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論] 체육은 모든 교과 활동의 주춧돌이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교육연합신문=시론]
얼마 전 대니얼 코일의 『탤런트 코드』를 읽었다. 이 책은 우리가 모두 타고난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나, 꾸준한 노력만으로는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 이유를 밝히고, 그 대안으로 재능 폭발의 비밀을 밝히는 자기계발서다.
브라질은 왜 축구를 잘하는가? 하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브라질 사람들은 풋살경기를 많이 한다. 축구와 풋살이 무슨 관계인가? 축구는 11명이 큰 운동장에서 경기를 한다. 풋살은 5명의 선수가 작은 경기장에서 공을 찬다. 그리고 공이 작다. 이것은 많은 차이를 나타낸다. 우선 자기에게 공이 오는 횟수가 축구보다 6배 많다. 작은 공으로 5명의 선수에게 공을 주려면 정확해야 한다. 그리고 빨라야 한다. 뇌과학적으로 보면 뇌에서 전기가 빨리 흘러야 한다. 이것을 신경섬유의 절연체를 감아준다고 한다. 그러려면 신경섬유가 많은 가지를 만들어 옆으로 새지 않고 정확하게 빨리 가야 한다. 이것을 전문용어로 미엘린화(수초화)라 한다. 즉 풋살을 잘하려면 수초가 감기는 횟수가 많아져야 한다는 결론이다. 풋살을 많이 한 브라질 사람들이 축구를 잘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자현미경으로 뇌를 살펴보면 수초가 100번 정도 감겨있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한편 스트레스를 받으면 감겨진 수초가 풀어지는데, 완전히 풀어지게 되면 루게릭병처럼 운동도 못하고 꼼짝할 수조차 없단다.
모든 운동선수들이 갖추어야 할 조건은 정확성, 민첩성, 강함이다. 운동선수가 빠르고 정확하게 운동을 하는 것은 수학자가 계산을 빠르게 정확하게 하는 것과 같다. 세계적 기량을 가진 운동선수가 되려면 단위시간 당 횟수가 많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러한 활동을 많이 한 사람은 뇌의 신경세포(뉴런) 가지가 많아지게 된다. 가지들은 서로 연결되는데 이를 시냅스라 한다. 시냅스가 많아야 머리 회전이 빨라진다.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의 뇌세포를 보면 시냅스가 많다. 따라서 아주 복잡다단한 일을 즉각적으로 처리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결론은 체육을 잘하면 머릿속의 신경세포가 많아져 즉 시냅스가 늘어나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공부를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추론이 가능해진다.
세계 보건 기구(WHO)는 10대 청소년들에게 매일 1시간씩 숨이 가쁠 정도의 격렬한 운동을 하라고 권장한다. 하지만 WHO가 146개 국가 11∽17세 학생들의 운동량을 비교한 결과 한국 학생들의 경우 권장 운동량을 채우지 못한 비율이 94%로 가장 높았다(2019년)는 보고다. 지난해 10대 학생들 중 주 1회 30분 이상 운동한 비율은 53%로 70세 이상 고령자보다도 낮았다. 코로나로 인한 활동량의 감소로 과체중이거나 비만 학생 비중이 30.5%로 늘어나고 저체력으로 분류된 학생도 16.6%로 증가했다는 언론의 보도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시설이 부족하고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로 인해 교실에서 이론 수업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정부가 초・중・고교 체육 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의 학생건강증진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초등 1, 2학년 체육 시간을 80시간에서 144시간으로 늘리고 미술・음악과 ‘즐거운 생활’로 묶여 있는 체육을 독립 교과로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학교는 2025학년도부터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시간을 136시간으로 30% 확대하고,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는 고교에서도 체육 수업이 충실히 이뤄지도록 별도의 대책을 세울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아주 바람직한 정책이다.
문제의 핵심은 건강한 신체를 만들기 위해 체육 수업 시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체육 활동이 뇌 기능을 향상시켜 타 교과에도 영향을 미쳐 우수한 인재를 만들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가급적이면 체육 교육을 아침에 등교해서 바로 전체 학생들이 참여하게 하여 1, 2교시에 모두 운동장이나 실내 체육관에 모여 활동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물론 지도는 체육 교사만이 아니라 전 교사가 참여해야 한다. 그러면 뇌기능이 향상되어 이후 이론 교과 활동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정부 당국은 앞으로 학생들에게 당연한 권리인 학습권과 함께 운동권 강화를 위해 체육 시설 확충과 체육 전담교사 확보, 교육 콘텐츠 개발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체력은 국력이다. 더불어 체육은 모든 교과 활동의 주춧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