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6(월)
 

[교육연합신문=김수아 기자]

 

한국의 결혼 문화가 바뀌고 있다. 일생일대의 단 한번 뿐인 결혼을 사랑과 축복 속에서 자신들만의 의미 있는 특별한 기억으로 만들고 싶은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결혼문화는 옛날 우리 선조의 주례 없이 사회자의 진행으로 동네 사람들이 참관한 가운데 벌이는 잔치였다.


신랑의 발바닥을 때리며 귀한 신부를 데려가는데 대한 문책을 하거나, 첫날밤 신혼방에 문구멍을 뚫어 화촉이 꺼질 때까지 훔쳐보는 풍습들은 결혼식이 모든 사람의 축복 속에 치러지는 행사임을 의미했다.


시대가 바뀌었고, 신랑 신부의 미래에 증인이 되어야 하는 덕망 있는 주례는 점차 형식적인 결혼 순서의 소모품이 되어가는 실정이다.


그러나 상품화된 결혼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결혼식을 만들어가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식상한 주례를 빼고, 대신 가족의 눈물과 관객의 웃음을 맛깔나게 뒤섞어 진솔한 결혼식 프로그램으로 한껏 띄우는 ‘주례 없는 결혼’이 증가 추세다.


주례 없는 결혼식은 사전에 신랑. 신부가 만든 각본대로 움직인다. 주로 신랑·신부와 양가 부모의 역할이 강조되며, “신부 입장!”이라는 안내 대신 신랑의 노래가 울려 퍼지면서 신부가 입장한다.


신랑과 신부는 뻔한 인사 대신 그간 속에만 담고 있었던 얘기를 편지 낭독 등을 통해 부모님께 고마움을 전하며 잔잔한 감동을 더한다.


그러나 이런 젊은이들이 기존의 형식을 깬 결혼식을 진행하기란 보수적인 부모님을 설득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이번 주례 없는 결혼식을 올리게 된 5월의 신부인 김수현(32)씨 “결정 때는 부모님이 주례 자체가 없다는 말에 반대를 했지만, 하객들의 참여도와 호응이 좋을 것 같고 무엇보다 가족이 함께하는 결혼식이 될 것이라 생각해 부모님도 흔쾌히 승낙했다”고 말했다.


또 신랑 이경택(29)씨는 “5월의 신부가 되는 만큼 특별한 결혼식을 선택하고 싶었고, 우리에게 어울리는 결혼식을 찾다보니 주례없는 결혼식 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자칫 경건해야 할 결혼식 분위기가 경박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적지않다.


이에 주례 없는 결혼식의 관계자는 “자리가 자리인지라 분위기는 한껏 고조돼 감동의 눈물이 한바탕 휩쓸고 가면 다음은 콘서트 형식의 축가 등으로 웃음이 전해진다”고 밝혔다.


이어 “주례 없는 사회는 프로그램 구성을 잘 하면 가족과 하객이 함께 즐기는 감동이 가득한 파티가 된다”며 “주례 없는 결혼이 차지하는 비중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우나, 하나의 결혼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식상한 결혼 문화는 가라!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