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21세기 교육(敎育)이 세계화(世界化), 정보화(情報化) ,선진화(先進化)를 추구(追求)하는 차제(此際)에 늦게나마 체벌금지령(體罰禁止令)을 시행하고 곁들여 간접체벌과 출석정지 등을 허용하겠다니 학교사회가 새롭게 변모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일단 환영하면서 필자는 교사(敎師)의 자질(資質) 문제와 관련하여 고찰(考察)해 보고자 한다.

 

물론 교육당국에서는 깊이 연구하여 내놓은 정책이겠지만 체벌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우리나라는 서당(書堂) 교육으로부터 오늘날까지 회초리 문화, 교편((敎鞭)을 드는 문화로 학생도 학부모도 당연시하지 않았던가.

 

그렇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인권존중(人權尊重)을 위해 체벌은 정당화(正當化) 될 수는 없다. 개인적 원한이나 질투로 인하여 분노(憤怒)하는 것을 죄악시(罪惡視)하기 때문이다. 교사가 학생에게 감정과 분노로 체벌할 때는 징계(懲戒)를 받아야 하고 큰 상처를 입혔다면 형사적 책임도 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묵인하였던 사랑의 매, 훈육문제까지 문제로 삼는다면 반대급부(反對給付)로 교사는 처벌을 두려워한 나머지 의기소침(意氣銷沈)하여 학생에 대한 무관심(無關心)과 안일주의(安逸主義), 보신주의(補身主義)로 나갈 것이며 학생은 이런 교사의 약점을 틈타 교사의 권위(權威)를 무시하고 오히려 반항할 수 있지 않을까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예전엔 학부모들이 때려서라도 내 아이를 잘 가르쳐 달라고 한 적도 있으며 교육성자(敎育聖者) 페스탈로치도 “교육적으로 매를 드는 것은 폭력이 아니고 사랑이다. 꼭 필요할 때 매를 들지 않는 것이야 말로 오히려 교육의 포기이다”하였고 성경(聖經)에서도 “매를 아끼는 자는 그의 자식을 미워함이라 자식을 사랑하는 자는 근실(勤實)히 징계하느니라.”(잠언13;24) “아이를 훈계하지 아니하려고 하지 말라 채찍으로 그를 때릴지라도 그가 죽지아니하리라.“(잠언 23;13)하였으니 사랑의 매는 필요악(必要惡)으로 공공연히 사용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이제 어떤 체벌도 할 수 없게 한다니 좋기는 하다. 그러면 교사는 학생을 체벌하지 않고 잘 교육하고 학생은 선생님 가르침에 따를 수 있을까를 연구하고 실천해아 할 것이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가만히 살펴보면 학생끼리 싸우는 일, 공부에 집중하지 않는 일, 교사에게 반항하는 일 등 때문에  언어폭행(言語暴行)과 체벌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야, 마음먹기에 따라서 조용히 훈육할 수 있고 매를 들 수 있다고 여겨왔다.

 

선악(善惡)을 가려주고 성공(成功)의 길로 인도한다는 측면에서의 가벼운 체벌은 교사의 재량권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안 된다는 말이다. 체벌은 전체 교사가 또 각 교실마다 상습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고 일부 교사들이 가끔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쓰는 수단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제 선진국에서도 시행되고 있는 체벌금지는 핵가족 시대와 선진화 교육을 위한 시대적 요청이기에 모든 교사들은 새로운 인식 전환과 함께 이에 동참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체벌 없는 학교사회는 모든 국민, 학부모 학생들이 바라는 바이지만  체벌금지 법제화가 됐으니까 저절로 체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무서운 형법이 있어도, 하나님의 십계명이 있어도  매번 죄를 지으며 사건 사고는 계속 일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체벌금지 대안으로 나온 간접체벌(間接體罰) 출석정지(出席停止)는 학생들에게는 무척 힘든 심리적 압박(壓迫)이 될 수 있을 것 같으며 교사들에게는 학생들을 징계(懲戒)하는 합법적 수단으로 남용(濫用)하지나 아니할까라는  생각도 해 보면서 기왕에 체벌금지를 하라면 간접체벌도 어떤 처벌 징계도 하지 말아야 진정 학생의 인격을 존중하는 길이라 본다.

 

문제는 교사들이 수업준비를 철저히 하고 교수용어(敎授用語)를 정선하여 학생에게 성취의욕을 주는 교사, 학생의 아픔을 위로해 주는 교사 칭찬과 격려를 하는 수용적(受容的)교사가 되겠다는 다짐이 있다면 학생으로부터 존경(尊敬)과 동일시(同一視) 대상이 될 것이며 잠재적(潛在的) 교육과정(敎育課程) 속에 친근한 인간관계(人間關係)가 형성되어 때리고 욕할 일이 없어지리라고 본다.

 

모름지기 학교교육은 창의성(創意性) 계발(啓發)과 인성(人性)의 함양(涵養)을 두 축으로 한 전인교육(全人敎育)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니 학교는 즐거운 집과 같은 곳이어야 하며 청운(靑雲)의 뜻을 품고 공부하는 교실이 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가고 싶은 학교, 선생님들은 보람을 느끼는 학교, 학부모가 신뢰하는 학교이어야 한다.

 

교육은 고도의 지적 수월성(秀越性)과 높은 윤리의식 및 도덕적 수준이 갖추어진 교사가 전문성(專門性)을 발휘하여 투철한 사명감(使命感)을 가지고 교육애(敎育愛)를 발휘할 때만이 그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본다. 그래야만 21세기를 주도할 인재(人材)를 양성할 수 있다.

 

이 시대에 훌륭한 교사, 바람직한 교사. 필요한 교사는 지칠 줄 모르는 건강 ,고매한 인격, 폭넓은 학식, 능숙한 교수학습 기술을 겸비(兼備)한 교사야 말로 훌륭한 교사의 자질을 갖춘 교사라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들 교사들이 무조건 학생을 체벌하거나 간접체벌 언어폭력 출석정지를 시킬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교육의 본질은 무엇인가?
사람다운 사람, 쓸모 있는 사람을 만들자는 것이다.

 

체벌금지령 때문에  교사들이 문제 학생을 무관심으로 대한다거나 선도하지 않으려는 교육풍토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럴수록 참신한 교사들이 필요한 것이다.

 

교사의 능력과 자질을 개선하기 위해 교원능력개발평가(敎員能力開發評價)가 시행되고 있으니 교육당국은 평소 교사 자질 향상을 위한 자기 연수, 집단 연수를 적극 추진하여 좋은 교사를 양성함이 급선무라 생각한다.

 

학생을 내 자식처럼 사랑할 수는 없지만 내가 맡은 학생이 성공하기 까지 무한책임(無限責任)지는 의식이 자리해야 한다. 교사가 실력이 없으면 따르는 자가 없으며 사랑 없는 교육은 물 없는 호수 같다는 명언을 명심하자.

 

교육과정을 운영하다보면 학습부진아도 있고 수업분위기를 흐리게 하는 학생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 등 교사의 양심으로 그냥 묵과할 수 없는 장면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교사도 학생도 학부모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며 교육은 삼위일체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교사가 먼저 훌륭한 자질을 갖춘다면 학생은 향학열을 가지고 집중할 것이며 학부모는 면학 분위기 조성을 위해 불평하기보다 협조해야 할 것이다.

 

이스라엘에서는  쉐마(Shema)라 하여 하나님 말씀과 부모님 말씀을 잘 듣고 배우도록 자녀에 대한 가정교육을 철저히 한다고 하니 이는 우리 학부모들이 본받을 일이라고 본다.

 

학생들은 실력도 있고 정성을 다 해 능란하게 가르쳐주는 따뜻한 선생님을 요구하고 있으며 학부모의 바람은 훌륭한 교사를 만났으면 하는 것이다.

 

여기서 지나치면 안 될 일이 학생과 학부모들의 이런 소박한 기대를 만족 시키는 노력과 학생들을 아끼는 교사와의 인간관계이다. 부연(敷衍)하건데 교사는 학생과의 인간관계(人間關係)를 잘 형성하는 일도 중요하다. 맹자는 이르기를 인화(人和)는 조직 성공의 기본 요건이라고 했다.

 

학생들의 개성과 자유를 속박하는 강압적 권위, 스파르타식 교육, 매의 교육은 학습자에게 고통을 주게 되지만 애정과 신뢰의 감정이 흐르는 교실 분위기에서는 이상적 인간관계를 형성할 것이며 학생은 교사를 외경(畏敬)하면서 학습목표(學習目標)를 향해 가기 때문에 순종(順從)의 자세로 변모하여 벌(罰)할 일이 없게 되리라.

 

어차피 체벌금지법이 나왔으니 이제 우리 모두 이를 지키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러니 교사는 타 직종에 우선한 성직관(聖職觀), 전문직관(專門職觀), 사명감(使命感), 교육애(敎育愛)와 원만한 인간관계(人間關係)를 가지고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자세로 학생교육에 임하여 국가가 바라는 공포분위기의 체벌이 사라지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 일이 잘 이행된다면  학교는 명실상부(名實相符)한 학생들의 등용문(登龍門)이 될 것이다.
오늘도 교사(敎師) 학생(學生) 학부모(學父母)가 협력하여 선(善)을 이루는 학교로 참된 배움터로 가꾸어가기를 자손을 둔 국민의 한 사람으로 간절히 소망한다.

 

 

 

 

오범세 前 인천청천초등학교 교장
인천교육대학 졸업
인천 작전초 교감
인천 청천초 교장
학교경영 우수교 표창
한자지도사(성균관장)
사회교육 강사(한국어, 한문, 교양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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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교사의 자질과 체벌금지와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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