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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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즈(NYT) 선정 베스트 셀러 작가인 더글라스 우드와 존 무스가 그림을 그린 《잃어버린 진실 한 조각》이란 동화책으로 들어가 보자. 아주 오래전에 ‘진실’이 땅에 떨어져 두 조각이 났다. 여러 동물들이 그중 한 조각을 발견했다. 그런데 동물들은 모두 그것을 다시 버렸다. 왜냐면 그것은 부서지고 조각난 것으로 완전한 것이 아니니까. 그런데 어느 날 한 남자가 그 진실 조각을 발견했는데 “당신은 소중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남자는 너무나 행복했고 그걸 자기 집단에 보여주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한 그 진실 조각을 가지려고 서로 다투었다. 땅 위에 고통이 계속되자 한 소녀가 세상을 바꾸려고 길을 나섰다. 세상의 고통은 불완전한 진실 때문임을 깨달은 소녀는 사람들이 모르고 있던 나머지 진실 한 조각을 찾아 돌아왔다. 두 개의 조각은 딱 맞아떨어졌고 비로소 진실은 완전해졌다. 다른 쪽에 적힌 진실은 바로 “그리고 그들 역시 소중합니다.”라는 것이었다. 
 
이 동화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는 자기가 소중하다는 사실에만 치중한 나머지 다른 사람 또한 소중한 존재임을 헤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들보다 잘나야 한다고 교육받으며 공부 못하는 아이와는 어울리지 말라, 가난한 자와는 가까이하지 말라, 생각이 다른 사람과는 함께 하지 말라, 부모가 어떤 직업을 가진 자와는 어울리지 말라 … 등 재산이나 지위에서 자기보다 못한 사람은 멸시하고 함부로 대해도 되는 것처럼 여긴다. 이는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왜냐면 성적이나 재산, 지위는 높고 낮음, 많고 적음이 있을지 몰라도 사람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천년의 수업》의 저자 김헌은 프랑스 유학의 경험을 말한다. 프랑스에서는 인문학이든 자연과학이든 박사 과정을 공부한 상당수가 학위를 딴 뒤에 중등학교 교사로 일한다. 프랑스의 중등교사들은 단순히 정해진 교과 과정을 따라가지 않는다. 충분히 자율성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교육을 한다. 예컨대 프랑스어 시간에 정해진 교과서가 없이 교사들이 프랑스 문학이나 철학 작품 같은 것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주제를 정해 일 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친다. 
 
저자는 프랑스 초등학교에서의 자녀교육 사례를 든다. 어느 해 담임교사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 설명했는데, 상식과 편견을 깨는 획기적인 방식이었다. “저는 1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공부하려 합니다.”라고 목표를 소개했다. 그리고 1년 동안 시계 보는 법, 시간을 계산하는 법으로 산수를 가르쳤고, 달의 변화로 시간을 가늠하는 음력과 그것의 맹점과 함께 양력의 개념을 소개하면서 과학과 역사를 가르쳤다. 계절의 변화를 살피면서 지구의 공전도 이야기했다. 계절에 맞는 노래와 시를 감상했고, 타임머신과 같이 시간 여행하는 작품으로 상상력을 자극했다. 시간을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했고 자기 시간표를 관리하는 법도 연습하면서 그렇게 1년을 꾸려갔다. 결국 이런 교육은 무엇을 의도하는가? 그 핵심은 학생들이 스스로 자기 생각을 만들어내도록 교육한다는 점이다. 즉, 철저히 사람을 지향하는 교육이다. 
 
세계적인 교육학자 켄 로빈슨(Ken Robinson)은 “지금의 교육 시스템은 이미 망가진 모델”이라며 “개선이 아니라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제 우리에게는 통념을 깨는 국민의 깨어있는 의식이 필요하다. 세상이 어떤 식으로 변하더라도 전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과학이든 기술이든 그것을 만드는 주체는 인간이고 그것의 혜택을 누리는 존재도 인간이라는 것이다. 현 정부의 교육개혁에 기대를 걸고자 한다. 우리 교육은 학생의 다양성이 존중되고 학생이 주도하는 경험 중심의 교육으로 나가야 한다. 우리는 경쟁으로 줄 세우는 것이 아닌 사람다운 사람이 되도록 돕고, 인간이 수단이 아닌 최고의 목적으로 대우받는 교육을 구현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으로 ‘사람이 우선’이고,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을 지향하는 교육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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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진정으로 사람을 지향하는 교육개혁으로 - 인천 산곡남중학교 전재학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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