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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지구가 보낸 경고장…국가와 교육이 답할 '기후재난'의 골든타임
[교육연합신문=박진우 칼럼] 해마다 지구촌을 강타하는 이상기후는 이제 일시적인 자연현상이 아닌 인류의 일상을 파고드는 복합 재난으로 고착화되었다. 올해만 보더라도 유럽 전역에서는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으로 수만 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했고, 북미와 아시아 곳곳은 기습적인 집중호우로 도시 전체가 침수되는 비극을 겪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기존의 장마 공식은 무너진 지 오래며, 예고 없는 국지성 폭우와 폭염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와 UN이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를 넘어 '지구 열열화(Global Boiling)' 시대가 왔다"고 경고했듯, 기후재난의 발생 빈도와 피해 범위가 매년 가파르게 확산하는 현상에 대해 우리는 엄중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상기후는 단지 어쩌다 찾아오는 계절적 불운이 아니라 인류와 미래 세대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국가적 재난이다. 과학자들은 오늘 우리가 겪는 혹독한 더위와 기습 폭우가 앞으로 맞이할 수많은 날 중 ‘가장 온화했던 날’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프랑스의 저명한 사회학자 브뤼노 라투르가 언급했듯 인류는 이미 '기후적 난민'의 시대에 진입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교육현장의 학사 운영 중 폭우나 폭염이 엄습할 때 단축수업이나 휴업을 안내하고 주의를 당부하는 수준의 임시방편으로는 다가올 미래를 감당할 수 없다. 국가 차원에서 기후위기를 '국가 안보 및 국민 생존'의 문제로 규정하고, 이에 발맞추어 미래 세대를 길러내는 교육의 방향성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학교 현장과 사회가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은 무엇인가. 첫째, 국가 차원의 '기후적응형 학교 인프라 표준화'와 재정 지원이다. 학교 건물 자체의 단열 성능을 극대화하고 옥상 녹화 및 빗물 저류 시설을 의무화하는 '그린 스마트 건축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폭염 시에도 학생들이 안전하게 신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모듈러형 실내 체육/놀이 공간' 확충을 국가 예산으로 우선 지원해야 한다. 둘째, 체계적인 '기후 데이터 기반 학사운영 예측 시스템' 구축이다. 각 지자체 및 기상청과 연계하여 지역별·학교별 기후 위험도를 실시간 측정하고, 이에 따른 단계별 대응 매뉴얼(체육 수업 전환, 등하교 시간 자율 조정, 온라인 수업 전환 기준 등)이 현장에서 혼선 없이 작동하도록 행정적·법적 근거를 명확히 정비해야 한다. 셋째, 지식 전달을 넘어선 '실천형 기후 안보·생태 교육'으로의 대전환이다. 기후변화 교육을 단순한 환경 과목의 일부가 아니라, 아이들이 생존 역량을 키우고 탄소중립 사회를 이끌어갈 '기후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필수 교육과정으로 재편해야 한다. 학교 내 에너지 소비를 학생들이 직접 측정하고 줄여보는 실천형 프로젝트 교육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중국의 고전 『서경』에는 "사전에 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라는 가르침과 함께, "망한 뒤에 도모하면 이미 늦다"는 경고가 전해진다. 교육의 본질은 우리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마음껏 배우며 미래를 꿈꾸도록 울타리가 되어주는 데 있다. 이상기후라는 엄중한 시대적 경고 앞에서, 국가의 선제적 장기 대책과 교육 현장의 과감한 실천을 통해 국민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든든히 지켜내야 할 때다. ▣ 박진우 ◇ 부산 해빛초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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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울교육청 ‘3·3·3 학교뜰 프로젝트’를 보며, 학교숲 현장에서 드는 기대와 우려
[교육연합신문=김태연 기고]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운동장을 숲과 휴식공간, 체육시설이 공존하는 생태공간으로 바꾸는 '3·3·3 학교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학생 1인당 녹지 3㎡, 교실 창밖으로 나무 3그루가 보이는 환경, 학교당 30㎡ 규모의 나무 그늘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반가운 소식이다. 기후위기가 일상이 된 시대에 아이들이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 나무와 그늘, 흙과 생명의 공간을 늘리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학교숲과 환경교육 현장을 오랫동안 다녀온 사람으로서 반가움과 함께 한 가지 걱정도 든다. ‘이번에는 정말 다를까?’ 학교에 숲을 만드는 사업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5여 년 동안 학교숲, 명상숲, 에코스쿨 등 다양한 이름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학교에 나무를 심고 녹지공간을 만들었다. 적지 않은 예산도 투입됐다. 하지만 조성 이후 학교의 나무들이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는 충분히 돌아보지 못했다. 나무가 제자리를 잡도록 받쳐놓은 지지대를 걷어내기도 전에 줄기에 버섯과 곰팡이가 생겨 결국 잘려나간 나무를 보았다. 곤충이 생긴다 가지가 떨어진다는 민원 등으로 굵은 줄기만 남겨진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벚나무도 적지 않다. ‘학교는 깨끗해야 한다’는 생각에 낙엽 한 장, 나뭇가지 하나 남기지 않고 쓸어내 딱딱한 흙바닥만 남은 학교 정원도 여럿 보았다. 굵은 가지를 한꺼번에 잘라내는 과도한 전지로 몇 년에 걸쳐 서서히 쇠약해지고, 결국 나무껍질이 벗겨진 채 고사하고 몇년재 방치된 수십 년 된 나무들도 보았다. 학교 정원과 어렵게 조성한 학교숲의 나무들이 경관적으로나 생태적으로, 또 아이들이 느끼는 정서적 공간으로서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만났다. 학교숲에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학교에서 나무를 바라보는 행정적 관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의 나무는 생태적 가치를 지닌 공간이나 교육의 대상이기 이전에 관리해야 할 ‘시설’로 분류된다. 수목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시설 담당자가 나무 관리까지 맡는 경우가 많고, 결국 예산 범위 안에서 외부 조경업체에 전지를 맡기는 것으로 관리가 끝나기 쉽다. 교사들 역시 나무 관리가 또 하나의 업무가 될까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있다. 과도한 전지로 피해를 입은 나무는 바로 죽지 않는다. 몇 년에 걸쳐 서서히 쇠약해진다. 시설인 죽은 나무는 처리되는 과정도 오래 걸려 고사한 나무를 학생들이 몇 년 동안 보며 지낸다. 그 사이 교장과 담당자, 관리업체가 바뀌면 당시의 관리가 어떤 판단으로 이루어졌는지 책임은 누구인지 조차 확인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학교숲은 만드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 나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나무와 숲,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을 가르친다. 많은 학교가 이러한 교육을 원하고 의뢰한다. 나무가 탄소를 흡수한다고 이야기하고, 생물들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고 설명한다. 작은 풀 한 포기와 곤충 한 마리도 생태계를 이루는 소중한 구성원이라고 가르친다. 그런데 정작 그 수업이 이루어지는 학교의 큰 나무는 과도하게 잘려 있고, 그로 인해 쇠약해지거나 고사한 나무 밑에서 수업을 하는 상황이 온다. 아이들 앞에서 참으로 난감한 순간이다. 이것이 문제인 것을 말해야 하나, 누구의 잘못으로 말해야 하나. 생태전환교육은 생태 지식을 배우는 것 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나무를 사랑하라고 가르치면서 어른들은 관리하기 편하도록 나무를 자르고, 아이들에게 생물다양성을 이야기하면서 학교의 작은 풀과 낙엽은 지저분하다며 모두 치워버린다면 교육과 생활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오히려 아이들이 낙엽을 치우고, 떨어진 나뭇가지를 관찰하고, 무더운 날 나무 그늘 아래에서 시원함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노는 일상의 경험이 훌륭한 생태교육이다. 교직원 역시 떨어지는 나뭇가지와 낙엽을 무조건 위험하거나 치워야 할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순환과 공존의 결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사계절 변화하는 나무를 살피고 관리하며 그 변화를 아이들과 공유하는 일이 학교의 일상이 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생태전환교육에 가까울 것이다. 이번 '3·3·3 학교뜰 프로젝트'에서 특히 반가운 것은 학교숲 조성 이후 보식 등 유지관리 비용을 지원하고, 학생과 교직원이 설계 단계부터 참여하도록 한다는 점이다. 이제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갔으면 한다. 학교숲 조성사업의 성과를 사업이 끝나는 해에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몇 제곱미터의 녹지를 만들었는지, 몇 그루를 심었는지, 예산을 얼마나 집행했는지만으로 학교숲의 성공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5년 뒤, 10년 뒤에도 그 나무들이 건강하게 살아 있는지를 봐야 한다. 그리고 학교와 아이들이 그 공간에서 나무와 함께 살아가는 일상을 이어가고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그러려면 나무를 심는 예산만큼 관리 체계가 중요하다. 과도한 전지를 막을 수 있는 관리 기준이 필요하고, 시설 담당자와 교직원이 학교 나무를 이해할 수 있는 기본적인 교육도 필요하다. 나무에 대한 모든 판단을 외부 조경업체에 맡기는 방식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무엇보다 학교숲을 관리해야 할 ‘시설물’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교육공간이자 살아 있는 생태계로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서울시교육청의 '3·3·3 학교뜰 프로젝트'가 또 하나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올해 몇 개의 학교숲을 만들었느냐보다 ‘10년 뒤 그 숲이 얼마나 잘 살아 있는지를 자랑할 수 있는 사업’이 되었으면 한다. 학교숲은 심는 것이 아니라 키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 김태연 ◇ 생태환경교육활동연구소 대표 ◇ 강남서초환경운동연합 교육분과위원장 ◇ 가로수시민연대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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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산의 미래 100년, 관광의 중심은 왜 부산진구여야 하는가
[교육연합신문=이상헌 기고]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자 세계적인 해양도시다. 대한민국 최초의 국제무역항으로 근대화를 이끌었고, 한국전쟁 당시에는 임시수도의 역할을 수행하며 대한민국의 역사를 지켜냈다. 오늘날에는 아름다운 해안과 국제행사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은 지금 새로운 전환점 앞에 서 있다.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침체,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 관광객의 특정 지역 편중 등은 부산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이제 부산은 단순한 해양관광도시를 넘어 도시 전체가 함께 성장하는 관광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관광산업은 부산의 미래를 견인할 핵심 산업이지만, 현재 관광객의 동선은 해운대·광안리·송정·기장 등 동부산권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관광 소비와 경제적 효과 또한 일부 지역에 편중된다는 의미다. 부산이 글로벌 관광도시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해양관광'과 '도심관광'이라는 두 축을 함께 성장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부산진구가 있다. 부산진구는 단순히 행정구역상의 중심이 아니다. 교통과 상권, 문화와 사람이 모이는 부산의 심장이다. 부산 시민에게 부산의 중심을 묻는다면 대부분은 서면을 떠올린다. 서면은 오랜 시간 부산 최대의 상업·금융·유통 중심지로 성장해 왔으며 지금도 부산의 대표적인 생활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 도시철도 1호선과 2호선이 교차하는 서면은 부산 최고의 교통 요충지다. 부산 어디에서든 접근이 용이하며 KTX 부산역, 김해국제공항,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도 30분 안팎이면 도착할 수 있다. 관광의 첫 번째 조건이 접근성이라면 부산진구는 이미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 무엇보다 세계 관광의 흐름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제 관광은 단순히 명소를 둘러보는 시대를 넘어 지역의 일상을 경험하는 체류형 관광(Stay Tourism)으로 진화하고 있다. 관광객은 유명 관광지를 사진으로 남기는 것보다 지역의 음식과 문화, 골목과 사람을 경험하는 여행을 선택하고 있다. ■ 부산을 가장 부산답게 느낄 수 있는 곳 역시 부산진구다. 아침에는 부산시민공원에서 시민들과 함께 산책하고, 점심에는 서면 골목상권에서 부산의 맛을 즐기며, 오후에는 전포카페거리에서 젊은 감성을 경험한다. 저녁에는 송상현광장에서 역사와 문화를 접하고, 밤에는 서면의 공연과 쇼핑, 야간경제를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 이처럼 부산진구는 하루를 온전히 머물며 즐길 수 있는 체류형 관광의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 부산진구의 가장 큰 경쟁력은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압도적인 접근성이다. 부산 어디로 이동하더라도 가장 효율적인 거점이 될 수 있는 교통망은 부산진구만이 가진 강점이다. 둘째는 풍부한 소비 인프라다. 서면은 부산 최대 상권으로 백화점, 쇼핑몰, 숙박시설, 음식점, 공연장, 의료와 문화시설이 밀집해 있다. 관광객이 오래 머물수록 소비는 증가하고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 셋째는 역사와 문화 콘텐츠다. 부산진성, 부산포의 역사, 송상현 장군의 호국정신, 근현대 부산의 성장사를 연결하면 부산진구는 상업도시를 넘어 역사문화관광도시로 발전할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넷째는 부산시민공원이라는 세계적 자산이다. 뉴욕의 센트럴파크가 도시의 상징이 되었듯 부산시민공원 역시 부산을 대표하는 도심관광의 중심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국제음악축제, 야간 미디어아트, 세계음식축제, 문화예술 페스티벌 등을 사계절 운영한다면 부산진구는 연중 관광객이 찾는 도시가 될 수 있다. 다섯째는 MICE 산업과의 연계 가능성이다. 부산은 국제회의 도시로 성장하고 있지만 회의 참석자들이 도심에서 충분히 체류하고 소비하는 구조는 아직 미흡하다. 국제회의와 전시 참가자들이 부산진구에서 숙박하고 쇼핑하며 지역 문화를 경험하도록 연결한다면 관광과 경제 효과는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다. ■ 부산진구 관광 육성은 특정 지역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오히려 동부산과 원도심, 서부산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부산 전체의 균형발전을 이끌 수 있다. 관광객이 부산진구를 거점으로 부산 전역을 여행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관광 소비는 자연스럽게 부산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다. ■ 세계적인 도시들은 이미 이러한 전략을 실현하고 있다. 뉴욕은 센트럴파크와 타임스스퀘어를 중심으로 도시관광을 활성화했고, 도쿄는 신주쿠와 시부야, 런던은 소호와 코벤트가든, 파리는 마레지구를 중심으로 도시의 일상과 관광을 성공적으로 연결했다. ■ 부산도 이제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 ▲왜 부산시민공원에서 세계적인 음악축제가 열리지 못하는가. ▲왜 서면은 대한민국 최고의 야간관광 명소가 되지 못하는가. ▲왜 전포카페거리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거리로 성장하지 못하는가. ▲왜 부산진구는 부산 관광의 중심이 되지 못하는가. 문제는 가능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가능성을 하나의 비전으로 연결하는 전략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제 부산은 선택해야 한다. 해양관광도시라는 현재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해양과 도심이 조화를 이루는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도약할 것인가. 부산의 중심은 이미 부산진구다. 이제는 그 중심성을 관광정책으로 완성해야 할 때다. 부산진구를 관광의 중심으로 육성하는 일은 특정 지역을 위한 개발사업이 아니라 부산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미래 전략이며, 부산의 다음 100년을 준비하는 투자이다. 관광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시작되고, 도시는 사람이 머무는 곳에서 성장한다. 부산진구는 사람과 문화, 역사와 미래가 만나는 도시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뿐이다. 부산의 중심을 관광의 중심으로 만드는 일. 그 시작은 지금이며, 그 이름은 부산진구다. "부산의 중심, 관광의 중심 – 부산진구" Stay in Busanjin, Feel B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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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전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비추는 등불이다
[교육연합신문=박인희 기고] 인공지능(AI)이 글을 쓰고, 자동차가 스스로 달리며, 손안의 스마트폰 하나로 세상의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과학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우리 사회는 인간관계의 단절, 세대 간 갈등, 생명의 경시, 공동체 의식의 약화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다.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사람의 마음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무엇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가?' 그 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바로 오랜 세월을 견디며 오늘날까지 전해 내려온 고전과 인문학이다. 고전은 흔히 오래된 책으로만 인식되곤 한다. 그러나 고전은 시대에 뒤처진 과거의 유산이 아니다. 수천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통해 검증된 지혜의 보고이며,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가장 깊은 철학이다. 시대는 변해도 인간의 본성과 삶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고전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살아 있는 교과서다. 『논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예를 가르치고, 『맹자』는 의로움을 말하며, 『명심보감』은 삶의 덕목을 일깨운다. 『천자문』은 단순한 한자 학습서가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워 주는 인생의 입문서다. 한 줄의 고사성어에는 수백 년의 역사와 인간의 경험이 응축되어 있다. 이를 오늘의 현실에 비추어 이해하고 실천할 때 비로소 고전은 살아 있는 지혜가 된다. 필자는 오랜 세월 훈장으로서 한학과 전통문화를 연구하고 강의하며 한 가지 신념을 지켜 왔다. 고전은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 누구나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생활 속 인문학이라는 믿음이다. 그래서 강의에서도 한자를 암기하는 데 머물지 않고, 역사 속 인물과 일화, 문화유산, 풍수지리, 전통문화와 생활철학을 함께 풀어내며 수강생들이 자연스럽게 공감하고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평생학습관과 문화원, 도서관, 복지관, 주민자치센터 등에서 진행하는 「훈장님과 함께하는 인문학, 고전의 향기」 역시 이러한 철학에서 출발했다. '궁즉통(窮則通)'을 통해 역경을 극복하는 자세를 배우고, 허난설헌과 홍랑의 삶을 통해 인간의 품격과 절개를 돌아보며, 부산의 풍수지리와 세계 문화유산을 통해 우리 문화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한다. 또한 천자문과 명심보감이 전하는 교훈을 현대인의 언어로 재해석하여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지혜를 함께 나눈다. 오늘날 평생학습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교육을 넘어, 삶을 성찰하고 인격을 성장시키는 과정이어야 한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오래 사는 것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인문학은 그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이며, 고전은 그 길을 밝혀주는 등불이다. 특히,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지는 인문학 강좌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소중한 공간이 된다. 함께 배우고 토론하며 웃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공동체는 더욱 건강해지고, 세대 간의 이해와 존중도 깊어진다. 인문학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변화된 사람이 지역사회를 바꾸며, 결국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교육의 본질은 지식을 많이 아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길러내는 데 있다. 우리 선조들이 수백 년 동안 고전을 통해 인성과 품성을 닦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정직과 배려, 효와 예, 책임과 신뢰 같은 가치는 결코 낡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가치가 부족한 오늘날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인공지능은 방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양심을 대신할 수는 없다. 기술은 편리함을 줄 수 있지만 인간다운 삶의 의미를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결국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힘은 기술과 인문학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완성된다. 우리는 AI를 배우는 동시에 사람을 이해하는 법도 함께 배워야 한다. 앞으로도 저는 우리 고전과 전통문화의 가치를 보다 쉽고 흥미롭게 전하며, 누구나 인문학을 통해 삶의 품격을 높일 수 있도록 현장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고전은 박물관 속 유물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살아 있는 지혜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사람의 길은 사람에게서 배우고, 그 길은 결국 고전 속에서 다시 만난다.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과거를 공부하는 일이 아니다. 더 나은 오늘을 만들고, 더 품격 있는 내일을 준비하는 일이다. 그 향기가 한 사람의 삶을 바꾸고,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며, 미래 세대에게 이어지는 소중한 문화유산이 되기를 소망한다. ▣ 박인희 ◇ 부산 금정서당 훈장 ◇ (사)한중문자교육협회 연수원장 ◇ 동의대학교 외래교수·부산경호고등학교 한문교사 역임 ◇ 부울경 한문지도사협의회 수석부회장 ◇ (재)한국인성교육지도사협회 지도교수 ◇ 저서: 『엉터리 선비의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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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서이초 3주기, 언제까지 두려운 교실을 방치할 것인가
[교육연합신문=사설]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어느덧 3년이 흘렀다. 거리를 가득 메웠던 교사들의 외침과 정치권의 서슬 퍼런 약속이 무색하게도, 교육 현장은 여전히 악성 민원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라는 깊은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은 3주기를 맞아 “안심하고 가르칠 학교를 만들겠다”고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말뿐인 위로가 아니다. 정부와 국회는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법과 제도로 완벽히 보호하고, 악성 민원인을 엄벌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즉각 수립해야 한다. 이토록 강경한 법적 울타리가 필요한 이유는 교권 추락이 단순히 교사 개인의 직업적 만족도를 넘어, 공교육 시스템 자체를 붕괴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서이초 사건 이후 여러 법안이 마련되었다고는 하나, 현장의 교사들은 여전히 악성 민원인의 표적이 될지도 모른다는 극심한 두려움 속에서 교단에 서고 있다. 교사가 위축된 교실에서 정상적인 생활지도와 훈육은 불가능하다. 결국 교권의 상실은 다수 학생의 학습권 침해와 교실 붕괴라는 부메랑이 되어 교육 생태계 전체를 파괴하고 있다. 교사를 지키는 것이 곧 아이들의 안전한 배움터를 지키는 일이다. 일각에서는 교권 보호 조치를 과도하게 강화할 경우, 학생인권조례의 취지가 위축되거나 정당한 학생의 인권 및 학부모의 감시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혹여나 발생할지 모르는 일부 교사의 부당한 대우로부터 학생을 보호할 최소한의 장치는 남겨두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교권과 학생인권을 이분법적 대립 구도로만 바라보는 협소한 시각에서 비롯된 오류다. 교권을 확립하자는 것은 학생의 인권을 억누르자는 것이 아니라, 무분별하고 악의적인 허위 신고와 감정적 보복성 민원으로부터 교사의 생존권을 지키자는 최소한의 방어벽 마련이다. 현재의 시스템은 정상적인 교육 지도마저 아동학대로 둔갑시키는 구조적 허점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정당한 학부모의 권리를 넘어선 갑질을 방치하는 꼴에 불과하다. 따라서 정치권과 교육 당국은 더 이상 눈치 보기식의 미온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 교사가 확신과 자부심을 가지고 단호하게 가르칠 수 없을 때, 교육의 미래는 없다. 무분별한 신고에 대해 교사에게 무조건적인 직위해제 처분을 내리는 악습을 완전히 뿌리 뽑고, 악성 민원에 대해서는 기관 차원의 강력한 법적 대응 체계를 의무화해야 한다. 서이초 3주기인 오늘, 우리는 다시 한번 엄중히 요구한다. 말로만 외치는 안심 학교 대신, 교사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가차 없고 강력한 제도적 철책을 지금 당장 구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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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독한 열정이 빚어낸, 두 번째 인생의 선율
[교육연합신문=정현도 기고] “인생은 멈추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방식으로 이어지는 것이라 믿습니다. 음악은 그 길 위에서 우리가 다시 만나는 가장 따뜻한 동반자입니다. 때로는 삶이 잠시 멈춘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 순간에도 우리의 마음은 여전히 다음 길을 향해 흐르고 있습니다. 색소폰의 한 음 한 음은 그 흐름을 다시 이어주는 작은 숨결이 되고, 잊고 있던 설렘과 용기를 다시 깨워줍니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순간이 바로 우리 인생의 가장 빛나는 시간이라 믿습니다.” 지난 2012년, 우리는 조용히 모였다. 교단을 떠난 뒤 찾아온 시간은 생각보다 길고 낯설었다. 수십 년을 아이들과 함께 숨 쉬며 살아온 날들이었기에, 그 공백은 단순한 여유가 아니라 마음 한 켠의 빈자리처럼 느껴졌다. 그때 우리에게 다가온 것이 바로 색소폰이었다. 오래전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꿈을 다시 꺼내는 일이기도 했고, 누군가에게는 인생에서 처음 마주하는 새로운 시작이기도 했다. 처음은 쉽지 않았다. 소리는 흔들렸고, 호흡은 짧았으며,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순간이 더 많았다. 그러나 우리는 멈추지 않았다. 색소폰은 거짓이 없다. 숨결이 닿는 만큼만 소리가 나고, 삶을 살아온 깊이만큼만 울린다. 그래서 우리는 연주를 배우며, 어쩌면 다시 ‘나 자신’을 배우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며 우리의 모임은 조금씩 달라졌다. 교육계 퇴직자들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일반인들도 함께하고 있다. 직업도, 나이도, 살아온 길도 다르지만 색소폰 앞에서는 모두가 같은 출발선에 선다.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서로의 호흡을 맞추며 우리는 어느새 하나의 따뜻한 공동체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윤기호 선배 교장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는 교단을 떠났지만 배움을 멈춘 적은 없습니다. 지금의 도전은 늦은 시작이 아니라, 가장 나다운 삶을 다시 시작하는 시간입니다. 색소폰의 한 음 한 음이 우리의 지난 시간을 품고, 또 새로운 내일을 열어가길 바랍니다. 함께하는 이 시간이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또 하나의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그 말은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오래 머물렀다. 인생의 후반기에 다시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한 음이 제대로 울려 퍼지는 순간, 그 작은 성취는 우리의 마음을 환하게 밝힌다. 함께 연주하며 서로의 숨결을 맞추는 시간, 그 속에서 우리는 깨닫는다. 아직 늦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지금도 우리는 충분히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어느 작은 공연이 끝난 뒤였다. 한 관객이 조용히 다가와 물었다. “저도… 지금 시작해도 될까요?” 우리는 미소로 답했다. “지금이 가장 좋은 때입니다.” 인생에는 늦은 시작이 없다. 다만, 다시 시작할 용기가 있을 뿐이다. 고독 속에서 시작된 우리의 열정은 이제 서로를 지지하는 힘이 되었고,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길을 여는 작은 불빛이 되고 있다. 오늘도 우리는 색소폰을 든다. 남은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조금 더 따뜻하게 ‘연주하기’ 위해서다. ▣ 정현도 ◇ 고독과 열정 동호회 원장 ◇ 前부산대연고등학교 교장 ◇ 前용호1동 주민자치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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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테이블코인 혼선, 이제는 국가가 답해야 한다
- [교육연합신문=정광우 기고] 1990년대 초, 전 세계는 디지털 기술의 등장으로 급격한 변화와 혁신을 경험했다. 이 시기 각국 중앙은행은 자원 절약, 탄소중립 실현, 위조·변조 방지를 목적으로 지폐 및 주화를 CBDC로 전환할 장기 계획을 수립하게 됐다. 그러나 디지털 세계에서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중앙은행이 아니라 비트코인이었다. 일부 중남미 국가들은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지폐 발행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CBDC처럼 도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ECB(유럽중앙은행)는 비트코인은 거래의 대상일 뿐 화폐가 될 수 없다고 단호히 선언했고, 중국 역시 코인 전반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가했다. 반면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의 긴급명령에 따라 CBDC 개발에 속도를 내며, 디지털 달러 형태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 그렇다면 한국은 어디에 있는가? 우리나라는 ‘가상화폐’, ‘암호화폐’, ‘탈중앙화’라는 표현이 번역 과정에서 혼재되며, 코인이 마치 화폐처럼 인식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정부가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못한 사이, 국부 유출은 꾸준히 심화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CBDC 시범사업 ‘한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국내 주요 기업과 시중은행을 동원해 예금 기반 토큰 발행, 디지털 지갑 제공, QR 결제 실험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는 시범사업이라기보다는 랩 수준의 시뮬레이션에 가까웠고, 특히 실패한 제로페이 정책의 QR 방식을 다시 채택한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결과적으로 한강 프로젝트는 매끄럽지 않았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 더 큰 문제, 스테이블코인 정책의 혼선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정부·정책 당국의 메시지도 일관되지 않았다. 한국은행 총재는 ECB 초청 자리에서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표했고, 반면 김용범 정책실장은 민간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민병덕 의원은 민간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용 법안까지 발의했다.절충적으로, 발행 주체를 은행으로 한정하자는 논의도 존재한다. 전 세계가 디지털 시대로 접어든 지 30년이 넘었고, 디지털은 산업과 생활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러나 디지털 금융 분야는 아직 글로벌 스탠더드가 정립되지 못했다. ■ 따라서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제언 1. 블록체인 코인과 법정화폐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코인은 미래 가치 보장이 없는 블록체인 기반 자산이다. 특히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USDT, USDC 등)은 외환관리법 영역에서 다뤄져야 한다. 또한 국민이 보유하는 코인에 대해서는 “정부는 가치 변동에 대해 책임질 수 없다”는 경고 문구를 담배 경고문처럼 명확히 고지해 국민의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 그리고 CBDC와 화폐가 될 수 없는 코인(암호화폐·가상화폐) 개념을 명확히 구분해 국민이 오인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제언 2. CBDC·디지털화폐·디지털원화·스테이블코인은 모두 법정화폐이다. 이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개념이며, 중앙은행의 발권 영역이다. 따라서 위임 발권 역시 한국은행의 고유 권한임을 명확히 선언해야 한다. 한국은행이 한강 프로젝트에서 발행한 예금 토큰은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해당한다는 점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제언 3. 결제 방식은 크게 카드 기반, QR 기반으로 구분된다. 정책적으로 특정 방식을 밀어붙이기보다, 가맹점을 지정선택하는 것 보다 시장에 맡겨야 한다. 제언 4. CBDC 시범사업은 디지털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 도시를 선정하여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언 5. 디지털 금융의 안착을 위해 전자금융거래법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국내에는 실제 의미의 ‘지역화폐’가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가 흔히 부르는 지역화폐는 지역사랑상품권을 편의상 부르기도 하는데 이 상품권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해 CBDC와 결합하자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상품권이나 교통카드 자체가 이미 블록체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 구조이며,기술적으로는 블록체인 없는 스테이블코인의 형태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끝으로, 디지털화폐에 관한 사항은 한국은행의 의무이며, 미래 가치가 보장되지 않은 블록체인 코인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가 국민 재산 보호 차원에서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 반면, 미래 가치가 보장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블록체인 코인은 적극적으로 발굴·육성해야 한다. 또한, 디지털 달러든 블록체인 코인이든 외화 유출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외환관리법을 적용해야 하며, 디지털 원화를 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지갑과 디지털 금융결제 플랫폼의 표준 역시 조속히 정립되어야 한다. 아울러 우리의 디지털 원화가 역외에서도 사용 가능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디지털 원화의 영토를 확장하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선도해야 할 것이다. ▣ 정광우 ◇ 이호기술단(주) 회장 ◇ 한국핀테크 블록체인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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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테이블코인 혼선, 이제는 국가가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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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산의 길 위에 멈춰 선 카카오바이크
- [교육연합신문=황오규 기자] 부산 시내를 걷다 보면 인도 한 편에 쓰러진 카카오바이크를 발견하는 건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서면·광안리 같은 중심지를 넘어 주택가 골목, 학교 앞, 지하철역 주변까지 방치된 공유자전거가 시민의 통행을 가로막는다. 경사와 좁은 인도가 많은 부산의 지형적 특성상 자전거 한 대가 만들어내는 불편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몇 대만 흩어져 있어도 도시 미관은 순식간에 흐트러진다. 문제는 이 상황이 반복되는데도 관리 체계는 여전히 느슨하다는 점이다. 운영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회수와 재배치라는 1차적 역할을 맡고 있으나, 기기 수에 비해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지자체도 단속권과 강제수거 권한을 갖고 있지만 예산과 인력 제약 탓에 상시 관리가 어렵다. 결국 민원이 쌓여야 뒤늦게 움직이고, 조치 속도도 빠르지 않다. 도시 공간을 시민 신고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 실은 문제 해결의 첫 단추는 복잡하지 않다. ‘지정 주차존’을 만드는 일이다. 헬싱키·파리·도쿄 등 해외 도시들은 공유자전거 도입 초기부터 주차존을 운영해 방치율을 70~90%까지 낮췄다. 같은 공유자전거라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를 명확히 하면 도시 질서는 자연스럽게 잡힌다. 부산도 인도 폭이 넓은 지점, 버스정류장 주변, 상업·주거 밀집지역 등 전략지점을 선정해 주차존을 설치한다면 현재보다 훨씬 나은 질서를 만들 수 있다. 물론 주차선을 긋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AI 기반 관리 체계가 뒤따라야 한다. AI 영상 분석으로 방치 자전거를 자동 탐지하고, 운영사에 회수 알림을 실시간 전송하며, 회수 인력의 동선을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기술은 이미 충분히 상용화되어 있다. ‘신고, 지연 대응’ 중심의 낡은 방식을 벗어나려면 이런 지능형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스마트시티를 표방하는 부산이라면 더 늦기 전에 전환이 필요하다. 결국 공유자전거 방치 문제는 ‘누가 더 빨리 회수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도시가 어떤 기준과 원칙으로 공간을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도시 질서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운영사와 지자체가 각자의 책임을 분명히 하고, 정책과 기술을 결합한 체계를 마련할 때 비로소 시민들이 변화를 체감한다. 카카오바이크 한 대가 길 위에 쓰러져 있다고 해서 도시가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한 대가 아무렇지 않게 방치되는 도시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질서를 세우고 기준을 정하는 일. 그것이 도시가 해야 할 몫이다. 부산이 지금 이 문제를 다시 들여다 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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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산의 길 위에 멈춰 선 카카오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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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이들의 이야기, 생성형 AI가 함께 빚다
- [교육연합신문=김종훈 기고] 2022년 겨울, 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세상을 놀라게 했다. 미국의 아마르 레시(Ammaar Reshi)는 주말 단 이틀 만에 생성형 AI인 챗GPT와 미드저니를 이용해 글과 그림을 만들고, 이를 동화책 「Alice and Sparkle」로 완성해 아마존에 직접 출판했다. 그의 트윗 한 줄, “주말 동안 생성형 AI로 동화책을 만들고 출판했다”는 말은 교육자였던 나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이제 이야기를 만드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구나. 아이들이 이런 세상에서 자라난다면, 교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그 질문으로 시작된 첫 시도가 부산초등영재교육원 집중기 수업이었다. ‘나의 꿈 동화책 만들기’라는 이름으로, 아이들과 함께 생성형 AI를 활용한 창작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아이들은 뤼튼을 이용해 글쓰기에 도움을 받으며 상상력을 확장하고, 캔바에서 직접 장면을 그리며 이야기를 완성해 나갔다. 처음엔 신기함으로 시작했지만, 곧 자신이 만든 세계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이건 제가 직접 고칠래요.” “이 장면은 더 따뜻했으면 좋겠어요.” 생성형 AI가 던진 문장을 발판 삼아 아이들은 스스로의 생각을 더했고, 기술은 상상력의 불씨가 되었다. 이후 프로젝트는 점점 확장되었다. ‘해양오염 방지 동화책 만들기’, ‘어린 왕자 온책읽기 후 과학적 상상으로 재창작하기’ 등 주제는 다양했지만, 중심에는 언제나 생성형 AI가 있었다. 아이들은 상상을 글과 그림으로 구체화하며 협업의 즐거움을 배웠다. 한 학생은 수업이 끝난 뒤 “시각장애인 친구들도 우리 책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제안했다. 그 말 한마디로 다음 프로젝트는 오디오북으로 이어졌다. 아이들은 인공지능 음성합성 기술을 활용해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만들고, 스스로 배경음악을 구성했다. 손끝으로 만든 이야기가 귀로 들리는 순간, 배움은 새로운 감동으로 확장되었다. 이 콘텐츠는 교사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퍼져나갔다. 여러 교원연수에서 ‘생성형 AI 기반 창작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고, 최근 과학교사콘퍼런스 부산 대표로 발표했을 때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온라인에서는 다른 교사들이 시도해본 경험을 공유했지만, 우리 반은 학생들이 만든 동화책을 실제로 인쇄해 손에 잡히는 책으로 완성했다. 디지털 화면 속 문장이 종이의 질감으로 바뀌는 순간,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이야기가 세상과 연결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지금 우리 반은 환경문제를 주제로 한 옴니버스식 자작 동화책 출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아이들은 각자 한 편의 이야기를 맡아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쓰고, 표지 디자인과 편집까지 직접 해나간다. 완성되면 ISBN을 등록해 정식 출판까지 이어갈 계획이다. “우리 이름이 진짜 작가로 남는 거예요?”라는 아이들의 물음에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지. 진짜 작가지.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를 쓰고 있으니까.” 돌아보면 이런 경험들이 결국 『디지털미래영재학교 생성형 AI반 1』로 이어졌다. 내가 직접 생성형 AI를 활용해 집필한 이 책은 세계 최초의 생성형 AI 기반 교육 만화로, 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상상하고, 그 상상이 세상과 연결되는 모든 과정이 곧 배움이다. 생성형 AI는 지식을 대신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라, 아이들의 생각을 구체화시키는 거울이다. 교사는 그 거울 앞에서 아이들이 자신을 발견하도록 돕는 사람이다. 작은 교실에서 시작된 이 변화는 이미 많은 교사와 학생의 손끝으로 확산되고 있다. 생성형 AI는 아이들에게 기술이 아닌 자기 표현의 언어를 선물했다. 그리고 교실은 더 이상 지시와 평가의 공간이 아니라, 함께 창작하고 나누는 공동 창작소로 거듭났다. 교사가 문을 열면, 아이들은 이미 그 너머에서 이야기를 짓고 있다. 생성형 AI와 함께 만든 그 이야기 속에는 상상과 협력, 책임과 성찰이 공존한다. 작은 동화책 한 권이 세상을 바꾸는 씨앗이 되고, 그 씨앗은 이미 미래의 교실에서 자라고 있다. ▣ 김종훈 ◇ 부산 명문초등학교 교사 ◇ 2024 올해의 과학교사상 수상 ◇ 2023 교육부지정 지능형 과학실 운영 유공 최우수 장관상 수상 ◇ 2021 인공지능을 이용한 실험 정보 제공 방법 및 이를 이용하는 장치 특허 등록 ◇ 2019 STEAM 교육 UCC 공모대회 최우수 장관상 수상 ◇ 2019 STEAM 교육 유공 교육부 장관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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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이들의 이야기, 생성형 AI가 함께 빚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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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 윤리와 저작권, 창작의 경계를 묻다
- [교육연합신문=최일훈 기고] AI는 교실에 놀라운 가능성을 열어 주었다. 단 몇 초 만에 이미지가 완성되고, 스토리가 이어지고, 음악이 생성된다. 학생들은 그 과정을 통해 몰입하고 즐거워한다. 그러나 동시에 여러 질문이 떠오른다. “이 결과물은 누구의 것인가?” “창작의 주인은 누구인가?” AI를 통한 창작이 활발해질수록, 윤리와 저작권의 문제는 더 이상 뒤로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된다.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데이터가 AI 학습의 재료로 쓰이고 그 과정에서 원 저작자의 권리가 희미해진다. 학생들은 종종 “이건 AI가 만들었으니까 내 작품이에요.”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AI는 도구일 뿐, 진정한 창작의 주체는 그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고, 어떤 생각을 담았느냐에 달려 있다. 윤리교육의 출발점은 ‘경계’를 인식하는 것이다.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은 인간의 사고와 창의력을 바탕으로 재해석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들에게 “그림을 그리게 한 사람은 누구인가?”, “아이디어는 어디서 비롯되었는가?”와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 질문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이 AI의 ‘사용자’가 아니라 의미를 만들어내는 창작자임을 자각하게 된다. 『디지털 미래 영재학교 생성형 AI반』을 집필하며 가장 고민했던 부분도 바로 이것이었다. 기술의 발전은 교육의 가능성을 넓히지만, 그만큼 책임의 영역도 넓힌다. 책 속에서는 학생들이 생성형 AI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거나 이미지를 구성할 때, 단순히 도구를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창작의 맥락과 윤리적 사고를 병행하는 수업 구조를 제안했다. “이 장면의 이미지는 어디에서 왔을까?”, “이 이야기를 다른 사람이 썼다면 어떤 권리가 생길까?” 그런 대화 속에서 학생들은 기술의 편리함 뒤에 숨어 있는 사회적 책임을 자연스럽게 배운다. AI를 다루는 수업에서는 투명성과 정직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생들이 AI로 만든 결과물을 제출할 때, 어떤 도구를 사용했고, 어떤 부분을 스스로 수정했는지 명확히 기록하게 하는 것도 교육의 일환이다. 이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창작 과정에서의 윤리적 자각을 훈련하는 교육적 장치다. AI가 만들어낸 결과에 대한 ‘출처 표기’, ‘공동 창작 개념의 인식’, ‘저작권의 존중’은 이제 교과의 내용이 아니라, 모든 교실이 함께 다뤄야 할 기본 역량이 되었다. AI 윤리는 단지 규제나 금지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학생들에게 기술을 책임 있게 활용하는 자유의 방법을 가르치는 일이다. 윤리적 사고가 없는 기술은 위험하지만, 성찰이 있는 기술은 사회를 풍요롭게 만든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AI는 너를 대신 생각해 주는 존재가 아니라, 너의 생각을 더 멀리 퍼뜨리는 도구”임을 일깨워 준다면, 그 수업은 기술 중심을 넘어 사람 중심의 배움으로 전환될 수 있다. 앞으로의 교실에서 우리는 더 많은 AI 도구를 사용할 것이다. 그러나 그때일수록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만들었는가’보다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는가’다. AI가 제시한 무수한 가능성 속에서 교사는 그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해야 한다. 기술이 열어 준 무한한 창작의 세계 속에서, 학생들이 자신만의 윤리와 책임을 배우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야말로 디지털 시대 교사의 진짜 사명이다. ▣ 최일훈 ◇ 부산 명진초등학교 교사 ◇ 2024~2025 디지털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 주무교사 ◇ 2024 디지털기반 교육혁신 교육부 장관 표창 ◇ 2023 정보(SW·AI) 교육 발전 및 활성화 유공 교육부 장관표창 ◇ 2022 개정교육과정 과학교과서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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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 윤리와 저작권, 창작의 경계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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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삶? 세계 변화 요구에 제대로 답하는 것입니다!
- [교육연합신문=문덕근 기고] 한 많은 이 세상 야속한 님아 정을 두고 몸만 가니 눈물이 나네 / 아무렴 그렇지 그렇구 말고 한 오백 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 / 백사장 세모래밭에 칠성단을 보고 임 생겨 달라고 비나이다 /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한 오백 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 / 청춘에 짓밟힌 애끓는 사랑 눈물을 흘리며 어디로 가나 /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한 오백 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 / 한 많은 이 세상 냉정한 세상 동정심 없어서 나는 못살겠네 /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한 오백 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 한 오백 년은 강원도 지역을 대표하는 민요로, 우리 민족의 애환과 한(恨)을 노래한 작품이라고 여겨집니다. ‘한 오백 년’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애입니다. ‘한 오백 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라는 후렴에서 제목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소박하지만 강한 정서를 품은 이 노래는, 전통 민요의 뿌리를 간직하면서도 시대를 넘어 여전히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한과 체념, 희망이 뒤섞인 복합적인 감정을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 조상님들의 삶의 애환을 생각하니 가슴이 무너지기도 하지만 꿈도 솟아납니다. 그 어려운 삶의 현장을 묵묵히 받아들이면서 세상을 품었고, 내일이라는 희망의 발걸음을 놓치지 않고, 삶과 철학의 합일을 살아오신 조상님! 그분들이 주는 가르침을 마음 깊이 새깁니다. 하루하루를 힘으로 맞이하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후렴구인 “한오백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는 삶의 고통을 감내하며 살아가는 한국인의 인내심과 체념, 그리고 가늘게 이어지는 희망의 끈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노래는 단지 슬픔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한과 흥이 공존하는 한국 민중 정서의 진수를 보여주는 귀중한 유산이며 공동체 정신입니다. 이 노래 가사는 우리 선조들이 세상을 대하는 마음 자세를 표현하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이처럼 한 오백 년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노래로 우리 곁에 남아 있습니다. 이 한 오백 년은 우리에게 변화하는 이 세계(세상)에 대처하는 태도, 삶의 의미와 방향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 속에서 삶을 이어갑니다. 그래서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살이를 하는 것입니다. 세계(세상)란 나 이외의 모든 것을 일컬을 때 사용하는 개념이라고 합니다. 너도, 부모도, 자식도, 친구도, 자연도 다 세계입니다. 이 세계는 끊임없이 변합니다. 너도 변하고, 부모도 변하고, 친구도 변합니다. 모습도 생각도 변합니다. 그럼, ‘변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이론과 지식, 관념, 이념, 가치관, 세계관 등이 끊임없이 바뀌면서 욕구, 욕망, 요구 등도 함께 변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변화하는 세계는 우리에게 강력히 요구합니다. 세계의 변화에 대답을 하라는 것입니다. 세계 변화에 어울리면서도 앞서는 생각을 요구하는 것이며, 뒷선 태도의 변화도 요구하는 것입니다. 세계의 변화에 동참하려면 변화의 개념 구조에 맞는 대답을 내놓아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답하는 것이 철학이고 철학적 태도입니다. 이 요구에 어떤 대답을 하느냐에 따라서 앞선 사람이 될 수도, 뒷선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앞선 나라도 뒷선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여기서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중요한 話頭가 뭔가요? ‘상상력과 창의력’입니다. 상상력과 창의력이 필요한 이유는 뭔가요? ‘우리가 지금 우리의 경제 구조, 정치 구조, 교육 구조가 새로운 방향으로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우리는 딱 여기까지다.’ 하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물론 교육자도 알고, 정치인들도 알고, 관료들도 알고, 기업인들도 압니다. 그런데 왜? 실천을 하지 않을까요? 관료들, 안 해도 월급이 나와요. 교수들, 돌아다니면서 얘기만 하고 자기는 안 해도 월급이 나오지요. 정치인, 아무 소리나 해도 월급이 나옵니다. 그런데, 기업인들은? 안 하면 죽는다는 것을 압니다. 경계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인문학을 필요로 하는 거는? 생존과 관련되기 때문입니다. 인문학은 바로 생존입니다. 이 생존의 틀, 생존의 방식, 생존의 의미가 이제 다른 사람들의 비전이나 다른 사람들의 메시지를 대신 수행했던 단계보다 훨씬 종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발걸음을 옮겨야, 살고 싶은 삶이 있고 바라는 행복이 있는 것입니다. ‘인문학 중심 시대’로 진입하지 못하면, 한국 사회의 발전은 여기까지입니다. ‘발전이 어렵다’고 하는 위기의식에서 인문학이 나옵니다. ‘한국 사회가 선진국으로의 진입 하느냐? 못 하느냐’라는 말은 뭐냐? 인문학이 중심 기능을 하는 단계로 진입하느냐? 진입하지 못하느냐? 대답하는 인재보다 질문하는 인재의 비율을 높일 수 있느냐? 없느냐? 집단적 틀 안에서 자기를 해석하는 사람보다, 집단을 이겨내고 자기의 주체성을 표현하는 사람의 비율을 높일 수 있느냐? 없느냐? 여기에 인문학이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의 변화에 대한 대답은 어디에서 나올 수 있을까요? 생각입니다. 인간은 생각을 통해 문명을 건설하고, 문제를 발견하며, 불편함을 해결하는 존재입니다. 깊이 있는 사고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더 도덕적인 삶을 가능하게 합니다. 또한, 잡념과 생각의 차이를 이해하고, 자신의 욕망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인간의 욕망과 생각의 필요성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인간은 강력한 욕구가 있을 때 예민해지고, 이로부터 불편함을 느끼고 문제 해결을 위한 변화를 추구하게 됩니다. 생각의 근본은 자신의 고유한 욕망을 확인하는 것으로,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어떻게 살다 가고 싶은가?”와 같은 질문이 중요합니다. 인간이 산다는 것은 생각을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과정이며, 우리가 보는 문명은 모두 생각의 결과물입니다. 세계는 인간이 만든 것(문명)과 만들지 않은 것(자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인간의 생각과 행동의 결과물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일부러 하는 습관의 장착이 필요합니다. 인간은 문화적 존재로, 무언가를 만들거나 행동하여 변화를 야기하는 존재입니다.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은 생각의 결과이며, 이는 문명 건설의 근본적인 재료입니다. 생각의 질과 속도가 인간의 특성을 결정하며, 이는 삶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칩니다. 곰곰이 생각하는 것은 직접적인 감각과 본능을 넘어서는 통찰을 가능하게 합니다. 깊이 있는 사고를 통해 얻은 지식은 삶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인다고 합니다. 생각의 힘은 도덕성과 인간다움의 근원입니다. 깊이 있는 사고는 진실에 접근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키워 더 도덕적인 삶으로 이끕니다. 도덕적인 삶은 감각이나 본능이 아닌, 철저히 지적인 삶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자, 두 이성이 앉아서 서로 눈 맞기 직전입니다. ‘손을 잡고 싶어 죽겠다.’ 그래서 손을 잡고 싶다고 해서 덥썩잡는 것이 효과가 좋겠는가요? 덥썩잡고 싶은 그 욕망을, 본능을 자제하고 타이밍(기회)을 살피는 것이 더 효과가 있겠는가요? 우리가 ‘지적이다.’ 하는 것은, 감각과 본능을 이겨내는 것입니다. 감각과 본능을 이겨내는 목적은 감각과 본능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과 본능을 더 효율적인 상태로 더 확장될 수 있게 하는 일입니다. 세계 변화 요구에 대한 대답은 성찰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랬는가는 모르겠습니다만, 소크라테스는 ‘성찰되지 않은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말합니다. 소크라테스가 “성찰하지 않은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한 말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세계를 보면서 왜? 그런 말을 남기게 된 활동의 과정을 내 삶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힘이 필요합니다. 조선 시대에는 중국 사람의 사고방식을,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 사람의 사고방식을, 현재는 미국 사람의 사고방식으로, 허겁지겁 더 발전된 것을 졸졸 따라 하고 살고 있지는 않은가를 성찰할 필요도 있습니다. 어니스트 홈즈의 말이 생각을 생각하게 합니다. 마음의 활동이 곧 생각입니다. 우리가 항상 활동하는 것은 우리가 항상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매 순간 우리는 사물을 끌어당기거나 밀쳐냅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이 과정을 의식하지 못하겠지만, 법칙을 모른다고 해서 그 귀결을 면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맨 먼저 깨달은 사실은 모든 생각이 예외 없이 현실로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지금 하는 생각이 현실을 창조할 생각인지 아닌지 무슨 수로 알겠는가요?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그 유명한 함석헌 선생의 어록입니다. 달리 말하면, 생각이 없는 사람은 소멸된다는 말입니다. 생각은 생명입니다. 새로운 창조의 원천입니다. 생각이 있어야 현실을 넘어설 수 있고, 현실을 넘어서야 미래가 열립니다. 생각하는 사람이어야 삽니다. “생각하는 민족이라야 산다.”라는 함석헌 선생 말씀이 다시 들려옵니다. 한 사람의 삶은 전적으로 그 사람이 가진 시선의 높이에 의해 결정됩니다.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시선의 높이까지만 살다 간다고 합니다.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를 자신에게 물어야 합니다. 모든 일을 선택하고 결정할 때 자신에게 묻고 자신에게 설명하는 습관을 장착해야 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선택과 실천을 자신에게 설명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자신을 합리화 하는 변명은 그 사람을 가장 비굴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중용 20-4, ‘爲政在人’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는 사람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가장 중요합니다. ‘사람’의 생각(철학)이 길을 내고, 그 길을 따라 물산(物産)의 질과 양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문명’은 ‘사람’의 생각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결과입니다. 높은 생각은 높은 문명을 만들고, 낮은 생각은 낮은 문명을 만듭니다. 모든 시작은 한 사람으로 시작합니다. 우리 한민족의 철학은 “一卽多 多卽一”입니다. 문덕근이가 전체고, 전체가 문덕근입니다. 삶? 세계 변화 요구에 제대로 답하는 것 외, 아무것도 아닙니다! ◇ 한자한글연구원장 ◇ 한자실력급수 사범급(공인)·한자한문지도사 특급(공인) ◇ 前전남강진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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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삶? 세계 변화 요구에 제대로 답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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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세계 최초의 전자금융도시 부산, 대한민국 디지털 금융의 새로운 길을 묻다.
- [교육연합신문=정광우 기고] 도시는 때때로 스스로의 운명을 다시 써야 하는 순간과 마주한다. 1995년의 부산은 바로 그 지점에 서 있었다. 산업 중심 도시에서 미래 금융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선택은 결코 쉽지 않았다. 기술적 토대도, 제도적 방향성도 온전히 무(無)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부산은 과감하게 다음 질문을 던졌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미래 금융의 길을 개척할 것인가?” 그 시절 ‘인터넷’이라는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 데이터 전송 기술은 미약했고, 해외 선진사례 또한 찾기 어려웠다.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향해 나아가야 했던 것이다. 바로 그때 선택된 방법이 전송선로 2가닥을 4가닥으로 확장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독창적 설계 방식이었다. 당시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었지만, 그 도전이 새로운 질서를 만들었다. 그 결과 탄생한 시스템이 세계 최초 하나로교통카드 시스템이다. 이는 단순한 교통결제 기술을 넘어 전자금융결제의 시작점, 나아가 전자상거래 제도의 기초 인프라로 자리 잡으며 대한민국을 세계 전자금융국가의 선두로 올려놓았다. 당시 부산이 보여준 선택과 실천은 지금 돌아봐도 시대를 앞지른 ‘혁신의 교본’이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다시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CBDC(디지털 원화)의 발권·발행·통용·결제·보관 등 전 과정을 어떤 방식으로 설계할 것인지, 또 디지털 가상자산의 공신력·가치·통제체계를 어떤 기준에 따라 부여할 것인지가 결정돼야 한다. CBDC는 단순한 금융 상품이 아니다. 국가 경제 구조를 바꾸는 차세대 법정 통화 인프라다. 가상자산은 단순 투자 상품이 아니라 미래의 디지털 경제 생태계 전체를 구성하는 자산 구조다. 우리가 어떤 원칙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 경제의 좌표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디지털 시대의 경쟁력은 결국 소프트웨어·AI·데이터라는 세 가지 요소가 결정한다. AI가 축적하는 빅데이터는 국가 산업과 도시 정책의 핵심 자원이 되며,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를 곧바로 경제 인프라로 전환시킨다. 이 기술의 결합은 곧 디지털 금융 플랫폼이라는 공공자산을 구축하고, 이는 다시 전 사회적 혁신을 촉발하는 기반이 된다. 과거 부산이 세계 최초 전자금융도시의 문을 열었다면, 지금의 부산은 디지털 금융 글로벌 규범을 만드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블록체인 기반 정산 시스템, 디지털 결제 표준, 금융 데이터 주권 체계 등은 부산이 충분히 앞서 나갈 수 있는 영역이다. 이미 가진 경험과 기술적 자신감은 세계 어떤 도시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제 필요한 것은 ‘새로운 기준’이다. 디지털 원화의 발행·정책·거래·보관을 아우르는 국가적 표준, 가상자산의 미래 가치를 규정하는 투명하고 검증 가능한 공신력 체계, 그리고 금융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디지털 공공 플랫폼의 완성이다. 부산이 걸어온 길은 늘 대한민국의 미래를 앞당겨왔다.그리고 지금, 우리는 다시 같은 결심을 해야 한다.대한민국의 디지털 금융 표준을 누가 만들 것인가. 세계 최초 전자금융을 만든 도시 부산. 이제는 디지털 금융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선도하는 도시 부산으로 나아갈 때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길이 아니라, 우리가 개척해 온 그 길을 다시 한 번 더 크게 확장하는 일이다. ▣ 정광우 ◇ 이호기술단(주) 회장 ◇ 한국핀테크 블록체인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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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세계 최초의 전자금융도시 부산, 대한민국 디지털 금융의 새로운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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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손자(孫子)와 원주 여행
- [교육연합신문=송근식 기고] △겨울은 목판화(woodcut), △봄은 수채화(watercolor), △여름은 유화(oil painting), △가을은 그 모든 것의 모자이크(mosaic). 인생은 가을(fall)과 같다. 짧지만 형형색색이다. -작가 미상 1박 2일간 원주로 떠나는 도로 주변의 산들의 색깔과 들판의 황금색 풍경들이 감각, 뇌 등 생체리듬들을 조화롭게 반응하게 하는 계절이라 마치 작가미상의 위 시(詩)를 되뇌게 했다. 이런 오감을 깨우는 주변의 각성 반응이 포근한 행복감을 주었다. 오늘은 특별히 우리 손자 서안이의 세 번째 생일을 맞아 서울시내 뷔페식당에서 거금의 가족 식사 예약을 취소하고 우리 딸이 1박 2일로 강원도 원주로 여행을 제안했다. 마침 우리 부부도 대전에서 부부 동반 모임이 있어 자동차를 가지고 온 터라 좋은 기회였다. 원주 오크밸리 빌리지에 예약을 하고 출발을 할 때, 손주가 내 차를 보며 “할아버지 차는 까만 BMW야, 우리 아빠 차는 하얀 벤츠인데”라고 말해서 웃었다. 내 차는 사실은 그랜저인데, 요즘 아이들은 대화의 수준이 우리 때완 다르다. 우리 손자는 특히 자동차에 관심이 많다. 앰뷸런스, 경찰 사이카, 불자동차, 덤프트럭, 기중기 등 차의 종류엔 무척 관심이 많다. 먼 길을 여행할 때 지나가는 차들을 보며 탄성을 지르고, 크레인이 길거리에 멈춰서 있는 것을 보고 "왜 일을 하지 않고 쉬고 있는 거야?" 등 관심 때문에 전혀 지겹지 않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또, 딸이 "아빠, 운전 천천히 해요" 하면, "할아버지 천천히 가요. 빨리 가면 카당해요" 하고 덧붙이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우리가 교육학에서 흔히 삶의 참된 가치와 행복은 올곧은 가치관 확립에서 시작된다고 했는데 특별히 교육하지도 않았는데도 이제 겨우 배울 나이에 대화를 듣고 하는 말들이 너무 신통하고 기분 좋아 피로감도 없어진다. 소위 우리가 말하는 대화, 일상생활 속에서 함께하는 교육의 존귀함을 심어주는 긍정적 에너지 역할이란 생각이 든다. 원주 오크밸리는 멋진 골프장이 있다. 입구의 계곡에 많은 식당들이 즐비하게 있었다. 입구에서 차를 세워 인터넷으로 몇 집을 골라 한 집을 선택해 들어갔다. 손님도 많고 식사의 질도 좋았다. 식사 후 우린 원주에서 유명한 뮤지엄 산으로 향했다. 뮤지엄산은 글자 그대로 고품격 문화예술 박물관으로 2013년 5월에 개관한 한솔제지 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조각공원으로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노출 콘크리트 기법으로 야외 공간예술 조형으로 만들었으며, 주홍색으로 미국 작가가 사람인(人) 자 조형물을 크게 세운 것도 이색적이었다. 특히, 야외에 있는 '스톤가든'은 아이들이 한 번쯤 올라가 보고 싶어하는 이색적 돌무덤같이 생긴 몇 개의 조형물이 있다. 마지막으로 우린 야외 카페에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먹고 숙소로 돌아와 여장을 풀고, 아이를 데리고 숙소 내에 있는 키즈카페로 향했다. 평일인데도 가족들 단위로 여행을 온 사람이 많아 어울려 놀기에 충분한 공간이 되었다. 다음날은 아점을 마치고 작은 금강산이라는 소금산 그랜드 밸리 유원지로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원주에서 서쪽으로 약 18km 떨어진 곳에 위치하는 곳으로 섬(蟾; 뚜꺼비)강과 삼산천이 만나는 지점에 크지는 않지만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으로 어우러져 있었다. 입장료도 비쌌지만 우대요금 적용에 원주의 같은 '주'자를 가진 도시(예; 경주, 광주, 진주, 영주, 상주 등)에도 적용한다니 기발한 지역 인년으로 재치도 넘쳤다.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출렁다리까지 갔는데 그 많은 계단을 제 발로 걸어 올라가는 손자 서안이의 모습이 정말 대견하기도 했다. 오후에는 반계리에 있는 원주의 상징 800년 된 은행나무를 보러 갔다. 완전 단풍이 들어 잎이 떨어져 있다면 아이에게 맘껏 뛰놀게 하려고 갔는데, 아직 잎이 70% 정도여서 아쉽게도 바라만 보고 다음을 기약했다. 난 손녀와 손자가 각각 한 명씩인데 초등학교에 다니는 우리 리안이와 함께하지 못해 맘속에 애달픔이 남았다. 평일이라 함께하지 못한 사위와 또 우리 아들, 며느리도 섭섭하긴 마찬가지다. 다음엔 꼭 날을 잡아 함께 하기로 기도해 본다. 이번 여행은 헤르만 헷세의 “그대가 행복을 추구하고 있는 한 그대는 언제까지나 행복해지지 못한다. 우리는 흔히 미래에 행복해지기 위해 죽도록 고생한다는 말은 불행을 지속시키는 것 뿐이다.”란 말처럼 순간으로 가볍게 떠난 단순한 우리 부부와 딸, 그리고 손자와 함께한 소박하고 갑작스러운 여행은 바로 행복 그 자체였다. “조금 모자란 것에 만족하는 삶은 어리석음이 아니라 지혜”라고 한 법정스님의 책 한 구절이 생각나는, 남이 보면 평범한 일상에 만족해하는 가련하고 초라하게 보이겠지만 우리에겐 참 좋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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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손자(孫子)와 원주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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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대군인으로서 성공적인 취업을 위한 준비 자세
- [교육연합신문=정석민 기고] 15년의 군 생활을 마무리하고, 불안감으로 시작한 전직 기간이었습니다. 군 전역 후에 내가 취업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의 엄습과 앞날에 대한 막연했습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할까! 할 수 있을까!" 군 생활 동안 남들보다 최선을 다한 게 있다면 자격증은 1년 단위로 준비해서 전역 시 경비지도사 등 24개의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2018년 10월 문화체육관광부 방호 공무원 경력 채용에 당당히 합격했고, 현재는 국립대학교에서 전문경력관으로 임무수행 중입니다. 이러한 취업 성공은 전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대군인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었고, 대전 제대군인지원센터 멘토로 활동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습니다. 수많은 선후배님들을 만나면서 취업을 위한 몇 가지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 프레드 아들러 위의 명언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문구입니다. 그냥 무엇이든 시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언젠가 전역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로 돌아가는 날이 언젠가 옵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준비와 시도를 해야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을 잘 확인하셔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 목표와 시도를 하면 되고, 우리는 많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인내와 문제 해결력을 통해 많은 난관을 극복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능력을 갖고 있기에 제대군인인 우리 모두는 해낼 수 있습니다. 어떤 목표를 위해 시도하는 실행력을 가지셨다면 다음으로 정보 수집입니다. 취업을 위해서는 취업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꾸준히 확인해 모니터링해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는 습관, 즉 부지런함을 갖추셔야 합니다. 실력은 있지만, 취업 정보를 확인하지 못해 소중한 기회를 잃어버린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여러분에게 필요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아 보셔야 합니다. 대표적인 취업 정보 제공하는 사이트는 나라일터입니다. 나라일터는 국가기관 및 공공기관 관련 취업 정보는 거의 대부분 여기에 올라와서 부지런하게 정보를 확인하면 취업성공에 한걸음 더 가까워질 겁니다. 그리고 국가보훈부 제대군인센터의 취업정를 함께 확인한다면, 제대군인을 위한 우대 채용공고도 추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행력과 부지런함을 바탕으로 취업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탐색하고 시도하신다면, 다음 단계는 이력서, 자기소개서, 직무수행계획서 등 취업 서류 작성입니다. 사회에서는 서류 작성 교육에 비용을 지불하기도 하지만, 제대군인지원센터에서 제공하는 순회교육과 특강을 활욯하신다면 무료로 수준 높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상담사와의 협의를 통해 서류 보완이 가능하며, 모의면접 장소도 제공됩니다. 이러한 취업지원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조기 취업에 한층 더 가까워지실 것입니다. 취업에 불안해하실 필요없습니다. 수많은 난관을 지혜롭게 잘 극복하신 제대군인 여러분, 앞서 말씀드린 실행력, 부지런함만 가지고 계신다면 반드시 취업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힘내라 ! 힘! 그리고 국가보훈부에는 대전제대군인센터가 있습니다. 함께해 주시고, 많이 찾아와 주세요. 여러분들의 취업을 돋는 상담사분들과 멘토들이 함께 하겠습니다. 제대군인 종합 정보 제공은 국가보훈부 산하 제대군인지원센터 공식 홈페이지(www.vnet.go.kr)나 전화(☏ 1666-9279)로 문의하면 된다. ▣ 정석민 ◇ 대전제대군인지원센터 멘토 ◇ 문화체육관광부 방호 공무원 ◇ 국립대학교 전문경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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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대군인으로서 성공적인 취업을 위한 준비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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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생성형 AI와 함께 쓰는 교실, 상상의 문이 열리다
- [교육연합신문=김종훈 기고] 처음 생성형 AI를 교실에 들였을 때, 나는 막연한 기대와 함께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느꼈다. 아이들이 너무 쉽게 답을 찾아버리면, 배움의 과정이 사라지는 건 아닐까. 그러나 수업이 시작되자 그 걱정은 전혀 다른 깨달음으로 바뀌었다. AI가 제시한 한 문장이 아이들의 상상을 자극하자, 오히려 교실에는 더 많은 질문이 생겼다. “이건 왜 이렇게 썼을까?”, “이 장면은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아이들은 AI가 만들어준 결과를 그저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만의 생각으로 다시 물었다. 뤼튼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캔바로 그림을 그리며, AI 음악 생성기로 배경음을 더하는 활동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창작의 문을 열었다. 처음엔 신기함으로 시작했지만, 곧 “어떤 질문을 해야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AI는 답을 주는 존재가 아니라, 좋은 질문을 훈련시키는 존재였다. 같은 도구를 써도 어떤 아이는 평범한 이야기를 만들고, 어떤 아이는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했다. 그 차이는 ‘질문’의 깊이에서 비롯되었다. AI에게 “고양이가 나오는 동화 써줘”라고 시킨 아이보다, “낯선 별에서 길을 잃은 고양이가 친구를 찾아가는 이야기 써줘”라고 구체적으로 묘사한 아이가 훨씬 풍부한 결과물을 얻었다. 아이들은 점차 깨닫게 되었다. 좋은 질문이 좋은 대답을 만든다는 것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들리지만, 본질은 단순하다. ‘무엇을 시킬 것인가’보다 ‘어떻게 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고 훈련이다. AI에게 명령을 주는 과정은 곧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이다. 그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단순히 결과를 얻는 법이 아니라, 생각을 구조화하는 힘을 기른다. 교사는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더 정확히 사고하고, 스스로의 언어로 명확히 표현하도록 돕는 안내자가 된다. AI로 촉발된 시대의 변화는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다. 과거에는 시키는 일을 얼마나 정확히 수행하느냐가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상황에 맞게 ‘무엇을, 어떻게 시킬 것인가’를 결정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지시를 잘 따르는 사람보다 질문을 잘 던지고 요청을 명확히 하는 사람, 즉 맥락을 읽고 사고를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 미래의 주체가 된다. 교실은 그 연습의 시작점이다. AI는 생각의 대체물이 아니라, 생각을 자극하는 거울이다. 『디지털미래영재학교 생성형 AI반 1』은 이러한 변화를 담은 첫 시도다. 이 책은 AI를 가르치는 기술서가 아니라, AI를 통해 사고하는 힘을 키우는 안내서다. 아이들이 AI와 함께 사고하고, 스스로 질문하며, 그 안에서 자기 생각을 발견하도록 돕는 교육의 철학이 녹아 있다. 교사가 조금의 용기를 내어 문을 열면, 아이들은 이미 그 너머에서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고 있다. AI와 함께 배우는 교실, 그 안에서 교사는 다시 배우는 사람이 되고, 아이들은 질문을 통해 세상을 새롭게 써 내려간다. 오늘의 교실은 그렇게 미래의 언어를 연습하고 있다. AI는 결국 우리에게 ‘다시 묻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질문의 가치가 커진다. 교사가 한 문장을 던지고, 아이들이 그 질문 위에 또 다른 생각을 얹을 때, 그 교실은 살아 있는 사고의 현장이 된다. 우리는 답을 배우던 시대를 지나, 질문을 배우는 시대로 들어섰다. 교실의 작은 대화가 미래의 거대한 담론이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교육이 지향해야 할 새로운 변화일 것이다. AI가 그 시작을 열었고, 교사는 그 변화를 이어가는 항해자다. ▣ 김종훈 ◇ 부산 명문초등학교 교사 ◇ 2024 올해의 과학교사상 수상 ◇ 2023 교육부지정 지능형 과학실 운영 유공 최우수 장관상 수상 ◇ 2021 인공지능을 이용한 실험 정보 제공 방법 및 이를 이용하는 장치 특허 등록 ◇ 2019 STEAM 교육 UCC 공모대회 최우수 장관상 수상 ◇ 2019 STEAM 교육 유공 교육부 장관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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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생성형 AI와 함께 쓰는 교실, 상상의 문이 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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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와 함께 그리는 상상의 세계
- [교육연합신문=최일훈 기고] 오늘날 교실은 점점 더 창의적인 실험의 공간이 되고 있다. 글쓰기, 그림, 음악, 영상 제작 등 다양한 예술 활동 속에 디지털 도구가 스며들면서, 학생들은 자신을 표현하는 새로운 방식을 배워가고 있다. AI의 등장은 그 변화를 가속화시켰다. AI는 더 이상 정답을 찾는 도구가 아니라 상상을 구체화하고 생각을 형상화하는 창작의 파트너가 되고 있다. 수업 현장에서 인공지능은 학생들의 창작 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예를 들어 학생이 동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면 AI는 색감과 구도를 제안해 시각적 이미지를 구성하도록 돕는다. 음악을 만들 때는 감정의 흐름에 맞는 코드 진행을 추천하고, 나레이션이 필요한 영상에는 음성 합성으로 생동감을 더한다. 이처럼 AI는 창작의 물리적 장벽을 낮추며,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그렇다고 해서 AI가 창작의 주체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기술이 대신 만들어주는 작품은 결국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 교사는 학생들이 기술을 사용하면서도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성찰하고, 스스로의 감정과 경험을 이야기로 엮어낼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디지털 미래 영재학교 생성형 AI반』을 집필하며, 나는 실제 교실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변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자 했다. 책 속의 사례들은 공통적으로 “AI가 창작의 주인이 아니라, 배움의 촉매제”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학생들이 AI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입히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사고의 확장이다. 학생들은 ‘기술로 표현된 나’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발견하며, 창작의 즐거움을 학습의 과정 속에서 경험한다. AI를 활용한 예술 융합 수업의 가장 큰 가치는 협력과 공감의 확대다. 한 학생이 만든 이미지를 다른 학생이 이야기로 발전시키고, 또 다른 친구가 음악으로 감정을 덧입히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조율하는 법을 배운다. 기술이 아닌 사람 사이의 소통이 작품을 완성시킨다. 물론 이 과정에는 교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AI가 제안한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무엇이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가, 학생의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하는 방식은 무엇인가를 판단하는 것은 교사의 몫이다. 교사는 단순한 감상자가 아니라, 창작의 과정을 설계하고 방향을 잡는 예술적 설계자다. AI를 도입한 예술 융합 수업은 학생들에게 기술적 흥미를 넘어 표현의 자유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기술은 아이디어를 시각화하고, 감정을 확장시키는 도구일 뿐이다. 교사가 성취기준을 중심에 두고 이 과정을 교육적으로 구조화할 때, AI는 학습과 예술을 이어주는 다리가 된다. 앞으로의 교실은 기술이 중심이 되는 공간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사람의 감정과 상상력을 확장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AI는 창의성의 대체물이 아니라 그 가능성을 증폭시키는 거울이다. 교사가 문을 열면, 학생들은 이미 그 거울 속에서 자신만의 색으로 세상을 그리고 있다. ▣ 최일훈 ◇ 부산 명진초등학교 교사 ◇ 2024~2025 디지털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 주무교사 ◇ 2024 디지털기반 교육혁신 교육부 장관 표창 ◇ 2023 정보(SW·AI) 교육 발전 및 활성화 유공 교육부 장관표창 ◇ 2022 개정교육과정 과학교과서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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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와 함께 그리는 상상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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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디지털 자산으로 인한 124조 원 국부유출, 이제는 막아야 한다
- [교육연합신문=정광우 기고] 박수영 국회의원(부산 남구)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디지털 자산 거래소를 통해 124조 원 규모의 국부가 해외로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 디지털 자산의 거래는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도 개인 간 직접 이루어질 수 있는 만큼, 실제 국부 유출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디지털 자산 거래는 기존의 아날로그 법망을 피하기 위해 법적으로 저촉되지 않는 용어를 사용하며, ‘탈중앙화’와 ‘탈금융화’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의 대표적인 형태는 비트코인과 디지털 달러(스테이블코인)이다. 비트코인은 이미 미국에서 전략자산으로 자리 잡아 재정적자 해소의 수단이 되고 있으며, 디지털 달러는 기축통화로서의 패권적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의 일환으로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며, 민간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철저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디지털 원화나 가상자산에 대해 명확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 디지털 금융 대전환기, 대응 늦은 한국 전 세계 금융시장은 지금 디지털 대전환기에 놓여 있다. 디지털 자산은 ‘탈중앙화’와 ‘탈금융화’의 흐름 속에서 폭발적인 가치 상승을 보이며, 국민들은 기존 금융상품보다 디지털 자산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우리 국민들은 국적 불명의 코인과 해외 거래소를 통해 거래하며, 겉으로는 합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음성적이고, 법적으로도 불법이 아닌 회색지대에 머무르고 있다. 결국 거래대금은 해외 코인 발행국이나 사이트로 흘러가 국부 유출로 이어지고, 청년층은 해외 사이트 개설이나 블록체인 기술 습득을 이유로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일부는 보이스피싱 등 불법 행위에 연루되는 부작용까지 초래되고 있다. ■ 탈중앙화, 기술인가 방임인가 이 같은 문제의 근원은 바로 ‘탈중앙화’의 오해에 있다. 탈중앙화는 중앙 독점 구조를 분산 처리하여 위조와 변조를 방지하는 보안 기술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기술적 특성과 흐름에 무관심한 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탈중앙화’를 곧 ‘사적인 영역’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디지털 자산은 공공재 성격을 지니며, 그 발행과 발권이 사유화되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정부는 선의의 탈중앙화 개념을 인정하되, 디지털 금융을 반드시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 디지털 원화, 새로운 기축자산으로 디지털 강국인 대한민국이 디지털 자산을 금융 제도권으로 편입하고, 디지털 금융결제 플랫폼의 글로벌 표준을 선도한다면 디지털 원화는 준(準)기축통화로 성장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해외로 유출된 자본이 되돌아와 디지털 자산과 첨단산업에 재투자되고, 국내 산업 전반에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어 대한민국은 G2 수준의 경제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 124조 원이 새고 있다. 지금 막지 않으면, 내일은 없다. 이제는 124조 원에 달하는 국부 유출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 디지털 자산은 더 이상 개인의 투자가 아니다. 디지털 강국 대한민국의 존엄과 주권을 지키는 국가적 과제다. 124조 원이 흘러나간 그 길을 지금 당장 막지 못한다면, 다음 세대는 돈은 없고 기술만 소비하는 나라, 혁신은 수출하고 부(富)는 수입하는 나라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디지털 강국 대한민국, 이제는 기술력만이 아니라 금융주권까지 스스로 설계해야 한다. 디지털 주권을 지키는 일, 그것이 곧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다. 지금이 바로 그 결단의 시간이다. 디지털 주권을 지켜야 진정한 디지털 강국이 된다. ▣ 정광우 ◇ 이호기술단(주) 회장 ◇ 한국핀테크 블록체인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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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디지털 자산으로 인한 124조 원 국부유출, 이제는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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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민의 눈이 정치의 품격을 높인다
- [교육연합신문=송은숙 기고]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민의정모니터단 오리엔테이션’은2018년부터 이어져 온 시민참여 의정활동의 흐름 속에서, 시민이 정치의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관찰자에서 동반자로 나아가는 참여민주주의의 확산을 보여 주는 자리였다. 지방의회는 시민의 삶과 가장 가까운 정책 결정기관이지만, 시민이 그 과정을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는 구조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한민국유권자총연맹이 추진해 온 시민의정모니터단은 시민이 의정활동을 직접 관찰하고 정책제안과 평가에 참여하는 민주주의 현장학습이자 지역 거버넌스의 실천 모델이다. 연맹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정신을 현실 속에서 구현하기 위해 설립됐다. 유권자가 정치의 주체로 서고, 공공의 선을 위해 책임 있게 참여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설립 목적이다. 시민의정모니터단은 이러한 설립취지와 궤를 같이하며, 정치의 신뢰 회복과 시민역량 강화라는 두 축을 지역 현장에서 구체화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성숙은 제도보다 문화의 문제다. 비판과 감시를 넘어 시민이 정책 개선의 동반자로 나설 때 정치의 품격은 한층 높아진다. 행정사무감사 기간 중 모니터 요원들은 시의회 상임위원회를 직접 방문해 회의 과정을 관찰하고 의견을 기록한다. 이 과정은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고, 시민이 행정을 이해하는 민주적 학습의 장이 된다. 부산은 지금 글로벌 허브도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도시의 품격은 외형이 아니라 시민의 참여 수준에서 결정된다. 시민의정모니터단의 꾸준한 활동은 부산이 단순한 경제도시를 넘어 참여와 신뢰의 도시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상징적 변화다. 정치의 품격은 시민의 수준을 닮는다. ‘나는 대한민국의 유권자다’라는 선언은 이제 구호가 아니라, 시민이 주인으로 서는 시대의 실천이 되고 있다. ▣ 송은숙 ◇ (사)대한민국유권자총연맹 중앙연맹 운영위원 ◇ 한국인재경영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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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민의 눈이 정치의 품격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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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28년 부산 세계 디자인 수도 지정의 과제
- [교육연합신문=백경원 기고] 부산이 ‘2028 세계 디자인 수도(World Design Capital·WDC)’로 선정되었다. 지난 10월 영국 런던 바비칸센터에서 열린 제34회 세계디자인총회(WDO General Assembly)에서 부산은 인구 1300만 명의 중국 항저우를 제치고 선정되며, 토리노·서울·헬싱키·케이프타운·멕시코시티·발렌시아에 이어 세계 11번째 디자인 수도로 이름을 올렸다. 부산시는 이번 WDC 지정이 단순히 도시브랜드의 품격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도시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설계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즉, 디자인을 통해 도시재생·사회통합·환경문제 해결·시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디자인 행정의 시대’를 여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 도시환경 재점검이 첫 과제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일은 부산 도시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다. 그동안 도시의 미관을 해쳐 온 낡은 구조물, 방치된 건물, 불법 광고물 등을 정비해 “없애야 할 것”과 “보존해야 할 것”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특히 원도심 지역의 텅 빈 중형 건물, 폐가·반파된 주택, 들쭉날쭉한 간판 등은 도시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요소다. 이번 WDC 지정을 계기로 도시 미관 정비 및 경관 재생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하드웨어적 정비가 마무리되면, 다음 단계는 사람 중심의 공간 조성이다. 시민이 머물고, 걷고, 휴식할 수 있는 쉼터와 문화공간 확보가 부산 디자인의 핵심 가치로 자리 잡아야 한다. ■ 부산의 얼굴, 도시 캐릭터를 살리자 21세기 디자인은 곧 인간을 위한 환경 조성이다.따라서 현대 디자인의 존재 이유는 일부 전문가의 취향이 아니라 시민과의 공감 속에서 완성되는 사회적 가치에 있다. 부산의 고유한 경관과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살려 도시의 얼굴을 새롭게 디자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산업화 시대의 잔재인 무분별한 간판, 낡은 구조물, 환경오염 요소들을 과감히 정비하고, 그 자리에 ‘부산다움’을 담은 디자인 아이콘을 세워야 한다. 바다와 산, 항만이 어우러진 부산의 공간적 특징을 시각적으로 통합해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도시 이미지로 발전시켜야 한다. ■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도시디자인 필요 부산은 타 도시에 비해 공공부지가 부족하고 시민문화공간이 제한적이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도시재생과 문화복합공간 확충을 병행해야 하며, 대기질과 수질 등 환경 개선을 포함한 지속가능한 친환경 도시 설계가 절실하다. 또한, 부산시는 해외 선진 도시들의 디자인 행정과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벤치마킹하여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디자인 행정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도시디자인이 단순한 미관 개선 사업이 아닌,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산업정책이자 복지정책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 범시민 참여형 ‘리디자인 운동’으로 도시디자인은 행정기관이나 전문가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다. 청소년부터 시니어 세대까지 시민 모두가 모니터 요원으로 참여해, 정기적인 점검과 공론화를 통해 도시의 얼굴을 함께 가꾸는 범시민 디자인 운동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시민과 행정이 함께 만드는 참여형 디자인 거버넌스가 정착될 때 ‘2028 세계 디자인 수도 부산’은 단순한 명칭을 넘어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디자인 도시, 그리고 세계가 주목하는 창의 도시로 성장할 것이다. 결국 디자인 수도의 성공은 선언이나 행사에 달려 있지 않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내가 사는 도시가 아름답다”고 느낄 때, 그때 비로소 부산은 진정한 세계 디자인 수도로 완성될 것이다. ▣ 백경원 교수 ◇ 동아대학교 대학원 조형디자인과 외래교수 ◇ (사)부산국제환경예술제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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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28년 부산 세계 디자인 수도 지정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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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산의 심장, 동천을 되살려야 부산이 산다
- [교육연합신문=정광우 기고] ■ 동천, 부산의 잊힌 심장 부산 도심을 관통하는 동천(東川)은 한때 이 도시의 생명줄이었다. 선박과 화물, 사람과 문화가 오가던 그 물길은 부산의 산업화와 함께 숨 쉬는 도시의 심장이었다. 그러나 산업화의 속도는 생태의 숨결을 압도했고, 동천은 매립되고 오염되어 이제 시민의 기억 속에서도 거의 잊혀진 이름이 되었다. 오늘날 부산은 인구감소·도시 쇠퇴라는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다. 그렇다면 부산의 생명력을 되살릴 해법은 어디에 있을까? 나는 그 해답이 “동천의 부활”에 있다고 본다. 동천을 살리는 일은 단순한 하천 정비가 아니라 부산의 정체성과 시민의 자존심을 복원하는 일이다. ■ 땜질식 정비에서 시민 중심의 도시혁신으로 부산시는 현재 상류 수질개선과 오수 차단 등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하류 구간의 인위적 해수 유입은 근본적 해결이 아니다. 임시방편적 복원은 또 다른 ‘중복 삽질’로 이어질 뿐이다. 이제는 시민이 중심이 되는 ‘동천 그랜드플랜’이 필요하다. 서울의 청계천이 국가가 주도한 도시재생의 상징이라면, 부산의 동천은 시민과 기술이 함께 만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시하천이 되어야 한다. 부산의 미래는 행정의 계획서가 아니라, 시민의 상상력 속에서 피어난다. ■ 기술·디자인·참여가 융합된 부산형 복원모델 동천 복원은 환경정비사업이 아니다. 그것은 도시기술·디자인·참여민주주의가 결합된 복합혁신 프로젝트이다. 이호기술단(주)은 다년간 축적된 특수정수 및 생물정화 기술, 스마트 모듈형 수질개선시스템, 지하수 순환연계기술을 통해자연형 생태복원과 디지털 수질관리의 융합모델을 제안하고자 한다. IoT 센서망을 활용한 실시간 수질·수위 데이터 관리, AI 기반 자율 수문제어 시스템, 미세조류 기반 친환경 정화기술, 스마트 정화모듈의 단계별 배치, 이러한 기술들이 결합되면, 동천은 더 이상 ‘죽은 물길’이 아니라 도심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스마트 생태하천으로 재탄생할 것이다. ■ ‘동천코인’-블록체인으로 시민이 함께 만드는 재원 많은 이들이 묻는다. “좋다, 하지만 예산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그러나 의지가 있다면, 기술이 답을 낸다. 부산은 이미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어 있다. 이 기반 위에 공익형 디지털 토큰 ‘동천코인’을 발행해 시민과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ESG형 크라우드 펀딩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동천코인은 단순한 기부금이 아니다. 부산의 미래를 시민이 함께 ‘투자’하고, 그 과정과 결과가 블록체인에 투명하게 기록되는 참여형 거버넌스 모델이 될 것이다. 이는 부산이 기술과 공공성을 동시에 실현하는 도시 민주주의의 새로운 실험이 될 것이다. ■ 지산학(地·産·學) 협력과 청년의 참여 동천 복원은 부산의 대학과 지역산업, 그리고 시민사회가 함께 설계해야 한다. ‘지산학(地·産·學)’ 협력체계를 통해 부산대·동아대·동의대 등 지역 대학의 젊은 기술인재와 디자인기업, 공공기관, 시민단체가 함께 동천의 미래를 설계한다면 그 자체가 청년 일자리 창출과 지역혁신 생태계 구축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다. 부산의 젊은 세대가 “부산을 바꾸는 프로젝트”에 열광하게 만들고, 그들의 감성과 기술이 도시의 얼굴을 새롭게 디자인하게 해야 한다. ■ 데이터와 감성이 공존하는 하천 하천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기억과 정서의 공간이다. 동천 복원은 과거의 흔적을 보존하면서 디지털 기술로 새로운 감성을 더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 복원된 수변공간에는 시민 예술전시존, 청년 창업존, AR 기반 문화체험 콘텐츠 등을 배치하여 ‘기억의 강’이자 ‘혁신의 강’으로 재탄생시켜야 한다. ■ 부산시의회가 시민의 뜻을 모을 때 동천 복원은 단순한 행정사업이 아니라 의지의 과제다. 부산시의회가 정책적 리더십을 발휘하고, 부산시가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시민사회와 기업, 대학이 함께 나설 때 동천은 다시 흐를 수 있다. 시민이 계획하고, 기술이 설계하며, 행정이 실행하는부산형 ‘협치(協治) 복원 모델’의 첫 사례가 될 것이다. ■ 부산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자 부산의 발전은 바다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바다로 흐르는 첫 물길은 언제나 동천이었다. 그 흐름이 멈추면 도시의 생명도 멎는다. 이제 부산은 기술과 사람, 그리고 자연이 함께 만드는지속가능한 생태·경제·문화의 순환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그 출발점이 바로 동천의 부활이다. 부산의 심장은 다시 뛰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부산을 사랑하는 가장 위대한 방식이다. ▣ 정광우 ◇ 이호기술단(주) 회장 ◇ 부산시민연대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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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산의 심장, 동천을 되살려야 부산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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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배트는 여전히 무겁다
- [교육연합신문=유정걸 기고] 야구장은 늘 시간표와 닮았다. 1회 초가 종이 울리는 첫 교시라면, 경기 종반은 스탠드 의자가 비어 가는 밤 10시의 마지막 수업이다. 부울경 학원인들이 BAT라는 이름으로 팀을 꾸린 지 꼭 10년, 칠판의 가루를 털던 손으로 미트의 흙먼지를 털었고, 빨간 펜으로 채점하던 집중력으로 스트라이크 존의 모서리를 공략해 왔다. 이른 아침에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학원원장과 강사들이 백여 명에 이르렀고, 그들은 일상을 야구로 설명하고 야구로 버텼다. ■ 공격-수업의 첫 문장처럼, 초구를 간다 공격은 늘 문제 제시다. 수업에서 “오늘 목표”를 칠판 맨 위에 적듯, 타석에 서면 우리는 초구를 어떻게 대할지부터 계획한다. 번트로 출루율을 높일지, 과감히 초구를 당겨 장타를 노릴지. 학원 현장도 같다. 새 단원을 열어 갈 때는 작은 점수가 필요하다. 쉬운 예제로 분위기를 잡는 번트, 기초 개념을 쌓는 희생플라이. 때를 만나면 파생 개념까지 묶어 장타를 뽑는다. 홈으로 뛰어드는 건 학생이지만, 작전표는 벤치가 쥔다. 원장은 반 편성을, 강사는 학습 루틴을 짠다. 그리고 외친다. “오늘은 초구 노린다. 개념의 한가운데를.” ■ 수비-상담은 실점 방지다 수비의 핵심은 첫 플레이를 지키는 일이다. 무심코 흘린 송구 하나가 이닝을 길게 만든다. 학원에서의 상담이 그렇다. “우리 아이가 요즘 집중을 못 한다.”라는 포구를 제대로 받아야 다음 공이 쉬워진다. 데이터를 꺼내고(최근 출결, 과제 수행률, 단원별 정답률), 커버링을 부른다(담임–과목 선생–부모–아이). 실수는 감춘다고 줄지 않는다. 에러를 에러로 적는 용기, 코치의 첫 자격이다. 수비 위치를 한 발 앞당기듯, 상담도 한 주 먼저 잡으면 실점은 줄고 경기 흐름이 바뀐다. ■ 주루-시간표 위의 90피트 주루는 타이밍의 수학이다. 스타트가 0.2초 느리면 세이프가 아웃으로 바뀐다. 강사의 하루도 그렇다. 오후 4시 수업 전에 교재 업데이트 15분, 쉬는 시간 5분 퀴즈 피드백, 수업 후 상담 10분. 이 30분의 주루가 학기 전체의 득점을 만든다. 더그아웃에서 스톱워치를 쥐고 “지금”을 외치는 코치처럼, 우리는 알람으로 시간을 쪼개고, 학원 문을 닫을 때까지 베이스를 훑는다. 가끔은 오버런을 해도 괜찮다. 돌아오는 길에 학생의 질문 하나를 더 챙겨 세이프를 만든다면. ■ 교재연구-스카우팅 리포트의 힘 교재연구는 상대 투수 분석과 똑같다. 어떤 구종이 많은가, 카운트 싸움은 어떻게 하는가. 타자별 핫존을 칠해서 스프레이 차트를 만들 듯, 단원별 오개념 지도를 만든다. “지수법칙을 이유 없이 외우는 학생” “도형 이동에서 기준 좌표를 놓치는 패턴”. 이 리포트를 들고 들어가는 수업은 매 타석이 준비된 스윙이다. 덕분에 우리는 “왜 틀렸는지”를 보여 주는 코칭으로 바꿨다. 정답보다 증거를 말하는 법을 야구가 가르쳤다. ■ 더그아웃-동료라는 이름의 불펜 십 년 사이 가장 큰 변화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평일 오전, 도시락과 물통이 쌓인 더그아웃에서 우리는 학생 상담 사례와 수업 장치를 공유했다. 한쪽 끝에선 아이스팩으로 손목을 식히고, 다른 쪽에선 다음 주 모의고사 해설 포인트를 메모한다. “저 타자는 초구에 약간 뒤늦게 반응해.” 라는 속삭임이, “그 학생은 시작 문제에서 시간을 잃어.”로 바뀐다. 불펜에서 나와 한 타자 승부를 해내듯, 동료의 메모 한 줄이 어떤 날엔 우리 모두를 세이브한다. ■ 일상의 점수표-야구가 바꿔 놓은 것들 그들의 일정표에는 야구장이, 승용차 트렁크에는 공·글러브·배트가 함께 산다. 시즌이 길어질수록 목소리는 낮아지고, 채점은 밤으로 밀린다. 장마엔 경기와 수업이 함께 미뤄지고, 개학·중간고사·파이널은 늘 불펜 가동 주의보다. 그러나 시즌이 끝날 때마다 우리는 알았다. 흙먼지와 땀냄새가 소진을 성취로 바꾸는 냄새라는 걸. 학부모 상담에서 “선생님도 야구하세요?”라는 질문이 나오면, 우리는 미소로 대답한다. “네, 그래서 더 오래 가르칠 수 있다. ■ BAT의 의미-낭만만이 아니라 근거와 품격 BAT는 우리에게 낭만이 있다. 하지만 낭만만으로 버틴 건 아니다. 기록이 있었다. 매 경기의 포지션 변화와 타석 결과처럼, 우리는 학생의 학습 로그를 쌓았다. 서로의 실책을 덮지 않고 공처럼 정확히 주고받으면서, 탓이 아닌 해결의 언어를 익혔다. “누구 탓이냐” 대신 “다음 공은 어디로”를 묻는 습관이 학원에도 스며들었다. 그게 이 리그가 만든 품격이다. 올해도 가을이 왔다. 플레이오프의 긴장과, LED등 아래 교실의 고요가 묘하게 겹친다. 어떤 날은 파울 플라이처럼 아슬아슬하게 잡고, 어떤 날은 몸을 던져 라인을 지킨다. 그리고 가끔은, 스코어보드의 숫자보다 더 큰 승리를 안고 돌아온다. 한 학생의 표정이 바뀌었을 때, 한 문장의 설명이 스스로의 말로 정리됐을 때. 십 년 전, 십여 명의 원장과 강사 몇 명이 작은 공터에 섰다. 첫 배트는 가벼웠고, 첫 스윙은 어색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 이후, 우리의 하루는 조금 덜 휘청이고 조금 더 단단해졌다. 야구장에선 여전히 초구가 날아오고, 학원에선 종이 또 울린다. 우리는 오늘도 작전표를 확인한다. 공격·수비·주루, 그리고 가르침. 배트는 여전히 무겁다. 그래서 더 믿음직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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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배트는 여전히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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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와 문제 해결 중심 교실
- [교육연합신문=최일훈 기고] 오늘날 교실의 풍경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단순히 교과서를 따라가며 정해진 문제를 푸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사회 문제를 탐구하고 해결하는 경험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디지털 도구들은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정리하고,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으로 제시하며 학생들이 직접 문제 해결에 참여하도록 돕는다. 교실은 암기와 정답 찾기의 공간이 아니라, 탐구와 실험, 협력과 토론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 문제를 구조화하는 AI의 힘 AI가 주는 가장 큰 도움 중 하나는 문제를 구조화해 주는 능력이다. 학생들이 복잡한 과제를 만났을 때, AI는 막연한 문제를 작은 단위로 쪼개어 보여주고 해결의 순서를 안내한다. 예를 들어 환경 수업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방법을 주제로 탐구할 때 AI는 지역별 에너지 사용 데이터를 정리해 시각화하고, 여러 대안을 시뮬레이션으로 비교해 준다. 학생들은 이를 바탕으로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가?”, “이 대안의 한계는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단순한 암기가 아닌 실질적 문제 해결 과정을 경험한다. 이러한 경험은 사회적 주제를 다룰 때도 유용하다. 환경·에너지 문제뿐 아니라 인구 변화, 도시 교통, 기후 위기 등 복잡한 현상은 학생 혼자만의 힘으로는 접근하기 어렵다. 그러나 AI와 함께 데이터를 살펴보고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검토하면서 학생들은 문제를 다각도로 바라보는 힘을 기른다. 이는 단순히 교과 지식을 넘어서, 미래 시민으로서 필요한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시각을 키워 준다. ■ 교과 속에서 살아나는 탐구 수학과 과학 수업에서도 AI의 효과는 뚜렷하다. 복잡한 계산 문제나 대규모 데이터 처리를 AI가 신속히 도와주면 학생들은 계산 과정에 매몰되지 않고 원리와 의미에 집중할 수 있다.예를 들어 수학에서 방대한 통계 자료를 다루거나 과학에서 실험 데이터를 분석할 때, AI가 자료를 정리하고 오류를 검증하는 과정을 지원한다. 학생들은 계산 결과를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이 데이터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결과가 현실 문제와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고민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AI는 답을 대신 주는 존재가 아니라, 탐구 과정을 풍부하게 만드는 파트너가 된다. 저는 『디지털 미래 영재학교 인공지능반』을 집필하면서 이 점을 특히 강조했다. AI는 학생들이 직접 탐구하고 협력하는 과정을 건너뛰게 하는 도구가 아니다. 오히려 문제를 더 깊고 구체적으로 경험하도록 안내하는 학습 촉매제다. 교사가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성취기준을 분명히 세운 상태에서 AI를 수업에 접목할 때, 학생들은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데 그치지 않고 문제 해결 과정 전체를 경험하며 성장한다. ■ 비판적 사고와 윤리적 감수성 AI를 활용한 문제 해결 수업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 AI가 제공하는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결과는 편향되거나 오류를 포함할 수 있다. 이를 그대로 수용하면 학생들이 잘못된 결론에 도달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들이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태도를 기르도록 지도해야 한다. “이 데이터는 어디서 온 것일까?”,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을 던지게 함으로써, 학생들은 AI의 제안을 검증하는 습관을 익힌다. 이 과정은 단순히 학습 내용의 정확성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윤리적 감수성과 정보 활용 역량을 함께 길러 준다. AI와 협력하는 교실에서 학생들은 책임 있는 디지털 시민으로 성장할 준비를 할 수 있다. ■ 성취기준과 연결되는 문제 해결 결국 교실의 중심은 변하지 않는다. 수업의 본질은 언제나 성취기준 달성이며, AI는 이 목표에 다가가는 과정을 더욱 효과적이고 창의적으로 만들어 주는 동반자다. 교사가 성취기준을 기준으로 문제 해결 중심 수업을 설계하고 AI를 적절히 접목할 때, 학생들은 자기 힘으로 사고하고 협력하며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학습자가 된다. 앞으로의 교실은 단순히 많은 지식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해결하느냐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AI와 함께하는 문제 해결 중심 교실은 학생들에게 데이터 분석과 시뮬레이션을 통한 탐구 경험을 제공한다. 그 속에서 학생들은 협력과 토론을 통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가는 힘을 기르게 된다. 교사가 성취기준을 중심에 두고 AI를 올바르게 활용할 때, 학생들은 단순히 답을 아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문제를 풀어내는 미래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 최일훈 ◇ 부산 명진초등학교 교사 ◇ 2024~2025 디지털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 주무교사 ◇ 2024 디지털기반 교육혁신 교육부 장관 표창 ◇ 2023 정보(SW·AI) 교육 발전 및 활성화 유공 교육부 장관표창 ◇ 2022 개정교육과정 과학교과서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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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와 문제 해결 중심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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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사의 레시피, 융합의 교실을 빚다
- [교육연합신문=김종훈 기고] 처음 교단에 섰을 때, 나는 늘 ‘무엇을 가르칠까’에 집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함께 배울까’라는 질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교사의 역할은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들의 배움을 설계하고 그 속에서 함께 성장하는 사람이다. 교사는 더 이상 모든 답을 알고 있는 존재가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배우는 첫 번째 동료여야 한다. 메이커교육은 그 출발점이었다. 아이들이 손으로 만들며 생각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배움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 수업은 정해진 답을 찾아가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탐구의 여정이 되었다. 교과의 경계는 자연스럽게 허물어지고, 아이들의 상상은 융합 프로젝트 수업으로 확장되었다. 수학 시간에 배운 원기둥과 원뿔이 과학 시간의 구조물 설계로 이어지고, 그 설계는 미술의 디자인 감각과 실과의 제작 기술로 완성된다. 메이커교육이 점화된 곳에서, 융합교육은 그 불꽃이 퍼져나가는 과정이었다. 특히 ‘약통분의 피자가게’ 프로젝트는 그 변화를 상징하는 수업이었다. 아이들은 분수 개념을 피자 조각으로 시각화하며 놀이를 통해 학습했다. 단위분수라는 추상적 개념이, 자신이 만든 피자 모형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해되었다. 수업은 단순한 수학 활동을 넘어, 창의적 설계와 협업, 공유의 과정으로 확장되었다. 아이들은 게임판의 디자인을 바꾸고 규칙을 다듬으며 완성도를 높였다. 그 결과물은 학교 행사를 넘어 창의융합한마당에서 공유되었고, 실제 상품화 논의로까지 이어졌다. 비록 코로나로 중단되었지만, 아이들은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세상과 연결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그 경험은 지식보다 큰 배움이었다. 나는 이런 수업을 ‘교사의 레시피’라고 부른다. 요리사가 재료의 온도를 손끝으로 느끼듯, 교사는 아이들의 반응으로 수업의 온도를 조절한다. 같은 재료로도 교사마다 다른 맛이 난다. 어떤 교사는 수학의 논리로, 어떤 교사는 예술의 감성으로, 또 다른 교사는 기술의 언어로 아이들의 배움을 빚는다. 중요한 것은 레시피의 재료가 아니라, 그 안에 녹아 있는 교사의 철학이다. 교사의 철학이 바뀌면 수업의 맛도 달라진다. 완벽한 설계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아이들이 교사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배움의 향기를 느낄 때, 교실은 살아있는 배움의 공간이 된다. 이런 시도는 결코 혼자의 힘으로 가능하지 않았다. 동료 교사들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서로의 수업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더 깊은 성찰이 일어났다. 실패의 경험조차 소중한 자산이 되었고, 한 명의 실험이 다른 교사의 도전을 이끌었다. 교사의 성장은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협력과 나눔 속에서 일어난다. 교육의 변화는 제도나 장비보다 먼저, 교사의 철학에서 시작된다. 『디지털미래영재학교 3D프린터반 1』을 집필하며 나는 이 철학을 구체화하고자 했다. 메이커교육은 장비를 다루는 기술이 아니라, 배움의 문을 여는 철학이다. 교사가 조금의 용기를 내어 시작할 수 있도록, 친절한 안내서가 되고 싶었다. 교사의 작은 시도가 아이들의 큰 변화를 만든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교사가 한 걸음만 내딛으면, 아이들은 이미 그 너머에서 즐겁게 뛰놀 준비가 되어 있다. 미래 사회의 핵심 역량은 창의성과 협력, 그리고 공감이다. 그러나 그 역량을 길러주는 힘은 여전히 사람에게, 바로 교사에게 있다. 인공지능이 빠르게 교실로 들어오고 있지만, 아이의 눈빛을 읽고 배움의 온도를 조절하는 일은 오직 교사의 몫이다. 교사의 한마디 격려가 아이의 도전이 되고, 교사의 시도가 교육의 혁신이 된다. 작은 교실에서 시작된 한 걸음이 아이들의 상상을 현실로 바꾸고, 그 변화가 세상을 바꾼다. 미래는 먼 곳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오늘, 교사가 먼저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교사의 레시피로 피어나는 융합의 교실, 그 속에서 아이들의 미래는 이미 자라고 있다. ▣ 김종훈 ◇ 부산 명문초등학교 교사 ◇ 2024 올해의 과학교사상 수상 ◇ 2023 교육부지정 지능형 과학실 운영 유공 최우수 장관상 수상 ◇ 2021 인공지능을 이용한 실험 정보 제공 방법 및 이를 이용하는 장치 특허 등록 ◇ 2019 STEAM 교육 UCC 공모대회 최우수 장관상 수상 ◇ 2019 STEAM 교육 유공 교육부 장관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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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사의 레시피, 융합의 교실을 빚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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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종교의 자유, 생명평화 문화의 확산이다
- [교육연합신문=김대선 기고] 오늘날 세계는 여전히 종교적 갈등과 정치적 대립, 민족적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누군가는 이를 “정의로운 전쟁”이라 부르지만, 전쟁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전쟁은 인간성과 생명에 대한 폭력일 뿐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종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종교인은 어디에 서야 하는가?” ■ 종교의 본질은 생명과 평화에 있다 종교는 본래 생명 존중과 평화를 지향하지만, 역사 속에서 종종 교리의 차이를 내세워 배척과 혐오, 폭력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의 종교인들은 다른 길을 선택해 왔다. 종교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상호 존중과 협력을 통해 공존의 길을 걸어왔다. 분단의 아픔 속에서도 한국 종교계는 남북 화해와 평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서로 다른 교리와 전통에도 불구하고 고통받는 이웃을 돕고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는 공동의 과제를 향해 함께 나아간 것이다. 이는 종교 간 연대가 낳은 아름다운 결실이자,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생명평화 실천의 구체적 힘이라 할 수 있다. ■ 종교의 자유, 평화공존의 토대 대한민국 헌법 제20조는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 자유는 단지 신앙 선택의 자유를 넘어 종교 간 평등, 상호 존중, 그리고 종교와 공공선의 조화를 포함한다. 종교의 자유가 제대로 보장될 때, 종교는 사회 갈등의 원인이 아니라 통합과 화해의 동력이 될 수 있다. 한국종교인연대(URI-Korea)는 1999년 5월 15일 창립됐다. “종교로 인한 폭력을 종식시키고, 지구와 모든 생명을 위한 평화와 정의, 치유의 문화를 조성한다”는 선언 아래, 25년간 종교 간 협력과 사회적 실천을 이어왔다. 현재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민족종교 등 7대 종단이 함께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종교 연대의 모델이다. 사회학자 로버트 퍼트넘의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이론에 따르면, 신뢰와 네트워크는 사회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다. 한국종교인연대의 활동은 서로 다른 종교 공동체 간 신뢰와 네트워크를 형성해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는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 생명평화, 종교의 구체적 실천 한국종교인연대는 지난 25년간 시대정신을 반영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왔다. 매년 4~5회, 지금까지 126차례의 ‘평화포럼’을 개최하며 종교 간 대화의 장을 열어왔다. 또한 2021년 3월 25일을 ‘생명존중의 날’로 제정하고, 자살 예방과 생명살리기 운동을 펼쳐왔다. 2024년에는 제1회 생명존중상을 제정해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는 종교가 추상적 교리가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실천하는 신앙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남북 인도적 지원과 평화운동,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 역시 종교의 공공적 책임을 구현하는 실천이다. 분단이라는 특수한 현실 속에서 종교계가 보여준 꾸준한 화해 노력은 한반도 평화 정착의 밑거름이 돼왔다. ■ “종교 간 평화 없이는 세계 평화도 없다” 종교학자 한스 큉은 “종교 간 평화 없이는 세계 평화도 없다(No peace among the nations without peace among the religions)”고 했다. 이는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갈등의 시대에 주는 뼈아픈 경고이자, 평화를 향한 가장 근본적인 제안이다. 한국종교인연대의 25년은 바로 이 명제를 실천으로 입증한 시간이었다. 종교 간 갈등이 폭력으로 이어지는 다른 나라의 현실과 달리, 한국은 종교의 자유와 연대를 바탕으로 평화적 공존의 모델을 만들어왔다. 지금 인류는 기후 위기, 자원 고갈, 인구 소멸, 팬데믹, 불평등 심화 등 전 지구적 위기에 맞닥뜨려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어느 한 종교나 국가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초국가적·초종교적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세계 평화는 생명평화에서 출발하며, 생명평화는 종교가 본래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할 때 가능하다. ■ 세계와 함께 걷는 생명평화의 길 앞으로 한국종교인연대는 국내 7대 종단을 넘어 이슬람교, 정교회,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교회 등 다양한 세계 종교와의 교류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차원의 생명평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인류 공동체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공존을 위한 길을 열어가고자 한다. 생명평화, 정의, 치유의 문화는 종교의 본질적 사명이다. 종교는 이를 단지 선언적 언어로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 각 종단과 종교인은 삶의 현장에서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할 의무가 있다. 한국종교인연대의 25년은 종교가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아니라, 평화 구축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역사였다. 앞으로도 종교 간 대화와 연대의 정신을 바탕으로, 세계가 함께 걸어가는 생명평화의 길을 열어가겠다. 종교는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의 빛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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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종교의 자유, 생명평화 문화의 확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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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해외취업의 꿈’이 덫이 되는 순간
- [교육연합신문=황오규 기자] 최근 캄보디아 현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강제노역 사건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20~30대 청년층으로, SNS나 온라인 구직사이트를 통해 “고액 아르바이트”, “해외 콜센터 정규직 채용” 등의 문구를 보고 현지로 향했다. 하지만 도착하자마자 여권을 압수당하고, 숙소에 감금된 채하루 수백 통의 전화를 걸어 한국인을 속이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 전락했다. 그들이 일하는 곳은 ‘회사’가 아니라 폭력과 감시, 협박이 일상인 감금형 콜센터였다. 탈출을 시도하면 폭행을 당하고, 일부는 몸값을 요구받거나 심지어 생명을 잃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해외취업의 꿈’이 순식간에 지옥의 문으로 바뀌는 현실, 그곳이 바로 캄보디아다. 특히, 이 범죄의 핵심 연결망은 텔레그램이다. 모집부터 이동, 통제, 지시까지 모든 과정이 텔레그램 비밀채팅방에서 이루어진다. 익명성과 암호화 기능을 앞세운 이 앱은 범죄조직에게 완벽한 은신처가 된다. 텔레그램을 통해 피해자를 유인하고, 명령을 내리고, 송금 수단과 계좌를 공유한다. 심지어 피해자의 가족에게 협박 메시지를 보낼 때도 텔레그램이 사용된다. 캄보디아·미얀마·라오스 등지에서 활동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은 단순한 전화사기를 넘어선 국제 범죄 네트워크로 진화했다. 이들은 인신매매, 감금, 폭력, 불법 송금, 암호화폐 자금세탁까지 모두 하나의 체계로 엮어 운영한다. 국경을 넘는 범죄이기에 수사망을 피하기 쉽고, 피해자 구출에는 현지 정부와의 긴밀한 공조가 절실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범죄의 출발점이 우리 사회의 청년 실업과 생활고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한 달에 500만 원’, ‘숙식 제공’, ‘합법 비자’라는 말 한마디가 절박한 이들에게는 구원의 줄처럼 들린다. 그러나 그 끝에는 자유도, 인권도, 희망도 없다. 오로지 범죄조직의 이익을 위해 쓰이고 버려지는 젊은 노동의 잔혹한 착취 구조만이 남는다. 이제 우리는 이 문제를 단순한 ‘해외 보이스피싱’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이건 명백한 현대판 노예시장이자,인간의 존엄을 짓밟는 디지털 인신매매다. 정부는 보다 강력한 외교·수사 공조체계를 가동해야 하며, 특히 텔레그램 등 익명 플랫폼을 이용한 유인·지시 행위에 대한 국제 공조 수사가 시급하다. 한 번의 클릭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 그 클릭 앞에서 지켜야 할 것은 돈이 아니라, 나 자신과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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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해외취업의 꿈’이 덫이 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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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반성; 삶을 전혀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
- [교육연합신문=문덕근 기고] 중국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고대의 하나라 때, 제후인 유호씨(有扈氏)가 반란을 일으켜 쳐들어왔다. 우임금은 그의 아들 백계(伯啓)를 보냈는데, 전투에서 패하고 말았다. 부하들은 분을 참지 못하고, 다시 공격하자고 했는데, 백계가 진정시킨다. “그럴 필요 없다. 우리 군사가 그들보다 많고, 진지도 더 큰데, 우리가 졌다. 이것은 분명히 내 덕이 그만 못하고, 군사를 움직이는 기술이 그만 못했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내 잘못을 고쳐 나가겠다.” 이때부터 백계는 일찍 일어나 근무 태도를 바꾸고, 능력 위주로 사람을 쓰고, 덕이 높은 사람을 받들었다. 이렇게 하며 1년을 보내자 유호씨가 스스로 와서 투항했다. 『論語』에서 曾子가 매일 세 가지 질문으로 스스로 반성하는 삶을 살았던 것(吾日三省吾身)을 실천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반성으로만 발전이 약속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백계는 어떻게 강해질 수 있었는가? 패배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 진실한 반성을 했기 때문이다. 반성은 삶을 전혀 다르게 만든다. 백계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자신의 반성을 증명하며 스스로를 단련했다. 지식은 시대의 문제점, 병, 불편한 점을 치료한 결과들이 지적인 장치로 체계화된 것이다. 따라서 지식은 근본적으로 윤리적이다. 그래서 지식인은 원래 시대를 아파하고, 시대의 문제를 발견하는 고뇌와 각성의 태도를 지닌다.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거기에 헌신하면 지적이고, 그렇지 않으면 지적이지 못하다. 시대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에 공적(公的)이다. 따라서 지식인은 윤리적이고 공적이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혼란은 지식인을 제대로 기르지 못한 업보를 겪는 일인지도 모른다. 불의에 저항하는 힘도 없고, 자기에게 필요한 것만 찾는 탐욕에 빠져 있다. 그들이 기득권을 만들고 유지하는 한, 우리의 희망은 달성되기 어렵다. 세대교체가 필요하고, 혁명이 필요하다. 교육은 모든 문제로 귀결한다. 교육의 본바탕을 회복하는 일부터 찾아야 한다. 배가 물의 흐름을 무시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것처럼, 교육이 아무리 제 자리를 잡아도 현실이 교육의 길을 반영해 주어야 한다. 우리 정치인들의 말과 행동이 질서를 잡아주어야 한다. 특히 ‘말의 질서’가 없는 대표적인 모습이 정치인에게서 보여진다. 대통령 후보로 나오면 가장 먼저 찾는 곳이 현충원이다. 어떤 이는 대통령 후보로 나왔으면서도 참배할 대통령과 참배하지 않을 대통령을 구분하여, 특정 대통령 묘소에는 가지 않는다. 이게 통치자의 모습인가? 현충원 참배의 기본도 모르는 사람이 나라를 이끌어 갔다는 것인가? 교육자들이 현장에서 아무리 사람을 길러도 보이는 현실과의 부조화를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이것이 ‘두 국민 국가’를 주창하고 있는 우리 정치인의 민낯인가? 많은 분들이 ‘정치가 실패하고 있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정치의 실패가 아니라, 이건, 교육의 실패다.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에 대한 인식이 없다. 국가를 움직이는 두 톱니바퀴 중에 하나면 얼마나 중요한 건가?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정치’, ‘정치인’에게만 관심을 쏟고 ‘교육’에는 무관심한 우리 국민 모두의 철저한 성찰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행동으로 성찰하지 않으면, 우리에게는 희망이라는 글자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성찰은 새로워지는 일입니다. 동아시아 역사상 최초로 혁명을 일으켜 세상을 바꾼 인물은 탕(湯) 임금이다. 3600년 전, 그는 폭군이었던 하(夏)나라의 마지막 임금 걸(桀)을 쳐부수고 상(商: 일명 殷)나라를 세워 백성을 나라의 근본으로 삼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그는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을까? 그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무리를 규합하거나 군대를 양성하여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일이 아니라 놀랍게도 날마다 세수를 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일이었다. ‘날마다 새로워지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하건만 똑같은 일로 매일 매일을 부딪히다 보니 힘들다가 화도 나고 ‘다 그만둬 버리자’라는 생각도 한다. 그래서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苟日新 日日新 又日新)이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고 하지만 삼일 후에 다시 작심삼일을 한다면 계속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이어져 꾸준히 지속할 수만 있다면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진실로 날마다 새롭게 하자. 어제의 어려움에 연연하지 말고 항상 새로움을 즐기는 ‘내’가 되자. 퇴계 이황 선생은 그야말로, ‘숨이 끊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의 정신을 놓지 않으려’ 하였다. 선생은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 설사로 인해 방 안의 요강에서 용변을 보면서, 윗목 한쪽에 놓여있던 분매(盆梅)를 다른 방으로 옮기도록 당부했다고 한다. “매화 형에게 불결할 터이니 내 마음이 편치 못하다.” 이는 역시 부단한 수행 속에서 순결해진 생명 감각으로 매화와 교감하는 한 단면을 영상처럼 보여주지 않는가? 사람들은 매일 샤워를 하면서 몸을 청결하게 관리한다. 더 나아가 얼굴과 몸매를 꾸미는 데 갖가지로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 그러나 이처럼 육체적인 생명에는 노력과 정성을 다하면서도, 정작 마음을 곱게 가꾸는 정신 생명의 수양은 소홀히 한다. 옛날의 선비들은 오히려 정신 생명의 향상을 평생의 과제로 여겼다. 찰스 다윈은 “살아남는 것은 강한 종도 우수한 종도 아닌 변화하는 종”이라고 갈파하였다. 이는 지구상에 살아남는 종은 강한 자가 아니라 환경의 변화에 잘 적응한 자라는 것이다. 모든 생물은 진화를 거듭한다.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한다는 다윈의 진화론은 인간 사회에서도 당연한 진리로 받아들여진다. 개인이나 조직에서 근간을 이루는 요소인 진화의 핵심은 위기를 극복하려는 혁신의 힘이며 이는 스스로의 변화에서부터 시작된다. 새로워지는 일을 하는 것은 생존의 터전인 세계가 계속 새로워지기 때문이다. 옛 세포가 새 세포로 새로워지지 않으면 병들거나 죽는다. 세계가 변화하는 것에 따라서 이념이나 가치관도 바뀌지 않으면, 그 이념, 가치관, 세계관의 주인도 도태된다. 바보는 과거를 위해 현재를 희생한다. 세계는 변하고 있는데도, 가만히 멈춰 서서, 가는 세상 탓, 남 탓만 하고 있다면, 누가 그에게 행복과 번영을 가져다줄 것인가? 수주대토(守株待兎)는 어떤 착각에 빠져, 되지 않을 일을 고집하는 어리석음을 의미하는 고사성어다. 이 표현의 유래는 춘추전국시대 송나라의 한 농부 이야기에서 비롯된다. 농부는 우연히 나무 그루터기에 부딪혀 죽은 토끼를 발견하고, 다시 그런 행운이 오기를 바라며 그루터기를 지키며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두 번째 토끼는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그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이 이야기는 변화를 두려워하고 요행을 바라는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경고하는 교훈으로 사용된다. 우리말과 우리글 공부에서도 새로워지는 일이 필요하다. 과거의 방법으로 현재를 풀려고 하면 ‘守株待兎’한 농부처럼 된다. 그런데 바보들은 언제나 다른 결과를 기대하면서도 계속 같은 방법을 쓴다. 한국어는 고유어(순수 우리말), 한자어, 외래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예컨대 ‘찬물’과 ‘헤엄’은 순수 우리말이고 ‘냉수’와 ‘수영’은 한자어이며, ‘버스’ ‘컴퓨터’처럼 외국에서 들어온 외래어도 있고 ‘버섯 피자’와 ‘교통카드’ 같이 여러 요소가 섞여 있는 혼종어도 있다. 국가의 3요소 하면 국민, 주권, 영토를 이야기한다. 이 말은 국가라는 의미는 이 3요소 중에서 하나라도 없으면 국가가 아니라는 뜻이다. 한자의 3요소는 허신이 AD 100년에 모양, 음(소리), 뜻으로 규정하였다. 예를 들어 日(해 일)이라는 한자를 보면 모양(日), 뜻(해), 소리(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제까지 천자문 식으로 한자 공부를 했다. 따라서 모양만을 익히려고 무조건 읽고 쓰는 것을 반복했다. 한자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다. 뜻을 표현하는데 첫 번째 우선은 소리이고, 다음이 모양(문자)이다. 또한 소리는 뜻과 모양을 연결하는 핵심 매개체인 것이다. ‘해’를 우리는 ‘일’이라고 읽고 배우는데, 일이라는 소리(음가)에 대해서는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억지로 모양을 익히는 학습에서 벗어나 뜻과 소리에 눈을 돌리게 되면 뜻밖에도 우리말의 새로운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日’은 ‘해 일’로 풀이하는데, 이것은 모양과 의미를 고려한 것으로 ‘일’이라는 소리의 의미가 생략된 풀이다. 그러다 보니 ‘日’의 ‘해’가 어떤 해인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일’은 ‘일찍, 일어나다, 일하다, 일해라’ 등으로 풀이한다. 일찍은 日直에서 유래한다. 이제는 한자를 ‘하늘 천’, ‘따 지’식으로 무조건 외우지 말고 ‘하늘을 왜 천이라 할까?’, ‘땅을 왜 지라고 할까?’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공부로 바꾸어야 한다. 한자를 이렇게 보기 시작하는 순간 한자는 음을 중심으로 엄정한 체계와 질서를 드러내게 된다. 그래서 ‘天’의 처음 모양을 알고, ‘하늘’을 왜 ‘천’이라고 하는지 우리말을 알아야 한자의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있는 것이다. 한자 역시 음(소리)이 생명이며 한자의 가치와 의미는 음(소리)에 있다. ‘한글은 우리 글자, 한자는 중국 글자’라는 선입견 때문에 우리 글자인 한글을 두고 한자를 배우는 것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것은 우리 한자와 한글을 잘 알지 못해서 비롯된 편견이며 오해다. 한자는 한글의 뜻풀이 사전이다. 한글은 한자의 도움을 받아야 비로소 그 뜻을 제대로 알 수 있다. 한자와 한글의 결합이 아니면, 우리말과 우리글을 제대로 풀이할 수 없다. ‘비’를 왜? ‘우’라고 하지? 이 한마디의 질문, 이런 공부 과정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기르고, 생각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한다. 모든 변화는 갈등의 흐름이다. 공부 방법의 갈등을 체험하고 길을 찾는 것부터! ◇ 한자한글연구원장 ◇ 한자실력급수 사범급(공인)·한자한문지도사 특급(공인) ◇ 前전남강진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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