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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산 크루즈관광의 허와 실, 크루즈관광객 100만 시대 부산은 무엇을 얻을 것인가
[교육연합신문=이상헌 기고] 크루즈선이 부산항에 입항하면 항구는 활기를 띤다. 거대한 선박과 수천 명의 외국인 관광객은 부산이 세계적인 해양관광도시로 도약하고 있다는 기대를 높인다. 부산항만공사는 2030년까지 크루즈선 520항차, 관광객 100만 명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제시된 전망에 따르면 2026년에는 상반기에만 219항차, 약 32만 명이 부산항을 찾았고, 연간 이용객은 약 7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부산을 찾는 크루즈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과 부산 시민의 삶이 나아지는 것은 과연 같은 일인가. 크루즈관광의 성공을 입항 횟수와 방문객 수만으로 판단한다면 정작 중요한 경제적 가치를 놓칠 수 있다. 이제 부산의 크루즈관광은 양적 성장의 성과를 넘어 질적 성장의 실효성을 검증해야 할 시점이다. 숫자는 성장하지만, 지역경제의 체감 효과는 별개의 문제다. 크루즈관광은 일반적인 숙박형 관광과 구조가 다르다. 관광객들은 선박 안에서 숙박과 식사를 해결하고, 기항지에서는 제한된 시간 동안 관광과 쇼핑을 즐긴다. 선박이 몇 시간 정박하는 동안 수천 명이 부산을 방문하더라도 이들이 실제로 부산 지역 상점과 식당에서 얼마를 소비하는지는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 관광객 수가 증가했다고 해서 지역경제의 수익도 같은 비율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관광객이 대형 관광버스를 타고 주요 명소 몇 곳을 둘러본 뒤 다시 선박으로 돌아간다면, 방문객 수는 통계에 잡히지만 동네 식당과 전통시장, 골목상권이 얻는 경제적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관광상품의 구성과 소비 경로에 따라 수익이 일부 대형 사업자에게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부산 크루즈관광이 실패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관광객 증가라는 기회를 지역경제의 실질적 성장으로 연결하는 장치가 얼마나 잘 마련돼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뜻이다. 앞으로 부산은 방문객 수뿐 아니라 관광객 1인당 지역 내 소비액, 체류시간, 지역 소상공인 매출 기여도, 지역 고용 효과, 재방문 의향 등을 함께 측정해야 한다. 그래야 크루즈관광이 부산에 얼마나 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부산의 매력은 충분하다. 문제는 관광상품을 만드는 방식이다. 부산에는 크루즈관광의 경쟁력이 될 만한 자산이 풍부하다. 해운대와 광안리의 해안 경관,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의 생활문화, 감천문화마을의 독특한 풍경, 한국전쟁의 역사를 간직한 원도심, 부산 특유의 해양문화와 음식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산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관광객이 그 가치를 충분히 경험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관광객이 유명 관광지 몇 곳에서 사진만 남기고 떠나는 것과 부산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이해하고 지역 음식을 맛보며 도시의 이야기를 경험하는 것은 전혀 다른 관광이다. 부산은 관광지를 단순히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험을 설계해야 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자갈치시장에서 부산의 해산물 문화를 이해하고, 원도심에서 도시의 역사와 산업 발전을 배우며, 지역 상점에서 부산의 생활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관광 안내와 해설의 품질이 중요하다. 언어를 단순히 번역하는 수준을 넘어 부산의 역사와 문화, 음식의 의미를 외국인의 눈높이에 맞춰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관광객이 도시를 깊이 이해할수록 관광 경험의 만족도와 소비의 폭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결국 관광의 경쟁력은 관광지의 개수보다 그곳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어떤 기억을 가져가는가에 달려 있다. 체류시간을 늘리는 것이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출발점이다. 부산시가 크루즈관광 활성화 전략에서 체류 확대와 재방문 설계를 강조하고, 24시간 크루즈터미널 운영을 기반으로 오버나잇 크루즈 유치에 나선 것은 주목할 만하다. 부산항만공사 역시 기항 중심에서 모항 중심으로 전환하고 1박 2일 체류형 상품을 확대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크루즈관광의 경제적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방향이다. 낮에 잠시 방문하는 관광객보다 밤까지 머무는 관광객에게는 저녁 식사, 야간 관광, 공연과 문화체험, 숙박 전후의 추가 소비 기회가 더 많이 생긴다. 물론 체류시간이 늘어난다고 소비가 자동으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 편리한 교통, 안전한 이동 환경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부산은 광안리 야경과 해변 문화, 원도심 역사 탐방, 지역 미식, 공연과 전시를 결합한 시간대별 관광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크루즈 입항 시간에 맞춰 시장과 음식점, 문화시설이 연계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관광객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다국어 안내와 교통정보도 제공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관광객을 더 오래 붙잡아 두는 것이 아니다. 부산에서 더 많은 가치를 경험하도록 만들고, 그 경험이 지역 소비와 재방문으로 이어지게 하는 일이다. 크루즈 모항 육성은 관광을 넘어 산업의 문제다. 크루즈관광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부산을 잠시 들르는 기항지에서 출발과 도착이 이뤄지는 모항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모항은 관광객의 승선과 하선뿐 아니라 항공·철도 연계, 숙박, 식음료, 선박 정비, 연료와 식자재 공급, 물류와 전문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과 연결된다. 부산에서 출발하는 크루즈가 늘어나면 관광산업의 파급효과가 선박 운항과 관련 서비스 분야로 확대될 수 있다. 다만 모항 육성에는 국제선 연결성, 선사의 운항계획, 안정적인 수요, 터미널 수용능력, 출입국 절차의 효율성 등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 시설 확충만으로 경쟁력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부산은 크루즈 선사 유치와 함께 지역기업이 선용품 공급, 관광서비스, 운송, 콘텐츠 제작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관광객이 부산에 와서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크루즈 산업의 공급망 자체가 부산에서 성장하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모항 전략의 경제적 의미다. 다섯 가지 전환이 필요하다. 부산 크루즈관광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방문객 중심에서 지역경제 가치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입항 횟수와 관광객 수에 더해 지역 내 소비액, 소상공인 매출 기여도, 체류시간, 재방문율을 함께 공개하고 평가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단체 관광 중심에서 선택형 체험관광으로 확대해야 한다. 부산의 음식, 역사, 해양문화, 전통시장, 예술과 지역 생활을 연결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관광객이 자신의 관심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낮 중심 기항에서 야간·체류형 관광으로 전환해야 한다. 야간 콘텐츠와 대중교통, 다국어 안내, 안전관리 체계를 함께 구축해 체류 확대가 실제 소비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넷째, 관광 유치에서 산업 생태계 육성으로 발전해야 한다. 지역기업과 선사 간 거래를 확대하고, 부산의 식품·수산물·서비스·문화콘텐츠가 크루즈 산업의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다섯째, 관광객의 만족을 재방문과 추천으로 연결해야 한다. 크루즈 여행에서 부산을 경험한 관광객이 다음에는 부산에 며칠간 머무는 개별여행객으로 돌아오도록 후속 관광상품과 맞춤형 홍보를 설계해야 한다. 크루즈는 부산을 세계에 알리는 첫 번째 관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 관광업계, 지역 상인, 교통사업자, 문화기관이 함께 성과를 관리해야 한다. 관광객 증가의 혜택이 지역사회에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부산 크루즈관광의 진정한 성공은 배가 떠난 뒤에 결정된다. 크루즈관광은 부산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국제적인 접근성, 해양도시라는 정체성, 풍부한 문화자산을 활용한다면 부산은 동북아 크루즈관광의 주요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크루즈선이 많이 들어온다는 사실만으로 관광도시의 성공을 선언할 수는 없다. 관광객이 부산을 얼마나 깊이 경험했는지, 지역 상권이 얼마나 혜택을 얻었는지, 부산의 기업과 시민에게 어떤 새로운 기회가 생겼는지를 함께 물어야 한다. 크루즈관광의 성패는 배가 몇 척 들어왔느냐가 아니라, 배가 떠난 뒤 부산에 무엇이 남았느냐로 판단해야 한다. 관광객의 발길이 지역 상권의 매출로 이어지고, 일회성 방문이 재방문으로 연결되며, 관광 수요가 부산의 일자리와 연관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때 크루즈관광은 비로소 지속 가능한 산업이 된다. 2030년 관광객 100만 명이라는 목표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그러나 부산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목표는 그 숫자 자체가 아니다. 부산을 찾은 세계인이 다시 방문하고 싶어 하는 도시, 지역기업이 관광산업의 성장에 참여하는 도시, 시민이 관광의 혜택을 체감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부산의 크루즈관광은 이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왔는가”에서 “얼마나 큰 가치를 함께 만들었는가”로 질문을 바꿔야 한다. 그 질문에 답할 수 있을 때 부산은 단순한 크루즈 기항지를 넘어 세계인이 기억하고 다시 찾는 해양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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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건물은 세워진다, 도시는 기획된다
[교육연합신문=이상헌 기고] 세계적인 관광도시를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화려한 야경일까, 유명한 축제일까, 아니면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는 랜드마크일까. 물론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세계적인 도시의 경쟁력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다른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들은 건물만 보러 도시를 찾지 않는다. 그 도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계획한다. 그리고 그 경험이 기대 이상일 때, 도시는 관광지를 넘어 목적지가 된다. 부산은 이미 적지 않은 것을 갖추고 있다. 국제적인 축제와 다양한 공연, 해변과 항구가 만들어 내는 독특한 풍경, 역동적인 음식문화가 있다. 부산콘서트홀이 문을 열었고, 2027년에는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도 예정돼 있다. 이제 부산 관광의 과제는 무엇을 더 지을 것인가보다, 이미 가진 자산으로 어떤 도시의 미래를 만들어 낼 것인가에 있다. 세계적인 관광도시는 명소의 숫자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 도시를 찾아야 할 이유가 얼마나 분명한가에 따라 완성된다. 파리의 문화적 매력은 에펠탑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런던의 관광 경쟁력도 빅벤이나 버킹엄궁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두 도시에는 예술과 공연, 전시와 스포츠, 미식과 일상이 끊임없이 새로운 방문 동기를 만들어 내는 구조가 있다. 관광객은 특정 장소를 방문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자신이 여행하는 시기에 그 도시에서 벌어지는 일을 경험하기 위해 움직인다. 여기서 부산이 주목해야 할 지점이 있다. 부산에도 축제는 많고 공연도 열린다. 문제는 행사의 유무가 아니라 개별 행사가 도시 전체의 매력으로 얼마나 연결되는가에 있다. 각각의 축제와 공연이 저마다의 성과를 내는 것과, 그 모든 경험이 ‘부산에 가야 하는 이유’로 축적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관광객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 부산을 여행하려는 외국인이 특정 공연을 발견하고, 그 일정에 맞춰 항공편과 숙박을 예약하며, 낮에는 도시를 둘러보고 저녁에는 공연을 관람한다면 공연은 단순한 문화행사가 아니다. 여행을 결정하게 만든 핵심 동기가 된다. 반대로 공연이 열려도 해외에서 정보를 접하기 어렵고, 예약과 관람이 불편하며, 여행 일정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 잠재력은 충분히 발휘되기 어렵다. 이 차이가 부산 관광의 다음 단계를 결정할 수 있다. ■ 오페라하우스가 부산의 미래를 대신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2027년 개관을 앞둔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부산의 문화와 관광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세계적인 수준의 공연을 유치하고, 부산의 예술적 위상을 높이며, 북항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건축물이 완성되는 순간 세계적인 오페라 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공연장은 외관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평가받는다. 어떤 작품을 올리는가, 어떤 예술가를 키우는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는가, 시민과 관광객이 얼마나 자주 그곳을 찾는가가 중요하다. 개관 기념 공연이 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것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다음 해, 그다음 시즌에도 사람들이 부산오페라하우스의 공연을 기다리게 만드는 일이다. 한 번의 화려한 개관보다 오랜 시간 축적되는 예술적 신뢰가 도시의 브랜드를 만든다. 또한, 오페라하우스가 독립된 섬처럼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 부산콘서트홀과 기존 공연장, 영화제와 지역 축제, 전시공간과 관광업계가 서로의 관객을 연결해야 한다. 클래식 공연을 보러 온 사람이 부산의 다른 문화공간을 찾고, 축제를 즐기러 온 관광객이 다음 공연을 예약하는 순환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진정한 성공은 그 건물 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들어오는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그 공간이 부산 전체의 문화적 활력을 얼마나 확장하는가로 평가해야 한다. ■ 축제의 도시에서 ‘문화적 목적지’로 부산은 축제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하는 도시라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축제와 공연을 새로운 관점에서 연결해야 하는 도시다. 필요한 것은 행사 목록의 확대가 아니라 도시 전체를 하나의 문화 프로그램처럼 기획하는 발상이다. 봄에는 어떤 예술을 경험할 수 있고, 여름에는 바다와 음악이 어떻게 만나며, 가을에는 영화와 공연이 어떤 분위기를 만들고, 겨울에는 부산에서만 즐길 수 있는 문화적 경험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것은 단순히 계절별 축제를 배치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부산을 방문하는 사람이 자신의 관심사와 여행 시기에 따라 도시의 문화를 발견할 수 있도록, 흩어진 프로그램을 하나의 이야기로 편집하자는 것이다. 예컨대 해외 관객이 부산의 오페라 공연을 예약하면 인근 전시와 관광 프로그램을 함께 발견할 수 있고, 영화제를 찾은 방문객이 지역 공연과 미식 경험으로 자연스럽게 관심을 넓힐 수 있어야 한다. 서로 다른 행사가 관객을 놓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의 부산 체류를 함께 풍성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러한 연결은 홍보의 문제인 동시에 산업의 문제다. 공연 기획자와 관광업계, 숙박업계, 지역 상권이 일정과 상품을 함께 설계한다면 문화행사의 효과는 공연장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문화예술은 관광 소비를 이끌고, 관광은 다시 예술의 관객과 재원을 넓히는 관계가 될 수 있다. ■ 세계인의 시선보다 먼저, 관객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세계적인 관광도시를 지향할수록 해외 유명 공연과 국제적인 이벤트에 관심이 쏠리기 쉽다. 그러나 외부의 명성을 빌려오는 것만으로는 도시의 문화적 자립성을 확보할 수 없다. 세계적인 예술단체를 초청하는 일과 함께 부산의 예술가들이 성장하고, 지역의 공연단체가 새로운 작품을 만들며, 부산에서 제작한 콘텐츠가 다른 나라의 무대에 오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의 예술이 부산에 도착하는 도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부산의 예술이 세계로 나가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시민의 역할도 중요하다. 시민이 일상적으로 공연장을 찾고 축제를 즐기며 지역 예술을 지지할 때 문화 인프라는 비로소 살아 있는 자산이 된다. 관광객만을 위해 만들어진 문화공간은 특정 시기의 방문객에 의존하기 쉽지만,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은 도시의 문화적 기반을 더 튼튼하게 만든다. 결국 관광객에게 제공하는 경험의 수준은 그 도시가 평소 축적해 온 문화의 수준과 무관하지 않다. 관광객을 위한 특별한 장면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시민이 평소에도 좋은 공연과 예술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 관광객 수를 넘어, 도시의 선택받는 힘으로 관광객 수는 분명 중요한 지표다. 부산이 세계적인 관광도시들과 경쟁하려면 방문객 규모를 확대하는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 다만 숫자의 성장만으로 도시의 국제적 위상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부산을 방문한 사람이 왜 이곳을 선택했는지, 여행 중 무엇을 가장 인상 깊게 경험했는지,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다시 방문할 의향이 있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특히, 공연과 축제가 실제로 숙박 예약과 지역 소비, 재방문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문화행사의 관객 수와 관광객의 만족도, 지역경제에 미친 효과를 함께 분석해야 다음 기획도 정교해질 수 있다. 이제 부산 관광정책에는 관광과 문화예술을 따로 바라보지 않는 관점이 필요하다. 공연장은 문화시설이면서 관광 동기이고, 축제는 시민의 문화행사이면서 도시의 국제적인 홍보 자산이다. 이 둘을 연결하는 능력이 앞으로 부산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 부산은 더 이상 세계적인 관광도시가 되기 위해 무엇인가를 처음부터 만들어야 하는 도시가 아니다. 이미 가진 자산을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도시다. 오페라하우스의 개관은 그 가능성을 시험할 중요한 기회다. 건물의 완공을 도시의 성취로 끝낼 것인지, 새로운 문화관광 시대의 출발점으로 만들 것인지는 앞으로의 운영과 기획에 달려 있다. ■ 도시는 건축으로 모습을 갖추지만, 기획으로 기억된다. 부산이 지향해야 할 세계적인 관광도시는 명소가 많고 축제가 화려한 도시만이 아니다. 세계인이 부산의 공연을 보기 위해 여행을 계획하고, 축제의 일정에 맞춰 방문하며, 그 경험 때문에 다시 돌아오는 도시다. 부산에는 이미 무대가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무대들을 하나의 도시적 경험으로 연결하는 안목과 실행력이다. 오페라하우스의 불이 켜지는 날, 부산의 관광도 함께 새로운 막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 그때 부산은 세계적인 관광도시를 꿈꾸는 데 머물지 않고, 세계인이 찾아올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도시로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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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늘봄학교 전면화의 명암
[교육연합신문=박진우 칼럼] 초등 방과 후와 돌봄을 통합한 '늘봄학교'가 전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초등 1~2학년까지 정착되며 학부모의 양육 부담 완화와 국가 책임 돌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기존 돌봄교실의 높은 대기 수요를 흡수하고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해 아이들에게 안전한 일상을 보장하겠다는 정책적 취지는 교육 가족 모두가 깊이 공감하는 바다. 그러나 제도가 현장에 안착해 가는 과정에서 학교가 겪는 공간의 과밀화와 관리 체계의 과부하는 지속가능성을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엄중한 과제다. 실제로 교육부가 발표한 「2026년 늘봄학교 추진 현황」에 따르면, 초등 1~2학년으로 대상이 확대된 이후 참여율은 80%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기존의 돌봄 대기 수요를 사실상 해소하는 가시적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양적 성장의 이면에서 나타난 공간 여건의 격차는 여전히 깊은 고민을 안겨준다.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대도시 과밀 지역의 경우 일반 정규 교실을 늘봄과 함께 쓰는 '겸용 교실' 비율이 늘면서 교사의 수업 연구 및 학생 상담 공간이 잠식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반면 농어촌 및 원도심 학교는 전문 강사 수급의 어려움과 방과 후 안전 관리 인력 부족이라는 상반된 난관에 직면해 있다. 학교 담장 안으로 모든 돌봄 수요를 흡수하려는 물리적 집중이 낳은 구조적 한계다. 학교는 통계표 위의 숫자 하나로 환원될 수 없는 배움의 터전이자 아이들의 삶이 자라나는 공간이다. 모든 돌봄과 보육의 책무를 학교라는 단일 기관의 울타리 안에만 가두려 한다면, 교원은 본연의 교수·학습 연구와 학생 지도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렵고 돌봄 서비스의 질적 도약 또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질 높은 교육'과 '안정적인 공공 돌봄'이 조화롭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유기적으로 역할을 나누는 패러다임의 확장이 요구된다. 우선, 학교 중심의 돌봄을 넘어선 '지자체 책임형 협력 거버넌스' 확대가 절실하다. 학교 밖 유휴 공공시설, 청소년수련관, 주민자치센터, 도서관 등을 거점형 늘봄센터로 적극 발굴·연계해야 한다. 공간이 부족한 학교의 아이들이 안전하게 이동해 질 높은 예체능 및 놀이 프로그램을 누릴 수 있도록 지자체가 통학 및 공간 운영을 전담하는 '온 마을 돌봄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학교 내 '교육'과 '돌봄'의 운영 체계를 행정적·공간적으로 정교하게 분리해야 한다. 정규 교육과정을 담당하는 교원 조직과 늘봄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늘봄지원실 전담 인력의 업무 경계를 명확히 확립해야 한다. 늘봄전담사 및 관리 인력의 고용 안정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안전 관리와 시설 유지보수, 예산 집행 등의 행정 부담이 일반 교사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제도적 지원을 빈틈없이 갖추어야 한다. 나아가 '양적 수용'을 넘어 아이들의 정서적 쉼을 보장하는 '돌봄 질의 내실화'가 필요하다.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학교에 머무는 아이들에게 단순한 시간 때우기식 프로그램이나 과도한 특별활동을 강요하기보다, 자유 놀이와 쉼, 또래 간의 정서적 교감이 가능한 아동 친화적 쉼터를 조성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종일 이어지는 빽빽한 통제가 아니라 안전 속에서 마음 놓고 숨 쉴 수 있는 편안한 품이다. 국가가 책임지는 돌봄의 완성을 위해서는 학교에만 모든 짐을 지우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들의 성장을 보듬는 성숙한 교육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 박진우 ◇ 교육학 박사 ◇ 부산 칠암초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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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의 왕 김광휘] 2027 대입논술 비법 - 고려대학교 논술
[교육연합신문=김광휘 논술] 고려대학교 논술은 단순히 글을 잘 쓰는 시험이 아니다. 주어진 제시문과 자료를 정확히 읽고, 문제의 요구에 맞게 핵심 개념을 뽑아내며, 그것을 논리적인 답안 구조로 연결하는 시험이다. 김광휘 ‘논술의 왕’식으로 정리하면 고려대 논술의 핵심은 다음 한 문장으로 압축된다. “문제의 요구를 먼저 파악하고, 제시문을 요약이 아니라 논거로 바꾸어라.” 수험생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고려대 논술 대비 비법은 다음과 같다. ■ 제시문보다 문제를 먼저 읽어라 논술 답안의 방향은 제시문이 아니라 문제의 명령어에서 결정된다. ‘비교하라’, ‘분석하라’, ‘비판하라’, ‘평가하라’, ‘설명하라’, ‘해결방안을 제시하라’는 지시어에 따라 답안의 구조가 완전히 달라진다. 예를 들어 ‘비교하라’는 문제에서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모두 밝혀야 하고, ‘비판하라’는 문제에서는 대상의 한계나 논리적 약점을 지적해야 한다. ‘해결방안’을 요구하는 문제에서 제시문 요약만 반복하면 좋은 답안이 될 수 없다. ○ 비법 포인트 문제를 읽을 때 명령어에 밑줄을 긋고, 답안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먼저 결정하라. ■ 제시문은 따로 읽지 말고 관계 속에서 읽어라 고려대 논술에서 중요한 것은 제시문 하나하나의 단순 요약이 아니다. 여러 제시문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는지 파악해야 한다. 제시문들은 보통 다음과 같은 관계로 연결된다. ▲같은 문제를 서로 다른 관점에서 설명한다. ▲한 제시문이 다른 제시문의 한계를 보완한다. ▲두 제시문이 서로 대립하는 가치관을 보여준다. ▲하나의 제시문은 원인을, 다른 제시문은 해결 방향을 제시한다. 따라서 제시문을 읽을 때는 “이 글이 무슨 내용인가?”에서 멈추지 말고, “다른 제시문과 어떤 관계인가?”까지 파악해야 한다. ○ 비법 포인트 고려대 논술의 핵심은 제시문 요약이 아니라 제시문 간 상관관계 파악이다. ■ 공통 개념을 뽑아라 여러 제시문과 자료를 관통하는 핵심 개념을 찾아야 답안의 중심이 잡힌다. 예를 들어 자유, 평등, 공정성, 경쟁, 연대, 공동체, 다양성, 책임, 효율성, 인간 존엄, 기술 발전, 사회적 약자, 불평등 같은 개념들이 자주 활용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키워드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제시문 속에서 어떤 가치가 충돌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 예시 ▲자유 vs 평등 ▲경쟁 vs 연대 ▲효율성 vs 공정성 ▲개인의 권리 vs 공동체의 책임 ▲성장 vs 분배 ▲기술 발전 vs 인간성 ▲다양성 vs 사회 통합 ○ 비법 포인트 주제를 외우지 말고, 주제 속에 숨어 있는 가치 대립 구조를 찾아라. ■ 자료는 나열하지 말고 한 문장으로 묶어라 표, 그래프, 통계, 사례 자료가 나올 경우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자료를 하나씩 설명하는 것이다. 하지만 좋은 답안은 자료들을 관통하는 공통 의미를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 예를 들어 여러 자료가 소득 격차, 교육 기회 차이, 지역 불균형을 보여준다면 다음과 같이 묶을 수 있다. “제시된 자료들은 사회적 불평등과 기회 격차가 여러 영역에서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자료를 종합해 핵심 문제를 규정해야 이후 원인 분석과 해결방안 제시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 비법 포인트 자료를 설명하지 말고, 자료가 함께 가리키는 사회문제를 찾아라. ■ 제시문은 요약하지 말고 논거로 바꿔라 논술 답안에서 제시문은 단순히 정리하는 대상이 아니다. 자신의 주장이나 판단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해야 한다. ▲나쁜 답안 : 제시문 A는 공동체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좋은 답안 : 제시문 A가 강조하는 공동체적 연대의 관점에서 볼 때, 이 문제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사회적 협력과 제도적 지원이 함께 필요하다. 이처럼 제시문의 내용을 자신의 논리 안으로 끌어와야 한다. ○ 비법 포인트 “이 제시문은 무엇을 말하는가?”보다 “이 제시문을 내 주장에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를 생각하라. ■ 답안은 결론부터 설계하라 논술 답안을 처음부터 써 내려가면 논지가 흔들리기 쉽다. 먼저 결론을 정하고, 그 결론을 뒷받침할 근거를 배치해야 한다. 예를 들어 결론이 다음과 같다고 하자. “사회적 불평등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제도적 개선과 공동체적 연대가 함께 필요하다.” 그러면 본론은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불평등의 원인 분석 ▲개인 책임론의 한계 ▲사회적·제도적 해결방안 제시 ○ 비법 포인트 답안은 쓰는 것이 아니라 설계하는 것이다. 결론을 먼저 정하고 본론을 배치하라. ■ 해결방안은 개인·사회·제도 차원으로 구체화하라 해결방안 문제에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와 같은 추상적 표현만 쓰면 설득력이 약하다. 해결방안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효과적인 방식은 세 층위로 나누는 것이다. ▢ 개인 차원 개인은 편견과 고정관념을 줄이고, 타인의 권리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 사회 차원 사회는 공감, 연대, 협력의 문화를 확산하고, 차별과 배제를 줄이는 공론장을 마련해야 한다. ▢ 제도 차원 국가와 제도는 교육,복지,노동,지역 정책 등을 통해 구조적 불평등을 완화해 공정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 비법 포인트 해결방안은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드러나야 한다. ■ 옹호·비판형 문제는 입장을 끝까지 유지하라 특정 주장에 대해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문제가 나오면 입장의 일관성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비판한다고 해놓고 본론에서 옹호 논리를 쓰거나, 결론에서 애매하게 “둘 다중요하다”고 마무리 하면 답안의 힘이 떨어진다. ■ 안정적인 구성은 다음과 같다. ▲ 대상 주장의 핵심 정리 ▲자신의 입장 제시 ▲제시문을 근거로 활용 ▲반대 입장 간단 검토 ▲자신의 결론 재확인 ○ 비법 포인트 어느 입장을 선택했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그 입장을 끝까지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 반드시 피해야 할 답안 유형 고려대 논술에서 피해야 할 답안은 다음과 같다. ▢ 제시문 요약형 답안 ▲제시문 내용을 반복하지만 자신의 논리로 연결하지 못하는 답안 ▢ 자료 나열형 답안 ▲표와 그래프를 하나씩 설명하지만 공통 의미를 찾지 못하는 답안 ▢ 입장 혼란형 답안 ▲옹호와 비판이 뒤섞여 논지가 흔들리는 답안 ▢ 구호형 답안 ▲ “노력해야 한다”,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만 반복하는 답안 ▢ 배경지식 과시형 답안 ▲ 문제와 직접 관련 없는 이론이나 시사 사례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답안 ○ 비법 포인트 논술은 많이 쓰는 시험이 아니라 정확히 쓰는 시험이다. ■ 실전 답안 기본 공식 고려대 논술 답안은 다음 공식으로 정리할 수 있다. 문제 명령어 확인 → 제시문 핵심 파악 → 공통 개념 추출 → 자료 종합 → 입장 결정→ 근거 배치 → 결론 정리 사회문제 해결형 문항이라면 다음 틀을 활용할 수 있다. 제시된 자료들은 ○○ 문제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문제의 원인은 ○○에 있으며, 제시문 A는 이를 □□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또한 제시문 B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인식 변화, 사회적 연대, 제도적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옹호·비판형 문항이라면 다음 틀이 안정적이다. 제시된 주장의 핵심은 ○○이다. 나는 이 주장을 옹호한다/비판한다. ▲첫째, 제시문 A는 ○○의 측면에서 이 주장의 타당성/한계를 보여준다. ▲둘째, 제시문 B는 □□의 관점에서 이를 뒷받침한다. 물론 반대 입장에서는 ○○라고 볼 수 있으나, 이는 ○○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다.따라서 이 주장은 옹호/비판되어야 한다. ■ 최종 정리 김광휘 ‘논술의 왕’식 고려대 논술 비법은 결국 다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정확히 읽고, 관계를 파악하고, 구조적으로 써라.고려대 논술은 예상 주제를 맞히는 시험이 아니다. 낯선 제시문과 자료가 나오더라도 문제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핵심 개념을 뽑아내며, 제시문을 자신의 논거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이다. 따라서 수험생은 배경지식 암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문제 독해, 제시문 분석, 자료 해석, 논거 구성, 답안 구조화 훈련을 반복해야 한다. ● 한 줄 비법 고려대 논술은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주어진 자료를 정확히 읽고 논리적으로 연결하는 사람이 이긴다. ▣ 김광휘 ◇ 前현광문리학원 원장 ◇ 前부산종로학원 원장 ◇ 前부산학원 부원장 ◇ 언어영역 문학(창과창) ◇ 언어영역 독해(한샘출판사) ◇ 홀로서기 논술(대학진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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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학생 감소 시대, 특수교육의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
[교육연합신문=신동현 칼럼] 우리나라 학생 수는 계속 줄고 있습니다. 학교마다 빈 교실이 생기고 소규모학교도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흐름과 반대로 빠르게 늘어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바로 특수교육대상자입니다. 「2026 특수교육통계」에 따르면 특수교육대상자는 2022년 10만 3,695명에서 2023년 10만 9,703명, 2024년 11만 5,610명, 2025년 12만 735명, 2026년 12만 4,195명으로 해마다 증가했습니다. 4년 만에 2만 500명, 19.8%가 늘어난 것입니다. 특히 자폐성장애 학생은 같은 기간 1만 7,024명에서 2만 8,798명으로 69.2% 증가했습니다. 학생들이 배우는 곳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2026년 특수교육대상자 가운데 특수학교에서 배우는 학생은 3만 1,993명인 반면, 일반학교 특수학급 학생은 7만 2,784명, 일반학급에서 통합교육을 받는 학생도 1만 9,202명입니다. 전체의 74%가량이 일반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제 특수교육은 특수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학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특수교육 체계는 이렇게 빠르게 늘고 다양해지는 교육수요를 제대로 감당하고 있을까요? 현행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시행령」 제22조는 특수교육 담당 교원을 특수교육대상자 4명마다 1명씩 배치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네 명이라도 필요한 지원은 전혀 다릅니다. 수업지원만 필요한 학생이 있는가 하면 의사소통, 이동, 신변처리, 행동·감각조절 등에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한 학생도 있습니다. 교사가 한 학생의 위기상황이나 신변처리를 지원하는 동안 다른 학생의 수업이 멈출 수도 있습니다. 결국 교사와 지원인력의 부족은 학생이 받아야 할 교육의 부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수학교를 계속 늘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습니다. 2022년 192교였던 특수학교는 2026년 199교로 7교 늘어난 데 그쳤습니다. 반면 일반학교 특수학급은 같은 기간 1만 2,712학급에서 1만 5,426학급으로 2,714학급, 21.3% 증가했습니다. 우리는 2017년 서울 강서구에서 특수학교 설립을 둘러싼 일부 주민의 반대 과정에서 장애학생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학교 설립을 호소했던 일도 경험했습니다. 특수학교가 필요하다고 해서 필요한 지역에 곧바로 세울 수 있는 것은 아닌 현실도 생각해야 합니다. 이제 특수학교를 더 짓고 특수학급을 하나씩 늘리는 기존 방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변화한 교육환경에 맞는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하나의 대안은 학생 감소로 여유 공간이 생기는 일반학교, 특히 소규모학교를 활용한 ‘거점형 특수학급’입니다. 지역의 특수교육 수요와 접근성을 고려해 몇몇 학교를 거점으로 정하고, 일반 특수학급보다 충분한 특수교사와 지원인력을 배치하는 것입니다. 감각조절실·심리안정공간·신변처리시설을 갖추고 행동·의사소통 지원 등 전문적인 기능도 함께 두는 것입니다. 거점의 전문인력이 인근 학교를 찾아가 학생과 교사를 지원하는 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을 한 학교에 모으자는 것이 아닙니다. 특수교육의 전문성과 인력을 거점에 모아 여러 학교가 함께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해외에서도 그 가능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영국은 일반학교 안에 ‘SEN Unit’과 ‘Resourced Provision’을 두어 전문적인 인력과 시설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모든 학교가 모든 전문인력과 시설을 각각 갖추기 어렵다면, 일반학교 안에 전문성을 집중하면서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을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우리도 이제 ‘일반학교냐 특수학교냐’라는 두 가지 선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학급과 순회지원, 일반 특수학급, 거점형 특수학급, 특수학교로 이어지는 촘촘한 지원체계를 만들고 학생 수뿐 아니라 실제 지원요구도에 따라 교사와 지원인력을 배치해야 합니다. 한쪽에서는 학생이 줄어 교실이 비어가고, 다른 한쪽에서는 특수교육을 받을 공간과 교사, 전문인력이 부족합니다. 이 두 문제를 따로 바라볼 이유가 없습니다. 학생이 줄어드는 학교의 공간과 특수교육의 전문성을 연결하는 것. ‘한 명의 특수교사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특수교육’에서 ‘여러 교사와 전문가, 지역의 학교가 한 아이를 함께 지원하는 특수교육’으로 바꾸는 것. 그곳에서 학생 감소 시대, 우리 특수교육의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 신동현 ◇ 부산 강서초등학교 교장 ◇ 前 부산 장서초등학교 교감 ◇ 前 부산광역시교육청 학교정책과 장학관 ◇ 前 부산광역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장학관 ◇ 前 부산광역시교육청 정책연구소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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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지구가 보낸 경고장…국가와 교육이 답할 '기후재난'의 골든타임
[교육연합신문=박진우 칼럼] 해마다 지구촌을 강타하는 이상기후는 이제 일시적인 자연현상이 아닌 인류의 일상을 파고드는 복합 재난으로 고착화되었다. 올해만 보더라도 유럽 전역에서는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으로 수만 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했고, 북미와 아시아 곳곳은 기습적인 집중호우로 도시 전체가 침수되는 비극을 겪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기존의 장마 공식은 무너진 지 오래며, 예고 없는 국지성 폭우와 폭염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와 UN이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를 넘어 '지구 열열화(Global Boiling)' 시대가 왔다"고 경고했듯, 기후재난의 발생 빈도와 피해 범위가 매년 가파르게 확산하는 현상에 대해 우리는 엄중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상기후는 단지 어쩌다 찾아오는 계절적 불운이 아니라 인류와 미래 세대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국가적 재난이다. 과학자들은 오늘 우리가 겪는 혹독한 더위와 기습 폭우가 앞으로 맞이할 수많은 날 중 ‘가장 온화했던 날’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프랑스의 저명한 사회학자 브뤼노 라투르가 언급했듯 인류는 이미 '기후적 난민'의 시대에 진입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교육현장의 학사 운영 중 폭우나 폭염이 엄습할 때 단축수업이나 휴업을 안내하고 주의를 당부하는 수준의 임시방편으로는 다가올 미래를 감당할 수 없다. 국가 차원에서 기후위기를 '국가 안보 및 국민 생존'의 문제로 규정하고, 이에 발맞추어 미래 세대를 길러내는 교육의 방향성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학교 현장과 사회가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은 무엇인가. 첫째, 국가 차원의 '기후적응형 학교 인프라 표준화'와 재정 지원이다. 학교 건물 자체의 단열 성능을 극대화하고 옥상 녹화 및 빗물 저류 시설을 의무화하는 '그린 스마트 건축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폭염 시에도 학생들이 안전하게 신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모듈러형 실내 체육/놀이 공간' 확충을 국가 예산으로 우선 지원해야 한다. 둘째, 체계적인 '기후 데이터 기반 학사운영 예측 시스템' 구축이다. 각 지자체 및 기상청과 연계하여 지역별·학교별 기후 위험도를 실시간 측정하고, 이에 따른 단계별 대응 매뉴얼(체육 수업 전환, 등하교 시간 자율 조정, 온라인 수업 전환 기준 등)이 현장에서 혼선 없이 작동하도록 행정적·법적 근거를 명확히 정비해야 한다. 셋째, 지식 전달을 넘어선 '실천형 기후 안보·생태 교육'으로의 대전환이다. 기후변화 교육을 단순한 환경 과목의 일부가 아니라, 아이들이 생존 역량을 키우고 탄소중립 사회를 이끌어갈 '기후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필수 교육과정으로 재편해야 한다. 학교 내 에너지 소비를 학생들이 직접 측정하고 줄여보는 실천형 프로젝트 교육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중국의 고전 『서경』에는 "사전에 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라는 가르침과 함께, "망한 뒤에 도모하면 이미 늦다"는 경고가 전해진다. 교육의 본질은 우리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마음껏 배우며 미래를 꿈꾸도록 울타리가 되어주는 데 있다. 이상기후라는 엄중한 시대적 경고 앞에서, 국가의 선제적 장기 대책과 교육 현장의 과감한 실천을 통해 국민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든든히 지켜내야 할 때다. ▣ 박진우 ◇ 부산 해빛초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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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省察? ‘나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
- [교육연합신문=문덕근 기고] 지금 우리의 경제 구조, 정치 구조, 교육 구조가 새로운 방향으로 대전환을 하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찾지 않으면, 우리는 여기까지가 한계라는 것을, 교육자들도, 정치인들도, 관료들도, 기업인들도 다 안다.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일은 누구의 철학을 취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일이다.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시대정신을 파악하는 것! 지금 우리가 이 시대에 포착해야 할 우리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다른 곳에서 나타난 철학을 훈고하거나 끌어들여 사용해 보려는 습성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정신적 독립을 시도해 보는 일이 아닐까? 선진 사회, 선진 국가 수준으로 상승하는 일이 아닐까? 이쯤에서 1880년에 태어나 1936년에 생을 마감한 단재 신채호의 말을 다시 듣는다. “우리 조선 사람은 매양 밖에서 진리를 찾으려 하므로, 석가가 들어오면 조선의 석가가 되지 않고, 석가의 조선이 되며, 공자가 들어오면 조선의 공자가 되지 않고, 공자의 조선이 되며, 무슨 주의가 들어와도 조선의 주의가 되지 않고, 주의의 조선이 되려 한다. 그리하여 도덕과 주의를 위하여 조선은 있고, 조선을 위하는 도덕과 주의는 없다. 아! 이것이 조선의 특색이냐. 특색이라면 특색이나 노예의 특색이다. 나는 조선의 도덕과 조선의 주의를 위하여 곡하려 한다.” 생각, 즉 시선의 높이’가 삶의 높이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나, 사회나 모두 각자가 가진 시선의 높이를 넘어서 사는 일은 절대 할 수 없다. 아무리 잘 살아야 딱 시선의 높이만큼 산다. 그래서 시선의 높이는 치명적이다. 시선이 높아야 마음이 크고, 시선이 낮으면, 마음도 작다. 작은 마음은 쉽게 차고, 큰마음은 어지간한 양으로도 잘 차지 않는다. 쉬이 차는 작은 마음은 쉽게 부풀어 오른다. 부풀어 오르는 마음에 자만과 교만이 깃든다. ‘마음의 크기’가 삶의 크기다. 그래서 老子도 말한다. ‘大器免成’, 진정 큰 그릇에는 완성이 없다. 큰 그릇이 되는 건 끝이 있는 '완료형'이 아닌 계속해서 완성해 나가야 하는 ‘현재진행형’이라는 뜻이다. 현재의 만족함에 머무르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며, 더 나아가 자신을 혁신해 나가는 그 과정 자체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큰 가르침이다. 1648년의 베스트팔렌조약(근대 유럽의 정치구조가 나타나는 계기가 된 평화조약)부터 문명은 ‘국가’ 주권을 바탕으로 하는 ‘근대’적인 새로운 국제질서가 시작되었는데, 1800년대 중반부터 ‘근대’의 큰 흐름이 동아시아에 닥칠 때, 우리가 식민지 상태에 처해있어, ‘근대’를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학습·수용할 수 없었다. 공부도 시켜서 할 때와 주체적으로 알아서 할 때 사이의 실력에 큰 차이가 나듯이, 국가나 문명의 형성과 학습도 주체적이냐 종속적이냐에 따라 큰 실력 차이를 내게 된다. 개인이건 사회이건 국가이건, 앞선 생각으로 주도권을 갖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갖는 분기점은 상상력과 창의성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기입인들만 앞장 서서 실천을 한다. 왜, 실천을 하느냐? 안 하면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치인, 교육자들, 관료들은 앞장서서 실천을 안 해도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기업인들은 자기가 한 의사결정이 한 공동체의 승패를 직접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인들에게는 자신의 일을 결정하는데, 성공과 실패의 경계를 동시에 생각하는 예민함이 있다. 인문학은 생존과 직결되며, 한쪽을 선택하지 않고, 성공과 실패의 경계에 서는 예민함의 필요함을 일러주므로 기업가들이 관심을 갖는다. 우리는 늘 어떻게 해야 할까?, 즉 전방에 보초를 서는 척후병처럼, 모든 주변 상황을 예민하게 주시하는 경계 태세, 즉 조짐을 찾는 자세와 태도가 중요하다. 경계에 선다는 것은 불안하고 모호하다. 불안과 모호함을 견디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경계에 서는 사람의 마음과 태도다. 결국, 모호함과 두려움을 오롯이 감내할 수 있는 힘? 그것이 용기이고,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함량이다. 인문학은 인간이 움직이는 방향을 알려준다. 인간이 그리는 무늬의 정체를 알려준다. 우리는 이제까지 선진국에서, 즉 일류 국가에서 인류와 미래를 위해 만들어 놓은 ‘메시지’, ‘비전’, ‘생각들’을 받아들여서 그 사람들 대신에 잘 수행해 왔다. 지금 우리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화두가 무엇인가? 상상력과 창의력이다. 창의력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인간이 그리는 무늬의 방향을 조금 더 앞서가는 일이다. 그럼, 상상력이란 무엇일까? ‘인간이 그리는 무늬가 어디로 갈 것인가?’ 하고 계속 꿈꿔보는 일이다. 그럼, 창의력과 상상력을 높이는 길은 무엇일까? 대답하는 인재보다 질문하는 사람들의 비율을 높이는 문화를 만드는 길이 아닐까? 특히 교육은 모든 정치 구조, 인재의 틀을 만드는 디딤돌이다. 한국 사회에서 요체는 뭐냐? 국민 각자가 역사적 책임성을 갖는 것이다. ‘내가 대통령의 역할’을 몸소 수행하는 것이다. 교육은 역사적 책임을 몸에 배게 하는 훈련장이다. 우리나라가 제대로 되려면, 시민이 제대로 태어나야 한다. 우리는 지금, 정치, 교육, 행정을 가지고 욕을 많이 한다. 그런데 그 사람들을 누가 만들었는가? 시민들이 다 만들었다. 시민들이 만든 정치 구조며, 교육 구조, 교육 정책이다. 다 우리가 만든 것이다. 시민이 국가 운영의 방관자가 아니라 국정 운영의 책임자가 되어야 한다. 정치인, 관료, 교육자들을 욕하기에 앞서, 그분들을 만든 근본이 우리 국민이라는 역사적 책임성을 회복하는 일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이 역사와 사회를 내가 책임진다고 하는 자각과 실천의 시급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일이다. 우리 국민이 역사적 책임성을 갖추는 것은 한국 사회의 발전과 관련되는 일이고, 우리의 생존과 관련되는 중차대한 일이다. 이것을 자각만 해서는 안 된다. 이것을 연수나 강의를 통해서 강조하는 일로써 자신의 역할이 끝나서는 어렵다. 이 역사는 우리의 눈물과 피와 열정으로 이루어졌다. 이 일은 앞으로도 쉼 없이 지속되어야 한다. 모두가 曾子 선생의 ‘吾日三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曾子 선생의 성찰은? 인간성의 실현과 깊은 관련이 있다. 그래서 모든 정치, 경제, 교육의 구조는 인간이 어떻게 인간성을 발휘해서 살 수 있는가? 하는 것에 근본을 두어야 한다. 소크라테스(Socrates)의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 “The unexamined life is not worth living.”는 이 말도 曾子의 이야기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본다. 단순히 살아가는 것을 넘어, 자신을 돌아보고 질문하며 의미를 찾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왜 살고 있는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성찰함으로써 비로소 우리 선조들의 진정한 삶의 가치인 ‘살림살이’, 즉 ‘三一哲學’에 이를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우리에게 깊이 있는 자기 탐구를 통해 지혜를 얻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라고 격려하고 있다. 그의 사상은 주로 제자 플라톤의 대화를 통해 전해졌다고 한다. “너 자신을 알라.”는 유명한 경구처럼, 그는 대화를 통해 사람들이 스스로의 무지를 깨닫고 진리를 탐구하도록 이끌었다. 그의 철학은 질문과 성찰을 통해 지혜를 추구하는 방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너 자신을 알라.”, 이것이 우리의 영원한 숙제는 아닐까?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고 충만하게 살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은 인간의 본질을 묻게 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변화를 만드는 존재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이 어떻게 사는가를 이해해야 한다. 인간은 어떻게 사는가? 인간은 변화를 만들며 산다.’고 최진석 교수는 말한다. 인간은 무언가를 만들어서 변화를 야기하는 문화적 존재다. 인간이 만든 세계, 곧 문명, 인간이 안 만든 세계,자연, 두 무대에서 사는 인간은 보이던 것에서 살다가 안 보이던 것으로 이동해서, 자기 영토를 건축하는 존재다. 해석되지 않은 것을 꿈꾸는 존재고, 생각하는 존재다. 어떻게 변화를 이루는가? 관념에 대한 생각과 질문을 통해 변화를 만든다. 변화는 어떻게 만드는가? 생각을 통해서다. 질문하고 관념을 깨고, 사실에 접근하려는 노력, 변화를 만드는 삶을 살 것인가? 변화를 수용하는 삶을 살 것인가?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을 살 것인가? 종속적인 삶을 살 것인가? 자신에게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짐으로써 자신을 변화시켜 간다. 행복과 자유 또한 질문의 대상이지, 행복과 자유는 실재하지 않는다. 인간의 해석이 들어간 것이다. 실재하지 않는 세계를 꿈꿀 수 있어야, 자유나 행복을 가질 수 있다.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현상 세계에만 매몰되지 말고, 질문하며 추상의 세상을 사유하는 삶의 태도가 자신의 삶을 결정하는 것은 아닌지? 자신에게 묻고 묻는 성찰의 시간이 현재의 자기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 왜? 인간이 변하고 달라지는가? 세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세계가 달라지기 때문에, 인간이 해결해야 될 내용과 방법도 달라진다. 그 해결하는 내용과 방법을 다르게 하는 그 과정 속에서 인간 삶의 의미가 달라진다. 인간은 그냥 들쑥날쑥하면서 사는 게 아니라, 하나의 흐름 속에서 살아간다. 이것을 人文이라고 한다. 이 세상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 내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 하는 것을 한 번 궁금해하는 것이, 바로 인문적 통찰로 가는 첫걸음이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택을 한다. 크고 작은 선택이 모여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간다.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너 자신을 알라’는 평생에 걸쳐 스스로에게 던져야 하는 질문이지 않을까? ‘나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를 하나둘, 세어보는 삶, ‘自快’하는 삶의 길이지 않을까? ◇ 한자한글연구원장 ◇ 한자실력급수 사범급(공인)·한자한문지도사 특급(공인) ◇ 前전남강진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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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省察? ‘나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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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답게 사고하고, 행동하고, 살아가는 힘을 갖춘 사람’으로!
- [교육연합신문=김성희 기고] 주역(周易)은 중국 고대의 철학적 경전으로, 변화와 우주의 법칙을 설명하는 체제입니다. 주역은 64괘(卦)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괘는 음양(陰陽)의 상호작용을 통해 세상의 모든 변화를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합니다. 주역의 핵심은 변화의 원리에 있으며, 이는 개인의 삶에서의 선택과 결정을 돕는 지혜로 여겨집니다. 주역은 음양의 조화와 자연의 흐름을 통해 인간의 삶을 이해하고,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는 데 유용한 도구로 사용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역』이라는 책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일상의 삶에 묻어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변역(變易)’, ‘불역(不易)’, ‘이간(易簡)’의 세 가지 의미로 설명되는데, 음양의 변화를 통해 이 우주 자연과 모든 존재들이 생겨났고, 음양의 규칙적인 변화에 따라 모든 것이 규칙적으로 변화해 간다는 음양 사상은 『주역』의 철학에서 핵심적인 부분은 저를 매료시키기에 차고 넘칩니다. 특별히 제 마음을 사로잡는 곤위지괘(坤爲地卦)의 괘상의 설명을 보면, ‘가장 조용하면서도 가장 깊은 사유를 요구하며, 하늘이 창조하고 주도하는 힘이라면, 땅은 그것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끝내 생명으로 길러내고, 스스로 말하지 않고, 앞서 나서지 않으며, 다만 모든 것을 감당한다. 그러나 그 침묵과 낮음 속에는 만물을 살리는 근본의 힘이 있다.’ 하니 홀로 그런 사람을 사유하게 괘상입니다. 그래서 주역은 믿음의 시대에서 생각의 시대인 철학의 시대에서 인간의 책임성을 강조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를 가지고 욕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을 누가 만들었는가? 시민들이 다 만들었습니다. 시민들이 만든 정치구조입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정치에서 핵심은 뭐냐? 역사적 책임성이라고 믿습니다. 왕정에서는 권력의 중심이 누구한테 있느냐? 왕에게 있었습니다. 민주주의에서는 권력의 중심이 누구한테 있느냐? 市民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왕정에서 통치가 제대로 되려면, 왕이 제대로 되어야 합니다. 민주주의에서는 통치가 제대로 되려면, 시민이 제대로 되어야 합니다.『주역』에서 언급되는 주옥같은 말들이 우리 시민의식의 밑거름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올바른 시민으로 거듭나는 일이고, 이 일에 앞장서려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곤위지괘가 말하는 삶의 태도는 ‘이기는 삶’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삶’이며, ‘증명하는 삶’이 아니라 ‘지탱하는 삶’이라고 말합니다. 곤위지괘는 또 이렇게 말합니다. “君子以厚德載物”, ‘군자는 두터운 덕으로 만물을 싣는다. 땅은 스스로 높아지지 않지만, 모든 것을 떠받친다. 슬픈 일, 안타까운 현실,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이 닥쳤을 때, 나의 인생이 절망스러워 보일 때,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갈 때,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뇌의 심연에 빠졌을 때 그냥 순순히 응하며 흐름에 흘려보내는 때’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정해진 말을 따르지 않고 세계의 진실을 마주하라는 뜻입니다. 우리의 이념, 개념, 지식은 세계의 공통된 부분만을 짜맞추어 놓은 틀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성현의 말씀을 읽으면서도 그 말이 지시하고 있는 세계의 실상을 보아야 합니다. 주역의 핵심은 뭐냐? 역사적 책임성입니다. 이 시대 역사적 책임성이 왕에서 시민으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이 역사를 왕이 책임진다고 하면 왕정이고, 아니여, 시민이여, 우리가 책임자면, 그러면 민주주의입니다. 이제는 시민 각자가 왕입니다. 왕의 역할을 대신하는 사람이 시민입니다. 이 시민의식이 없으면. 대통령을 왕으로 알게 됩니다. 지금도 우리나라는 그러고 있습니다. 이 역사와 사회를 내가 책임진다고 하는 자각이 있어야 합니다. 각자가 대통령입니다. 소하는 한나라 건국의 중심에 있었으나 스스로를 중심에 세운 적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는 유방처럼 결단으로 돌파하는 인물도 아니었고, 한신처럼 전장에서 공을 세우는 장수도 아니었습니다. 소하의 자리는 언제나 뒤였습니다. 군량을 마련하고(糧道), 법과 제도를 정비하며(制度), 인재를 관리하는 일(任人)을 맡아, 전쟁이 가능하도록 보이지 않는 기반을 다졌습니다. 싸움이 눈앞의 승부라면, 소하는 그 싸움이 성립되게 하는 땅이었습니다. 이는 주역 곤위지괘(坤爲地卦)가 말하는 자리와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곤(坤)은 앞서지 않고(不先), 다투지 않으며(不爭), 감당함으로 만물을 싣는 덕입니다. 또한 ‘월하추한신(月下追韓信)’의 일화는 곤(坤)의 성품을 가장 잘 드러냅니다. 유방이 한신의 재능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를 떠나보내려 했을 때, 소하는 밤길을 달려 한신을 붙잡아 왔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공을 내세우지 않았습다. 한신은 장수의 자리에, 유방은 주인의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질서(位)를 바로잡았을 뿐입니다. 소하는 스스로 주인이 되려 하지 않았고(不居功), 공을 주장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는 坤卦의 가르침인 ‘암말의 바름’(利牝馬之貞)과 닮아 있습니다. 따르되 흐트러지지 않고, 낮되 자리를 잃지 않는 태도였습니다. 소하는 끝까지 그 땅의 자리에 머물렀습니다. 그의 이름은 전면에 서지 않았으나, 그가 무너지지 않았기에 제국은 세워졌습니다. 우리는 老子를 흔히 세상과는 등지고 사는 반문명적인 성인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孔子와 老子 둘 다 급변하는 현실을 타개할 통치 질서를 모색하려고 했던 위인들이었습니다. 공자는 당시를 혼란으로, 노자는 변화로 보았던 것입니다. 둘 다 현실 타개에 대한 다른 입장을 취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老子를 말하면 흔히 ‘無爲’라고만 기억합니다. 그런데 본래의 글자는 ‘無爲而無不爲’, 즉 무위하면 못할 것이 없다는 ‘帝國’의 꿈을 말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곤위지는 성취의 괘가 아니라 수용의 괘입니다. 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네가 꿈꾸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지금 또는 앞으로 필요한 것은 정확히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답을 찾아가는 시간입니다. 나를 알고, 내가 왜 사는지 분명하고 확실해졌을 때, 잠시 멈춘 걸음을 다시 걷고, 가속력을 더해 달려가면 됩니다. 지식이 지식으로만 머물고, 실용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모습은 창고에 쌓아 둔 씨앗과 같습니다. 씨앗은 그 자체로 생명의 가능성을 품고 있지만, 땅에 심고 물을 주지 않으면 아무 열매도 맺지 못합니다. 곡식의 이름과 성질을 줄줄 외우고 있어도 밭에 뿌리지 않는다면 굶주림은 그대로인 것과 같습니다. 지식은 머릿속에 있을 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사용될 때 비로소 살아 움직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한 대로 살게 됩니다. 생각은 그냥 머릿속을 스치는 게 아니라, 삶의 방향, 선택, 태도까지 결정짓는 근본적인 힘이라는 것입니다.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으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결국 내 인생의 판을 새롭게 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답게 사고하고, 행동하고, 살아가는 힘을 갖춘 사람’, 우리의 꿈이 아닐까요? 모든 것은 일상의 변함없는 지속, 그리고 선택과 집중에 있지 않을까요? ▣ 김성희 ◇ SLA 어학원 원장 ◇ 무등 환경단체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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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답게 사고하고, 행동하고, 살아가는 힘을 갖춘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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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남자 프로배구, 강서에서 확인한 잠재력
- [교육연합신문=김상수 기고] 부산 강서실내체육관이 주황빛 열기로 가득 찼다. 남자 프로배구 OK저축은행 읏맨의 첫 부산 홈 개막전 입장권이 티켓 오픈 하루 만에 전석 매진되며, 경기 당일에는 3층 스탠드까지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단 한 경기만으로도 부산 시민이 얼마나 오랫동안 배구를 기다려 왔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OK저축은행 읏맨의 부산행은 상징성이 크다. 안산에서 부산으로 연고를 옮기며 ‘영남권 최초 남자 프로배구단’을 공식화했고, 이는 한국배구연맹 이사회 승인을 통해 확정됐다. 이로써 부산은 프로야구·프로축구·프로농구에 이어 프로배구까지 더한, 4대 프로스포츠 구단을 모두 보유한 도시가 됐다. 흥행 성적은 수치로도 입증된다. 개막전 대한항공전 4,300여 명을 시작으로 현대캐피탈전 3,500여 명, KB손해보험전 2,500여 명, 삼성화재전 2,100여 명, 우리카드전 4,300여 명이 입장했다. 홈 초반 경기 평균 관중은 3,300명을 넘어섰다. 이는 수도권과 충청권이 아닌 지방에서도 프로배구가 충분히 흥행할 수 있다는 분명한 근거다. 이 열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부산에는 초·중·고 13개 배구팀과 실업선수 197명, 생활체육 배구동호인 약 1,700명이 활동하는 탄탄한 저변이 있다. 그동안 프로구단이 없었을 뿐, 학교체육과 생활체육 현장에서 축적된 에너지가 이번 연고 이전을 통해 ‘우리 팀’을 만난 셈이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경기장 밖의 변화다. 경기가 열린 강서실내체육관 일대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과 타지역 원정 팬들이 몰리며 활기가 넘쳤다. 문화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서부산권에 새로운 동력이 더해졌고, 지역 상권에도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 홈경기 평균 관중 3,000명 기준으로 연간 약 5만 명이 강서체육공원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의 숙박·외식·카페 이용, 경기일 주변 상권 매출 증대까지 고려하면 프로배구는 서부산권 지역경제 활성화의 확실한 촉매가 될 수 있다. 구단과 지역의 상생 구상도 본격화되고 있다. 배구단은 유소년 배구교실과 초등학교 대상 찾아가는 배구교실, 시민 참여형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부산시 역시 배구 꿈나무 육성과 생활체육 저변 확대, 시설 개선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제 과제는 분명하다. 시즌 내내 꾸준한 관중 참여를 유지하고, 유소년·학교·생활체육을 아우르는 촘촘한 배구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나아가 부산의 경제·문화·관광과 결합한 장기적인 스포츠 도시 전략을 마련하고, 영남권 전체가 함께 응원하는 광역 팬 베이스를 형성해야 한다. 강서실내체육관에서 시작된 이 열기가 부산 전역, 더 나아가 영남 전역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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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폭염에 갇힌 교실…‘찜통 교실’이 학생 학습권을 위협한다
- [교육연합신문=이윤규 기고] 해마다 반복되는 여름철 폭염은 이제 예외적 재난이 아니라 일상이 됐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대응은 여전히 임시방편에 머물러 있다. 특히 옥상층 교실은 낮 동안 축적된 열이 밤새 빠져나가지 못해, 아침부터 ‘찜통 교실’이 된다. 이 공간에서 학생들은 집중력을 잃고 두통과 피로를 호소하며, 교사는 수업을 이어가기조차 버거운 상황에 놓인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불편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고온 환경은 학습 집중도와 인지 능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장시간 노출 시 학생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교육의 질과 학생의 안전이 동시에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학교의 주된 대응책은 에어컨 가동이다. 그러나 이는 근본 해법이 될 수 없다. 냉방을 강화할수록 전력 소비는 급증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교육 예산과 탄소 배출 증가로 이어진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학교 전기요금은 급격히 늘었고, 냉방이 에너지 소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냉방을 강화해도 옥상층 교실의 구조적 열 유입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전국 학교 전기요금은 7260억 원으로, 2020년 4223억 원 대비 72% 늘었다. 특히 여름철(6~7월) 전기요금은 전년 대비 42.8% 증가했으며, 학교 에너지 소비 중 냉방 비중은 약 3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상층 교실의 경우 열 축적으로 인해 냉방 부하가 기준 대비 30~40% 이상 초과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대응도 속도를 내고 있으나 현장 체감도는 낮다. 교육부는 2024~2028년까지 학교 시설 개선에 총 29조 원을 투입하고, 이 중 냉난방 및 창호 교체에 9.5조 원을 배정했다. 그러나 연간 냉방 시설 개선 예산은 515억 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장에서는 이미 한계를 호소하고 있다. “아침부터 교실이 달궈져 에어컨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시설 담당자의 말은, 지금의 방식이 지속 가능하지 않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일부 학교가 옥상층 수업을 지하나 1층으로 옮기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라 ‘후퇴’에 가깝다. 현장에서는 이 모순이 반복되고 있다. 냉방을 강하게 하면 에너지 절약 지침에 걸리고, 가동을 줄이면 학생 불만과 학습 저하가 발생한다. 결국 갈등의 책임은 학교장과 교사에게 전가된다. 이는 명백한 정책 실패의 결과다. 이제 정책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핵심은 분명하다. ‘냉방을 늘리는 정책’에서 ‘열을 차단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이미 충분히 검증돼 있다. 첫째, 옥상층 교실의 단열 성능을 우선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둘째, 최소한 옥상층이라도 고반사·복사냉각(Radiative Cooling) 도료를 통해 태양 복사열 유입을 구조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셋째, 교실에는 천장형 공기순환팬을 표준 설비로 도입해 냉기가 교실 전체에 효율적으로 순환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방식은 냉방 부하를 30~40%까지 줄일 수 있으며, 전기요금 절감과 탄소 저감이라는 이중 효과를 가져온다. 무엇보다 학생이 체감하는 실내 환경이 근본적으로 개선된다. 이제 질문은 기술이 아니라 의지다. 학교장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구조를 언제까지 유지할 것인가? 폭염 속 교실 문제를 ‘예산 부족’이라는 말로 반복 설명하는 데서 멈출 것인가? 교육부와 교육청은 결단해야 한다. 기후변화로 여름철 평균 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에서 ‘찜통 교실’ 문제는 더 이상 단순한 불편의 문제가 아니다. 학생 건강과 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로, 학교 건물의 친환경 개보수와 지속 가능한 냉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찜통 교실 문제를 시설 관리의 부차적 사안이 아닌, 교육의 핵심 인프라 문제로 규정해야 한다. 단년도 예산이 아닌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하고, 폭염 취약 학교부터 단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학생에게 “조금만 참아라”라고 말하는 교육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지금 바꾸지 않으면, ‘매년 같은 여름’, ‘같은 고통’, ‘같은 책임 회피’가 반복될 뿐이다. 폭염 시대의 교육은, 건물과 기술을 바꾸는 용기에서 시작된다. 폭염은 앞으로 더 잦아지고 더 강해질 것이다.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매년 같은 논쟁과 같은 고통이 반복될 뿐이다. 에어컨 몇 대를 더 설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교 건물과 기술을 바꾸는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 그것이 학생의 학습권을 지키고, 교육 현장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유일한 길이다. ▣ 이윤규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실내환경관리센터 센터장 ◇ 한국환경한림원 홍보협력위원장 ◇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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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폭염에 갇힌 교실…‘찜통 교실’이 학생 학습권을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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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마트팜으로 도약하는 중장년, 제2의 재배를 꿈꾸다
- [교육연합신문=이고은 기고] 은퇴 이후의 삶은 더 이상 ‘일의 끝’이 아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 지금, 중장년에게 은퇴는 또 하나의 선택지 앞에 서는 전환점이다. 문제는 선택의 폭이다. 제조업 구조조정, 기술 변화, 산업 전환 속에서 중장년이 다시 설 수 있는 현장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농업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데이터와 자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팜은 중장년에게 ‘제2의 재배’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무대가 되고 있다. 스마트팜은 더 이상 경험과 감각에만 의존하는 농업이 아니다. 센서로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고, PLC와 제어 시스템으로 온·습도와 생육 조건을 관리하며,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 산업이다. 이는 기계, 전기, 설비, 자동화 분야에서 오랜 현장 경험을 쌓아온 중장년에게 결코 낯선 영역이 아니다. 공장에서 설비를 다뤘던 경험은 이제 작물을 키우는 기술로 전환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중장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기반 스마트팜 운용·관리 교육과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해당 과정은 단순한 귀농 교육이 아니라, 스마트팜 자동화 이론, PLC 제어 실습, 센서·계측, 환경제어, 설비 보전, 빅데이터, 드론 활용까지 아우르는 실무 중심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충남캠퍼스 디지털기계시스템과의 스마트팜 중장년 과정은 ‘배워서 끝나는 교육’이 아니라 ‘현장에서 바로 쓰는 기술’을 목표로 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스마트팜을 단독 산업이 아닌 디지털기계시스템과의 융합 영역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팜 설비는 결국 기계와 전기, 제어, 유지보수의 집합체다. 센서 고장 진단, 제어 로직 수정, 설비 트러블 대응 능력은 중장년의 강점이 될 수 있다. 이는 단순 재배 인력을 넘어, 스마트팜을 ‘운영·관리’하는 전문 인력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지역 산업 구조 측면에서도 스마트팜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충청남도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는 대규모 스마트팜 단지 조성과 디지털 농업 확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설비를 운영하고 관리할 전문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스마트팜은 지어졌지만,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사람은 부족한 현실이다. 중장년 인력이 이 공백을 채운다면, 개인의 재취업 문제와 지역 산업의 인력 수요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제2의 재배’란 단지 작물을 다시 심는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인생의 경험을 새로운 산업에 옮겨 심는 일이다. 공장에서 기계를 돌리던 손은 이제 스마트팜 설비를 관리하고, 데이터를 읽던 눈은 작물의 생육 상태를 분석한다. 과거의 경력은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라는 토양 위에서 다시 자라난다. 스마트팜은 중장년에게 묻는다.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었는가?” 그리고 동시에 답을 제시한다. “당신의 경험은 아직 쓸모가 있다.” 기술로 재배되는 두 번째 인생, 스마트팜은 중장년에게 선택이 아닌 가능성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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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마트팜으로 도약하는 중장년, 제2의 재배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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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배움은 일상생활을 벗어나 따로 존재하는 일이 아니다
- [교육연합신문=김성희 기고] 인간의 삶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배움과 성찰의 지난한 반복의 과정으로 채워진다. 배움은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큰 공헌을 하고 있으며, 최근의 경향은 평생학습사회의 길을 재촉하고 있고, 그 기여는 더욱더 강화․심화되고 있다. 다른 사람의 이론과 지식만을 축적하는 것을 넘어서서, 그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자기의 삶을 창출하는 능력을 갖춰가는 길, 즉 일상이 달라지는 삶이 진정한 배움의 길이라고 믿는다. 자신의 말과 행동을 돌아보는 길의 추구라는 점에서 배움을 '의미 찾기'와 '의미 만들어 내기'로 표현하고 있는 김성길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배움의 길에 대한 의미 있는 깨달음을 준다. 우리가 살고 있는 문명 세계는 모두가 질문에 의해서 건설된 것이지, 대답에 의해 건설된 것이 아니다. 새로운 물건, 새로운 제도, 새로운 생각은 전부 다 질문으로부터 나온다. 대답은 기능이지만 질문은 人格이다. 대답은 이미 있는 지식을 그대로 삼켰다가 어떤 사람이 요구할 때, 그대로 뱉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나’라는 존재는 이미 있는 지식과 이론이 지나가는 중간역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배우는 사람에게 있어야 하는데 남이 가르치는 것을 있는 그대로 암기하는 데 급급한 배움은 진정한 의미의 배움이라고 보기 힘들다. ‘자신’이 주체가 되어 일상생활을 할 때 그 안에서 의미를 찾거나 만들 수 있다면 진정한 의미의 배움을 실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莊子는 ‘有眞人而後眞知.’라는 말을 남겼다. 참된 사람이 있고 나서야 참된 지식이 있다는 말이다. 똑같은 내용을 공부했다고 해서 똑같은 발전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똑같은 강의 내용을 똑같은 색깔로 받아들이지도 않는다. 장자의 이 말은? ‘그 사람이 어떻게 되어 있는가.’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사람이 어떻게 되어 있는가가, 그 사람이 어떤 주장을 하는지를 많이 결정한다. 그 사람이 어떻게 되어 있는가가 핵심이다. 질문과 대답은 비교를 자주한다. 자기의 일상에 대한 질문과 대답은 배움의 기본이고 기초다. 인간의 삶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교육은 자신이 추구해야 할 배움이 무엇인가에 대해 점심 차림을 정하는 것보다 고민을 적게 하는 것 같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진화해 오면서 자신들의 문화유산이나 전통을 다음 세대에 전수함으로써 진화·발전되어 왔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인간만이 자신이 습득한 지식을 타인과 교류하는 특이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경험으로 학습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보다 현명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배움에 대한 수동적 이해해 초점을 둔 입장은 노장철학 분야의 석학인 최진석 교수의 저서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의 책 '자기표현이 안 되는 공부는 끊어라.'에서 그는 평생을 배우다 세월을 보내버리면 다른 사람의 생각만 배우다가 생을 마감하게 된다고 경고하면서 배움을 끊으라고 권하고 있다. 최진석 교수의 의견은 아마도 배움을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만을 습득하고 따라 하는 수동적 배움은 그만하라는 의미로 받아 들여진다. 이에 대해 강남순 교수는 소극적인 배움을 정보의 축적으로서의 배움, 적극적 배움을 '나'가 개입된 성찰적 배움으로 설명하는 것은 설득력이 있다. 배움을 멈춘 인간은 ‘나'를 찾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만든다. 따라서 “그만 배워라.”가 아니라, ‘어떤 종류의 배움이 왜곡된 배움이며, 어떤 종류의 배움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가?’라는 근원적 물음이 먼저 제시되어야 함을 웅변하는 것이다. 크게 보자면 두 종류의 배움이 있다고 생각된다. ‘나’가 부재한 정보의 축적으로서의 배움과 ‘나’가 개입된 성찰적 배움이라고 생각한다. 율곡 이이는『격몽요결』에서 ‘人生斯世에 非學問이면 無以爲人이니 所謂學問者는 亦非異常別件物事也.’라고 말하고 있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학문이 아니면 사람이 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이른바 학문이라고 하는 것은 일상생활과 벗어나 별도로 존재하는 일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새해 아침, 배움이란? ‘나’를 새로운 세계로 건너가게 하는 힘으로 작동시키는 일이다. 그래서 배움은 표현과 창의로 거듭나야 한다. 배움의 의미가 새롭게 태어나야 하는 이유다. 학문이 없는 자를 가치 없다고 말하고 있는데, 배움이 부족한 사람은 가치 없는 사람이라는 말인가? 배우고 싶어도 여간 배울 기회가 오지 않는 사람도 있을 텐데, 그런 사람이 들으면 억울한 심정일 수도 있겠다. 배움의 많고 적음의 정도는 누가 판단한다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렸을 때 무엇인가를 배울 때, 그래야 하는 이유와 당위성을 제대로 설명해 주었으면 하는 불만을 품고 살았다. ‘그냥’이 아니라 생각하는 힘을, ‘옛날부터 그랬어.’라는 주입식보다는 설명하는 태도를 익힐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더라면 하는 진한 아쉬움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 학문이란, 묻고 물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내가 아는 것이 정말 아는 것인가? 하고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 안다고 하는 것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정말 아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자신에게 설명해 보라. 어떤가? 정말 알고 있는가? 그래서 최고의 아는 것은 내가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하는 앎이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 어른들에게는 ‘설명하는 힘’이 필요하다. 인간은 생로병사의 큰 틀에서 존재하다가 사라지는 존재다. 세상 어떤 것도 ‘수명이 있다.’라는 절대적 명제 앞에 서 있는 존재다. 그런데 지금 지성인, 지도자들은 어떤가? ‘자신의 말과 지식이 영원하다.’라고 말하고 있고, 그 말을 듣고 별생각 없이 맹신하는 집단과 개인을 쉽게 볼 수 있다. 배움에는 누구에게나 똑같은 조건이 주어진다. 그러나 실제는 집단의 생각을 신념으로 받아들이는 사람과 자신으로부터 생겨나는 고유한 생각으로 자신을 가꾸는 사람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사람은 특별하게 탄생된 단 하나의 고유명사다. 나도 너도 이 사람도 저 사람도 그 가치가 자신에게만 유일하고 구체적이고 특별하다. 어떻게 하면 부여받은 이 고유명사의 삶을 잘 살아낼 수 있을까? ‘고유명사로의 나의 삶’, 이것이 ‘일상’이 되고, 종속적이 아닌 주도적이고 자유롭고 행복한 삶, 앞선 ‘나’를 만드는 새해 삶의 주제로 만들고 싶은 ‘나’만의 꿈을 그린다! ▣ 김성희 ◇ SLA 어학원 원장 ◇ 무등 환경단체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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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배움은 일상생활을 벗어나 따로 존재하는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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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상장에 담긴 감사…세대 간 따뜻한 어울림
- [교육연합신문=이정아 기고] 아침 등굣길에서 아이들이 먼저 인사를 건네는 학교, 그 인사에 어르신들이 미소로 답하는 학교. 나는 그 짧은 순간이 교육의 시작이라고 믿어 왔다. 수영초등학교에는 오랜 시간 학교를 지켜 주신 지역 어르신들이 계신다. 교문 앞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살피고, 운동장과 복도를 정리하며, 도서관에서 아이들을 맞아 주는 분들이다. 눈에 띄지 않는 자리였지만, 그분들의 하루하루가 모여 학교의 일상이 되었다. 학교는 대한노인회와 시니어클럽 소속 어르신들께 감사의 상장을 전달했다. 사실 상장은 형식에 불과했고, 진심으로 전하고 싶었던 것은 “고맙습니다”, 그리고 “존중합니다”라는 말이었다. 상장을 받으시던 한 어르신의 손이 떨리는 모습을 보았다. “살면서 처음 받아보는 상장”이라는 말씀에, 그동안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도움을 받아 온 것은 아니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었다. 어르신들은 “아이들한테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씀하셨지만, 학교는 그 마음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날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학생들의 모습이었다. 할아버지·할머니가 단상에 오르자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아이들은 이미 존중을 알고 있었다. 그 박수는 연습된 예절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쌓인 신뢰의 표현이었다. 수영초등학교는 현재 부산광역시교육청 인성교육 연구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인성교육은 특별한 프로그램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교과서 속 문장이 아니라, 교문 앞 인사 한마디, 함께 지켜낸 하루의 경험 속에서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어르신들의 묵묵한 봉사는 아이들에게 책임과 배려, 공동체의 의미를 가르쳐 준다. 그리고 아이들의 인사는 어르신들께 다시 학교에 오고 싶은 이유가 된다. 이 순환이 바로 학교와 지역이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의 힘이라고 믿는다. 학교는 울타리 안에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지역과 연결될 때 비로소 살아 있는 배움의 공간이 된다. 앞으로도 수영초등학교는 어르신들과 손을 맞잡고, 세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따뜻한 학교문화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상장은 종이 한 장이었지만, 그 안에는 감사와 존중, 그리고 다음 세대를 향한 약속이 담겨 있었다. 그 약속을 지켜 가는 것이, 내가 교장으로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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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상장에 담긴 감사…세대 간 따뜻한 어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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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퇴근 이후의 행정, 내일을 밝히다
- [교육연합신문=황오규 기자] 주거지전용주차장 공개 추첨이 열린 시간은 이미 하루가 저물어가던 때였다. 주민들의 참여를 조금이라도 더 넓히기 위해 퇴근 이후로 정해진 일정은 누군가에게는 배려였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더 내어주는 선택이었다. 회의실 안은 조용했다. 이름을 부르며 확인하는 목소리,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는 모습, 절차를 다시 살피는 손길까지. 그 어떤 장면도 요란하지 않았지만, 모든 순간에는 책임이 깃들어 있었다. 공무원들은 앞에 나서기보다 현장이 흔들리지 않도록 뒤에서 자리를 지켰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서두르는 기색은 없었다. 주민 한 사람의 질문도 가볍게 넘기지 않았고, 작은 혼선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공정함을 지키는 일이 곧 신뢰를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그들은 이미 알고 있는 듯했다. 주민을 위한 행정은 종종 숫자와 문서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날 현장에서 마주한 행정은 기록보다 태도에 가까웠다. 누군가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조금 더 내어주는 일, 그 평범한 선택이 행정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제 질문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이러한 현장의 모습이 과연 한 번의 미담으로만 남아도 되는가 하는 점이다. 주민의 삶을 조금 더 편하게 만들기 위해 시간을 내어준 행정이 개인의 책임감에만 의존한다면, 그 지속성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주민 참여형 행정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생활 민원과 마을 단위 의사결정이 확대될수록 행정은 점점 더 현장으로 내려간다. 그 과정에서 야간·주말 행정은 예외가 아니라 하나의 흐름이 될 가능성도 크다. 그렇기에 현장의 수고를 당연하게 소비하지 않는 제도적 고민이 함께 필요하다. 작은 보완만으로도 변화는 가능하다. 근무 체계의 유연화, 인력 분산 운영, 현장 행정에 대한 합리적 지원은 공무원의 사기를 지키는 동시에 행정의 품질을 높이는 길이다. 주민에게는 신뢰로, 공무원에게는 존중으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다. 그날 늦은 시간, 조용히 자리를 지켰던 공무원들의 모습은 행정의 미래가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퇴근 이후에도 이어진 그 책임과 배려가 내일의 행정을 밝히는 기준으로 남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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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퇴근 이후의 행정, 내일을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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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테이블코인 혼선, 이제는 국가가 답해야 한다
- [교육연합신문=정광우 기고] 1990년대 초, 전 세계는 디지털 기술의 등장으로 급격한 변화와 혁신을 경험했다. 이 시기 각국 중앙은행은 자원 절약, 탄소중립 실현, 위조·변조 방지를 목적으로 지폐 및 주화를 CBDC로 전환할 장기 계획을 수립하게 됐다. 그러나 디지털 세계에서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중앙은행이 아니라 비트코인이었다. 일부 중남미 국가들은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지폐 발행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CBDC처럼 도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ECB(유럽중앙은행)는 비트코인은 거래의 대상일 뿐 화폐가 될 수 없다고 단호히 선언했고, 중국 역시 코인 전반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가했다. 반면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의 긴급명령에 따라 CBDC 개발에 속도를 내며, 디지털 달러 형태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 그렇다면 한국은 어디에 있는가? 우리나라는 ‘가상화폐’, ‘암호화폐’, ‘탈중앙화’라는 표현이 번역 과정에서 혼재되며, 코인이 마치 화폐처럼 인식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정부가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못한 사이, 국부 유출은 꾸준히 심화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CBDC 시범사업 ‘한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국내 주요 기업과 시중은행을 동원해 예금 기반 토큰 발행, 디지털 지갑 제공, QR 결제 실험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는 시범사업이라기보다는 랩 수준의 시뮬레이션에 가까웠고, 특히 실패한 제로페이 정책의 QR 방식을 다시 채택한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결과적으로 한강 프로젝트는 매끄럽지 않았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 더 큰 문제, 스테이블코인 정책의 혼선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정부·정책 당국의 메시지도 일관되지 않았다. 한국은행 총재는 ECB 초청 자리에서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표했고, 반면 김용범 정책실장은 민간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민병덕 의원은 민간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용 법안까지 발의했다.절충적으로, 발행 주체를 은행으로 한정하자는 논의도 존재한다. 전 세계가 디지털 시대로 접어든 지 30년이 넘었고, 디지털은 산업과 생활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러나 디지털 금융 분야는 아직 글로벌 스탠더드가 정립되지 못했다. ■ 따라서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제언 1. 블록체인 코인과 법정화폐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코인은 미래 가치 보장이 없는 블록체인 기반 자산이다. 특히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USDT, USDC 등)은 외환관리법 영역에서 다뤄져야 한다. 또한 국민이 보유하는 코인에 대해서는 “정부는 가치 변동에 대해 책임질 수 없다”는 경고 문구를 담배 경고문처럼 명확히 고지해 국민의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 그리고 CBDC와 화폐가 될 수 없는 코인(암호화폐·가상화폐) 개념을 명확히 구분해 국민이 오인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제언 2. CBDC·디지털화폐·디지털원화·스테이블코인은 모두 법정화폐이다. 이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개념이며, 중앙은행의 발권 영역이다. 따라서 위임 발권 역시 한국은행의 고유 권한임을 명확히 선언해야 한다. 한국은행이 한강 프로젝트에서 발행한 예금 토큰은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해당한다는 점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제언 3. 결제 방식은 크게 카드 기반, QR 기반으로 구분된다. 정책적으로 특정 방식을 밀어붙이기보다, 가맹점을 지정선택하는 것 보다 시장에 맡겨야 한다. 제언 4. CBDC 시범사업은 디지털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 도시를 선정하여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언 5. 디지털 금융의 안착을 위해 전자금융거래법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국내에는 실제 의미의 ‘지역화폐’가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가 흔히 부르는 지역화폐는 지역사랑상품권을 편의상 부르기도 하는데 이 상품권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해 CBDC와 결합하자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상품권이나 교통카드 자체가 이미 블록체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 구조이며,기술적으로는 블록체인 없는 스테이블코인의 형태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끝으로, 디지털화폐에 관한 사항은 한국은행의 의무이며, 미래 가치가 보장되지 않은 블록체인 코인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가 국민 재산 보호 차원에서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 반면, 미래 가치가 보장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블록체인 코인은 적극적으로 발굴·육성해야 한다. 또한, 디지털 달러든 블록체인 코인이든 외화 유출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외환관리법을 적용해야 하며, 디지털 원화를 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지갑과 디지털 금융결제 플랫폼의 표준 역시 조속히 정립되어야 한다. 아울러 우리의 디지털 원화가 역외에서도 사용 가능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디지털 원화의 영토를 확장하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선도해야 할 것이다. ▣ 정광우 ◇ 이호기술단(주) 회장 ◇ 한국핀테크 블록체인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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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테이블코인 혼선, 이제는 국가가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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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산의 길 위에 멈춰 선 카카오바이크
- [교육연합신문=황오규 기자] 부산 시내를 걷다 보면 인도 한 편에 쓰러진 카카오바이크를 발견하는 건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서면·광안리 같은 중심지를 넘어 주택가 골목, 학교 앞, 지하철역 주변까지 방치된 공유자전거가 시민의 통행을 가로막는다. 경사와 좁은 인도가 많은 부산의 지형적 특성상 자전거 한 대가 만들어내는 불편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몇 대만 흩어져 있어도 도시 미관은 순식간에 흐트러진다. 문제는 이 상황이 반복되는데도 관리 체계는 여전히 느슨하다는 점이다. 운영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회수와 재배치라는 1차적 역할을 맡고 있으나, 기기 수에 비해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지자체도 단속권과 강제수거 권한을 갖고 있지만 예산과 인력 제약 탓에 상시 관리가 어렵다. 결국 민원이 쌓여야 뒤늦게 움직이고, 조치 속도도 빠르지 않다. 도시 공간을 시민 신고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 실은 문제 해결의 첫 단추는 복잡하지 않다. ‘지정 주차존’을 만드는 일이다. 헬싱키·파리·도쿄 등 해외 도시들은 공유자전거 도입 초기부터 주차존을 운영해 방치율을 70~90%까지 낮췄다. 같은 공유자전거라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를 명확히 하면 도시 질서는 자연스럽게 잡힌다. 부산도 인도 폭이 넓은 지점, 버스정류장 주변, 상업·주거 밀집지역 등 전략지점을 선정해 주차존을 설치한다면 현재보다 훨씬 나은 질서를 만들 수 있다. 물론 주차선을 긋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AI 기반 관리 체계가 뒤따라야 한다. AI 영상 분석으로 방치 자전거를 자동 탐지하고, 운영사에 회수 알림을 실시간 전송하며, 회수 인력의 동선을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기술은 이미 충분히 상용화되어 있다. ‘신고, 지연 대응’ 중심의 낡은 방식을 벗어나려면 이런 지능형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스마트시티를 표방하는 부산이라면 더 늦기 전에 전환이 필요하다. 결국 공유자전거 방치 문제는 ‘누가 더 빨리 회수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도시가 어떤 기준과 원칙으로 공간을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도시 질서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운영사와 지자체가 각자의 책임을 분명히 하고, 정책과 기술을 결합한 체계를 마련할 때 비로소 시민들이 변화를 체감한다. 카카오바이크 한 대가 길 위에 쓰러져 있다고 해서 도시가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한 대가 아무렇지 않게 방치되는 도시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질서를 세우고 기준을 정하는 일. 그것이 도시가 해야 할 몫이다. 부산이 지금 이 문제를 다시 들여다 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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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산의 길 위에 멈춰 선 카카오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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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이들의 이야기, 생성형 AI가 함께 빚다
- [교육연합신문=김종훈 기고] 2022년 겨울, 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세상을 놀라게 했다. 미국의 아마르 레시(Ammaar Reshi)는 주말 단 이틀 만에 생성형 AI인 챗GPT와 미드저니를 이용해 글과 그림을 만들고, 이를 동화책 「Alice and Sparkle」로 완성해 아마존에 직접 출판했다. 그의 트윗 한 줄, “주말 동안 생성형 AI로 동화책을 만들고 출판했다”는 말은 교육자였던 나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이제 이야기를 만드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구나. 아이들이 이런 세상에서 자라난다면, 교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그 질문으로 시작된 첫 시도가 부산초등영재교육원 집중기 수업이었다. ‘나의 꿈 동화책 만들기’라는 이름으로, 아이들과 함께 생성형 AI를 활용한 창작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아이들은 뤼튼을 이용해 글쓰기에 도움을 받으며 상상력을 확장하고, 캔바에서 직접 장면을 그리며 이야기를 완성해 나갔다. 처음엔 신기함으로 시작했지만, 곧 자신이 만든 세계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이건 제가 직접 고칠래요.” “이 장면은 더 따뜻했으면 좋겠어요.” 생성형 AI가 던진 문장을 발판 삼아 아이들은 스스로의 생각을 더했고, 기술은 상상력의 불씨가 되었다. 이후 프로젝트는 점점 확장되었다. ‘해양오염 방지 동화책 만들기’, ‘어린 왕자 온책읽기 후 과학적 상상으로 재창작하기’ 등 주제는 다양했지만, 중심에는 언제나 생성형 AI가 있었다. 아이들은 상상을 글과 그림으로 구체화하며 협업의 즐거움을 배웠다. 한 학생은 수업이 끝난 뒤 “시각장애인 친구들도 우리 책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제안했다. 그 말 한마디로 다음 프로젝트는 오디오북으로 이어졌다. 아이들은 인공지능 음성합성 기술을 활용해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만들고, 스스로 배경음악을 구성했다. 손끝으로 만든 이야기가 귀로 들리는 순간, 배움은 새로운 감동으로 확장되었다. 이 콘텐츠는 교사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퍼져나갔다. 여러 교원연수에서 ‘생성형 AI 기반 창작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고, 최근 과학교사콘퍼런스 부산 대표로 발표했을 때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온라인에서는 다른 교사들이 시도해본 경험을 공유했지만, 우리 반은 학생들이 만든 동화책을 실제로 인쇄해 손에 잡히는 책으로 완성했다. 디지털 화면 속 문장이 종이의 질감으로 바뀌는 순간,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이야기가 세상과 연결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지금 우리 반은 환경문제를 주제로 한 옴니버스식 자작 동화책 출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아이들은 각자 한 편의 이야기를 맡아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쓰고, 표지 디자인과 편집까지 직접 해나간다. 완성되면 ISBN을 등록해 정식 출판까지 이어갈 계획이다. “우리 이름이 진짜 작가로 남는 거예요?”라는 아이들의 물음에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지. 진짜 작가지.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를 쓰고 있으니까.” 돌아보면 이런 경험들이 결국 『디지털미래영재학교 생성형 AI반 1』로 이어졌다. 내가 직접 생성형 AI를 활용해 집필한 이 책은 세계 최초의 생성형 AI 기반 교육 만화로, 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상상하고, 그 상상이 세상과 연결되는 모든 과정이 곧 배움이다. 생성형 AI는 지식을 대신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라, 아이들의 생각을 구체화시키는 거울이다. 교사는 그 거울 앞에서 아이들이 자신을 발견하도록 돕는 사람이다. 작은 교실에서 시작된 이 변화는 이미 많은 교사와 학생의 손끝으로 확산되고 있다. 생성형 AI는 아이들에게 기술이 아닌 자기 표현의 언어를 선물했다. 그리고 교실은 더 이상 지시와 평가의 공간이 아니라, 함께 창작하고 나누는 공동 창작소로 거듭났다. 교사가 문을 열면, 아이들은 이미 그 너머에서 이야기를 짓고 있다. 생성형 AI와 함께 만든 그 이야기 속에는 상상과 협력, 책임과 성찰이 공존한다. 작은 동화책 한 권이 세상을 바꾸는 씨앗이 되고, 그 씨앗은 이미 미래의 교실에서 자라고 있다. ▣ 김종훈 ◇ 부산 명문초등학교 교사 ◇ 2024 올해의 과학교사상 수상 ◇ 2023 교육부지정 지능형 과학실 운영 유공 최우수 장관상 수상 ◇ 2021 인공지능을 이용한 실험 정보 제공 방법 및 이를 이용하는 장치 특허 등록 ◇ 2019 STEAM 교육 UCC 공모대회 최우수 장관상 수상 ◇ 2019 STEAM 교육 유공 교육부 장관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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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이들의 이야기, 생성형 AI가 함께 빚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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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 윤리와 저작권, 창작의 경계를 묻다
- [교육연합신문=최일훈 기고] AI는 교실에 놀라운 가능성을 열어 주었다. 단 몇 초 만에 이미지가 완성되고, 스토리가 이어지고, 음악이 생성된다. 학생들은 그 과정을 통해 몰입하고 즐거워한다. 그러나 동시에 여러 질문이 떠오른다. “이 결과물은 누구의 것인가?” “창작의 주인은 누구인가?” AI를 통한 창작이 활발해질수록, 윤리와 저작권의 문제는 더 이상 뒤로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된다.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데이터가 AI 학습의 재료로 쓰이고 그 과정에서 원 저작자의 권리가 희미해진다. 학생들은 종종 “이건 AI가 만들었으니까 내 작품이에요.”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AI는 도구일 뿐, 진정한 창작의 주체는 그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고, 어떤 생각을 담았느냐에 달려 있다. 윤리교육의 출발점은 ‘경계’를 인식하는 것이다.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은 인간의 사고와 창의력을 바탕으로 재해석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들에게 “그림을 그리게 한 사람은 누구인가?”, “아이디어는 어디서 비롯되었는가?”와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 질문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이 AI의 ‘사용자’가 아니라 의미를 만들어내는 창작자임을 자각하게 된다. 『디지털 미래 영재학교 생성형 AI반』을 집필하며 가장 고민했던 부분도 바로 이것이었다. 기술의 발전은 교육의 가능성을 넓히지만, 그만큼 책임의 영역도 넓힌다. 책 속에서는 학생들이 생성형 AI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거나 이미지를 구성할 때, 단순히 도구를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창작의 맥락과 윤리적 사고를 병행하는 수업 구조를 제안했다. “이 장면의 이미지는 어디에서 왔을까?”, “이 이야기를 다른 사람이 썼다면 어떤 권리가 생길까?” 그런 대화 속에서 학생들은 기술의 편리함 뒤에 숨어 있는 사회적 책임을 자연스럽게 배운다. AI를 다루는 수업에서는 투명성과 정직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생들이 AI로 만든 결과물을 제출할 때, 어떤 도구를 사용했고, 어떤 부분을 스스로 수정했는지 명확히 기록하게 하는 것도 교육의 일환이다. 이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창작 과정에서의 윤리적 자각을 훈련하는 교육적 장치다. AI가 만들어낸 결과에 대한 ‘출처 표기’, ‘공동 창작 개념의 인식’, ‘저작권의 존중’은 이제 교과의 내용이 아니라, 모든 교실이 함께 다뤄야 할 기본 역량이 되었다. AI 윤리는 단지 규제나 금지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학생들에게 기술을 책임 있게 활용하는 자유의 방법을 가르치는 일이다. 윤리적 사고가 없는 기술은 위험하지만, 성찰이 있는 기술은 사회를 풍요롭게 만든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AI는 너를 대신 생각해 주는 존재가 아니라, 너의 생각을 더 멀리 퍼뜨리는 도구”임을 일깨워 준다면, 그 수업은 기술 중심을 넘어 사람 중심의 배움으로 전환될 수 있다. 앞으로의 교실에서 우리는 더 많은 AI 도구를 사용할 것이다. 그러나 그때일수록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만들었는가’보다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는가’다. AI가 제시한 무수한 가능성 속에서 교사는 그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해야 한다. 기술이 열어 준 무한한 창작의 세계 속에서, 학생들이 자신만의 윤리와 책임을 배우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야말로 디지털 시대 교사의 진짜 사명이다. ▣ 최일훈 ◇ 부산 명진초등학교 교사 ◇ 2024~2025 디지털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 주무교사 ◇ 2024 디지털기반 교육혁신 교육부 장관 표창 ◇ 2023 정보(SW·AI) 교육 발전 및 활성화 유공 교육부 장관표창 ◇ 2022 개정교육과정 과학교과서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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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 윤리와 저작권, 창작의 경계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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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삶? 세계 변화 요구에 제대로 답하는 것입니다!
- [교육연합신문=문덕근 기고] 한 많은 이 세상 야속한 님아 정을 두고 몸만 가니 눈물이 나네 / 아무렴 그렇지 그렇구 말고 한 오백 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 / 백사장 세모래밭에 칠성단을 보고 임 생겨 달라고 비나이다 /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한 오백 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 / 청춘에 짓밟힌 애끓는 사랑 눈물을 흘리며 어디로 가나 /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한 오백 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 / 한 많은 이 세상 냉정한 세상 동정심 없어서 나는 못살겠네 /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한 오백 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 한 오백 년은 강원도 지역을 대표하는 민요로, 우리 민족의 애환과 한(恨)을 노래한 작품이라고 여겨집니다. ‘한 오백 년’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애입니다. ‘한 오백 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라는 후렴에서 제목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소박하지만 강한 정서를 품은 이 노래는, 전통 민요의 뿌리를 간직하면서도 시대를 넘어 여전히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한과 체념, 희망이 뒤섞인 복합적인 감정을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 조상님들의 삶의 애환을 생각하니 가슴이 무너지기도 하지만 꿈도 솟아납니다. 그 어려운 삶의 현장을 묵묵히 받아들이면서 세상을 품었고, 내일이라는 희망의 발걸음을 놓치지 않고, 삶과 철학의 합일을 살아오신 조상님! 그분들이 주는 가르침을 마음 깊이 새깁니다. 하루하루를 힘으로 맞이하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후렴구인 “한오백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는 삶의 고통을 감내하며 살아가는 한국인의 인내심과 체념, 그리고 가늘게 이어지는 희망의 끈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노래는 단지 슬픔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한과 흥이 공존하는 한국 민중 정서의 진수를 보여주는 귀중한 유산이며 공동체 정신입니다. 이 노래 가사는 우리 선조들이 세상을 대하는 마음 자세를 표현하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이처럼 한 오백 년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노래로 우리 곁에 남아 있습니다. 이 한 오백 년은 우리에게 변화하는 이 세계(세상)에 대처하는 태도, 삶의 의미와 방향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 속에서 삶을 이어갑니다. 그래서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살이를 하는 것입니다. 세계(세상)란 나 이외의 모든 것을 일컬을 때 사용하는 개념이라고 합니다. 너도, 부모도, 자식도, 친구도, 자연도 다 세계입니다. 이 세계는 끊임없이 변합니다. 너도 변하고, 부모도 변하고, 친구도 변합니다. 모습도 생각도 변합니다. 그럼, ‘변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이론과 지식, 관념, 이념, 가치관, 세계관 등이 끊임없이 바뀌면서 욕구, 욕망, 요구 등도 함께 변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변화하는 세계는 우리에게 강력히 요구합니다. 세계의 변화에 대답을 하라는 것입니다. 세계 변화에 어울리면서도 앞서는 생각을 요구하는 것이며, 뒷선 태도의 변화도 요구하는 것입니다. 세계의 변화에 동참하려면 변화의 개념 구조에 맞는 대답을 내놓아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답하는 것이 철학이고 철학적 태도입니다. 이 요구에 어떤 대답을 하느냐에 따라서 앞선 사람이 될 수도, 뒷선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앞선 나라도 뒷선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여기서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중요한 話頭가 뭔가요? ‘상상력과 창의력’입니다. 상상력과 창의력이 필요한 이유는 뭔가요? ‘우리가 지금 우리의 경제 구조, 정치 구조, 교육 구조가 새로운 방향으로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우리는 딱 여기까지다.’ 하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물론 교육자도 알고, 정치인들도 알고, 관료들도 알고, 기업인들도 압니다. 그런데 왜? 실천을 하지 않을까요? 관료들, 안 해도 월급이 나와요. 교수들, 돌아다니면서 얘기만 하고 자기는 안 해도 월급이 나오지요. 정치인, 아무 소리나 해도 월급이 나옵니다. 그런데, 기업인들은? 안 하면 죽는다는 것을 압니다. 경계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인문학을 필요로 하는 거는? 생존과 관련되기 때문입니다. 인문학은 바로 생존입니다. 이 생존의 틀, 생존의 방식, 생존의 의미가 이제 다른 사람들의 비전이나 다른 사람들의 메시지를 대신 수행했던 단계보다 훨씬 종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발걸음을 옮겨야, 살고 싶은 삶이 있고 바라는 행복이 있는 것입니다. ‘인문학 중심 시대’로 진입하지 못하면, 한국 사회의 발전은 여기까지입니다. ‘발전이 어렵다’고 하는 위기의식에서 인문학이 나옵니다. ‘한국 사회가 선진국으로의 진입 하느냐? 못 하느냐’라는 말은 뭐냐? 인문학이 중심 기능을 하는 단계로 진입하느냐? 진입하지 못하느냐? 대답하는 인재보다 질문하는 인재의 비율을 높일 수 있느냐? 없느냐? 집단적 틀 안에서 자기를 해석하는 사람보다, 집단을 이겨내고 자기의 주체성을 표현하는 사람의 비율을 높일 수 있느냐? 없느냐? 여기에 인문학이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의 변화에 대한 대답은 어디에서 나올 수 있을까요? 생각입니다. 인간은 생각을 통해 문명을 건설하고, 문제를 발견하며, 불편함을 해결하는 존재입니다. 깊이 있는 사고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더 도덕적인 삶을 가능하게 합니다. 또한, 잡념과 생각의 차이를 이해하고, 자신의 욕망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인간의 욕망과 생각의 필요성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인간은 강력한 욕구가 있을 때 예민해지고, 이로부터 불편함을 느끼고 문제 해결을 위한 변화를 추구하게 됩니다. 생각의 근본은 자신의 고유한 욕망을 확인하는 것으로,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어떻게 살다 가고 싶은가?”와 같은 질문이 중요합니다. 인간이 산다는 것은 생각을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과정이며, 우리가 보는 문명은 모두 생각의 결과물입니다. 세계는 인간이 만든 것(문명)과 만들지 않은 것(자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인간의 생각과 행동의 결과물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일부러 하는 습관의 장착이 필요합니다. 인간은 문화적 존재로, 무언가를 만들거나 행동하여 변화를 야기하는 존재입니다.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은 생각의 결과이며, 이는 문명 건설의 근본적인 재료입니다. 생각의 질과 속도가 인간의 특성을 결정하며, 이는 삶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칩니다. 곰곰이 생각하는 것은 직접적인 감각과 본능을 넘어서는 통찰을 가능하게 합니다. 깊이 있는 사고를 통해 얻은 지식은 삶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인다고 합니다. 생각의 힘은 도덕성과 인간다움의 근원입니다. 깊이 있는 사고는 진실에 접근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키워 더 도덕적인 삶으로 이끕니다. 도덕적인 삶은 감각이나 본능이 아닌, 철저히 지적인 삶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자, 두 이성이 앉아서 서로 눈 맞기 직전입니다. ‘손을 잡고 싶어 죽겠다.’ 그래서 손을 잡고 싶다고 해서 덥썩잡는 것이 효과가 좋겠는가요? 덥썩잡고 싶은 그 욕망을, 본능을 자제하고 타이밍(기회)을 살피는 것이 더 효과가 있겠는가요? 우리가 ‘지적이다.’ 하는 것은, 감각과 본능을 이겨내는 것입니다. 감각과 본능을 이겨내는 목적은 감각과 본능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과 본능을 더 효율적인 상태로 더 확장될 수 있게 하는 일입니다. 세계 변화 요구에 대한 대답은 성찰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랬는가는 모르겠습니다만, 소크라테스는 ‘성찰되지 않은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말합니다. 소크라테스가 “성찰하지 않은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한 말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세계를 보면서 왜? 그런 말을 남기게 된 활동의 과정을 내 삶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힘이 필요합니다. 조선 시대에는 중국 사람의 사고방식을,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 사람의 사고방식을, 현재는 미국 사람의 사고방식으로, 허겁지겁 더 발전된 것을 졸졸 따라 하고 살고 있지는 않은가를 성찰할 필요도 있습니다. 어니스트 홈즈의 말이 생각을 생각하게 합니다. 마음의 활동이 곧 생각입니다. 우리가 항상 활동하는 것은 우리가 항상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매 순간 우리는 사물을 끌어당기거나 밀쳐냅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이 과정을 의식하지 못하겠지만, 법칙을 모른다고 해서 그 귀결을 면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맨 먼저 깨달은 사실은 모든 생각이 예외 없이 현실로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지금 하는 생각이 현실을 창조할 생각인지 아닌지 무슨 수로 알겠는가요?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그 유명한 함석헌 선생의 어록입니다. 달리 말하면, 생각이 없는 사람은 소멸된다는 말입니다. 생각은 생명입니다. 새로운 창조의 원천입니다. 생각이 있어야 현실을 넘어설 수 있고, 현실을 넘어서야 미래가 열립니다. 생각하는 사람이어야 삽니다. “생각하는 민족이라야 산다.”라는 함석헌 선생 말씀이 다시 들려옵니다. 한 사람의 삶은 전적으로 그 사람이 가진 시선의 높이에 의해 결정됩니다.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시선의 높이까지만 살다 간다고 합니다.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를 자신에게 물어야 합니다. 모든 일을 선택하고 결정할 때 자신에게 묻고 자신에게 설명하는 습관을 장착해야 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선택과 실천을 자신에게 설명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자신을 합리화 하는 변명은 그 사람을 가장 비굴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중용 20-4, ‘爲政在人’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는 사람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가장 중요합니다. ‘사람’의 생각(철학)이 길을 내고, 그 길을 따라 물산(物産)의 질과 양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문명’은 ‘사람’의 생각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결과입니다. 높은 생각은 높은 문명을 만들고, 낮은 생각은 낮은 문명을 만듭니다. 모든 시작은 한 사람으로 시작합니다. 우리 한민족의 철학은 “一卽多 多卽一”입니다. 문덕근이가 전체고, 전체가 문덕근입니다. 삶? 세계 변화 요구에 제대로 답하는 것 외, 아무것도 아닙니다! ◇ 한자한글연구원장 ◇ 한자실력급수 사범급(공인)·한자한문지도사 특급(공인) ◇ 前전남강진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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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삶? 세계 변화 요구에 제대로 답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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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세계 최초의 전자금융도시 부산, 대한민국 디지털 금융의 새로운 길을 묻다.
- [교육연합신문=정광우 기고] 도시는 때때로 스스로의 운명을 다시 써야 하는 순간과 마주한다. 1995년의 부산은 바로 그 지점에 서 있었다. 산업 중심 도시에서 미래 금융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선택은 결코 쉽지 않았다. 기술적 토대도, 제도적 방향성도 온전히 무(無)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부산은 과감하게 다음 질문을 던졌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미래 금융의 길을 개척할 것인가?” 그 시절 ‘인터넷’이라는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 데이터 전송 기술은 미약했고, 해외 선진사례 또한 찾기 어려웠다.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향해 나아가야 했던 것이다. 바로 그때 선택된 방법이 전송선로 2가닥을 4가닥으로 확장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독창적 설계 방식이었다. 당시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었지만, 그 도전이 새로운 질서를 만들었다. 그 결과 탄생한 시스템이 세계 최초 하나로교통카드 시스템이다. 이는 단순한 교통결제 기술을 넘어 전자금융결제의 시작점, 나아가 전자상거래 제도의 기초 인프라로 자리 잡으며 대한민국을 세계 전자금융국가의 선두로 올려놓았다. 당시 부산이 보여준 선택과 실천은 지금 돌아봐도 시대를 앞지른 ‘혁신의 교본’이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다시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CBDC(디지털 원화)의 발권·발행·통용·결제·보관 등 전 과정을 어떤 방식으로 설계할 것인지, 또 디지털 가상자산의 공신력·가치·통제체계를 어떤 기준에 따라 부여할 것인지가 결정돼야 한다. CBDC는 단순한 금융 상품이 아니다. 국가 경제 구조를 바꾸는 차세대 법정 통화 인프라다. 가상자산은 단순 투자 상품이 아니라 미래의 디지털 경제 생태계 전체를 구성하는 자산 구조다. 우리가 어떤 원칙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 경제의 좌표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디지털 시대의 경쟁력은 결국 소프트웨어·AI·데이터라는 세 가지 요소가 결정한다. AI가 축적하는 빅데이터는 국가 산업과 도시 정책의 핵심 자원이 되며,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를 곧바로 경제 인프라로 전환시킨다. 이 기술의 결합은 곧 디지털 금융 플랫폼이라는 공공자산을 구축하고, 이는 다시 전 사회적 혁신을 촉발하는 기반이 된다. 과거 부산이 세계 최초 전자금융도시의 문을 열었다면, 지금의 부산은 디지털 금융 글로벌 규범을 만드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블록체인 기반 정산 시스템, 디지털 결제 표준, 금융 데이터 주권 체계 등은 부산이 충분히 앞서 나갈 수 있는 영역이다. 이미 가진 경험과 기술적 자신감은 세계 어떤 도시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제 필요한 것은 ‘새로운 기준’이다. 디지털 원화의 발행·정책·거래·보관을 아우르는 국가적 표준, 가상자산의 미래 가치를 규정하는 투명하고 검증 가능한 공신력 체계, 그리고 금융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디지털 공공 플랫폼의 완성이다. 부산이 걸어온 길은 늘 대한민국의 미래를 앞당겨왔다.그리고 지금, 우리는 다시 같은 결심을 해야 한다.대한민국의 디지털 금융 표준을 누가 만들 것인가. 세계 최초 전자금융을 만든 도시 부산. 이제는 디지털 금융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선도하는 도시 부산으로 나아갈 때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길이 아니라, 우리가 개척해 온 그 길을 다시 한 번 더 크게 확장하는 일이다. ▣ 정광우 ◇ 이호기술단(주) 회장 ◇ 한국핀테크 블록체인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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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세계 최초의 전자금융도시 부산, 대한민국 디지털 금융의 새로운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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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손자(孫子)와 원주 여행
- [교육연합신문=송근식 기고] △겨울은 목판화(woodcut), △봄은 수채화(watercolor), △여름은 유화(oil painting), △가을은 그 모든 것의 모자이크(mosaic). 인생은 가을(fall)과 같다. 짧지만 형형색색이다. -작가 미상 1박 2일간 원주로 떠나는 도로 주변의 산들의 색깔과 들판의 황금색 풍경들이 감각, 뇌 등 생체리듬들을 조화롭게 반응하게 하는 계절이라 마치 작가미상의 위 시(詩)를 되뇌게 했다. 이런 오감을 깨우는 주변의 각성 반응이 포근한 행복감을 주었다. 오늘은 특별히 우리 손자 서안이의 세 번째 생일을 맞아 서울시내 뷔페식당에서 거금의 가족 식사 예약을 취소하고 우리 딸이 1박 2일로 강원도 원주로 여행을 제안했다. 마침 우리 부부도 대전에서 부부 동반 모임이 있어 자동차를 가지고 온 터라 좋은 기회였다. 원주 오크밸리 빌리지에 예약을 하고 출발을 할 때, 손주가 내 차를 보며 “할아버지 차는 까만 BMW야, 우리 아빠 차는 하얀 벤츠인데”라고 말해서 웃었다. 내 차는 사실은 그랜저인데, 요즘 아이들은 대화의 수준이 우리 때완 다르다. 우리 손자는 특히 자동차에 관심이 많다. 앰뷸런스, 경찰 사이카, 불자동차, 덤프트럭, 기중기 등 차의 종류엔 무척 관심이 많다. 먼 길을 여행할 때 지나가는 차들을 보며 탄성을 지르고, 크레인이 길거리에 멈춰서 있는 것을 보고 "왜 일을 하지 않고 쉬고 있는 거야?" 등 관심 때문에 전혀 지겹지 않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또, 딸이 "아빠, 운전 천천히 해요" 하면, "할아버지 천천히 가요. 빨리 가면 카당해요" 하고 덧붙이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우리가 교육학에서 흔히 삶의 참된 가치와 행복은 올곧은 가치관 확립에서 시작된다고 했는데 특별히 교육하지도 않았는데도 이제 겨우 배울 나이에 대화를 듣고 하는 말들이 너무 신통하고 기분 좋아 피로감도 없어진다. 소위 우리가 말하는 대화, 일상생활 속에서 함께하는 교육의 존귀함을 심어주는 긍정적 에너지 역할이란 생각이 든다. 원주 오크밸리는 멋진 골프장이 있다. 입구의 계곡에 많은 식당들이 즐비하게 있었다. 입구에서 차를 세워 인터넷으로 몇 집을 골라 한 집을 선택해 들어갔다. 손님도 많고 식사의 질도 좋았다. 식사 후 우린 원주에서 유명한 뮤지엄 산으로 향했다. 뮤지엄산은 글자 그대로 고품격 문화예술 박물관으로 2013년 5월에 개관한 한솔제지 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조각공원으로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노출 콘크리트 기법으로 야외 공간예술 조형으로 만들었으며, 주홍색으로 미국 작가가 사람인(人) 자 조형물을 크게 세운 것도 이색적이었다. 특히, 야외에 있는 '스톤가든'은 아이들이 한 번쯤 올라가 보고 싶어하는 이색적 돌무덤같이 생긴 몇 개의 조형물이 있다. 마지막으로 우린 야외 카페에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먹고 숙소로 돌아와 여장을 풀고, 아이를 데리고 숙소 내에 있는 키즈카페로 향했다. 평일인데도 가족들 단위로 여행을 온 사람이 많아 어울려 놀기에 충분한 공간이 되었다. 다음날은 아점을 마치고 작은 금강산이라는 소금산 그랜드 밸리 유원지로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원주에서 서쪽으로 약 18km 떨어진 곳에 위치하는 곳으로 섬(蟾; 뚜꺼비)강과 삼산천이 만나는 지점에 크지는 않지만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으로 어우러져 있었다. 입장료도 비쌌지만 우대요금 적용에 원주의 같은 '주'자를 가진 도시(예; 경주, 광주, 진주, 영주, 상주 등)에도 적용한다니 기발한 지역 인년으로 재치도 넘쳤다.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출렁다리까지 갔는데 그 많은 계단을 제 발로 걸어 올라가는 손자 서안이의 모습이 정말 대견하기도 했다. 오후에는 반계리에 있는 원주의 상징 800년 된 은행나무를 보러 갔다. 완전 단풍이 들어 잎이 떨어져 있다면 아이에게 맘껏 뛰놀게 하려고 갔는데, 아직 잎이 70% 정도여서 아쉽게도 바라만 보고 다음을 기약했다. 난 손녀와 손자가 각각 한 명씩인데 초등학교에 다니는 우리 리안이와 함께하지 못해 맘속에 애달픔이 남았다. 평일이라 함께하지 못한 사위와 또 우리 아들, 며느리도 섭섭하긴 마찬가지다. 다음엔 꼭 날을 잡아 함께 하기로 기도해 본다. 이번 여행은 헤르만 헷세의 “그대가 행복을 추구하고 있는 한 그대는 언제까지나 행복해지지 못한다. 우리는 흔히 미래에 행복해지기 위해 죽도록 고생한다는 말은 불행을 지속시키는 것 뿐이다.”란 말처럼 순간으로 가볍게 떠난 단순한 우리 부부와 딸, 그리고 손자와 함께한 소박하고 갑작스러운 여행은 바로 행복 그 자체였다. “조금 모자란 것에 만족하는 삶은 어리석음이 아니라 지혜”라고 한 법정스님의 책 한 구절이 생각나는, 남이 보면 평범한 일상에 만족해하는 가련하고 초라하게 보이겠지만 우리에겐 참 좋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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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손자(孫子)와 원주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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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대군인으로서 성공적인 취업을 위한 준비 자세
- [교육연합신문=정석민 기고] 15년의 군 생활을 마무리하고, 불안감으로 시작한 전직 기간이었습니다. 군 전역 후에 내가 취업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의 엄습과 앞날에 대한 막연했습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할까! 할 수 있을까!" 군 생활 동안 남들보다 최선을 다한 게 있다면 자격증은 1년 단위로 준비해서 전역 시 경비지도사 등 24개의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2018년 10월 문화체육관광부 방호 공무원 경력 채용에 당당히 합격했고, 현재는 국립대학교에서 전문경력관으로 임무수행 중입니다. 이러한 취업 성공은 전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대군인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었고, 대전 제대군인지원센터 멘토로 활동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습니다. 수많은 선후배님들을 만나면서 취업을 위한 몇 가지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 프레드 아들러 위의 명언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문구입니다. 그냥 무엇이든 시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언젠가 전역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로 돌아가는 날이 언젠가 옵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준비와 시도를 해야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을 잘 확인하셔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 목표와 시도를 하면 되고, 우리는 많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인내와 문제 해결력을 통해 많은 난관을 극복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능력을 갖고 있기에 제대군인인 우리 모두는 해낼 수 있습니다. 어떤 목표를 위해 시도하는 실행력을 가지셨다면 다음으로 정보 수집입니다. 취업을 위해서는 취업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꾸준히 확인해 모니터링해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는 습관, 즉 부지런함을 갖추셔야 합니다. 실력은 있지만, 취업 정보를 확인하지 못해 소중한 기회를 잃어버린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여러분에게 필요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아 보셔야 합니다. 대표적인 취업 정보 제공하는 사이트는 나라일터입니다. 나라일터는 국가기관 및 공공기관 관련 취업 정보는 거의 대부분 여기에 올라와서 부지런하게 정보를 확인하면 취업성공에 한걸음 더 가까워질 겁니다. 그리고 국가보훈부 제대군인센터의 취업정를 함께 확인한다면, 제대군인을 위한 우대 채용공고도 추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행력과 부지런함을 바탕으로 취업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탐색하고 시도하신다면, 다음 단계는 이력서, 자기소개서, 직무수행계획서 등 취업 서류 작성입니다. 사회에서는 서류 작성 교육에 비용을 지불하기도 하지만, 제대군인지원센터에서 제공하는 순회교육과 특강을 활욯하신다면 무료로 수준 높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상담사와의 협의를 통해 서류 보완이 가능하며, 모의면접 장소도 제공됩니다. 이러한 취업지원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조기 취업에 한층 더 가까워지실 것입니다. 취업에 불안해하실 필요없습니다. 수많은 난관을 지혜롭게 잘 극복하신 제대군인 여러분, 앞서 말씀드린 실행력, 부지런함만 가지고 계신다면 반드시 취업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힘내라 ! 힘! 그리고 국가보훈부에는 대전제대군인센터가 있습니다. 함께해 주시고, 많이 찾아와 주세요. 여러분들의 취업을 돋는 상담사분들과 멘토들이 함께 하겠습니다. 제대군인 종합 정보 제공은 국가보훈부 산하 제대군인지원센터 공식 홈페이지(www.vnet.go.kr)나 전화(☏ 1666-9279)로 문의하면 된다. ▣ 정석민 ◇ 대전제대군인지원센터 멘토 ◇ 문화체육관광부 방호 공무원 ◇ 국립대학교 전문경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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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대군인으로서 성공적인 취업을 위한 준비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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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생성형 AI와 함께 쓰는 교실, 상상의 문이 열리다
- [교육연합신문=김종훈 기고] 처음 생성형 AI를 교실에 들였을 때, 나는 막연한 기대와 함께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느꼈다. 아이들이 너무 쉽게 답을 찾아버리면, 배움의 과정이 사라지는 건 아닐까. 그러나 수업이 시작되자 그 걱정은 전혀 다른 깨달음으로 바뀌었다. AI가 제시한 한 문장이 아이들의 상상을 자극하자, 오히려 교실에는 더 많은 질문이 생겼다. “이건 왜 이렇게 썼을까?”, “이 장면은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아이들은 AI가 만들어준 결과를 그저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만의 생각으로 다시 물었다. 뤼튼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캔바로 그림을 그리며, AI 음악 생성기로 배경음을 더하는 활동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창작의 문을 열었다. 처음엔 신기함으로 시작했지만, 곧 “어떤 질문을 해야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AI는 답을 주는 존재가 아니라, 좋은 질문을 훈련시키는 존재였다. 같은 도구를 써도 어떤 아이는 평범한 이야기를 만들고, 어떤 아이는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했다. 그 차이는 ‘질문’의 깊이에서 비롯되었다. AI에게 “고양이가 나오는 동화 써줘”라고 시킨 아이보다, “낯선 별에서 길을 잃은 고양이가 친구를 찾아가는 이야기 써줘”라고 구체적으로 묘사한 아이가 훨씬 풍부한 결과물을 얻었다. 아이들은 점차 깨닫게 되었다. 좋은 질문이 좋은 대답을 만든다는 것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들리지만, 본질은 단순하다. ‘무엇을 시킬 것인가’보다 ‘어떻게 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고 훈련이다. AI에게 명령을 주는 과정은 곧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이다. 그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단순히 결과를 얻는 법이 아니라, 생각을 구조화하는 힘을 기른다. 교사는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더 정확히 사고하고, 스스로의 언어로 명확히 표현하도록 돕는 안내자가 된다. AI로 촉발된 시대의 변화는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다. 과거에는 시키는 일을 얼마나 정확히 수행하느냐가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상황에 맞게 ‘무엇을, 어떻게 시킬 것인가’를 결정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지시를 잘 따르는 사람보다 질문을 잘 던지고 요청을 명확히 하는 사람, 즉 맥락을 읽고 사고를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 미래의 주체가 된다. 교실은 그 연습의 시작점이다. AI는 생각의 대체물이 아니라, 생각을 자극하는 거울이다. 『디지털미래영재학교 생성형 AI반 1』은 이러한 변화를 담은 첫 시도다. 이 책은 AI를 가르치는 기술서가 아니라, AI를 통해 사고하는 힘을 키우는 안내서다. 아이들이 AI와 함께 사고하고, 스스로 질문하며, 그 안에서 자기 생각을 발견하도록 돕는 교육의 철학이 녹아 있다. 교사가 조금의 용기를 내어 문을 열면, 아이들은 이미 그 너머에서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고 있다. AI와 함께 배우는 교실, 그 안에서 교사는 다시 배우는 사람이 되고, 아이들은 질문을 통해 세상을 새롭게 써 내려간다. 오늘의 교실은 그렇게 미래의 언어를 연습하고 있다. AI는 결국 우리에게 ‘다시 묻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질문의 가치가 커진다. 교사가 한 문장을 던지고, 아이들이 그 질문 위에 또 다른 생각을 얹을 때, 그 교실은 살아 있는 사고의 현장이 된다. 우리는 답을 배우던 시대를 지나, 질문을 배우는 시대로 들어섰다. 교실의 작은 대화가 미래의 거대한 담론이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교육이 지향해야 할 새로운 변화일 것이다. AI가 그 시작을 열었고, 교사는 그 변화를 이어가는 항해자다. ▣ 김종훈 ◇ 부산 명문초등학교 교사 ◇ 2024 올해의 과학교사상 수상 ◇ 2023 교육부지정 지능형 과학실 운영 유공 최우수 장관상 수상 ◇ 2021 인공지능을 이용한 실험 정보 제공 방법 및 이를 이용하는 장치 특허 등록 ◇ 2019 STEAM 교육 UCC 공모대회 최우수 장관상 수상 ◇ 2019 STEAM 교육 유공 교육부 장관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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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생성형 AI와 함께 쓰는 교실, 상상의 문이 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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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와 함께 그리는 상상의 세계
- [교육연합신문=최일훈 기고] 오늘날 교실은 점점 더 창의적인 실험의 공간이 되고 있다. 글쓰기, 그림, 음악, 영상 제작 등 다양한 예술 활동 속에 디지털 도구가 스며들면서, 학생들은 자신을 표현하는 새로운 방식을 배워가고 있다. AI의 등장은 그 변화를 가속화시켰다. AI는 더 이상 정답을 찾는 도구가 아니라 상상을 구체화하고 생각을 형상화하는 창작의 파트너가 되고 있다. 수업 현장에서 인공지능은 학생들의 창작 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예를 들어 학생이 동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면 AI는 색감과 구도를 제안해 시각적 이미지를 구성하도록 돕는다. 음악을 만들 때는 감정의 흐름에 맞는 코드 진행을 추천하고, 나레이션이 필요한 영상에는 음성 합성으로 생동감을 더한다. 이처럼 AI는 창작의 물리적 장벽을 낮추며,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그렇다고 해서 AI가 창작의 주체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기술이 대신 만들어주는 작품은 결국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 교사는 학생들이 기술을 사용하면서도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성찰하고, 스스로의 감정과 경험을 이야기로 엮어낼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디지털 미래 영재학교 생성형 AI반』을 집필하며, 나는 실제 교실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변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자 했다. 책 속의 사례들은 공통적으로 “AI가 창작의 주인이 아니라, 배움의 촉매제”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학생들이 AI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입히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사고의 확장이다. 학생들은 ‘기술로 표현된 나’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발견하며, 창작의 즐거움을 학습의 과정 속에서 경험한다. AI를 활용한 예술 융합 수업의 가장 큰 가치는 협력과 공감의 확대다. 한 학생이 만든 이미지를 다른 학생이 이야기로 발전시키고, 또 다른 친구가 음악으로 감정을 덧입히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조율하는 법을 배운다. 기술이 아닌 사람 사이의 소통이 작품을 완성시킨다. 물론 이 과정에는 교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AI가 제안한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무엇이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가, 학생의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하는 방식은 무엇인가를 판단하는 것은 교사의 몫이다. 교사는 단순한 감상자가 아니라, 창작의 과정을 설계하고 방향을 잡는 예술적 설계자다. AI를 도입한 예술 융합 수업은 학생들에게 기술적 흥미를 넘어 표현의 자유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기술은 아이디어를 시각화하고, 감정을 확장시키는 도구일 뿐이다. 교사가 성취기준을 중심에 두고 이 과정을 교육적으로 구조화할 때, AI는 학습과 예술을 이어주는 다리가 된다. 앞으로의 교실은 기술이 중심이 되는 공간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사람의 감정과 상상력을 확장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AI는 창의성의 대체물이 아니라 그 가능성을 증폭시키는 거울이다. 교사가 문을 열면, 학생들은 이미 그 거울 속에서 자신만의 색으로 세상을 그리고 있다. ▣ 최일훈 ◇ 부산 명진초등학교 교사 ◇ 2024~2025 디지털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 주무교사 ◇ 2024 디지털기반 교육혁신 교육부 장관 표창 ◇ 2023 정보(SW·AI) 교육 발전 및 활성화 유공 교육부 장관표창 ◇ 2022 개정교육과정 과학교과서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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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디지털 자산으로 인한 124조 원 국부유출, 이제는 막아야 한다
- [교육연합신문=정광우 기고] 박수영 국회의원(부산 남구)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디지털 자산 거래소를 통해 124조 원 규모의 국부가 해외로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 디지털 자산의 거래는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도 개인 간 직접 이루어질 수 있는 만큼, 실제 국부 유출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디지털 자산 거래는 기존의 아날로그 법망을 피하기 위해 법적으로 저촉되지 않는 용어를 사용하며, ‘탈중앙화’와 ‘탈금융화’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의 대표적인 형태는 비트코인과 디지털 달러(스테이블코인)이다. 비트코인은 이미 미국에서 전략자산으로 자리 잡아 재정적자 해소의 수단이 되고 있으며, 디지털 달러는 기축통화로서의 패권적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의 일환으로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며, 민간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철저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디지털 원화나 가상자산에 대해 명확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 디지털 금융 대전환기, 대응 늦은 한국 전 세계 금융시장은 지금 디지털 대전환기에 놓여 있다. 디지털 자산은 ‘탈중앙화’와 ‘탈금융화’의 흐름 속에서 폭발적인 가치 상승을 보이며, 국민들은 기존 금융상품보다 디지털 자산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우리 국민들은 국적 불명의 코인과 해외 거래소를 통해 거래하며, 겉으로는 합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음성적이고, 법적으로도 불법이 아닌 회색지대에 머무르고 있다. 결국 거래대금은 해외 코인 발행국이나 사이트로 흘러가 국부 유출로 이어지고, 청년층은 해외 사이트 개설이나 블록체인 기술 습득을 이유로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일부는 보이스피싱 등 불법 행위에 연루되는 부작용까지 초래되고 있다. ■ 탈중앙화, 기술인가 방임인가 이 같은 문제의 근원은 바로 ‘탈중앙화’의 오해에 있다. 탈중앙화는 중앙 독점 구조를 분산 처리하여 위조와 변조를 방지하는 보안 기술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기술적 특성과 흐름에 무관심한 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탈중앙화’를 곧 ‘사적인 영역’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디지털 자산은 공공재 성격을 지니며, 그 발행과 발권이 사유화되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정부는 선의의 탈중앙화 개념을 인정하되, 디지털 금융을 반드시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 디지털 원화, 새로운 기축자산으로 디지털 강국인 대한민국이 디지털 자산을 금융 제도권으로 편입하고, 디지털 금융결제 플랫폼의 글로벌 표준을 선도한다면 디지털 원화는 준(準)기축통화로 성장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해외로 유출된 자본이 되돌아와 디지털 자산과 첨단산업에 재투자되고, 국내 산업 전반에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어 대한민국은 G2 수준의 경제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 124조 원이 새고 있다. 지금 막지 않으면, 내일은 없다. 이제는 124조 원에 달하는 국부 유출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 디지털 자산은 더 이상 개인의 투자가 아니다. 디지털 강국 대한민국의 존엄과 주권을 지키는 국가적 과제다. 124조 원이 흘러나간 그 길을 지금 당장 막지 못한다면, 다음 세대는 돈은 없고 기술만 소비하는 나라, 혁신은 수출하고 부(富)는 수입하는 나라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디지털 강국 대한민국, 이제는 기술력만이 아니라 금융주권까지 스스로 설계해야 한다. 디지털 주권을 지키는 일, 그것이 곧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다. 지금이 바로 그 결단의 시간이다. 디지털 주권을 지켜야 진정한 디지털 강국이 된다. ▣ 정광우 ◇ 이호기술단(주) 회장 ◇ 한국핀테크 블록체인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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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디지털 자산으로 인한 124조 원 국부유출, 이제는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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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민의 눈이 정치의 품격을 높인다
- [교육연합신문=송은숙 기고]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민의정모니터단 오리엔테이션’은2018년부터 이어져 온 시민참여 의정활동의 흐름 속에서, 시민이 정치의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관찰자에서 동반자로 나아가는 참여민주주의의 확산을 보여 주는 자리였다. 지방의회는 시민의 삶과 가장 가까운 정책 결정기관이지만, 시민이 그 과정을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는 구조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한민국유권자총연맹이 추진해 온 시민의정모니터단은 시민이 의정활동을 직접 관찰하고 정책제안과 평가에 참여하는 민주주의 현장학습이자 지역 거버넌스의 실천 모델이다. 연맹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정신을 현실 속에서 구현하기 위해 설립됐다. 유권자가 정치의 주체로 서고, 공공의 선을 위해 책임 있게 참여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설립 목적이다. 시민의정모니터단은 이러한 설립취지와 궤를 같이하며, 정치의 신뢰 회복과 시민역량 강화라는 두 축을 지역 현장에서 구체화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성숙은 제도보다 문화의 문제다. 비판과 감시를 넘어 시민이 정책 개선의 동반자로 나설 때 정치의 품격은 한층 높아진다. 행정사무감사 기간 중 모니터 요원들은 시의회 상임위원회를 직접 방문해 회의 과정을 관찰하고 의견을 기록한다. 이 과정은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고, 시민이 행정을 이해하는 민주적 학습의 장이 된다. 부산은 지금 글로벌 허브도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도시의 품격은 외형이 아니라 시민의 참여 수준에서 결정된다. 시민의정모니터단의 꾸준한 활동은 부산이 단순한 경제도시를 넘어 참여와 신뢰의 도시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상징적 변화다. 정치의 품격은 시민의 수준을 닮는다. ‘나는 대한민국의 유권자다’라는 선언은 이제 구호가 아니라, 시민이 주인으로 서는 시대의 실천이 되고 있다. ▣ 송은숙 ◇ (사)대한민국유권자총연맹 중앙연맹 운영위원 ◇ 한국인재경영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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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민의 눈이 정치의 품격을 높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