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7(화)
 

 [교육연합신문= 성명제 전 서울목동초교장․ 한국어문회이사]

1. 漢字와의 만남 -  ‘隱退’를 영어로 리타이어(retire)라고 한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영어사전에도 없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리’에 힘을 주어서 발음하면 ‘재취업’의 뜻이라고 한다. 나의 경우는 재취업은 아니지만 교직을 退職하고서도 여전히 하던 일(가르치고 배우는일)을 계속하고 있으니 感謝할 따름이다. 누가 자기 앞날의 인생을 ‘닳아서 스러질지언정 녹슬지 않겠다고 했다.’는데 나도 그와 같은 마음으로 살고자 한다. 


或者는 이글의 題目을 보면서 ‘왜 하필 교과서 漢字語敎育이라고 했을까?’ 疑問을 가질 수가 있겠다. 누구나 한자에 관심을 갖고 처음으로 배울 때는 이런저런 動機가 있었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敎師로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 무척 唐惶한 일이 있었다. 1979년으로 기억한다. 어느 날 자연과 수업 중에 “ 양서류에는 개구리, 거북이 같은 동물이 있다.”고 설명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어린이가 “그런데요, 왜 개구리가 양서류예요?”하고 물어봤다.

 

바로 대답을 못해주고 수업이 끝난 뒤에야 참고서를 보니‘어류와 파충류의 중간에 위치하는 척추 동물의 한 무리’라고 풀이되어 있었다. 이 뜻대로 말해주면 또 질문이 계속될 것 같았다. ‘파충류’는 뭐며 ‘척추동물’의 뜻은 무언가 선생인 나 자체부터 疑問이 생겼다. 내친김에 확실한 뜻을 알고자 했다. 한자에서 온 뜻인 것 같아 玉篇을 찾아보니 ‘양’은 ‘두 (兩)량 자’요, ‘서’는‘ 살 서(棲 )자, ’류‘는 ’무리(類)‘여서 ’양서류‘란 뜻은 ‘육지와 물의 양편에서 사는 무리’라고 명확히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내가 이 ‘양서류’의 뜻을 찾아본 過程은 어린이들에게는 알고자하는 뜻을 好奇心을 갖고 찾는 동안 발견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探索過程이 될 수가 있음을 아는 순간 이었다.  나는 자신 있고 밝은 표정으로 그 뜻을 설명 할 수 있었다. 수업 중에 이런 곤란한 일이 있고나서부터는 가르칠 때마다 중요한 한자어는 꼭 漢字의 뜻을 찾아 指導하였다. 그렇게 하였더니 수업에 자신이 붙었고 아이들은 쉽게 이해하였다.

 

관련한 이야기까지 드문드문 곁들여줬더니 재미있어 하였다. 예를 들어 ‘영광의 굴비’를 지도할 때 ‘굴비’의 ‘굴’은 ‘屈(굽힐 굴)’, ‘비’은 ‘非는(아닐 비), 여서 ’굴비‘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다.’는 뜻임을 알게 하였다. 아울러 이 뜻은 高麗 仁宗때 李資謙이 流配 중 ‘조기’를 잡아서 정성껏 임금에게 올렸지만 자신의 신념은 굽히지 않았다는 故事에서 나온 이야기임을 들려주었다. 설명을 듣던 아이들이 재미있어하여 그 시간의 수업이 살아난 적이 있었다. ’교재연구는 다른게 없구나!,‘ 아이들은 사실 글을 배우러 학교에 오는데 글의 뜻부터 잘 지도해줘야겠구나 ’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교사 초년시절부터 교실 칠판에다가 의례히 아침 自習用 漢字를 써놓고 학생들이 反復해서 쓰게 하였다. 선배교사들이 하니까 그저 따라 했었지 한자지도의 必要性을 느껴서 지도 한 것이 아니었다. 다만 아침시간에 나보다  일찍이 온 아이들이  떠들고 장난을 칠까봐 조용히 시키려고 그걸 쓰게 한 것뿐이었다. 교사인 내가 그런 非敎育的인 目標를 가지고 한자지도를 했으니 학생들이 제대로 배울 리가 없었다. 

 

한번은 한 어린이가 한자를 공책에 쓰는데 10번을 써서 익히라고 했더니 각 劃을 순서대로 10번씩 써서 조립식 장난감 맞추듯 썼다. 오히려 한자에 嫌惡感이나 쓸모없는 글자라는 認識만 심어줬던 것이다.


2.배우며 가르치며 - 교과서 한자어지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그후 나는 자연스럽게 한자어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하게 되었다. 自進해서 硏修도 많이 받았다.

 

초등교과서에는 漢字가 한글자도 없다.  그러나 한글로 표기된 漢字語가 70%나 되는데 이걸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지도는 수박겉핧기나 다름이 없다.  그러나 초등교과서 전체에 1만 단어 이상이나 되는 한자어를 일일이 國語辭典 찾고 玉篇을 또 찾아서 지도 하기란 쉬운 일을 아니다. 
한자어를 간편하게 지도할 수 있는 사전은 없을까 찾아보아도 市中의 사전은 어느 것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낱말 옆에 括弧하고 한자는 倂記했으나 그 音과 訓을 알 길이 없고 풀이도 어려웠다. 그러던 중에 어느 날 조선일보에 成大 全廣鎭 敎授가 한자어 사전을 펴냈다는 記事를 읽었다. 소원했던 좋은 사전인 것 같아 購入하려고 하는 참에 뜻밖에도 그분이 직접 내가 근무하는 교장실을 사전을 갖고 방문했다.  그때 나는 강서교육청내 초등한자교육연구회를 맡고 있었는데 교육청의 안내로 오게 되었던 것이다.

 

설명을 들으면서 辭典을 檢討해보았다. 역시 좋은 학습 자료였다. 한자어의 音과 訓을 넣고 거기에 따른 풀이를 어린이수준에 맞게 했다. 한자를 다소 몰라도 누구나 배울 수가 있게 構成되어 있었다. 

교사들과 사전 採擇을 協議하였다.  심의한 결과 찬성이 대체적으로 많아 우선 학교도서관에 두 학급 분량을 구입했다. 그런 후에 3학년 이상 어린이들 중 한자를 배우려는 어린이들의 申請을 받아 내가 직접 1주일에 2시간씩 가르쳤다. 과연 학급 담임 수준에서 어떻게 가르칠 수 있겠는가 미리 探索해 보는 뜻이 있었다.

 

교과서를 읽으며 나오는 어려운 한자어를 중심으로 가르쳤다.  한자어와 관련된 이야기도 들려주면서 뜻을 찾아 쓰게 했다. 어린이들이 공부가 쉽고 재미있다는 점을 發見하도록 授業을 展開하였다. 얼마후에 40명의 어린이가 거의 빠지지 않고 출석을 하는 걸 보고  효과가 있음을 알았다. 1학기를 가르치고 나서 교사연수회를 가졌다.  내가 가르친 방법과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수업 기술을 안내해 주었다. 연수를 전체적으로도 하고 학년별로도 하였다. 처음에는 많은 교사들이 다소 消極的인 反應을 보였으나 차츰 관심을 가질 때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가르치도록 하였다.

 

3. 교사 ․ 학부모 대상 講義를 시작하다.- 교사만 硏修해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학부모연수회를 열었다.  강의를 거듭할 때마다  나는 더 熱情을 갖고 호소력 있게 준비하느라고 애썼다. 校長協議會 때에도 안내하여 인근 15개 학교에도 연수회를 실시하였다. 심지어 대전 등 지방에도, 양천경찰서 700여 직원들에게도 하였다.


나는 가는 곳마다 한자교육 특히 교과서 한자어교육이 절실히 필요함을 力說하였다. 千字文, 四字小學 등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한자 때문에 겪는 학습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語彙力을 키워주는 교육이 더 중요함을 알려주는데 노력하였다.  국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한자어지도를 放棄하는 교육은 마치 한 農夫가 자기의 땅 70%를 耕作을 안하고서 糧食이 부족하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배우는 글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무조건 외우는 묻지마식 교육은 하루빨리 淸算되어야할 과제라는 점을 한글專用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들어 설명하였다.

 

시간이 부족한 교과시간에 최소 5분만이라도 그 단원의 주요 槪念이 되는 한자어를 쉽게 재미있게 풀어준다면 공부를 잘할 수 있는 動機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아울러 나  한자어사전을 이용하여 언제 어디서나 自己主導的 학습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을 호소하였다.

학부모에게는 실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알도록 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였다. 가정의 생활용품이나 어린이용품의 이름을 한자로 써 붙여서 필요에 따라 익히게 하였다. 또 한자어를 쉽게 찾을 수 있는 辭典을 비치 해놓고 대화중이나 TV시청을 함께 할 때나 인터넷을 볼 때 나오는 語彙를 찾아보게 하라고 勸誘하였다.

 

4. 교과서 한자어지도 활성화를 위한 소먕 -  내가 퇴임한 학교는 校長公募制 學校였다. 公募할 때 반드시 교과서 한자어를 실시하도록 조건을 제시하고 選出하였다. 벌써 3년여가 넘었지만 바라는 대로 선출된 교장은 한자어사전을 통한 지도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을 최근에 내게 전해서 무엇보다도 기뻤다.


서울교육청에서는 작년 9월에 특색사업의 하나로 서울시내 교과서 한자어 지도를 위한 才能寄附團을 構成하여 원하는 학교부터 지도를 시작했다. 마땅히 正規課程이 되어야 할 교육이 邊方 개념으로 이뤄지는 게 안타깝다. 역대 교육부 장관들은 임기를 마치고 나와서야 뒤늦게 한자 교육의 필요함을 認定하였다. 다행히 그분들 중에서 文龍麟 長官만이 敎育監이 되어서 所信을 貫徹하였다. 대다수의 학부모들이 무엇보다 잘한 일라고 評價하고 있다고 한다. 더욱 확대하여 정규교과시간에 담임 차원에서 단원의 중요핵심 개념어 몇 개만이라도 관심을 갖고 지도한다면 學習效果가 漸增하리라고 확신한다. 아울러 쉽게 지도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가 공급되어야 한다고 본다.

 

孔子는 일찍이 ‘本立而道生’이라고 했다. 根本을 바로 세워야 대한민국 萬歲가 될 수 있다. 世宗大王께서는 백성의 글이 어려워 뜻을 펼 수가 없는 형편을 안타깝게 여기셔서 한글創製를 하셨다.  국가지도자가 살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荒弊해가는 나라의 글을 바로잡는 일은 국가의 根本이요 正體性을 確立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새해에 文大統領은 初等學校 漢字敎育 未實施를 더 이상 放置하지 말고 勇斷을 내려서 국민의 언어생활에 불편을 덜고 名實相符한 敎育强國이 되게 해주기를 祈願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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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과서 漢字語 敎育 40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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