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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아동교육에 안전의식을 다시금 고취(高趣)하자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상큼한 봄날의 햇살이 온 누리를 비추고 날로 푸르러가는 자연은 온갖 아름다운 색상의 꽃들로 만개하여 향기를 내뿜는 계절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자연학습이든 야외수업이든 재잘거리는 아이들과 힘찬 기운을 내뿜는 청소년들이 단체로 자연 속애서 활동하는 광경이 자주 눈에 띤다. 특히 고만고만한 키에 비슷한 복장으로 서로 손을 잡고 같은 모양의 앙증맞은 조합을 이루는 새싹들의 모습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대에 가슴을 부풀게 한다. 어느 시인은 4월을 잔인한 달이라 했지만 주변의 실상은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하는 모습이 훈훈한 계절이다. 하지만 노파심에 우려하는 바가 크다. 그것은 바로 어린 생명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어른들의 의식의 결여와 순간적인 방심에 따른 무책임이다. 한 무리나 집단의 아동들을 이끄는 야외 활동에는 반드시 책임 있는 어른이나 교사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일상에서 습관화된 행동이나 교육 현장에서 방만한 행동을 보이는 어른들은 이른바 ‘제 버릇 개 못주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아이를 맡긴 학부모나 교육을 하는 다른 동료들에게 피해와 결례를 범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바로 아이들과 따로따로 행동하는 어른들의 무책임과 무분별함 때문이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인근 공원에 걷기 운동이나 산책에 나선다. 그런데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모습에 주위를 둘러보면 어디선가 한 무리의 아이들이 줄을 지어 이동을 한다. 자연 속에 던져진 아이들의 모습은 의례 들떠 있고 특유의 생동감, 역동성이 넘쳐 난다. 그렇기에 몸동작과 발걸음에 나타나는 행동은 이성(理性)적이라기보다는 감정(憾情)에 따르는 경향이 강하다. 곧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과 같은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것이 아이들의 특성이고 특히 자연과 함께 할 때 천진난만한 영혼들의 야성(野性)의 발현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그들 주위에는 반드시 누군가 안전을 책임지고 보호해야 할 어른이 존재해야 한다. 그것이 보육 담당자든 교사든 안전에 대한 책임을 누구보다 성실하게 수행해야 한다. ‘안전제일(safety first)’은 공사장에만 있는 구호가 아니다. 그런데 그들은 인솔하는 아이들 앞에서 책임을 방기하고 사적인 스마트폰 사용에 몰입해 있다. 뒤를 따르거나 일정한 장소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은 연령대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제각각 흥에 겨워 대열에서 이탈하기 쉽다. 그런데도 책임질 교사는 자신들의 오장칠부의 하나가 되어 버린 스마트폰에 얼굴을 묻거나 귀에 댄 채 무엇인가 또는 누군가에게 온 정신이 팔려있다. 결국 몰입의 순간이 지나쳐 책임마저 방기하는 사고가 유발된다. 그런 결과를 이미 우리는 무수히 반성하고 새롭게 결의하곤 했다. 하지만 그때뿐이다. 일찍이 넬슨 만델라가 “한 사회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보다 그 사회의 영혼을 더 정확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것은 없다”고 한 말은 우리를 두고 한 말 같다. 전국의 초중등학교는 일과 시간 중에 얼마간은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규정에 의해 자제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그것이 아이들의 협의에 따른 자체적인 규정이든 아니면 학부모의 동의를 구한 교사나 학교의 규정이든 분명히 교육 목적상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내린 소중한 결단이다. 따라서 아이들과의 수업 중에 교사 역시 개인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지극히 상식이자 아이들과의 수업 예절이다. 하지만 교실을 야외로 옮긴 순간에 이를 망각한 채 자신의 중독성 습관에 따라 자기도 모르게 아이들 앞에서 교사답지 못한 행동을 범하는 것은 강력한 경각심과 규제가 필요하다. 왜냐면 무책임한 교사로 인해 수많은 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과 방심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방심하면 큰 코 다친다”는 옛말은 무엇을 말하는가? 우리 주변에 도사린 안전사고에의 불감증은 이렇게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체험학습이나 야외수업 등으로 교사가 학생들을 인솔 할 시에 개인적으로 스마트폰의 사용을 법적으로 강력하게 규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용의 목적이 불가피한 것이 있을 수 있어 지나치다고 항변할 수 있다. 하지만 사고는 언제, 어디서든 예고 없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여기엔 상시 대비하고 준비하는 마음과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유비무환(有備無患) 자세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투철한 책임과 사명의식이 함께 해야 비로소 가능하다. 오늘도 곳곳에서 우리의 미래인 새싹들에게 닥쳐 올 비극적인 사고로부터 그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은 어른들의 강력한 성찰과 책임의식, 영혼에서 오는 것임을 잊지 말자.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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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교사와 의사의 명예가 빛날 때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음절 하나 차이다. 의사와 교사. ‘님’과 ‘남’도 그야말로 점 하나 차이다. 의사와 교사는 님과 남과의 차이만큼이나 대우가 다르다. 국민과 환자가 우선이라며 2,000명을 고수하던 정부가 의대정원을 50%에서 100%로 대학 자율적으로 하라는 양보안을 냈다. 의사협회는 거부했다. 대형병원 전공의가 병원을 이탈한 지 두 달이 되어 간다. 2020년에도 집단휴업을 했지만 지금처럼 길지는 않았다. 당시와 다르게 서로가 상대의 타협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사태 수습을 위한 대화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상대에게 무릎 꿇고 두 손 들고 항복을 하라는 결연한 대결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작년 7월 서이초 사건 이후 교사들은 토요일마다 폭염에도 검은 정장을 입고 ‘질서정연’한 집회로 항의를 했다. 교사들은 신속한 법률개정을 요구했지만 대답이 없었다. 교사들은 움직이지 않는 정부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작년 9월 4일 ‘공교육 멈춤의 날’을 선언했다. 단 하루의 연가였다. 정부는 그날 연가를 내는 교사에게 중징계하겠다는 엄포를 계속 방송에 내보냈다. 당시 거리로 나섰던 교사와 지금 병원을 떠나 있는 전공의는 비슷한 연배다. 젊은 세대로서 국가고시를 통하여 자격을 얻은 전문직종 종사자이다. 전공의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해결될 때까지 무기한으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교사정원을 다 채운 학교가 거의 없다. 학교에 기간제 교사와 다양한 공무직이 증가하고 있다. 학교는 수업도 힘들지만 복지, 건강, 급식 등 다양한 요구로 그야말로 점입가경의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다. 교대와 사범대 학생들이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교생실습을 거부하고 휴학을 집단으로 한다면 지금의 교육부는 어떻게 대응을 할까. 교사가 교사 정원이나 교육 정책이 불합리하다고 어린 학생을 두고 무기한으로 교실을 이탈하고 이후 대화를 모두 거부하고 휴직을 한다면 여론과 정부는 어떻게 했을까. 1989년에 교사 1,500명을 해직시키던 시절이 떠올랐다. 그들이 해임된 이유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 하나였다. 역설적으로 코로나19로 학교의 존재가 얼마나 필요한 것이었는지를 국민이 깨닫게 되었다. 부모들은 학교가 단지 수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의대 정원파동으로 전공의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의료가 국민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가를 국민들이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 하나뿐인 생명을 다루고 있는 의사와 부모에게 소중한 자녀의 삶에 큰 영향을 주는 교사는 국가의 중요한 인적 자산이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교육계 출신 12명이 국회에 입성한다.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때보다 1명 많다. 9명이 대학교수 출신이고, 초등교사 출신 2명과 학교 비정규직 출신이 1명이다. 4명이 지역구 당선자이고 비례대표가 8명이다. 교사가 죽거나 주말마다 집회를 하지 않더라도 백년대계를 위한 교육 입법을 해주기 바란다. 교사와 의사의 명예는 자기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때가 아니라 자신이 아닌 국민에 봉사할 때 더욱 빛난다. ▣ 김홍제 ◇ 충청남도천안교육지원청 중등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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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周易산책] 풍천소축의 철학–작은 축적의 위대함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우리는 삶에서 어떻게 위대함을 달성할 수 있을까? 그 답은 “바람이 멈추니 작은 쌓임이다”라는 소축괘에 담긴 철학에 있다. 이 철학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작은 노력과 경험의 축적이 어떻게 위대함을 창출하는지 그 핵심을 알려준다. 「대상전」에 소축괘를 보면 ‘바람이 하늘 위를 간다. 그러니 작게 쌓을 뿐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바람이 불어 구석진 곳으로 낙엽이 쌓여있는 모습을 생각하면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크게 비가 내리거나 해서 민중에게 혜택을 베풀거나 할 수가 없다. 군자는 이를 본받아 내면의 덕을 아름답게 축적시켜야 한다. 멈춤은 작게 쌓인다. 그러니 더욱 자신의 덕성을 다듬는데 온 힘을 길러야 한다. 풍천소축괘는 바람이 불어 땅에 떨어진 낙엽들이 모여 한 곳에 쌓이는 모습이다. 종잣돈이 쌓이면 더욱 분발하여 끌고 가야 한다. 중간에 주저앉아버리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 탄탄해질 때까지 부지런히 반복해서 일해야 한다. 월트 휘트먼(Walt Whitman)의 「풀잎」(Leaves of Grass)은 작은 축적의 본질을 반영하는 시다. 그의 시는 일상적인 경험들을 통해 삶의 본질을 탐구하며 작은 순간들이 어떻게 큰 전체를 형성하는지를 보여준다. 한 아이가 두 손에 잔뜩 풀을 들고서 "풀은 무엇인가요?"하고 내게 묻는다. 내 어찌 그 물음에 대답할 수 있겠는가. 나도 그 아이처럼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것이다. 나는 그것이 필연코 희망의 푸른 천으로 짜여진 내 천성의 깃발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그것은 주님의 손수건이다. 하느님이 일부러 떨어트린 기념품일 터이고, 소유자의 이름이 어느 구석에 적혀 있어, 우리가 보고 "누구의 것"이라고 알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나는 추측하노니- 풀은 그 자체가 어린 아이, 식물에서 나온 어린 아이일지도 모른다. 또한, 그것은 모양이 한결같은 상형문자일테고 그것은 넓은 지역에서나 좁은 지역애서도 싹 트고 흑인과 백인, 캐나다인, 버지니아인, 국회의원, 검둥이, 나는 그들에게 그것을 주고 또한 받는다. 또한, 그것은 무덤에 돋아있는 깎지 않은 아름다운 머리털이라고 생각한다. (생략) 풀잎 하나하나가 삶의 중요한 부분을 상징하며 작은 축적의 과정을 강조한다. 작은 순간들이 모여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위대한 것으로 만든다는 것을 시로 나타낸 것이다. 그는 위대함을 추구하려면 인내와 끈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작은 이익을 축적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작은 축적의 과정을 통해 개인은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세상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풀잎’과 ‘작은 축적’의 관계는 위대함이 하나의 거창한 몸짓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인격을 형성하는 소소한 일상적 경험의 축적을 통해 이루어짐을 시사한다. 삶의 웅장함은 단순한 기쁨, 평범한 경험, 역경을 극복하는 회복력의 융합에서 나타난다. 행복한 존재의 비결은 앞으로 나아가는 모든 발걸음이 아무리 작더라도 인생의 위대한 걸작을 만든다는 깨달음에 있다. 노자의 『도덕경』에 보면 ‘유약승강강(柔弱勝剛强)’이란 말이 나온다. 유약한 것, 부드럽고 약한 것이 굳세고 강한 것을 이긴다는 뜻이다. 노자의 이 말은 자연의 본래적인 모습을 묘사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노자 자신이 기획한, 부드럽고 여성적인 문명이, 공자나 법가식의 남성적인 문명보다 훨씬 우월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부드럽고, 약한 것들은, 굳세고 강한 것들의 파괴적인 속성과 맞서 왔고, 문명의 저항에 맞서 자연의 가치들을 옹호해 왔다. 특히 고은의 「열매 몇 개」는 ‘유약승강강’의 진리를 실천하는 시로, 작고 약하지만 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는 것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짧으니 시 전문을 보자. 「지난 여름내 땡볕 불볕 놀아 밤에는 어둠 놀아 여기 새빨간 찔레 열매 몇 개 이룩함이여. 옳거니! 새벽까지 시린 귀뚜라미 울음 소리 들으며 여물었나니」 시인은 가녀리고 약한 것들을 아끼고 중요시하는 태도를 보인다. 여름 한 철 찔레가 겪어야 했을 고통과 시련(땡볕, 불볕, 어둠)을 떠올린다. 고통과 함께 논다는 긍정성을 보여준다. 2연에서 시인은 열매를 맺는데 숨은 공로자를 찾아낸다. 바로 귀뚜라미다. 귀뚜라미가 열심히 울어주어서 자그마한 찔레 열매 몇 개가 맺어질 수 있었다는 유쾌한 상상이다. 이는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도 비슷한 발상을 보여준다.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가 울고 천둥이 울었다는 그 싯구. 시인은 ‘찔레 열매 몇 개’라고 하는 이 작고 소박한 생명체의 탄생에서 생명력을 발견하고 놀라워한다. 어떤 것에 감탄할 줄 안다는 것은 그것의 가치를 안다는 것이다. 작고 가녀린 것의 가치를 아는 사람만이 작고 가녀린 것의 생명력 앞에서 감탄할 줄 안다. 감탄할 줄 아는 능력, 그것은 우리가 잃어버린 많은 것들 중 하나다. 작은 축적의 철학을 받아들이자. 그것이 위대함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바람이 집요하게 낙엽을 쌓듯이 경험과 덕과 승리를 모으자. 평범한 것이 비범한 것으로 탈바꿈하면서 꾸준한 발전이 가져오는 변혁의 힘을 목격할 것이다. 위대함은 결국 가능성의 지평을 넘어 꿈을 꾸는 인내와 용기의 실에서 엮이는 것이기 때문에 흔들림 없는 정신으로 도전하며 안락함의 한계를 넘어 나가야 한다. 이처럼 바람이 하늘 위를 가니 작게 쌓일 뿐이다. 이런 때는 내면의 덕을 아름답게 온축시키는 데 전념하는 것이 좋다고 『주역』은 말한다. 인간의 경험과 세계 이해를 형성하는데 있어 작은 순간과 경험의 축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양적 축적은 질적 변화를 가져온다. 풍천소축괘의 효사를 보자. 지(地)의 자리다. 바람이 부니 무엇이든 변동이 심하다. 선택할 수 없을 때는 스스로 열리는 마음이 정한 길을 따라가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제자리로 돌아가야 할 운명이다. 인(人)의 자리다. 수레바퀴에서 축이 빠진다. 조금씩 아껴가면서 모은 종잣돈을 굴리려고 살피고 있는데 돈 쓸 일이 많아지고, 여기저기서 뜻하지 않은 사건이 발생하여 종잣돈을 쓰게 된다.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이럴 때는 자기 내면의 성실함을 믿고 열심히 자기 일에 매진해야 한다. 인의 자리이기 때문에 도전하는 용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면 수레바퀴의 축이 빠졌어도 수레를 끌 수 있다. 작게 쌓였으나 크게 된다. ‘네 시작은 미미했으나, 너의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 말씀처럼. 천(天)의 자리다. 달이 초승달에서 보름달이 되었다. 인생 말년에 베풀고 봉사하는 삶을 살자. 그리하면 남들에게 존경을 받을 것이다. 인생 말년이 평화롭고 안정된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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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교육계의 민심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민심이 대폭발했다고 하고 민심이 매섭다고도 했다. 서로가 민심의 무서움을 보았다고 했다. 치열했던 선거이기에 어느 한 쪽은 선거후유증이 남을 것이다. 선거결과에 따른 후폭풍은 대단했다. 선거를 이끌었던 여당지도부가 사의를 표명했다. 국정 기조에서도 인적쇄신을 한다고 한다. 국정쇄신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선거를 통하여 민심을 확인한 결과이다. 교육에서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민심은 무엇인가. 국가교육위원회는 4월 12일에 ‘대국민 교육현안 인식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한국 교육이 직면한 문제점으로 ‘과도한 학벌주의’와 ‘대입경쟁 과열로 인한 사교육시장 확대 및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을 꼽았다. 국민 10명 중 4명 이상이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과 학벌주의를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보았다는 내용이다. 교육 만족도는 5점 만점에 2.82점이었다. 변화가 가장 시급한 교육 분야는 고교교육(46.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교육에 대한 민심에 정부가 얼마나 발 빠르게 변화의 움직임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늘봄학교는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과 함께 강력하게 추진하는 정책이다. 맞벌이 가정 등 돌봄이 필요한 아동에게 학교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돌봄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3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늘봄학교는 학교 현장에 얼마나 자리 잡았을까. 돌봄교실 확충과 늘봄전담사 인력 충원이 문제다. 돌봄교실을 겸용교실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교사가 수업준비를 할 교실이 없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서술형 문항 폐지 및 교원 인권침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권고한 교원능력개발평가는 어떠한가. 교원능력개발평가는 전국 초·중·고, 특수학교 교원을 대상으로 교원의 능력과 전문성을 신장한다는 취지로 2010년에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교사노조는 교원능력개발평가의 폐지를 교육당국에 촉구하고 있다. 깜깜이 평가, 보복성 평가, 교사 외모 평가를 비롯한 성희롱 등 부작용이 많다고 했다. 교원능력개발평가의 교육적 효율성은 증명되지 않고 있다. 다만 교원능력개발평가는 교권침해 수단으로 전락한 것은 분명하다. 교육개혁은 왜 구호에 그치고 있는가. 진정성 있는 교육개혁은 왜 성공이 어려운가. 교육에서 많은 개정과 쇄신을 한다고 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교육 현장과 함께 가지 못한 원인이 클 것이다. 교육 현장의 민심에 진정성 있게 다가가지 못한 원인도 있다. 정부가 정책을 수행하면서 현장의 의견수렴을 형식적으로 하면서 밀어붙이거나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한 교육 개혁은 힘들 것이다. 민심은 물과 같고 배는 물이 있어야 항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선출에 의한 승진시스템과 보직으로의 전환, 교사 행정 업무를 대신할 충분한 인력 확보, 교사에게 평가의 자유, 교육과정 편성의 책임과 자유, 표현의 자유를 주어야 한다. 학교와 교사를 통제하기보다는 학교와 교원에게 자율성과 책임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교육정책이 가야 한다. 그것이 교육 현장의 민심이다. ▣ 김홍제 ◇ 충청남도천안교육지원청 중등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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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周易산책] 파괴와 변화-'파리대왕'에 담긴 인간 본성의 철학적 고찰(산풍고괘)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대상전」에 산풍고괘를 보면 ‘바람이 산 밑에서 불다가, 산을 만나면 산을 휘돌아가면서 산의 모든 질서를 깨뜨린다.’고 되어 있다. 즉 바람ㅁ이 산을 휘돌아나가면 초목과 과실이 어지러이 흩어진다. 쇠락의 조짐이다. 이를 인간 세상으로 보면 아랫사람이 굴종하면 윗사람은 정체하니, 부패하는 세상을 말한다. 그러나 부패 자체에는 원시와 형통이 포함되어 있어서 거듭 변화한 다음에 질서로 돌아간다. 그래서 큰 내를 건너면 이롭다(移涉大川). 변화가 일어난다는 의미다. 이러한 변화는 일이라는 것이다. 일은 타락, 무질서, 파괴로부터 일어난다. 즉 썩어 문드러져야 비로소 진정한 일이 생겨난다. 혁명도 그러하다. 변화는 썩음, 파괴를 그 계기로 삼는다. ‘일’은 시(時)와 의(義)에 의해 나타난다. 시(時)는 형이상학적인 것으로 운명적, 종교적이다. 반대로 의(義)는 형이하학적인 것으로 우리 삶의 문제이다. 다시 말해 시는 우연이, 의는 필연이 지배하는 것이다. 우연과 필연의 교착점에서 ‘일’이 만들어진다. 산풍고의 ‘고(蠱)’라는 글자도 그릇(皿) 속에 벌레(虫)가 세 마리(蟲) 들어 있다. 그릇은 생존할 수 있는 도구를 상징한다. 그것에 생존을 위협하는 벌레(독충)가 세 마리나 있다. 갑골문에 이 글자가 ‘저주’를 의미하는 이유다. 고괘는 부패와 파괴의 모습이다. 군자는 대중에게 리더십을 발휘하여 구체적인 사업을 대대적으로 감행하여야 한다. 윌리엄 골딩(William Golding, 1983년 노벨문학상 수상)의 『파리대왕(Lord of the Flies), 1954』에는 산풍고괘가 말한 무질서, 혼란, 파괴, 타락 등의 환경에 놓인 무인도에서 15소년이 겪는 갈등과 해결 방안을 이야기로 풀이한다. 즉 이 소설은 영국 소년들이 핵폭탄이 터져 영국 전역이 초토화 되어버린 상황에서 비행기가 추락하여 15명의 아이들만 무인도에 남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주동인물인 랄프와 반동인물인 잭의 갈등이 주요 화소(話素)를 이룬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싱클레어는 존재 양식적 삶을 지향하고 크로머는 소유 양식적 삶을 지향하듯이, 랄프는 존재 양식적 삶을, 잭은 소유 양식적 삶을 지향한다. 무인도의 소년들은 투표를 통해 가장 성숙해 보이고 잘 생긴 랄프를 대장으로 선출하고, 랄프는 성가대원을 이끌던 잭을 이인자로 포섭한다. 랄프는 나름 리더십을 발휘하여 지나가는 배들에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불을 피우자고 제안한다. 소년들은 피기의 안경을 햇빛에 반사해 불을 피운다. 그러나 불은 잘못하여 정글까지 퍼지게 된다. 소년들은 심기일전하여 오두막과 봉화를 짓는다. 잭은 열심히 무인도를 탈출하려 애쓴다. 한편 잭은 돼지 잡는데 온 신경을 쓴다. 하지만 해변에 피운 불을 감독하는 임무를 소홀히 한다. 지나가던 배가 구조 신호를 못보고 지나치게 만든다. 그 일로 랄프와 잭의 사이가 벌어져 갈등이 시작된다. 한편 소년들은 산 위에서 짐승을 보았다는 악몽을 꾼다고 호소했다. 랄프와 잭은 산을 수색한다. 랄프 일행이 짐승의 그림자를 보고 기겁한다. 서둘러 무리에서 돌아온 후 잭이 랄프는 겁쟁이라며 놀린다. 이어 새로운 대장을 뽑자고 제안한다. 이후 무리는 분열한다. 잭은 돼지 사냥을 통해 얻은 고기를 미끼로 랄프 편에 선 소년들을 빼내오기 시작한다. 잭의 무리들은 야만인들처럼 얼굴에 돼지피를 칠하고 창을 들고 불 주변을 도는 광기어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소년들은 이에 동조한다. 한편 사이먼은 무리에서 벗어나 홀로 정글 깊숙이 탐험한다. 그러다가 산언덕에서 조종사의 썩은 시체와 낙하산이 바위에 매달려 있는 기괴한 형상을 목격하게 된다. 공포로 넋이 나간 상태에서 환상을 보게 된 사이먼. 그 앞에 파리대왕이 나타나 인간은 절대 자신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며 비웃는다. 잭은 불이 꺼지지 않도록 한다. 랄프 일행을 습격한다. 피기의 안경을 훔친다. 이 일을 계기로 서로 싸우게 된다. 결국 피기가 절벽으로 떨어진다. 홀로 남겨진 랄프는 잭의 일행에게 쫓기게 된다. 잭은 랄프를 잡기 위해 섬 전체에 불을 지른다. 섬을 덮친 대화재를 목격한 해군이 섬에 상륙한다. 무인도의 소년들과 조우하게 된다. 모두가 오열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작가는 제 1, 2차 세계대전에서, 전 인류의 역사를 통해 목격한 인간의 숨겨진 사악한 내면을 소년들이 조금씩 야만인같이 변질되어 가는 과정으로 묘사했다. 이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파리대왕’은 막연한 공포, 내재된 익명성을 상징한다. 인간의 생존 욕구가 인간을 가장 쉽게 타락시키는 심리적 기제임을 고발하는 것일 수 있다. 실제 역사에서도 전쟁이나 학살을 벌인 지도자들이 가장 강력하게 내세우는 논리도 다름 아닌 생존이다. 생존 본능이 양심을 누르는 순간부터 악은 그 본능을 외부로 표출하기 시작한다. 즉 범죄를 용인하는 사회가 펼쳐진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주역』에서는 ‘진민육덕(振民育德)’이라 했다. 진민(振民)은 사회적 사업, 그러니까 구제사업이다. 육덕(育德)은 개인적 내면의 진실을 쌓는 사업이다. 진민은 외적인 것, 육덕은 내적인 것을 함께 해 나가는 것만이 혁명을 성공시킬 수 있는 것이다. 썩어야 혁명이 일어난다. 일이 생긴다. 혁명이 일어나야 일시에 새롭게 바뀐다. 총이나 칼로 일어난 혁명은 부질없다. 인간의 의식이 변화되는 혁명이라야 한다. 그래야 그 혁명이 오래간다. 그렇기 때문에 ‘진민육덕’이다. 외부적으로 대대적인 구제사업을 추진하고, 내부적으로 개인들의 의식이 변화되도록 힘써야 한다. 산풍고의 ‘고(蠱)’라는 글자는 ‘고혹’이라는 단어와 같이 ‘너무 아름답고 매력적이어서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든다’는 의미다. 마치 요즘의 마약처럼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게 만드는 독충이다. 그릇에 독충이 세 마리나 들어가 있다. 그릇에 밥을 담아 먹는데, 그 독충도 함께 먹는다. 병에 걸리거나 몽환적인 분위기에 빠지게 된다. 마약을 먹었을 때 느껴지는 증상과 유사하다. 이런 유혹에 빠지면 파괴, 저주, 혼란, 무질서가 득세하여 썩어 문드러져야 끝이 난다. 혁명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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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균의 周易산책] 호랑이 꼬리를 밟는 행위–'안나 카레니나'와 안수등정(천택리괘)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우리는 삶에서 종종 작은 노력이 큰 성취로 이어지는 순간이 있다. 천택리괘의 철학은 우리가 열망을 추구할 때 조심스럽게 나아가야 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대상전」에 천택리괘를 보면 ‘위에 하늘이 있고 아래에 연못이 있는 모습’이다. 하늘은 건괘라서 호랑이를 뜻하고, 아래에 있는 연못은 기쁨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즉 호랑이를 머리에 이고 기쁘게 따라가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이것은 이상을 향한 우리의 열정을 나타낸다. 또한 미지의 신성에 도전하는 모험 같기도 하다. 이상을 향한 꿈의 도전은 실천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서 있으면 그저 땅 위일 뿐이지만 걸으면 길이 된다. 사회원들의 조심스런 실천(밟음)을 통해서만 사회는 안정된다. 그런데 조심스레 밟아 나가도 호랑이 꼬리를 밟을 때가 있다. ‘안수등정(安樹藤井)’이라 했다. 미친 코끼리에게 쫓겨, 우물에 빠지는 순간, 등나무 덩굴을 잡고, 추락을 모면하면서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데, 위에서는 코끼리가 씩씩대고, 밑에서는 뱀들이 우글거리고, 중간에는 쥐들이 나무 덩굴을 갉아 먹고 있다. 그때 어디선가 꿀이 방울방울 떨어진다. 꿀맛에 취해서 입을 벌리고 그 꿀을 받아먹는다. 달콤한 꿀에 취해 모든 상황과 고통을 잊어버린다. 이게 인간이다. 이런 ‘안수등정(安樹藤井)’의 상황과 딱 맞아 떨어지는 문학작품을 러시아의 대문호인 톨스토이가 썼다. 바로 『안나 카레니나』 다. 안나의 여정을 따라가 보자. 안나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고, 무미건조한 성격의 카렌닌에게 시집을 가 8살 난 세료자라는 아들을 두고 산다. 그들의 결혼은 사랑보다는 조건을 중시한 결혼이었다. 나이 차이뿐만 아니라 성격 차이도 그들의 결혼 생활을 불행하게 했다. 안나는 매력적이고 저돌적인 귀족 청년 브론스키를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다. 유부녀의 사랑은 그 자체로 이미 불길한 전조를 띠고 있었다. 안나는 아들을 포기하는 것으로, 브론스키는 군대를 떠나는 것으로 그들은 불륜의 톡톡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사회는 인습적으로 자유 결혼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사회에서 격리된 생활을 했고, 안나 역시 남편이 이혼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사회에서 소외된 채 살 수밖에 없었다. 한편 지방 귀족으로 사교계의 청년과는 거리가 먼 레빈은 순진하고 때묻지 않은 키티를 사랑한다. 하지만 키티는 브론스키에게 빠져 레빈의 청혼을 거절한다. 이에 실망한 레빈은 시골로 내려가 농민들을 계몽하는 여러 가지 일들을 펼치지만 키티에 대한 사랑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 아내의 불륜을 알고도 이혼조차 해주지 않는 남편과 사교계의 배척으로 안나와 브론스키는 괴로움을 겪고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브론스키와 안나에게 상처를 입은 키티는 레빈의 진지한 사랑을 받아들인다. 이탈리아 여행도 지겨워질 무렵 안나와 브론스키의 사랑의 정열이 점차 식어간다. 이때 브론스키는 젊고 예쁜 소로키나와의 연애를 하게 된다. 안나는 브론스키의 말과 행동을 의심하며 괴로워하고 점차 우울증에 빠진다. 브론스키와의 첫 만남의 장소였던 기차역으로 가서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던진다. 『안나 카레니나』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의 사랑 이야기가 서로 대조되며 전개된다. 하나는 안나와 브론스키의 사랑 이야기고, 다른 하나는 키티와 레빈의 행복한 사랑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다. 전자는 에로스에서 타나토스로 이어지는 불행한 로맨스다. 이들에게 사랑은 죽음에 이르는 병인 것처럼 연루된 모든 사람들을 고통으로 몰아넣는다. 후자에서의 사랑은 아름다운 한 편의 시이며, 건전한 사랑의 모델이다. 안나와 브론스키의 사랑은 정열의 과잉에서 생겨난 이기적이고 수치스런 사랑으로 결국 비극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톨스토이는 그들의 사랑보다는 고통에서 행복으로 이어지는 키티와 레빈의 사랑을 이상적인 사랑으로 제시한다. 사랑은 많은 신비와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그들만의 사연과 사랑의 코드를 가지고 있다. 누구의 사랑이 아름답고 누구의 사랑이 추하다고 할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나름 고통의 용광로를 거치면서 성숙해지고 사랑의 빛과 그림자를 이해하게 된다. 그리스의 시인인 에우리피데스는 ‘사랑은 가장 달콤하면서도 가장 쓰라린 것’이라 했다. 안나가 처음으로 느낀 사랑은 자기 영혼의 구원자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사랑은 죽음에 이르는 병으로 바뀌었다. 안나는 운명적으로 다가온 사랑에 솔직했으나, 그녀의 사랑은 금지된 사랑이었다. 금지된 사랑은 매혹적이지만 언제나 치명적이다. 금지된 불륜은 파멸과 죽음을 경고하는데, 그럴수록 매혹의 힘은 강해진다. 사랑은 죽음을 불 지피고, 죽음은 사랑을 완성한다. 안나는 자신이 선택한 사랑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 비극적인 여성이다. 안나의 사랑에서처럼 있을 수 없는 사랑은 없다. 다만 이룰 수 없는 사랑이 있을 뿐이다. 7080시대 양희은의 노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처럼. 주인공 안나의 비극은 애정 없는 결혼 생활에서 비롯된다. 자기보다 20살이나 나이가 많은 남편과 사랑의 감정 없이 결혼했다. 이 과정이 호랑이 꼬리를 밟는 행위인 것이다. 여리박빙(如履薄氷)이라 했다. 이는 『시경』에 있는 말인데, ‘살얼음을 밟듯 언행을 조심하라’는 뜻이다. 우리의 속담에도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고 했다. 인생길을 별것 아니라고 자만하지 말고 살얼음을 밟듯이 조심스레 밟아나가다 보면 호랑이 꼬리를 밟는 일이 있더라도 호랑이를 머리에 이고 기쁘게 따라가는 희망이 생기는 것이다. 천택리괘는 상천하택의 모습, 즉 위에 하늘이 있고 아래에 연못이 있는 형상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백성들이 모두 자기 위치에서 자기의 뜻하는 바를 올바로 실천해 나가면 사회는 안정된다. 우리는 살면서 마치 호랑이 꼬리를 밟은 듯 자책할 때가 있다. 우리는 중요한 시험을 망치거나 가지 말아야 할 회사에 들어갔거나 잘못 투자해서 큰돈을 잃거나 반드시 잡아야 할 인연을 놓쳐버렸을 때 스스로를 자책한다. 천택리괘가 말하고 있는 것이다. ‘호랑이 꼬리를 밟았어도 호랑이가 물지 않으니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우리가 호랑이 꼬리로 봤던 일이 사실은 호랑이 꼬리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이에게도 극적인 희망은 있는 법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속담처럼. 지의 자리와 천의 자리는 무대의 배경이 되므로 여기서는 인의 자리를 보자. 63효사를 보면 설치고 장담하는 사람들은 대개 사기꾼들이다. 사기꾼들에게 호랑이 꼬리를 밟게 된 것이다. 위기다. 어떻게 이 위기를 벗어날까? 바로 신중함과 발 빠른 행동이다. 자기가 스스로 떠 안고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면 안 된다. 주위 사람에게 알리고 현명한 대책을 강구해서 즉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착한 삶보다 현명한 삶이 더 좋은 것이다. 대개 착한 사람들이 일종의 가스라이팅의 희생자가 된다. 착한 것이 악한 것보다는 좋을지 몰라도 자신의 착한 성격으로 인해 자신의 인생을 망치게 되고 자기로 인해 친구들, 가족, 친척에까지 해를 끼치게 되는 일이 많다. 착해지려 하기보다 현명해지려 노력해야 한다. 사기꾼들은 착한 사람들을 먹이로 생각한다. 필자도 사기당한 적이 있다. 젊은 시절 사기꾼한테 속아 주식투자를 했다. 실패했다. 실패는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 그 이후 발생하는 후폭풍을 온몸으로 감내해야 한다. 가족의 분열, 직장의 실패, 나아가 내 자신의 인생까지 그야말로 핵폭발급 해악이 뒤따라 온다. 호랑이 꼬리를 밟은 것이다. 고민하다가 아버님을 찾아가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아버님은 필자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계시다가 산행이나 하자며 필자를 보문산으로 데려갔다. 함께 산행하던 중에 아버님이 “누구나 인생을 살다보면 한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 하지만 똑같은 돌부리에 걸려 두 번 넘어지는 것은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필자는 아버님 뒤를 따라 걷다가 옆에 있는 소나무를 붙들고 한참을 울었다. 그 후 주식투자를 끊었다. 아버님의 말씀이 호랑이 꼬리를 밟은 필자를 빠져나오게 한 것이다. 누구나 삶을 살면서 ‘안수등정’하지 않기를 바란다. 천택리괘를 보면서 그런 현명한 지혜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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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친해지는 미친 어휘력] 부영양화(富營養化)
- [교육연합신문=권승호 연재] 부영양화(富營養化) 현상이 심각하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 부영양화 현상이 댐 전체로 번질 경우 식수원으로 사용이 불가능해지고 서식하고 있는 각종 어류나 수중 생물이 죽는 생태계 파괴 현상도 일어나기 때문이지. 정부나 지자체는 심각함을 인식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학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어. ‘A’라는 명사에 ‘화(化)’가 붙게 되면 ‘A 아닌 것이 A가 되다’라는 의미야. 그러니까 부영양화(富營養化)는 부영양 상태가 아니었는데 부영양이 된 상태라는 의미가 되는 것이지. 부영양(富營養)이 무엇이냐고? ‘부(富)’가 많고 넉넉하다는 의미이니까 영양이 많아지고 넉넉하게 되었다는 의미지. 많아지고 넉넉해지는 것을 무조건 좋은 것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아. 과식(過食)도 나쁘고, 과음(過飮)도 나쁘며, 과욕(過慾)도 나쁘잖아. 과속(過速)도 나쁘고, 과로(過勞)도 나쁘며, 과신(過信)도 나쁘지. 심지어 과잉 친절도 나쁘고, 과잉보호도 나빠. 많지도 적지도 않은 중용(中庸)이 가장 좋은 것이지. 아무튼 호수, 강, 바다에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함으로써 영양물질이 많아지는 현상을 부영양화(富營養化)라 해. 수질에 영양물질이 없었는데 많아졌다는 의미지. 하천과 호수에 유기물과 영양소가 들어오면 이것을 양분 삼아 플랑크톤이 비정상적으로 번식하여 수질을 오염시키는 현상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아. 부영양화가 일어나면 광합성을 하는 생산자 생물의 양이 급격하게 늘어나 녹조와 적조가 발생하게 돼. 녹조가 뭐냐고? 녹조(綠藻)는 강이나 호수에 조류(藻類)가 과도하게 성장하여 물의 색깔이 짙은 녹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해. 조류는 또 뭐냐고? ‘한 해살이 풀 조(藻)’ ‘무리 류(類)’로 엽록소를 가지고 있어 진한 푸른빛을 띠는 한 해살이 풀이야. 물속에 살면서 독립 영양생활을 하는 하등식물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지. 적조는 또 뭐냐고? ‘붉을 적(赤)’ ‘바닷물 조(潮)’로 붉게 보이는 바닷물을 말해. 편모충류 등의 이상 번식으로 바닷물이 붉게 물들어 보이는 현상을 말하지. 바닷물이 부패하고 물속 용존산소가 급격히 감소되기 때문에 물고기와 물새들이 죽고 심한 악취까지 풍기게 돼. 녹조는 상수원으로 이용되는 강이나 호수에 발생하여 먹는 물에 영향을 주고, 적조는 주로 해안가 양식장에 영향을 미쳐 재산상 피해를 끼치지. 바닷물의 부영양화로 인하여 바닷가에 붉은 띠 모양이 형성되기도 하는데 이를 ‘적조띠’라 해. 편모충류 등의 이상 번식으로 바닷물이 붉게 물들어 보이는 현상을 적조현상이라 했는데 바닷물이 부패하게 되면 어패류가 크게 해를 입게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겠지. 바다에 적조 현상을 일으키는 생물을 적조생물(赤潮生物)이라 하고, 적조 현상이 발생하여 어업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 발령하는 예보를 적조예보(赤潮豫報)라 해. 적조는 대부분 바다에서 일어나지만 늪, 호수, 연못 등의 민물에서 떠다니는 미생물의 이상 발생으로 나타나기도 하지. 민물에서 발생하는 적조를 담수 적조(淡水赤潮)라 해. ▣ 지은이 권승호 ◇ 전주영생고등학교 국어교사 ◇ 저서 《삶의 무기가 되는 속담 사전》,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해주셨어야 했다》, 《공부의 기본기 한자 어휘력》, 《공부가 쉬워지는 한자 어휘 사전》,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 ◇ 펴낸곳 도서출판 동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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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친해지는 미친 어휘력] 부영양화(富營養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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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작은 성공에서 시작되는 용기
-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다. 한참 신나게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있는데 아내가 산책을 나가자고 했다. 하던 게임을 정리하고 옷을 갈아입는 동안, 산책하는 동안,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줄곧 생각했다. “왜 내가 이 게임을 하고 있을까?” 나는 게임을 전혀 하지 않는다. 심심할 때 혼자 즐길만한 게임을 한 번 배워볼까 하고 이것저것 쑤셔봤지만 크게 흥미를 가지지 못했다. 다분히 의지력이 약한 탓이겠지만, 현실세계도 아닌 가상세계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만큼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종종 산책을 다니는 것, 혼자 길거리를 배회하는 것, 독서하고 책을 쓰는 것 외에 별다른 취미 생활이랄 게 없다. 반면에 3, 4년에 한 번씩 스타크래프트에 빠지는 습관이 있다. 식음을 전폐하고 5일에서 1주일 정도는 스타크래프트에만 몰입한다. 잠자리에 누웠다가 머릿속에서 전략이 떠나지 않아 슬그머니 서재로 들어가서 한 판 하고 다시 잠자리에 든 적도 여러 번이었다. 하루는 아내가 등짝을 때리며 잔소리를 하길래 봤더니 두 돌이 갓 지난 아들이 혼자 밥그릇을 갖다 놓고 밥을 먹고 있었다. 나와 친구들이 스타크래프를 접했던 그 시절, 한국에 IMF가 찾아왔다. 공무원이던 아버지와 미용사였던 어머니 덕분에 한 번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 않았지만, 울적한 뉴스와 비극적인 기사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온통 회색 빛깔이었던 것을 기억한다. 철부지 중학생에 불과했지만, 어린아이가 아닌 바에야 인간이라면 누구나 사리분별을 할 수 있지 않은가. 이유를 알 수 없는 두려움, 걱정, 근심이 중학생인 나에게도 가득했다. 유일한 낙은 친구들과 피시방에서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것이었다. 가상세계에 불과한 게임이지만, 같은 조건에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며 승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스타크래프트는 그야말로 구세주와도 같았다. 함께 게임을 하며 웃고 떠들던 친구들은 모두 세상으로 흩어져서 자신들의 길을 찾아나가기 시작했다. 의사가 된 친구가 있는가 하면, 방송국 PD가 된 친구도 있다. 신문사 기자, 법인 대표, 순경, 식당 주인이 된 친구들도 있었다. 내가 결혼하던 해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친구도 있었고, 촉망받는 아티스트로 살다가 불과 몇 달 전 유명을 달리한 친구도 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벚꽃의 몽우리가 터질 듯 부풀어 오른 어느 봄날, 아내와 아들의 손을 잡고 강변거리를 산책하며 서재에 구부정하게 앉아 컴퓨터를 상대로 스타크래프트를 하던 내 모습을 생각했다. 게임은 그저 게임에 불과했다. 그때 그 시절 누구나 좋아하던 고전게임을 오래간만에 재미있게 한 것일 뿐이었다. 다만 스타크래프트가 내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의미 없이 게임에만 빠지는 거라면 훨씬 더 화려한 그래픽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을 가진 게임은 세상에 많이 있었다. 한정된 시간, 한정된 공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스타크래프트를 하다 보면 인생을 성공으로 채워가는 방법을 공부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실패가 없는, 오직 성공만으로 채울수 있는 인생. 영어교육서비스 야나두 김민철 대표는 100% 성공하는 법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성공의 비결을 이야기했다. 간단했다. 작은 성공의 반복이었다. 그는 점점 커지는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작은 성공을 반복한다고 이야기했다. "실패했을 때 도전하면 됩니다. 문제는 그게 안 되는 겁니다. 그럴 때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듯이, 내가 관장할 수 있는 100% 성공경험을 지속적으로 쌓는 것입니다. 하루에 양치질 3번, 그리고 그 양치질을 3분 이상 하는 것." 실패는 두려움을 동반한다. 그 두려움은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없도록 만들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어떤 일에서든지 마찬가지다. 2014년 유튜브를 처음 시작했다. 의류사업을 시작하던 무렵이었다. 사업에 진척이 없는 동안 유튜브도 흐지부지되어버렸다. 금전적 손실에 대한 큰 트라우마 때문에, 이후로는 유튜브를 시작할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교육사업을 시작하고 싶었으나 앞서 경험한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시작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인간관계에서 경험한 실패의 씨앗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람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두려워하는지 모른다. 작은 성공을 반복하는 동안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두려움을 떨칠 수 있는 힘이 되어 준다. 수많은 실패와 두려움 속에서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은 작은 성공의 반복이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잠자리에 드는 매 순간이 감사함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나는 오늘도 세상에서 살아남았구나. 나는 오늘도 무사히 세상을 이겨냈구나. 아침에 일어나 양치질을 하고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집 밖으로 나가 일을 하고 돌아와 하루를 정리하는 그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는지,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슬기롭게 이겨냈구나. 그 사실을 새삼스레 느끼면서 잠자리에 드는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다. 중학생이던 나는 어느덧 아버지가 되었고,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지만 나는 달라지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럴 때면 하루 종일 스타크래프트를 붙잡고 컴퓨터를 상대로 게임을 했고, 줄곧 이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단순하게만 보이는 승리가 어느덧 지루해지고 나면, 나는 다시 세상으로 뛰어나가 힘 있게 도전해볼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것이었다.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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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작은 성공에서 시작되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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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친해지는 미친 어휘력] 기각(棄却)과 각하(却下)
- [교육연합신문=권승호 연재] 송사(訟事)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는 이야기를 한두 번 쯤은 들어보았을 거야. 옳아. 송사에 휘말리게 되면 시간 잃고 돈 잃은 것 뿐 아니라 정신까지 피폐하게 되니까 가능한 피하는 것이 현명함이지. 송사가 뭐냐고? ‘송사할 송(訟)’ ‘일 사(事)’로 송사하는 일이라는 뜻으로 법률상의 판결을 법원에 요구하는 일이야, 재판하는 일이지. 살다보면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있고 미운 사람 혼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도 있어. 그래서 송사를 시작하게 되는데 한 번 송사에 엮이게 되면 시간도 돈이 많이 들어가고 정신적 고통도 적지 않는 게 일반적이야. 송사에서 졌을 때 정신적 물질적 손해가 큰 것은 물론이고, 송사에서 이겼을 때에도 마냥 기쁘거나 후련하지만은 않아. 이긴 것이 이긴 게 아니라는 표현이 딱 맞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지. 송사, 즉 재판에 쓰이는 용어부터가 사람을 힘들게 만들어. 민사재판, 형사재판, 기각, 각하, 가처분, 원고, 피고, 상소, 항소, 항고 등의 용어가 머리를 아프게 만들지. 민사재판(民事裁判)은 개인적인 법률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가지고 하는 재판이고, 형사재판(刑事裁判)은 형법의 적용을 받는 사건을 가지고 하는 재판이야. 형법이 무엇이냐고? 살인, 강도 같은 범죄, 즉 사회적으로 비난받거나 처벌받는 범죄를 처벌하는 법이 형법(刑法)이야. 이와는 달리 개인과 개인의 갈등을 해결하는 법은 민법(民法)이지. ‘접근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판사가 구속영장 기각을 결정하였다’는 뉴스 들어봤지? ‘기각(棄却)’이 뭘까? ‘버릴 기(棄)’ ‘물리칠 각(却)’으로 버리고 물리쳐버렸다는 의미야. 법원이 소송을 심리한 결과 형식적 요건은 갖추었으나 타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여 소송을 종료하는 것이지. 법원에서 재판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야기야. 각하(却下)는 ‘물리칠 각(却)’ ‘아래 하(下)’로 물리쳐서 아래로 내려버린다는 의미야. 형식적 요건조차 갖추지 못하여 내용에 대한 판단조차 하지 않고 소송을 종료해버리는 것을 말하지. 소송할 가치가 전혀 없어서 소송을 심리하지도 않고 쓰레기처럼 처리하였다는 뜻인 거야. ‘기각’과 ‘각하’의 공통점은 똑같이 떨어졌다는 점이고, 차이점은 기각은 그래도 본선까지는 갔지만 각하는 아예 예선에서 떨어져버린 것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아. 기각이나 각하와 반대되는 용어는 인용(認容)이야. 인정(認定)하여 허용(許容)한다는 의미지. ‘영장’은 ‘명령할 영(令)’ ‘문서 장(狀)’으로 명령을 내리는 문서라는 뜻이야. 법원이 형사사건에 관련되는 사람이나 물건에 대해 체포, 구금, 수색, 압수와 같은 강제 처분을 하라고 명령하는 문서인 것이지. “가처분신청을 내기로 했다”라는 말 들어 보았지? ‘가처분신청’이 무엇일까? ‘가(假)’는 임시라는 의미고 ‘처분(處分)’은 기준에 따라 처리한다는 의미야. 그러니까 가처분(假處分)은 임시로 처리한다는 의미이겠지. 법원이 최종 판결을 내리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최종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임시로 상황을 그대로 보전해 달라고 법원에 하는 요청이 가처분 신청인 거야. 승소해도 본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임시 조치를 취해 달라 요청하는 일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아. 부동산 가처분신청은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 소유자가 소유권 이전 등 부동산에 대한 일체의 처분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신청이고, 공사 중지 가처분신청은 공사를 임시로 중단해 달라는 신청이며,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은 효력을 정지시켜달라는 신청인 것이야. 가처분 신청은 신속한 대응이 목적이기에 절차도 간소하기 때문에 신청 취지 및 이유 등을 적은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고 해. 이해가 어렵다고? 예를 들어 설명해줄게. 친구가 돈을 빌려갔는데 갚지를 않는 거야. 그런데 그 친구에게는 집이 한 채 있어. 소송을 해서 돈을 받아내려 했는데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 집을 팔아버리게 되면 소송에 이기더라도 돈을 받아낼 수가 없잖아. 그때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집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가 가처분신청인 거야. 학교에서 퇴학 처분을 받았다고 하자. 그러면 학교에 나올 수 없잖아. 그런데 퇴학 처분이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어, 판결이 나오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 만약 퇴학 처분이 잘못되었다는 판결이 나오면 그동안 학교에 나오지 못해 입은 손해가 발생하잖아. 그래서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퇴학 처분을 미뤄달라고 신청하는 일이 ‘가처분신청’인 거야. 일시적인 명령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아. ▣ 지은이 권승호 ◇ 전주영생고등학교 국어교사 ◇ 저서 《삶의 무기가 되는 속담 사전》,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해주셨어야 했다》, 《공부의 기본기 한자 어휘력》, 《공부가 쉬워지는 한자 어휘 사전》,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 ◇ 펴낸곳 도서출판 동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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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친해지는 미친 어휘력] 기각(棄却)과 각하(却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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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자기중심적 착각의 폐해
-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안색이 별로 안 좋네." "마음에 어두움이 있는 것 같아." "너는 모르겠지만, 네 표정이 밝지 않아."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주변 지인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정작 나는 하루하루를 아주 흥미진진하게 활용하고 있었고, 내게 주어진 인생의 고귀함을 마음 깊이 감사해하며 지내고 있었는데 말이다. 나중에는 '그들이 민망해하지 않도록 "사실 그동안 정말 힘들었다"며 마음에도 없는 거짓말이라도 해야 되는 걸까'하고 고민을 한 적도 있었다. 정작 내 마음은 즐거움과 행복으로 가득한데, 주변 사람들이 쉽게 던지는 말들 때문에 안색이 안 좋아질 뻔했다. 내 마음의 행복과는 전혀 상관없이 자신들이 가진 판단의 잣대로 나를 저울질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떠오르는 해답이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생각한다는 사실이었다. 흔히 말하는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이었다. 가스라이팅gas lighting이라는 단어가 있다. 심리를 교묘하게 자극해서 스스로에 대하여 비관적이고 부정적으로 만든 뒤 상대방을 통제한다는 의미를 가진 단어인데, 가스라이팅gas lighting을 통해 심리적으로 위축된 사람 혹은 단체가 비극적인 결과를 맞이했다는 기사는 너무 흔해서 셀 수조차 없다. 흔히 종교적인 신념을 가진 단체에서 가스 라이팅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의 외교관이자 저술가였던 마키아벨리는 그의 저서에서 '인간의 정신이 도달할 수 없는 초월적인 권한에 의하여 보호되므로 논의할 필요조차 없는 곳'<군주론 제11장 교회형 군주국>이라고 설명하며 교회형 군주국에 대해 일축했다. 교회형 군주국은 능력이나 행운에 의해 차지할 수 있지만 유지하는 데에는 두 가지 요소 모두 필요하지 않다. 이러한 국가들은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종교적 제도들에 의해 유지되며, 그 제도들은 군주들이 어떤 식으로 처신하고 살아가더라도 자신들의 권력을 지닐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게 운영된다. 자기중심적인 생각이라고 할지라도, 믿음의 대상이 긍정적인 면을 가진 존재거나 자기 확신과 같은 측면이라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성취를 이루는 데 도움을 준다. 반드시 세계 챔피언이 된다는 확신을 가진 운동선수가 그렇지 않은 선수들보다 세계 챔피언에 오를 가능성이 훨씬 높고, 원하는 대학에 합격해서 꿈꾸던 사회생활을 해보겠다는 목표를 가진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훨씬 더 목표에 빨리 다다를 수 있는 것이 그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믿음의 대상이 부정적이라면 생각지도 못한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부정적인 생각의 폐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부정적인 생각의 폐해를 알면서도 믿고자 하는 성향이 있다. 부정적인 생각을 믿는 것이 긍정적인 생각을 믿는 것보다 훨씬 쉽기 때문이다. 때로 부정적인 생각은 용기로 보이며 자부심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경우가 더 많다.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에 갇힌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은 그 자체만으로도 잃어버린 시간이 되어버린다. 같은 질량의 시간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압축된 시간을 선사해주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아무것도 남은 게 없는 낭비된 시간을 선사해주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이때 중요한 사실 중 하나는 인간은 결국 자신과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과 시간의 밀도를 공유하기 마련이므로, 내가 먼저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에 갇혀있지는 않은지 자주 나 자신의 마음을 검토해봐야 한다는 사실이다. 친구, 선생님, 가족 등등 우리가 대부분의 시간을 공유하는 사람들도 때로는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에 갇혀서 위로나 용기보다는 지독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용기를 갖고 하루하루를 살되, 폐쇄적인 사고 속에서 시간의 대부분을 보내고 있지는 않는지 스스로 돌아볼 수 있다면, 의식의 흐름대로 살지 않고 진취적인 생각 속에서 새로운 전환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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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자기중심적 착각의 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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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친해지는 미친 어휘력] 피랍(被拉)
- [교육연합신문=권승호 연재]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은 진리야. 피랍되어 흉기에 찔린 채 자동차 트렁크 안에 갇힌 호주 여성이 트렁크 후미등을 떼고 그 구멍으로 손을 내밀었고 뒤따르던 트럭 운전기사가 후미등 자리의 구멍으로 뻗어 나온 여성의 손을 발견하여 경찰에 신고해서 그 여성이 구출되었다는 뉴스를 어제 보았거든. 피랍(被拉)은 뭘까? ‘당할 피(被)’ ‘끌어갈 랍(拉)’으로 끌어감을 당했다는 의미로 납치를 당했다는 의미야. 자기 의사와는 관계없이 끌려갔다는 말이지. ‘당할 피(被)’라고 했는데 ‘당할 피(被)’는 많이 쓰이는 글자이면서 꼭 알아두어야 하는 글자이기도 해. ‘당할 피(被)’가 쓰이는 단어는 상당히 많은데 의심을 당한 사람이라는 피의자(被疑者), 해로움을 당한 사람이라는 피해자(被害者), 죽임을 당했다는 피살(被殺), 고소를 당한 사람이라는 피고(被告), 움직임을 당했다는 피동(被動), 습격을 당했다는 피격(被擊), 사진 찍힘을 당한 물체라는 피사체(被寫體), 수식을 당하는 말이라는 피수식어(被修飾語), 보험 혜택을 당하는 사람이라는 피보험자(被保險者) 등이 그것이야. 납치, 납북, 교섭, 석방이라는 단어도 알아둘 필요가 있어. 사람이나 항공기 배 등을 불법적으로 위협하여 강제로 끌고 감을 납치(拉致)라 하고, 북한으로 억지로 데려감을 납북(拉北)이라 해.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하여 서로 의논하고 절충함을 교섭(交涉)이라 하고, 잡혀있는 사람을 풀어줌을 석방(釋放)이라 하지. 납북(拉北)과 월북(越北)은 어떻게 다르냐고? 북쪽으로 넘어가는 것은 같은데 자진해서 넘어가면 월북이고, 강제로 끌려감은 납북이 되는 것이지. 나포(拿捕)는 ‘붙잡을 나(拿)’ ‘사로잡을 포(捕)’로 사람이나 배나 비행기 등을 붙잡는 일이야. ‘경찰은 1시간여의 추적 끝에 살인 용의자 나포에 성공하였다’ ‘영해를 침범해 조업중이던 외국 어선이 우리 해경에 나포되었다’와 같이 쓰이지. ‘영해’가 무슨 뜻이냐고? ‘거느릴 영(領)’ ‘바다 해(海)’로 ‘자기 나라가 거느리는 바다’라는 뜻이야. 영토에 인접하여 그 나라의 주권이 미치는 범위의 바다를 일컫지. 우리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를 규정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로 규정되어 있어. 한반도와 한반도 주변의 모든 섬들을 포함한다는 뜻이지. 그리고 영토는 땅에만 한정되지 않아. 땅에 맞닿은 일정 범위의 바다인 영해(領海), 땅과 바다 위의 영공(領空)까지 모두 포함하지. ‘조업’은 또 무슨 뜻이냐고? 조업(操業)은 ‘다룰 조(操)’ ‘일 업(業)’으로 일을 다룬다는 의미야. 기게 등을 움직여 공장이나 어선 등에서 일하는 것을 일컫지. ‘필사의 탈출’이라 했는데 ‘필사(必死)’가 무슨 뜻이냐고? ‘반드시 죽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반드시 죽을 수 있음을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음’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 물론 사전상 의미는 ‘죽을힘을 다함’이지. 영해(領海)를 ‘자기 나라가 거느리는 바다’라고 했는데 그러면 공해(公海)는 뭘까? ‘여러 공(公)’이야. 어느 나라의 주권에도 속하지 않는 바다, 모든 나라가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바다라는 의미야. ▣ 지은이 권승호 ◇ 전주영생고등학교 국어교사 ◇ 저서 《삶의 무기가 되는 속담 사전》,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해주셨어야 했다》, 《공부의 기본기 한자 어휘력》, 《공부가 쉬워지는 한자 어휘 사전》,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 ◇ 펴낸곳 도서출판 동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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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친해지는 미친 어휘력] 피랍(被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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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인격의 그릇
-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최근에 지인을 만나러 마산에 다녀왔다. 꽤 오랫동안 알고 지낸 분이었다. 이전에 근무하던 국제 대안학교는 각 지역마다 지부가 있었고 교사들도 지역마다 배분되어 있었는데, 지인은 마산지역에 위치한 대안학교에서 근무하던 교사였다. 당시 영어교사였던 그분은 탁월한 교습능력으로 전국에 위치한 대안학교에 초청을 받아 다니곤 했었는데, 추가 소득을 벌기 위해서 과외를 시작했다가 오픈하자마자 학부모들이 몰리는 바람에 2,3개월 대기 순번이 생길 정도로 일을 잘하는 분이었다. 같은 조직에 소속된 교사였다고 해서 잘 알게 된 것은 아니었고, 처음엔 그저 이름 정도만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분을 알게 된 것은 조금 재미있는 경험으로부터 비롯되었다. 공부를 제법 잘하던 사촌동생이 고등학교에 입학해야 하는데, 획일화된 일반학교에 입학하는 것보다 내가 근무하던 대안학교에 입학을 시키면 자신의 꿈을 좀 더 펼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각 지역마다 입학 여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마침 그분이 근무하던 학교에서 다음 학기에 신입생 모집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분이 "선생님은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하고 나에게 질문을 했다. "전준우입니다." "아, 그 뮤지컬 하셨던 잘생긴 선생님." 거기서부터 인연이 시작되었다. 오래간만에 만난 그분은 작은 사무실을 하나 얻어서 자신의 독자적인 사업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코로나 이전만 하더라도 전국 학교를 다니면서 전 학년이 함께 동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최대 4,000명의 학생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곤 했다. 코로나가 발생한 뒤에는 작은 소그룹으로 교육하거나 대학에 강의를 나가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작은 도서관과 서점을 운영해볼 생각이라고 이야기했다. 오랜만에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고, 그분을 통해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많은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마산에서 자신의 사업을 키워가는 지인을 마지막으로 만난 것이 2016년 7월이었다. 그리고 2022년 2월이 되어 다시 만났다. 우리는 비슷한 형태의 어려움을 만났고, 그렇게 경험했던 어려움만큼의 회복탄력성을 갖추고 있는 서로를 발견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항상 옳거나 훌륭한 결과를 냈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었다. 잘못된 적도 많았고, 실수한 적도 많았으며, 예상외로 초라한 결과가 나와서 적잖이 실망한 적도 많았다. 다만 그런 과정들 속에서 얼마나 빨리 털고 일어났는지, 얼마나 많은 것을 배웠는지가 우리의 성장을 이끌어낸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최근에 발생한 개인적인 어려움 때문에 며칠 동안 상당한 슬픔 속에 젖어 있었다. 그러나 '젊었을 때의 고난과 실패는 노년의 실패와 고난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자마자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려움을 기쁨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신뢰할 만한 사람들을 많이 사귀게 되었는데, 그들을 통해 상당히 큰 도움을 받게 된 것이었다. 그들은 대개 교수, 그룹의 총수, 혹은 고위직 공무원들이었는데, 어려움을 통해 만들어진 인격의 그릇을 통해 많은 도움을 입을 수 있었다. 어려움은 결코 어려움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그 어려움은 인격의 그릇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었던 것을 발견하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런 사람이 내 곁에 있다는 것, 그것은 얼마나 가슴 벅차고 놀라운 일인가!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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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인격의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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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의 클래식 스토리] 우리 삶의 페르마타
- [교육연합신문=전미경 칼럼] 음악을 연주하다 보면 악보에 많은 지시어들이 나온다. 악상 기호로 표시되기도 하는데 작곡가의 의도나 곡의 풍부한 표정을 표현해내기 위해서 연주자들은 악상 기호를 잘 이해하고 표현해 내야 한다. 페르마타(fermata)도 그런 악상 기호 중 하나인데 곡의 중간에 쓰일 때는 음표나 쉼표 위에 붙어 원래의 길이보다 보통 두 배나 세배 길게 연주하게 되지만 연주자의 해석에 따라 길이는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우리말로 늘임표라 부르기도 한다. 또 겹세로줄 위나 마지막 부분에 붙어서 곡이 끝나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클래식 음악의 대부분의 악상 기호나 지시어들은 이탈리아 말이다. 그래서 이 지시어들의 단어를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의미가 상당히 많이 있음을 종종 느낀다. 페르마타(fermata)도 이탈리아 말로 ‘정지’를 뜻하는 단어다. 그래서인지 이탈리아에서는 보통 정류장을 페르마타라고 부른다. ‘정류장’이 음악에서 지시어로 쓰인다는 것이 상당히 재미있지 않은가? 음악을 연주하는데 ‘정류장’이 왜 필요할까? 우리가 듣는 모든 음악이 아무런 변화 없이 똑같은 빠르기로 처음부터 끝까지 연주된다면 어떨까? 모든 곡들이 천편일률적으로 그렇다면 얼마나 재미가 없을까? 재미만 없는 것이 아니라 감동도 없지 않을까? 음악은 빠르게 흘러가다 느려지기도 하며, 때로는 다시 빨라지기도 할 것이며 한없이 느려지기도 한다. 수많은 음표와 쉼표를 거치며 달리고 달리다 어느 순간 잠시 머문다. 페르마타... 우리의 삶도 악보 속 음표와 쉼표들의 행진과 비슷하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리다 때로는 지쳐 느리게 걷기도 하고 조금 힘이 나면 다시 달린다. 인생이란 긴 마라톤에서 쉼 없이 달리기만 할 수는 없다. 살다 보면 매 순간 정류장이 필요하다. 잠시 멈춰 숨을 고르는 순간이 필요한 것이다. 내가 가는 이 길이 맞게 잘 가고 있는지 잠시 멈춰 생각하고 아니라면 다시 갈아탈 정류장이 필요하다. 정류장에 잠시 멈춰 어떤 길로 다시 갈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지 반대 방향으로 갈지 아님 잠시 쉬었다 가던 길로 계속 나아갈지 정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여행하다 어느 뒷골목에서 길을 잃어 헤맸던 기억이 있다. 수많은 섬들로 이루어진 베네치아에서 교통수단은 수상버스였는데 섬마다 정류장이 있었고 원하는 정류장에 내려 원하는 만큼 돌아다니고 구경하다 다시 정류장에서 수상버스를 타고 원하는 섬으로 가면 되는 그런 방식이었는데, 워낙에 틀에 박힌 일정을 싫어하고 여유롭게 돌아다니는 걸 좋아했기 때문에 처음 가는 섬의 그 골목골목을 걷고 또 걷다 보니 어느 순간 길을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하지만 두려운 것은 없었다. 길은 잃었지만 걷다 보면 언젠간 정류장을 다시 찾을 것이고 내가 원하는 곳으로 다시 출발하면 되니까. 정류장은 그런 것이다. 잠시 멈춰 설 수도 있겠고, 새로운 곳으로 출발하기 전 숨을 고르는 곳일 수도 있겠다. 음악의 풍부한 표현을 위해 페르마타는 꼭 필요하다. 잠시 멈춰 선다는 것. 그것은 음악의 풍부한 표현을 위해서처럼 우리 삶에서도 꼭 필요한 정류장이다. 앞만 보고 달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춰 머무를 수 있는 여유... 가 우리 인생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멈춤이 나를 더 성숙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 첼리스트 전미경 ◇ 가천대 관현악과 졸업(첼로전공) ◇ 서울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수석 역임 ◇ 금천 교향악단 부수석 역임 ◇ 의왕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 강동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 ◇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첼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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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의 클래식 스토리] 우리 삶의 페르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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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친해지는 미친 어휘력] 가결(可決)과 부결(否決)
- [교육연합신문=권승호 연재] 논의를 통해서 만장일치로 의견을 정하면 좋은데 사람의 생각이 제각각 달라서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아. 민주주의에서는 서로의 의견이 충돌될 때 다수결원칙을 적용하는데 이때 표결을 하게 되고 표결의 결과를 놓고 가결되었다고도 하고 부결되었다고도 하지. ‘가결’은 무엇이고 ‘부결’은 무엇일까? 또 동의안은 무엇이고 해임안은 무엇일까? 가결(可決)은 ‘옳을 가(可)’ ‘결정할 결(決)’로 ‘옳은 것으로 결정되었다’는 뜻이고, ‘아닐 부(否)’의 부결(否決)은 ‘아닌 것으로 결정되었다’는 뜻이야. 제출된 심의 안건을 좋고 합당하다는 이유로 인정하여 결정하는 일은 가결이고, 의논한 안건을 옳지 않다는 이유로 회원 다수가 반대하여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하는 일은 부결인 것이지. 동의(同意)는 같은 의견이라는 뜻이고, 해임(解任)은 지위나 맡은 임무를 그만두게 한다는 뜻이야. ‘안(案)’은 안건의 준말인데 안건은 토의하거나 조사해야 할 사항을 말해. ‘동의안’은 정부나 대통령이 시행하려는 일에 대해 미리 국회에 인정을 구하는 안건이고, ‘해임안’은 차지하고 있는 지위나 맡고 있는 임무를 그만두게 하자는 안건인 것이야. 가결과 부결은 대부분 투표로 결정되는데 투표하기 전에 규칙을 정해놓는 것이 중요해. 전원일치로 할 것인지, 2/3 이상 참석 2/3 이상 찬성으로 할 것인지,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過半數) 찬성으로 할 것인지. 이런 것들을 미리 정해놓아야 투표 후에 혼란을 막을 수 있어. 과반수(過半數)의 의미는 알지? ‘넘을 과(過)’ ‘반 반(半)’으로 반절이 넘는 숫자라는 의미야. ‘과반수 찬성’으로 규정을 만들었을 때, 투표인원 10명에 찬성 인원 5명이면 가결일까 부결일까? 부결이야. 왜냐고? 반수는 5명이지만 과반수는 5명이 넘어야 하니까 그렇지. 10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이 되는 것이야. 잠깐. ‘과반수 이상의 찬성’은 잘못된 표현이라는 사실, 알지? ‘과반수(過半數)’가 ‘과(過)’와 ‘이상(以上)’이 중첩되었기 때문이야. ‘과반수 찬성’이든지 ‘반 수 이상 찬성’ ‘절반 이상 찬성’으로 표현해야 옳은 것이지. ‘역전 앞’ ‘도망쳐 달아나다’ ‘새로운 신제품’도 ‘역 앞’ ‘도망치다’ ‘새로운 제품’으로 표현해야 옳은 것이고. ‘이상’ ‘이하’ ‘초과’ ‘미만’도 분명히 알아둘 필요가 있어. 이상(以上)은 ‘그것을 포함한 위’라는 의미야. 이하(以下)는 ‘그것을 포함한 아래’라는 의미고. 미만(未滿)은 차지 않았다는 의미고 초과(超過)는 넘어섰다는 의미야. ‘이상’ ‘이하’는 그 숫자를 포함하고 ‘초과’ ‘미만’은 그 숫자를 포함하지 않아. ‘6세 이하’에 6세는 포함되지만 ‘6세 미만’에는 6세가 포함되지 않는 거야. ‘10명 이상 할인’ 규정이라면 10명은 할인 가능하고 ‘10명 초과 할인’ 규정이라면 10명은 할인 받을 수 없고 11명이 넘어야 할인받을 수 있어. ‘5인 이상 집합 금지’라면 5명이 모이면 될까 안 될까? 안 되지. 5인 이상은 5인을 포함하니까 5명은 안 되고 4명까지만 모일 수 있는 것이야. 부결된 의안은 당일 회의에 다시 제출될 수 없는데 이를 일사부재의원칙(一事不再議原則)이라 해. ‘다시 재(再)’ ‘의논할 의(議)’로 하나의 사건은 다시 의논하지 않는다는 뜻이지. 의회에서 한 번 부결된 안건은 같은 회기 중에는 다시 제출할 수 없다는 원칙을 뜻해. 일사부재리원칙(一事不再理原則)도 있는데 ‘처리할 리(理)’이니까 하나의 사건은 다시 처리하지 않는다는 뜻이야. 한 번 판결이 난 사건에 대하여서는 다시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원칙이지. ▣ 지은이 권승호 ◇ 전주영생고등학교 국어교사 ◇ 저서 《삶의 무기가 되는 속담 사전》,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해주셨어야 했다》, 《공부의 기본기 한자 어휘력》, 《공부가 쉬워지는 한자 어휘 사전》,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 ◇ 펴낸곳 도서출판 동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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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친해지는 미친 어휘력] 가결(可決)과 부결(否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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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마인드 리터러시
-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학창시절의 나는 꽤 산만한 편이었고 공부와도 전혀 거리가 먼 부류였다. 반장이나 전교회장은 꿈도 꾸지 않았고, 선생님들이 보시기에도 별 볼일 없는 그저 그런 학생이었다. 이렇다 할 특징이랄 게 없었다. 소심하고, 눈물이 많고, 앞에 나서기보다 뒤로 물러나 가만히 상황을 지켜만 보는 부류의 학생이었다. 그렇게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유독 책을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엄마가 책을 한 권 사주시면 그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주변을 둘러보지 않았던 기억도 있다. 물론 그 시대가 그러했기에 그랬던 것도 사실이다. 1990년대 초, 경북 안동이라는 도시는 지금보다 훨씬 작고 정보의 속도가 느린 도시였다. 초등학생이었던 나에게 책 말고 무슨 놀거리가 있었겠는가. 아버지와 어머니에게도 이루지 못한 꿈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나이가 들면서 드러나게 된 나의 숨겨진 끼와 능력들 때문이었다. 확실히 내게는 남들이 가지지 못한 기술들이 몇 가지 있었다. 독특한 생각을 진행시켜나간다던지, 희생정신이 유달리 뛰어나다던지, 연기에 특출난 재능이 있다던지 하는 식이었다. 타고난 재능이라는 것은 공부와 전혀 거리가 먼 학창시절을 보낸 나같은 사람에게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경우였다. 솔직히 글을 쓰는 재주는 없었다. 성공에 대한 기대, 그것에서 만들어진 습관, 습관에 의해 굳어진 훈련, 그 훈련으로 조금씩 나아진 결과물이 몇 편의 칼럼과 책으로 만들어졌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훈련에 의해 조금씩 나아진 글을 쓰는 재주를 제외하고 내가 가진 능력이라는 것은 모두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필력은 재능보다 노력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누구든지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이 생각해야 하고, 많이 읽어야 하고, 또 많이 써봐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 과정에서 얻어진 것들이 참 많은데, 그 중 하나가 나는 Mind Literacy라고 본다.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듯 하다. 병원은 병자를 진찰하고 치료하는 데 필요한 기구와 도구들을 갖춘 곳이라는 뜻을 갖고 있지만, 병원을 의미하는 Hospital의 어원은 프랑스어이며 신의 호텔Hotel Dieu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병자를 치료하고 진찰하는 곳이 아니라, 사실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피난처이며 이방인을 환대하는 장소로서의 의미를 담고 있다. 남아있는 문서 상 최초의 병원은 서기 369년 시저리아(케사리아caesarea,이스라엘 지방에 로마 사람들이 건설한 동네 이름으로 '가이사랴'라고 부르기도 한다.)에 설립되었으며, '지상천국'으로 불리었다. 병원Hospital의 어원이 신의 호텔Hotel Dieu이었다면, 그 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이를테면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와 같은 사람들은 신God을 섬기는 마음으로 병자들을 섬기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혹은 인간이 가질 수 없는 마음을 가진 어떤 사람들이 함께 서로를 위하고 섬기는 곳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어떤 식으로든지 타인을 돕기 위하여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사람들의 모임, 모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병원의 어원이 그러하듯이, Literacy라는 단어도 그런 의미라고 볼 수 있다. 글이라는 것, 또 책이라는 것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하여 창작되는 세계다. 어두운 세상을 밝게 비춰주고 새로운 소망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소망을 담은 글, 그런 글을 창조해내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 Literacy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Leteracy라는 단어 앞에 mind를 붙이면, 마음을 보듬어줄 수 있는 힘을 가진 글을 쓰는 능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울러 시대가 변화할수록 Mind Leteracy능력을 가진 사람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위대한 인물들 중 하나가 될 것이라 나는 확신한다. 정보화 시대, 스마트시대를 넘어 초연결시대로 접어든지 오래다. 흔한 정보는 어디에서나 구할 수 있다. 굳이 책을 사서 볼 필요도 없고, 비싼 돈을 주고 영상을 구매하거나 음반을 구매할 필요도 없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에어컨, 청소기, 정수기, 심지어 침대까지도 렌탈하는 시대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의 수명은 늘어나지만 평생 나의 미래를 책임져주는 일자리는 점점 사라지게 된다. 시대가 빠르게 변화할수록 고용의 유연성은 커지게 되고, 그럴수록 불안정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마음도 위축되거나 소외되기 쉽다. 강하고 겸손한 마음, 수려한 마음을 바탕으로 생각의 속도를 높여가는 사람들이 돋보이는 이유다.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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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마인드 리터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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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친해지는 미친 어휘력] 유감(遺憾)
- [교육연합신문=권승호 연재] ‘유감스럽다’라 하고 ‘유감없이’라고 하였을 때 무슨 의미인 줄 몰라 고개 갸우뚱 해본 적 있지? 여기서의 ‘유감’은 ‘감정이 있다’ ‘느끼는 바가 있다’라는 뜻이 아니라 ‘마음에 차지 않아 못마땅하고 섭섭한 느낌’이라는 뜻이야. ‘남길 유(遺)’ ‘서운할 감(憾)’이거든. 서운함을 남긴다는 의미인 것이지. 마음에 차지 않아 섭섭하다는 의미이면서 불만스러움이 남아있다는 의미인 거야. ‘너 나에게 유감 있니?’라 묻기도 하고 ‘나 너에게 유감 조금도 없어?’라 대답하기도 하잖아. ‘정말로 유감스럽다’라면서 섭섭함을 표시하기도 하고 ‘유감없이 보여주었다’라면서 대견해하기도 하지. 유감과 사과(謝過)를 비슷한 개념으로 보는 사람이 있는데 분명히 다른 개념이야. 사과는 ‘사죄할 사(謝)’ ‘잘못 과(過)’로 잘못에 대해 사죄한다는 뜻으로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비는 일을 일컫기 때문이지. ‘나는 너에게 사과 받아야겠어.’ ‘잘못해놓고도 사과 한 마디 없다니 실망이야’라고 이야기하곤 하잖아. 사과와 비슷한 말에 사죄, 죄송, 미안이 있어. 사죄(謝罪)는 지은 허물이나 죄에 대하여 용서를 빈다는 뜻이고, 죄송(罪悚)은 죄스러울 정도로 미안하다는 뜻이며, 미안(未安)은 상대방에 대하여 마음이 편치 못하고 부끄럽다는 뜻이야. 사죄와 죄송이 80° 허리 숙인 것이라면 사과와 미안은 40° 허리 숙인 것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아. ‘사(謝)’가 ‘사과’에서는 ‘사죄하다’는 의미이지만 두텁게 감사의 뜻을 표한다는 ‘두터울 후(厚)’의 후사(厚謝)나 고마움의 뜻을 나타내는 인사인 사례((謝禮), 은혜에 감사하는 모임이라는 사은회(謝恩會) 등에서는 ‘감사하다’는 의미야. ‘과(過)’가 사과에서는 ‘잘못하다’는 의미로 쓰였어. 잘못함을 고쳐 착함으로 옮긴다는 개과천선(改過遷善)에서도 ‘잘못하다’는 의미지. 그런데 과유불급(過猶不及)에서 ‘지나치다’는 의미야.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의미인 거야. 과식(過食), 과욕(過慾), 과소비(過消費), 과속(過速)에서도 ‘지나치다’의 의미지. ‘과’는 ‘지나다’는 의미로도 많이 쓰여. 과거(過去). 과정(過程). 통과(通過). 경과(經過) 등에서의 ‘과’는 모두 ‘지나다’는 의미야. ‘비는 데는 무쇠도 녹는다’는 속담 들어본 적 있지? 잘못에 대해 사과하면 용서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야. ‘비는 놈한텐 져야한다’는 사과하는 사람은 용서해주어야 한다는 속담이지. 이제부터라도 “내가 잘못했어.” “정말 미안해.” “화나는 네 마음 이해할 수 있어.” “용서해주면 고맙겠어.”라는 말 익숙해지도록 연습해두면 서로에게 좋은 일이 더 많이 생길 것이라 믿어보기로 하자. ▣ 지은이 권승호 ◇ 전주영생고등학교 국어교사 ◇ 저서 《삶의 무기가 되는 속담 사전》,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해주셨어야 했다》, 《공부의 기본기 한자 어휘력》, 《공부가 쉬워지는 한자 어휘 사전》,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 ◇ 펴낸곳 도서출판 동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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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친해지는 미친 어휘력] 유감(遺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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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만화로 풀어보는 상유이말[相濡以沫]
- [교육연합신문=글.그림 임오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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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만화로 풀어보는 상유이말[相濡以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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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타이탄의 도구들
-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타이탄의 도구들>이라는 책이 있다. 처음 읽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이었다. 탐독하다시피 읽었다. 모든 것이 실패로 돌아가고 하루하루 막노동을 하며 의미 없이 살던 때였다. 마음속에 소망의 불씨는 조금 살아있었지만 현실이 워낙 시궁창처럼 느껴지던 시기였으므로, 어떤 것도 위안이 되어주지 못했다. 늘 책을 들고 다니긴 했지만 큰 위로가 되어주지 못했고, 지금과 같은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고 암울하던 시기였다. 막연한 자기 계발서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 무렵, 이루지 못할 것만 같던 꿈이 이루어진다면 어떤 기분일까, 하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 이를테면 책이 출간된다거나, 영화배우가 된다거나, 보란 듯이 사업이 성장해서 이전에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결과물들을 얻게 되었을 때, 그때는 어떤 기분일까, 하고 상상해보는 것이었다. 현실은 시궁창과 같았지만, 미래에 대한 거대한 상상력과 강력한 목표까지 사라지지는 않았다. 그 때 <타이탄의 도구들>을 읽었다. 문득, 다시 힘을 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2017년 11월이었다. 훌륭한 책이었지만, 한 권의 자기계발서를 읽고 인생이 바뀐다는 식의 뻔한 스토리를 이야기하려는 건 아니다. ‘책을 읽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어서다. 미 해군 제독 윌리엄 맥레이븐은 2014년 5월 모교인 텍사스 대학교 졸업식에서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침대를 정리하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매일 아침 잠자리를 정돈하는 것만으로도 작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그 성취감은 곧 자존감으로 이어져서 다른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용기를 제공해준다'라고 덧붙였다. 작은 성취는 큰 성공을 위한 초석이 되는 것이며, 작은 성취가 무엇이든지 자존감의 형성을 위한 노력이었으므로 바른 마인드로 시작한 올바른 선택이자, 건강한 믿음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결과물인 셈이다. 나에게 작은 성공은 매일 아침 독서, 적절한 산책, 글쓰기였던 '것 같다'. 수년전만 해도 제대로 습관화되어있지 않았고, 그렇기에 일상적이지 않았다. 그런 습관이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지금은 독서, 적절한 산책, 글쓰기가 완전히 일상의 습관이자 패턴으로 자리 잡았다. 20대 시절부터 십수 년이 넘도록 꾸준히 새벽마다 성경을 읽는 습관이 있었기에 독서는 별로 어렵진 않았고, 혼자 사색하는 산책도 좋은 습관이 되었다. 책을 읽고 사색하는 시간을 통해 만들어진 생각의 결과물을 글로 쓰는 일을 반복하다 보니 적절한 결과물들도 탄생하게 된 셈이다. 그렇다 보니 기준점이 높아졌다. 사람을 대하는 기준, 행동의 기준, 책의 기준, 시간 활용의 기준, 모든 기준이 높아졌다. 기준 미달의 삶에 대해서는 흥미가 사라졌다. 성공한 사람들이 수준 높은 모임에 참석하며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것이 마냥 허튼소리만은 아닌 것이다. 기준점이 높아지고 만나는 사람들이 다소 달라진 지금,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런 마음이 든다. 어려운 시간들과 고통스러운 인생의 과정이 분명히 있었지만, 나에게 꼭 필요한 과정이었구나, 하고. 그 힘든 시기를 거치는 동안 책이 나왔고, 강의를 다녔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좋은 기회들이 만들어졌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이전에는 존경할 가치를 찾아볼 수 없는 타인의 밑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싫었다. 배울 것이 없는 사람의 지휘를 받으면서 일을 한다는 건 견딜 수 없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이 되자, 그런 경험들이 나에게 무척 훌륭한 교훈을 심어준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제는 내 삶에 찾아온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나의 내면을 성장시키고, 적절한 교훈을 만들어준다는 데 별다른 이의가 없다. 하나의 경험이자 좋은 기회들이 되어주는 것을 내 눈으로 분명히 목격했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이런 기회들이 결코 기화되어 사라지는 것이 아님을 스스로 깨닫게 되어서이기도 하다. 그렇다보니 나도 <타이탄의 도구들>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람들처럼 ‘타이탄’이 되어가는 것인가, 하고 기대하게 된다. 드러나지 않았을 뿐, 우리 주변에는 숨겨진 수많은 타이탄이 있을 줄 안다. 삶에 귀한 영감을 주고, 따뜻한 애정을 갖고 상대방을 대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런 타이탄들.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그런 타이탄들. 내가 그들을 존경하는 이유가 그들의 성공이 아닌 삶을 대하는 겸비함에서 비롯된 것임을 안다. 오늘도 그런 타이탄을 만나기 위한 여정을 해본다.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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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타이탄의 도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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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의 클래식 스토리] 모차르트의 음악처럼 간결하지만 충만한 삶
- [교육연합신문=전미경 칼럼] 한 8년 전쯤 즐겨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나왔던 말 중에 늘 잊히지 않고 생각나는 말이 있다. ‘따뜻해 보이는 사람은 많지만, 정말 따뜻한 사람은 별로 없다. 행복해 보이는 사람은 많지만, 정말 행복한 사람은 별로 없다. 성공한 사람도 많은 것 같지만 정말 성공한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서 실망하기보다 희망을 품어본다. 더 따뜻한 사람이 되기 위해, 더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 더 성공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지금도 저 말들은 거의 변하지 않고 맞는 말들인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더 춥고 더 행복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물가는 계속해서 치솟아 오르기만 하고 과학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 우리의 생활 속에서 변해가는 세상을 따라잡기는 너무나 힘들다. 얼핏 부동산이나 주식, 가상화폐 등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사람은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그들이 축적한 부의 양만큼 행복할지, 그들의 내적 삶 또한 충만할지는 선뜻 대답하기가 어렵다. 그래서일까?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명상이니 미니멀리즘이니 하는 조금 더 간결하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삶의 모습을 추구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시대사적인 의미로 생각해보면 원래 한 시대의 정치, 경제, 문화, 사상적 흐름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아는 여러 예술 사조가 생겨나게 되었다. 세상은 화려하고 복잡하지만 그 한가운데서 살아가면서 내면의 튼튼함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 한편으론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신고전주의를 추구했던 시대사적 모습과 비슷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신고전주의는 로코코와 후기 바로크에 반발하고 고전, 고대에 대한 새로운 관심으로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전역에 나타났던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초의 예술 양식이다. 그들은 프랑스 귀족들의 과한 장식적인 표현, 쾌락을 추구하는 가벼운 소재, 바로크 양식의 감각적이고 과도한 화려함을 거부하고 고대 그리스, 로마 예술의 고전적 아름다움을 찬양했다. 예술은 감성적, 감각적인 것이 아닌 지적이며 이성적인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어느 시대의 예술이나 독특한 특징들을 갖고 있고 나름의 예술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뭐가 좋다 나쁘다 평가할 순 없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싶고 더 자유로워지고 싶은 게 어찌 보면 예술이기 때문에 과거에도 계속해서 변화해 나갔고 지금도 또 앞으로도 변화하고 발전해 나갈 것이다. 다만 뭔가 복잡하고 화려하고 그런 겉모습이 극대화되다 보면 공허해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내면의 무언가를 채우기 위해 좀 더 고전적으로 변화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괴롭고 스트레스받는다고 술도 마시고, 쇼핑도 하고 진탕 놀아도 보지만 그런다고 마음에 평화가 오거나 기쁨의 충만함이 생기진 않는다는 걸 우리는 알지 않는가? 사실 클래식 음악에선 다른 분야의 예술과 달리 신고전주의 음악이라는 개념은 없다. 단지 고전주의 음악이 있을 뿐이다. 고전주의 음악은 모차르트, 하이든, 베토벤의 음악 시기를 말한다. 각각의 작곡가들이 갖고 있는 특징들이 다 다르기에 단순하게 정의 내리기엔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모차르트의 음악이 갖고 있는 특징들이 지금까지 써내려 온 여러 내용을 다 포함하고 있는 음악이 아닐까 싶다. 위대한 작곡가의 위대한 음악에 대해 내가 함부로 얘기 할 순 없지만, 모차르트의 음악은 겉으로 보기에 매우 간결하고 맑다. 그러나 그 간결함 속에 정말 많은 것들을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연주하기 쉽지 않다. 간결하지만 그 속에 있는 충만함을 표현해내는 연주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내면을, 우리의 삶을 충만하게 만들기 위해선 간결함으로 정리하는 기술이 필요할 듯싶다. 주변을 정돈하고 조용히 앉아서 명상을 하며 호흡을 가다듬는 일도, 집 안의 살림살이나 좁게는 내 방 안의 물건을 정리하여 미니멀리즘의 삶을 추구하는 것이나 다 겉으로 드러나는 형식보단 내면의 충만함을 채우기 위한 시도들이라고 생각한다. 모차르트의 음악처럼 간결하지만 많은 것을 내면에 차곡차곡 쌓아, 우리의 삶이 더욱더 충만해질 수 있도록 오늘도 기도한다. ▣ 첼리스트 전미경 ◇ 가천대 관현악과 졸업(첼로전공) ◇ 서울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수석 역임 ◇ 금천 교향악단 부수석 역임 ◇ 의왕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 강동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 ◇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첼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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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의 클래식 스토리] 모차르트의 음악처럼 간결하지만 충만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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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설득의 심리학
-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수년 전 학습지 기관에서 근무할 때 일이다.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이 친절하고 겸손하셨으나, 간혹 그렇지 않은 분들도 더러 계셨다. 그런 분들을 관리하는 건 확실히 쉬운 일이 아니었다. 교육에 대한 철학과 방향성을 이야기해도 듣지 않았다. 어떤 면에서 봤을 때 당연한 것이기도 했다. 젊은 남자 교사의 실력이 다른 교사들보다 월등히 뛰어날 리는 없고, 이렇다 할 스펙도 없었기에 무슨 이야기를 해도 학부모님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하기만 했다. 그러다 첫 책이 출간되자마자 내 말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는데, 항상 시큰둥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기만 하다가 책이 출간된 이후에 전적으로 자녀교육에 대한 권한을 나에게 맡기는 분도 계셨다. 그래서 명함을 만들거나 스티커를 제작할 때도 의도적으로 전문가의 분위기가 풍길 수 있도록 디자인했고,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이미지를 풍기기 위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시켰다. 우리는 다양한 심리학의 세계 속에 살고 있다. 마케팅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도 심리학에 기초를 둔 마케팅 요소가 상당히 크게 우리의 삶을 좌지우지한다. 선택의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선택하는 사람이 있다면, 설득하는 사람도 존재하는 법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조직과 같은 공동체도 마찬가지다. 협상과 설득은 비슷한 말이지만, 협상이 상호 간에 좀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대화 과정의 일부라고 한다면 설득은 세일즈나 판매처럼 갑을관계가 조금 더 명확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때 다양한 설득 심리학 과정을 통해 이전보다 훨씬 더 크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들을 구상해낼 수 있다. 일례로 행동심리학(behavioristic phychology)은 어떤 특정한 학설이나 논문을 바탕으로 한 심리학의 원리를 파헤친 것이라기보다는 특정 행동과 상황을 주체로 하여 심리의 이동방향을 관찰하는 학문의 일종인데, 가령 동네에 싸고 질 좋은 상품을 판매하는 대형마트가 오픈 기념으로 전 제품을 선착순으로 100명에게 5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공고가 붙으면 사람이 몰리는 것과 같은 상황을 의미한다. 가격 대비 훌륭한 상품을 싼 값에 구매하려는 심리에 선착순이라는 단어를 접목시킴으로써 빠른 선택을 부추기는 마케팅을 접목시키는 것이다. 다른 예로 똑같은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옷을 입고 어떤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는지에 따라 이성이 매기는 점수는 0점에서 100점까지 다르게 측정되기도 한다. 다양하게 존재하는 설득의 형태 속에서 긍정의 요소와 부정의 요소를 분별할 수 있는 것은 개인의 능력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으며, 이는 곧 생각의 점진적인 진행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제 아무리 명백한 잘잘못의 결과를 따질 수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모든 부정적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나의 몫이라는 말이다. 일례로 모든 10대 학생들은 탈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반면, 다양한 요소들(부모님의 간곡한 권유와 눈물, 선생님의 희생, 미래에 대한 기대, 이루고 싶은 꿈 등)로 인해 다소 힘들고 어렵더라도 정도定道를 걷기로 결심하는 학생이 있을 수 있다. 우리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온갖 부정적인 상황들에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은 자주,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 사람에게 주어지는 능력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혹자는 별로 훌륭하지 않은 선택, 이를테면 낙태, 마약, 이른 성관계 등을 두고 쾌락, 혹은 자유의 추구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올바른 생각의 습관화를 사랑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들의 선택을 두고 자유를 빙자한 정신적 타락에 가깝다고 이야기한다.) 상호 협력하는 과정 속에서 싹트는 사랑만큼 서로 간의 호감을 빠르게 높이는 과정은 없을 것이다. 우리와 유사한 성격 혹은 생각을 갖고 있는 존재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잘못된 가치관과 견해를 가진 지도자(심지어 그 조직 안에서의 권위가 그로 하여금 1.3cm 정도 키가 커 보이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의 지휘 아래 어긋난 선택을 습관화하는 집단에 오랫동안 속해 있으면 조작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값비싼 옷, 화려한 패션, 반면에 스스럼없는 욕설과 잘못된 길을 걸어가는 어른의 삶을 동경하는 친구가 있다면 잘못된 가치관과 견해를 가진 지도자일 가능성이 많다. 미래에 그릇된 삶을 살고 싶지 않다면, 그들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게 좋다. 심리학은 마술 같은 조종술과는 거리가 먼 일종의 학문이며 사고의 흐름을 전환시키는 기술에 불과하지만, 인류 역사상 적절한 심리학의 활용 없이 훌륭한 삶을 산 유례를 찾아보기란 어렵다. 이제부터라도 심리학에 관심을 갖고 내 마음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 혹시 아는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학생의 삶이 몰라보게 바뀌어서 훗날 미래를 이끌어가는 태양과 같이 빛날지.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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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설득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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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친해지는 미친 어휘력] 숙환(宿患)과 별세(別世)
- [교육연합신문=권승호 연재] 누군가의 죽음 소식을 들을 때마다 욕심이 사라지고 조금은 겸손해지곤 해. 죽음을 표현하는 말이 많은 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삶 못지않게 죽음도 제각각 다르다는 생각을 해보았어. ‘죽음 뒤에 영원한 삶이 있다고 믿어라. 그래야 참된 삶을 살 수 있다’라고 말한 어느 철학자의 말에 고개 끄덕인 적도 있었지. 별세(別世)는 ‘이별할 별(別)’ ‘세상 세(世)’로 세상과 이별하였다는 의미야. 숙환(宿患)은 ‘머무를 숙(宿)’ ‘병 환(患)’으로 오래 머물렀던 병이라는 의미지. 지병(持病) 역시 오랜 시간 앓아왔던 병인데 ‘가질 지(持)’로 오래 가지고 있던 병이라는 뜻이야. 영면(永眠)은 뭘까? ‘오래 영(永)’ ‘잠잘 면(眠)’이니까 오래오래 잠들게 되었다는 의미이겠지. 죽음을 뜻하는 또 다른 말에 타계, 서거, 작고, 운명 등이 있다는 것 알지? 타계(他界)는 ‘다를 타(他)’ ‘세계 계(界)’로 이 세상과 저 세상을 다르게 했다는 의미고, ‘떠날 서(逝)’ ‘갈 거(去)’의 서거(逝去)는 다른 세상으로 갔다는 의미야. 작고(作故)는 죽은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의미고, 운명(殞命)은 목숨이 떨어졌다는 의미지. ‘순국(殉國)’ ‘순교(殉敎)’ ‘순직(殉職)’의 공통점은 ‘순’이 들어있다는 점인데 ‘순’은 ‘목숨 바칠 순(殉)’이야. 그러니까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침은 순국이고, 종교를 위해 목숨 바침은 순교며, 직무를 수행하다 목숨을 잃으면 순직인 것이지. ‘산화(散花)’ ‘임종(臨終)’ ‘요절(夭折)’ ‘유명(幽明)을 달리했다’는 표현도 들어보았을 것 같은데 ‘흩뜨릴 산(散)’ ‘꽃 화(花)’의 산화는 꽃이 흩어졌다는 의미로 어떤 대상이나 목적을 위하여 목숨을 바쳤을 경우에 사용해. 임종(臨終)은 죽음에 임했다는 의미이고, 요절은 ‘어릴 요(夭)’ ‘꺾일 절(折)’로 어린 나이에 꺾였다(죽었다)는 의미야. ‘유명을 달리했다’는 유명(幽明)이 ‘어둠과 밝음’ ‘저승과 이승’을 가리키기 때문에 ‘저승과 이승을 다르게 했다’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라는 의미야. 개신교에서는 소천(召天)이라 하는데 ‘부를 소(召)’ ‘하늘 천(天)’으로 하늘의 부름을 받았다는 뜻이야. 불교에서는 입적이라 하는데 ‘들어갈 입(入)’ ‘평온할 적(寂)’ 평온한 곳으로 들어갔다는 의미지. 가톨릭에서는 선종(善終)이라 하는데 ‘선생복종(善生福終)’에서 나온 말이란다. 착하게 살다가 복되게 삶을 마쳤다는 의미지. ‘목숨이 끊어졌다’고 하는데 목숨은 ‘목으로 쉬는 숨’이라는 뜻이란다. ‘돌아가셨다’는 표현도 많이 쓰는데 하늘나라로 되돌아갔다, 본디 상태인 흙으로 되돌아갔다, 또는 원래 있었던 곳으로 되돌아갔다는 의미 아닐까? ▣ 지은이 권승호 ◇ 전주영생고등학교 국어교사 ◇ 저서 《삶의 무기가 되는 속담 사전》,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해주셨어야 했다》, 《공부의 기본기 한자 어휘력》, 《공부가 쉬워지는 한자 어휘 사전》,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 ◇ 펴낸곳 도서출판 동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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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친해지는 미친 어휘력] 숙환(宿患)과 별세(別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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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선택의 기준
-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꽤 오래전에 있었던 일이지만,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면접을 보러 다닌 적이 있었다. 우연히 어느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갔고, 평범한 면접 질문이 오갔다. 나는 하루라도 빨리 돈을 벌어야 했고, 그는 하루라도 빨리 사람을 구해야 했다. 그러나 그가 모르는 게 한 가지 있었다. 나는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왔기에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함을 굉장히 불쾌하게 생각하며, 평범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멀리 한다는 점이었다. 나는 비범한 사람들이 아니면 인간관계를 맺지 않는다. 오해는 하지 말자. 내가 생각하는 평범은 따뜻하고 화목한 가정, 무탈하게 자라는 아이들, 주 5일제 정규직 회사를 다니는 가장을 둔 가정이 아니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당시 나는 대표에게 몇 가지를 질문했는데, 두 가지가 기억난다. "최근에 읽은 책은 무엇입니까?" 머뭇거리긴 했지만, 그는 책을 읽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질문을 던졌다. "대표님에게 직원은 어떤 존재입니까?" "돈 벌어주는 사람들이지. 그 사람들 덕분에 내가 먹고살고."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시기이긴 했으나, "같이 일해봅시다."라는 그의 제안에 "아니요, 괜찮습니다."라고 말한 것을 한 번도 후회해본 적 없다. 성공과 실패는 결코 종이 한 장 차이가 아니다. 성공은 상당히 다양한 변수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 어떤 형태로서의 성공이든 마찬가지며, 실패도 그러하다. 성공한 사람들이 모두 뛰어난 재능, 기술, 능력, 탁월한 감각과 센스를 갖고 있으며 99도만큼만 끓는 물처럼 노력하다 실패한 사람들보다 오직 1도만큼의 노력을 더 기울였기 때문에 성공했을까? 실패한 사람들 모두가 1%의 노력이 부족했거나, 단순히 이른 포기, 인내력 부족으로 실패의 쓴맛을 봐야만 했던 것일까? 일반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훌륭한 부모, 건강한 가정, 좋은 친구들을 만나 성장하면 훌륭한 기업가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일반 지능을 가진 기업가가 설립한 기업이나 기관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일반 지능에 대한 인지만 가능하기 때문에 실용지능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을 볼 만한 눈이 없다는 점이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공무원이 된 젊은 사람들이 왜 그토록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6개월, 1년 만에 공무원직을 그만두는지 생각해보자. 인생에는 수많은 선택의 기회가 있다. 여기에서 기회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주목하자. 선택운 인생을 변화시키는 수많은 기회들 중 하나다. 어떤 선택을 내리느냐에 따라 부자로 살 수도 있고 빈자로 살 수도 있다. 어떤 선택을 내리느냐에 따라 행복하게 살 수도 있고 불행하게 살 수도 있다. 바로 선택이 옳은가 그른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선택의 폭은 좁아진다. 경제력, 가족, 주변환경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10대 시절에는 수많은 선택을 만난다. 앞으로 어떤 인생을 꾸려나갈지에 대해 다양한 선택권한이 있다. 정해진 운명에 위치한 어려움이라면 그 어려움을 감당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선택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올바른 선택을 하는 기회를 통해 삶이 다양한 형태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훌륭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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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선택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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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만화로 풀어보는 파죽지세[破竹之勢]
- [교육연합신문=글.그림 임오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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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만화로 풀어보는 파죽지세[破竹之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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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친해지는 미친 어휘력] 문해력(文解力)
- [교육연합신문=권승호 연재] 우리나라 문맹률(文盲率)은 아마 세계에서 가장 낮을 것이야. 대단한 교육열 때문이기도 하지만 쉽게 배울 수 있는 과학적 문자인 한글 때문이지. 하지만 독해력이나 문해력으로 들어가면 이야기는 달라져. 글은 소리 내어 유창하게 읽으면서도 그 내용은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다는 이야기야. 글자는 정확하게 읽지만 내용은 이해하지 못하고,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고력 추리상상력 논리력 창의력을 키워내지 못하는 우리 현실이 많이 안타까워. 문해력 이전에 독해력이 부족하고 독해력 이전에 어휘력이 부족하기 때문임을 알았으면 좋겠어. 한글이 과학적 글자이어서 읽기에 어려움이 없으니 거침없이 읽을 수는 있지만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니 지식이 쌓이지 않고 지식이 없으니 또 다른 지식을 쌓아갈 수가 없어서 더 큰 지식과 지혜의 축적이 일어나지 못하는 것이지. 문해력(文解力)은 글을 앍고 해석하는 능력이야. 글자를 읽을 수 있다 해서 문해력을 갖추었다고 할 수 없어. 글을 읽고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이해한 내용을 누군가에게 설명해줄 수 있어야 문해력을 갖추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지. 독해력(讀解力)이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인데 비해 문해력은 이러한 독해력에 표현하는 능력까지 더해진 능력이라고 이해하면 돼. 유네스코는 문해(文解)를 ‘다양한 내용에 대한 글과 출판물을 사용하여 이해, 해석, 창작, 의사소통, 계산 등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 정의한 바 있어.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독해력이라 했는데 이는 다시 사실적 이해 능력, 추론적 이해 능력, 비판적 이해 능력, 창의적 이해 능력으로 나눌 수 있어. 글을 읽고 이해하는 데서 머무르지 말고 글속에 숨어있는 내용을 추리해 볼 수 있어야 하고, 무조건 받아들이지 말고 평가하고 판단하면서 받아들여야 해. 나아가 새로운 방법까지 찾아낼 수 있으면 금상첨화(錦上添花)지. 문해력은 모든 학습의 기초이자 일상생활에서도 꼭 필요한 능력이니까 가능하면 빨리 길러놓는 것이 좋아. 문해력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야. 초등학생 때는 물론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독서를 열심히 하여 지식과 지혜를 쌓아가야 해.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기르는 일에 시간과 정성을 쏟을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지. 문해력은 모든 능력의 기초가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주면 좋겠어. 지능에는 이상이 없지만 읽는 능력에 장애가 있어 글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증세를 ‘어려울 난(難)’을 써서 난독증(難讀症)이라 하는데 읽고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증세라는 의미야. 글씨를 읽을 줄도 모르고 쓸 줄도 모르는 상태를 문맹(文盲)이라 하는데 ‘글 문(文)’ ‘눈 멀 맹(盲)’으로 글 앞에서 장님이 된다는 의미지. 글씨를 보아도 읽을 수 없다는 이야기인데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른다’ ‘가갸 뒷 자도 모른다’라는 속담과 어울린다고도 할 수 있지. 색깔 구별을 못하는 사람을 색맹(色盲)이라 하고, 밤에 앞을 못 보는 사람을 야맹(夜盲)이라 하며 맛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맛 미(味)’를 써서 미맹(味盲)이라 해.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을 컴맹이라 하고,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을 네트워크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넷맹이라고도 하더군. ▣ 지은이 권승호 ◇ 전주영생고등학교 국어교사 ◇ 저서 《삶의 무기가 되는 속담 사전》,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해주셨어야 했다》, 《공부의 기본기 한자 어휘력》, 《공부가 쉬워지는 한자 어휘 사전》,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 ◇ 펴낸곳 도서출판 동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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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친해지는 미친 어휘력] 문해력(文解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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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마음에 감사를 채우는 비결
-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몸이 아파서 꽤 오랫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지인이 있었다. 최근 몸이 좋아져서 퇴원했는데,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이 그렇게 행복하고 감사할 수 없다고 이야기를 했다. 20대 젊은 시절, 그는 촉망받는 젊은 청년이었다. 유년시절에는 방황하며 잠시 탈선의 길로 접어들기도 했지만, 아프리카에서 가난하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누군가를 도우면서 사는 삶의 의미와 가치를 마음 깊이 품고 난 뒤 삶에 작은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가난한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하여 삶의 평생을 바치겠노라 다짐하며 인생 2막의 방향성을 잡기 시작했다. 그렇게 인생의 방향이 소망대로만 흘러간다면 얼마나 좋을까만, 아쉽게도 그러지 못했다. 군대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를 만나 정신분열증을 얻었고, 의가사 제대 후 나날이 쇠약해져만 갔다. 크고 작은 사건을 거친 뒤 결국 병원신세를 지게 되었고, 무려 8년 6개월이라는 세월동안 가족을 떠나 있었다. 그에게나 가족에게나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다. 가족, 친구,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고통과 슬픔을 주는 시간이었다. 처음 3년 동안은 눈물로 세월을 보냈다고 이야기했다. 벛꽃이 피는 봄에도, 바닷가로 여행을 떠나는 여름에도, 아름다운 단풍이 지는 가을에도, 온 세상이 하얗게 물드는 겨울에도 그는 병원 안에서만 신세를 져야 했다. 세상 모든 사람이 그에게 등을 돌린 것처럼 느껴졌지 않았을까. 처음에는 원망, 두려움, 근심, 걱정으로 가득 차있던 그의 마음도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큰 변화가 찾아왔다. 작은 일에 감사하는 마음이 그것이었다. 그는 작은 일에도 감사해했고 무척이나 행복해했다. 어려움은 결코 어려움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감사를 채우는 시간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었던 셈이다. 그가 병원신세를 지는 8년 6개월이라는 세월 동안 나 역시 크고 작은 실패를 많이 만났다. 성공, 부귀영화는 바라지도 않았다. 밥만 굶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생각을 매일 해야 했을 정도로 힘들고 어려운 시간의 연속이었다. 그런 어려움의 시간이 지나고 난 뒤에 되돌아보니 실패는 결코 실패로 끝나는 것이 아님을 비로소 발견할 수 있었다. 작가가 되어 있었고, 1인기업가가 되어 있었으며, 사회적으로 상당히 큰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과 크고 작은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을 만큼 돈독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 실패라는 과정을 통해 나는 신뢰를 쌓는 방법과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 경청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는데, 그 모든 것들이 앞으로의 나를 조금 더 성장하게 만드는 데 귀중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는 사실에 추호의 의심도 없다. 이 모든 것을 깨달은 지금도 마흔이 되지 않았으니, 어쩌면 퍽 이른 나이에 경험한 실패가 결코 실패로 끝나는 게 아님을 발견하게 된 셈이기도 하다.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속담이 있다. 100% 옳다고 볼 수만은 없다. 젊어서 만나는 고생을 통해 180°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날 수 있다면 젊어서 고생은 옳다. 그러나 미적지근한 변화, 이렇다 할 결단의 순간이 찾아오지 않거나 기회를 볼 만한 눈이 없다면, 어려운 과정 속에 마음에 감사를 채울 수 있는 기회를 만날 수 없다면, 젊어서 고생은 그야말로 고생으로 끝날 확률이 높다. 젊어서 고생을 하는 것은 옳다. 그러나 고생을 통해 나의 부족함을 발견하고 감사로 마음을 가득 채울 수 있다면, 그 고생은 정말 값진 고생이 된다. 감사는 나의 부족함을 발견할 때 비로소 채워지는 법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고난을 위하여 태어났다는 말이 있다. 반드시 감당해야 할 고난이라면, 지금부터라도 감사를 발견하는 고난을 한번 만나보는 건 어떨까.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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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마음에 감사를 채우는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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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의 클래식 스토리] 걱정이 너무 많은 현대인
- [교육연합신문=전미경 칼럼] 우리는 너무 많은 걱정과 고민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가 하는 걱정의 96%는 일어나지도 않을 일이거나, 이미 지나간 일이거나, 사소한 일, 아니면 걱정한다고 해도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일들에 관한, 한마디로 쓸데없는 걱정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그 쓸데없는 걱정을 하느라 우리는 하루의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잠에서 깨면서부터 그런 쓸데없는 걱정은 시작된다. 샤워하면서도 그렇고 밥을 먹으면서도, TV를 보면서도 그렇다. 온전한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은 참 생각이 많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마찬가지다. 생각이 많다 보니 걱정도 많아진다. 나는 오늘을 살고 있는데 걱정과 생각은 이미 내일을 지나 먼 미래까지 달려가고 있다. 인간이란 존재는 늘 그래 왔는지 고대 로마 제국 사람들은 카르페 디엠 (Carpe diem)이란 단어를 알고 있었다. ‘오늘을 즐겨라’라는 뜻을 갖고 있는 이 단어는 현대 사회에서도 꼭 필요한 단어인 것 같다. 쓸데없는 걱정으로 지금 이 순간을 즐기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고 의미 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데일 카네기(Dale Carnegie)는 자기 계발이란 분야에서 최고의 컨설턴트로 유명한데 그의 책 ‘자기 관리론’에 보면 걱정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딱 세 가지 단계만 필요하다고 하고 실제로 그 자신도 그 세 단계를 이용해 쓸데없는 걱정으로부터 해방됐다고 한다. 첫 번째 단계는 두려움을 갖지 말고 현재 상황을 분석하여 다가올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 걱정하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이 가져올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최악의 상황을 받아들이기만 해도 일단 마음에 평화가 올 수도 있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받아들인 최악의 결과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는 것이다. 차분하게 분석하여 최악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 상황을 개선하기 위하여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최선을 다하는 것. 이렇게 단순한 세 단계를 이용하여 누구나 걱정만 하다 버려질 수도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찾아올 수 있다고 하니 걱정만 하고 앉아 있을게 아니라 시도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불필요한 걱정은 오늘의 시간에만 충실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건강도 안 좋게 만든다. 걱정이 늘어가면서 불안해지고 두려움이 커지며 두통, 공황 장애 등 각종 건강상의 문제를 야기시킨다. 정말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이다. 일어나지도 않을 걱정거리를 잔뜩 끌어안고 건강까지 안 좋아진다면 이것처럼 억울할 일이 또 있을까. 그러니 이제 좀 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 쓸데없는 걱정으로 소중한 순간순간을 버리기엔 우리의 인생이 너무 짧다. 오늘 이 순간에 더욱 집중하는 하루가 되도록 쓸데없는 걱정은 그만하도록 하자. ▣ 첼리스트 전미경 ◇ 가천대 관현악과 졸업(첼로전공) ◇ 서울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수석 역임 ◇ 금천 교향악단 부수석 역임 ◇ 의왕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 강동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 ◇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첼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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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의 클래식 스토리] 걱정이 너무 많은 현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