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7(화)
 

[교육연합신문=전재학 기고]

요즘 교육을 말하면서 ‘학생은 많으나 진정한 제자는 없고, 교사는 많으나 진정한 스승은 없다’고 한다. 이는 분명 대한민국의 불행이자 우리 교육의 비극이다. 그러나 우리 교육을 그렇게 싸잡아 비난하기에는 묵묵히 ‘가지 않은 길’을 택해 사도를 실천하는 교사와 생사를 가르는 시간을 배움에 정진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들은 ‘아니다, 그것은 패배주의에 입각한 판단이요, 교사와 학생에 대한 지나친 모욕’이라고 항변할 자격이 있다.

 

이 땅에 진정한 교육을 실행하는 깨어있는 스승이 없을 리 없다. 그들이 우리 교육이 죽었다고 말하는 자괴감은 오히려 교육을 혁신하려는 의지의 반영이며 이 땅에 진정한 교육을 펼치려는 몸부림이자 아우성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교육을 언급할 때마다 <죽은 시인의 사회>(1989년, 미국, 피터 위어 감독)라는 영화를 돌아본다. 이 영화는 교육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하는 교육영화의 클래식이다. 잠시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전통, 명예, 규율, 최고’ 4대 원칙의 명문 학교인 웰튼 아카데미에 새로운 국어 교사로 키팅(로빈 윌리암스 분)이 부임해 온다. 키팅은 학교 기준에 맞지 않는 파격적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이 학교 선배이기도 한 키팅은 자기를 "오! 캡틴! 마이 캡틴!"(월트 휘트먼의 시 제목)이라고 부르게 하며, 옛 선배들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카르페 디엠'(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 너의 인생을 특별하게 만들어라") 정신을 불어넣어 준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강의하는 듯하더니, 갑자기 쓰레기 같은 이론이라면서 교과서의 해당 페이지를 찢어버리게 한다. 또한, 교탁에 올라서서 세상을 넓고 다양하게 바라보라고 강조한다. 학생들은 독특한 그의 수업 방식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끌리게 된다. 그러던 중, 학생들은 키팅이 학창시절 활동했던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라는 고전문학클럽에 대해 우연히 알게 되고, 자신들도 그 클럽에서 활동하며 진정한 삶에 눈을 뜨게 되면서 자신들의 꿈을 가꾸기 위해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나간다. 하지만 의사가 되길 원했던 한 부모가 아들을 강제로 군사학교로 보내려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학생이 자살하는 비극이 발생한다. 결국 자기 자식들의 이익에만 몰두하는 부모들과 책임회피에 혈안이 된 학교 측의 공작으로 키팅은 모든 책임을 지고 학교를 떠나게 된다. 키팅이 떠나는 날, 그 대신 수업을 맡게 된 놀란 교장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자기들에게 진정한 교육을 선사했던 스승을 위해 하나둘 책상을 밟고 올라서서 경의를 표한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이렇듯 작금의 대한민국 교육을 연상시킨다.

 

사람들은 교사의 복지부동, 직무유기를 탓한다. 하지만 분명 대한민국 안에도 주인공 키팅 선생과 같은 눈에 띄진 않아도 보석같은 교사가 존재하리라 믿는다. 또 그가 학생들과 보여주는 진정한 사제 간의 모범이 존재하리라 생각한다. 어느 교사는 익숙한 과거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하며 진취적인 교육으로의 변화를 위해 미래를 여는 선구자로 과감하게 나선다. 이것은 전국 곳곳에서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행복 교육, 혁신 교육의 방향과 일맥상통한다.

 

행복나눔학교, 행복배움학교 등 이 땅에 많은 혁신학교가 대한민국 교육의 혁신을 꿈꾼다. 전통적인 ‘온고지신’의 학습은 물론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과의 공존을 위한 평생교육의 추구와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인재의 육성을 위해서 애쓴다. 그들은 남들이 택하지 않은 길을 선택해 대한민국의 진정한 교육의 혁신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래서 한 알의 밀알이 되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수행하는 키팅같은 깨어있는 교사들이다. 그들에게 격려와 박수를 보내며 진정한 경의를 표한다.

태그

전체댓글 0

  • 1379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이 땅의 깨어있는 교사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 인천제물포고 전재학 교감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