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7(화)
 

[교육연합신문=편집국]

 

교육자의 길을 걸어온 지 어언 삼십 오년! 걸어온 길을 더듬어보면 타임캡슐처럼 많은 잔상들이 스쳐 지나간다.

 

교육자로서의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했음에 대한 뿌듯함도 크지만 뜨거운 마음과 진심을 다해 동지애를 발휘해준 여러 선후배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삼십대의 교육에 대한 정열과 사십대 초반 교육자로서의 오만과 경솔로 진학지도라는 미명하에 촉성재배(促成栽培)식 인간교육을 했던 시절의 교육적 오류를 반성하는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오십대 후반인 지금에 와서야 학생을 사랑하는 법과 진정한 교육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교육에 있어서 사랑이란 차별 없는 눈빛과 평등하게 주는 마음, 그것이면 족할 것 같다. 그리고 학생들의 눈빛을, 나 자신을 조명하고 바라보는 거울로 삼아야 한다는 것도 가슴에 와 닿는다.

 

지난날을 겸허히 돌이켜 보매 모름지기 교육이란 지식의 촉성보다는 진정한 교육애(敎育愛)가 앞서야 함을 뼈저리게 느끼며,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여유와 배려의 조화 속에 교육애를 발현하고 싶다.

 

 ‘교육자는 신념과 정(情)과 감동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늘 생각하며, 나의 교육 이상은 진선미를 추구하는 인생관을 바탕으로, 하늘을 두려워하는 교육(敬天), 인간사랑교육(愛人),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實踐能力), 건전한 가치관(肯定의 姿勢)육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교육이상(理想)을 현장에서 학생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시는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또한 후배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에서, 학교변화를 위해 내 나름대로 밤잠을 설쳐가며 고민하고 계획했던 교육현장 실천 모드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우리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어야 학교변화가 가능하다.

 

우리에겐 교육을 이끄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허상을 깨고 실상에 닿는 것을 깨달음’삼고, 성공한 외국의 교육이론도 가미하며, ‘21세기를 선도하는 교육, 거목으로 자라 나라의 동량이 되라.’는 인재 양성을 위해 매진할 수 있다.

 

오늘날처럼 글로벌시대에서는 “영어와 컴퓨터를 잘 해야 한다. 한 가지만 잘하면 된다. 1등만이 살아남는다.”고 주장하면 앞선 사람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나 삶을 주관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생각과 양심이다. 그런데 이 생각과 양심을 바르게 세우는 교육이 학교에서 잘 이루어지고 있는가? 

 

인간사회는 창의성이 필요한 소수와 성실성이 필요한 다수의 사람이 어울려야 발전한다. 그러면 우리 교육은 창의성과 성실성을 누구에게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 

 

교육은 경험(經驗)과 생략(省略)이다. ‘경험’ 쪽에 치우치면 ‘경험 위주 교육’, ‘생략’ 쪽에 치우치면 ‘지식 위주의 교육’이다. 정서교육은 경험 위주가 효율적이고, 지식교육은 학습자 능력에 따라 경험 비중을 조절해야 효율적이다. 그런데 왜 지식 위주 교육과 경험 위주 교육이 갈등을 빚고 있는가?

 

교육은 결국 사람이 행복(幸福)하게 살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그런데도, 교양인(敎養人)의 행복인 진리를 깨닫는 기쁨(眞),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기쁨(善), 자연과 예술의 아름다움에 젖는 기쁨(美),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기쁨(勤) 등을 가르치지 않는가? 우리의 입시병폐는 입시제도에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 의식에 원인이 있다.

 

그런데 왜 정부가 바뀌면 제도를 뜯어 고치는가? 국민의식을 바람직하게 고쳐 나가는 적극적인 방법과 또 ‘교육 이민’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부는 자기 스스로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므로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각 교과별로 ‘공부하는 방법’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생각하며, 교육자로서 실천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둘째, 교장은 변화적 리더로서의 안목(眼目)과 모범이 될 수 있는 인성을 가져야 학교변화가 가능하다.

 

교장은 변화적 리더로서 전문가답게 교육본질과 현실을 섬세한 부분까지 분석·종합하여 학교․교사·학생·학부모 편에 서서 생각하고, 현실과 이상을 조화시킬 줄 알아야 한다. 관례·타성에서 벗어나 적극적·구체적으로 생각하고, 형식적 행사나 실적 위주의 교육 활동을 시키지 않아야 한다.

 

교장은 효과적인 공문처리, 일을 떠넘기지 않는 분위기 형성, 교감의 신속한 교육관련 민원서류 처리를 도모하고, 학교현장의 문제점과 분위기를 꿰뚫어 볼 줄 알아야 한다. 학교․교실의 바람직한 상을 확립하고 이를 구현토록 장학해야 하며, 전문가로서 지금까지의 연구와 시행착오 결과 가다듬어진 일정한 성과에 자신의 창의성을 덧붙여 생각해야 한다.

 

이외에도 교장은 교원의 모범이 될 수 있는 인성을 갖춰야 한다. 따뜻하고 아름답게 느낄 줄 아는 인성․감성이 있을 때 학교변화가 비로소 가능해진다. 자기와 타인을 사랑하고, 자연과 생명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교장이 교육적 이상을 펼칠 수 있고, 교원들의 학교변화에 대한 적극적 동참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셋째, 관리자와 학교 공동체는 학교경영의 질 관리와 변화를 위한 방안을 제시해야 학교가 변화될 수 있다.

 

학교의 수준은 관리자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 교장으로서 확인·점검해야 할 핵심 리더십이 있다.

 

하나, 가장 중요한 것으로 비전 제시 및 구성원과의 의사소통능력과 적절한 조직변화, 전략적 사고를 가지고 구성원을 이끌어가야 한다.

 

둘, 교사연수를 통해 교사 마인드 제고시켜야 한다.

 

셋, 직원관리는 일한 것에 대한 보상을 철저히 한다.

 

넷, 학교환경 개선과 학생교육을 위해 교육청·지역사회 유관기관을 활용한다.

 

다섯, 교내 장학자료로 수업개선과 다양한 교육활동을 지원한다.

 

여섯, 민원에 대한 객관적 판단과 합리적 해결방안을 가져야 하며, 학부모로부터 일절 돈을 갹출하지 않는다.

 

일곱, 학생 중심의 활동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명장기술교육, 프로젝트 수업, 과제 연구 작품발표회, 명장아카데미, 취업캠프 등 기술명장을 양성하기 위한 명장양성교육 프로젝트, 밝게 보는 세상이 아름답다(1인20제), 명사와의 대화, 과학 동산 등 학생들의 잠재력과 바람직한 가치관 형성을 위한 창의·인성·감성 융합 프로젝트, 해외 어학연수 및 체험학습, 토익학습사이트 운영, 원어민과 함께하는 인천명소 탐방 등 국제적 감각을 지닌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한 글로벌 에듀 프로젝트, 영어 및 한자 인증제, 방과후 보충수업, 주간평가 등 바른 공부습관 형성을 위한 학력향상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또한, 기초학력과 전문기술 습득을 위한 영마이스터 마인드 함양 교육 및 방과후 활동 지원, 전교생에게 대한 학교장 특강으로 학교교육 방향 제시와 설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한다.

 

이렇게 교장으로서 학교경영 질 관리를 위한 구체적인 장학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교장으로서 확인․점검해야 한다. 1년 학사 일정을 큰 강물이 흘러가듯, 교사 학생들의 심리 상태를 고려하여 자연스러우면서도 교육적으로 계획하여 추진한다.

 

넷째, 교원은 공직자로서의 '바른 삶' 을 살아야 학교변화가 가능하다.

 

공직자로서의 '바른 삶'은 교사로 출발하는 시점에서 정년으로 끝을 맺을 때까지 이 사회 및 국가가 항상 우리에게 요구하는 삶이다. 그러면 공직자로서 바른 삶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우리 교사는 어떻게 자기 삶을 영위할 것인가?

 

하나, 공인으로서 올바른 처신과 법과 질서를 지키는 반듯한 생활이다. 교사는 공인으로서 자기의 생활에서 모범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학생․학부모․사회가 우리의 생활을 지켜보고 있으므로 솔선수범과 모범적인 생활, 직무에 충실, 바른 몸가짐으로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

 

둘, 원만한 인간관계 기술을 지닌 인간미가 넘치는 사람이다. 학교는 하루생활을 영위하는 삶의 중심무대이며, 상사·선배·동료·후배가 함께 어우러져 상부상조하며 근무하는 일터이기도 하다. 따라서 직장 내에서 원만한 인간관계 기술은 그 사람의 또 하나의 능력발휘이며 성공적 삶의 비결이 될 수 있다.

 

다섯째, 학생을 위한 '참스승의 삶'을 살아야 학교변화가 가능하다.

 

교직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학생을 위한 참스승의 삶은 더욱 어려운 길이다. 그러면 '참스승의 삶'은 어떻게 학생을 가르치고 노력하는 삶일까? 

 

하나, 학생의 잠재력 계발 즉 학력(學力)과 교과지도 활동을 키우는 일이다.

 

둘, 인성교육의 기본인 바른 심성을 다듬는 일이다.

 

셋, 교사로서 교육애와 품위 유지의 삶이다.

 

넷, 자아실현을 위한 철저한 자기관리의 삶이다. 교사라는 직업은 어떤 직업보다 자기연찬, 연수가 요구되며 항상 비전을 가지고 자기 삶을 영위해야 한다.

 

더구나 오늘날과 같이 급속히 변화하는 사회에서 학생을 가르쳐야 하는 교사는 항상 시대의 흐름에 민감하게 대처하며, 학생들에게 새로운 것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교사는 항상 준비하는 삶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도록 투철한 자기관리의 삶을 살아야 한다.

 

여섯째, 학교 변화는 선생님들의 열정이 모여 흐르는 강물이다.

 

마음의 문은 손잡이가 안쪽에만 있어 자신만이 열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은 사랑과 정(情)에 굶주려 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아는 만큼 보인다. 청소년은 사랑을 먹으며 자라는 나무이다.’

 

교육자로서 매년 비슷한 학생들을 만나게 되지만, 교사는 학생들을 각각 늘 새롭게 대해야 한다. 학생들은 자기 인생에서 처음 경험하는 교육활동이므로, 교육자는 늘 학생처럼 첫 만남이라 생각하며 교육활동에 임해야 한다.

 

일곱째, 특성화고교 선정을 위한 준비가 마이스터고로 선정되다. 

 

특성화고교 선정을 위해 정보통신부, 산업자원부, 국방부 사업에 지원에 실패했으나, 그 후 특성화 및 산학육성 준비지원금, 중기청사업 기업-공고맞춤형 산학연계프로그램 지원 받아, 2009년 2월 마이스터고로 선정되어 86억원의 지원을 받았다. 현재 취업률 제고를 위한 산업체 협약 및 체결 실적은 90개 업체에 달한다. 드디어 학교변화의 물꼬를 튼 것이다.

 

마이스터고등학교 교장을 하면서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한마음으로 노력한 결과, 이루어낸 성과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학교교육 실적 및 수상 내용으로, 2008학년도에는 인천광역시교육청 선정 수준별 교육과정 최우수학교 외 3개 수상, 교원능력개발평가 시범학교 운영, 2009학년도에는 교육과학기술부 선정 학교평가 최우수학교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 외 5개 수상 직업교육 정책연구학교, 교원능력개발평가 시범학교 운영.

 

2010학년도에는 학력중점학교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 외 2개, EBS 영어교육방송 선도학교, 학교문화선도시범학교, 직업교육 정책연구학교 운영. 학부모 학교 참여 지원사업 외 14개의 사업 선정. 2011학년도에는 창의 인성 모델학교 및 대한민국 좋은 학교 박람회 참가학교 선정, 효선도 시범학교, 직업교육정책연구학교 운영, 창업동아리 외 9개 선정되었다. 이러한 교육적 성과가 EBS, KBS, SBS 등 언론기관에 20여회 보도되어 지역사회로부터 많은 관심과 호응을 얻게 되었다.

 

학교의 변화 모습을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학생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학생 및 학부모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학교건물의 골조를 빼놓고는 교육과정, 교과서, 전반적인 혁신 교육 프로그램으로 학교변화를 시켰다.

 

학교경영방침 및 건전한 가치관 교육, 생활지도 전반에 대해 명장·명품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그 외에도 학교환경 및 수업방법 개선이 이루어지고, 참신하고 다양한 교육활동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제 신입생 지원에서도 내신 성적 25.8%이상의 학생이 입학하게 되었다.

 

학생들의 변화 모습을 보면, 자기주도적 학습을 위한 좋은 학습 습관 익히기 30일 전략으로 '나도 이제부터 공부를 잘할 수 있다' 외 20여권을 제작․보급․실천케 하였다. 또한 전교사가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은 학습에 흥미가 생겼으며, 공부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 결과 국가수준 성취도 평가 및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나타내었다.

 

교사들의 변화 모습을 보면, 바람직한 교직관, 생활지도방법, 교수학습방법, 교직 건강, 사랑과 칭찬을 실천하는 교사상을 위해 '작지만 소중한 생각들' 외 12종을 연수 자료로 제작·보급함으로써 많은 교사가 이에 공감하고 새롭게 교직관을 다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 결과 전교사가 사랑과 열정으로 밤낮 가리지 않고 학생 지도에 열중하고 있다.

 

위 내용을 토대로 볼 때. 학교변화는 학교장을 비롯한 5~8명의 혁신마인드를 가진 교사가 열정을 가지고 선도하면 학교개혁은 가능하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업무 추진 과정에서 창의적 사고로 교육현장을 개선하는 교원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것은 진실하고 공정한가, 모든 학생에게 유익한가, 합리적이고 투명한가, 수요자의 입장에서 바람직한가, 민원을 야기할 소지가 있는가에 대한 신중성과 책무성을 따져 보아야 한다.

 

끝으로, '거름이 되려면'이라는 시로 글을 맺고자 한다.

 

아름다운 꽃은 절로 피는 것이 아니다.

그 밑바닥에는 그 꽃을 피게 하는 거름이 있는 법이다.

교육자는 꽃을 피게 하는 거름이다.

학문은 본래 나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마치 심산유곡의 난초가 자기도 모르는 동안에 그윽한 향기를 풍기듯,

우리 교육자는 주위에 감화를 미쳐야 한다.

교육자의 취할 바 태도는 자기 자신의 수양으로부터 출발해야 하는 것이요,

또 그것이 근본이다.

소유가 아닌 빈 마음으로 자기 수양에 힘쓰며,

한 알의 밀알로 죽는 날까지 교육하는 일을 사랑하련다.

 

교사의 길은 외롭고 험난하며, 마음고생의 연속이다. 그러나 학생을 가르치는 즐거움과 보람에 산다. 비록 힘들어도 내가 선택했고 이 길이 내 인생의 승부를 걸만하기에 즐거이 투신하였으므로 긍지와 사명감으로 살아간다. 평범한 교사는 말하고, 좋은 교사는 설명하고, 수월한 교사는 모범을 보이고, 위대한 교사는 감화를 준다.

 

학교 전체의 분위기가 교직원들에게는 ‘은근히 보람 있는 직장’으로, 학생들에게는 ‘푸른 꿈을 키운 정든 모교’로, 학부모들에게는 소중한 자식을 ‘성의 있게 가르쳐준 감사한 학교’로 인식되도록 교육공동체 모두가 노력할 때 학교는 변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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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변화는 선생님들의 열정이 모여 흐르는 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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