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기획·연재
Home >  기획·연재

실시간 기획·연재 기사

  • [육우균의 周易산책] 나아감은 모험의 시작이다(화지진)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대상전에 화지진괘를 보면 ‘태양이 처음 땅에서 솟아올라 점점 올라가면서 밝아지는 모습이다. 군자는 이를 본받아 스스로 자기에게 구유되어 있는 밝은 덕을 밝게 한다.’고 되어 있다. ‘화지진(火地晋)괘’의 ‘진(晋)’이란 ‘나아간다’는 의미다. 해가 떠오르니 만물이 해와 더불어 점점 성대해지는 것을 말한다. 아침 해가 떴으니 서서히 모험을 떠나라. 화지진괘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 최근에 나온 『슈퍼 토끼』(유설화 저, 책 읽는 곰, 2020)다. 다음은 유설화님이 쓴 『슈퍼 토끼』 와 『슈퍼 거북』의 두 작품을 필자가 재구성해 본 이야기다. 우리가 잘 아는 동화 「토끼와 거북」의 뒷이야기다. 경주에서 진 그 토끼는 어떻게 되었을까? 슈퍼 토끼가 들려주는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법! 거북이가 느리다고 얕잡아 보다가 경주에서 진 토끼는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다른 동물들에게 웃음거리가 되었다. 다시는 달리기를 안 한다고 결심한 토끼는 달리는 법을 잊어버릴 정도로 자기 몸을 망친다. 배불뚝이가 되어 한없이 자신감을 잃어버린 토끼는 땅만 보고 다닌다. 한편 경주에서 이긴 거북이는 행복했을까? 처음에는 어리벙벙했을 것이다. 그런데 역시 다른 동물들이 “그거 속임수로 이긴 것 아니야.”,“어떻게 거북이가 토끼를 이길 수 있니”하는 소리를 듣는다. 거북이는 몹시 자존심이 상했다. ‘그 경주는 아주 정당했고, 나는 성실히 경주에 임했어’라고 생각하며 고립감이 빠졌다. 토끼와 거북이 모두 그 경기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그래서 재경주를 하기로 했다. 결과는 물론 그동안 이를 간 토끼가 승리했다. 토끼는 기뻐했고, 거북이는 재경주에 지고 집으로 돌아와 마음 편히 잠을 잤다. 이 동화는 아동을 위한 동화지만 어른을 위한 동화라 해도 무방하다. 현대인은 외부의 평가에 민감하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기대를 생각하면 나로 살기보다는 그 시선에 맞춰서 살게 된다. 한없이 위축되고 실망하면서 자신의 진짜 모습을 숨기고 산다. 나답게, 내 모습 그대로 살기가 쉽지 않다. 진짜 자기 모습으로 살지 못할 때의 우울감과 고립감은 자신을 더욱 외딴 섬에 유배시킨다. 이렇게 해서 자기 자신을 잃게 된다. 자신을 위한 삶을 살지 못한다. 그래서 토끼와 거북이는 재경주에 합의한다. 물론 경주 자체가 토끼에게 유리하고 거북이에게 불리하다. 결국 유리한 토끼가 이기고, 불리한 거북이가 진다. 이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 당연한 결과가 남들의 입장이 아닌 자신들의 입장에서 치른 경주였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첫 경주에서는 토끼와 거북이 모두 자존심이 상했을 것이다. 토끼는 이길 수 있는 경주였는데, 자신의 자만심, 겸손의 부재 등을 책망했을 테고, 거북이는 이겼지만 자신의 성실함에 흠집이 잡혔다. 속임수를 썼을 것이라는 주위의 의심을 받는 존재라는 책망 속에 고립감을 느꼈을 것이다. 남의 존재를 너무 의식하는 삶을 살지 말자. 그보다는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자. 남을 위한 삶과 자신을 위한 삶 중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나에 대한 전문가는 나 자신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현재의 평가에만 휘둘리는 사람은 불행해진다. 여기 김현숙님의 「모과」라는 시가 있다. 짧으니 전문을 보자. 하느님이 물었지. 얼굴을 가질래? 향기를 가질래? 난 향기를 가지기로 했어. 자, 맡아 봐. 내 향기! 왜 우리가 남의 기대대로, 남의 말대로 살지 않고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 단적으로 말해주는 시라 생각한다. 틀에 박힌 ‘어떤 모습’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자유로움’으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 타인들의 시선과 틀에 얽매이지 않고 좀 더 자유롭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살아야 하지 않을까? 화지진괘는 태양의 밝음을 닮은 괘이다. 스스로 자기에게 구유(具有)되어 있는 밝은 덕을, 태양이 온 누리를 밝게 비추듯이, 아가페적으로 타자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태양과 달은 모두 밝다. 태양은 낮에, 달은 밤에 밝다. 그러나 둘의 차이도 있다. 태양의 밝음은 그 자체로 가지고 있는 밝음이고, 달은 타에 의지한 밝음이다. 인간의 덕성은 존재 그 자체의 고유한 덕성이다. 자신의 덕성이 뭔지도 모르고 모두 ‘얼굴’을 가지려고 할 때, 자신의 고유한 덕성이 무엇인지를 알고 향기를 가질거라는 ‘모과’의 선택은 자신의 소중한 가치를 실현한다. 그래서 세상에 밝은 향기를 가득 내뿜는다. 화지진괘는 스스로 빛을 밝히는 반딧불이처럼 내 안에서 내가 생산해낸 쾌락의 소중함을 깨닫고 타인들의 시선과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지혜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 기획·연재
    • 연재
    2023-09-04
  • [기관탐방] 부산예술대학교 배움이 Onda 평생교육원 개원
    [교육연합신문=이상헌 기자] 9월 1일 오후 부산시 남구 대연동에 있는 예술 교육 기관인 부산예술대학교(총장 안원철)가 배움이 Onda 평생교육원(원장 이덕희)을 그랜드 오픈하며 유구한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캠퍼스 도서관에서 열린 개원식에는 박재호, 박수영 지역 국회의원과 박미순 남구의회 의장을 비롯한 귀빈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번 행사는 부산예술대학교가 문화예술계의 리더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안원철 총장은 개회사를 통해 창의와 혁신, 예술적 표현의 허브로서의 기관의 비전을 밝혔다. 평생교육원 사명의 핵심은 다양한 관심사와 열망에 부응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이다. 커리큘럼은 문화 예술 과정, 자격증 과정, 생활 건강 과정의 세 가지 주요 영역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러한 다양성은 예술 교육은 사전 경험이나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대학의 신념을 반영했다. 문화 예술 과정은 예술에 관한 포괄적인 탐구를 제공한다. 회화부터 음악과 연극에 이르기까지 참가자들은 숙련된 강사의 지도로 자신이 선택한 매체를 탐구할 수 있다. 센터의 최첨단 시설은 창의력과 기술 개발을 촉진하도록 설계됐다. 자격증 과정은 인증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요즘, 이 센터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실무 능력을 갖출 수 있는 다양한 자격증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다양한 과정을 통해 흥미진진한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다. 생활 건강 과정은 전인적 웰빙의 중요성을 인식한 생활 건강 과정이다. 이 과정은 소도구 필라테스 과정을 통해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하는 신체 활동의 독특한 조합을 제공한다. 국경 없는 글로벌 경제와 첨단 기술 발전으로 정의되는 시대에 접어들면서 수준 높은 예술산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부산예술대학교는 배움이 Onda 평생교육원을 통해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킬 준비가 됐다. 모든 개인에게 잠재된 예술적 재능을 키워내는 창조적 에너지의 도가니 역할을 할 것이다. 창의성에 뿌리를 둔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커리큘럼을 통해 예술과 문화의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다. 배움이 Onda 평생교육원은 단순한 배움의 장소가 아니라 꿈을 일깨우고 키우는 곳이다. 예술적 네트워크가 정점에 도달한 부산예술대학교는 학생들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창의력을 키우며 예술의 힘으로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공간에서 내일의 꿈이 오늘 펼쳐지고 있으며, 예술의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접근성이 좋고 활기차게 펼쳐지고 있다.
    • 기획·연재
    • 기관탐방
    2023-09-02
  • [전재학의 교육칼럼] 시련과 역경의 ‘교사 상처의 시대’, 신뢰받는 교사가 되려면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성격이 좋은 사람은 신뢰할 수 있을까?’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은 신뢰할 수 있을까?’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은 신뢰할 수 있을까?’ …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신뢰의 조건에 관한 단적인 물음들이다. 평소 행동이나 생각을 들어보면 좋은 성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분명하지만 이상할 정도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반대로 따뜻함이나 배려 같은 단어와는 거리가 멀 정도로 매사 자기중심적으로 이기적인 사람이지만 한번 내뱉은 말은 어떻게든 지키며 출중한 능력을 소유한 사람이 있다. 이 가운데 누굴 더 신뢰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성격이 좋다는 것만으로, 역량이 뛰어난 것만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는 없다. 그런데 우리는 아주 쉽게 성품이 좋은 사람은 신뢰할 만하고 능력이 뛰어나 신뢰할 수 있다고 단정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아무리 성격이 좋은 가족이라도 면허증이 없다면 운전대를 맡길 수 있을까? 덧붙여 어떤 사람과 함께 하면 어떠한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그를 신뢰할 수 있을까? 대답은 둘 다 'No'다. 따라서 신뢰에는 몇 가지 조건이 함께 한다. 그것은 바로 성품과 역량, 그리고 결과다. 왜 이렇게 신뢰 조건을 따지는가. 일찍이 동양의 고전 『논어』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의 가르침을 후세에 전한다. 이는 신뢰가 없으면 설(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 말을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무수히 많이 들어왔다. 그 누구도 우리의 삶에 있어서 그리고 인간관계와 일에 있어서 신뢰의 중요성을 부정할 수 없다. 신뢰는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없어선 안 되는 것이다. 현대와 같은 신용 사회에서 신뢰는 성공의 분명한 척도다. 사람들로부터 얼마나 깊은 신뢰를 획득할 수 있느냐는 얼마나 더 가치 있는 것들을 성취할 수 있느냐와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맺고 있다. 현재 우리의 교육을 보자. 공교육은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단적인 예로 2022년 26조 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한 사교육 공화국이 바로 대한민국이다. 물론 자녀를 더 좋은 역량을 갖추게 할 목적으로 그리고 다양한 보충학습 또는 능력계발을 위해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학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는 있다. 문제는 대부분 상급학교 입시를 위해 그리고 내신 성적을 높이기 위해 사교육에 의존하는 현실 이면에는 학교 교육을 믿을 수 없다는 불신도 팽배해 있다. 여기에 더해 교사에 따라서는 수업의 진행을 학원에 다니는 학생을 기준으로 한다거나 진로⋅진학 상담에서 오히려 학원을 권장하는 교사가 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교사가 학생을 학원으로 내모는 교육에선 희망을 걸 수도 없고 그 교사를 신뢰할 수도 없다. 최근 3년여에 걸쳐 우리의 교육은 역사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을 겪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유치원, 초중등학교 나아가 대학교까지 대면(등교) 수업과 비대면(온라인) 수업의 병행이 그것이다. 미래에도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은 우리의 지구촌을 송두리째 뒤흔들며 더 큰 불확실성을 주도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며 생존하려면 미래 교육은 온라인 교육이 대세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최근 대한민국 교사는 온갖 시련과 역경을 감내하며 학교 교육에서 쌍방향 온라인 수업의 위상을 확립한 공적에도 불구하고 저평가 되고 오히려 교사의 모든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진실의 순간(the moment of truth)’을 겪었다. 학교에 따라서는 아이들에게 얼마만큼의 관심과 애정, 수업에의 열정과 실력, 그리고 진로⋅진학 상담자로서의 역량, 교육의 성과에 대한 믿음 등 교사를 향한 국민의 눈은 그 어느 때보다 집중되었다. 동시에 AI 교사와 인간 교사에 대한 비교와 평가도 자연스럽게 거론되었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를 내지 않음이 또한 군자가 아닌가!”라던 공자의 가르침처럼 이제 교사는 다시금 인간적 매력(성품)을 바탕으로 전문성(역량)에 대한 성장, 그리고 교육활동의 열정으로 인한 기대치(결과)를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이 오늘날 교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편견을 불식시킬 수 있는 신뢰의 조건이라 믿으며 묵묵히 작금의 ‘교사 상처의 시대’에 이 모든 것을 포용한 채 사도(師道)를 걷는 이 땅의 교사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이 글에 담아 전한다. ▣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 기획·연재
    • 연재
    2023-09-02
  • [10대인생학교 행복교육] 휴브리스, 어제까지의 영광
    [교육연합신문=전준우 칼럼] 20대 중반 무렵부터 알고 지낸 지인이 있다. 그는 일단 이야기를 시작하면 부정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마흔을 넘긴 지금도 마찬가지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싸우는 모습만 보면서 자랐다고 이야기하는 그는 파트타임 외에 이렇다 할 일자리도 제대로 구하지 못했다. 나는 스스로를 운명론자에 가깝다고 이야기하지만, 때로는 운명보다 걷잡을 수 없는 교만이 스스로의 길을 패망으로 인도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그의 눈동자와 말투에서 확인하곤 한다. 크세르크세스가 이끄는 페르시아군대와 스파르타의 300명 장군들의 전쟁, 거친 전투 끝에 스파르타의 전사들이 장렬하게 전사하는 영화 '300'은 너무나도 잘 만들어져서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다. 책과는 다르게 엄청난 분량의 픽션을 가미하긴 했으나, 미디어 분야에서 논-픽션보다는 픽션이 훨씬 재밌고 스릴이 넘치는 건 당연한 사실이다. 퀴로스, 캄뷔세스, 그리고 3대 샤한샤인 다레이오스로 왕위가 계승되면서 작은 속국에 불과했던 페르시아는 거대 제국으로 성장하였다. 그중에서도 페르시아의 3대 샤한샤였던 다레이오스는 왕으로 세움을 입기 전부터 왕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 인물이었다. 마고스(magus)의 반란을 저해한 7인의 인물들이 민중정치, 과두정치를 주장할 때 다레이오스는 군주정치를 주장하여 4인에게 찬성표를 얻었고, 페르시아의 왕이 되었다. 휘스타스페스의 아들 다레이오스는 그의 말의 탁월함과 그의 마부 오이바레스의 탁월함에 힘입어 페르시아의 왕위를 차지했노라. -헤로도토스 <히스토리즈 아포덱시스> 3권 88장 다레이오스가 366년간 페르시아를 다스리는 동안 페르시아는 크게 번성한 국가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다레이오스가 세상을 떠나면서 맏이였던 크세르크세스가 왕이 되어 페르시아를 다스리게 되었는데, 크세르크세스 왕이 재위하던 시기에 살라미스 해전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전투를 벌이게 된다. 세계 3대 해전 중 하나로 평가받는 살라미스 해전은 그리스 해군과 규모에서만 4배 이상 차이가 나는 페르시아 해군의 해상전투로, 그리스 군의 압도적인 승리를 일군 역사적인 해상전투다. 이 전투에서 페르시아는 그리스 연합군에 패하여 물러난 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데, 페르시아인들은 역사의 흐름 속으로 사라진 크세르크세스와 다레이오스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크세르크세스가 그리스와의 전쟁을 포기하려 할 때 그리스와의 전쟁을 부추기는 꿈을 꾸었다. 그런 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리스 원정을 포기했으나, 크세르크세스뿐만 아니라 크세르크세스의 옷을 입고 잠이 든 숙부 아르타바노스의 꿈에도 재차 등장하자 그리스 원정이 신의 선택이라는 믿음을 갖고 전투를 준비한다. 전쟁을 앞둔 시점에서 크세르크세스의 숙부인 아르타바노스는 가장 두려운 두 가지 적인 육지와 바다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폭풍우에서 안전할 수 있는 함대와 인간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며, 땅을 얻기 위해 노력할수록 기아에 시달릴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 아르타바노스의 주장이었다. 그런 아르타바노스를 향해 크세르크세스는 '이익은 매사에 숙고하는 자가 아닌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는 자에게 돌아간다'라고 이야기한 뒤 전투에 임한다. 페르시아인들에 등장하는 다레이오스의 혼령은 다르게 이야기한다. "이제야 내 모든 친구들을 위해 재앙의 원천을 발견한 것 같소. 그것은 내 아들이 영문도 모르고 젊은 혈기에서 저지른 짓이오. 그 애는 신성한 헬레스폰토스의 흐름을, 신에게 바쳐진 보스포로스의 흐름을 종인 양 사슬로 제어할 수 있기를 바랐소. 그 애는 해협의 물길을 억지로 바꾸고 망치로 두들긴 차꼬로 묶어 대군을 위해 대로를 닦았지요. 그 애는 인간인 주제에 어리석게도 모든 신들을, 심지어 포세이돈조차도 지배할 수 있으리라 믿었소. 내 아들이 정신이상이 아니고 무엇이겠소? 애써 모은 내 부가 아무나 먼저 잡는 사람의 먹이가 되지 않을까 두렵소." -<페르시아인들 743-752절> 아이스퀼로스 헤로도토스의 <히스토리아>에는 크세르크세스의 우유부단함과 어리석음에 대한 내용이 종종 발견된다. 일례로 페르시아의 여장군 아르테미시아의 '해전을 피하고 육로로 펠로폰네소스로 진격하는 것만으로도 왕의 뜻대로 될 것이다'는 조언을 달게 들으면서도 '그렇긴 하지만, 다수의 의견에 따르도록 하라'라고 지시함으로써 페르시아에 멸망을 안겨준 살라미스 해전의 결정적인 요인을 자처한다. 이후 아테네에서 퇴각하는 배 위에서 강풍이 불어 파도가 거세지자,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의 병사들에게 '내게 충성하는 자들은 내 목숨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버릴 줄 알아야 한다'라고 이야기함으로써 백성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게 하고,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키잡이의 목을 베게 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영화 <300>으로 유명해진 스파르테의 왕 레오디나스의 조카이자 영광스러운 승리자였던 파우사니아스는 페르시아를 점령한 이후 금과 은으로 만들어진 페르시아의 식기류와 식사를 맛본 뒤 "페르시아인들은 이렇게 호화로운 식사를 하면서도 우리의 빈약한 식사를 빼앗으러 왔구나."하고 이야기하였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발발하기 전, 아테나의 사절단은 전쟁을 두고 이렇게 이야기한다. "전쟁이 오래 지속되면 대개 우연의 지배를 받게 되어, 둘 중 어느 쪽도 사태를 제어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는 결과도 예측하지 못하면서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전쟁부터 시작하는 것은 일을 거꾸로 하는 것입니다. 행동이 앞서고, 피해를 보고 나서야 생각하기 시작하니 말입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1장 78-1, 아테네의 사절단> 전쟁을 막으려는 강대국 아테나이와 페리클레스의 연설과는 달리, 코린도스와 동맹국들은 전쟁을 통해 승리를 거머쥐고 아테나의 독주를 막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는 소국가들의 연합체를 만든다. 장장 27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끊이지 않는 전쟁은 훗날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지만, 투튀기데스의 말처럼 "일회성 읽을거리가 아닌 영구장서용으로 쓰여진 책"으로 쓰여졌고 아울러 고전으로 널리 읽히기에 망정이지, '전쟁사에 관련된 탁월한 서양고전'이라는 빛나는 이름 외에 어느 누구도 아름다운 결말을 맞이할 수 없는 비극적인 전쟁으로 남아 있다. 개인의 교만과 어리석음은 주변의 분위기를 흐리게 만들고 무리를 동조시킨다. 나비효과 butterfly effect처럼, 국가 간의 전쟁도 결국 어느 개인의 아집과 어리석음에서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죽고 죽이는 싸움, 누구 하나 승자가 될 수 없는 전쟁은 반기는 이 하나 없는 절망만을 남긴 채 사라져 버린다. 페르시아 왕의 마음속 깊은 곳에 가지고 있던 교만과 아집의 씨앗이, 세계적인 강대국이었던 페르시아를 지금의 작고 힘없는 국가로 만들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 전준우 ◇ 작가, 강연가, 책쓰기컨설턴트 ◇ 前국제대안고등학교 영어교사 ◇ [한국자살방지운동본부] ◇ [한국청소년심리상담센터] 채널운영자 ◇ [전준우책쓰기아카데미] 대표
    • 기획·연재
    • 연재
    2023-09-01
  • [다문화 특집] ① 버려진 한국 입양아들과 한국 다문화 사회
    [교육연합신문=유재관 기자] 몇 년 전 언론 보도자료에서 한국 입양아로 성공한 인물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한국 입양아 출신 34세 의사, 프랑스 정계에 화려한 데뷔”라는 큰 제목으로, 안경 속에 동양인 특유의 눈을 가진 젊은 남성의 사진이 크게 나와 있었다. 생후 3개월 만에 서울 어느 뒷골목에 버려져 파출소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 날 보육원으로 보내져 프랑스로 바로 입양되었다는 조아킴 손-포르제(한국명 손재덕)가 그 주인공이었다. 발견될 당시 입고 있던 옷에 4월 15일이라는 쪽지만 달랑 남겨져 있었던 생후 3개월 된 아기는, 34년 후 선진국 프랑스에서 자유와 평등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는 프랑스 최연소 대통령 마크롱과의 인연을 계기로 정계 진출까지 하게 되었다. 이보다 앞서, 프랑스에서는 2012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파격적으로 한국인 입양아 출신의 여성 디지털 경제부 장관을 임명하기도 했다. 프랑스어로 ‘꽃’이란 뜻의 이름을 가진 펠르랭 장관은, 한국인 부모가 양육을 포기하자 생후 6개월 만에 프랑스로 입양되었는데, 출생 후 처음으로 프랑스 장관이 되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언론 인터뷰에서,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입양되었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다. 양부모 밑에서 행복한 유년기를 보냈고, 프랑스어를 사용하며 프랑스인으로 살았다. 나의 이런 경험이 두 나라 관계 증진에 좋은 자산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위 두 사람처럼 성공한 한국 입양아뿐만 아니라 2017년 7월, 친부모를 찾고자 미국 시애틀에서 부산을 방문한 한국 입양아 애쉴리처럼, 오늘날 많은 한국 입양아가 세계 곳곳에서 각자 나름대로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그 해 7월, 평소 가깝게 지내는 지인으로부터 한국 입양아를 위한 부산 안내 가이드 역할을 요청받아, 미국에서 도착한 애쉴리와 꼬박 하루를 보내면서, 새삼 대한민국 역사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게 되었고, 평소 다문화와 깊은 인연을 맺어온 본인으로서는 과거 시대를 되돌아보며 미래 우리 사회를 그려보는 좋은 계기가 됐다. 생후 1주일만에 보육원을 통해 미국으로 입양된 애쉴리는, 입양된 자녀들로 구성된 화목한 가정에서 성장기를 보내고, 간호학을 공부하던 중 한국 친부모를 찾고자 노력 끝에 한국 단체로부터 친엄마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고, 드디어 2017년 7월 처음으로 태어난 나라, 대한민국 땅을 밟게 됐다. 그 당시 애쉴리는 미국 시애틀에서 간호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으로, 자신을 낳아 준 어머니가 있는 대한민국 방문을 위해 미국에서 틈틈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 역사에 관한 공부를 했다고 한다. 애쉴리와 함께 미국에서 한국으로 친부모를 만나고자 들어온 한국 입양아들은, 얼굴 생김새는 모두 한국인이지만, 언어와 옷차림 그리고 행동은 미국인 꼭 그대로였다. 프랑스 최초 한국 입양아 여성 장관인 펠르랭처럼, 애쉴리와 다른 한국 입양아들도 자신들에게는 한국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으며, 스스로가 한국인이 아닌, 미국인이라 여기며 살아 온 미국 국민이었다. 조아 킴 손-포르제, 펠르랭, 그리고 애쉴리 이들의 공통점은 한국 입양아들이다. 그리고 외면할 수 없는 가슴 아픈 사실은 대한민국으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이다. 버림받은 아이들이 꿋꿋하게 성장하여 성공이란 이름표를 달고 수십 년의 세월을 거쳐 자신들을 버린 땅을 밟게 되면, 우리는 그들을 자랑스럽다는 표현으로 치장하며 박수갈채를 보내곤 하지만, 과연 그들은 박수갈채를 받으며 조상이 같은 우리를 자랑스럽게 여길까? 지난 2008년, 29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은 한국계 미국인 혼혈아 미식축구 선수 하인스 워드 또한 대한민국이 버린 아이 중의 한 명인데, 어릴 때 외모의 차이로 인하여 엄청난 갈등과 정체성의 혼란을 겪은 하인스는 우리 사회의 왕따와 압박을 못 이겨 미국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결국 우리 사회가 외면한 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그 들 앞에 고개 숙이며 숙연해질 때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가난과 고난의 역경을 헤쳐 나와 산업 사회의 발달과 함께 아시아의 용으로 우뚝 발돋움한 대한민국이 그런 부끄러운 과거를 들추어내기에는 다소 불편함이 수반될 수도 있겠지만, 과거의 불편한 진실을 인식하며 지금 오늘날 우리 사회를 돌아보자. 글로벌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우리 옆으로 다가왔고, 지금은 외국인 거주 250만 명을 넘는 다문화 사회를 이루고 있으며,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접어들어 인공지능(AI)이 실생활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5천 년 역사로 단일 민족을 거론하던 지난 시대는 차라리 추억의 한 페이지로 넘길 수는 있지만, 세계가 한 지붕 아래 지구촌 가족으로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에는, 다양성을 수용하고 다 함께 공생하는 운명 공동체 의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부 기관이나 학교에서는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고 슬로건을 내걸고 있지만, 한국 땅에 있는 인재뿐만 아니라, 그 옛날 우리가 버린 아이들 가운데, 글로벌 인재를 발굴하여 대한민국의 인재로 양성한다면, 우리 사회가 외면했던 양심의 속죄도 더하여, 나아가 출생국과 성장국의 양대 국가를 위한 가교 역할을 함으로써 우리가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발돋움하기에도 든든한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부산 세계 EXPO 2030 유치를 기원하는 지금 우리는, 한국인과 외국인, 그리고 세계인에 대하여 좀 더 글로벌적인 안목으로 수용과 이해의 가치관을 정립해야 할 시점에 와 있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땅에서 혼혈아 스포츠 영웅 미국의 하인스 워드처럼 더 이상 외모와 언어의 다름으로 차별을 받는 일이 없도록, 그리고 제2의 미국 오바마 대통령 같은 다문화 지도자가 이 땅에서 배출될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가 함께 진정한 글로벌 마인드를 기본 의식으로 함양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 주위에는 대한민국 미래 사회의 주인공이 될 글로벌 인재 꿈나무들이 ‘다문화’란 이름으로 송골송골 이마에 땀을 흘리며 힘찬 뿌리를 내리고 있다. ▣ 이정애 ◇ 한국다문화공동체 대표 ◇ 前한국다문화국제학교 교장
    • 기획·연재
    • 기획
    2023-09-01
  • [김홍제의 목요칼럼] 불신 시대의 헛바퀴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정부가 오염수에 아무런 염려가 없다고 발표를 해도 대중들은 온전하게 믿지 않는 눈치다. 각종 사고에 대한 대처에서 정부는 신뢰를 얻지 못했다. 공적 체계가 국민에게 책임, 대책, 공정을 충분하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발표를 먼저 믿으라고 하지만 편안하기보다 불안하다. 학교에 악성민원 대책으로 민원전담팀을 만들고 법과 조례를 강화한다고 하지만 믿음이 가지 않는다. 서두름과 임시 조치 등의 단어가 연상된다. 차근차근 의견을 수렴하여 장기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신뢰를 얻어야 한다. 신뢰가 없으면 정책은 겉돌 수 있다. 신뢰가 없으면 의심은 증폭 되고 자율을 기반으로 한 적극성은 사라진다. 백성에게 신뢰를 얻는 정치는 ‘논어’에도 나온다. 자공이 묻는다. “선생님. 정치할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게 무엇인가요?” 공자가 대답한다. “경제를 살리고, 국방을 튼튼히 하고, 백성에게 신뢰를 얻는 게 정치의 요점이니라.” 자공이 다시 물었다. “부득이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위 세 가지 가운데 어느 하나를 희생해야 한다면 어느 걸 먼저 희생해야 합니까?” “국방이지.” “또 부득이하여 어쩔 수 없이 또 한 가지를 희생해야 한다면요?” “그럼 경제를 희생해야겠지. 내가 왜 이렇게 얘기하는 줄 아느냐? 사람은 한번 태어나면 죽는다. 국방력이고 경제고 서로 마음을 합쳐 죽기 살기로 하면 얼마든지 해결하지만, 백성이 정부를 믿지 않으면 되는 일이 없는 거야.” 춘추전국시대 법가 사상은 사람의 본성을 악하다고 생각하여 법률로 백성을 다스려야 한다는 사상이다. 한비자가 말하는 ‘법 앞에 평등’은 오늘날 법치주의 의미와는 다른 개념이다. 한비자의 법치주의는 군주를 위한 것이며, 법은 군주의 통치와 지배를 위한 강력한 수단이다. 군주는 법을 틀어쥐고 권세에 의지하여 백성을 통제한다. 그가 말하는 ‘법 앞에 평등’은 신분제의 범위 안에서 가능한 것이므로 결국 백성들은 법 앞에 불평등할 수밖에 없다. 법치주의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법이 공정하고 정의로워야 한다. 또한 법은 모든 국민에게 평등하게 적용해야 하고,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된다. 권력이 있는 자가 법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 행사한다면 법치주의가 아니라 법을 ‘활용’하는 것일 뿐이다. 노자의 말이다. “세상에 규제가 많을수록 백성은 더욱 가난해지고, 백성에게 날카로운 도구가 많을수록 나라는 더욱 혼란에 빠지며, 사람들이 기교를 부리면 부릴수록 사악한 일이 연속해 일어나고, 법령이 선포되면 될수록 도둑이 더욱 들끓는다.” 신뢰는 법이나 규제만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개인이나 국가나 신뢰를 얻으려면 약속한 것을 이행해야 한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거짓 모습을 꾸며대지 않고 진실성을 지켜나가야 한다. 상대의 말을 들어주어야 한다. 일관성, 솔직함, 투명함, 약속 이행, 의견 존중. 그런 모습을 보일 때 상대방에게 신뢰를 갖게 된다. 지금의 법은 누구의 편에 서 있는가.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법치주의인가. 신뢰를 얻지 못하면 허공에서 헛바퀴만 돌릴 수 있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 예술진흥부장
    • 기획·연재
    • 연재
    2023-08-31
  • [육우균의 周易산책] 턱은 존재의 근원이다(산뢰이)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대상전에 산뢰이괘를 보면 ‘산 아래 우레가 요동치며 만물을 이양하고 있는 모습이다. 군자는 이를 본받아 입에서 나가는 언어를 신중히 하여 턱을 기르고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을 절제하여 몸을 기른다.’고 되어 있다. ‘산뢰이괘’의 ‘이(頤)’는 ‘턱’이란 뜻이다. 턱의 할 일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음식을 씹는 행위다. 음식을 씹는 행위는 존재를 나타낸다. 즉 내 몸에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한 행위다. 음식을 통해서 영양분을 공급해야만 존재가 가능해진다. 간디가 말한 아힘사(비폭력)의 사상과도 연관이 있다. 다른 하나는 말하는 행위다. 상스런 말에서부터 도덕적・철학적 말까지. 음식은 우리의 몸을 기르지만, 말은 우리의 정신을 기른다. 말은 오해를 가져와 갈등을 낳는다. 언어의 한계가 분명하다.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고 강연을 할 때 연꽃을 들었다. 가섭 존자가 이를 보고 웃었다. 부처의 깨달음 모두를 가섭 존자에게 주었다. 이심전심, 불립문자 등은 언어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노출한다. 필자가 ‘★’으로 말했는데, 상대방이 ‘⎔’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했다고 한다면 오해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면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게 된다. ★과 ⎔은 분명히 다르다. 여기서 오해의 씨앗이 생기고 그 씨앗은 갈등으로 증폭된다. 유명한 선사들의 말을 모은 책인 『벽암록』에도 ‘깨달음이 무엇이냐’는 제자의 물음에 ‘앞마당의 잣나무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언뜻 보면 질문에 대한 엉뚱한 대답이다. 이것은 ‘깨달음이 도대체 뭐요’라는 질문에 ‘그것은 앞마당에 있는 저 잣나무와 같이 서로 아무 관계가 없다’는 답을 준 것이다. 왜? 언어의 한계를 먼저 깨달은 후에 다시 오라는 말일 것이다. 언어의 한계를 모르고서는 깨달음은 없다는 말이다. 언어는 깨달음에 도달하는 수단은 될 수 있어도 깨달음 자체는 아니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다. 손가락만 쳐다보면 영원히 달을 볼 수 없다. 언어 즉 도서관에 무수히 쌓여 있는 언어로 만든 책들 속에 파묻혀 진리를 탐구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 책 속에 진리가 있다고 말하지만, 언어의 한계 속에 빠지면 안 된다. 언어의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진리를 말하면 그것은 이미 진리가 아니다’고 성인들은 말했다. 이 말도 언어의 한계를 명확히 집어 준 말이다. 말은 우주 만물을 아주 작은 것으로 축소하는 능력이 있다. 우주가 얼마나 큰가. 우리의 상상력을 뛰어넘는다. 그런 우주를 ‘우주’라는 두 글자로 단정 짓는다. 여기서 엄청난 차이가 생긴다. 우주를 실제로 본 사람과 우주라는 단어만 본 사람과의 차이는 깨달음의 차이만큼이나 격차가 크다. 필자가 고등학생 시절 수학여행이라고 하여 동해안 바닷가를 간 적이 있다. 그때 난생 처음 ‘바다’를 보았다. 그동안 책으로만 본 바다, 그래서 상상하기만 했던 바다를 필자의 눈으로 직접 보았을 때의 차이는 상상과 현실의 차이가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그때 바다를 보면서 하염없이 흐르던 눈물. 경이로움의 눈물, 감동의 눈물이었다. 그래서 시인 정지용은 바다를 ‘푸른 도마뱀 떼’, ‘잠잘 줄 모르는 어머니’, ‘폈다 오무렸다 하는 연꽃’이라고 노래한 것이 아닌가 한다. 깨달음은 어디서 오는가. 적어도 책 속에서는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 한 개의 사과가 있다. 두 글자로 쓰인 ‘사과’라는 단어와 눈으로 직접 볼 수 있고, 만져볼 수 있고, 입으로 넣어 맛을 볼 수 있는 실제 사과와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차이가 존재한다. 세상을 바꾼 다섯 가지 사과가 있다. 우선 아담과 이브의 사과(기독교 윤리의 헤브라이즘 발생), 아프로디테에게 바친 파리스 왕자의 사과(심미적인 헬레니즘의 발생), 빌헬름 텔의 사과(민주주의 탄생), 뉴턴의 사과(과학시대의 탄생), 세잔의 사과(현대 미술의 탄생) 이다. 그런데 세상을 바꾼 다섯 가지의 사과는 모두 관념적인 죽은 사과다. 모두 내 몸 밖에서 존재하는 사과들이다. 타자로서의 사과다. 그러나 직접 어금니로 씹어먹는 미각으로서의 사과는 내 몸의 일부가 되어버린 살아있는 사과다. 나와 하나가 되어버린 사과다. 시각, 촉각, 청각, 후각, 미각 중 존재와 가장 가까운 감각은 미각이다. 왜냐. 미각은 씹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상을 파괴하지 않고서는 일체가 될 수 없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음식들은 모두 죽은 것들이다. 생물이 죽어야 타자의 음식이 될 수 있다. 사자도 사슴을 사냥해서 죽인 다음에 먹는다. 죽은 생물은 타자의 몸 일부가 된다. 죽은 것들을 우리가 먹고 우리가 죽으면 살아있는 다른 생물에게 먹히는 존재가 된다. 따라서 씹는 것은 씹히는 것을 전제로 한다. 먹는 것은 먹힘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존재는 시간이다. 시간이 지나면 모두 타자에게 먹히는 존재가 된다. 도올은 말한다. 존재의 삼위일체는 입(턱)과 언어와 음식이라고. 탁견이다. 올바르면 길하다. 어떻게 길러야 올바른 것인지를 잘 보며 스스로 적합한 음식물을 구해야 한다. 왜냐? ‘먹는다’는 일은 부정적으로 흐를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입을 병같이 지키라. 입은 곧 화를 부르는 문이라’하며 ‘병은 입으로부터 들어가고, 화는 입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언어와 음식을 경계하는 말이다. 입은 모든 복과 화의 출입문인 것이다. 욕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애칭욕이다. “아이구, 이 문둥아”(경상도), “이 잡것”(전라도), 이 새끼(서울) 주로 사투리로 사용된다. 욕이라도 봐 줄만 하다. 농욕이다. “똥물에 빨아서 오줌에 튀길 놈” 말하는 상황을 보아가며 해야 할 욕이다. 주로 민요, 탈춤, 판소리에 삽입되어 관객과 일체감을 이룬다. 다음은 아주 좋지 않은 욕으로 주로 정치인들이 쓴다. 흠집내기 욕이다. 바아냥거림, 놀려먹기, 업신여김, 인신공격, 저주 등이다. 악다구니 욕은 신분이나 나이가 처진 사람이 악을 쓰면서 대거리하는 욕이다. “제기랄”, “우라질”, “빌어먹을”, “젠장” 등이다. 그밖에도 성희롱에 해당하는 욕이 있다. 이 욕은 남녀 성기를 극단적으로 비하하면서 발화자의 리비도를 발산, 촉진시키는 욕이다. 이러한 욕은 정치인들의 영향력이 크다. 청소년들이 바로 따라 한다. 욕의 문제는 뇌 안에서 일어나는 프루닝(prunning) 작업에 있다. 프루닝은 가지치기처럼 많이 쓰는 것, 필요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 불필요한 것들을 뇌에서 없애버리는 작업이다. 욕을 많이 쓰면 쓸수록 대화에서 제외된 단어들이 이용되지 않아 점점 어휘력이 낮아지게 된다. 요즘 정치인들이 국민들 수준보다 한참 떨어지는 게 흠집내기 욕을 많이 하게 되어 그들의 뇌 속에 점점 어휘력이 낮아지게 된 것이 원인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우리의 뇌는 생명의 뇌, 감정의 뇌, 이성의 뇌로 크게 분류된다. 그중 감정의 뇌는 변연계에서 담당한다. 변연계는 기억과 감정의 호르몬을 관장한다. 욕을 하게 되면 우리의 뇌에 있는 변연계에 문제가 생겨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사라진다. 자신을 화나게 한 사람을 죽이기까지 한다. 따라서 변연계를 통제할 수 없으면 욕설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된다. 욕을 하게 되면 건강에 좋다는 설도 있다. 자기의 억눌린 감정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바람이 부는 대나무 숲에 가서 해라. 막욕, 쌍욕을 해도 된다. 다만 혼자 있을 때만 그렇게 해라. 사람들끼리 대화하는 자리에선 하지 마라. 언어는 인간만이 가진 능력이다. 그 능력을 잘 사용해야 한다. 쓰레기처럼 쓸 수는 없지 않은가. 언어의 정령성을 생각하자. 인간의 품격을 드높이는 언어를 사용하자. 특히 익명성이 요구되는 인터넷에서 언어의 품격을 높여 나가자. 결국 입(턱)에서 나가는 언어를 조심하여 덕을 기르고,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을 절제하여 몸을 기르면 아무 문제가 없이 삶을 살게 된다. 이는 턱을 통찰한 지혜다. 산뢰이괘는 존재의 근원에 대한 물음이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 기획·연재
    • 연재
    2023-08-28
  • [김홍제의 목요칼럼] 건망증과 교육적 양심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차를 어디다 두었는지 기억나지 않아서 후끈거리는 열기로 가득한 주차장을 밤새 헤매는 꿈을 가끔씩 꾼다. 꿈인 것이 다행스러웠다. 핸드폰을 식당에 두고 와서 허겁지겁 식당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우산은 방문한 곳을 나올 때 비가 오지 않으면 그냥 두고 나오기 일쑤다. 핸드폰 일정표 앱에 메모를 했는데도 지인의 아들 결혼식을 지나쳤다. 기차표까지 예매를 했던 일정이었다. 학생들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해 여러 번 번호대로 이름을 쓰며 외우기도 했지만 일 년만 지나도 얼굴은 기억하지만 이름은 계속 헷갈렸다. 한동안 A4용지를 두 번 접어 메모지로 만들어 주머니에 항상 넣고 다니며 잊지 말아야 할 내용을 썼다. 빨랫감 주머니에서 휴지를 꺼내지 않았다고 아내에게 지청구를 듣기도 했다. 지금은 종이보다 핸드폰 일정관리 앱을 활용한다. 좋은 세상이다. 기억은 관심의 척도다. 중요한 것은 잊지 않으려 하고 내용을 반복한다. 친구, 형제, 부모, 연인의 기념일을 기억하는 것은 관심의 표현이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기억하는 것을 떠올려보라. 핸드폰에 많은 사람들 전화번호가 저장되어 있지만 기억에서 멀어지는 사람들 숫자는 점점 많아진다. 메모에는 행사도 있지만 잊지 않아야 할 작은 행복들을 기록해야 한다. 햇살이 무지개를 만드는 아침이슬처럼 작고도 아름다운 순간들 말이다. 인간은 관계에서 행복을 느낀다. 혼자서 비싼 스테이크를 먹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갈비탕을 사주면서 같이 먹으면 더 행복하다. 나는 네가 있음으로 해서 더 뚜렷하게 존재감을 느낀다. 존중하는 관계와 인정받는 관계가 기억의 그물망에서 형성된다. 서로는 사회적 존재로 더욱 빛난다. 회식을 하고 나서 핸드폰을 잊어버린 적이 있다. 늦은 밤이었지만 길을 되짚어 찾아갔다. 택시에서 내린 아스팔트 바닥 자리에 핸드폰이 다소곳하게 가만히 앉아있었다. 환호성을 지를 뻔했다. 잃어버린 줄 알았던 핸드폰과 다시 만난 순간은 친한 지인을 만난 것보다 더 기뻤다. 찾기는 했지만 핸드폰을 잃어버렸을 때 그 황망함은 오래 기억에 남았다. 핸드폰은 대리점에서 다시 살 수 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교육적 가치는 무엇인가. 수염을 깎듯이 매일 잊지 말아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부끄러움과 양심을 잊는 것은 인간다움을 잊는 것이다. 교육자와 정치가는 과연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망각하는가. 망각은 정상적인 생활을 위해 필요한 기능이다. 문제는 잊어야 할 것은 잊지 않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는다는 것이다. 수십 년 전에도 교권 침해, 학교 붕괴, 악성 민원 개선과 입법요구가 있었다. 복마전처럼 얽혀진 교육 문제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많은 교육 법안들이 아직도 처리되지 않고 있다. 정치인들은 불리한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다. 뉴스를 보거나 거리에 있는 정치적인 현수막을 보면 당사자가 아닌데 내가 부끄럽다. 개인의 핸드폰보다 더 중요한 양심과 사명감을 망각한 것은 아닌지 우리도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 예술진흥부장
    • 기획·연재
    • 연재
    2023-08-24
  • [학교탐방] 국립전통예술중학교, "민족문화의 창달"…왕기철 교장의 전통예술 교육 성과와 약속
    [교육연합신문=유기성 기자] 국립전통예술중학교(교장 왕기철)는 우리 민족의 전통예술을 계승하고자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소통과 협력으로 행복한 학교를 만들었다. 국립전통예술중 왕기철 교장은 누구보다 학교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교장 임기 내에 이루고자 하는 중요한 4가지 과제에 대해 언급했다. 첫 번째로는 전문 공연장 구축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 설계 및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해 학생들의 예술적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두 번째로는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을 위한 45인승 학교 버스 2대를 운행할 운전공무직 인력을 확보해 안전한 운행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세 번째로는 전통예술 분야 최고의 선생님들을 모시고 심화학습을 통해 학생들의 예술 실력을 향상시키고 사교육비를 절감해 학부모의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네 번째로는 미국, 캐나다, 유럽 등 해외 각국에 중고등학교 아리랑예술단 학생들과 해외 문화체험과 공연 활동을 통해 세계 한류화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한 해외 예술교육을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왕 교장은 "소리를 엮어가듯 사람들의 이야기를 학교에 담아 다시 한번, 더욱 행복한 학교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 교사, 교직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애정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근무환경을 조성하며 민주적 의사결정과 공공성을 지향하는 자치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 전문 공연장 및 안전한 교육 시설 구축 안전한 학교 환경 구축을 위한 예산 증액과 시설 개선을 위해 2019년 대비 2020년에는 일반회계 시설비 예산을 3억 원 이상 증액해 안전한 학교 환경 조성에 주력했다. 특히 올해에는 개인적 역량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향사아트홀(현 향사기념관) 리모델링을 위해 53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으며 향후 노후된 기숙사와 향사아트홀의 공연 시스템 관련 예산 확보에도 노력했다. 또한, 중학교 건물의 소방 및 안전 공사도 진행 중이며 교내 공기질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130여 대의 공기청정기를 설치해 건강한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냉난방기 교체를 통해 전력소비 효율을 향상시키는 등 공간의 활용도와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데 노력했다. ■ 학생 통학 버스 운행 학교버스 순환 운행을 위해 45인승 버스 2대를 구입해 학생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학교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했다. 5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으며, 2021년에는 45인승 버스 2대를 도입해 학생들의 이동 수단을 개선했다. ■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심화학습 전공 실력 향상을 위한 심화학습 예산 증액을 이뤘다. 전통예술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기 위해 최고의 명인들을 초청해 특강 및 심화학습을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의 실력을 높였다. 이로써 대학 진학률이 상승하고 국내 전통예술 경연대회에서도 입상을 자랑하며 성과를 거뒀다. ■ 국제교류를 통한 글로벌 인재 양성 왕기철 교장은 국외여비 증액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2018년부터 본교 학생들에게 글로벌 예술 영재 교육의 일환으로 해외 테마형 교육여행 및 아리랑예술단 공연 등을 지원했다. 현재 국외여비는 2억 6천만 원으로 미국 워싱턴 DC의 케네디 센터 공연부터 캐나다, 러시아, 일본 등 다양한 국제 문화 교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며, 이에 대한 표창을 수상했다. 한국음악협회와 한국국악협회로부터도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 밖에도 왕기철 교장은 "'국악교육연구센터'를 새롭게 구성해 학교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학교의 60년사를 발간하며 전통예술 분야의 근현대사를 조망하는 연구성과를 남겼다. 노후된 학교 시설의 재정비와 공연장 예산을 확보해 학생들의 예술 교육을 위한 환경을 개선했다. 또한 예술 전공 교사 및 공무직 충원을 위해 지대한 공헌을 하였으며 이로써 정규 교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학생들의 안전과 교육의 질을 보장했다. 기간제 교사 예산을 확보해 전통예술 분야의 취약한 취업률을 높이고 학생들에게 질적으로 향상된 교육을 제공해 전공 및 전문교과 강사료 인상을 통해 전문예술교육을 더욱 강화했다. 국립전통예술중학교는 앞으로도 많은 이들의 지속적인 노력과 협력을 통해 전통예술 교육을 실현하고자 학생들의 예술적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위해 굳건히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 기획·연재
    • 기관탐방
    2023-08-24
  • [육우균의 周易산책] 흔들림은 새로움의 시작이다(중뢰진)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대상전에 중뢰진괘를 보면 ‘우레가 거듭되는 모습이다. 군자는 이를 본받아 내 몸에 잘못이 없는가 공구하며, 자기 자신을 닦고 성찰한다.’고 되어 있다. ‘중뢰진(重雷震)’의 ‘진(震)’은 ‘우레’라는 뜻이다. 이는 ‘흔들림’, ‘사물을 흔드는 것’이라는 의미로 확대된다. 건(☰)과 곤(☷)이 만나 낳은 첫 아이가 진(☳)이다. 그래서 진(震)은 창조다. ‘흔들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를 지니게 된다. 무엇인가 창조하려면 우리의 뇌를 흔들어야 한다. 우리의 뇌를 흔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질문’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질문의 힘’이다. 기존의 답에 새로운 것은 없다. 오직 질문 속에 새로운 것이 존재한다. 이 세상을 변하게 하는 힘은 모두 질문의 결과로 나왔다. 창의적인 것, 이 세상에 없는 것들을 찾으려면 질문해야 한다. 한 해에 특종을 6개나 찾아낸 신문기자를 만난 적이 있다. 비결을 물었다. 자기는 항상 ‘왜’라는 질문을 가지고 기사를 찾아 쓴다는 답변이었다. 그 후로 삼성의 이건희 회장도 매일 여섯 번씩 ‘왜’라고 중얼거린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세상을 바꾸는 것들은 모두 ‘왜’라는 질문의 결과였다. 질문이란 내 안에 있는 궁금증과 호기심이 더 이상 머물지 못하고 터져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열매도 터져야 그 속에서 씨앗이 밖으로 나와 커다란 나무가 되는 것처럼, 질문은 이 세계 누구와도 공유되지 않는 자기한테만 있는 것, 어떤 이상한 것, 비밀스런 활동이다. 그것이 질문이고, 이 질문의 모든 위대함이 태어나는 곳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박말례 할머니의 말 “니 춤춰라”다. 그러면 다른 사람이 와서 같이 춤을 춰주는 거다. “좋은 춤을 배우려 하지 말고, 네가 좋아하는 춤을 춰라” 이것이 『장자』에서 말한 ‘자쾌(自快)’다. 네 춤을 춰라. 그러면 위대해질 것이다. 다른 사람의 춤을 따라 추면 스텝이 꼬일 것이다. 내 안에서 내가 생산해 낸 쾌락, 나 자신만의 즐거움을 만끽하라는 말이다. 질문에 대해 이야기를 조금 더 확대해 보자. 요즘 Chat GPT가 유행처럼 번져 있다. Chat GPT를 잘 다루려면 질문을 잘해야 한다. 구조화된 질문이다. 질문을 바꾸면 다른 답을 알려준다. 어떻게 질문을 바꿀까. 전제를 바꾸면 된다. 평범한 생각에서 벗어나는 비결은 전제를 바꾸는 것이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에서 유지태가 “틀린 질문을 하니까, 맞는 대답이 나올 리 없잖아”라고 말하는 장면을 연상해 보라. 최민식은 “왜 15년 동안 가두었을까?”하고 생각하며 유지태에게 질문을 한 것이다. 전제를 바꾸면 “왜 15년 만에 풀어 주었을까?”가 된다. 이후 영화의 줄거리는 충격과 반전의 연속이다. 결국 최민식이 고등학교 시절에 한 말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을 알고 자기 혀를 가위로 자른다. 유지태는 고등학생 때의 충격으로 자살을 한다. ‘올드보이’란 말은 고등학교 동창회 모임의 사이트명이다. 아직 이 영화를 안 본 독자들은 도대체 고등학교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 할 것이다. 궁금하면 영화를 보시라. 새로운 창의적인 어떤 것을 만들려면 열린 질문을 해야 한다. 열린 질문은 무엇일까. 올바른 질문이다. 본질적 요소에 의문을 품는 질문은 관점의 전환을 가져온다. 지동설은 천동설의 관점에 의문을 품었기 때문에 얻은 결과였다. 즉 본질에 의문을 가졌기 때문이다. 천동설은 ‘지구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대전제로부터 출발한다. 그 대전제를 바꾸면 ‘지구도 태양이나 달처럼 움직이지 않을까?’라는 의심에서부터 관점의 전환이 시작된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공부란 몰랐던 것을 새롭게 알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자신의 고정관념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 공부를 많이 한 지식인은 자기 그물에 갇혀 단단한 고정관념을 갖게 된다. 그래서 어느 정도 독서를 한 사람은 이제 그만 책을 손에서 놓아야 한다. 그래야 유연한 사고의 힘을 얻게 된다. 톨스토이가 쓴 『부활』이란 작품에서 주인공 네흘류도프 공작은 젊은 시절 고모네 집에 머물렀던 적이 있었는데, 하녀 노릇을 하고 있던 카추샤를 겁탈한 일이 있었다. 카추샤는 이후 매춘부로 살아가다 끝내 범죄자가 되어 재판을 받게 된다. 네흘류도프는 카추샤의 타락이 자신의 비열한 행동 때문이었음을 깨닫고, 양심의 가책 속에서 자신의 방탕하고 비도덕적인 삶을 반성한다. 또한 땀 흘리는 농민은 가난하게 살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지주와 귀족은 농민을 착취하여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는 현실의 부당함을 깨닫는다. 카추샤의 석방을 탄원하면서 감옥을 드나드는 동안, 네흘류도프는 무고한 사람들이 법률적인 도움을 받지 못해 죄인으로 갇혀있는 현실을 발견한다. 결국 네흘류도프는 시베리아로 유형을 가는 카추샤를 따라 떠난다. 춥고 황량한 시베리아 벽지의 어느 여관방에서 그는 「신약성서」의 복음서를 읽다가 자신의 영혼을 부활시킬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 네흘류도프는 공작 집안이다. 책을 읽고 현실을 망각한 삶을 살아간다. 네흘류도프의 인생에 반전이 찾아온다. 카추샤였다. 젊은 시절 자신의 욕정을 참지 못해 충동적으로 저지른 행동 때문에 카추샤의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졌다는 부당함과 좌절감을 깨닫게 되면서 그동안 자신이 철저히 고수했던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고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게 된다. 닫힌 이념을 열린 이념으로 치환하는 인생 역전이라 할 수 있다. 중뢰진괘는 우레가 두 번이나 중첩되어 있다. 우레는 하느님의 분노다. 분노의 지수가 크다는 말이다. 이런 하느님의 진노는 백리 사방을 놀라게 한다. 효사(초9)에도 ‘하느님의 진노의 울림이 오면 혁혁하게 공구하고, 그 후에 웃으며 담소하고 화락한 삶을 즐긴다’고 되어 있다. 네흘류도프도 하느님의 분노를 알아차리고 카추샤의 석방을 탄원하게 된다. 그러고 나서 세상을 달리 보게 된다. 이전의 공작으로서가 아닌 일반인의 관점으로. 대상전에서도 중뢰진괘를 ‘공구수성(恐懼脩省)’이라 하였다. 즉 우레가 치면 내 몸에 잘못이 없는가 공구하며, 자기 자신을 닦고 성찰한다‘는 것이다. 네흘류도프도 자기 자신을 성찰하여 젊은 날 저지른 자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되돌려 놓으려고 노력한다. 우레는 변화의 상징이다. 나태한 사람을 부지런하게 만들고, 해만한 자를 장경하게 만든다. 자기 스스로 닦고 성찰하는 사람들에게 복이 찾아온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 기획·연재
    • 연재
    2023-08-21
  • [전재학의 교육칼럼] 교육의 소명은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이다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어느 초등학교 3학년생의 절절한 사연을 들어보자. 그는 친구들과 함께 부모들이 이끄는 학교 탐방에 얼떨결에 참여했다. 그런데 드넓은 어느 대학교의 육중한 교문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는데 이를 담임교사에게 보내어 여기가 어디인지를 물었다. 그리고 부모님들은 나중에 여기 오려면 미리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친구들을 학원에 보내 선행학습으로 수능 과목들, 특히 고급 수학을 배운다는 사실도 말했다. 그런데 친구들이 이해하기 힘들어 머리 아파하는 것을 보고 불쌍하다고 말했다. 자, 이것이 더하거나 뺄 것이 없는 우리 아이들의 현실이다. 이런 과정을 위해 아이들을 1년이라도 먼저 학교에 보내고자 하는 학부모는 과연 진정한 부모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작년에 우리는 악몽을 꾼 것 같다. 이상(理想)적인 교육을 말하나 현실은 결코 이중적인 태도에 박수칠 수 없다. 아직 대소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는 만 5세의 아이들을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려는 것은 그 후유증이 불을 보듯이 명확하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이렇게 잔인한 것인가. 그들이 자유롭게 놀며 행복할 권리를 아무렇지 않게 박탈하려는 중대한 범죄를 모의하는 것과 같다. 아동학대치고 이런 잔인함이 세계 어느 나라에 존재한다는 말인가. 한국은 결코 행복한 선진국, 정상적인 교육 국가가 아니다. 현대 독일 교육의 아버지라 불리는 테오도어 아도르노는 68혁명을 치르며 ‘경쟁은 야만’임을 강조했고 성적으로 한 줄 세우기 없는 학교와 꿈과 끼를 키우며 아동이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는 학교 만드는 데 교육의 역할이 중요함을 역설했다. 그런 환경이 형성된 독일에서 자란 어느 재한 독일인 방송인은 “고등학교 시절이 매일매일 축제의 분위기였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는 “고등학교 시절이 마치 전쟁터와도 같았다”는 우리나라 젊은이들과는 완전 차원이 다르다. 그러니 ‘헬조선’과 ‘이생망’은 당연하지 않은가. 세계 최상위권의 청소년 자살률을 보라.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고 해도 과연 이게 행복한 나라, 선진국의 모습인가. 이런 전반적인 냉엄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일부만의 사실이라고 우길 것인가? 불행 중 다행히도 우리의 유, 초등교육은 세계적인 수준에서 볼 때 우수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엔 우수한 교사들이 교육을 담당하고 교육복지가 어느 정도 실현되기 때문이다. 또한 미래 첨단 교육시설과 에듀테크를 활용한 학교 교육의 혁신도 일정한 공헌을 한다. 문제는 이제는 드러내놓고 ‘초등학교 의대반’ 처럼 입시에 몰입하는 초등학교를 실현하려는 것이다. 영재고, 과학고, 자사고, 외고 등 특목고에 진학하려는 중학생들은 갈수록 늘어가고, 대학입시에 매몰된 우리의 고교 교육은 거의 졸도 상태이며 대학 교육은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한참 뒤처져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최우선의 교육 정책은 무엇인가? 그들이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북유럽처럼 ‘행복’ 교과의 운영을 제도화해서라도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한마디로 경쟁이 아닌 협력과 연대를 통해 집단지성을 배우고 미래에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 행복한 민주시민이 되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초중등 학교에 교부되는 교육재정은 본래 교육의 목적을 위해서 충실하게 사용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초중등 교부금을 돌려 대학 교육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학 교육에의 거시적인 국가의 안목과 투자는 이것저것 재느라 엄두도 못 내면서 말이다. 이제는 교육 관료를 포함한 기성세대의 의식혁명, 교육 가치의 절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어려서부터 학벌 사회의 노예로 고통스럽게 살기보다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야 어른들도 행복하다. 어려서부터 행복을 경험해야 성인이 되어서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통해 자유로운 민주국가를 지향할 수 있다. 이제 우리의 교육 정책은 케케묵은 입시 위주, 학벌을 쌓기 위한 교육을 폐기하고 디지털 대문명의 변화에 따른 상상력과 창의력을 갖춘 행복한 세대로 키우는 것이 이 시대 우리 모두의 책임이자 의무임을 잊지 말자. ▣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現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
    • 기획·연재
    • 연재
    2023-08-19
  • [김홍제의 목요칼럼] 성장을 보는 기쁨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충청지역을 연고로 하는 한화야구단을 응원하는 응원단은 ‘보살’이라고들 한다. 역전패를 자주하는 팀. 연패를 거듭해서 속이 뒤집어지는 팀. 최약체 꼴찌의 상징. 그런 야구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그래도 그들은 한화가 언젠가는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응원한다. 그런 한화가 언젠가 18년 만에 8연승을 하자 한화팬들은 격한 감동을 했다. 충청남도학생교육문화원에서 여름방학 기간에 교사들이 모여서 음악, 미술, 무용, 연극 분야에서 5일 동안 연수를 했다. 연극팀에서 뮤지컬 노래 발표날에 환갑이 넘은 교사가 전날 아픈 몸을 이끌고 켓츠(Cats)에 나오는 ‘Memory’를 노래했다. 가끔 음이 끊기고 힘겨워했다. 암 투병을 이기고 아픈 몸으로 환갑이 넘은 나이에 연수에 나와서 노래를 하는 모습이 감동이었다. 100미터를 10초 안에 뛰는 선수도 감동이지만 첫발을 딛고 뒤뚱거리며 걷는 아기도 감동이다. 장애를 갖고 태어나 힘겹지만 일반 학생들과 어울려 학습 프로그램을 함께 수행하는 모습도 감동이다. 유치원에서 자기 자식이 귀엽게 몸을 흔드는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이다. 힘겹고 약한 상태에서 비틀거리면서도 작은 성취를 이루는 모습은 항상 감동을 준다. 동물 새끼들은 모두 귀엽다. 그들은 항상 호기심이 가득하고 몸짓 하나하나가 배움의 연속이다. 학생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학교라는 둥지에서 조금씩 성장을 해 나간다. 병아리처럼 약한 몸을 가진 학생이 최선을 다해 노력하여 조금씩 성장을 해 나간다. 천방지축으로 좌충우돌하던 아이가 의젓해진다. 학생 성장에 자신이 도움을 주었다는 것을 느낄 때 교사도 부모처럼 키우는 보람과 성취감을 느낀다. 생명체는 약한 존재로 태어나서 끊임없이 자신을 성장시켜 나가고 이에 성취감과 기쁨을 느낀다. 그 과정에서 칭찬을 해주면 더욱 좋아한다. 교사 자신도 연수나 독서를 통하여 성취감을 느끼는 기회가 많았으면 한다. 모르던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쌓고 더듬거리며 피아노를 치거나 뮤지컬 노래를 배우거나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기쁨을 준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는 말이 있다. 서로가 성장하는 삶이 얼마나 환상적인가. 교사도 성장하고 학생도 성장하는 학교는 아름다운 감동의 꽃밭이다. 장영희 교수가 생전에 좋아했다는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옮겨 본다. 만약 내가 아픈 마음 하나 달랠 수 있다면나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한 생명의 아픔 덜어 줄 수 있거나괴로움 하나 달래 줄 수 있다면기진맥진 지친 울새 한 마리둥지에 다시 넣어 줄 수 있다면나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 김홍제◇ 충청남도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 예술진흥부장
    • 기획·연재
    • 연재
    2023-08-17
  • [기관탐방] 사단법인 한마음장학회…평생 꺾이지 않는 "제자 사랑"
    [교육연합신문=이상헌 기자] 38년 전부터 부산의 교사들을 중심으로 우리들의 제자는 우리들의 손으로 돕자는 아름다운 몸짓들이 이어져 내려오는 단체가 있다. 바로 사단법인 한마음장학회다. 사단법인 한마음장학회는 1985년 설립돼 40여 년을 지속해온 비영리 단체로 정직, 사랑, 봉사, 감사의 정신으로 불우한 처지에 있는 초, 중, 고, 대학생에 대한 장학 사업과 사회교육 사업 및 사회 일반의 공익에 봉사함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다. 1985년 당시, 박봉의 월급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단돈 100원이라도 아껴서 우리 제자를 돕고자 했던 그 정신은 현재 교권 침해, 학교폭력 등으로 얼룩진 교단에 한 줄기 아름다운 빛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 누계 회원이 7200명에 달하고, 장학금 지급 누계 지급액이 6억 8천만 원으로 매년 상,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장학생을 선발·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배출한 장학생 수는 597명으로, 그들 중에는 대학교수, 부부 검사, 의사, 교사, 세무사, 중견 회사원 등 사회 각계 각 층에서 사회 발전의 견인차가 되고 있으며, 이들 중에는 현재 장학회 회원으로 매달 후원금을 지원해 선한 영향력이 우리 사회에 선순환되는 아름다운 풍경을 빚어내고 있다. 장학금 지원 대상을 공교육의 입문기 시기인 초등학교 때부터 그 대상을 확대 초, 중, 고, 대학교 등 전 학교급별로 실시하고 있어 그늘진 교육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부산의 학생들에게 촘촘하고 따뜻한 온기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23년 7월 19일에는 부산 공무원 연금공단 W웨딩홀에서 5대 백선근 이사장, 6대 이신련 이사장의 이·취임식이 거행됐다. 이 자리에는 명예이사장인 하윤수 부산광역시교육감, 강재철 부산광역시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박중묵 부산광역시의회 부의장, 송숙희 부산광역시 여성 특별보좌관, 신정철 부산광역시 교육특위 위원장 등 많은 내빈이 참석해서 한마음장학회의 발전을 기원했다. 한마음장학회는 1대 김상순 이사장, 2대 송수복 이사장, 3대 여인천 이사장, 4대 권해성 이사장, 5대 백선근 이사장 현재 6대 이신련 이사장과 25명의 대의원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연 4회의 신문 발간과 연 2회 장학생 선발∙지원, 부산초등교장협의회와의 협약에 의한 부산초등교육 지원 활동 등 38년을 이어온 긴 시간 동안 회원들의 애정이 어린 마음과 격려는 흔들리지 않는 등불과 같다. 특히 교사로서 현직에 있을 때는 물론, 퇴직 후에도 제자 사랑을 끊지 않고 실천하고 있는 퇴직 교사들은 요즘 사회의 큰 귀감이 되고 있다. 하루 100원 이상 절약한 후원금으로 어려운 학생과 이웃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사랑의 실천 운동 단체인 사단법인 한마음장학회는 이제 부산의 교사들뿐만 아니라 많은 부산 시민들의 동참을 기다리며 아름다운 날갯짓을 더 크게 펼쳐보려고 한다. 사단법인 한마음장학회는 뜻을 같이할 사람들의 많은 동참을 기다리고 있다. 문의:(051-516-9225).
    • 기획·연재
    • 기관탐방
    2023-08-16
  • [육우균의 周易산책] 소송은 폭풍우 치는 바다다(천수송)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대상전에 천수송괘를 보면 ‘하늘이 위에 있고 물이 그 아래에 있는 모습이다. 이런 형국에서 천과 수는 가는 방향이 엇갈릴 수밖에 없다. 필자는 소송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여 폭풍우 치는 바다’라고 했다. 이 은유에서 바다는 갈등이나 분쟁을 나타내고 파도는 법적 또는 개인 전투 중에 발생하는 다양한 도전과 장애물을 나타낸다. ‘폭풍우 치는 바다’가 예측할 수 없고 위험할 수 있는 것처럼 소송이나 다툼은 감정적으로 격렬하고 예측할 수 없으며 해결을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예기치 않은 우여곡절이 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면 기쁨은 잠시고, 모두가 경쟁자인 전쟁터로 가는 폭주 기관차를 탄다. 사회에서 사람들은 다투고 산다. 다툼은 대개 말(언어)에서 생긴다. 불리한 상황에서는 말을 아끼며 기다리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필자는 언어에 정령이 있다고 믿는다. 언어는 초자연적 본체로 물체에 붙어 그것을 보살피는 힘으로 다가온다. 또한 언어는 자연 그 자체다. 바람이 불면 흔들리고, 햇빛을 받으면 반짝거리고, 습한 곳에서는 썩기도 한다. 그것은 감정을 가지고 있어 때론 분노하고 때론 흐느낀다. 동학농민전쟁을 다룬 글을 읽다 보면 거기에 쓰인 활자들이 일제히 일어서는 소리를 듣게 된다. 언어를 사용할 때 정령성을 생각하지 않으면 값싼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언어가 당신의 본질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더러운 쓰레기더미 위에 자신을 내던지는 꼴이다. 보다 품위 있고 절제된 언어 사용을 바란다. 필자는 영혼과 육체과 정신이 삼위일체가 된 조화로운 삶을 살고 싶다. 그러나 이해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급변하는 사회에서 분쟁과 소송이 일상화되어 있다. 서로 마음을 터 놓고 말하면 쉽게 해결될 일도 어렵게 소송을 준비해서 그 승패로 울고 웃는 코미디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한 교실에 70여 명 정도가 있었다. 그것도 오전반, 오후반 하면서 학교에 갔다. 학생들이 많으니 제한된 공간 안에서 친구들끼리 싸움도 잦았다. 그래도 싸우고 나면 서로 사과하며 더 친해지기도 했다. 요즘에는 가벼운 싸움에도 송사를 벌인다. 학교폭력위원회에 넘겨 먼저 서로를 떼어 놓는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서로 얼굴도 못 보게 하면 내 잘못을 반성하기보다 상대방의 잘못이 더 크게 보인다. 그러면 화해는 어려워진다. 무조건 법대로 하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 법은 인생에서 최소한의 것이어야 한다. 요즘에는 법이 최고다. 모든 것을 법대로 처리한다. 따뜻한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가 아니다. 층간 소음 문제도 마찬가지다. 법대로 하기 전에 먼저 소통하면 의외로 일이 잘 풀리는 경우도 있다. 술 한잔하면서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는 아량이 없다. 사람이 많아지고 자본주의 사회가 되다 보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아량은 멀리 떼어두고 법이라는 도구가 만능키가 되어 버렸다. 쟁송은 인생의 터닝 포인트다. 자신의 인생길은 물론이고 자신의 철학까지도 바뀌게 된다. 재판과 관련한 역사적 사건은 『소크라테스의 재판 (Scorates against Athens)』일 것이다. 기원전 399년에 열린 철학과 정치 사이의 비극적 대결이었던 ‘소크라테스의 재판’의 충격적 장면은 고희를 넘긴 노쇠한 철학자가 “국가보다 우선하는 신의 도덕적 법칙을 버리느니 차라리 국가에 불복하겠다”고 단호하게 선언함으로써 죽음을 맞는 장면이다. 진정한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국민은 법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가, 법은 언제나 정의로운가, 또 양심에 어긋나는 법과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가, 정치적 의무의 근거는 무엇이며 어디까지 그 의무를 지켜야 하는가, 소크라테스의 재판이 불러온 논란의 불씨는 아직도 꺼지지 않고 있다. 국가의 잘못된 체제와 사회 관습을 끊임없이 비판했던 소크라테스는 죽는 순간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철학적 사명과 신념을 굽히지 않음으로써 인류사에 ‘시민 불복종’의 철학적 근거를 마련하며 그 첫 씨앗을 뿌렸다. 17세기의 존 밀턴에서 19세기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 20세기의 마하트마 간디와 마틴 루터 킹에 이르기까지 도덕적인 자연법에 거스르는 국가의 법에 맞서 대항한 이들은 또 다른 소크라테스의 모습이다. 프란츠 카프카의 『소송』(Der Prozess)과 한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심판』이란 작품은 왜곡된 법체계를 드러낸다. 먼저 『소송』(Der Prozess)을 보면 아무 이유도 모른 채 재판을 받게 된 남자 요제프 K는 갖은 노력을 했음에도 비참하게 처형당하게 된다. 이는 공정하지 못한 법 제도가 법조계를 왜곡하고 있다는 것과 정해진 규칙이나 절차가 없는 법 제도의 상황에서 피고인들은 저마다 살길을 찾아 헤맬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법 제도가 공정하고 누구나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요제프 K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인생의 이유와 목적을 빨리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준다. 우리는 사실 자신이 태어난 이유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불시에 태어나 인생살이가 시작된다. 불교에서 말하는 무명(無明)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 순간마다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 왜?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은 현재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과거는 돌이킬 수 없고, 미래는 다가오지 않았다. 오직 현재만이 살아 있음으로 변화가 가능하니까. 다음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심판』은 폐암 수술 중 사망한 판사 아나톨 피숑이 천국에 도착해 천상 법정에서 다음 여정을 위한 심판을 받는 내용이다. 피숑은 살아 생전에 잘못한 일이 없다고 항변하지만, 검사 베르트랑은 ‘천생연분을 몰라본 죄’, ‘재능을 낭비한 죄’ 등 생각지도 못한 죄를 들추어낸다. 작사모시(作事謀始)라고 했다. 일을 시작할 때는 반드시 그 시작을 잘 헤아려 싸움이나 쟁송이 일어나지 않도록 신중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일단 소송이 제기되면 골치가 아프고, 일반인들은 법 조항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더욱 고생한다. 카프카의 『소송』에서도 말하지 않았는가. 소송을 당하지 않으려면 인생의 이유와 목적을 빨리 알아야 한다고. 또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심판』에서는 한 술 더 떠 잘못이 없는데도 ‘천생연분을 몰라본 죄’, ‘재능을 낭비한 죄’ 등을 덧씌워 죄를 심판받게 하고 있잖은가. 우리가 인생을 진지하고 성실히 살아야 하는 이유다. 천수송괘의 효사(上9)에 보면 ‘송사를 치열하게 진행시켜 얻은 승리의 관복은 하루 아침이 끝나기도 전에 세 번이나 빼앗기고 말 것’이라 했다. 송사로 얻는 것은 나의 생애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뜻이다. 소송은 폭풍우 치는 바다다. 폭풍우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천수송괘는 아무쪼록 송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신중을 다해야 한다는 소중한 지혜를 주고 있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 기획·연재
    • 연재
    2023-08-15
  • [문화재지킴이기자단]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 청소년들, 어떤 느낌이 들었나?
    [교육연합신문=임선아 학생기자]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대한민국에서 8월 1일부터 8월 12일까지, 총 12일간 진행된 후 폐막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이후 처음으로 열린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이다. 영국, 미국, 벨기에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스카우트 대원들이 이번 행사에 참가했다. 뉴스에서는 연일 잼버리 대회 준비 과정에 있었던 미흡함과 진행 중에 발생했던 각종 사건사고들을 보도하며 그 책임 소재를 가리고자 하고 있다. 실제 잼버리 참가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한다. 한국 스카우트 대원인 노OO 양은 "잼버리의 장점과 단점을 알려줄 수 있겠냐"는 질문에 "외국 친구들과의 우정을 다질 수 있는 좋은 만남이었으나, 시설과 환경의 열악함, 그리고 뜨거운 더위는 견딜 수 없었다"고 답했다. 또한 "마지막 날 보았던 K-Pop 콘서트도 인상적이었지만 외국인 스카우트 대원들과 벌였던 춤판, 그리고 장기자랑이 가장 즐거웠다"고 말했다. 공식 일정이 끝난 이후에도 한국에 남아 경복궁과 남산타워 등 여러 관광 명소들을 방문하고 있는 여러 스카우트 대원들의 얼굴에 띄워진 환한 표정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에서 열린 이번 세계잼버리대회는 분명 수많은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뜻깊고 즐거운 시간이 됐을 것이다. 세계잼버리대회는 결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열리는 행사가 아닌, 세계 각국에서 온 청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민족, 종교, 문화를 초월해 우정을 나누고 추억을 만드는 청소년들의 행사이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청소년들이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이 행사에서, 수많은 청소년들이 그 의의를 충분히 느끼며 의미 있는 12일간을 보냈다.
    • 기획·연재
    • 청소년문화재지킴이 기자단
    2023-08-15
  • [문화재지킴이기자단] "송파구를 달리며 가을을 맞이해요!"
    [교육연합신문=정예원 학생기자] 아직 더위가 한창이지만, 어느새 절기상 여름을 지나 가을의 문턱에 와있다. 다가오는 가을을 맞이하며 서울 송파구에서는 러닝 행사 'Style Run With Songpa-gu'를 개최한다고 한다. 스타일런은 롯데백화점이 2017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마라톤 대회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다가 올해 송파구와 함께 '스타일런 with ~'라는 부제를 달고 작년부터 재개됐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테마였던 음악에 이어 '사진에 쫌 미쳐있는'을 주요 컨셉트로 내세우며 참가자들에게 러닝 모습을 직접 찍을 기회가 제공될 예정이다. 스타일런의 접수는 8월 16일 오전 10시부터 롯데백화점몰 앱 또는 웹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진행되며, 사진을 컨셉트로 하는 만큼 이에 걸맞는 '러닝 키트'도 지급한다. 러닝 키트 구성품으로는 방수 필름 카메라, 반다나, 러닝 티셔츠, 짐색, 손목 아대, 양말 등이며, 참가비는 4만 원이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송파, 그 중심부인 잠실을 달리는 'Style Run With 송파구'는 10km와 풀코스로 고정된 다른 마라톤에 비해 7km, 12km라는 특별한 코스를 제공하며 지난해부터 새로운 러닝 문화를 선도해나가고 있다. 송파에 오셔서 잠실 그리고 다가오는 가을을 경험해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러닝 코스는 롯데타워 잔디광장을 출발하여 송파구청, 몽촌토성을 지나 올림픽 공원 외곽을 돌고 롯데타워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싱그러운 송파구를 힘차게 뛰어보며 사진도 찍어보는 멋진 시간이 될 것이다.
    • 기획·연재
    • 청소년문화재지킴이 기자단
    2023-08-13
  • [오피니언리더스] 박소흠 한국 중고농구연맹 회장, "한국 농구의 든든한 토대 구축"
    [교육연합신문=이상헌 기자] 농구는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코트 위에서의 숙련된 선수들뿐만 아니라 무대 뒤에서 끊임없이 노력하며 미래를 만들어가는 헌신적인 사람들의 노력이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농구 유니폼을 입지는 않았지만, 열정과 헌신으로 한국 농구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린 박소흠 회장도 그런 인물 중 한 명이다. 2006년 대한민국농구협회(KBA) 부회장부터 2009년 한국 중고농구연맹 회장에 이르기까지 박소흠 회장의 여정은 결단력과 비전의 연속였다. 한국 농구의 재건과 활성화를 위한 그의 헌신은 선수, 관계자, 한국 중고농구연맹, 동호인 모두의 존경과 찬사를 받았다. 이러한 존경은 2021년 제19대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절정에 이르렀고, 이는 그가 농구에 이바지한 귀중한 업적을 입증하는 증거다. 박 회장의 가장 주목할 만한 포부 중 하나는 한국식 주말 리그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박 회장은 한국 농구의 특수한 현실과 여건을 고려해 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제도의 도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중한 계획과 적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박 회장이 반대 없이 선출됐다는 것은 그가 수년간 쌓아온 신뢰가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앞으로도 리더십을 바탕으로 엘리트 선수뿐만 아니라 동호회 활동으로 농구를 즐기는 일반 학생들까지 끌어들여 한국 농구의 저변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풀뿌리 인재 육성에 집중하는 그의 노력은 농구의 성장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 방식을 반영했다. 농구선수가 아닌 사람이 농구 행정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된 그의 놀라운 여정이 박 회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그가 한국 농구에 끼친 영향력은 코트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략을 수립하고 계획을 실행했다. 열정과 헌신, 비전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개인적 경험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탁월한 성과로 입증됐다. 박 회장의 영향력은 국경을 초월한다. 나이별 대표팀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으며, 이는 한국의 균형 잡힌 농구 생태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그의 헌신을 증명하는 증거다. 박 회장의 지칠 줄 모르는 공로는 울산시장 공로상, 대한민국농구협회 공로상, 경찰청장상, 국무총리 표창, 문체부 장관 표창 등 수많은 기관에서 그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러한 수상은 한국 농구의 궤적을 형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그의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코트 안에서의 성과로 성공이 평가되는 세상에서 박소흠 회장의 이야기는 모든 스포츠의 심장은 경기장 밖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박소흠 회장의 여정은 열정과 헌신, 비전 있는 접근 방식이 어떻게 전체 스포츠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한국 농구의 탄탄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박 회장의 노력은 현재에 그치지 않고 다음 세대에 영감을 줄 수 있는 유산을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도전과 기회를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국 농구에 대한 박소흠의 영향력은 앞으로도 계속 빛을 발하며 농구의 미래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 기획·연재
    • 오피니언리더스
    2023-08-12
  • [문화재지킴이기자단] "해양강국의 전초기지 부산으로!"
    [교육연합신문=신주란 학생기자] 청소년문화단체의 단원들은 지난 8월 8일부터 10까지 2박 3일 동안 해양강국의 전초기지인 부산으로 하계수련회를 다녀왔다. 목적지인 부산으로 가는 도중 단원들은 버스에서 '지정학의 힘'이라는 책을 읽고 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활동을 했다. 단원들은 부산 신항만에 도착해 부산 항구와 조산업에 대해 배웠다. 부산의 미래와 발전에 대해 생각하고 조산업의 원리와 중요성 등을 파악했다. 수련원에 도착해 강사로부터 4차 산업 발전에 대해 배웠고 미래사회을 상상하고 평소 궁금했던 내용의 답을 얻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미니올림픽으로 단원들 사이의 친밀감을 조성했다. 두 번째 날에는 각 조마다 다른 코스로 관광을 하는 '로드트립을 진행했다. A조의 코스를 예로 들면 A조는 조선통신사 역사관, 국제시장, 자갈치 시장, 초량왜관 표지석, 임시수도 기념관 순으로 코스를 짰다. 로드드립 당시 비가 왔지만 조원들의 협동심으로 큰 사고 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로드트립은 마치고 수련원에서 부산의 미래와 발전 가능성에 대한 수업을 들었다. 저녁식사 후에는 장기자랑을 통해 단원들의 장기를 보고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됐다. 장기자랑 후에 다음날의 UCC와 해설대회를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 날에는 전날 준비했던 UCC와 해설을 시청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원들 모두 열심히 준비한 만큼 빛나는 결과가 나왔다. 태풍 '카눈'이 부산을 향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예정보다 일찍 서울로 상경했다. 하계수련회를 다녀온 단원들 모두 즐거운 수련회였다고 말했다. 그리고 청소년문화단체 박지환 간사는 "수련회 일정에 태풍 이슈까지 있어서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들었을 텐데 끝까지 잘 따라와 줘서 고맙고 좋은 추억이 됐다."라고 말했다. 청소년문화단체는 차세대의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는 그룹으로 경복궁, 남산골 한옥마을 등 한국의 문화유산을 외국인에게 홍보하는 자원봉사 단체이다. 수련회는 동계와 하계로 나뉘며 2024년 동계수련회는 2월 20일부터 22일까지 광주광역시에서 2박 3일 동안 진행된다.
    • 기획·연재
    • 청소년문화재지킴이 기자단
    2023-08-12
  • [책소개] 챗GPT 활용 AI 교육 대전환
    [교육연합신문=편집국] AI가 인간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생성형 AI로 세상을 바꾼다! 오픈AI(OpenAI)가 챗GPT를 출시하고 개발 소스를 공유한 이후, 수많은 생성형 AI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챗GPT가 일으킨 AI 혁명의 바람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과거에는 뛰어난 암기력과 이해력을 중시하여 지식 암기형 교육 과정을 설계했지만, 생성형 AI의 암기력과 이해력은 인간을 초월한다. 따라서 미래 사회에 주목받을 인재가 가진 핵심역량은 지금과 다를 것이다. 생성형 AI가 대두된 지금이 바로 공교육 목표를 다시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우리는 이제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학습해야 할까? 저자 류태호 교수는 최고의 글로벌 교육 전문가로, 미국의 AI 교육 현황을 국내에 소개하며 4차 산업혁명 이후의 교육과 미래 인재에 대한 통찰을 전한다. 이 책은 우리나라 교육계가 나아가야 할 교육 방향을 제시하고 미래 인재가 갖춰야 할 핵심역량을 알려준다. 저자는 인간이 AI에 휘둘리지 않고 능동적으로 AI를 활용하여 학습자의 역량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막연했던 AI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 급변하는 사회의 변화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냥’ 물어보지 않고 ‘잘’ 묻는 사람이 AI 기술을 주도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AI 기술은 이미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들었고, 생성형 AI 프로그램은 저마다의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저자는 세상에 만연하게 퍼진 ‘AI 위기론’에 잠식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생성형 AI는 인간이 주기적으로 새로운 데이터를 입력하고 질문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보조 수단일 뿐이기 때문이다. AI의 일상화는 이미 도착한 미래이며, 우리가 할 일은 AI 기술을 최대한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저자는 챗GPT와 생성형 AI 기술이 정확히 무엇이고, 교육자와 학생이 챗GPT를 완벽하게 활용하는 방안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먼저 1~2장에서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 프로그램과 교육 시스템 사이의 관련성을 말한다. 3~4장에서 AI 기술 혁명을 계기로 ‘진정한 교육’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학습자 맞춤형 교육을 실현할 여러 방안을 제시한다. 마지막 5장에서는 대표적인 생성형 AI인 챗GPT를 학교, 대학, 기업교육 현장에서 적절하게 사용하는 방법과 그 사례를 소개한다. 저자는 우리나라 교육 혁신을 위한 방향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지금 당장 교육자와 학생들이 생성형 AI 기술을 잘 활용할 수 있는지 알려 준다. 이 책을 읽는다면 챗GPT를 뛰어넘을 또 다른 AI의 시대에서 살아남을, 각자의 전략을 찾기 위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교사 중심의 낡은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맞춤형 교육의 출발선에 서다 1992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5세 아이 1600명을 무작위로 선별해 창의력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창의력이 천재 수준인 아이의 수가 무려 98%에 달했다. 하지만 같은 아이들이 10살과 15살이 되었을 때 같은 창의력 검사를 진행한 결과, 각각 30%와 12%의 아이들만이 천재 수준에 달한다고 진단되었다. 아이들 대부분이 천재 수준의 창의력 갖고 태어나지만 교육 과정에서 이들의 창의력이 감소한다는 방증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21세기에 걸맞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학생들 고유의 특성을 강화하는 ‘역량중심교육’으로 전면적인 교육개혁을 단행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역시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고, 개별 학생들의 역량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교육 방침을 재고해야 한다. 교육의 혁신을 제대로 이루기 위해선 미래 인재의 필수 역량을 분석하는 것에서 멈춰선 안 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 교육 관계자들이 함께 새로운 교육 과정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이 책은 교육 정책 입안자뿐만 아니라 대학교수, 학교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에게 전하는 미래 교육 전략 제안서이기도 하다. [책 속으로] 또한, 앞에서 살펴본 생성형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생성형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은 업무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보조 도구로 개발됐다. 따라서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등장 때문에 우리의 일자리를 잃거나 학습 능력이 저하되는 것을 걱정하기보다는 이런 도구들을 잘 활용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업무 수행과 학습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 p.22~23, 챗GPT란 대체 무엇일까? 코로나19는 우리에게 교육의 본질에 관하여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시했다. 학교에 가서 책상에 앉아 선생님의 수업을 듣는 것에 익숙한 기성세대에게 학생들이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수강하는 모습을 통해 교육의 본질을 다시 숙고해 보는 시간을 제공했다. 온라인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나가듯 수업 시간에 맞춰 모든 반이 같은 동영상 강의를 수강하게 된 것이다. 이 상황은 지금까지 교육 시스템 속에 교사중심 지식전달 위주의 수업 방식이 얼마나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가에 대해 깨닫게 해줬다. 코로나19로 인해 교육 시스템 안으로 깊숙이 들어오게 된 온라인 교육이 학생이 학습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 p.65~66, 코로나19와 교육의 변화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은 인간과 경쟁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인간이 활용할 도구로 만들어졌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인공지능 프로그램과의 경쟁에서 이길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크게 의미 있는 방법이 아니다. 그보다는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을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교육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 p.80~81, 인공지능과 교육의 미래 역량중심 성적표는 기존 종이 성적표와 달리 수강 과목명, 성적, 학점 등의 정보들은 하나도 표기되지 않는다. 대신 개인 학생별로 학교에서 지정한 역량의 현황만 보여주게 된다. 또한 학생들이 각 역량을 얻기 위해 어떤 과제물을 제출했고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디지털 방식이 더해지면서 그에 대한 선생님의 피드백이 어땠는지 등의 정보도 함께 제공해 4년간의 고등학교 생활을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p.115~116, 역량중심교육의 정착을 위한 발자취 기존의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 개개인의 학습 진도를 고려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교사들은 평균점수 수준에 맞춰 수업해 왔다. 이런 공교육의 한계점 때문에 학습의 주체가 되어야 할 학생들이 오히려 학습의 객체가 되어버리기 시작했다. 수업에서 배워야 할 내용을 완전히 학습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기가 끝나는 일도 발생했다. 하지만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학교교육은 교육의 본질을 찾는 방향으로 달라질 수 있다. - p.141, 모든 아이들에게 일대일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는 시대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의 성공적인 사례를 시작으로 웨스턴 거버너스 대학이나 아이비 테크 커뮤니티 칼리지, 발렌시아 칼리지, 브로워드 칼리지, 오스틴 커뮤니티 칼리지 등의 대학에서도 학생들에게 개인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며 수업에서 배워야 할 내용을 완전히 학습한 경우에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방식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 p.179~180, 수많은 데이터 속 교수와 학생의 길잡이가 된 챗GPT 미국 투자회사 중 하나인 이머전스 캐피탈(Emergence Capital)이 2018년에 발표한 세계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직업 중에 무려 80%나 책상 없이(Deskless) 일하는 일자리라고 한다. 따라서, 기업 및 직업교육을 계획하고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직원들이 언제 어디서든 책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편하게 학습할 수 있는 모바일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직원들이 생성형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대화하며 원하는 정보를 얻거나 학습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친숙한 학습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p.204,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는 챗GPT ▣ 지은이 류태호 교육공학 전문가이자 미래교육학자다.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UCSD)에서 국제관계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 뒤 퍼듀대학교에서 교육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에서 교육공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핵심역량 연구팀(MyCoreCompetency)을 이끌며 핵심역량 측정시스템 개발, 학생중심 교육 교육과정 설계, 빅데이터 기반 차세대 학습분석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역량중심교육연구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한국교육정보미디어학회 국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페이스북에서 ‘류태호 교수의 교육정보미디어 트렌드’를 운영하며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대비한 다양한 교육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4차 산업혁명, 교육이 희망이다》(2017), 《성적 없는 성적표》(2018), 공저로는 《미래의 귀환》(2020), 《Online Learning: Common Misconceptions, Benefits and Challenges》(2017) 등이 있다. ▣ 펴낸곳 포르체
    • 기획·연재
    • 기획
    2023-08-11
  • [전재학의 교육칼럼] 정직과 행복의 쌍방향 교육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정직! 이 말이 주는 감응은 무엇일까? ‘정직은 이긴다’ ‘정직하면 손해본다’… 각자에 따라서 서로 다른 느낌과 경험을 말할 것이다. 하지만 정직에 대해서는 현실에서의 부정적 반응보다는 교과서적인 교훈이 주는 긍정 효과가 더 크고 또한 교육적이다. 우리가 학창 시절에 흔히 접하던 영어속담 “정직은 최선의 방책이다(Honesty is the best policy)”가 있지 않은가. 또 과거에 우리 어른들은 자녀교육을 할 때마다 “입은 삐뚤어도 말은 똑바로 하라”고 정직을 중요한 덕목의 하나로 언급하지 않았든가. 그만큼 정직은 그 어느 가치보다도 먼저다. 그런데 작금의 우리 주변은 어떤가? 그야말로 많이 배운 사람치고 오히려 거짓말에 능수능란한 시대가 되었다. 사회 지도층, 특히 정치인들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이 거짓말을 밥 먹듯 한다. 그리곤 전혀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작금의 국민 대상 인터뷰, 청문회, 국정감사, 법정 증언에서 한 치의 거짓이 없음을 선서하면서도 위증으로 판명 난 경우가 적지 않음이 이를 증명한다. 문제는 요즘 이런 현상이 국민 DNA로 굳어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최근에는 마치 ‘거짓말하는 것은 인간이고 용서하는 것은 신이다’라고 명제(命題)로 삼을 만큼 압도적이다. 한때 웃픈 사실이 있었다. 어느 설문조사에서 고등학생의 44%가 ‘10억 원이 생긴다면 1년간 감옥행도 불사하겠다’고 응답한 결과가 아연실색하게 했다. 또한 청렴도 검사에서도 ‘부자가 되는 것과 정직하게 사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라는 질문에서 15~30세의 40.1%가 부자를 택했고 또 ‘거짓말하거나 부패한 사람과 그러지 않은 사람 중 인생에서 더 성공할 사람은?’이라는 질문에서는 51.9%가 전자를 꼽았다. 문제는 학년이 높을수록 정직 지수가 낮아지고 부자를 선호하며 거짓말하거나 부패한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우리 교육이 “공부만 잘하면 만사 오케이”라고 말하면서 ‘무조건 유능하라’고 가르친 까닭이다. 그런 결과가 성인이 되어서 그대로 드러나는 현대판 인과응보라 할 것이다. 옛이야기는 거의 권선징악과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이로써 ‘착하고 정직한 사람이 잘 먹고 잘 산다’고 굳게 믿었다. 그러나 요즘은 ‘정직한 사람은 어리석고, 법을 지키며 착하게 살면 손해 본다’, 또는 ‘정직해서는 험한 세상을 살 수 없다’는 정직 불감증이 널리 확산되었다. 따라서 올바른 인성의 방향을 잃은 우리 사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선 정직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하여 정직이 바른 인간, 행복한 인간의 버팀목이라는 믿음을 심어주어야 한다. 이러한 인성교육은 빠를수록 좋다. 왜냐면 정직은 인성교육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많은 부문에서 삶의 행복을 화두로 삼고 있다. ‘소확행’의 추구도 그 한 사례이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정직과 행복이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도 “평생을 행복하게 지내려면 정직해라”라는 격언이 있다. 이는 정직은 영원한 가치이고 우리가 이 가치를 추구할 때 행복해지고 잘 살 수 있음을 말한다. 행복은 그저 추구한다고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다. 정직은 신용사회의 밑천이다. 그래서 신용은 자본이라고 하지 않는가. 문제는 신용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직함이 축적되고 인정받을 때만이 가능하다. 바로 이러한 정직의 실천은 어려서부터 인성교육에 의해서 습관처럼 형성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정직 교육을 해야 할까? 진리는 단순하듯이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바로 어른, 특히 지도층의 솔선수범이다.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이고 자화상이다. 청소년 문제의 근원은 대부분 어른이다. 어찌 보면 10억 원이 생긴다면 1년간 감옥에 가겠다는 생각은 고교생이 아닌 바로 우리 어른들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미국의 작가 잭슨 브라운은 말했다. “잘 사는 삶이란 자식들이 정직, 공정, 배려를 생각할 때 당신을 떠올리는 삶”이라고 했다. 부모, 교사, 어른부터 정직하면 우리가 사는 이 사회가 더욱 행복한 사회를 구현하는 지름길이고 또 그렇게 정직과 행복의 쌍방향 교육만이 그 어느 것보다 우선이고 최선이라 믿는다. ▣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現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 기획·연재
    • 연재
    2023-08-10
비밀번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