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4(토)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김홍제2.jpg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을 편리하게 하고 보호하기 위해 생겨난 것들이 인간과 지구를 파괴하는 대상이 되기도 한다. 플라스틱도 그중 하나이다. ‘플라스틱 테러범’의 저자 도로테 무아장은 1950년 200만 톤이었던 플라스틱 생산량이 2020년 4억 톤으로 200배 이상 증가했고 2050년 생산량은 10억 톤 이상이 될 것이라고 추정한다. 저자는 대안으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한다. 기업들은 강제당할 때만 행동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플라스틱 시대에 살고 있다. 신용카드가 바로 플라스틱이다. 인류는 철재보다 플라스틱 재료를 더 많이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철기시대에서 플라스틱 시대로 넘어온 것이다. 석기시대의 도구가 철기시대의 도구에게 밀리듯이 플라스틱이 이미 철을 성큼 넘어서고 있다. 비닐봉지는 자기 무게의 2,000배를 감당할 수 있다. 얇고 가벼우며 내구성이 뛰어나다. 일상생활용품에서 금속은 플라스틱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일회용품은 인류에게 여유시간과 편리함을 주었다. 플라스틱 포장은 음식물 부패를 막아 유통기한을 늘려준다. 야구장에서는 페트병만을 허용하고 비행기 안에서도 플라스틱 식기도구를 제공한다. 안전 때문이다. 창틀과 창문 새시의 경우도 단열과 소음 등의 문제로 플라스틱 등의 합성수지 소재로 시공한다. 플라스틱은 코끼리 상아를 대체하여 코끼리를 멸종 위기에서 구원했다. 또한 플라스틱이 목재를 대체하면서 산림 파괴 역시 감소했다. 사시사철 싱싱한 과일과 채소를 먹을 수 있는 것도 플라스틱 덕분이다. 플라스틱 제품으로 인한 환경오염은 문제로 떠오르지만 플라스틱의 유용성과 경제성 때문에 플라스틱 소비는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분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사용시간은 평균 20분인데 오염은 1,000년을 간다. 다큐멘터리 'A Plastic Ocean'을 보면 폐플라스틱이 바다에 흘러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을 볼 수 있다. 버려진 플라스틱이 잘게 부서져도 썩지는 않기에 눈이 보이지 않는 미세 플라스틱들이 수도 없이 발생하는 것이다. 현재 거의 모든 식료품과 음료,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의 몸속에는 미세 플라스틱이 있다고 추정된다. 인류가 플라스틱을 생산한 이후로 썩은 것은 하나도 없고 모두 지구 곳곳에 쌓여 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중단하는 것은 지금 가능한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개선을 감행해야 할 시기가 왔다. 플라스틱은 강을 건너는 시기에는 생명을 살려줄 만큼 유용했지만 강을 건너고 나서 그것을 짊어지고 가는 것도 생존을 위협하는 행동이다. 

 

저자는 욕조가 넘치면 수도꼭지를 잠그듯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2023년부터 환경교육이 학교에서 의무화한다고 한다. 연간 180시간이 넘는 의무 필수 이수 시간만 늘어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 플라스틱에 대한 환경 교육은 동영상 시청이 아니라 교육과정과 실생활이 함께하는 실질적인 교육이 되기를 소망한다. 플라스틱의 운명을 보면 인간의 죽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인류에게 소중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김홍제2.jpg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 예술진흥부장

전체댓글 0

  • 04628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김홍제의 목요칼럼] 플라스틱 시대의 교육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