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3(금)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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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는 존 F. 케네디 박물관(The Sixth Floor Museum)이 있다. 여기에는 그가 제35대 미국 대통령 재직 기간(1961~1963) 동안의 업적과 암살에 얽힌 각종 사진과 기록이 전시되어 있다. 그의 유물 중에서 돋보이는 것은 “A man may die, nations may rise and fall, but an idea lives on(인간은 죽게 되고, 국가는 흥망(興亡)하지만, 사상은 계속 살아남는다)”라는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 문구이다. 그 아래는 자유, 평등, 평화를 위한 여정에 삶을 바친 또 다른 두 명의 인물 사진이 함께 있다. 바로 형의 유지를 받들어 평생 인권과 평화를 위해 활동한 정치가 동생 로버트 케네디와 역시 인권운동가이자 사상가, 종교가인 마틴 루터 킹 목사이다. 이들 셋은 공교롭게도 암살당한 비운의 주인공들이다. 미국은 킹 목사의 탄생일을 1월 셋째 주 월요일로 지정하여 기념하고 있다. 킹 목사의 연설문에는 그의 강력한 자유, 평등사상이 드러난다. 바로 “I have a dream(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이다. 케네디 대통령과 킹 목사의 소망은 모두가 위대한 미국의 사상(Idea)으로 오늘날까지 살아있다. 
 
이처럼 위대한 사상은 국민의 영혼을 빛나게 만든다. 우리에게도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반만년 역사의 유구한 홍익인간(弘益人間) 사상이 살아있다. 이는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사상으로 우리나라 교육법의 근간을 형성한다. 수많은 외침(外侵)과 국가의 흥망성쇠(興亡盛衰) 속에서도 우리 민족은 한강의 기적을 일구고 2021년에는 드디어 선진국으로 진입했다. 그 바탕에는 변변한 천연자원 하나 없이 오직 국가백년대계인 교육에 의한 인재 육성으로 오늘에 이른 것이다. 한마디로 교육은 위대한 홍익인간의 정신을 바탕으로 우리 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추구한 위대한 사상이다. 
 
그러한 교육이 산업화, 민주화 시대를 겪고 정보화, 인공지능(AI)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흔들리고 있다. 오직 물질문명에만 몰입한 천민자본주의 시대를 살면서 영혼 없는 교육으로 경쟁에서 이긴 자만이 모든 것을 독점하는 제로섬(Zero sum) 사상으로 무장한 것이다. 역사상 수많은 인류는 공존하지 못하여 절멸(絶滅)한 역사를 보여준다. 오직 사피엔스(Sapience)만이 유일하게 생존에 성공했다. 그 바탕에는 공존(共存)의 사상으로 협력했기 때문이다. 
 
빈부의 격차가 날로 심화되는 오늘날 우리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더불어 잘 사는 공존사상이다. 자신들만의 성(城)을 쌓은 채 살아가는 상류 집단은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안간힘을 쓴다. 한때 모 방송사의 ‘SKY캐슬’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현실은 여지없이 민낯을 드러냈다. 보다 성공하고 잘살아 다른 사람을 지배하고자 하는 욕망이 sky(하늘)로 치솟는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그에 대한 강력한 수단으로 교육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는 이제 건너갔다. 자식들이 부모의 세대보다 더 잘 살 수 없다는 보도도 있다. 현 정부는 국정의 3대 과제로 교육개혁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성취하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해 학교 교육부터 혁신해야 한다. 수업 시간에 잠자는 학생이 없는 학교, 경쟁보다는 이해하고 배려하며 공존하는 학교, 교권과 학생 인권이 조화를 이루어 즐겁고 행복한 학교, 학생의 선택권이 존중되는 학교, 학생의 실수와 실패를 응원하고 잠재력을 계발하며 미래의 역량을 길러내어 ‘괄목상대’한 인재를 육성하는 학교, 아침에 가장 먼저 등교하고 싶은 학교, 교사가 교육하는 것에서 최고의 보람을 얻는 학교, 학부모가 신뢰하고 기꺼이 참여하는 학교, 민주적인 운영으로 물 흐르듯 소통하는 학교, 다양한 토론과 질문이 활성화된 수업을 하는 학교 등등 이것이 우리가 이뤄야 할 학교 교육혁신의 시대적 소명이다. 우리에게는 꿈이 있다. 그 꿈은 다시금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사상인 홍익인간을 육성하는 학교를 교육의 터전으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 교육, 포스트코로나 시대인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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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現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 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공동저자
◇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집필진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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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더 나은(Better) 교육을 위한 우리의 꿈(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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