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7(화)
 

 [위클리피플= 오미경 기자]

 

“고립 없이 모두가 어울려 사는 사회를 꿈꿉니다!”

 

‘치매’라고 쓰고 ‘사랑’이라 읽는 노인병전문가의 이야기

이상일 <이상일 의원> 원장/ 서울시 120다산콜센터 산업보건주치의/ 소설가

 

현대인들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치고 힘겹다고 토로하곤 한다. 하지만 어느 날, 그 일상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결국엔 완전히 무너져 단 하나의 일상생활조차 가능하지 않은 상황을 맞이한다면 어떻겠는가? 치매 환자에게는 이 무서운 상상이 현실이 되어 버린다. 매일 오가던 집을 찾지 못하고, 금방 먹은 밥을 또 내놓으라며 소리치거나, 심지어 대소변조차 가리지 못하는, 흔히 생각하는 치매 환자의 이미지처럼 말이다.

의도치 않게 가족의 일상까지도 무너뜨리는 치매는 환자로 하여금 자신이 병에 걸렸단 사실도 망각하게 하는 잔인한 병이고, 그래서 암보다 무섭다. 급속하게 노령화 시대에 접어들며 환자수가 늘어나고, 발병 연령도 낮아지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 치매, 그리고 그 속에 잔재한 현대인의 고독. <주간인물>은 국내 최고의 노인병 전문가로 꼽히는 <이상일 의원> 이상일 원장을 만나 더불어 사는 건강한 사회에 대한 꿈이 담긴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_취재 이선진 기자/ 글 오미경 기자

 

최고의 신경정신과&노인병 전문 병원 <이상일 의원> 

이상일 원장은 웬만한 연예인보다 유명한 의사다. 그가 각종 매체를 통해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전해주었던 덕에 취재진은 낯설음을 덜고 그를 만날 수 있었다.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이상일 의원>은 신경정신과·호스피스·내과·노인병 전문 병원이다. 국내에 치매 치료가 전무했던 시절부터 15년 이상 환자 치료에 앞장 서온 이상일 원장의 노하우를 통해 환자들로부터 꾸준한 신뢰와 명성을 얻고 있다. 이 원장은 현대인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커뮤니케이션이 고립되지 않는 것과 건강해야만 가능한 내 맘대로 하고 사는 자율성의 문제”라고 꼽으며 이에 맞게 진화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뇌졸중·치매·기억력 감퇴의 예방 및 뇌 손상 후 재활, 치매치료 등 세분화된 클리닉 서비스 뿐 아니라 영양·요양·호스피스·복지행정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전문적인 진료와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WHO에서 발표된 국제표준규격의 완화의료 권장사항을 충족시키는 국내 유일의 민간 센터로 기존의 치료 목적의 병원과는 달리 환자와 가족의 고통감소 및 보존을 위한 케어 전문기관입니다.”

 

특히 대학병원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치매클리닉의 치료율 및 성과를 자랑하는 이곳은 원격을 통한 협진으로 치료의 전문성을 높이고, 미국 FDA로부터 인증 받은 치료약을 모두 구비하고 있는 보기 드문 병원이다. 또 병원 내 환자뿐 아니라 네트워크를 통해 약 3000여 세대의 데이터를 가지고 환자의 안부와 상태 등을 점검하는 해피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 원장은 “병이 눈에 드러나야 치료 기관을 찾는 경향이 많고, 독거사 하는 노인도 늘고 있어 찾아오는 환자만 보는 것이 아닌 능동적인 진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활발한 해외교류를 통해 선진시스템 도입에도 적극적인 <이상일 의원>에서는 노화방지 프로그램과 근골격계 관리 프로그램의 도입으로 최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할리우드 명배우나 선진국이 애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노화방지 프로그램은 일반인들에게도 뛰어난 효과를 입증 받았고, 근골격관리계 관리 프로그램은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층에게도 호응을 얻어 일본에서 시술을 배우러 올 정도이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치료의 주안점을 두고, 새로운 해법으로 변화하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공포의 대상인 치매, 제대로 알자

치매에 걸린 여주인공과 그녀의 가족, 사랑하는 사람간의 아픔을 그려낸 영화와 드라마가 화제를 모은 적 있다. 흔치 않은 경우지만 최근에는 치매 환자의 연령층이 노년을 넘어 중장년, 2030세대로 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치매는 ‘늙어서 걸리는 병’, ‘노망’ 등으로 불리며 대중의 낮은 의식 수준 속에서 동정이나 외면의 대상으로 자리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 원장은 “병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갑작스레 발병하여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며 치매를 설명했다.

 

 “뇌의 인지 기능이 점차 감소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해지는 질병인 치매는 알츠하이머성, 혈관성, 기타 치매 등으로 분류하는데 초기 증상으로는 후각과 미각이 떨어지는 것이 대표적이고, 짜증을 많이 내거나 기억력이 떨어지면서 피해망상이 생깁니다. 조금 더 심해지면 사람을 기억하지 못하고 언어와 실행 장애가 나타나며 증상이 깊어짐에 따라 말기단계로 진행됩니다.” 이 원장은 일반인들의 인식과는 달리 치매는 약물비약물적 방법으로 병의 진행 속도를 최대한 늦추거나 치료까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조기발견과 조기치료가 가장 중요 하다고 거듭 강조하며 이를 위해 정기 검진 또한 철저히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또 “복지관이나 교회, 모임 등에 꾸준히 나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생활하고, 스스로를 점검하는 것도 훌륭한 예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하며 “치매가 다양하고 복잡한 원인과 증상을 갖는 질병인 만큼 전문가를 찾아 진단과 치료를 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환자 유병율 이나 관리 실태를 감안할 때 고령화 시대에 치매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 차원의 관리가 필요한 질병이다. 이 원장은 이를 두고 국가가 통계상의 질병 역학적 특징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다며 “노령화 시대라 해서 치매 환자가 계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선이 되면 유지가 되는 병이기에 정확한 유지 선을 찾아 그에 맞는 질병관리 예산과 정책을 가시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살아가는 의사 이상일
 

환자 수요도 많지 않고, 공부할 분야와 양도 방대해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을 치매 치료 분야에서 지금의 위치까지 오른 노인의학전문가 이상일 원장. 그의 의료 인생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성적이 좋아 권유로 연세대 의대에 진학한 그는 졸업 후, 전공 결정 시기에 가장 쉬울 거라 생각한 정신과 지원이 10:1의 경쟁률을 보여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포기하려던 찰나에 전공 규정이 군 미필자 선발로 변경되며 미필자인 그에게 선택의 기회가 왔고, 괴짜로 통하던 그 시절, 주변의 낮은 기대치를 엎고 당당히 전문의 시험까지 합격하기에 이르렀다. 군 제대 후에도 모교 병원에서 보직 잡기가 쉽지 않았던 그는 운명처럼 치매 환자를 접하게 되어 지금까지 노인 환자들을 만나오고 있다. “저에게 오는 환자는 일반적인 환자 군과 다르게 수술이나 치료보다는 일상생활의 불편함, 정신적 질병과 부결되는 아픔을 호소하는 분들 인만큼 더 큰 관심으로 도움을 줘야 해요.” 이 원장은 “노년층에 대한 배려와 복지는 우리를 있게 한 선인에 대한 당연한 이치”라 말하며 “가까이서 환자들을 보면서 다양한 가족관계를 접하는 동안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서로를 보듬을 수 있는 분위기가 되길 희망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청장 표창, 시장표창, 봉사단 표창 등 주변의 존경이 담긴 수많은 그의 수상 이력들은 여느 병원들의 홍보성 그것과는 확연히 다른, 이 원장의 신념을 짐작케 했다. 각종 학술활동은 물론, 다방면으로 지역 봉사활동을 해온 그는 현재 '서울시 120다산콜센터 산업보건주치의'로서 서울시 전 지역의 보건 취약 지구를 순회, 치매환자 관리와 어려운 이웃을 돌보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상일 원장에게는 신경정신과 전문의, 노인의학전문가, 방송인, 방송작가, 행동과학 전문가 등 다양한 직함이 있다. 우연한 계기로 SBS해석남녀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이 원장 특유의 따뜻한 인품이 방송에서 빛을 발하면서 여기저기서 그를 찾았고, 유명방송인이 되었다. 게다가 방송 구성작가로 활약한 것도 모자라 틈틈이 집필하여 연애심리학 관련 저서를 여러 권 출간한 그는 얼마 전, 계간 ‘문학과 의식’의 2012년 겨울 호에서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 등단까지 했다. “방송 출연을 계기로 ‘나도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배우는 자세로 창작 활동을 하고 싶어요”라고 소감을 밝힌 이 원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의 본업이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나은 시스템과 체제를 정비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계획을 전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만 명이나 되는 사람의 임종을 지켜본 이상일 원장이 남긴 한 마디는 그의 삶 면면에서 느낄 수 있었던 ‘사람과 사랑’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게 했다. “우리는 너무 복잡하게 살고 있어요. 걱정과 분노, 비관으로 일그러뜨리기에 삶은 그다지 길지 않습니다. 욕심을 덜고 삶을 간단하게 접근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자신의 존재조차 기억할 수 없게 하는 외로운 병을 더욱 쓸쓸하게 만드는 것은 오히려 사회의 차가운 시선일 뿐, 환자와 주변의 관심과 의지만 있다면 치매 환자의 내일은 훨씬 희망적이다. 이상일 원장의 바람처럼 치매 환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모아져 모두가 고립 없이 더불어 사는 대한민국으로 거듭나길 <주간인물>이 간절히 기원한다.

 

 

 

profile.
<경력사항>
이상일 의원 병원장
정신과 전문의/신경과 전문가/뇌파 및 신경 생리 전문가
전자 신경 심리 전문가/노인 의학 전문가/행동과학 전문가
방송인/방송구성작가/작가
근로복지공단 정신과 분야 자문위원 2007
서울시120다산콜센터산업보건주치의 2011- 현재
<표창 경력>
강원도 원주시 법원, 검찰 자문관          (1997)
노인 복지 기여로 강남 구청장 표창        (1998)   
복지 법인 한국 구조 봉사회 감사패        (2009)      
인터넷 사회봉사카페 별빛 연가 표창       (2008)  
노인복지 기여로 서울 시장 표창          (2005)
노인 복지 기여로 로타리클럽 회장상      (2006,2008)
지역 복지 기여로 역삼 2동장 표창        (2007)  
SBS 감사패 ,해석남녀, 호기심천국 등 기여 (2000)
노인복지 기여로 강남 구청장 표창         (2006) 
영월경찰서장 표창, 경찰 활동에 대한 기여 (2007)
서울시 복지 사업 기여로 서울시장 표창    (2009)

그 외 저서 출간 및 칼럼 기고, 방송경력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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