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4(토)
 

[교육연합신문=우병철 기자]  국립극장장막희곡 공모 당선, 제9회 옥랑희곡상 당선작 '환장지경'이 공연예술제작소 비상을 만나 2011년 8월 여름, 대학로에 다시금 새 바람을 일으킨다.

 

한국공연예술센터 공공지원 시리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창작기금 선정작으로 이번에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초연될 이 작품은 이미 '처용의 노래', '위대한 신 브라운', '알파치노 카푸치노' 등 여러 작품을 통해 탄탄한 연출력을 보여주고 있는 김정근 연출가의 연출로 권력을 중심에 둔 인간들의 흥미진진한 게임을 의미 있게 펼쳐놓을 것이다.

 

'환장지경'은 양녕대군의 이야기이다. 또 양녕대군?

 

우리 역사 속 무척 매력적인 인물임에 틀림없지만 그는 이미 연극, 영화, 드라마, 소설, 야담에 이르기까지 너무 많은 기회를 통해 소개되어 왔다.

 

너무 식상한 소재 아닐까? 그러나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 제9회 옥랑희곡상 심사위원단은 '이 작품으로 주목받을 극작가임을 증명한 셈'이라는 찬사와 함께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예심, 본심의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에서 어떤 가치를 발견했을까. 양녕대군의 이야기를 잘 알고 있든 전혀 모르든, 모두가 숨죽이고 지켜볼 전혀 새로운 양녕대군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태종이 왕자의 난으로 왕권을 강탈한 폭군이 아니라 남들 앞에 나서지도 못하는 겁쟁이에 불과했다?

 

세종이 백성의 삶을 나아지게 하기위해 고민한 성군이 아니라 자신의 업적을 쌓는 일에만 집착하고 역사에 기록되는 모습만 고민했다?

 

구종수와 이오방이 처형당하지 않고 귀양길을 따라갔다면 어땠을까? 양녕의 무관심을 참다못한 세자빈이 동성애를? 주색잡기를 일삼았던 양녕이 사실은 양녕이 아니라면?

 

심지어 그 가짜 양녕이 전라도에 가서 춘향이를 만났다면! 끝없는 상상의 즐거움으로 전혀 새로운 인물과 이야기를 만나본다.

 

무대는 단지 한쪽면을 가득 메운 벽면 하나. 이 무대는 과거와 현재를, 현실과 환상을, 삶과 죽음을 거침없이 넘나든다.

 

창작 된지 50년이 지난 희곡을 원작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관객들이 전혀 이질감을 느끼지 않았던 새로운 해석으로 호평 받았으며, 이후 통영연극예술축제, 세계환경연극제, 포항바다국제연극제, 춘천국제연극제,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대학로페스티벌 등에 꾸준히 초청받는 등 주목받았다.

 

이후 왕성한 활동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아온 그들이 3년 만에 새로운 역사 소재 창작극 '환장지경'을 선보인다.

 

세자 양녕대군의 패륜은 전(前) 중추부사 곽선 대감의 첩인 어리를 납치하기에 이른다. 이로 인해 그간 세자의 만행을 참아왔던 태종은 세자를 폐위하고 그를 측근들과 함께 경기도 광주로 귀양을 보낸다. 양녕대군과 함께 귀양지로 보내진 어리는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역모를 꾀하도록 측근을 부추기기 시작하고 이오방으로 하여금 가짜 양녕 행세를 하며 전국을 유랑하도록 한다. 한편 갑갑함에 유배지로부터 탈출을 꾀하던 양녕은 자신의 행세를 하고 있는 이오방과 만나게 되는데...


"~만 하겠다" 닫힌 생각보다는 "~도 하겠다"는 열린 생각을 지향하는 공연예술제작소 비상은 2007년 창단됐다.

 

창단작으로 선보인 '처용의 노래'가 통영연극예술축제, 세계환경연극제, 포항바다국제연극제, 춘천국제연극제,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대학로페스티벌 등에 꾸준히 초청받으며 주목받았다.

 

2009년 국내 초연으로 선보인 '위대한 신 브라운'은 아르코시티극장(현 대학로예술극장) Pre-Open 기념공연으로 초청되었고, 2010년 '알파치노 카푸치노'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기금 최종지원작으로 결정되는 등 가능성을 넘어 대중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으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젊은 극단이다.

 

'처용의 노래'로 존재감을 알렸던 공연예술제작소 비상의 지속적인 도전. 이 작품을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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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옥랑희곡상 당선작 '환장지경'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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