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예로부터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을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의 마음가짐으로 성직자(聖職者)로서, 또 스승으로서 존경하고 우러러보았다.


요즘 일부이긴 하지만 교육계의 비리로 나라가 떠들썩하다. 순수한 열정과 성실한 자세로 묵묵히 일하는 많은 교직자와 순진한 백성들이 바라볼 때 부끄러움과 실망을 금치 못하게 한다.

정직하고 성실하며 실력있는 이가 잘 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교육의 질은 교육자의 질에 달렸거늘 유치원 교사로부터 대학교수에 이르기 까지 훌륭한 교원의 기준을 '건강', '성실', '실력'에 둔다면, 일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매관매직과 공사비리 등의 악순환은 사라질 것이다.

 

교원이라면 교육자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또 최고의 지성인으로서 전문적 권위와 명예만으로도 다른데 신경 쓸 일이 없을 것 같다. 정직이란 마음에 거짓이 없거나 바르고 곧은 마음가짐이다. 많은 교원들이 자아(自我)의 감시자인 양심과 공직자의 기본 덕목인 청렴결백(淸廉潔白) 및 견리사의(見利思義)의 정신을 가지고 이를 인격의 지표로 삼아 교육적 사명감과 교육애를 발휘하여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S 교육청에서는 장학사 합격을 위하여 금품수수 사건이 생기자 서둘러 비리신고자에게 돈(포상금)을 주겠다는 말까지 나오다니 좀 창피한 미봉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지상정(人之常情)'이라 하지만 아는 처지라고 부적격자를 아전인수격(我田引水格)으로 쓰는 데 문제가 있을 것이다. 이는 양심에 관한 일이요 인사의 공정성을 훼손하여 상대적으로 실력있고 성실한 이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이다. 

 

인사에는 능력과 인품이 겸비된 자를 공정하게 선발함이 통상의 규례로 알고 있다. 아예 이 기회에 자성(自省)하는 교직풍토를 조성함이 먼저라야 된다는 생각이다.


서울대 문용린 교수는 자녀고육의 기본덕목으로, 또 일반 교양인의 도덕성 기준으로 △정직 △약속 △용서 △책임 △배려 △소유의 명확성을 강조하였다.


'정직'이 바탕된 사람은 감히 불의한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설이 성립될 수도 있을 것이다. 대통령께서도 교육계의 비리를 정화(淨化)할 것을  엄히 지시하셨고 성실한 교원의 사기진작과 위상을 높여주기 위한 신상필벌(信賞必罰)을 직접 챙기겠다고 하신다.


학계에서도 인사제도를 바꾸고 권력 분산을 하여야 하며 인사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된다고 서둘러 제언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치유책이라 하기에는 소극적인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교육자의 양심으로 비리를 미리 차단하고 발본색원(拔本塞源)해야 백년지대계의 교육이 정상적으로 회복될 것이다.


모든 교직자들에게 '정직'이 자리 잡고 있는 한 부정과 비리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직원 채용과정에서는 시험과 여러가지 검증과정 및 결재라인을 거쳐야 하거늘 어떻게 장학직 한 사람이 그런 일을 했을까? 평범한 우리로서는 더욱 이해가 안 된다. 아마도 누구의 사주(使嗾)를 받아 저지른 일이라면 이에 연루된 이들의 마음을 바로잡아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성실한 교원들이여,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서 이 사건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지혜롭게 정직의 덕을 쌓아가기를 감히 말하고자 한다. 

 

사도강령(師道綱領)을 보면 선수인격(先修人格), 교학시범(敎學示範), 필수청렴(必須淸廉)의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또 시인 윤동주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기원하였으며, 맹자(孟子)도 '앙불괴어천 부부작어인(仰不傀於天  俯不作於人)' 즉, 우러러 하늘을 보아도 부끄럽지 않으며 굽어 사람을 보아도 부끄럽지 않음이 군자의 즐거움이라 하였다.

오늘의 내 발자취가 제자들에게 바른 이정표가 된다는 좌우명(座右銘)을 가지고 성공적인 인생을 추구한 이도 많다.


그 동안 제도가 수없이 바뀌어 왔다. 학교장을 공모하겠다고 한다. 제도와 조직이 개편된다고 한들 그 제도를 교묘하게 악용하여 불의를 자행하려는 이들을 당해낼 수는 없다. 우리는 교육자로서 스승의 양심과 교양인의 도덕성을 회복하고 오직 영재를 배출하는데 기쁨을 삼아야 하는 것이 타 직종과 다른 보람이 아니겠는가? 김밥장사를 하여 모은 수십억을 대학에 기부한 분들을 보면서 저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성직자와 같은 마음으로, 교육 전문직으로서 '정직'을 바탕으로 근무한다면 물질적 보수는 자연히 따라오는 것이니 허탄(虛誕, 빌허 / 거짓 탄)한데 마음을 두지 말아야 한다.
사건, 사고는 부정직하거나 양심을 저버릴 때 생긴다는 것을 누군들 모르겠는가?


도산 안창호 선생님은 죽더라도 정직하게 행하며 꿈속에서도 성실하라고 강조하셨다. "평생 행복하려면 정직해라 (영국 속담)"는 말도 있으며, 미국의 조지 워싱턴은 인재 등용할 때  '지도능력과 정직은 정비례한다'는 공식을 적용하였다고 한다. 우리도 명사(名士)들의 이런 말씀을 삶에 적용함이 현명할 것이다. 학부모들의 한결같은 소망은 건강하고 정직하며 학식과 덕망이 겸비된 훌륭한 교육자에게 내 자손을 맡김으로써 체덕지(體德智)를 갖춘 훌륭한 인재를 기르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하나같이 '정직한 교원'으로 구성된 '정직한 교직사회'가 조성된다면 교원은 신뢰와 존경을 받을 것이며, 학교는 명품학교가 되고 학생들은 바른 인성과 뛰어난 창의력을 갖춘 유능한 일꾼으로 청운의 뜻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오늘도 "악한자의 집은 망하겠고 정직한자의 장막은 흥하리라"는 성경 말씀을 명심하며 정직한 사도(師道)를 지켜 나간다면 보람과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오범세 전 인천 청천초등학교 교장
인천교육대학 졸업
인천 작전초 교감
인천 청천초 교장
학교경영 우수교 표창
한자지도사(성균관장)
사회교육 강사(한국어, 한문, 교양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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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직한 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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