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6-10(수)
 

[교육연합신문=전재훈 학생기자]

                                    

지난해 계절이 가을을 지나 겨울의 문턱을 넘을 무렵 정호승 시인과 동인천고등학교 학생들의 만남이 있었다.

 

이날 강연에서 정호승 시인은 자신의 시를 하나씩 낭독하고 어떻게, 왜 이런 시를 쓰게 되었는지 그 의도와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다.

 

시를 설명할 때에는 단어 하나하나 본인의 생각을 재치 있게 말해주었다.

 

정호승 시인은 또한 강연 중간 중간에 시와 관련된 자신의 삶의 교훈을 말해주면서 여러 학생과 선생님의 감탄 또는 자신들의 모습, 삶의 태도에 대한 깊은 한숨을 자아냈다.

 

시인과의 강연에서, 시인과 독자 사이의 벽은 존재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 하나하나, 시어 하나하나에 대해 자신들의 고유의 경험에 비추어 시를 해석하는 등 자유로운 소통, 대화가 이루어졌고 ‘시’라는 다리가 시인과 독자를 이어주었다.

 

강연에서의 정호승 시인에게서는 시인 특유의 순수성과 사물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선을 찾아볼 수 있었다.

 

같은 사물, 현상을 보고도 전혀 다른 생각을 해서 우리를 감동시키거나 사색에 잠기게 하고, 같은 생각을 하면서 공감을 할 수 있는 글을 쓰는 시인. 바로 이런 시인들로 인해 여러 학생과 선생님뿐 아니라 시를 감상하는 많은 이들이 감동을 하지 않을까?

 

강연 후 시간에 쫒기는 정호승 시인과의 17분 가량의 인터뷰는 쉴 새 없는 질문과 대답의 연속 이였다.

 

인터뷰에서의 정호승 시인은 강연 때의 전형적인 시인의 모습과는 달리 현실적이고 냉철한 모습을 종종 보이면서 정호승 시인의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그의 모습은 인터뷰 내용에 잘 드러난다.

 

‘시’로만 만나 평소 존경하던 선생님을 이렇게 직접 뵙고 인터뷰까지 하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교육연합신문 동인천고 학생기자 전재훈입니다. 인터뷰 시작하겠습니다.

 

현재의 선생님을 만들어준 인생의 원동력이나 영향을 준 사람은 누가 있나요?

▶ 수없이 많다. 그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소중하다. 인생에서 가장먼저 만나는 부모님, 부모님 중에서도 아들이니까 어머니가 삶에서나 인생에서 큰 원동력이 됐다.
영향을 준 사람도 많다. 문학적 영향이나 어떤 영향이나 종류가 많다. 참 어려운 질문이다. 특정한 인물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문학적 스승이라고 하면 한국 시문학사에 나타나는 수많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나 같은 경우는 1930년대 김소월에서부터 시작해서 수없이 많은 문학인들이 다 나의 스승이다. 누구하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 없지만 그 중에서도 김소월이라든가 한용운이라든가 윤동주, 김수영 이런 시인들의 각기 다른 면들에서 하나하나 영향을 받는다.

 

한사람한테 영향의 100%를 받는 것이 아니고 한사람한테 있는 특정한 부분을 다 영향을 받으면서 자기 자신을 이루어 나가는 것이다.

 

특정한 롤 모델은 있으신지요?

▶ 특정한 롤 모델.. 그것이 참 어렵다. 한사람으로 이야기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어느 시점에서는 그분이 롤 모델이 되었다가 나중에는 또 다른 분이 롤 모델이 되고 하기 때문에 한명이라고 하기가 어렵다. 아까 이야기한 시인들이나 김현승 등 롤 모델이 모두 한국 시문학사에 나타난 시인들이다.

 

어떤 시인들이나 작가들 하고 절친 이신지요?

▶ 동시대인이나 나이가 비슷한 사람들하고는 친하게 지내긴 한다.

 

시인께서 시를 자주 쓰시는데, 그렇다면 이성에게 시를 써보신 적이 있나요?

▶ 그건 시에 대한 오해이다. 편지는 많이 써보곤 했다. 아내가 자신을 위해선 시를 쓰지 않느냐고 한 적도 있다. 사실 그게 아니다. 사실 내가 쓰는 모든 시들은 아내뿐 아니라 나를 위하여, 내 가족을 위하여 또 이 세상을 사는 사람들을 위하여 쓰는 것이다. 특정 한사람으로 인하여 쓰는 시는 있긴 있지만 질문의 경우는 극히 드물다.

 

시상이 잘 떠오르지 않거나 시가 쉽게 안써질때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는지요?

▶ 시상이 떠오르거나 안 떠오르거나 그런 문제가 아니고 시를 쓰기 위해서는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한다. 열심히 책을 읽거나 신문을 정독해야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읽어야할 책이 수없이 많다. 책을 읽지 않고 어떻게 자기 자신을 형성하겠는가. 수없이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 그래야만 시를 잘 쓸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많은 생각을 하기 때문에 좋은 시를 쓸 수 있다.

 

그렇다면 시를 쓰는 데에 재능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 노력이 있어야지 재능이 중요하지는 않다. 노력이 재능이다. 시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노력하지 않고 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분야의 책을 읽으시려하나요?

▶ 모든 분야의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좋다. 하지만 그러기 힘들기 때문에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의 책들을 읽는 경향이 있다. 학생 때는 모든 분야의 책을 읽으려 하는 것이 좋다. 지금 너희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드물겠지만 그래도 열심히 읽어야 한다. 책 많이 읽는 아이들이 결국 공부도 잘하더라. 독서를 하면 독해력과 이해력이 높아지고 문장배열이나 표현력도 좋아진다. 책을 읽어야한다.

 

현재 우리나라 학생은 수능이라는 대표적인 대학시험제도를 통해 대학에 입학하는데 아이들 중에는 자기 꿈이 공부와는 반대인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꿈은 공부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공부와 안 맞을 수는 없다. 수능이라는 과정이 있다면 그 과정을 밟아 나가는 것처럼 주어진 과정을 밟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선생님께선 우리 사회의 10년뒤의 모습을 어떻게 상상하고 계시나요?

▶ 10년 후 우리 사회는 이웃끼리 서로서로 더 소통하고, 타자의 삶에 더 관심을 가지는 사회로 발전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강연 하실 때 에 자신의 10년 후의 모습을 상상하며 살아가라고 강조하셨는데, 시인은 10년 뒤 모습을 상상하시는지요?

▶ 당연히 상상한다. 나의 70세 때의 모습을 상상한다. 나는 10년 뒤에 내 가슴에 있는 시를 열심히 쓰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10년 뒤에도 내가 내 가슴에 있는 시를 많이 쓰지 못 했구나 하고 느낀다면 곤란할 것이다.

 

시 말고도 하고 싶으신 것은 있으신지요?

▶ 없다. 나이가 들수록 넓어지는 것 보다는 좁아진다. 시도 제대로 못쓰는데 다른 것을 해볼 생각은 없다.

 

학생들이 10년 뒤 상상하는 자신의 모습을 잘 이루어 나가기 위해서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요?

▶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알아야 하고 자기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눈을 가지면 좋다. 나는 어떤 존재인가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이러한 것들을 ‘자신 스스로’, ‘항상 깊게’ 생각해야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시인’의 역할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 사람은 육체뿐 아니라 정신도 배고 고플 수 있다. 시는 영혼의 양식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시대의 많은 영혼이 배가 고프지 않게 하는 것이 시인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동인천고 학생들에게 말씀 한마디만 남겨주신다면?

▶ 앞에서도 강조했지만 책을 읽어야한다. 책 읽는 것이 최고이다. 책속에 다 있다. 책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 비록 영상세대 이지만 기술이 발전할수록 독서를 그 기술에 접목시켜서 활용할 줄 알아야한다. 내가 읽지 않고 책상위에 엎어놓은 책부터 읽어라. 또 신문을 정독해야한다. 읽는 것이 아니라 정독, 정확이 읽는 것이다. 기사뿐 아니라 칼럼, 사설도 읽어야한다. 이런 것들을 읽어서 이 시대가 어떻게 흘러가고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바쁘신데 이렇게 인터뷰 성실히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동인천고 학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동인천고등학교 학생기자 전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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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기자 마당] 정호승 시인 "詩는 시인과 독자를 이어주는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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