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교육연합신문=사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6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를 도입해 공교육의 질을 높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교사에 대한 인센티브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 장관은 공교육의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잠자고 있는 공교육을 깨우고 모든 학생을 미래사회 인재로 키우기 위해 학생 맞춤교육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말은 그동안 획일적인 평등주의 교육 정책을 추진한 것이 공교육 약화, 사교육 팽창이라는 결과를 낳았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것이라 본다. 
 
그런데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의 실천이 수능 킬러 문항의 배제와 학력진단을 통한 학교별 줄 세우기로 비치고 있다. 학교 간 서열화와 낙인 등의 부작용 우려가 있다. 더 이상 교육의 주홍글씨가 되지 않도록 제도의 개편에 구체적인 사항 등을 점검해야 할 때라 본다. 부디 이번 대책이 사교육을 줄이고 교육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교육이 되길 바란다. 
 
요즘 교육부가 제시한 사교육 경감 대책은 그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본다. 현재 사교육 활황의 최대 원인을 킬러 문항 때문이라고 보는 것 같은데, 사실은 정시 확대가 더 크다고 본다. 정시 40% 확대가 N수생 폭증, 의대 쏠림 등 부작용을 낳았다. 고교학점제가 2025년부터 시행된다. 그러면 수능에서 정시가 지금처럼 유지될 수 없고, 결국 정시를 축소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자율적으로 선택해서 들을 수 있게 하는 고교학점제와 달리 수능에서 치르는 일부 과목만 공부하면 되는 정시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2025년에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면 엇박자인 정시를 40% 규모로 놔두긴 힘들 것이다. 교육 정책이 자꾸만 엇박자가 되어간다. 
 
킬러 문항 배제는 또 다른 이권 카르텔을 만든다. 교육부와 EBS의 카르텔이다. 수능 문제집의 독점을 EBS가 맡았다. 이는 수능 출제를 EBS 문제집에서 70% 유사한 문제로 낸다는 교육부의 정책 때문이다. 이러한 정책 때문에 EBS는 각 과목당 문제집을 만들고, 그것도 모자라 각 과목마다 난이도에 따라 3∼4권의 문제집을 또다시 만든다. 대한민국의 초중고생이 모두 그 문제집을 보면서 교육받는다. 창의성을 기른다며 EBS 수능 강의를 전체 수험생이 1인으로부터 듣고, 거기서 출제한 문제를 풀고 하는 이런 획일화된 교육에서 창의성을 기를 수 없다. 어불성설이다. 해외토픽감이다. 따라서 수능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2028년도 대입 구조 개편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볼링핀은 모두 10개다. 그중 가운데 있는 핀이 킹핀이다. 킹핀을 맞추면 나머지 9개의 공이 쓰러진다. 지금 교육의 문제는 2028년도 대입구조 개편이 킹핀인데, 엉뚱한 킬러 문항 배제에 킹핀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사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바로 2028년도 대입구조 개편이다. 
 
사실상 최상위권을 변별하는 역할이었던 킬러 문항이 준킬러 문항으로 대체되고, 또 준준킬러 문항으로 대체되는 등 중상위권 학생들은 한 문제라도 더 맞히기 위해 다시 사교육을 찾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리라 추측할 수 있다. 공교육 강화나 사교육 대책 모두 2028 대입 구조 개편으로 풀어야 한다. 교육부에서는 2028년 대입 구조 개편부터 정시를 축소하겠다고 해야 한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통합 수능 부작용 문제, 정시 40% 폐지 문제, 수능 절대평가 전환 문제 등 산적한 문제들이 킬러 문항 배제라는 회오리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수능 킬러 문항 배제 등 수능 변별력에만 초점을 맞추는 근시안적 접근 방식의 미봉책에서 빨리 빠져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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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공교육 정상화는 2028 대입구조개편으로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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