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교육연합신문=심상일 기자]

본지는 오는 12월 19일 제18대 대통령선거와 함께 실시되는 서울특별시교육감 재선거를 앞두고 민주적인 지방교육자치의 발전과 건전한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주민들에게 선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선거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각 후보자를 차례로 인터뷰하여 소개하는 선거특집을 마련하였습니다. 독자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이번 호에는 민주진보진영 단일후보 이수호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를 만나보았습니다.

 

■ 서울교육의 현실을 진단해 주십시오.

 

현재 서울교육은 붕괴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무한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이 자살까지 생각하는 학교의 현실은 더 이상 희망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도한 경쟁체제의 폐해가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고통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교사들도 마찬가집니다. 일방통행식 교육행정에 업무가 과도하다보니 학생들과 함께 지낼 시간도, 수업내용을 연구하고 준비할 시간조차 부족합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또 어떻습니까. 불평등한 처우, 10년을 넘게 일해도 변하지 않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까지 성역으로만 여겨지던 학교가 지금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절망 속에 빠진 서울교육을 제대로 세워야 합니다.

 

■ 서울교육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선적으로 교육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1월 5일 KDI에서 나온 '대학 진학 격차의 확대와 기회형평성 제고방안'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특목고 졸업생을 제외한) 고등학교 졸업생 1만 명당 서울대 입학생 수는 강남 3구가 389명인 반면 관악, 구로, 금천은 58명으로 6.7배나 차이가 납니다.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강남 3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 보다 많은 투자가 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교육경비보조금 지원사업을 보면 강남구 736억, 금천구 97억 원으로 무려 8배 정도 차이가 납니다. 이러한 교육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위 두 가지 질문에 대해 후보께서 생각하시는 해법(대안)과 서울교육의 미래상을 말씀해 주십시오.

 

서울교육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우선 고교서열화와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는 고교선택제를 폐지하겠습니다. 명문대 입시용으로 전락한 서울과학고 등 특목고, 특히 외고, 자사고, 특성화고를 원래 목적에 맞게 운영되도록 감독을 강화하겠습니다. 불가피한 경우 일반계고로 전환하도록 하겠습니다. 교육 불평등 해소 우선학교를 지정하고 교육 불평등 해소사업을 실시하겠습니다.
근본적으론 서울 지역에 산적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수구보수 세력, 완고한 교육관료, 비리 사립재단 등 기득권 세력의 벽을 넘어서야 합니다. 저는 현장 교사 출신으로 전교조 창립을 주도하고 교육민주화를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워왔습니다. 제가 교육감이 되면 기득권 세력과 맞서 서울 혁신교육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습니다.

 

■ 2012년 11월 14일 민주진보 단일후보 경선 당선사례에서 “꿈이 있는 서울교육, 미래를 함께여는 희망교육을 반드시 지켜내겠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갈등과 불신 무한경쟁에 내몰리는 아이들의 교육현장에 꿈과 희망을 주는 방안은 무엇인가요?

 

서울 교육의 목표가 경쟁이 아닌 협력이 되어야 합니다. '협력'을 중요시하는 것은 국제적 흐름이기도 합니다. 재벌기업의 모 회장이 '천재 1명이 1만 명을 먹여 살린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교육은 천재 1명이 평범한 사람들과 어떻게 잘 사는 것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사람들과 교류하며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나누고 발휘하게 만드는 것이 교육입니다. 뛰어난 아이 뿐 아니라 학습에 뒤쳐진 아이까지 챙기는 것이 공교육의 역할입니다. 우리나라에 영재교육진흥법은 있어도 기초학력보장법과 같이 학습이 뒤처진 아이를 위한 법, 제도는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몇 년 전 어느 개그프로에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말이 유행이 된 적이 있습니다. 교육과 학교는 1등만 기억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아이들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 곽노현 전 교육감이 추진하던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 보편적 복지의 무상급식 정책에 대한 좋은 점과 개선할 점은 무엇인가요?

 

우선 곽노현 전 교육감이 추진하던 서울형 혁신학교, 친환경무상급식, 교사업무 정상화, 학생인권조례 등 혁신교육은 계승·발전되어야 합니다. 현재 서울에 61개의 혁신학교가 있습니다. 혁신학교는 민주적 의사소통, 협력적 교수학습, 학생들이 존중되는 학교문화 등 서울교육을 미래교육의 방향을 이끌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높습니다. 저는 혁신학교가 발전하고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계획된 대로 2014년까지 서울형 혁신학교를 300개로 확대하겠습니다.
학생인권조례도 마찬가지입니다. 입안 취지에 따라 인권친화적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다만 곽노현 전 교육감이 추진 과정에서 속도감을 조절하지 못해 현장에서 거부감이 일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현장에 적용하는데 있어 주체들의 의견을 우선 듣겠습니다. 이해하고 설득하고 공감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무상급식 정책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마저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얘기하는 시점에 더 이상 뒤로 늦춰져선 안 되는 정책입니다. 아이들이 먹는 밥에 차별을 두지 않는 것부터 무상교육은 시작되는 것입니다. 교육의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무상급식은 모든 지역에 불균형 없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중앙정부의 예산 지원이 시급합니다. 저는 타시도 교육감들과 함께 교육투자를 요구하고 협의해 안정적으로 무상급식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고교선택제 폐지에 대한 정책입안 배경은 무엇인가요?

 

고교선택제로 인한 고교 서열화는 학생들에게 큰 고통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고교선택제는 폐지돼야 합니다. 고교선택제는 고교 서열화와 교육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권영길 의원실에서 발표한 정책 자료집에 따르면, 자사고 1학년과 일반고 2학년을 비교했을 때 등록금은 약 300만원, 입학금은 50만원이나 차이가 났습니다. 자사고는 또 다른 귀족학교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교과부의 보고서에서도 자사고에 대해 귀족학교화, 입시명문고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미흡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단기적으로는 특목고, 자사고 등에 대한 감시와 감독을 엄격히 하겠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고등학교 서열화를 규정하고 있는 법 개정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등 혼란이 없도록 추진하겠습니다.

 

■ 당선되신다면 잔여 임기는 1년 반이 남는데 가장 역점을 두실 정책은 무엇인가요?

 

우선 곽노현 전 교육감이 추진했던 정책 중에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 교사업무 정상화 등과 같이 좋은 것들과 필요한 일들을 완성시키는 일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학생, 교사, 학부모 등 교육주체들의 어려움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현장과 자주 접촉하면서 그들을 만나는 일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할 것입니다. 또 학교비정규직 교육감 직접 고용과 처우 개선, 학교 현장과 소통 등 곽 전 교육감이 부족했던 부분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 후보님의 정책 이행 시 교과부와 갈등에 부딪힐 사안은 없는지, 있다면 어떻게 처리하실지 궁금합니다.

 

정책을 이행해 나가는데 갈등은 있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것입니다. 저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대중 조직의 지도자로 오랜 기간 활동해 왔습니다.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고 토론하는 것은 오랜 기간 저의 활동 속에 몸에 밴 습관입니다.
다만 중앙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있을 시, 헌법에서 보장하는 지방교육 자치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해서라도 철저히 맞서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정치적 중립성은 중앙정부 권력으로부터 자치를 갖는 것입니다. 교육현장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정책 이행 과정에서 현장의 의견을 우선 듣겠습니다.

 

■ 교사의 사기진작을 위한 방안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작년 5월 전교조에서 초·중·고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교직생활과 학교문화에 대한 교사 의견 조사"에 따르면 교사들 스트레스 1위가 정부의 교육정책이었습니다. 무려 73%에 이릅니다.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교육정책으로 교사들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교사들의 많은 권리가 침해받고 있습니다. 교사들의 사기진작을 위해서는 잘못된 교육정책부터 바꿔야 합니다. 교사의 사기진작을 위해서도 제가 교육감으로 당선되어야 합니다.

 

■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의 처우를 개선을 위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시점은 언제인가요?

 

저는 선거운동기간 여러 차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교육감 직접 고용과 처우 개선을 약속 드렸습니다. 진보 교육감이 당선된 강원, 경기, 광주 교육청은 새로운 조례를 만들어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교육감으로 당선되면 관련된 조례부터 제정하겠습니다. 제정된 조례에 근거해 빠른 시간 내에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교육감 직접 고용, 처우 개선 등을 시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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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감재선거] 이수호, "교육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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