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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일방적 고교 무상교육 지원 중단은 국가책임 방기다
[교육연합신문=사설] 정부는 고등학교 무상교육에 대한 국비 지원을 일방적으로 중단해선 안 된다. 이는 교육의 국가적 책무를 저버리는 무책임한 결정이며, 재정 부담을 지자체와 교육청에 떠넘김으로써 교육의 질적 하락을 야기할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 무상교육은 단순한 비용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할 헌법적 권리이자 미래세대에 대한 투자다. 고교 무상교육은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되어 국가와 시·도교육청, 기초지자체가 함께 부담하는 방식으로 유지되어 왔다. 그러나 법적 근거였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14조 제2항이 지난해 말 일몰됨에 따라, 정부는 아예 손을 떼겠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그 결과 경기도교육청은 3천억 원 넘는 금액을 추가로 자체 편성해야 했고, 전국적으로는 향후 5년간 4조 6천억 원이 넘는 재정 부담이 교육청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정부 측에서는 “법적 근거가 종료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을 내세울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형식논리에 불과하다. 제도가 계속 시행되는 이상, 국가의 재정적 책임 역시 이어져야 한다. 교육은 일회성 행정이 아니라 지속성과 책임성을 요하는 국가사업이며, 법 조항의 유무를 떠나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핵심이다. 더구나 이 같은 국비 지원 중단은 교육청의 다른 핵심 사업들을 직접적으로 압박한다. 이미 도교육청은 기금을 활용해 예산을 증액했지만, 이 또한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교사 수급, 교육 인프라, 저소득층 학생 지원 등 기초 교육활동의 질 저하가 불가피해지는 상황이다. 이는 단지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교육의 형평성과 공공성이 훼손되는 문제이며,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간다. 지방정부와 교육청의 반발이 그토록 거셌음에도 정부는 이를 묵살한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수도권 교육감들이 연초 간담회에서 “일방적 일몰을 재고하라”고 촉구했음에도, 정부는 어떠한 협의도, 대안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는 지방 교육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결정이며, 중앙정부의 책임 회피라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다시 말하지만, 고교 무상교육은 단지 ‘지급 방식’이나 ‘재원 조달’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가 교육을 어떻게 인식하느냐,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미래를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철학의 문제다. 정부는 당장 고교 무상교육 재정 지원 중단 결정을 철회하고, 교육 주체들과 머리를 맞대어 지속가능한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국가의 책임을 방기한 채 교육의 미래를 지방과 교육청의 희생으로 지탱하려는 발상은 즉시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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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인천교육청은 리베이트 의혹 외면 말고 수사의뢰로 책임 증명하라
[교육연합신문=사설] 인천시교육청은 전자칠판 납품 과정에서 불거진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 즉각 수사의뢰를 통해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 지금처럼 ‘실태조사’로 무마하거나 ‘내사 중이라는 소문’을 방패 삼는 것은 공공기관의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전자칠판 예산은 2021년 17억 원에서 불과 1년 만인 2022년에 81억 원으로, 2024년 9월까지는 무려 266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을 한 업체가 납품했으며, 두 업체가 전체 물량의 70% 이상을 점유했다. 특히 특정 업체의 점유율이 1년 새 3.1%에서 44%로 급등한 배경에는 시의원의 개입 의혹, 브로커의 학교 압박, 그리고 ‘리베이트’라는 단어가 등장한 단체 대화방까지 공개되었다. 이 모든 정황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제도적 허점을 노린 조직적 결탁의 결과일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운다. 인천시교육청은 일선 학교의 ‘자율 구매’에 따른 결과라며, 교육청 차원의 개입은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또한 자체 실태조사에서 ‘큰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형사적 수사보다는 내부적 점검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나 국정감사에서 제출된 물품선정위원회 회의록은 실체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회의록에는 ‘최저가 제품을 선정하겠다’는 명분 아래 실제로는 ‘경쟁 제품 중 최고가’를 납품받은 기록이 있었다. 이는 자율구매의 명목 아래 형식적 절차만 갖춘 ‘짜맞추기 회의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한다. 더구나 교육청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 내부감사를 안 한다’고 답했지만, 정작 검찰은 ‘수사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수사 중이라는 “소문”을 근거로 감사도 하지 않고, 수사의뢰도 하지 않는다면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다. 인천시교육청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책임 있는 기관이라면 의혹이 있는 지점에 대해 스스로 수사를 의뢰하고,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라. ‘자율구매’라는 말로 책임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공공예산의 책임자’로서 무거운 책무를 다해야 한다. 수사의뢰를 피하는 순간, 교육청은 결백을 주장할 자격조차 잃게 된다. 정치는 눈앞의 비난을 피하는 기술이지만, 행정은 진실을 마주하는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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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AI 시대, 독서교육이 필요한 이유
[교육연합신문=사설] AI 시대다. 검색의 시대를 지나 검증의 시대로 가고 있다. 오늘날 인공지능(AI) 시대에도 독서는 여전히 창의적 사고를 키우는 필수 요소다. AI 기술이 발달하며 정보 접근이 쉬워졌지만, 학생들이 스스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오히려 약화되고 있다. 독서는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깊이 있는 사고력과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준다. 가정에서는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고 대화를 유도하며, 학교에서는 다양한 독서 활동과 토론을 통해 비판적 사고를 키울 수 있다. 일각에서는 디지털 학습이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전자기기를 활용하면 정보를 빠르게 습득할 수 있고,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학습 흥미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빠른 정보 소비는 피상적 이해를 초래하고, 깊이 있는 사고를 방해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익숙한 학생들은 긴 글을 읽고 사고하는 능력이 점차 약화되는 추세다. 따라서 독서는 단순한 학습 도구가 아니라 창의적 사고를 위한 필수 활동이다. AI 시대일수록 학생들은 정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스스로 사고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독서교육은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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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태근 회장으로부터 ‘흙살림’을 듣는다
[교육연합신문=유기성 기자] "흙 생태계 회복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흙살림 출발점" "농민 주주회사, 농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흙살림'은 단순한 유기농 브랜드를 넘어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하는 농민주주기업이자 협동조합, 그리고 사회적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곳에는 대한민국 친환경 농업의 선구자 이태근 회장이 있다. 예로부터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했다. 즉 농사는 천하의 가장 큰 근본이고 농민이 곧 나라를 안정시키는 큰 역할을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옛 선조들은 농심이 들고 일어나면 곧 나라가 망한다는 가장 근본적인 섭리와 이치를 갖고 농심을 아우르고 대우해 왔다. 하지만 각박한 현대 사회에서는 농업이 거의 천대시되고 외면 수준으로 잔락하고 있다. 그렇지만 흙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세상에 계속 전파하고 이를 획기적으로 사회와 동화될 수 있도록 고집스럽게 노력하는 이태근 회장은 이 시대 농업의 선구자임이 틀림없다. 일문일답으로 흙삼림과 흙에 대해 알아본다. ■ '흙살림'을 창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흙을 살려야 건강한 농산물이 나오고, 건강한 먹거리가 우리 삶을 지탱한다. 하지만 현대 농업은 화학 비료와 농약에 의존하며 흙을 병들게 했다. 흙의 생태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흙살림의 출발점이었다. ■ ‘흙살림’에서는 어떤 연구와 실천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흙살림은 자체 미생물 연구소를 운영하며 농업에 필요한 미생물제를 직접 배양하고 있다. 이를 통해 흙의 비옥도를 높이고 병해충을 예방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농민들에게 미생물 사용법 교육과 현장 컨설팅을 제공하여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 ‘유기농3.0선언’이 무엇인가? 2015년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에서 발표된 개념이다. 단순히 화학비료와 농약 사용을 줄이는 것을 넘어, 농업과 지역사회가 상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농민의 경제적 자립, 소비자와의 신뢰 구축 등이 포함된 포괄적인 비전이다. ■ 순환 농업의 중요성도 강조하셨는데 순환 농업이 무엇인가? 순환 농업은 부산물을 재활용하고, 퇴비화하고, 미생물을 활용하여 자연의 흐름을 따르는 방식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농업이야말로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 ■ 최근 ‘농민주주회사’ 모델을 발표하셨는데 어떤 의미인가? 농민이 단순한 생산자가 아니라 기업의 주체가 되는 구조다. 농민이 경영에 참여하고 정당한 몫을 보장받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는 농업의 지속가능성과 농민의 경제적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법이다. ■ 흙살림이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고 들었다. 흙살림은 농업을 통해 사회와 공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1억 원 상당의 친환경 농산물을 기부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했다. 이는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 청년 농업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농업은 당장의 결과를 보기는 어렵지만 멀리 보고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결실을 맺는 분야다. 청년들이 농업에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변화를 더해 나가길 바란다. ■ 흙살림의 친환경 토마토가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 흙살림에서 제공하는 토마토는 화학비료 없이 자연 친화적인 방식으로 재배된다. 미생물을 활용해 토양을 건강하게 만들고 자연 순환 농법을 적용해 더욱 신선하고 영양가 높은 토마토를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토마토는 꾸러미 서비스를 통해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직접 배송된다. 또한, 무농약 토마토로 만든 토마토마녀스튜, 토마토 현미죽이 출시돼 친환경 먹거리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신제품 출시를 통해 흙살림은 친환경먹거리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여 소비자들에게 건강한 식문화를 제안할 계획이고 토마토 100%보리, 현미국수도 출시할 계획이다. ■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소비자들은 단순히 맛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농업을 지지하는 의미에서 꾸러미 서비스를 이용한다. 친환경 농산물을 소비함으로써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앞으로 흙살림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흙을 살리는 일은 단순한 농업 혁신이 아니다. 환경을 보호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며,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하는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일이다. 흙살림은 앞으로도 이 길을 걸어갈 것이다. 이태근 회장의 철학은 단순한 농업 혁신을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흙살림이 만들어갈 변화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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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학교에 ‘엔클리어(EnClear) 소화기’ 도입이 시급한 이유
[교육연합신문=정용규 기고] 학교 교실은 이제 단순한 학습 공간을 넘어 다양한 전자기기가 밀집된 디지털 학습 환경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태블릿PC, 노트북, 전자칠판, 태블릿PC 충전함 등 다양한 기기가 수업에 활용되면서 학습의 효율성이 높아졌지만, 동시에 전력 사용량 증가와 전기적 과부하로 인한 위험도 커지고 있다. 이는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하나의 충전함에 20~30대의 태블릿PC가 동시에 충전되는 사례가 흔해지면서 전력 집중으로 인한 발열, 과충전, 배터리 폭발 등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교육시설안전원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발생한 학교 화재의 46.3%~51.4%가 전기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디지털 학습 환경이 확대됨에 따라 전기적 위험 또한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태블릿PC와 노트북과 같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자기기는 충전 중 과열, 내부 단락, 충격 등에 의해 발화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국내외에서 과충전으로 인한 배터리 폭발 사고가 자주 보고되고 있으며, 학교에서도 전자기기 과열로 인해 교실 내 연기가 발생하거나 소규모 화재가 일어난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 특히, 전자기기 사용이 증가하면서 충전 관련 사고가 점점 더 빈번해지고 있다. 부산의 태블릿PC 충전함 화재, 서울에서 발생한 노트북 과열 화재와 다중 충전 케이블로 인한 사고 사례들은 모두 전자기기 사용이 증가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전기적 안전관리가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특히, 학교와 같은 공공 교육시설에서는 다수의 전자기기가 동시에 사용되는 환경이므로 전력 과부하 방지대책, 정기적인 점검, 적절한 소화장비 마련 등의 안전 조치가 필수적이다. 학교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태블릿PC와 노트북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 이 배터리는 과충전, 충격, 내부 단락 등의 이유로 발열 및 화재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 특히,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고온은 유독성 가스와 함께 화재를 급속히 확산시킬 수 있어 밀집된 교실 환경에서 치명적일 수 있다. 현재 학교 교실에 배치된 분말소화기는 전기화재 진압에 적합하지 않다는 한계를 지닌다. 분말소화기는 화재 발생 시 불꽃을 진압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소화 후 남는 잔여물이 전자기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 특히, 태블릿PC, 노트북, 전자칠판과 같은 정밀 전자기기에 분말이 침투하면 내부 회로가 부식되거나 기능이 저하될 위험이 크다. 반면, 비전도성 액체 소화약제를 사용하는 ‘엔클리어(EnClear) 소화기’는 전기화재에 특화된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소화기는 전기를 사용하는 환경에서도 감전 위험 없이 화재를 신속하게 진압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액체 형태의 소화약제는 불꽃과 열을 효과적으로 냉각시켜 재발화를 방지하며, 분말소화기와 달리 소화 후 잔여물이 남지 않아 전자기기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다.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일반적인 소화기로는 진압이 어렵지만, 엔클리어 소화기는 배터리 열폭주를 억제하고 불꽃을 빠르게 진압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엔클리어 소화기는 학교 교실뿐만 아니라 전기차 충전소, 데이터센터, 연구실 등 다양한 전자기기 밀집 공간에서의 필수적인 화재 대응 장비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디지털 학습 환경이 확산됨에 따라 전자기기 화재 대응 방식도 변화해야 한다. 기존 분말소화기의 한계를 보완하고, 전자기기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도 화재를 안전하게 진압할 수 있는 비전도성 액체 소화기(엔클리어 소화기)의 도입이 시급한 이유다. 인천시교육청은 디지털 학습 환경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엔클리어 소화기를 시범 도입하였으며, 기존 분말소화기의 한계를 보완하는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특히, 감전 위험 없이 안전한 진압이 가능하다는 점과 소화 후 잔여물이 남지 않아 전자기기의 추가 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추가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또한, 공항철도 역시 전동차 내 전기화재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엔클리어 소화기를 도입하였다. 열차 내부는 밀폐된 공간으로 화재 발생 시 연기와 유독가스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어, 기존 분말소화기 사용이 적절하지 않은 환경이다. 엔클리어 소화기의 배치는 승객 안전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전동차 내 정밀 전자기기를 보호하면서도 효과적으로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비전도성 액체 소화기(엔클리어 소화기)의 도입이 단순한 화재 진압 장비 보급을 넘어, 전자기기가 밀집된 환경에서의 안전성을 높이는 핵심적인 방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디지털 학습 환경의 확대는 교육의 혁신을 이끄는 중요한 변화이지만, 동시에 전기화재라는 잠재적인 위험요소를 함께 가져왔다.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을 지키면서도 디지털 교육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분말소화기의 한계를 보완하는 비전도성 액체 소화기(엔클리어 소화기)를 교실과 충전시설에 배치함으로써 전기화재 발생 시 신속하고 안전하게 진압하는 한편, 정기적인 전자기기 점검과 체계적인 화재 예방 교육을 병행하여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고, 위기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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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의대생만 특별대우?…공정한 대우가 필요하다
[교육연합신문=사설] 최근 의대생들이 대규모 수업 거부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대생들은 수업에 출석하지 않고 학업을 이어가지 않으면서도, 정부와 대학은 학사 유예를 부여하며 이들을 특별히 봐주고 있다. 이에 비해 다른 학과의 학생들은 학점과 출결을 챙기며 힘겹게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는 다수의 대학생들은 의대생들에게 주어지는 특혜가 불공평하다고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의사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직업이다. 의료 분야에서의 역할은 그 어느 직업보다 중요하며, 그 중요성을 고려할 때 의대생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어느 정도의 예외적인 대우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의대생들이 규칙을 어기고, 특혜를 받는 것이 정당화되어서는 안 된다. 특권을 부여하는 방식은 공정성을 위협하며, 이는 사회적으로 큰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이 원칙을 벗어난 행동을 하는 이유로 다른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이 문제의 해결책은 단순하다. 의대생들이 규칙을 따르지 않거나 학업을 중단한다면, 원칙대로 제적되도록 하는 것이 옳다. 그 빈자리를 편입생으로 채우는 것이 가능하다면, 이는 공정성을 회복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대학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공정한 경쟁과 기회의 평등이다. 다른 학과 학생들이 수업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고 있는 상황에서, 의대생들만 특별히 배려하는 것은 그 자체로 불공평하다. 학생들 간의 형평성을 지키는 것이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신뢰를 쌓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결국, 공정한 대우가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의대생들이 학업을 중단하거나 출석하지 않는다면, 그 자리를 다른 학생들이 채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학 내에서의 형평성을 유지하고, 더 나아가 사회 전반에 걸쳐 신뢰를 쌓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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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말과 행동에 품격 있는 사람,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 [교육연합신문=문덕근 기고] 사람은 말과 글로 소통한다. 다른 동물들도 나름대로 소통 장치가 있지만 단순한 정보 전달에 그친다고 한다. 그러나 사람의 말은 그 사람의 인격과 지성은 물론 살아온 환경까지 담아낸다. 무심코 던지는 한마디로 그 사람의 전부를 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말은 신중하고 또 진중해야 한다는 금언이다. 그래서 口禍之門이라 하지 않는가? 요즈음 사람 다르고 말 다르고 실천도 다르다는 말을 자주 하고 듣기도 한다. 그래서인가? 사람의 말을 들으려고도 하려고도 하지 않는진기한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일까? 한 사람이 말을 걸면 상대는 자신의 휴대전화기에 집중한다. ‘너는 너 하고 싶은 것 하고, 나는 내 하고 싶은 것 한다.’는 요즘 대화의 풍경이다. 각자도생인가? 공자는 '부지언(不知言)이면 무이지인야(無以知人也)'라 했다. 말의 잘잘못을 알지 못하면 다른 사람의 정당성과 그릇됨을 분별할 수 없다는 말 아니겠는가? 더구나 우리말과 한자를 몰라 어휘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고, 그 말과 글의 어원을 모르고 말하기 때문에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도통 아리송할 따름인 상황을 맞고 있을 뿐이다. 가을밤 뜨는 ‘달’이란 무슨 의미인가? 처음 글자는 만든 사람의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나라면 어떻게 나타냈을까? 고등학교 교과목에서 ‘家庭科’인가 아니면 ‘家政科’인가? 만약 ‘家政科’가 옳다면 왜 그런가? 거기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말에 대한 책임감을 갖게 될 것이고, 따라서 거기에 맞는 행동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요즘 지도자들의 말이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만든다고 한다. 같은 말과 글이 상황에 따라 다르게 들리고 익혀지는 횟수가 늘어가고, 그런 삶을 실제로 체험하는 과정에서 많은 가치관의 혼돈과 좌절을 하게 된다. 말이란 실천에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믿을 수도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여기서는 이 말, 저기서는 저 말, 말하는 사람만 있고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없는 불통의 사회를 만들고 있는 주체는 누구인가? 이러한 불합리한 실제에 대처하는 기관이나 단체, 우리 사회에는 없는 것인가? 결과에만 매달려서 책임 지우려고만 하고, 원인을 찾아서 해결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 기이한 현상?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자세, 책임을 지우려고만 하는 사회적 병리 현상을 누구에게 돌릴 것인가만 생각하는 사회? 후세에게 그대로 물려주어야 할 것인가? 말과 글이란 사람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여 하나 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공동체 사회의 초석이라 할 수 있다. 같은 말과 글이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다르게 생각하고, 왜곡된다면 사회 존립 자체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물론 매사에 일관된 모습으로 생활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도종환 시인의 말처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모든 꽃은 흔들리면서 줄기와 가지를 세운다. 만물은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으며 피어난다. 그것이 하늘의 섭리요 자연의 이치다. 개인이나 사회도 끊임없이 궤도 수정을 되풀이하면서 기준을 조정한다. 언어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는다면 언행일치를 생각할 수 없다. 그 낱말이 지시하는 것에 맞는 행동이 언행일치다. 말의 정확한 이해가 없는데 거기에 어울리는 행동이 일어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우리말의 뜻과 한자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아울러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가르치는 사람에 따라 개념이 다르고 기준이 다르다면 말과 글로 이루어지는 사회의 통합과 발전은 기대 난망하다 할 것이다. 가르침과 배움에 대한 개념 정립과 아울러 가르치는 사람이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지? 또 가르칠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분별하는 눈이 필요하다. 무자격자의 무한한 연수, 무엇을 얻고자 하는 일인가? 정말로 말과 행동에 품격 있고 기품 있는 그런 대통령, 지도자를 보고 싶다. 당연한 국민의 권리인데 간절한 소망이 된다. ▣ 문덕근 ◇ 한자한글연구원장 ◇ 고전연구가 ◇ 한자실력급수 사범급(공인)·한자한문지도사 특급(공인) ◇ 교육학박사 ◇ 前전남강진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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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時論] 영상 시대와 우리 청소년의 문해력
- [교육연합신문=시론] 10대 학생들은 영상 시대를 살고 있다. 유튜브 영상이나 사진형식의 미디어를 접한다. 자연히 문장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다. 만화를 즐기다 보니 “헐”, “대박” 등 짤막한 단어에 익숙해 있다. 거기다 한자어를 공부하지 않는다. 직관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만 이해하려 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한 전문가는 문해력의 문제가 아니라 언어교체에 따른 문화적 현상이라 치부하기 한다. 그러나 문해력의 저하는 다른 교과 능력의 부실을 가져온다. ‘심심(甚深)한 사과’를 ‘지루한 사과’로, ‘사흘간 쉰다’를 ‘4일간 쉰다’로, ‘금일(今日)’을 ‘금요일’로, ‘고지식하다’를 ‘지식이 높다’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려가 크다. 아이들 말로 웃픈 일이다. 문해력은 긴 문장을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일명 센스가 없다. 감이 떨어진다는 말이다. 문해력의 원인은 어휘력이 낮은데 있다. 우리말의 68%가 한자 말이다. 도무지(塗貌紙), 혹시(或是) 등도 한자 말이다. 60대들은 옛날 문교부에서 1,800자 필수 한자를 중·고교 시절 학교에서 배웠다. 그래서 문제가 덜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말과 글을 사용한다. 말은 10만 년 전부터, 글은 5천 년 전부터 사용했다. 우리 민족은 글을 2천년 전부터 사용했다. 말은 충분히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지만, 인류가 글을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 확률적으로 밝혀졌다. 현재에도 인류의 문맹인 비율이 50%다. 호모 사피엔스는 문자생활에 익숙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문해력을 키우려면 얼마나 많은 문자화된 정보에 노출되었는가 하는데 있다. 여기서 문자화된 정보에 노출된다는 말은 문자 생활, 즉 독서를 말한다. 우리가 흔히 카톡을 하면서 문자를 보내고 하는 일을 문자 생활이라 생각하는데, 그것은 언어생활이긴 하지만, 일종의 잡담에 해당된다. 잡담이 독서는 아니잖는가.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말은 삼류인생으로 떨어진다는 말과 동의어다. 열심히 축구를 하여 공 차는 기술을 스스로 체득하여야 하는데, 공 차는 기술 언저리에서 문고리만 잡고 뱅뱅 도는 삶과 닮아 있다. 삼류인생을 살지 않으려면 문해력을 키워야 한다. 즉 문해력의 출발은 얼마나 문자 생활의 개념을 가졌는가 하는 것으로 귀결되고, 그것은 통찰력의 힘을 가진, ‘총명한 인간’이 되기 위한 첫 발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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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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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대담] 오은택 부산 남구청장 민선 8기 2주년 특별 인터뷰
- [교육연합신문=황오규 기자] 오은택 부산 남구청장은 민선 8기 2주년을 맞이하면서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2024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 이행평가에서 최고등급인 SA를 받았고,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의 부산시 구·군기여도 평가 우수기관에 선정, 유엔평화문화특구 운영 성과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변화하는 남구, 세계가 찾는 도시'를 표방하면서, 오로지 지역사회와 주민들만 바라보며 '부산 1등 도시 남구'를 목표로 정진하고 있는 그의 다짐을 들어 보았다. - 편집자 주 ■ 부산 남구가 교육국제화특구 지정에 따라 지역 특색을 반영하여 진행 중이거나 진행 예정인 교육 국제화 사업은? 부산 남구는 세계 유일의 UN기념공원 도시이며, 유엔평화기념관,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등 대규모 기념관이 있는 평화체험 문화관광 도시로서, 관내 대학교와 연계 한국전쟁 참전국 유학생 및 한국인 학생과 함께 자유와 평화를 위한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고 우리 역사와 전통문화를 알리는 국제교류의 장을 마련하고자 'UN참전국 유학생 평화캠프'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을 포함한 가족 단위 주민들을 위해 남구 대표 명소를 도보로 탐방해 보고 남구의 역사를 배우는 '평화의 길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다. 이외에도 국제금융센터 소재한 동북아 금융중심지로서의 특색을 살려 BIFC 금융투자협회 전문 강사를 초빙,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금융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진로 선택에 도움을 주고자 학교로 찾아가는 '국제금융도시 청소년 금융교실'을 운영 중에 있다. ■ 부산광역시 남구청장으로서 취임 이후 두 해를 돌아보는 소회를 밝혀달라. 민선8기 구정목표인 '변화하는 남구, 세계가 찾는 도시'를 위해 달려온 지 벌써 2년이 됐다. 구민이 행복한 남구를 만들기 위해,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인지 시간이 참 빨리 가는 것 같다. 저의 전반기 구정 운영의 핵심 키워드는 '변화'였다. 구정의 변화를 통해 남구가 살기 좋은 도시가 되고 주민의 삶을 보다 행복하게 변화시키겠다는 우리 남구의 의지다. 법령이나 예산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해결 방안을 찾았지만 검토 단계에서 좌초된 사업들도 많았다. 하지만 ‘남구형 어린이집 식판 세척사업’, ‘찾아가는 칼갈이 사업’과 같이 주민들의 일상에서 꼭 필요한 정책 아이디어나 선진 사례들을 하나 하나 시행하면서, 주민들께서 "남구 일 잘한다, 남구가 달라졌다"고 좋아하시고 칭찬해 주실 때는 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생각에 보람도 있다. 이러한 전반기 변화의 성과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적극행정을 더해 후반기는 ‘세계인이 찾는 부산 1등 도시 남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을 구민 여러분께 약속하겠다. ■ 민선 8기 2년간의 주요 구정 성과를 소개해 주신다면? 우리 남구에서만 누릴 수 있는, 구민의 안전을 우선으로 하는 차별화된 정책인 남구형 사업들을 말했다. ‘남구형 어린이집’ 사업은 모든 어린이집의 안전공제회비와 통학버스 운행기록장치 지원, 대체 조리사 파견과 보육 행정전문가를 배치했고, 올해부터는 전국 최초로 어린이집 식판 세척·소독 지원도 추진해 학부모들과 보육교사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광폭 횡단보도에 바닥형 보행신호등, 스마트폰 화면 차단장치 등 첨단기능을 통합 탑재한 ‘남구형 스마트 횡단보도 설치’도 아이들의 등하굣길을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게 만들었다. 집중호우 시 지하차도 통제상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남구 알리미 서비스'와 지하차도 비상사다리 설치, 폐현수막을 활용한 모래주머니 제작, 야간과 빗길의 시인성 개선을 위한 고휘도 차선 도색은 안전과 재해예방 우수사례로 타 시군구의 모범이 됐다. 찾아가는 칼갈이 사업, 청사 전자게시판 기념일 이벤트 사업과 같은 생활밀착형 사업은 날이 갈수록 주민에게 사랑받는 행정서비스가 됐다. 남부산우체국과 협업해 치매환자를 관리하는 남구형 치매안심 등기우편 사업도 타 기관과 협업의 좋은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좋은 정책의 발굴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주민과의 약속인 공약 실천을 최우선으로 한 결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2024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 이행평가에서 최고등급인 SA를 받았고, 부산 사회조사 결과에서 16개 구군 중 보육환경 만족도 1위뿐만 아니라 74.4%가 "남구에 계속 살고 싶다"고 응답했다. 정부차원의 유일한 종합평가인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의 부산시 구·군기여도 평가 우수기관으로도 선정됐고 유엔평화문화특구 운영 성과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지난 2년 동안 구청장으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인지? 작년 4월 경 남구장애인복지관 인근에 ‘1cm의 차이’라는 글자만 적힌 현수막을 게시한 적이 있다. 별다른 설명이 없어 많은 분들이 무슨 뜻인지 궁금했던 그 현수막은 비장애인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차도와 보도의 경계턱이 장애인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이 될 수 있음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저도 연로한 부친과 함께 살면서 휠체어로 모시고 다녀보아서 보행약자들이 겪는 불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런 이유로 매년 4월 장애인의 날을 맞아 ‘보행 불편 체험’을 하며 남구의 보행환경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직접 살펴보고 있고, 소규모 민간시설의 출입구에 경사로 설치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도 장애와 비장애를 가르는 일상 속 ‘1cm의 차이’를 없에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그 외에도 주민과 함께 현장에서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일들을 손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도시가스를 공급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던 대남초등학교 인근 마을에 수차례 주민설명회와 부산도시가스와의 협의를 통해 도시가스 공급관이 설치되어 어르신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게 했고, ‘현장에 답이 있다’는 의지로 수차례 현장을 찾아 보행과 차량 통행을 어렵게 했던 대연동, 용당동, 문현동 골목의 전신주와 통신주도 이설해 주민들의 오랜 숙원도 해결했다. "속 시원하다"는 어느 주민의 말씀에 수십 번의 걸음에서 누적된 피로가 눈 녹듯 사라졌다. ■ 남구의 지리적 특성을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부산 남구는 동해와 남해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오륙도와 이기대 같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도시의 화려한 경관 등 두 가지 매력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세계 유일의 UN기념공원, 우암동 소막마을과 같은 역사적 명소를 갖추고 있어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매력을 제공한다. 이런 자연적, 역사적 관광 인프라를 바탕으로 남구만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로컬 매력 관광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 중에도 대표적인 것은 '유엔미 오륙도 남구 투어'와 '해파랑길 남파랑길 걷기 프로그램'이다. '유엔미 오륙도 남구 투어'는 2023년 첫 운영을 시작한 역사투어 프로그램으로 UN기념공원, 오륙도 스카이워크, 우암동 소막마을을 둘러보고 다이아몬드베이 럭셔리 요트투어까지 합리적인 가격으로 체험할 수 있다. 특히 6월에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남구에 남아 있는 6.25 전쟁의 유산을 따라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피난수도로 UN 스토리투어'를 운영하고 있어, 8월에는 남구의 야경명소를 중심으로 야경 투어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남구는 해파랑길과 남파랑길 1코스의 시작점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다양한 걷기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전문 트레킹 가이드와 함께하는 '더 비기닝 유엔남구 해파랑길 남파랑길 걷기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코리아 둘레길 걷기 SNS 인증 이벤트'도 연중 계속 운영할 예정이다. 코리아 둘레길은 우리나라 외곽을 하나로 연결하는 약 4,500km의 초장거리 걷기 여행길로서 명실공히 세계적 걷기 여행길이 될 것이며, 해파랑길 1코스와 남파랑길 1코스의 시작지점인 부산 남구가 그 중심에 자리잡을 것이다. 또한 남구는 2010년 용호만 공유수면 매립공사의 일환으로 접안시설과 친수공간으로 조성되어 있던 용호만 매립부두(용호동 963번지일원)에 2024년 5월 야간경관조명을 설치해 남구를 찾는 방문객에게 바다를 조망하며 힐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곳을 새롭게 '분포 웨이브베이'로 재구성했다. 과거 용호만 일대는 분포염전으로 큰동이(질그릇)에 바닷물을 담아 끓여 소금을 채취하던 소금밭이 있었고 일제강점기와 해방 직후까지 번창했는데 해안이 매립되면서 분포염전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분포 웨이브베이'에 4m 높이의 소금결정 조형물을 설치하고 미디어콘텐츠를 구축해 역사 속 사라진 분포염전을 모티브로 이곳에 재탄생됐다. 소금결정 조형물에 비치는 미디어 콘텐츠뿐만 아니라 그 뒤로 은하수 빛이 흐르는 광섬유 벽과 광장 바닥에는 물결무늬 고보 조명을 설치해 남구의 대표 야간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입구 안내판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인근 상가의 먹거리, 볼거리 등 남구를 홍보함으로써 지역경제 및 지역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했다. 앞으로도, 남구는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 로컬관광 상품과 다양한 관광 볼거리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서 세계인이 오고 싶고, 다시 찾는 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 남구문화재단 설립은 어디까지 진행이 되고 있는지? 현재, 부산연구원의 타당성 검토를 의뢰 중에 있다. 타당성 검토는 투자 및 사업, 조직, 예산 등 모든 분야에서 설립계획이 적정한지, 또한 재정, 주민복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등을 검토한다. 이 검토 결과를 가지고 오는 7월 부산시와 설립심의회를 거쳐 적정한지를 검토한 후, 조례 및 운영 규정 제정, 발기인 구성, 정관 제정, 임원 공모 및 임명 등의 절차를 거쳐 2025년 7월에 출범할 예정이다. ■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구청장으로서 이루고자 하는 역점사업은 무엇인지? 먼저, 우리 남구 명칭을 변경하고자 한다. 전국에 다섯 곳이 존재하는 ‘남구’라는 명칭은 우리 구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담기에는 맞지 않다. 세계 유일의 유엔기념공원을 품고 있는 우리 남구의 특성을 살려 ‘유엔 남구’가 된다면 국경과 종교, 이데올로기를 초월해 하나되는 평화의 상징 도시로서 도시 브랜드력이 강화돼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도시로 재탄생할 수 있다. 물론 구명을 바꾸는 것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며, 구민들의 지지가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일임은 잘 알고 있다. 준비를 철저히 해서 유엔과 남구를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구민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신중하게 나아가겠다. 또한, ‘한국산업은행의 부산 문현금융단지 이전’을 말씀드리고 싶다.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지역의 균형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금융 격차를 해소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과 부산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의 두 개의 축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도약시킨다는 의미를 가진다. 산업은행은 국가의 기업육성 금융 지원을 수행하는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연간 2조 원 이상의 투자로 핀테크, 블록체인, 친환경 녹색기후기금 등의 부산지역 신성장 산업 활성화의 디딤돌이 될 것이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지역의 우수한 인재가 부산에서 자리잡고 살아갈 기반을 만들어 줄 수 있다. 부산의 미래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이에 따라 우리 구민들께서도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한다. 주민 서명운동과 궐기대회는 이를 위한 중요한 단계로서, 부산 시민들의 의지를 모아 정부와 관련 기관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박수영 국회의원을 포함한 17명의 부산 출신 국회의원들이 22대 국회에서 ‘한국산업은행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발의한 것은 부산의 미래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중요한 조치다. 이러한 지역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남구에서도 산업은행 직원들의 부산 정주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부산시와 긴밀히 협력하여 다양한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지? 존경하는 구민 여러분, 지난 2년 동안 '변화하는 남구, 세계가 찾는 도시'를 목표로 800여 명의 우리 남구 직원들과 함께 구민 여러분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노력해 왔다. 지금까지의 변화가 구민들께서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사업이 중심이었다면, 후반기 저의 목표는 '부산 1등 도시 남구'를 만드는 것이다. 용호부두 항만 재개발과 이기대 예술공원 조성 등을 포함한 이기대 일원 해양 문화관광지구 조성, 황령산유원지 산림 휴양시설 조성, 부산외대 이전 부지 공공개발 등 남구의 지도를 바꿀 굵직한 사업들이 시작된다. 이러한 사업들이 계획대로 차질 없이 추진돼 남구를 부산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도시로 만들어 가겠다. 남구민 여러분께서도 이러한 남구의 변화에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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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융합시대의 뇌과학 엿보기] SNS를 끊고 뇌에 휴식을 주자
- [교육연합신문=강태우 기고] 인터넷과 인공지능의 초연결 사회 진입이 인간의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다양하게 진행돼 왔다. 다수의 선행연구에서 인터넷으로 바로 검색해 결과를 찾기에 인간의 사고력이 약해짐을 우려하고 있다. 이제는 더 나아가 유튜브,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 의존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구체적 예를 들면 조금이라도 긴 문장은 제대로 읽지 못하며, 흔히 말하는 ‘3줄 요약’이 아니면 내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상이 만연하다. 특히, 유튜브의 쇼츠(Shorts), 인스타그램의 릴스(Reels)와 같은 압축적, 자극적 영상에 대한 의존은 뇌에 중독 현상까지 유발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문제의 생물학적 원리를 간단히 정리하면 도파민(Dopamine) 중독으로 설명할 수 있다. 엔도르핀(Endorphin), 세로토닌(Serotonin)과 같이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도파민은 뇌의 중뇌 흑질(Substantia Nigra)과 복측피개야(Ventral Tagmental Area)에서 분비되며, 쾌락, 의욕, 기억, 운동 등 다양한 신체기능을 조절한다. 우리가 어려운 과업을 달성해 내었을 때, 뇌는 성취에 대한 보상으로 도파민을 분비하게 되며, 인간은 쾌락, 행복을 느낀다. 극단적 사례로 도박으로 큰돈을 벌거나 마약을 접했을 때, 뇌에 도파민이 과다 분비돼 쾌락은 극대화되며, 이런 작용이 순환돼 더 많은 도파민이 분비된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다른 호르몬과 달리 도파민은 임계치가 없다. 도파민에 중독될 경우, 도파민이 고갈될 때까지 뇌는 자극적인 보상을 갈구하게 되며, 결국 ADHD와 같은 정서장애, 심하면 조현병, 치매가 나타난다. 물론 인간의 중독 현상이 도파민에 의한 것만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이다. 뇌는 다양한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생물학적 기전 외에도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다수 전문가들은 SNS 중독의 주된 원인으로 도파민을 거론한다. 온라인 영상 플랫폼이 이미 우리 일상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그리고 쇼츠나 릴스의 영상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결국 사고력과 통찰력에 지장을 주게 된다. SNS의 일방적이며, 사용자 맞춤형 알고리즘은 뇌의 편향성(Bias)를 극대화한다. 정치적 콘텐츠에서 이념적으로 극단화되는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원래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로 개인마다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 방법이 다르다. 이런 인지적 특징이 SNS 중독으로 이어지면 합리성을 왜곡하고, 비논리적 해석을 극대화한다. 이를 ‘인지 편향(Cognitive bias)’이라고 하며, 개인의 인지 편향이 우리 사회에서 집단화할 경우, ‘집단적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으로 이어지게 된다. 결국 우리 사회에 세대별, 경제적, 정치적 갈등을 유발하며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우려도 제기된다. 인공지능 기반의 SNS, 즉 사용자 맞춤형 콘텐츠 추천 방식은 ‘필터 버블(Filter-Bubble)’을 기반으로 한다. 정보 이용의 시간을 더 극대화하며, 기업들은 광고, 마케팅에 활용하여 이윤 창출의 전략적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개인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더 자극적인 것을 보도록 하는 필터버블은 결국 사용자의 태도, 의견, 지배 가치 정립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최근 2024년 3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SNS로 인한 폐해를 예방하기 위해 14세 미만의 어린이는 SNS를 사용할 수 없도록 강제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다. 최근 SNS로 인해서 우리의 뇌가 작아지고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뇌의 주름이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뇌가 고도의 판단을 하고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뇌에 주름 밀도가 중요하다. 대뇌피질에 많은 주름과 깊은 고랑을 가지고 있으면 그만큼 뇌의 신경 연결망이 강하다는 뜻이다. 이는 결국 지능지수와 연결되며 고도의 창의력과 판단력을 키우게 된다. SNS에 집중하기보다는 책을 보면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극적인 영상으로 구성된 SNS를 내려놓고 독서하는 것을 권장한다. 다른 장기와 달리 뇌는 늙어서도 계속 발달할 수 있다. 어떤 연구 결과에서는 7세 때 뇌와 80세의 뇌를 비교하였을 때, 지능지수가 똑같았다고 하였다. 뇌에 지적 자극을 계속 준다면 뇌는 계속 발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신체적 건강을 확보하기 위해 소식(小食)과 꾸준한 운동을 하듯이, 뇌 발달을 위해서는 독서를 통해 사고력 발달, 창의력 증진을 꾸준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 ▣ 강태우 ◇ 한국뇌연구원 책임행정원·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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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고선화 부산광역시 남구의회 기획행정위원장
- [교육연합신문=나윤재 기자] 부산 남구의회 고선화 기획행정위원장은 올해 개관한 부산 남구 우암동 우암도서관의 개관을 기대하며 구민들의 독서 생활화 구축과 지역사회의 문화 향유·활성화를 정착시키는 도서관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선화 의원은 6월 10일 열린 제328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그동안 남구는 부산시 내에서 아동·청소년 인구(약 7만 2600명)가 16개 구·군 중 5위인데 반해 공공도서관은 남구도서관과 분포도서관 단 2개뿐으로 우리 아이들 그리고 구민을 위한 문화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라고 발언을 시작했다. ■ 올해 개관한 부산 남구 우암동의 우암도서관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 이유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들어보자면? 우암도서관의 개관을 통해 구민들의 독서 생활화 구축과 지역사회의 문화 향유 및 활성화를 정착시키고자 한다. 남구는 아동·청소년 인구가 약 72,600명으로 부산시 내 16개 구·군 중 5위임에도, 공공도서관은 단 두 곳뿐이다. 우리 아이들과 구민을 위한 문화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 그러면 오늘 인터뷰 주제인 5분 자유발언은 무엇이며, 이번 발언 주제는 어떠한가? 5분 자유발언은 구민들을 위한 정책을 펼치기 위해 구 의원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깊이 고민해 정책을 제안하는 과정이다. 이번 발언에 '들락날락 한영도서관'을 주제로 삼았다. 이 정책은 다양한 소외계층 자녀를 대상으로 한다. ■ '들락날락 한영도서관' 정책은 어떤 내용이며,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글로벌 시대에 영어 역량은 필수적이다. 소외계층 자녀에게 교육 사다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관내에 이미 잘 갖춰진 작은 도서관을 영어 특성화 기관으로 업그레이드해 소외계층 자녀가 언제 어디서든 영어 교육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 이 정책을 통해 영어 교육을 실현하고 학력을 증진함으로써 성장해 좋은 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게 되면, 빈부 격차 감소와 국토 균형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이 정책은 소외계층 자녀에게 계층 간 교육 사다리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또한, 부산시의 중요 정책인 들락날락(15분 이내 어린이 문화교육 복합공간 마련)과도 맞닿아 있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 '들락날락 한영도서관'은 어떻게 구성될 예정인가? '들락날락 한영도서관'은 영어 원서 읽기를 통한 영어 학력 증진을 목표로 구성된다. 영어 원서 읽기 학습은 최근 영어 교육의 추세기도 하며, 많은 연구 결과와 논문이 그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기존의 듣고 따라하기 또는 문법 중심의 영어 학습 방법과는 차별화되며, 자기 주도 학습 습관을 만들어주는 효과도 있다. 자녀는 개인별 영어 수준에 맞는 영어원서를 자율적으로 독서하고, 온라인 영어원서 읽기 학습까지 병행하면 온· 오프라인 블렌디드 교육으로 아주 효과적일 것이다. ■ 구체적인 실현 방법은 무엇인가? 우수한 정책의 필수 요소는 시대의 흐름과 발맞춰 가는 것과 실현 가능성 및 지속가능성이다. 이 정책을 풀어나가기 위해 거버넌스 협업을 통해 실행할 것이다. 우리 남구가 중심이 되어 대학이나 검증된 교육기관 및 연구소와 협업해 정책 연구 리포트를 작성하고, 구체적인 관리 시행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작은 도서관을 활용하고, 일부 교육기관의 기증을 이끌어내 구비를 절감할 수도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런 정책을 통해 남구의 경제적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영어에 능통한 개인들은 글로벌 환경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관내 운영 중인 작은 도서관을 '들락날락 한영도서관'으로 업그레이드해 기존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면 구비를 절약하면서도 많은 자녀에게 교육과 복지 정책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지역 주민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남구의 지역사회를 이끌어 가는 중요한 한걸음이 될 것이다. 아이들이 언어를 학습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독서다. 국어뿐 아니라 외국어를 학습하는 아이들의 언어 능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원서자료를 보유한 글로벌 역할을 갖춘 도서관이 필요하다. 도서관은 단순한 도서 대출의 기능을 넘어, 다양한 프로그램과 클래스를 운영해 배움의 시간과 교육,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특히, 소외계층 자녀에게 계층 간 교육 사다리 역할을 해 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다양한 원서자료를 통해 개별수준에 맞는 영어원서를 자율적으로 독서를 하도록 하는 온·오프라인 블랜디드 교육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런 인프라를 제공하는 데 있어서 남구 자체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일부 교육기관의 도서 기증을 이끌어내 구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고선화 의원은 끝으로, '들락날락 한영도서관' 정책이 남구 주민에게 제공할 긍정적인 영향을 강조하며, 이러한 도서관이 구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사회의 문화와 교육 수준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우리는 이 정책을 통해 남구의 모든 세대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기회를 제공하고 도서관은 단순한 책 대출의 공간을 넘어, 지식과 문화를 나누는 소중한 허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반영하여 더욱 발전된 정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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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時論] 청소년 마약 팬데믹 시대,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이 적용되는 시점에 와 있다
- [교육연합신문=시론] 학교 복도에서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는 모습의 학생. 비행 청소년이 아니다. 모범생이다. 모범생이 마약에 중독되어 비틀거린 모습이다. 남의 나라에서 일어난 사건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이제 학교는 신성한 지식의 장이 아니라, 마약 중간상과 판매책이 판치는 마약 시장으로 변모했다. 마약 팬데믹 시대다. 마약을 하면 문해력이 떨어지고 독서 능력이 저하된다. 뇌가 녹아내려 지능이 80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피부가 괴사되고 혈관이 썩는다. 일단 한 번만 복용해도 중독되고, 중독되면 심각한 금단 증상에 때문에 끊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청소년의 미래를 빼앗아 간다. 이제 청소년 마약은 안전지대가 없다. 청소년 마약 사범은 48명에서 235명(389%)으로 전년(2023) 대비 3배 폭증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마약 청정국이었다. 그때에는 마약 범죄자가 전국 20명 정도였다. 그러다가 2015년에 마약 범죄는 1만 6000명으로 늘었다. 우리나라는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어른들은 모른다. 마약은 어른에게서 대학생으로 이제는 중학생에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에게로 전이되고 있다. 왜 이렇게 마약하는 청소년이 폭증했나? 원인은 외부적 요인과 내부적 요인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외부적 요인은 구매가 쉽다는 점이다. 마약 접근성이 높아졌다. SNS를 통한 대리구매라든가, 텔레그램이나 해외직구로 마약 구매가 쉬워졌다. 거기다가 펜타닐 40알이 불과 몇 천원 정도라서 10대들이 싼 값으로 마약을 쉽게 살 수 있다. 이러한 마약 지옥은 ‘살빼는 약’으로부터 시작된다. 사과 맛, 풍선껌 맛이라는 광고에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호기심이 더해져, 마약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일단 중독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친구들에게 마약을 되파는 중간상, 판매책이 되어간다. 내부적 요인으로는 마약에 대한 호기심 증가, 학업성적 부진, 친구 관계, 장래 문제에 대한 불안감 해소 욕구 불만, 외로움 등의 영향으로, 텅 빈 골방에 홀로 앉아 상상, 공상, 망상으로 이어지는 생각 속에서, 이런 것들을 마약으로 풀어보려는 유혹에 쉽게 빠지게 된다. 그래서 마약을 ‘나를 위한 선물’로 인식한다. 학력 경쟁에서 지친 나에게 주는 선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마약은 처벌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치료가 우선이다. 의지력만으로는 마약을 끊을 수 없다. 의지력만으로 마약을 뿌리칠 수 있다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마약을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현재 마약 전문치료기관이 전국에 2개 밖에 없다. 따라서 인력확충과 함께 마약 전문치료기관을 늘려야 한다. 더불어 청소년 유해 약물에 대한 교육강화도 필요하다. 첫째, 개념 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약은 나쁜 것이라는 개념이 없으면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 ‘마약은 악마가 주는 선물’이라는 흔들리지 않는 개념을 가질 필요가 있다. 둘째, 강제적으로라도 정규 교육과정 속에 고전 문학 작품을 많이 읽도록 해야 한다. 고전 문학 작품을 읽으면 개념 정립이 확고하게 되고, 유혹에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셋째, 경쟁을 다변화하는 교육과정을 편성해야 한다. 성적 위주의 줄 세우기를 지양하고 생명 존중과 생태와 환경에 관심을 집중하는 교육과정을 편성해야 한다. 넷째, 청소년이 마약의 유혹에 빠지는 원인은 청소년의 건전한 놀이마당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가만히 앉아서 손가락만 움직이는 게임보다는 실제로 땀을 흘리는 운동을 통해 자아실현할 수 있는 체험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다섯째, 마약은 단순한 타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문제라는 인식 속에 공감, 협력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청소년이 마약에 찌든 학교의 마약 시장화, 9살 난 아이가 교감 선생님의 뺨을 때리고 욕을 해대고, 여교사가 남학생 제자와 연애를 하고, 학교에서 버젓이 학생들이 불법 도박을 하는 등 현재 교육은 총체적 위기에 빠져 있다. 그런데도 정부의 청소년 마약 실태조사는 2025년에나 가능하다는 보도다. 그 이유가 부처 간의 협의 문제 때문이란다. 어처구니가 없다. 정부의 행정 능력이 개발도상국 수준이다. 지금이 바로, 한 번의 큰 재해가 발생하기 전 그와 관련된 작은 사고와 징후들이 일어난다는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이 적용되는 시점에 와 있다. 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시급하다. 마약 문제는 단순한 처벌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교육, 치료, 사회적 지원 등 다양한 측면에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정부와 사회가 함께 협력하여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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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듀人포커스] 인천학술진흥재단 전태일 이사장
- [교육연합신문=김병선 기자] 전태일 이사장은 인천학생장학금 지급 확대, 교직원 연구활동 지원 확대 등 인천교육발전에 기여하고 인천학술진흥재단의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 인천학술진흥재단의 설립 취지는? 재단법인 인천학술진흥재단(https://haksul.edukor.org:444)은 1989년 김천홍 인천시교육감의 주도로 교육청 기금 5000만 원을 출연해 인천 지역의 인재 육성을 위한 우수학생 및 불우학생의 학업지원과 교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연구활동 지원 등 다양한 형태의 사업을 통해 인천교육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설립 당시에는 교원연수원도 없었고, 교육청 행정 조직도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에 역량이 미흡했기에 인천학술진흥재단이 사업을 위탁해 추진했다. ◈ 인천학술진흥재단의 주요 사업을 소개한다면? 인천학술진흥재단은 장학금 지급 사업과 교원 역량 강화 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우수학생에 대한 장학금 지급 및 포상, ▶교원과 교육행정직에 대한 연수 추진 및 연구비 지원, ▶학술연구단체에 대한 지원 및 학술지 발간, ▶인천 교육 및 문화발전에 기여한 자 포상, ▶외부 기탁하는 장학금 및 연구비 수탁 관리, ▶기타 목적사업 수행에 필요한 부대사업을 운영한다. 장학금지원은 인천광역시 관내 초·중·고에 재학 중인 우수학생 및 불우학생 지원을 통한 인재 육성을 도모하고, 학술연구단체지원은 연구단체 공모를 통한 연구단체 연구비 지원 및 연구 결과물의 장학자료 제작·보급으로 인천지역 연구분위기 활성화를 도모한다. 또한, 학술강연회는 교육 관련 현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강연회 개최를 통해 교원의 전문성 함양에 기여하고 있다. ◈ 2024년도 인천학술진흥재단의 추진 사업은? 올 하반기 10월 말에 ‘인천역사학술탐방’을 후원회원 중심으로 추진한다. 기존에 유명 강사를 초빙해 교원, 학부모를 대상으로 추진하던 연수사업을 전환해 전세버스로 인천지역의 역사·문화 유적지를 탐방하고 현장 강의를 진행하는 소규모 현장연수로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11월 말에는 진행하던 학술지 발간을 대체해 재단 활동 홍보와 교육정보를 제공하는 ‘회보지’를 첫 발간하게 된다. 이어 12월 말에는 학업우수학생 및 인성우수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 수여식을 진행하게 된다. ◈ 인천학술진흥재단의 사업 운영 기금은 어떻게 마련되는지? 인천시교육청 출연 기금을 바탕으로 농협의 기부금, 지역사회 인사의 기부금으로 형성된 기본 재산을 금융기관에 맡겨서 그 이자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2011년 후원회를 조직해 300여 명의 후원자로부터 한 구좌에 5000원의 후원금을 받아 적립하고 매년 연말에 전액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 재단 이사장 취임 후 새롭게 추진한 사업 성과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대면할 수 없게 돼 사업을 추진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 후원회원도 많이 줄었다. 인천학술진흥재단의 이사장으로 취임하고 나서 코로나19가 끝나는 시기라 제일 먼저 한 일은 장학금 수여식을 재개했고, 대집단 연수를 소집단 탐방연수로 전환해 실시했다. 또한, 후원회 운영위원회 활동을 강화해 후원회원도 증가하고 있다. 현재 재단의 ‘회보지’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 재단 이사장 임기 중에 꼭 추진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최근 교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다. 교육현장에서 스승으로서 제자들을 바르게 이끌어 주는 교사들을 발굴해 연말에 시상과 홍보를 해 조금이나마 교사들의 노고에 보답하고 교육현장의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인천시교육청에서 과거에 교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인천교육대상’을 추진했는데 현재는 진행하지 않는다. 이에 인천학술진행재단에서는 1990년도에 추진하던 ‘인천학술진흥대상’ 사업을 부활해 교육현장의 초·중등 교사의 부문 시상으로 시작해 교육지원부문(교육공무원, 학부모 등) 시상으로 확대하고자 한다. ▣ 전태일 ◇ 인천학술진흥재단 이사장 ◇ 前인천강화교육지원청 교육장 ◇ 前인천인주초등학교 교장 ◇ 前인천시광역시교육청 장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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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융합시대의 뇌과학 엿보기] 뇌건강을 위한다면 스트레스로부터 도망쳐라!
- [교육연합신문=강태우 기고] 우리 사회는 만성 스트레스(Stress)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 사회가 시간이 지날수록 복잡해지고, 고도화됨에 따라서 인간관계를 비롯해 다양한 관계 속에서 현대인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직장 내, 세대 간, 젠더, 정치적 갈등 등 여러 상황에서 번아웃(Burnout)과 같은 증상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현대인들의 신체적 상황을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문제는 교육현장에서도 심화하고 있으며, 아동과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매우 위험하다고 한다.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2023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9세와 17세 사이의 아동과 청소년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매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자살 충동을 겪는 비율도 이전에 비해 2% 증가하였다고 발표하였다. 과도한 입시경쟁으로 비롯된 학생들의 스트레스 문제는 미래 우리 사회에 큰 우려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건강한 정신적, 신체적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일본 동경대 이케가야 유지(池谷 裕二) 교수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아예 만들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하였다. 유지 교수는 그의 저서 ‘삶이 흔들릴 때 뇌과학을 읽습니다’에서 인간이 신체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우리 뇌의 시상하부(Hypothalamus)와 뇌하수체(Hypophysis), 부신피질(Adrenal Cortex)의 축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한다고 하였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부신피질자극호르몬(A adrenocorticotropic Hormone)이나 글루코코르티코이드(Glucocorticoid)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될 경우, 식욕부진, 우울증과 같은 정서장애, 심하면 뇌 신경세포를 사멸시킨다고 하였다. 그만큼 스트레스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스스로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잊어버릴 수 있도록 다른 무엇인가에 집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술을 마신다고 할 경우(술을 안 하는 것이 최고이지만),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 자각하며 마시는 것보다는 친구들과 즐거운 분위기를 돋우고 신나게 하기 위해 마시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하였다.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완벽성을 기하고 내가 1등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기보다는 가끔씩은 ‘모르겠다. 아무렴 어때’라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푹 쉬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우울증 환자에게 절대 ‘힘내라’라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불필요한 공감대 형성은 환자의 스트레스 지수를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에 그저 푹 쉬라고만 권고하는 것과 맥락이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에서 잠시 도망치는 것도 하나의 해결 방안이 된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부끄러워하지 말고, 상황을 잊어버리는 것은 신체기능을 정상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 학생들에게도 과도한 학습과 성적을 요구하기보다는 아이들에게 푹 쉬라는 한마디로 스트레스를 낮추는 방법을 권고한다. 이런 상황 자체가 아이들에게 조급함을 줄 수도 있겠지만 뇌가 제대로 쉬어야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공부가 수반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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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社說] 군기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가혹행위
- [교육연합신문=사설] 사건은 지난달 23일에 일어났다. 전날 밤 떠들었다는 이유로 20kg 완전군장을 한다. 연병장을 구보하는 얼차려를 받았다. 6명의 훈련병 중 한 명이 쓰러졌다. 후송된 지 이틀만인 25일 오후에 숨졌다. 군 훈련 규정에는 완전군장을 한 경우는 걷기만 해야 한다. 걷더라도 1회에서 4회까지 가능하다. 1회 1km 이내다. 팔굽혀 펴기도 맨몸이어야 한다. 군은 이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입대한지 10일만에 청년은 죽었다. 현재까지 나온 팩트다. 군에 다녀온 선배들은 말한다. “그까짓 얼차려에 훈련병이 죽어? 우리 때는 그보다 더 힘든 얼차려도 받았다. 우리 때는 다 그랬다. 요즘 청년들은 몸과 정신이 약해서 탈이야.” 댓글이 넘쳐난다. 옛날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이나 6.25 전쟁 때의 백병전에는 그 말이 맞았다. 그때는 그랬으니까 지금도 그래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이 정의는 아니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드론 전쟁, 핵전쟁 시대다. 사이버 전쟁이다. 인구소멸시대다. 군 인권센터는 “제보에 따르면 이번 사망사고는 집행 간부가 훈련병의 이상 상태를 인지하고도 꾀병 취급해 발생한 참사”라고 주장했다. 군은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군 사망사고는 매년 발생되고 있다. 이에 군에 자식을 보낸 부모들은 불안감을 호소하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자 보낸 자식을 왜 부모가 걱정해야 하나? 그건 나라에서 걱정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나? 청년들은 국방의 의무를, 나라는 청년의 목숨을 지켜주는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군은 무슨 무슨 훈련이나 교육이란 말만 갖다 붙이면 마음대로 얼차려를 해도 된다는 의식을 버려야 한다. 군기교육이 아닌 군기를 가장한 가혹행위였다. 우리나라 청년들은 자랑스럽게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러 입대했다. 그런 자랑스러움에 흠집이 나지 않게 교육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 진정으로 국방에 도움이 되는 훈련, 자랑스럽게 훈련을 받는 모습을 우리는 진정으로 원한다. 물론 규정에 맞는 훈련이어야 한다. 이제는 훈련의 교육과정도 세상의 흐름에 맞게 변화된 교육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개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사망 사고의 수사에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여야 한다. 그것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자 입대한 청년에 대한 국방부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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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융합시대의 뇌과학 엿보기] 인공지능 컴퓨터, 양자컴퓨터를 넘어 ‘바이오 컴퓨터’ 시대로
- [교육연합신문=강태우 기고] 2016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알파고(Alphago)가 등장한 지 10년도 안 되어 인류는 인공지능의 개발 여부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기후변화와 같은 현안을 해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을 계속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과 일자리 상실, 경제구조 변화를 비롯해 기술적 특이점으로 인간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논쟁 가운데 인공지능은 우리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어 사회의 근간을 형성하고 있다. 연구개발과 같은 특수한 분야를 비롯해 이제 일상생활에서도 인공지능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인공지능에 대한 사회적 의존성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인공지능에 대한 윤리적 문제와는 별개로 인공지능은 또 다른 한계성을 수반하고 있다. 바로 대규모의 전력(電力)을 소모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상상을 초월하는 대규모의 데이터 센터(Mega Data Center)가 필수적이며, 데이터 센터는 개발도상국 1개 국가의 전체 전력 사용량에 육박한다고 한다. 2023년 세계 지식포럼에서는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막대한 화석연료로 전력을 생산하는 문제와 이로 인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저전력, 고효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인공지능 개발자들은 인간의 뇌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인간의 뇌 작동원리를 모사하여 저전력을 유도하는 반도체를 뉴로 모픽(Neuoromorphic)이라고 하며, 2024년 3월 우리나라 KAIST에서 뇌를 모사한 초전력 반도체 개발에 성공하였다고 하여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인간의 뇌를 직접 컴퓨터에 이식하는 기술에 도전하고 있다. 오가노이드는 심장, 간과 같은 일반적 장기를 모사해 만든 인위적인 장기 기술개발이었으나, 이제 인간의 뇌를 직접 만들어 내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인간의 줄기세포에서 만든 인공 뇌(Brain Organoid, 뇌 오가노이드)를 직접 컴퓨터에 탑재하여 중앙연산처리 장치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얼마 전 뇌 오가노이드에서 지능이 발생하여 시각적 정보를 인식할 수 있었으며, 뇌 오가노이드를 유선으로 연결하여 컴퓨터 핑퐁게임을 한 결과, 인공지능보다 약 18배나 빠른 속도로 게임을 수행하였다는 결과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기도 하였다. 세계 주요국들은 이러한 지능을 가진 뇌 오가노이드를 컴퓨터에 탑재하여 새로운 컴퓨터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에 착수하였다. 대표적으로 2023년 4월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에서도 ‘엔지니어링 오가노이드 인텔리전스’라고 관련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이런 뇌 오가노이드 바이오컴퓨터는 인간의 뇌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또한 인간의 지성과 감정을 가진 인공지능 개발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신경과학과 인공지능의 상호 순환적인 연구는 향후 인간과 기계가 융합하는 ‘기술적 특이점(Technological Singularity)’이 도래할 것을 전망하고 있다. 21세기 초반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 이후, 20년 만에 우리 삶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인공지능과 신경과학의 융합은 단순한 상상의 영역만으로 치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공지능 컴퓨터, 양자컴퓨터에 이어 이제는 뇌 오가노이드 바이오컴퓨터를 개발할 시대이다. 융합 기술을 빠르게 선점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 촉진도 중요하지만 “디지털+바이오”의 융합인재를 적극적으로 양성해야 한다. 국가적 차원에서 그리고 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인간의 뇌와 인공지능의 관계를 분석하고 융합하는, 더 선진화되고 고도화된 연구와 교육의 융합 플랫폼을 만들어야 함을 강조한다. ▣ 강태우 ◇ 한국뇌연구원 책임행정원·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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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듀人포커스] 부산 남구 박수영 국회의원을 만나다
- [교육연합신문=이정현 기자] 지난 4월 10일 총선에서 가장 이슈가 됐던 지역이 부산 남구였다. 현역 국회의원끼리 대결을 펼친 곳이었고 부산 남구갑, 을이 합구돼 더 큰 관심거리였다. 여론조사, 출구조사의 통계 발표를 뒤엎고 부산에서 가장 많은 표차인 1만 4000여 표차로 승리한 국민의힘 박수영 부산남구 국회의원과 함께 부산 남구의 미래와 여러 가지 이슈들을 가지고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졌다. ▣ 6월 1일 22대 국회가 시작되었는데 지역 주민들께 하고 싶은 말은? 초선 4년 동안 열심히 했기 때문에 남구 주민들께서 한 번 더 열심히 하라고 선택해 준 것 같다. 4년 더 우리 남구 주민들을 더 섬길 수 있게 되어서 기쁘게 생각하고, 주어진 4년을 8년처럼 아껴서 온몸을 바쳐 두 배 더 열심히 일하겠다. 제가 공약한 대로 남구를 부산 1등 남구로 꼭 만들겠다. ▣ 박 의원의 SNS를 보면 의원께서 자신이 공약한 것들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지역주민들과의 제일 큰 공약이 트램, 산업은행 이전, 그리고 유엔문화거리 조성 등이 있다.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 '국회의원 쫌 만납시다'는 지난 21대 300명 국회의원 중 제가 유일하게 매주 진행해 왔다. 1년이 52주 밖에 안 된다. 제가 21대 국회에서 179회 이렇게 했으니 엄청나게 많이 한 거다. 200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이것은 제가 재선 국회의원으로서도 계속해서 운영해 나갈 것이다. 제가 8년 국회의원을 하면 400회가 되어 앞으로 어떤 국회의원도 기록을 깨지 못하게 만들어 놓을 생각이고, 그 과정이 우리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해 주는 것도 있지만, 나 스스로도 보람을 느끼고 있기에 앞으로 4년도 빠짐없이 해서 400회를 목표로 열심히 뛰어 보겠다. ▣ '국·쫌·만'이 박 의원의 재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그렇다 197회를 진행하면서 해결한 민원이 700건이 넘었다. 민원 하나를 해결하면 그것으로 혜택을 입은 사람이 아무리 적게 잡아도 10명 정도 된다. 100명도 될 수 있지만 평균 10명을 잡는다면 700건이면 7000명이 민원 혜택을 받았기에 그분들이 투표에 참여해 저를 지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14000표 중 절반인 7000표 정도가 민원 해결로 받은 표가 아닌가 생각한다. ▣ 지역주민들과의 약속 중 트램과 산업은행 이전 그리고 유엔문화거리 조성 등이 산재해 있다. 해결 방안은? 다 큰 부분만 질문한 것 같은데 산업은행 이전 같은 것은 우선 법이 개정돼야 산업은행 본사가 내려올 수 있는데, 국민의힘 의원 수가 삼분의 일밖에 안 되기에 법률 통과가 아주 어렵다. 이것을 나는 투 트랙으로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하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꼭 우리 당의 동의를 받아서 통과시키고 싶은 법이 있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끼리 통과시켜도 되겠지만, 우선 국민적 합의를 위해서 우리 당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법안이 있을 때 우리가 합의해서 통과시켜 주고, 산업은행법을 통과시켜 달라는 딜을 해 산업은행이전법을 통과시키는 게 큰 목표이고, 두 번째 트랙은 그전에 산업은행 본사를 최소화하고 대부분의 직원들이 부산에서 사실상 근무를 해야 하는 것이다. 즉, 법률상 본사에 몆 명 근무해야 하는 조항은 없다. 3700명 산업은행 직원 중 본사에 한 700명만 근무하고 나머지 3000명이 부산에 와서 근무해도 아무도 말을 못 하는 실정이다. 그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되진 않겠지만, 한국성장금융이라든지 한국벤처투자 등 산업은행 자회사들이 우선적으로 부산으로 내려와서 사실상 본사에 준하는 효과를 부산이 보면 된다고 보기에 두 가지 방법으로 갈 것이다. 그리고 트램은 참 어려운 상황이다. 왜냐면 트램이 생기면 레일 위로 차가 못 다닌다는 게 우리 법이다. 그러면 차선 한두 개를 온전히 막아야 하는데 알다시피 우리 남구의 차선이라는 것이 메트로 앞만 빼고 나면 그렇게 넓지가 않다. 사실은 그동안(8년간) 이 방법이라도 개정해 놨다면 즉, 트램 앞쪽으로 승용차가 달릴 수 있도록만 해놨어도 훨씬 빨리 될 텐데, 이거 없이 두 차선, 세 차선을 막아버리면 차량 통행이 안 되는 문제가 있어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 여러 가지 방법을 제가 궁리하고 있고 트램 추진위원회도 만들었다. 한국의 트램 전문가 10명이 모였다. 매주 토론을 하면서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그리고 유엔 문화거리 조성을 말하셨는데 유엔 참전국 22개 나라의 문화원을 우리 유엔기념공원 근처에다 쭉 줄을 세워 만들려고 한다. 이것 또한 문화원조성 위원회를 만들어서 외교부 대사도 두 분 들어와 있다. 처음부터 22개가 들어서진 않겠지만 각국 정부를 접촉해서 지금 문화원을 하나 하나 일 년에 한두 개라도 들어와서 착착 진행되면 멋진 문화의 성지가 되지 않겠나 예상한다. ▣ 초선 때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저격수로 알려져 있는데, 이 닉네임이 부담이 되진 않는가? 초선 때는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저였기에, 저는 경기도에서 6년 동안 싸움 아닌 싸움을 했다. 그래서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백현동, 정자동 그리고 성남 FC, 마지막 김혜경 씨의 법카까지 7가지를 폭로하게 되어서 이재명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었고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사실은 욕설문자, 문자폭탄 등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재선 후는 그런 역할은 초선의원들이 해줬으면 좋겠고 저는 정책으로 대한민국을 살리는, 어떻게 대한민국이 지금보다 한 발짝이라도 더 나아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정책 중심으로 의정활동을 해나갈 생각이다. ▣ 선거 전 여론조사부터 출구조사까지 상대후보에게 뒤지는 걸로 나오고 이번에 출구조사가 많이 틀렸다. 개선점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저는 여의도연구원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지금 언론이 진행하는 여론조사는 다음 선거 때부터는 발표를 못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론이 ARS(자동응답장치)로 전화를 걸어 여론조사를 하는데 주로 비용을 아끼기 위해 500샘플을 실행하게 된다. 근데 남구 같은 곳은 17개 동이 있다. 남녀로 나누면 34셀이 생기고 이걸 20대부터 60대까지 6개로 곱하면 거의 200개 넘는 셀이 나오는데 500명을 하게 되면 한 셀에 두 명만 들어가면 충족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인구가 가장 많은 용호1동에 20대 여성 또는 70대 남성을 하면 두 명만 들어가면 대표로 끝나게 된다. 그래서 맞지 않고 왜곡되게 된다 우리 26만 정도 되는 남구 127개 동이 있는 데는 1000샘플을 돌려야 된다. 비용을 아끼려 500샘플을 돌려 발표하니 결과치가 맞지 않는 것이다. 제가 첫째 여론조사 기억하겠지만 부산 MBC가 했던 발표가 5% 뒤지는 것으로 나왔다. 결국은 9% 정도로 이겼다. 그 오차가 무려 14%가 나와서 여론조사라 할 수 없다. 출구조사도 마찬가지다. 사전투표율이 31%나 됐다. 하지만 사전투표는 출구조사를 못하게 돼 있다. 근데 그것을 빼고 본투표만 조사했고 본투표 당일도 현장에 가봤더니 어르신들이 6시부터 투표하는데 조사원들은 8시에 나와서 일하고 있다. 투표 끝나고 갔는데 늦게 조사를 하고, 출구조사 통계가 나오니 맞을 수가 없다. 출구조사도 제가 4% 뒤지는 것으로 나왔다. 근데 9%로 이겼으니 이것도 13% 오차가 나니 정확한 조사라 할 수 없다. 다음 선거 때는 분명하게 규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각종 언론보도를 통해 장제원 前의원과 함께 부산시장에 하마평이 오르고 있던데 박 의원의 입장은? 부산시장에 나가고 싶은 분들이 많이 있다. 장제원 前의원도 언론보도에 의하면 시장직에 뜻이 있다 하고, 현재 박형준 시장도 당연히 더 하고 싶어하고 하고 싶은 분들이 많은데 저까지 끼어서 시장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고, 지금 막 다시 당선된 재선의원으로서 일단은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언론보도 내용은 저의 입장하고는 다르다. ▣ 부산 남구 지역구가 갑과 을에서 하나로 합구가 됐는데 앞으로 인구 유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인구가 유출되는 것은 청년들이 부산에서 한 달에 2500명 정도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그다음 단계인 대학부터 수도권으로 가버리는 학생이 생긴다. 해서 자꾸 인구증가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저는 가장 중요한 것이 부산은 살만한 곳인데 일자리가 없는 것이 큰 문제다. 그래서 제가 초선 4년 동안에 남구갑에 7개의 기업을 유치했다. 다 괜찮은 기업이다. 삼성중공업, 현대자동차, 중기부창업교육센터, 국립동물병원 등등이다. 이런 기업들을 10개 이상을 남구에 유치할 것이다. 그러면 상당히 지형의 변화가 올 것이다. 남구의 4개 대학 졸업생들은 남구에 살고 싶어할 것이다. 그중에 핵심은 사실 산업은행 이전이다. 워낙 규모가 크고 후광 효과가 큰 기업이기 때문이다. 국제학교를 유치하고 기업을 유치하는 데 총력을 다할 생각이다. ▣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평소 독립운동가, 한국전 참전용사 등 국가를 위해 싸운 분들에게 후원 늘 아끼지 않고 있는데, 특히 안중근 의사의 여동생 안성녀 여사 서훈에도 앞장서고 묘비 정비 그리고 후손들에게도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제가 보수정당의 국회의원이다.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을 하셨던 분들, 순국선열, 참전용사분들, 이런 분들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더 잘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중에 한 분이 안중근 의사의 바로 밑 여동생인 안성녀 여사의 묘가 저희 지역구에 있는데 4년 전에는 묘소에 갈 때 길도 없어서 모기한테 물려가면서 숲을 헤치고 가서 겨우 참배를 했던 기억이 난다. 비가 오고 하면 미끄럽고 위험해 지금은 길에 야자수 매트를 깔고 길을 만들었고 묘비를 세우고 했다. 봉분도 축대도 없어 무너질 지경의 묘소를 보고 순국선열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싶어서 남구청에 부탁을 해 손질을 하게 됐고, 이번에 80% 공정이 끝난 상태인데 안정적으로 축대도 잘 쌓았고, 봉분도 많이 올라왔고, 봉분에 태극기 문양까지 넣은 상태이고, 뒤편에 까만 흑석을 붙이게 돼있는데 20% 공정이 남았다. 여기까지 하면 국립묘지가 아니고 비록 용호동 천주교 묘원이긴 하지만 순국선열에 대한 우리들이 지켜야 할 예의는 갖췄지 않나 본다. 다음은 안성녀 여사의 서훈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서훈에 신경 쓰다 보니 너무 묘소에 신경을 못 쓰게 된 것 같다. 이제는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묘소가 된 것 같다" ▣ 마지막으로 부산 남구 지역구민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은? 중앙에서 의정활동을 하기엔 아주 어려운 여건이다. 국민의힘이 108석밖에 안 되기 때문에 표결만 하게 되면 192대 108로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렇지만 최선을 다해 일당백의 정신으로 똘똘뭉쳐 싸워나간다면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앙에서 의정활동도 열심히 하고 또, 금, 토, 일 주말에 지역구에서 주민들 많이 뵙고 어려운 민원을 하나 하나 해결해 나가겠다. 큰 것 큰 돈 들여 크게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네 좁은골목, 막힌 하수구, 가로등 등 이런 가려운 부분들을 긁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의정활동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서울과 부산 양쪽에서 최선을 다해 뛰어 보도록 하겠다. 교육연합신문이 에듀인포커스 특별기획으로 저를 선정해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교육연합신문의 무궁한 발전을 남구의 발전과 함께하길 기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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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社說] 삼성전자 파업을 지켜보며
- [교육연합신문=사설]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선언했다. 1969년 창사 이래 첫 파업이다. 파업의 원인은 노사 교섭의 파행이다. 사측에서는 올해 임금인상률을 5.1% 인상했다. 삼성전자 평균연봉은 1억 2000만 원이었다. 임금 인상률을 적용하면 1억 3800만 원이다. 이번 파업으로 삼성전자는 위기에 빠졌다. 인공지능시대가 도래했다. 삼성전자는 변화에 민감히 대비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다. 경쟁기업인 TSMC에 뒤졌다. HBM 공급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보다 못한 실적을 냈다. 올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적자가 14조 8800억 원이다. 생산설비 투자액이 50조 원이다. 여기에 창사 이래 첫 파업을 겪고 있다. 전삼노(전국삼성전자 노조위원회) 측에서는 한국노총 소속인 삼성전자를 민주노총 소속 금속노조로 상급단체를 바꾸려 한다. 국가적 위기다. 미국, 중국, 대만 등은 국운을 걸고 반도체 산업 육성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빈약한 반도체 지원법마저 국회에서 폐기되고 기업만 홀로 뛰는 형편이다. 이번 전삼노의 파업은 자칫 삼성전자를 다시 수렁에 빠뜨릴 수 있다. 24시간 가동되는 반도체 생산라인 특성상 수천억 원대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강경정치투쟁 일삼다가 기업 경쟁력 훼손을 넘어 국가 경제 개발의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국가 산업이다. 반도체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전삼노가 시행한 파업 선언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답게 상생하는 성숙한 노사관계를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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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단상] 졸업식 회고사
- [교육연합신문=송근식 기고] 밝고 희망찬 얼굴로 이 자리에 서 있는 252명 졸업생 여러분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3년간 자신들의 삶을 유예하고 죄인으로 살았던 어머님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또 그들의 꿈과 이상을 위해 함께했던 이 자리에 계신 선생님들께도 축하드리고 감사를 드립니다. 본교 교정에 들어서면 오륙도를 바라보며 시원한 바다와 아치섬의 올망졸망한 전경, 영도 봉래산을 뒤로하고 확 트인 전망은 천하의 절경을 이룹니다. 그러나 학교까지 진입하기엔 교통도 불편하고 가파른 언덕길을 바람 불거나 비바람 치는 날에는 등하교하는 학생들에게는 가히 지옥에 가까운 3년을 잘 적응하고 인내해 준 여러분의 노고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의 평균수명은 연장되었지만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짧습니다. 계획과 목표를 세우되 시간을 아끼고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 되십시오. 복은 작은 데서 오고(福生于微), 화는 소흘함에서 옵니다(禍生于忽). 우리는 한 사람에 의해 변화되고 완성되며, 한 사건에 의해 치명적이 되고 훌륭하게 되며, 말 한마디에 의해 살인을 하고 출세를 하며, 한 권의 책이 인생관을 바꾸고 한 지방의 여행이 그 사람의 운명을 바꾸게 됩니다. 작은 것을 존중할 줄 알고 시간을 아낄 줄 아는 사람이 된다면, 여러분은 미래에 80% 정도는 성공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벤자민 프랭클린의 일화 중에 그가 경영하던 서점에 한 손님이 가격을 물었다. 이 책 얼마요? 1달러. 조금 싸게 안될까요? 1달러 15센트, 손님은 프랭클린이 잘 못 알아들은 줄 알고 아니 깎자는데 더 달라고 하면 어쩝니까? 그럼 1달러 50센트 내십시오. 손님은 기가 막혀 화를 내자 프랭클린은 시간은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인데 손님께서 저에게 시간을 소비시켰으니 책값에 시간을 가산해야지요. 과연 플랭클린다운 위인의 그릇과 통을 보여주지 않습니까? 미국의 사상가 랠프 에머슨은 “모든 것은 사소한 일에서 출발한다. 한 알의 조그마한 씨앗이 하늘을 찌르는 큰 나무가 되는 것을 보라.”라고 했습니다. 행복도, 불행도, 실패도, 성공도 모두 그 시초는 조그마한 일에서 시작됩니다. 현대 사회를 노우웨어(Know-Where)시대라 하고 10대들을 “노우웨어족”이라 합니다. 즉 어느 곳에 어떤 정보가 있는지를 아는 게 경쟁력이란 의미인데 많은 지식과 정보는 가졌으되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는 부족함을 가진 디지털 치매 세대들에게 사고의 중심기관을 눈, 귀에서 코, 입으로 옮겨서 많이 경험하고 낯선 것들을 마음껏 음미하는 미래가 되기를 당부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모교 광명고교와 가슴 뭉클한 어머니란 단어를 가끔 기억하세요. 12년간을 학습 뒷바라지한 어머니의 고귀한 노력과 헌신을 꼭 기억하세요. 그리고 여러분이 사회에 진출해 창업을 할 땐 광명이란 이름을 사용해 모교의 흔적을 기억해 주시고 여러분 앞길에 광명(光明)이 있기를 기원합니다.[2005년 2월 18일 광명고교 제14회 졸업식 학교장 회고사 중에서] 책장을 정리하다 우연히 20여 년 전 내가 근무했던 학교의 졸업식 회고사가 책 속에서 뚝 떨어졌다. 읽어 보니 나도 감동했고 먼 추억이 돼 돌아왔다. 요즘은 결혼식에도 주례사 없이 다양한 형태로 재미나게 행하고, 특히 학교에서도 입학식, 졸업식 등 행사에 학교장 인사나 내빈 축사 등이 없어지고 재미나게 그 학교의 특징을 살려 창의적으로 진행한다고 들었다. 나는 20년 가까이 관리직을 하면서 모든 원고는 대필 없이 내가 직접 작성해 사용했다. 위 원고도 다시 보니 감회가 일고 또, 사라져가는 학교문화를 회상해 보는 기회를 갖고자 교육단상으로 옮겨 본다. ▣ 송근식 ◇ 교육연합신문 부산지사장 ◇ 前부산예문여고·광명고·경혜여고·건국중학교 교장 ◇ 학교법인 선화학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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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CCTV의 역설! 안전지킴이에서 해킹 수단으로 변질
- [교육연합신문=박상인 기자]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CCTV가 개인정보 등을 보호하지 못하고 해킹 위험에 노출돼 있어, 보안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CCTV는 범죄자들의 검거율에 크게 기여하는 등 주민들의 안전한 삶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나, 실질적 운영 측면에서 최근 강화된 개인정보보호 방침 등 정보 보안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CCTV는 그 기능상 외부에 노출될 수밖에 없으며, 스위치 및 기타 통신장비 등 중요 부품은 폴(POLE) 외부 함체에 보관돼 있으나, 물리적으로 시건장치를 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열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CCTV 영상을 지자체 관제센터에 보낼 수 있는 산업용 스위치의 비어 있는 랜 포트를 통해 관제센터의 대규모 전송회선(Backbone)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어, CCTV 함체 내 스위치가 해킹의 매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단 CCTV만의 문제는 아니다. 취재에 따르면, 공용화장실 및 학교 내 설치돼 있는 안심벨도 망 구성 형태에 따라 해킹이 가능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거의 모든 지자체가 CCTV 설치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이제는 CCTV 보안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며, "대부분 담당공무원들은 우리 지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서울의 한 지자체는 주장과는 달리 쉽게 전송회선까지 접근할 수 있었으며, 폴에 부착되어 있는 함체의 시건장치도 드라이버와 같은 공구로 쉽게 열 수 있었다."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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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듀人포커스] 박귀자 부산남부교육장, 다문화국제학교서 일타강사로 재능기부
- [교육연합신문=이정현 기자] OECD 국가 중 대한민국은 일찍이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즉, 태어나는 인구보다 사망하는 인구가 많아서 인구가 자연 감소하고 있다. 노동생산인구가 적어져 국가의 존립자체도 위태롭게 만든다. 우리나라는 한민족이라는 단일민족임을 자랑으로 삼고 오랜 기간 동안 역사와 문화에 자부심을 가지고 현재와 미래를 살고 있지만 절벽이 된 인구 감소로 인해 이제는 다양한 인종이 대한민국에 함께 공존하는 현실에 직면하게 됐다. 대한민국의 다문화 인구가 현재 250만 명을 넘어서 하나의 커다란 도시의 인구와 맞먹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단일민족이 아닌 다문화민족으로 바뀌고 있다. 이렇듯 다문화 가족의 비율은 매년 높아지고 있는데 비해 이들에게 우리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한 법과 제도적 기반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가장 취약한 부분이 자녀들의 교육이 아닐까 싶다. 제한적인 교육 지원 속에 다문화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교육자들은 많은 아쉬움을 토로한다. 이렇게 국가적 지원이 제도화되지 않은 시점에서 항상 다문화가정 자녀교육에 열성을 보이며 지원과 후원을 아끼지 않는 교육자가 있다. 바로 부산남부교육지원청 박귀자 교육장이다. 5월 27일(월) 오후 2시 30분 부산 초량에 위치한 부산다문화국제학교(교장 임경호)에 남부교육지원청 박귀자 교육장이 일타강사로 나서 '도란도란 꿈나무교실'이라는 제목으로 재능기부에 나섰다. 박귀자 교육장은 50여 분에 걸친 강연에서 '나 하나 꽃 피어' 조동화 시인의 시를 아이들에게 그 뜻을 가르치며 15개국 다양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로마성당을 지은 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의 현실에 대한 긍정적인 자신감등 아이들에게 꿈과 비전을 선물했다. 박 교육장의 명강연에 15개국 학생들의 눈망울은 빛이 났고 질문과 발표로 이어져 금세 토론장으로 변했다. 평소 박귀자 교육장은 열악한 제도 안에서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개인적으로 책 기부부터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날 강연한 부산다문화국제학교는 부산 초량에 위치한 다문화학교로 80여 명의 다문화학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베트남, 일본, 중국, 미국, 러시아, 필리핀 등 15개국의 학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2015년 9월 10일 13명의 학생으로 개교가 된 학교이다. 2016년 2월 28일 부산광역시교육청 대안학교 위탁 교육기관으로 지정 지금까지 운영 중이다. 2019년부터 대학진학을 하게 돼 서울과학기술대학, 한양대, 부산대, 부경대 등 11개 대학에 진학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한국어 수업을 수준별로 진행하는 데 있어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고 한국말이 전혀 안 돼 교과를 따라가는데 힘들다고 한다. 학생들이 수시 입학하는 관계로 수준차가 그때마다 달라서 그 수준에 맞게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지원이 필요한 상태다. 또한 체육활동을 위해서 월 1회 외부활동을 해야 하나 이 역시 여건이 안 돼 있어 운동장을 대여해 주는 지원이 필요하다. 이처럼 다문화교육의 필요성을 알면서도 제도적으로 한계가 있어 아이들이 완전한 교육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날 일타강사로 나선 박귀자 교육장은 평소 이곳에 개인적인 사비를 털어 도서를 지원하고 재능기부 강의와 다른 후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날 '도란도란 꿈나무교실'을 강연한 박 교육장은 강연을 마치고 난 뒤 인사말을 통해 "제도적으로 지원이 안 되는 부분들이 항상 마음에 걸린다. 모두가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오늘 나의 강연이 15개국 아이들에게 큰 꿈을 가질 수 있다면 나 또한 행복하다. 아이들의 씩씩함 그리고 발표력들을 보니 여기 학생들이 반드시 자신들의 꿈을 이룰 것 같은 느낌이다.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임경호 교장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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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社說] 가수 김호중, 트바로티에서 '튀바로티'로 전락하는가?
- [교육연합신문=사설] 가수 김호중(33)이 음주운전 사고를 냈다. 언론이 시끄럽다.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그 사후 처리 때문이다. 김호중의 사고처리 미흡이 국민들의 호된 질책을 받는 이유는 이렇다. 그가 입고 있는 혐의는 음주뺑소니, 운전자 바꿔치기, 대리 자수, 사고 후 미조치, 도주치상 혐의, 범죄은닉을 위한 증거 인멸 혐의 등이다. 김호중의 언행 하나 하나가 범죄의 연속이었다. 팬심 정치는 편향 왜곡으로 치우치기 쉽다. 김호중은 사고를 낸 후 10일간에 걸쳐 거짓말, 버티기, 팬심 이용 등 일종의 회피전략을 동원했다. 자신의 죄를 피하기에 급급했다. 김호중의 이런 행동은 사회적 분노를 키웠다. 처음 음주운전 사고를 냈으면 곧바로 시인하고 조치를 취했으면 이렇게까지 사건이 확대되지 않았을 것이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을 수 없게 일을 키웠다.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우지 못했다. 그는 인기가수다. 한때의 실수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그의 노래를 듣지 못한다는 안타까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후 처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자기의 인격을 저울질하는 척도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죄값을 받아야 한다. 톱스타의 인생에는 ‘실패’라는 화소가 따라 다닌다. 그래야 스토리텔링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호중의 실패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4년 전 불법 도박을 했을 때도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팬들에게 약속했다. 같은 돌부리에 두 번 넘어지면 바보다. 김호중은 ‘트로바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 공연’을 강행했고, 공연이 끝나자 음주운전을 시인했다. 결국 김호중은 돈 때문에 자기 양심을 판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김호중이 살 수 있는 길은 무대로 돌아가는 게 아니다. 스타라는 선민의식을 버리고 개과천선해야 한다. 소탐대실의 해결은 개과천선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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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유엔평화기념관 김광우 관장, “UN참전용사의 흔적을 기억하다”
- [교육연합신문=신민철 기자] ▶ 유엔평화기념관이 어떤 곳인가요? 유엔평화기념관(부산 남구 대연동 소재)은 국가보훈부 산하 현충시설로 ‘유엔참전용사 명예선양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6·25전쟁 당시 함께 맞서 싸운 유엔참전용사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널리 알리고 유엔참전국과의 유대를 강화하며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전시와 교육사업을 운영하도록 2014년 11월 11일에 건립된 기념관이다. 유엔평화기념관은 1종 전문 박물관으로서 6․25전쟁에서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한반도의 평화유지를 위해 희생한 유엔참전국과 참전용사의 공헌을 기리는 전시를 제공하는 박물관이자, 평화의 소중함을 알고, 세계평화를 위해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세계시민의식을 갖춘 글로벌 인재 육성에 도움을 주는 교육의 장이다. ▶ 유엔평화기념관이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지금까지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말씀해 주신다면? 유엔평화기념관은 개관 이후 지난 10년 동안 참전 22개국 관련 특별전시, 참전용사 추모사업, 연구도서 출간과 유치원생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과거와 미래를 잇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전개로 개관 이후 86만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며 부산의 대표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유엔군 참전용사들은 당시, 어떤 마음으로 한국을 위해 함께 싸운 걸까요? (유엔군 참전용사의 노고와 업적에 대해) 정전협정 이후 70여 년이 흐르고 참전용사분들의 연령이 90세 중후반에 접어들었다. 1950년대와 60년대에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우리나라는 지금, 경제대국이자 국방군사 강국, 스포츠 강국, 문화대국이 되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발전은 어디 있는지도,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도 모른 채, 우리나라를 다녀 간 198만 8080분의 20대의 참전용사들의 생명과 청준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故윌리엄 웨버 대령은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상대를 패배시키기 위해 싸웠으나, 한국전쟁에서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싸웠습니다. 군인의 자부심은 이기는 것보다 지키는 데서 옵니다”라고 말했다. 유엔군 참전용사들은 알지도 못하는 한국을 위해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고, 인도적 마음가짐으로 헌신하며, 국제 연대의식을 실천하기 위해 함께 싸웠다. 그들의 희생과 업적은 한국과 국제사회에서 큰 감사와 존경을 받고 있다. ▶ 유엔평화기념관 내에는 어떤 다양한 시설과 공간이 마련돼 있나요? 유엔평화기념관은 3개의 상설 전시실에서 한국전쟁 발발부터 정전협정까지의 전개과정과 22개 유엔참전국의 참전사와 국가별 소장유물을 전시하고 국제연합 UN의 탄생과 지금까지의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분쟁에 대응하고 있는 UN의 역할을 소개하고 있다. 하나의 특별전시실에서는 매년 상설전시실에서 소개되지 않은 주제를 선정해 관람객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작년부터 추진 중인 ‘6·25전쟁 참전용사 소장품 모으기 운동’을 통해 수집된 소장품 2만여 점 중 그 일부인 180여 점을 소개하는 ‘유엔평화기념관 소장자료 특별전’을 진행 중이다. 또, 기념관에는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을 통해 인가받은 세계시민교육실을 운영해 참가자를 대상으로 세계시민의 정의를 전달하고 있으며, ‘모의국제회의장’을 조성해 미래 세대들이 자라나 글로벌 인재가 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 있다. ▶ 구체적으로 유엔평화기념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소개해 주신다면? 기념관에서는 앞서 말한 세계시민교육, 모의국제회의교육뿐만 아니라 올바른 역사의식을 정립하고 유엔 참전국에 대해 알아보는 역사교육 ‘평화스쿨’도 운영하고 있다. 평화스쿨은 ‘알쏭달쏭 유엔참전국’과 ‘유엔평화유지군 알아보기’ 2가지로 나뉜다. 알쏭달쏭 유엔참전국은 전시실을 활용한 심층 전시해설과 매년 기념관이 유엔참전 22개국 중 선정한 2개의 국가에 대한 역사, 정치, 문화에 대해 알아보는 교육이다. 올해 선정된 국가는 전투지원국 호주와 의료지원국 이탈리아다. 유엔평화유지군 알아보기는 유엔의 깃발 아래 전 세계 군대가 모여 분쟁지역에서의 평화유지활동에 대해 소개하고 관련한 체험물품을 만들어 보는 시간이다. 모든 프로그램은 기념관 홈페이지와 꿈길에서 보다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 관장님께서 직접 강연을 하신다고 들었는데··· 작년부터 ‘UN참전용사, 그리고 대한민국’이라는 강연으로 현장, 온라인, 출강의 형태로 다양한 연령과 직군을 만나 유엔참전용사의 공헌을 알리고 있다. 작년을 기준으로 모두 20회 강연에서 1708명을 만났다. 올해는 현재까지 14회 강연에서 1000여 명을 만났고, 앞으로도 계속 만날 예정이다. 저의 강연은 참전용사의 헌신이라는 토대 위에 국민들이 함께 노력해 만든 대한민국이 현재를 넘어 미래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고, 6·25전쟁 당시 그 어려운 상황 속 낯선 나라를 위해 참전을 결정하는 인류애를 발휘했던 유엔참전용사의 세계시민의식을 알리고자 하며, 미래세대인 청소년이 그들의 뜻을 이어 꿈꾸고 성장하기 바라는 간절함이 담겨 있다. ▶ 끝으로 유엔평화기념관, 방문하고 싶은 분들은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하실 수 있는 건가요? 그렇다. 누구나 편하게 오고 가며 기념관에서 유엔참전용사의 희생과 평화의 소중함을 깨닫는 ‘일상 속의 박물관’이 되길 기대하는 유엔평화기념관은 휴관일을 제외한 개관 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마지막 입장 오후 5시 30분)까지 항상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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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時論] 체육은 모든 교과 활동의 주춧돌이다
- [교육연합신문=시론] 얼마 전 대니얼 코일의 『탤런트 코드』를 읽었다. 이 책은 우리가 모두 타고난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나, 꾸준한 노력만으로는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 이유를 밝히고, 그 대안으로 재능 폭발의 비밀을 밝히는 자기계발서다. 브라질은 왜 축구를 잘하는가? 하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브라질 사람들은 풋살경기를 많이 한다. 축구와 풋살이 무슨 관계인가? 축구는 11명이 큰 운동장에서 경기를 한다. 풋살은 5명의 선수가 작은 경기장에서 공을 찬다. 그리고 공이 작다. 이것은 많은 차이를 나타낸다. 우선 자기에게 공이 오는 횟수가 축구보다 6배 많다. 작은 공으로 5명의 선수에게 공을 주려면 정확해야 한다. 그리고 빨라야 한다. 뇌과학적으로 보면 뇌에서 전기가 빨리 흘러야 한다. 이것을 신경섬유의 절연체를 감아준다고 한다. 그러려면 신경섬유가 많은 가지를 만들어 옆으로 새지 않고 정확하게 빨리 가야 한다. 이것을 전문용어로 미엘린화(수초화)라 한다. 즉 풋살을 잘하려면 수초가 감기는 횟수가 많아져야 한다는 결론이다. 풋살을 많이 한 브라질 사람들이 축구를 잘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자현미경으로 뇌를 살펴보면 수초가 100번 정도 감겨있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한편 스트레스를 받으면 감겨진 수초가 풀어지는데, 완전히 풀어지게 되면 루게릭병처럼 운동도 못하고 꼼짝할 수조차 없단다. 모든 운동선수들이 갖추어야 할 조건은 정확성, 민첩성, 강함이다. 운동선수가 빠르고 정확하게 운동을 하는 것은 수학자가 계산을 빠르게 정확하게 하는 것과 같다. 세계적 기량을 가진 운동선수가 되려면 단위시간 당 횟수가 많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러한 활동을 많이 한 사람은 뇌의 신경세포(뉴런) 가지가 많아지게 된다. 가지들은 서로 연결되는데 이를 시냅스라 한다. 시냅스가 많아야 머리 회전이 빨라진다.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의 뇌세포를 보면 시냅스가 많다. 따라서 아주 복잡다단한 일을 즉각적으로 처리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결론은 체육을 잘하면 머릿속의 신경세포가 많아져 즉 시냅스가 늘어나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공부를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추론이 가능해진다. 세계 보건 기구(WHO)는 10대 청소년들에게 매일 1시간씩 숨이 가쁠 정도의 격렬한 운동을 하라고 권장한다. 하지만 WHO가 146개 국가 11∽17세 학생들의 운동량을 비교한 결과 한국 학생들의 경우 권장 운동량을 채우지 못한 비율이 94%로 가장 높았다(2019년)는 보고다. 지난해 10대 학생들 중 주 1회 30분 이상 운동한 비율은 53%로 70세 이상 고령자보다도 낮았다. 코로나로 인한 활동량의 감소로 과체중이거나 비만 학생 비중이 30.5%로 늘어나고 저체력으로 분류된 학생도 16.6%로 증가했다는 언론의 보도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시설이 부족하고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로 인해 교실에서 이론 수업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정부가 초・중・고교 체육 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의 학생건강증진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초등 1, 2학년 체육 시간을 80시간에서 144시간으로 늘리고 미술・음악과 ‘즐거운 생활’로 묶여 있는 체육을 독립 교과로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학교는 2025학년도부터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시간을 136시간으로 30% 확대하고,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는 고교에서도 체육 수업이 충실히 이뤄지도록 별도의 대책을 세울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아주 바람직한 정책이다. 문제의 핵심은 건강한 신체를 만들기 위해 체육 수업 시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체육 활동이 뇌 기능을 향상시켜 타 교과에도 영향을 미쳐 우수한 인재를 만들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가급적이면 체육 교육을 아침에 등교해서 바로 전체 학생들이 참여하게 하여 1, 2교시에 모두 운동장이나 실내 체육관에 모여 활동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물론 지도는 체육 교사만이 아니라 전 교사가 참여해야 한다. 그러면 뇌기능이 향상되어 이후 이론 교과 활동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정부 당국은 앞으로 학생들에게 당연한 권리인 학습권과 함께 운동권 강화를 위해 체육 시설 확충과 체육 전담교사 확보, 교육 콘텐츠 개발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체력은 국력이다. 더불어 체육은 모든 교과 활동의 주춧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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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단상] 불신시대
- [교육연합신문=송근식 기고] 아내가 서울에 일주일간 머물다 어제 집에 왔다. 아들, 딸이 소위 서울 유학 중이라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서울에 간다. 일요일 아침 집 청소를 대충하고 오후에 장안사(신라673년 원효대사 창건)에 드라이브를 가자고 했다. 서울서 애들을 위해 고생하고 왔는데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후환이 좋지 않을 것 같아 중요한 월드컵 축구중계도 팽개치고 기사 노릇을 하러 갔다. 마침 자동차 2부제 시행에다 월드컵 기간 중이라 평일보다 차가 없었다. 장안사 입구의 기룡마을 앞의 들녘은 초여름 해 질 녘 운치를 맘껏 자랑하고 있었고, 그 풀내음은 내가 어릴 적 고향에서 먹고 자랐던 어머니의 내음 바로 그것이었다. 젊었을 때는 느껴보지 못했던 그 맛, 그 향기를 요즘에는 아련하게 그리워하는 것은 내가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일 거다. 일몰의 풍요로운 대자연 속에 한 젊은 아가씨가 아스팔트길을 걸어 내려오고 있었다. 자연 속에 한 아름다운 호수가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절경이지만 한 마리 새가 노니거나 사람이 어우러지면 더 좋고, 특히 젊은 남녀와 함께한다면 그 호수의 풍경은 천상의 조화를 이룰 것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자연도 사람과 어우러질 때 가장 극상의 풍경화를 만들 듯 혼자 고독하게 자연 속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우리는 길거리 화려한 음식점이 많았지만 좀 더 시골스러운 '포고나무집'으로 갔다. 시골스럽다 하면 그 주인장은 서운해하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한적하고 허름한 그 집이 편안함과 안식을 주고 그 집 앞의 크지 않은 포고나무 한 그루가 향수를 느끼게 해 주기 때문이다. 우리 부부는 회국수 한 그릇을 시켜 먹고 장안사에 주차를 하고 대웅전을 참배한 후 미타암과 척판암이 있는 곳까지 산책을 했다. 척판암(擲板庵)의 거짓말 같은 창건 일화도 재미있다. 원효대사가 암굴에서 기도할 때 중국 땅 장안성 종남산에 있는 운제사 대웅전에 1천여 명의 승려들이 기도 예불을 드리고 있었는데 원효대사의 눈에 대들보가 썩어 무너지고 있는 것이 보여 판자에 '해동원효척반구중'(해동에 있는 원효가 판자를 던져 대중을 구한다)이란 여덟 글자를 적어 하늘 높이 비행기 보다 빠른 빛의 속도로 힘껏 던져 운제사 대웅전 앞에 윙윙거리며 도는 소리에 놀라 스님들이 뛰쳐나와 구경하는 중에 대웅전이 폭삭 무너지고 모두 생명을 구했단다. 그 후 천명의 중국 스님들이 해동 신라(기장군 척판암)로 와서 원효의 오묘한 법문과 가르침을 얻어 성불하고 산에서 열반을 해 돌이 되었고, 그 산을 천성산(千聖山 천명의 성인이 된 산)이라 불렀고, 판자를 던져 생명을 구한 암자를 척판암이라 하고 그 아래쪽 큰 절을 장안사(長安寺 당시 당나라 수도 장안)라 칭했다고 한다. 우리는 내려오면서 산속에 자동차로 만든 간이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면서 머지않은 장래 우리 미래를 얘기하고 아이들의 대학 졸업 후 진로, 아들의 병역 문제 등을 잠시 걱정하며 내려와 차를 타고 장안읍을 지나 일광으로 진입하던 도로에서 3시간 전 장안사 입구에서 보았던 그 아가씨가 혼자 도로가를 걸어가는 게 아닌가? 우리는 차를 세워 사연을 물어보게 됐다. 구포 덕천동까지 가는데 차비가 없어 그 먼 몇 십리 길을 걸어간다고 했다. 참 보기 딱한 젊은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너무 순수하고 착하지만 융통성 없는 외통수의 미래가 걱정되었다. 가는 곳까지 태워 준다고 했더니 우리의 눈치를 보면서 탈 생각이 없어 보였다. 여기까지 걸어온 성격으로 보면 충분히 이해도 가지만 민망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해 나의 신분도 밝히고 우리의 딸 같아 도와준다고 해도 선뜻 마음을 내지 않는 처신에 이 시대에 서로를 믿지 못하는 우리 세태에 참 자괴감이 들었다. 친절도 함부로 베풀 수 없고 그 순수함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 사회에서 학교에서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도 생겼다. 여기서 구포지역까지 도보로 갈려고 하는 그 아가씨의 결심은 우둔한 것인지 아님 총명한 것인지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 집사람의 설득에 간신히 우리 차를 탔고 아내가 지갑을 열어 차비를 건네주었더니 말없이 받고는 뒷자리에서 바로 잠에 빠져 들었다. 먼 길을, 단순한 아스팔트길을 오랜 시간 걸었으니 얼마나 피로했을까? 집까지 데려다 줄까 생각했는데 너무 부담스러워할 것 같아 동래고교 앞 버스 정류소에 내려 주고 우린 집으로 왔다. 보통 사람들은 지나가는 차를 세워 사정 얘길 했으면 편하게 귀가할 수도 있었을 텐데 혼자 먼 길을 걸어가려고 한 그 처녀의 올곧은 마음은 이 시대 보기 드문 일이라 마음이 맑아지면서 한편 이 험난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까 걱정되기도 했다. 막 집에 도착해 TV를 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서 천둥 번개가 치고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오늘 외출은 정말 기분 좋은 날이었고 아내의 기사 노릇이 정말 보람스러웠다. 내가 어렸을 때 시골의 지나가던 차들을 손들어 세웠을 때 스스럼없이 태워주던 그 인간적인 시대를 그리워 하면서...(2003년 6월 2일 일요일 씀 ) 이 원고도 지난주 책상 정리를 하다 발견된 글을 추억을 떠올리며 다시 투고해 본다. 간혹 책장 속의 옛 노트를 펼치면 이렇게 기록된 글들이 종종 나오는 것을 보면 나도 한 때 수필전에 응모를 해보려는 심정이었는데 너무 졸작인 것을 인지하고 포기했던 것 같다. 자신을 아는 일은 참 중요하다. ▣ 송근식 ◇ 교육연합신문 부산지사장 ◇ 前부산예문여고·광명고·경혜여고·건국중학교 교장 ◇ 학교법인 선화학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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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時論] 교육은 안전한 위험이다
- [교육연합신문=시론] 지난 5월 6일 오후 4시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강남역 사거리 인근 15층 건물 옥상에서 중학교 때부터 사귀었던 여자 친구 B씨에게 A씨가 수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 A씨는 수능 만점자 출신으로 서울 소재의 명문대 의대생으로 확인됐다. A씨는 여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말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을 시인했고, 자신이 의대생이라는 사실도 밝혔다. 그런데 이 사건은 계획범죄라는 사실이 밝혀진 더욱 충격을 고 있다. 경동맥을 지나는 목 부위를 수 십 차례 찔렀고, 범행 두 시간 전 집 근처의 경기 화성의 한 대형 마트에서 흉기를 산 뒤 피해자를 범행 장소로 불러내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 밤 시간도 아닌 사람들이 활동하는 오후 4시쯤에 사건이 발생한 것도 이례적인 것이다. 가해자가 수능 만점자라는 이력이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우리가 아는 그냥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아니다. 특별한 재능이 있다고 사회가 인정하는 학생이 그런 끔찍한 사건의 가해자라는 사실이다. 공부만 강조하고 인성·윤리 교육은 등한시한 학교 교육의 문제라는 지적이 쏟아진다. 이별 통보를 패배로 받아들이는 엘리트의 일그러진 추락이라는 것이다. 이 사건을 보면서 현재 우리의 교육에 대해 깊은 사색을 해야 한다. 경쟁교육에 목매어 치달려온 우리 교육의 폐해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의 대열에 끼었다. 이제부터 전 근대적 교육 방법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의 패러다임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략에서는 승리하고 전쟁에서는 지는 우를 범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선 이런 일들이 생긴 근본적인 이유부터 알아야 한다. 이런 우는 어디에서 비롯되었나. 바로 일제 식민지 교육에서부터였다. 1905년 11월 17일 을사늑약이 체결되었고, 이때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일본은 우리 국민에서 총,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놓았다. 우리 민족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 같은 삶을 살게 되었다. 식민교육은 인문학이 완벽히 배제된 보통학교교육, 즉 우민화 교육이었다. 인류의 문명을 진보시키고 역사를 바꾼 원동력인 인문학적 대화와 치열한 사색, 위대한 깨달음은 찾아볼 수 없다. 나와 너와 우리가 하나 되어 공동체를 위대한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교육 또한 찾기 힘들게 되었다. 죽은 지식의 강제적 주입, 맹목적 암기, 기계적 문제 풀이, 친구와의 무의미한 무한 경쟁만 자리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 우리 학생들은 학교에서 영혼이 병들고 마음이 파괴되었다. 요즘 인성교육의 문제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불행하고 나약하고 소극적인 20대가 되어 사회에 나온다. 광복 이후 지난 70여 년 가까이 우리 교육을 지배한 이 사악한 교육의 목적은 ‘스스로 생각할 줄 모르는 인간’을 길러냈던 것이다. 지금도 우리 학생들은 살인적인 취업 경쟁에 내몰려 스펙에 목을 매고 회사에 취업하고 얼마되지 않아 회사에서 쫓겨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받은 교육은 이렇게 정리된다. 일제의 식민교육, 공장 노동자와 직업군인을 양성하기 위해 설계된 미국 공립학교 교육, 친일파의 우민화 교육, 군사정권의 독재 교육이라 할 수 있다. 교육 이론을 따지지 않아도 “학교 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하는 동요 가사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지금 우리 학생들의 인생이 꼬일대로 꼬여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당신의 생각 구조, 즉 두뇌 회로가 잘못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교육은 경쟁교육에서 협동교육으로 구조 전환해야 한다. 지금은 지식 정보화 시대, chat GPT 시대다. 이제 T.S 엘리엇이 말한 지혜보다 상위의 것인 ‘생동하는 생명, 기쁨, 즐거움, 감동에 찬 삶’은 어디서 찾을 수 있나? 정보의 바다에 떠다니는 수많은 지식을 어떻게 조합, 가공, 응용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해 나가느냐 하는 방향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가야 한다. 지식의 소비자에서 지식의 창조자로 탈바꿈해야 한다. 각 교과과정 속에 인성교육을 넣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임시방편이다. 근본적인 시스템의 변화가 요구된다. 공장 같은 학교 교육으로 만들 수 없는 원형-순환적 패러다임의 출현으로 학교는 이제 순종교배의 순수함을 보전하려는 엘리트주의가 아니라, 잡종 교배의 다양함과 풋풋함이 넘쳐나는 새로운 실험과 교제가 이루어지는 곳, 21세기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문턱을 넘어서 세계의 다른 사람들과 만나는 교육이 필요하다. 진정한 공부는 모두 당연하다고 생각한 현상에 대하여 남다른 호기심과 의심의 눈초리로 시비를 걸면서 의문을 던지고 구체적 질문으로 만들어 보는 데에서 시작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독서교육이 필요하다. 그냥 독서가 아니라 체계적인 고전 읽기를 해야 한다. 인문 고전 특히 문학 작품 속에는 인간의 갈등과 그 갈등의 해결 방법이 비유와 상징으로 제시되어 있다. 고전을 읽으면 사회생활을 해 나갈 때 부딪히는 문제들을 원만히 해결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자기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준다. 그리고 사람들과 관계를 원만하게 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자존심이 아닌 자존감을 넘쳐나게 한다. 자존감은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기를 수 있다. 자신의 동굴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생각 주간’은 좋은 성찰의 시간이다. 여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할 경우, 그 여자 친구를 해칠 생각을 하기에 앞서 먼저 자신에 대해 반성했어야 했다. 내게 무슨 잘못이 있어서 그런가 하면서 자기 성찰을 먼저 했어야 한다. 그런 일을 고전 읽기가 해 준다는 것이다. 카프카는 독서를 ‘고정관념으로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다’라고 정의했다. 즉 독서는 도끼다. 새로움이란 기존의 한계를 깨부수고 거기에 다시 뭔가를 세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비트겐슈타인은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 했다. 사물에는 이름이 있다. 이름은 언어로 만든다. 그러므로 사물은 언어다. 언어는 개념을 만들고, 개념은 사고를 만든다. 언어를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생각할 수 있다는 증거다. 어떻게 하면 언어를 많이 알 수 있을까? 바로 독서다. 매일 꾸준히 고전 읽기를 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면 얇은 층이 겹겹이 쌓이고 그것이 나중에 큰 힘을 발휘한다. 왜 인문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 세상을 살면서 부딪히는 여러 문제들을 잘 해결할 수 있게 해 준다. 대개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이 무슨 문제에 부딪히면 마치 커다란 문제가 있는 것마냥 어쩌지 못하고 떠들어댄다. 매사를 침소봉대한다. 교육의 길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 길이다. 이제 교육은 안전한 위험이다. 기존의 장기형 교육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즐비하다. 길을 찾을 수 없다. 그래서 바둑형 교육이 되어야 한다. 장기형 교육은 이미 나 있는 길을 그저 걸어가면 되었다. 부모가 선배가 가르쳐 주는 대로 그대로 따라 하면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세상은 변하고, 그 변화에 적응해야 살아남는다. 4차 산업시대, 모든 시스템이 바뀌고 있다. 교육도 변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그런 변화에 적응하는 교육이 바로 바둑형 교육이다. 서로 관계를 맺고 서로 협력하여 장애물을 헤쳐 나가야 한다. 이제 그저 나 있는 길은 사라졌다. 그때그때 변화에 맞게 길을 만들어 가야 한다. 그래서 교육은 안전한 위험이라고 하는 것이다. 부모나 선배도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모른다. 교육을 받으면 안전하지만, 이제 그 길이 없어 새로운 지식의 창조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위험하다. 장기형 교육을 통한 지식의 소비자는 이제 안전한 위험을 걷는 자이고, 바둑형 교육으로 새로운 지식의 창조자가 된 이는 안전한 위험을 잘 걸어갈 수 있는 사람이다. 제로섬게임인 경쟁교육에서 서로 협동하여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협력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가해자에 대해서는 법리로 해결하면 되고, 정치가들은 시급히 데이트 폭력 근절 대책을 마련하면 된다. 그러나 그보다 근본적인 교육의 문제, 즉 경쟁과 욕망의 충족에 교육의 목표가 있는 현재의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명적인 대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교육은 안전한 위험이고, 최후의 보루다. 이제 교육의 목표는 지식이나 지혜가 아니라, 앞에서 제시한 생동하는 기쁨, 생명, 즐거움, 감동에 찬 삶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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