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2(목)
 

[교육연합신문=김현균 기자]

 

'아프다. 슬프다. 버겁다. 힘들다. 절망적이다…'


이 말들에서 무엇이 느껴지는가.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의 중얼거림?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어버린 뒤 내뱉어지는 절규?


모두 아니다. 언제부턴가 이 문장들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을 표현하는 기표가 돼버렸다. 어쩌다 아름다워야할 청춘이 이토록 슬퍼졌는가.


사회가 가장 낭만적이고 행복해야 할 청춘들에게 너무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하고 있는 것만은 명백한 사실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대학 등록금은 올랐다. 어떤 이는 등록금 인상 반대 관련 '개나리 투쟁'을 시작했고, 또 어떤 이는 비싸진 등록금에 시달리다가 꽃도 한 번 못 펴보고 싸늘한 주검이 됐다.


입시를 위해 밤낮 공부하라 하더니, 이제는 등록금을 내기 위해 밤낮 일하라고 한다. 학교가 마치 청춘이라는 이름의 '감옥'이 돼버린 꼴이다.


청춘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이런 감옥에서 누구와 싸워야하는가? 또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위해 눈물을 흘려야하는지, 끊임없이 반복되는 싸움에 조금씩 지치고 무뎌져 가고 있다. 계절이 돌아오듯 세상에는 반복되는 것 투성이라지만, 이건 해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의 반복이다.

올해도 승산 없어 보이는 싸움은 계속될 것이고, 청춘은 또 한 번 아픔을 겪고 생채기를 남길 것이다.


그래도 올해는 뭔가 이전과 다른 특별한 움직임이 보여 기대를 걸어볼만하다.


이화여대는 등록금 동결을 내세워 졸업을 위한 필수과목인 '채플'수업을 거부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서강대, 고려대, 인하대, 등 역시 등록금 인상 철회를 요구하며 학교 본관을 점거하는 등 투쟁의 불씨를 여전히 이어나가고 있다.


더 이상 3월 반짝 일어나는 '개나리 투쟁'이 아니라는 사실은 사뭇 긍정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시대의 청춘들이여, 투쟁의 결과를 놓고 큰 기대는 하지 말지어다. "배추가 없으면 양배추를 먹으면 되지"라는 이런 어이없는 답변이 돌아올 게 뻔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지금, 여기' 이 지점은 현재의 청춘들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역량을 펼칠 때다.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투쟁, 앞으로 이들의 행보가 자못 기대된다.


정말 죽도록 아파봤는가?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쉽게 말하지 마라.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너무나도) 아프니까 (계속해서) 투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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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프니까 투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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