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7(화)
 

[교육연합신문=오범세 논설위원] 

 

훈화(訓話)는 학생들의 정서 순화와 원대한 포부를 불러 일으켜 주는 자극제(刺戟劑)가 된다. 미국의 윌리엄 크라크 교수가 일본을 떠나면서 “소년들이여, 큰 꿈을 가져라 ( Boys be ambitious.)" 라고 연설한 것이 청년들의 마음을 감동시켰으며 그 후 각 학교에서는 이 명언을 인용하여 훈화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준비된 훈화는 호소력(呼訴力)과 설득력(說得力)이 있어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좋은 교육방법(敎育方法)이라 하겠다.

 

요즘 체벌금지령으로 교사들은 몸을 사리고 탈선, 반항하는 학생들이 있어도 수수방관 (袖手傍觀)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간접 체벌로도 안되는 학생이 있다면 이는 한번쯤 지도력의 부재가 아닐까? 반성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

 

학교교육은 인성교육(人性敎育)과 창의력교육(創意力敎育)의 두 축을 이루면서 전인교육(全人敎育)을 지향(指向)하고 있다. 이에 교사들의 지도의 한계와 틈새를 학교장의 훈화로 보충하여야 하며 비전(vision)과 바른 인성을 위해 학교장의 훈화교육은 필요불가결한 것이다.

 

돌이켜보면 교장선생님에 따라 즉흥적 훈화, 메모 훈화, 원고 훈화로 대별되는 것을 본다. 훈화교육을 가볍게 생각한 나머지 즉흥적이거나 준비되지 않은 훈계조는 학생들로 하여금 ‘또 잔소리다, 또 지루하고 딱딱한 설교구만’ 이라는 무익한 반응을 줄 수도 있다고 본다.

 

그래서 학교장은 애국조회 또 행사 때 마다 사전에 연구 정선하여 훈화를 함으로써 학생들이 귀담아 듣고 참신하다, 감격스럽다, 감동된다는 느낌으로 수용하게끔 전문적 권위를 보여야 한다.

 

교감, 교장 자격 연수 시 ‘5분 훈화’ 평가를 하는데 이는 그 중요성 때문이다.
국가 사회에서는 건강+성실+실력이 겸비된 인재를 요구하는바 단 한 명의 탈선, 부적응하는 학생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생활지도와 훈화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흔히 말하기를 학생들은 6. 25 전쟁을 잘 모른다고 한다. 각 기념절기의 노래도 그 유래와 의미도 모르는 경우가 있다면 계기교육 훈화교육의 미흡함이 아닐까 돌이켜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중학교 때 교장선생님의 성실(교훈)에 대한 훈화를 나의 일생의 지표로 삼았다. 가훈도 성실이다. 자손들에게도 성실한 일꾼이 되라고 당부한다. 40평생의 교직생활도 성실을 염두에 두었으며 신앙도 성실이 바탕이 데도록 애쓰는 편이 됐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학생들로 하여금 학력위주의 편협한 생각과 서로 경쟁자라는 강박 관념을 주게 된다. 좌절감에 빠진 이런 학생을 교사들이 지도하기 힘들어할  때 애국조회를 통한 계기교육, 소망을 주는 훈화, 개별상담지도는 학교장의 몫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또한 애국조회 행사교육 기념식은 특별활동의 영역으로 비중있게 다루어야 함은 당연하다.

 

알지 못하면 행할 수도 없지만 알고도 행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J. Dewey의 이론에 의하면  행함으로써  배우고 학습으로 행한다 하였으니 훈화를 통해 배운 것을 몸소 실천하는 지행일치(知行一致) 교육의 결실을 기대 해도 좋을 것 같다.

 

시범학교는 물론 대개의 학교장은 ‘훈화집’을 발간하여 활용 보급하고 있다. 아마 인성교육의 성과를 훈화에서 찾아보려는 것이다.
부연(敷衍)하거니와 우리는 지식의 양적 전달만으로 교육을 다 했다고 안도하는 위험에서 벗어나 전인교육이라는 측면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관에 대한 기초기본적인 지도의 절실함을 느낀다. 이런 가치관을 지도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이 훈화가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훈화는 스승과 제자 간에 이루어지는 끈끈한 상호작용이다. 훈화는 잘못을 타이르는 것보다 정신면이나 실천면에서 도덕성을 높이고 생활을 선도하며 청운(靑雲)의 뜻을 품고 정진하게 하는 지정의(知情意) 심성(心性)을 변화시키는 위력이 숨어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학교장의 훈화는 유목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오늘 이야기는 무엇으로 할까? 하고 등단 직전까지 준비가 없다면 그것은 들으나 마나 별 성과가 없을 것이다. 바라기는 짧은 훈화라도 충분한 사전 준비로 작성된 원고 훈화는 방향감이 있고 참신성이 있어 학생들이 싫증을 내지 않고 경청하여 삶의 양식을 삼을 것이다.

 

훌륭한 연설, 훌륭한 설교는 많은 이들을 감동시키거늘 훌륭한 학교장 훈화는 전교생의 성취의욕(成就意慾)을 북돋아 주리라.

 

 

 

 

 

오범세 前 인천청천초등학교 교장
인천교육대학 졸업
인천 작전초 교감
인천 청천초 교장
학교경영 우수교 표창
한자지도사(성균관장)
사회교육 강사(한국어, 한문, 교양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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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학교장(學校長)의 훈화교육(訓話敎育)에 대한 소고(小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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