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교육연합신문=사설] 
현재 우리 부모들은 사랑하는 자녀를 사교육 시장으로 앞장서서 데려간다. 소위 ‘의대 몰빵 앞으로’를 외치면서. 이러한 ‘의대 쏠림 현상’은 소위 ‘의치한약수’라 불리는 사교육 시장의 마지막 불꽃이라고 본다. 70, 80년대 고도압축성장 때문에 대학을 잘 나오면 출세하는 시절이 있었다. 매년 10% 이상씩 성장하던 초고도 성장 덕에 사교육 시장은 대폭 증가하는 일종의 착시현상을 불러 일으켰다. 사교육은 초고도 성장의 괴물이었던 것이다. 
 
각 대학에서 발표한 의대 합격선을 백분율로 비교 분석해 보면 2020학년도에 97.4점, 2021학년도에 97.2점, 2022학년도에 97.8점, 2023학년도에 98.2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대 자연계열보다 4.3점이 높았다. 최근 우리나라가 의대병에 걸린 나라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의대에 가려면 재수, 삼수는 물론이고 오수까지도 감수해야 한다. 그것도 모자라 고교를 자퇴하고 재입학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의대 몰빵에 목숨을 거는 대입 제도가 고교 자퇴 후 재입학이라는 해법을 들고 나온 것은 대학의 서열화, 이른바 ‘SKY, 서성한, 중경외시’라는 입시 중심 교육이 만든 구조적인 문제점과 어른들의 교육에 대한 너무 편향된 관점의 문제다. 
 
초등학교 때부터 사교육 시장을 어물쩍대며 기웃기웃하다가는 자녀의 인생을 망치게 된다. 그보다는 가족끼리 소통하고 토론하면서 부모의 자식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확신을 갖는게 중요하다. 남과 비교하며 자식을 탓하거나 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아야 한다. 모든 것은 부모 책임이라고 말할 것도 없다. 오히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다. 이미 자녀는 거인으로 자라고 있는데, 거기에 걸림돌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이는 의대로 성적우수자들이 몰려가는 현상이 심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상위권 인재들이 서울대보다 의대를 택할 정도로 강한 의대 열풍 현상이 현존하고 있다. 
 
'의대 몰빵(의치한약수)'에 가려면 실수를 하지 않는 기술을 터득해야 한다. 아주 어릴 때부터. 의대 기준은 1,2등급 이상 되어야 한다. 1,2등급은 수능 전 과목이 1등급이고, 한 과목 정도만 2등급이 나올 때 주어지는 등급이다. 그것은 공부를 잘해야 딸 수 있는 등급이 아니다. 좀 더 과장해서 말하면 시간에 쫓기는 시험에서 실수하지 않는 기술을 연마해야 누릴 수 있는 등급이다. 
 
그러나 현재는 2000년대 저성장 시대를 거치며 저출산 시대를 접하게 되었다. 이제 기술적 대변혁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Chat GPT의 갑작스런 출현으로 앞으로 5년 후인 2028년이 되면 지식을 전수하던 시대를 뒤로하고,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교육을 해 나가야 한다. 그때는 인공지능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여 스마트 교육의 1:1 맞춤형 교육이 시행될 것이다. 이미 서울시는 내년부터 초등 3학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런 시대의 흐름을 직시하고 사랑하는 자녀를 의대에 몰빵하는 의대 쏠림 현상을 자제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자녀가 어떤 인생을 살게 하려고 하는가. 의대 몰빵이라는 소유 양식적 삶이 아니라 홍익인간 되기라는 존재 양식적 삶을 살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씁쓸한 반성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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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의대 광풍'…대한민국의 교육 시스템 재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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