에서 사업을 수행하며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청년들은 생각보다 훨씬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만 그 가능성을 꺼낼 수 있는 계기와 환경이 부족했을 뿐이다. 누군가의 격려와 체계적인 프로그램, 그리고 함께 성장하는 경험은 청년들이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된다. 청년도전지원사업은 취업 준비 프로그램을 넘어 청년들이 자신의 삶을 다시 설계하도록 돕는 사회적 투자라고 할 수 있다. 한 사람의 변화는 결국 가정의 변화로 이어지고, 기업의 미래가 되며, 지역사회의 활력이 된다. 우리는 청년들이 단순히 취업에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스스로 가능성을 믿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조급한 결과보다 함께 걸어주는 시간이다.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준비가 아니라 다시 시작할 용기다. 그리고 그 용기는 누군가의 관심과 믿음, 그리고 함께 걷는 동료 속에서 자라난다. 청년도전지원사업이 만들어 가는 가장 큰 변화도 바로 그 지점에 있다. 다음 회차에서는 취업 지원을 넘어 평생학습의 기회를 넓히고, 경계선지능인을 비롯한 다양한 학습자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평생교육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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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기회보다 '다시 시작할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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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대입 수시상담에서 학생부 대신 학생을 살리는 교육개혁을 원한다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교육은 현실을 기반으로 세워져야 한다. 왜냐면 현실을 외면한 정책은 아무리 선한 의도를 품고 있어도 결국 학생과 학부모의 불편만 키울 뿐이기 때문이다. 최근 학원에서 대입 수시 상담을 하면서 학생부를 공식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 역시 그러한 우려를 낳고 있다. 물론 정부의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학생부가 사교육 시장의 상품으로 거래되고, 고액 컨설팅의 도구가 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교육의 공정성을 지키겠다는 고육지책인 셈이다. 그러나 정책은 의도보다 결과가 중요하다. 현실에서 학생부를 보지 않고 수시 상담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이는 마치 의사에게 CT와 MRI를 보지 말고 수술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학생부는 학생의 학교생활 전반을 기록한 공식 자료다. 교과 성적뿐 아니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창의적 체험활동, 진로 활동, 독서 활동 등이 담긴다. 그래서 오늘날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학생부는 가장 핵심적인 평가 자료다. 그런데 이를 활용하지 못한 채 진학 상담을 하라는 것은 나침반 없이 바다를 항해하라는 요구와 다름없다. 정부는 학원의 과열 경쟁과 상업화를 우려했을 것이다. 그러나 규제만으로 시장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음성화될 가능성이 크다. 공식적으로는 금지하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은밀하게 상담이 이뤄진다면 피해는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정보력이 있는 가정은 우회로를 찾고, 그렇지 못한 학생들만 더 큰 불이익을 받게 된다. 교육의 공정성을 높이려다 오히려 교육격차를 키울 수 있는 역설이 생기는 것이다. 발상을 바꿀 필요가 있다. 막는 정책보다 공개하고 공유하는 정책이 훨씬 효과적이다. 어떻게 말인가? 첫째, 학생부 활용 자체를 금지할 것이 아니라 상담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상담 기록을 일정 기간 보관하고, 허위·과장 광고와 불법 컨설팅을 강력히 처벌하면 된다. 칼이 위험하다고 요리사의 칼까지 빼앗지는 않는다. 위험한 것은 칼이 아니라 잘못 사용하는 사람이다. 둘째, 공교육 상담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모든 고등학교에 진학전문교사를 충분히 배치하고, 대학별 평가 사례와 학생부 분석 자료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사교육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교육을 막는 것이 아니라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셋째, 학생과 학부모가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AI 기반 진학상담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학생부를 입력하면 대학별 합격 사례와 유사 학생 데이터를 분석하여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 말이다. 이는 민간 컨설팅 의존도를 크게 줄이는 동시에 지역 간 정보격차도 완화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유의미한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미국에서는 대학 입학 상담이 학교 카운슬러를 중심으로 이뤄지지만, 민간 상담기관도 일정한 윤리 기준 아래 활동한다. 중요한 것은 상담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개인정보 보호와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영국 역시 학생의 학업 기록과 교사 추천서를 활용한 상담이 일반적이며, 상담 자료 자체를 금지하지 않는다. 교육정책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 현실을 무시한 이상은 공허하고, 이상을 잃은 현실은 방향을 잃는다. 학생부는 학생의 삶과 성장의 기록이다. 이를 활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기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기록을 제대로 읽지 못하게 만드는 일이다. 일찍이 공자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고 했다.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국가가 존립할 수 없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신뢰하지 않는 정책은 오래갈 수 없다. 규제는 최소한으로, 책임은 최대한으로 하는 것이 성숙한 교육행정이다. 교육은 금지의 기술이 아니라 가능성의 예술이다. 학생부를 봉인하는 정책이 아니라, 학생부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활용하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교육개혁이다. 학생의 미래를 지키려면 서류를 막을 것이 아니라, 서류를 왜곡하는 행위를 막아야 한다. 그것이 현실을 존중하면서도 교육의 공정성을 지키는 길이며, 이 나라 교육이 나아가야 할 대승적 해법이라고 믿는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고, 구더기 무서워 그 몸에 좋은 장을 안 담글 수는 없지 않은가?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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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대입 수시상담에서 학생부 대신 학생을 살리는 교육개혁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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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어린나무를 베어 땔감으로 쓰는 어리석음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숲을 가꾸는 사람은 어린나무를 땔감으로 베지 않는다. 오늘의 나무가 내일의 숲이기 때문이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오늘의 교실은 내일의 대한민국이다. 지금 미래로 가는 숲을 비용이라는 이름으로 베어내려 하고 있다.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학생 수가 감소하니 교육재정도 줄여야 한다는 논리다. 인구가 줄었다고 국방비를 인구 감소율만큼 줄였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도로와 철도, 항만과 공항을 사람 수에 비례하여 없애자는 주장도 들은 바가 없다. 유독 교육만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가장 먼저 예산을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교육을 소비성 지출로 보기 때문이다. 교육은 한 나라의 국력을 축적하는 가장 긴 투자이다. 교육재정이 내국세 연동 원칙을 잃는 순간 교육은 매년 정치와 경기 상황에 따라 예산을 흥정하는 대상으로 전락한다. 백년대계가 정권의 단년도 예산 논리에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현실에서 교육비는 학생 수만큼 줄어들지 않는다. 교실과 급식실, 돌봄교실과 특수교육, 통학버스와 상담은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아이 수가 적어졌다고 아이의 가치까지 작아지는가. 오히려 정반대다. 과거 다섯 남매를 키우던 시절보다 오늘날 한두 명의 자녀를 교육하는 데 훨씬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저출산 시대일수록 한 아이는 더 소중한 국가 자산이 되었다. 1953년 전쟁이 끝났을 때 한국은 세계 최빈국이었다. 세계는 한국의 미래를 낙관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모들은 논밭을 팔아 자녀를 학교에 보냈고 교사들은 변변한 교재 하나 없이 칠판 앞에서 미래를 가르쳤다. 그 교실에서 자란 아이들이 산업화를 이끌었고 민주화를 일구었으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웠다. 세계를 선도하는 반도체 기술자도, 자동차와 조선을 일으킨 엔지니어도, 해외 병원에서 활약하는 의료진도, K-콘텐츠를 만드는 예술가도 모두 교실에서 출발했다. 대한민국은 석유를 가진 나라가 아니다. 광물자원이 풍부한 나라도 아니다. 그럼에도 세계가 주목하는 경제 강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미래로 가는 사람을 키웠기 때문이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넬슨 만델라는 ‘교육은 세상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했다. 대한민국은 그 무기로 폐허를 기적으로 바꾸었다. 우리가 가진 위대한 천연자원은 땅속에 묻힌 광물이 아니라 교실에서 키워 낸 사람이었다.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예산을 줄이고 교육을 비판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사다리가 낡았다고 없애는 사람은 없다. 미래 세대가 오를 수 있도록 더 튼튼하고 단단하게 고쳐야 한다. 교육은 올해의 예산이 아니라 다음 세기의 국력을 만드는 씨앗이다. 교실은 비용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심는 밭이다. 오늘 교실을 줄이면 내일 대한민국의 가능성도 함께 줄어든다. 대한민국이 끝까지 지켜야 할 마지막 투자, 그것은 바로 교육이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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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어린나무를 베어 땔감으로 쓰는 어리석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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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다시 시작할 기회는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다시 시작하고 싶은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취업 상담을 하다 보면 가장 자주 듣는 이야기 중 하나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경력단절을 겪은 여성, 예상치 못한 퇴직으로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하는 중장년, 오랜 구직으로 자신감을 잃은 참여자까지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고민을 안고 상담실을 찾는다. 취업이 어려운 이유는 일자리가 없어서만은 아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모르거나,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변화한 채용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을 몰라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채용 정보보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과 방향을 찾는 과정일지 모른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운영되고 있는 대표적인 맞춤형 고용서비스가 바로 국민취업지원제도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단순히 일자리를 소개하는 사업이 아니다. 참여자의 경력과 역량, 생활 여건, 구직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개인에게 맞는 취업 계획을 함께 세우고, 상담과 직업훈련, 일경험, 취업 알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해 안정적인 취업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중요한 것은 사람마다 출발선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 있다. 누군가는 직무 경험이 부족하고, 누군가는 오랜 공백으로 자신감을 잃었으며, 또 다른 누군가는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다시 도전할 수 있다. 같은 프로그램을 모든 사람에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상황에 맞는 지원을 연결하는 것이 국민취업지원제도의 가장 큰 가치다. 현장에서 사업을 수행하며 가장 먼저 하는 일도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다. 상담은 취업을 재촉하는 시간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경험을 함께 돌아보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때로는 직업심리검사를 통해 적성을 확인하고, 직업훈련으로 새로운 역량을 키우며, 일경험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기도 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복지서비스나 심리상담과 연계해 구직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결국 취업은 한 번의 상담이나 하나의 프로그램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여러 지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새로운 출발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참여자들이 다시 자신감을 되찾고, 기업은 필요한 인재를 만나 새로운 성장을 이어가는 모습을 우리는 현장에서 수없이 마주한다. 그래서 국민취업지원제도의 성과는 단순한 취업률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변화에 있다. 고용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직무는 계속 달라지고, 평생 한 가지 일만 하던 시대도 저물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단순히 취업을 돕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힘을 함께 키우는 일이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사람에게 새로운 출발의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에는 필요한 인재를 연결하며, 우리 사회에는 지속 가능한 고용 기반을 만드는 중요한 정책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과정에서 사람의 가능성을 믿고, 한 걸음씩 함께 걷는 동반자가 되고자 한다. 새로운 출발은 거창한 변화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한 번의 상담, 한 번의 도전, 그리고 누군가의 믿음이 모여 새로운 미래를 만든다.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지향하는 가치도 바로 그곳에서 시작된다. 다음 회차에서는 구직을 포기했던 청년들이 다시 사회와 연결되고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청년도전지원사업의 의미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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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다시 시작할 기회는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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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장윤기 사건을 통해 얻은 교훈과 바람직한 인성교육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오늘도 각종 TV 매체에서는 ‘장윤기 사건’이 단 한 순간도 거르지 않고 오랫동안 ‘핫(hot)’한 뉴스 기사로 오르고 있다. 물론 그 이유는 범죄의 잔혹함을 넘어 권력 유착, 초동수사 부실, 그리고 인간 염치의 상실이라는 촌극이 집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2026년 5월 광주에서 장윤기에 의해 벌어진 한 여고생 성폭행 및 살인 사건은 10대 청소년의 귀중한 목숨을 앗아간 가슴 아픈 비극이자, 우리 사회의 법치와 윤리가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충격적인 사건이다. 이 글에서는 청소년들에게 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기 위한 경종으로 삼기 위해, 사건의 전말과 교육적 교훈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는 향후 유사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는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사건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첫째, 계획된 왜곡과 뻔뻔한 변명으로 “우발적 자살 충동”이라는 거짓말이다. 피의자 장윤기(23세)는 체포 초기 “극단적 선택을 하려다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와 디지털 포렌식 결과, 범행 이틀 전 직장 동료 성폭행, 1.2km 미행, 차량 문을 열어둔 납치 시도, 결박용 케이블타이 준비, 학창 시절부터 SNS에 남긴 “청소년 여성 납치 범행” 발언 등이 속속 드러났다. 자신을 ‘불쌍한 피해자’로 포장하려던 가해자의 황당한 변명이 언론에 하나씩 노출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둘째, “아빠가 경찰이라서”라는 아빠 찬스 수사 유착과 부실 초동수사 논란이다. 사건이 끊임없이 잡음을 낳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가해자 부친과 큰아버지가 현직 경찰 간부라는 사실 때문이다. 수사 초기, 현직 경찰인 부친이 자택 내 주요 증거물(성인용품 등)을 폐기했고, 경찰은 강간살인 혐의(최소 무기징역)가 아닌 단순 살인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 ‘봐주기 수사’ 의혹을 자초했다. 검찰이 재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바로잡고, 경찰청 특별수사단이 당시 형사과장 등 책임자들에 대해 직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신청하는 지경에 이르면서 매일 같이 새로운 스캔들이 쏟아진 것이다. 셋째, 뻔뻔한 미래 계획과 빼앗긴 희생자의 꿈이 서로 극과 극을 이루고 있다. 희생된 고(故) 이채원 양은 생전 응급구조사를 꿈꾸며 이웃을 돕고자 했던 따뜻한 청소년이었다. 반면 가해자 장윤기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수감된 상태에서도 “교도소에서 자격증을 취득하겠다”며 자신의 미래를 태연하게 계획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타인의 삶을 송두리째 짓밟아놓고 정작 자신의 삶은 알뜰히 챙기려는 피도 눈물도 없는 몰염치한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씁쓸함과 분노를 안겼다. 그렇다면 우리 청소년들이 이 사건에서 배워야 할 삶의 교훈은 무엇인가? 첫째. ‘핑계의 기술’ 대신 ‘책임의 무게’를 배워야 한다. 어른들의 세상에는 종종 자신의 범행을 ‘환경 탓’, ‘기분 탓’, ‘우발적 충동’으로 포장하려는 비겁함이 넘쳐난다. 하지만 진짜 어른이란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엄중한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청소년 시기부터 자신의 잘못을 타인이나 상황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직면하는 용기를 배워야 할 것이다. 둘째, 타인을 대상화하는 왜곡된 정보와 거리 두기다. 장윤기는 학창 시절부터 음란물과 삐뚤어진 욕망에 노출되며 타인을 인격체가 아닌 ‘성적 대상’이나 ‘범죄 대상’으로 바라보는 왜곡된 인식을 키웠다. 인터넷과 미디어에 범람하는 그릇된 성 관념과 자극적인 정보들을 비판적으로 걸러내고, 타인의 인권을 존중하는 감수성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셋째,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정의감과 용기다. 이 사건의 비극 속에서도 빛난 것은 위험을 무릅쓰고 친구를 구하기 위해 달려들었던 동년배 학생의 용기였다. 또한 권력 유착 의혹에 굴하지 않고 진실을 파헤친 언론과 검찰의 추적은, 시스템이 오염되더라도 결국 정의는 바로잡혀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이 사건을 교육적으로 청소년들에게 하나의 의미와 교훈을 남길 수 있는 것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자신의 욕망을 통제하는 자제력과, 잘못 앞에 고개를 숙일 줄 아는 주변 사람들의 염치다. 타인의 삶을 짓밟고 얻는 자유는 결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청소년 교육에 시사점으로 부각시켜 활용함으로써 인간의 도덕적·윤리적 사상과 가치, 그리고 생명 존중 의식을 더욱 확고하게 고취하는 것이야말로 인성교육과 인간 존중의 핵심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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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장윤기 사건을 통해 얻은 교훈과 바람직한 인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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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의 클래식 스토리] ‘일장춘몽’이기에 더 아름다울 수밖에...
- [교육연합신문=전미경 칼럼] 흐린 날이면 마음은 이상하게도 더 멀리 간다. 창밖의 빛이 희미할수록, 오래된 기억과 사라진 시간은 오히려 또렷해진다. 그런 날 레스피기(Ottorino Respighi)의 “고풍스러운 춤곡과 아리아”를 듣고 있노라면, 지금 이 순간이 마치 이미 지나가버린 어떤 꿈의 잔상처럼 느껴진다. 이 작품이 나온 20세기 초에는 유럽 전반에 옛 음악을 다시 찾으려는 흐름이 강했다. 레스피기는 음악학자이기도 해서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악보를 연구했고, 그 자료를 현대 악기로 연주 가능하도록 다시 엮는 데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특히, 이 음악은 옛 류트 음악을 바탕으로 하되, 20세기적인 관현악 색채를 입힌 작품으로 이해하면 좋다. 작곡가 레스피기는 단순히 옛 음악을 복원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잊혀진 선율에 새 생명을 부여하려고 했다. 즉, 원곡의 품위를 존중하면서도 현대의 청중이 공감할 수 있는 울림으로 재창조한 것이다. 그래서 ‘고풍스러운 춤곡과 아리아’는 고대의 음악이라기보다는 고대의 영혼을 가진 현대 음악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 곡을 듣고 있으면 마치 과거와 현대가 대화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음악을 듣는 내내 ‘일장춘몽’이라는 단어가 머리에서 맴돌았는데 사실 ‘일장춘몽’이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허무의 상징처럼 쓰여 왔다. 한바탕 봄날의 꿈, 짧고 덧없고 잡히지 않는 것. 그러나 삶을 조금 더 길게 바라본 사람들은 알게 된다. 덧없음은 반드시 공허를 뜻하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오히려 사라지기 때문에 더 또렷해지는 것이 있고, 오래 가지 못하기 때문에 더 깊이 남는 정서가 있다. 꿈은 깨는 순간 사라지지만, 이상하게도 꿈의 윤곽은 오래 남을 때가 있는 법이니까 말이다. 인간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레스피기의 음악은 바로 이런 경계에 서 있는 것 같다. 이 음악은 지나간 시간을 불러오되, 막연한 과거가 아닌 사라진 시간을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숨 쉬게 만들어 버린다. 이 곡이 아름다운 이유는 과거를 그리워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과거가 여전히 오늘의 마음을 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연주자의 삶도 다르지 않다. 무대 위의 순간은 태어나는 순간 곧 사라진다. 활이 현을 떠나면 음은 공기 속으로 흩어지고, 남는 것은 몇 초의 울림과 그 뒤의 침묵뿐이다. 그러나 그 짧음 때문에 음악은 오히려 더 진실 해진다. 붙들 수 없기에 더 집중하게 되고, 영원하지 않기에 더 절실해진다. 음악은 사라지는 예술이지만, 바로 그 사라짐 속에서 가장 깊은 생을 얻는다.(물론 녹음된 음반은 예외로 하고.) 그래서인가... 흐린 날의 레스피기는 이상하리만큼 잘 어울린다. 선명한 빛보다 흐릿한 빛 속에서 더 잘 보이는 것들이 있다. 기억, 후회, 그리움, 그리고 뭐라 정의 내리지 못한 숱한 감정들. 이 음악은 그런 것들을 조용히 건드린다. 화려하게 말하지 않고, 대신 오래 남는 방식으로 마음에 들어온다. 지나간 시간을 다시 살아보게 하려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일장춘몽’은 허무를 말하는 문장이 아니라, 순간의 아름다움을 끝까지 인정하는 태도일지도 모른다. 이 음악은 그런 태도를 음악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이 음악을 듣고 있으면 삶이 짧다는 사실마저도 어쩐지 품격 있게 느껴진다. 살다 보면 선명한 햇빛 아래서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흐릿한 빛 속에서 비로소 윤곽을 드러낸다. 모든 것이 또렷할 때보다 어딘가 불완전하고 답답할 때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더 오래 기억하기도 하니까 말이다. 결국 ‘일장춘몽’ 이란 허무의 선언이 아니라 순간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받아들이라는 조용한 권유일지도 모른다. 레스피기의 음악처럼 우리의 삶도 이미 지나가는 중이지만 그 안에서 울리는 감정만큼은 결코 가볍지 않다. 오늘도 하나의 선율이 끝나듯 하루가 저문다. 그리고 우리는 또 다른 꿈의 첫 음을 준비한다. 레스피기의 ‘고풍스러운 춤곡과 아리아’는 그의 모음곡 3번 중에 있다. 그중 1번 'Italiana'와 3번 'Siciliana'를 추천해 본다. ▣ 첼리스트 전미경 ◇ 가천대 관현악과 졸업(첼로전공) ◇ 서울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수석 역임 ◇ 금천 교향악단 부수석 역임 ◇ 의왕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 강동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 ◇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첼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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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의 클래식 스토리] ‘일장춘몽’이기에 더 아름다울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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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사람을 잇는 일이 미래를 만드는 일
-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우리는 흔히 일자리를 연결하는 것을 '취업지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취업지원 과정에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취업이 단순히 일자리를 얻는 과정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누군가에게 취업은 삶을 다시 시작하는 용기이고, 누군가에게는 가족을 지키기 위한 책임이며, 기업에게는 함께 성장할 동료를 만나는 일이다. 결국 사람을 연결하는 일은 한 개인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기업과 지역사회,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청년은 '경력이 없어 취업이 어렵다'고 말하고, 기업은 '사람을 구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중장년은 새로운 출발을 고민하고, 취약계층은 사회와의 연결고리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좋은 정책은 계속 만들어지고 있지만, 정책이 필요한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정책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정책, 사람과 기업, 사람과 사회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있다. 그래서 사람을 키우는 일, 즉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는 단순한 교육이나 취업 지원을 넘어선다. 숨은 역량을 발견하고, 필요한 역량을 키우며, 적합한 일자리와 연결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하는 모든 과정이 HRD의 영역이다. 필자는 이러한 가치를 바탕으로 다양한 고용·교육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국민취업지원제도, 청년도전지원사업, 기업지원사업, 평생교육, 기업교육, 취약계층 지원사업 등 사업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업 자체가 아니다. 사업은 사람을 위한 수단이고, 사람의 성장은 우리의 목적이다. 현장에서 만나는 한 사람의 변화는 숫자로 환산하기 어렵다. 취업을 포기했던 청년이 다시 미래를 준비하고, 새로운 직무를 배우며 자신감을 되찾는 중장년이 있으며, 적합한 인재를 만나 기업이 다시 성장하는 모습을 우리는 수없이 경험했다. 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모여 정책의 성과를 만들고, 지역사회의 경쟁력을 높이며, 결국 우리 사회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오늘날 고용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의 확산은 새로운 직업을 만들고, 산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이제는 취업을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기업과 사람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사람과 기업, 정책과 현장을 연결하는 HRD 전문기업으로서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현장에서 답을 찾고, 사람의 가능성을 믿으며, 함께 성장하는 미래를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이며 존재 이유이다. 이번 연재에서는 필자가 수행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을 중심으로, 정책이 현장에서 어떻게 사람의 삶을 바꾸는지, 기업에는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내는지, 그리고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함께 이야기하고자 한다. 사람을 잇는 일은 결국 미래를 잇는 일이다. 필자는 그 연결의 가치를 믿으며, 사람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내일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다음 회차에서는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통해 한 사람의 새로운 출발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 (주)채움HRD 대표이사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위원 ◇ 인천해양경찰서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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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사람을 잇는 일이 미래를 만드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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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교실 사법화에 경종 울리기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요즘 대한민국 학교는 교육의 전당이라기보다 교사의 ‘아동학대’, 또는 ‘정서 학대’로 인한 사법화가 일상화됨에 따라 법원 직영 아동 청소년 상담소에 가까워졌다. 예컨대, “선생님, 쟤가 제 지우개 가져갔어요!”라는 귀여운 고자질의 시대는 저물었다. 이제는 “선생님, 그 눈빛과 말투는 제 아이에게 정서적 학대 행위이니 법정에서 뵙겠습니다”라는 무시무시한 ‘사법 고소’의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상 이상의 많은 교사들이 고소·고발의 홍수 속에서 숨을 죽이고 있다. 그런데 다소 이해 불가의 사실이 있다. 이렇게 난무하는 교육 현장의 아동학대 고소 중 거의 대부분이 조사나 재판 과정을 거쳐 결국 ‘기각’되거나 ‘무죄 판결’로 끝난다는 점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법정에서 “죄가 없다”고 최종 판결을 내려준들, 그동안 교사가 흘린 피눈물과 영혼의 상처는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 교사가 법정을 들락날락하는 동안 방치된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은 어디서 환불받아야 하는가? “아님 말고” 라는 무분별한 고소로 교육 현장을 초토화한 무법자들에게 이제는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할 때이다. 이 글에서는 교권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방어벽, 이른바 ‘징벌적 교육방해죄(가칭)’ 제정의 필요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미국의 저명한 법학자이자 문화비평가인 필립 하워드(Philip K. Howard)는 그의 저서 『법의 죽음(The Death of Common Sense)』에서 과도한 사법화가 어떻게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리는지 경고한 바 있다. 미국에서도 1990년대 이후 학교 내 소송이 급증하자, 교사들이 학생의 싸움을 말리지 않거나 칭찬조차 조심하는 ‘방어적 교육’ 현상이 일어났다. 하워드는 이를 “법이 상식을 집어삼켜 공동체를 마비시킨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 및 교육청 국정감사 자료 등에 따르면, 교사를 상대로 한 아동학대 신고 중 실제 처벌(벌금형 이상)로 이어지는 비율은 극히 낮다. 대부분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되거나 재판에서 무죄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죄를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이 걸린다. 그동안 교사는 직위해제를 당해 월급이 깎이고, ‘아동학대 피의자’라는 주홍글씨를 단 채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 교사가 무죄 판결을 받고 교단에 돌아왔을 때, 교실에 남은 것은 영광의 상처, 서먹함과 두려움뿐이다. 전쟁에서 이겼는데 영토는 황무지가 된 꼴이다. 우리 사회는 지하철에서 비상정지 버튼을 장난으로 누르면 무거운 과태료를 부과한다. 수많은 사람의 발을 묶고 시스템을 마비시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학교라는 공공 시스템을 사적인 감정이나 무리한 요구로 마비시킨 사람에게도 통념에 상응하는 책임, 즉 ‘교육 활동 마비죄’ 혹은 ‘무고성 교육방해죄’를 물어야 공평치 않겠는가? 이를 위해 첫째, 소송 비용 및 정신과 치료비 ‘전액 역청구’가 필요하다. 무죄나 무혐의가 확정되는 순간, 고소인이 교사의 변호사 선임 비용은 물론, 그동안 입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그리고 교사 공백을 메우기 위해 투입된 대체 강사 인건비까지 전액 배상하도록 법제화하는 것이다. 둘째, 공익 봉사 명령(‘학교 잡무 100시간’)부여다. 돈으로만 해결하면 ‘유전무죄’가 될 수 있으니, 무리한 고소로 학교 행정을 마비시킨 학부모에게는 학교 행정실이나 급식실에서 공익 봉사를 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이는 본인이 마비시킨 교육 현장이 얼마나 치열하게 돌아가는지 몸소 체험해 보라는 취지라 할 것이다. 교사를 죽이는 과도한 사법 고소·고발을 종식시키기 위해, 무죄 판결 시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하는 법 제정은 결코 과한 처사가 될 수 없다. 단적인 예로 축구의 헐리우드 액션에 대한 대응(경고 또는 퇴장)을 보라. 이제는 무너진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대다수의 선량한 학생들의 학습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정당방위’가 필수적이다. 법은 교실을 흔드는 자들에게 엄중한 청구서를 주저 없이 발행해야 한다. 상식이 통하는 교실, 교사가 안심하고 출근하는 학교를 만드는 것, 이것이 우리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교육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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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교실 사법화에 경종 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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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월드컵은 끝났지만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4년을 기다렸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이 끝났다. 한국은 첫 경기에서 체코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기대를 키웠지만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이어 패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한국 축구의 개선 여론 속에서 홍명보 감독이 사퇴했다. 2002년 월드컵은 우리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고 2026년 월드컵은 다른 숙제를 남겼다. ‘이제는 정말 바꿔야 한다.’ 한국 축구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과거 관행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는 ‘뫼비우스의 띠’ 같은 역설적 상황에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한국 교육은 어떤가. 인공지능, 창의력, 학생 중심이라는 구호 아래 실질적인 시스템은 건드리지 못하고 ‘뫼비우스 띠의 길’을 달리는 것은 아닌가. 정답과 입시라는 관행의 길은 한국 교육이 뛰어내려야 할 길이다. 축구에 ‘경기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입시만 바꾼다고 교육이 달라지지 않는다. 교실이 바뀌고, 수업이 바뀌고, 평가가 바뀌어야 한다. 월드컵에서 강한 팀은 실수를 숨기지 않는다. 패배를 분석하고 다시 도전한다. 그러나 우리는 교육의 실패를 학생 탓, 교사 탓, 부모 탓으로 돌리는 데 익숙하다.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가. 수없이 강조했듯이 입을 닫고 귀를 기울이는 수업이 아니라 질문을 만들고 협력하고 실수에서 배우는 교육이다. 상대를 끌어내리는 교육이 아니라 협력하는 교육이다. 거대한 과학기술은 많은 반복적 실수와 협력으로 업그레이드한 결과물이다. 컴퓨터 세상이 되면서 업그레이드는 일상이 되었다. 유연한 업그레이드는 생존 조건이다. 산업화 시대의 경직된 교육 방식을 인공지능 시대까지 끌고 간다면 미래를 이길 수 없다. 세상이 변했는데 교실이 변하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미래가 아니라 과거를 배우게 된다. 좋은 축구는 좋은 선수가 만드는 것보다는 좋은 시스템이 만든다. 좋은 교육도 마찬가지다. 한 명의 천재를 기다리는 나라보다 평범한 아이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꽃피울 수 있는 나라가 결국 미래의 승자가 된다. 우리는 선수가 바뀌기를 기대할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바뀌기를 요구해야 한다. 교사를 믿고, 학생에게 질문할 자유를 주며, 교실을 토론과 협력의 공간으로 바꾸어야 한다. 창의성은 침묵에서 자라지 않고 질문에서 시작된다. 우리의 교실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학생은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보다 출제자의 생각을 추론하는 훈련을 받는다. 실패는 성장의 과정이 아니라 감점의 이유가 된다. 인공지능은 이미 지식 암기의 인간을 앞질렀다. 검색도, 계산도, 번역도 기계가 더 빠르다. 인간에게 남은 경쟁력은 질문하는 능력, 서로 협력하는 능력, 새로운 의미를 만드는 능력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어제의 방식으로 내일의 인재를 키우고 있다. 장기적 교육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월드컵 패배는 경기의 패배지만 교육의 실패는 미래 세대의 돌이킬 수 없는 패배이다. 세계와 경쟁하는 시대에 단기적인 정책 중심의 교육은 처참한 패배를 불러 올 수 있다. 월드컵 조별 탈락을 통해서 우리 교육을 볼 때 결코 남일 같지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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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월드컵은 끝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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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무너지는 교실 속에서도 조용히 싹트는 ‘진짜 공교육’의 실태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우리는 흔히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는 말을 달고 산다, 하지만 이는 기원전(B.C) 1700년경 수메르 점토판에도 적혀 있었다. 참으로 오랫동안 인간 성장에 대한 교육적 한탄은 인류의 유구한 전통으로 아어진 것이다. 특히 오늘날 대한민국의 교육 언론을 장식하는 뉴스들을 보면 온통 여기저기서 교권 추락, 붕괴된 교실, 인공지능(AI) 시대의 학력 미달, 그리고 끝없는 입시 경쟁까지, 온통 사면초가에 빠진 ‘교육 부실론’뿐이다. 그러나 모든 교실이 절망의 비명만 지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세상 모두가 한국 교육의 절망적인 상황을 진단하고 있을 때, 전국 구석구석의 학교 현장에서는 도덕과 상식, 그리고 인간미를 복원하며 ‘공교육의 기적’을 일구어내는 진짜 교육자들과 아이들이 존재한다. 이 글에서는 비판과 비난의 목소리를 잠시 가라앉히고, 묵묵히 교육의 본질을 혁신하며 주목받고 있는 교육의 현장들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최근 교육계의 화두는 AI 교육과 같은 ‘기술적 진보’에 치우쳐 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배워도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모른다면 그 교육은 실패한 것이다. 이 엄혹한 시대에 경쟁 대신 ‘상생과 인성’을 전면에 내걸고 획기적인 성과를 낸 사례가 있다. 이를 널리 알리고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은 긴 장마 끝에 모처럼 활짝 피어오른 햇살과 같은 감응을 일으킨다. 먼저 경기도 파주교육지원청이 전개하고 있는 ‘마음 온(溫, ON) 인성교육’ 프로젝트다. 파주 관내 초·중·고등학교들은 ‘1학교 1인성브랜드’를 자율적으로 선정해 교육과정 속에 완전히 녹여냈다. 2026년 2월 파주교육지원청이 선정한 인성브랜드 실천 우수학교(청암초, 통일초, 선유중, 운정고 등)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타임즈, 2026년 2월 4일 자 보도). 이 학교들은 일회성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상시로 배려와 감사를 실천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욕설이 난무하던 복도에 감사 인사가 흐르고, 선후배가 멘토링을 통해 격차를 메우는 모습은 ‘인성교육이 곧 최고의 학력 향상 대책’임을 증명했다. 지식만 욱여넣는 ‘인큐베이터 교실’을 인간성을 따뜻하게 켜는(ON) ‘온실’로 바꾼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학교가 바뀌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무거운 관료주의와 행정 편의주의다. 교사가 공문 처리에 치여 아이들 눈을 맞출 시간이 없다면 그 교육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그런데 경남교육청이 지난 12년간 추진해 온 ‘경남 혁신교육’은 일부 학교의 실험을 넘어 공교육 전체의 문화를 바꾼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교육언론창, 2025년 기획 분석 보도). 이 사례가 주는 교육적 울림은 경남 혁신교육의 핵심이 ‘학교 자치’와 ‘교사 행정업무 경감’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교사를 온전히 아이들 곁으로 돌려보내니, 수업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주입식 수업은 학생 중심의 프로젝트형 토론 수업으로 바뀌었고, 아이들은 획일적인 정답 찾기가 아니라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개별 교사의 독단적 헌신에 의존하던 구조를 깨고, 학교 공동체 전체가 협력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공교육 개혁의 가장 큰 수확이라 할 수 있다. 초·중등 교육의 긍정적인 변화가 입시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좌절하지 않으려면, 고등 교육과의 유기적인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제는 단순히 “착하게 살자”는 훈화식 교육을 넘어, 인성과 창의성을 고등 교육 및 지역 산업과 연계하는 획기적인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그와 같은 획기적인 대안으로 경상남도가 추진 중인 미래차·방산 등 지역산업 DNA를 교육과 연계하는 ‘G-10 모델’(한국대학신문, 2025년 보도)처럼, 이제는 대학과 시도교육청이 손을 잡고 ‘인성 및 창의성 특별전형’을 교육 벨트화해야 한다. 이 땅에서 매우 흔한 일로 대한민국 교육의 문제점을 찾아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손쉬운 일이다. 확대경을 들이대고 교실의 상처를 들추며 비난의 화살만을 쏘아 대는 것은 지양할 일이다.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얼어붙은 학교 현장을 녹이고 묵묵히 헌신하는 교사와 학교를 응원하는 따뜻한 ‘햇볕’의 시선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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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무너지는 교실 속에서도 조용히 싹트는 ‘진짜 공교육’의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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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AI 시대, ‘기술 낙관론’의 후퇴와 기초학력의 역습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최근 대한민국 교육계의 지배적인 언어는 단연 ‘AI’와 ‘디지털 대전환’이다. 이를 반영하듯이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인공지능(AI)이 학생 개개인의 학업 성취도를 분석해 맞춤형 문제를 제공하고, 교실마다 태블릿 PC와 디지털 교과서가 보급되면 해묵은 학력 격차와 사교육 문제가 마법처럼 해결될 것만 같았다. 그동안 몇 해에 걸쳐서 수조 원의 예산이 에듀테크 인프라 구축에 투입되었고, 미래 교육은 손에 잡힐 듯 가까워 보였다. 그러나 2026년 7월 현재, 대한민국 교육 현장의 분위기는 완전히 급반전했다. 화려한 기술적 수사(修辭) 뒤에 가려져 있던 차가운 현실, 즉 ‘사상 최악의 기초학력 붕괴’와 ‘디지털 과의존’이라는 역풍을 정면으로 마주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26년도 주요 업무계획과 예산 편성 추이를 살펴보면, 기술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국가 책임 기초학력 보장’을 정책의 최전면에 다시 배치했음을 알 수 있다. 화려한 미래 기술 낙관론이 교실의 참담한 현실 앞에서 일보 후퇴하고, 교육의 가장 본질적인 ‘기초’가 2026년 교육계의 ‘핫(hot)’한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이러한 학력 붕괴의 주범으로 지목된 것이 바로 과도한 디지털기기 노출이다. 위기감을 느낀 국회는 결국 지난 하반기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하여, 올해 2026년 3월 1일부터 ‘전국 학교 내 학생 스마트폰 사용 원칙적 금지’라는 초강수 제도를 전면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행정규칙에 불과했던 스마트폰 제한을 상위법 개정을 통해 법제화한 것은 그만큼 아이들의 디지털 중독과 교실 붕괴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이의 연계로 지난 7월 1일, 새로운 교육감들이 업무를 시작하면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결제 서류 1호로 경기도 내 초중고에서의 ‘폰-프리(Phone-free) 스쿨’ 선언에 이르렀다. 이는 AI 시대에 학교에서의 소통을 강화하고 학력의 저하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의 일환으로 판단된다.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겠다며 예산을 쏟아붓는 동시에, 한편에서는 스마트폰을 법으로 금지하고 국가기초학력지원포털을 급히 개통하는 모순적인 풍경이 바로 이 시대 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라 할 것이다. 이처럼 디지털의 홍수 속에서 무너진 기초학력을 복원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첫째, 기술을 이기는 ‘기초학력 전담 교원’의 파격적 확장인 인프라 구축이 요구된다. 교육부는 ‘국가기초학력지원포털’을 구축하여 나이스(NEIS)와 연계한 학습 이력 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컴퓨터 모니터 속 데이터와 분석 리포트는 아이들의 무너진 학력을 스스로 메워주지 못한다. ‘수포자 및 ’국포자‘란 용어로 통칭되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교한 알고리즘이 아니라, 자신의 눈을 맞추고 발음을 교정해 주며 끝까지 기다려 주는 ‘인간 교사의 따뜻한 손길’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정론이다. 둘째, ‘질문하는 학교’와 ‘서·논술형 평가’로의 평가 혁신이 시급하다. 기초학력의 붕괴는 단순히 지식의 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정답을 도출해 내는 ‘생각의 근육’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다. 사지선다형, 오지선다형 객관식 시험에 최적화된 기존의 평가 체제 속에서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아이들이 요령만 터득할 뿐, 깊이 있는 인지 능력을 발달시키기 어렵다. 실제로 수능에 고득점을 한 졸업생들은 “고등학교 시절. 문제를 빨리 풀고 익숙해지는 연습만을 무한 반복했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이제 대한민국 교육은 방향타를 거듭 고쳐 잡아야 한다. 한때 국가교육위원회의 권고 사항이었다가 이제는 인권 침해가 아니라고 번복한 스마트폰 압수 제재라는 일차원적 규제를 교육혁명으로 간주하는 수준을 넘어, 아이들이 책장을 넘기며 스스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교실 환경을 시급하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화려한 예산안과 차가운 디지털 플랫폼 뒤에 숨지 말고, 교실 현장에서 아이들과 뒹굴며 기초를 닦아줄 ‘교사’라는 휴먼 웨어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공교육의 본령은 모든 아이가 사회적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단단한 지적·정서적 기초를 다져주는 데 있다. 부디 대한민국 교육이 만병통치약처럼 번지는 첨단 기술이라는 미혹에서 벗어나 ‘인간적 성장의 기초’라는 인간 중심의 위대한 본질에 보다 집중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소망하는 마음이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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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AI 시대, ‘기술 낙관론’의 후퇴와 기초학력의 역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