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15(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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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社說] AI 인재를 키우는 것은 단순히 예산만 투입하는 일이 아니다
    [교육연합신문=사설]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선언했다. 내년 예산은 10조원을 넘는다. GPU 26만 대를 들여오고,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따로 있다. 정작 그 장비를 다룰 사람이 없다. OECD 38개국 중 AI 인재 순유입은 35위다. 돈은 있지만 사람이 없다. 기술 경쟁은 이미 인프라의 싸움이 아니다. 이제는 사람의 전쟁이다. 대만의 사례는 이 점을 잘 보여준다. 불과 몇 년 전, 대만도 인재 유출에 시달렸다. 유능한 연구자들이 미국으로 떠났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양밍자오퉁대(國立陽明交通大學)를 중심으로 반전이 일어났다. 정부, 대학, 산업계가 함께 움직였다. AI 고성능 컴퓨팅(HPC) 플랫폼을 구축했다. 연구 인프라와 산학 협력, 인재 육성의 3중 방어막을 세웠다. 그 결과, 떠났던 과학자들이 돌아왔다. 첫째, 연구자가 마음껏 탐구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양밍자오퉁대는 교수의 행정 업무를 줄였다. 강의 부담도 덜어줬다. 초기 연구비를 별도로 지원했다. 연구자는 서류 대신 실험에 집중한다. 행정보다 창의가 우선이다. 한국의 현실은 다르다. 연구자들은 각종 평가와 보고서에 묶여 있다. 창의는 자율에서 자란다. 자유로운 탐구 환경이 혁신의 토양이다. 둘째, 산업계와의 실질적 협력 생태계가 중요하다. 대만의 기업은 대학 안으로 들어왔다. 엔비디아, TSMC, 미디어텍이 그 중심에 있다. 대학 안에 연구센터를 세우고 함께 일한다. 학생과 교수가 기업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연구와 산업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실무형 인재가 자란다. 한국은 아직 다르다. 학교와 기업의 협력은 취업 연계 수준에 머문다. 협력은 형식이 아니라 지식 생산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 셋째, 지속 가능한 인재 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대만의 동문 기업인들은 모교에 거액을 기부한다. AI 연구 빌딩을 세우고, 후배들을 돕는다. 대학, 기업, 정부가 함께 순환의 고리를 만든다. 인재가 떠나지 않는 구조다. 한국은 다르다. 인재가 나가면 돌아올 이유가 없다. 애국심만으로는 부족하다. 연구 조건과 협업 기회, 도전의 무대가 있어야 한다. AI 인재 양성은 단순한 교육정책이 아니다. 그것은 국가의 미래 전략이다. GPU 몇 대보다 한 명의 연구자가 더 중요하다. 한 명의 창의적 연구자가 세상을 바꾼다. 지금 한국에 필요한 것은 예산이 아니다. 생태계다. 인재가 자랄 흙을 갈아엎어야 한다. 그들이 떠나지 않을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대만은 이미 길을 보여줬다. 인프라, 협력, 자율. 세 축이 맞물릴 때 인재는 남는다. 그리고 세계는 찾아온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이 아니다. 사람이다. AI를 키운다는 것은 결국 인간을 키운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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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10
  • [기고] 디지털 자산으로 인한 124조 원 국부유출, 이제는 막아야 한다
    [교육연합신문=정광우 기고] 박수영 국회의원(부산 남구)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디지털 자산 거래소를 통해 124조 원 규모의 국부가 해외로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 디지털 자산의 거래는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도 개인 간 직접 이루어질 수 있는 만큼, 실제 국부 유출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디지털 자산 거래는 기존의 아날로그 법망을 피하기 위해 법적으로 저촉되지 않는 용어를 사용하며, ‘탈중앙화’와 ‘탈금융화’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의 대표적인 형태는 비트코인과 디지털 달러(스테이블코인)이다. 비트코인은 이미 미국에서 전략자산으로 자리 잡아 재정적자 해소의 수단이 되고 있으며, 디지털 달러는 기축통화로서의 패권적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의 일환으로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며, 민간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철저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디지털 원화나 가상자산에 대해 명확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 디지털 금융 대전환기, 대응 늦은 한국 전 세계 금융시장은 지금 디지털 대전환기에 놓여 있다. 디지털 자산은 ‘탈중앙화’와 ‘탈금융화’의 흐름 속에서 폭발적인 가치 상승을 보이며, 국민들은 기존 금융상품보다 디지털 자산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우리 국민들은 국적 불명의 코인과 해외 거래소를 통해 거래하며, 겉으로는 합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음성적이고, 법적으로도 불법이 아닌 회색지대에 머무르고 있다. 결국 거래대금은 해외 코인 발행국이나 사이트로 흘러가 국부 유출로 이어지고, 청년층은 해외 사이트 개설이나 블록체인 기술 습득을 이유로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일부는 보이스피싱 등 불법 행위에 연루되는 부작용까지 초래되고 있다. ■ 탈중앙화, 기술인가 방임인가 이 같은 문제의 근원은 바로 ‘탈중앙화’의 오해에 있다. 탈중앙화는 중앙 독점 구조를 분산 처리하여 위조와 변조를 방지하는 보안 기술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기술적 특성과 흐름에 무관심한 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탈중앙화’를 곧 ‘사적인 영역’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디지털 자산은 공공재 성격을 지니며, 그 발행과 발권이 사유화되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정부는 선의의 탈중앙화 개념을 인정하되, 디지털 금융을 반드시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 디지털 원화, 새로운 기축자산으로 디지털 강국인 대한민국이 디지털 자산을 금융 제도권으로 편입하고, 디지털 금융결제 플랫폼의 글로벌 표준을 선도한다면 디지털 원화는 준(準)기축통화로 성장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해외로 유출된 자본이 되돌아와 디지털 자산과 첨단산업에 재투자되고, 국내 산업 전반에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어 대한민국은 G2 수준의 경제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 124조 원이 새고 있다. 지금 막지 않으면, 내일은 없다. 이제는 124조 원에 달하는 국부 유출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 디지털 자산은 더 이상 개인의 투자가 아니다. 디지털 강국 대한민국의 존엄과 주권을 지키는 국가적 과제다. 124조 원이 흘러나간 그 길을 지금 당장 막지 못한다면, 다음 세대는 돈은 없고 기술만 소비하는 나라, 혁신은 수출하고 부(富)는 수입하는 나라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디지털 강국 대한민국, 이제는 기술력만이 아니라 금융주권까지 스스로 설계해야 한다. 디지털 주권을 지키는 일, 그것이 곧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다. 지금이 바로 그 결단의 시간이다. 디지털 주권을 지켜야 진정한 디지털 강국이 된다. ▣ 정광우 ◇ 이호기술단(주) 회장 ◇ 한국핀테크 블록체인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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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07
  • [기고] 시민의 눈이 정치의 품격을 높인다
    [교육연합신문=송은숙 기고]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민의정모니터단 오리엔테이션’은2018년부터 이어져 온 시민참여 의정활동의 흐름 속에서, 시민이 정치의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관찰자에서 동반자로 나아가는 참여민주주의의 확산을 보여 주는 자리였다. 지방의회는 시민의 삶과 가장 가까운 정책 결정기관이지만, 시민이 그 과정을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는 구조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한민국유권자총연맹이 추진해 온 시민의정모니터단은 시민이 의정활동을 직접 관찰하고 정책제안과 평가에 참여하는 민주주의 현장학습이자 지역 거버넌스의 실천 모델이다. 연맹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정신을 현실 속에서 구현하기 위해 설립됐다. 유권자가 정치의 주체로 서고, 공공의 선을 위해 책임 있게 참여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설립 목적이다. 시민의정모니터단은 이러한 설립취지와 궤를 같이하며, 정치의 신뢰 회복과 시민역량 강화라는 두 축을 지역 현장에서 구체화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성숙은 제도보다 문화의 문제다. 비판과 감시를 넘어 시민이 정책 개선의 동반자로 나설 때 정치의 품격은 한층 높아진다. 행정사무감사 기간 중 모니터 요원들은 시의회 상임위원회를 직접 방문해 회의 과정을 관찰하고 의견을 기록한다. 이 과정은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고, 시민이 행정을 이해하는 민주적 학습의 장이 된다. 부산은 지금 글로벌 허브도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도시의 품격은 외형이 아니라 시민의 참여 수준에서 결정된다. 시민의정모니터단의 꾸준한 활동은 부산이 단순한 경제도시를 넘어 참여와 신뢰의 도시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상징적 변화다. 정치의 품격은 시민의 수준을 닮는다. ‘나는 대한민국의 유권자다’라는 선언은 이제 구호가 아니라, 시민이 주인으로 서는 시대의 실천이 되고 있다. ▣ 송은숙 ◇ (사)대한민국유권자총연맹 중앙연맹 운영위원 ◇ 한국인재경영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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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04
  • [社說] 지방대 붕괴, 생존의 경고음이 울린다
    [교육연합신문=사설] 지방 대학이 무너지고 있다. 2026학년도 수시모집 결과는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경쟁률 3대 1 이하 대학이 속출했다. 일부 대학은 1대 1도 넘지 못했다. 정원 미달은 예외가 아니라 일상이 되었다. 학령인구 감소는 더 이상 ‘다가올 위기’가 아니다. 이미 ‘진행 중인 붕괴’다. 수험생은 늘었지만, 지방대의 교정은 비어간다. 부산, 대구, 광주, 제주, 강원, 충청—전국 곳곳에서 신입생이 사라지고 있다. 지방대는 수도권 대학의 그늘에 갇혀 숨이 막히고 있다. 종교계 대학들은 경쟁률조차 숨긴다. 낮은 수치를 감추려는 방어 본능이다. 그러나 침묵은 해답이 아니다. 위기는 숫자를 감춘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경영위기대학의 사정은 더 절박하다. 대구예대는 경쟁률이 0.68대 1, 한일장신대는 0.94대 1이다. 몇몇 대학은 ‘미달’이라는 한마디로 모든 상황을 요약했다. 학자금 지원이 끊기면 학생은 떠난다. 재정은 말라붙고, 대학은 껍데기만 남는다. 이 사태의 본질은 단순한 입시 실패가 아니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이 맞물린 구조적 붕괴다. 젊은 세대는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간다. 사람이 떠난 도시에는 대학도 남지 않는다. 이제는 땜질식 대책으로 버틸 수 없다. 정원 감축만으로는 대학을 살릴 수 없다. 지역 산업과 연계된 교육, 실질적인 재정 지원, 교육의 질적 혁신이 필요하다. 정부는 더 이상 구호로 버티지 말아야 한다. 정책은 ‘균형’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다뤄야 한다. 지방대 붕괴는 지역의 붕괴다. 대학이 사라지면 지식의 생태계도 사라진다. 이제는 결단의 시간이다. 혁신 없이는 생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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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03
  • [기고] 2028년 부산 세계 디자인 수도 지정의 과제
    [교육연합신문=백경원 기고] 부산이 ‘2028 세계 디자인 수도(World Design Capital·WDC)’로 선정되었다. 지난 10월 영국 런던 바비칸센터에서 열린 제34회 세계디자인총회(WDO General Assembly)에서 부산은 인구 1300만 명의 중국 항저우를 제치고 선정되며, 토리노·서울·헬싱키·케이프타운·멕시코시티·발렌시아에 이어 세계 11번째 디자인 수도로 이름을 올렸다. 부산시는 이번 WDC 지정이 단순히 도시브랜드의 품격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도시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설계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즉, 디자인을 통해 도시재생·사회통합·환경문제 해결·시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디자인 행정의 시대’를 여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 도시환경 재점검이 첫 과제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일은 부산 도시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다. 그동안 도시의 미관을 해쳐 온 낡은 구조물, 방치된 건물, 불법 광고물 등을 정비해 “없애야 할 것”과 “보존해야 할 것”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특히 원도심 지역의 텅 빈 중형 건물, 폐가·반파된 주택, 들쭉날쭉한 간판 등은 도시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요소다. 이번 WDC 지정을 계기로 도시 미관 정비 및 경관 재생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하드웨어적 정비가 마무리되면, 다음 단계는 사람 중심의 공간 조성이다. 시민이 머물고, 걷고, 휴식할 수 있는 쉼터와 문화공간 확보가 부산 디자인의 핵심 가치로 자리 잡아야 한다. ■ 부산의 얼굴, 도시 캐릭터를 살리자 21세기 디자인은 곧 인간을 위한 환경 조성이다.따라서 현대 디자인의 존재 이유는 일부 전문가의 취향이 아니라 시민과의 공감 속에서 완성되는 사회적 가치에 있다. 부산의 고유한 경관과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살려 도시의 얼굴을 새롭게 디자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산업화 시대의 잔재인 무분별한 간판, 낡은 구조물, 환경오염 요소들을 과감히 정비하고, 그 자리에 ‘부산다움’을 담은 디자인 아이콘을 세워야 한다. 바다와 산, 항만이 어우러진 부산의 공간적 특징을 시각적으로 통합해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도시 이미지로 발전시켜야 한다. ■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도시디자인 필요 부산은 타 도시에 비해 공공부지가 부족하고 시민문화공간이 제한적이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도시재생과 문화복합공간 확충을 병행해야 하며, 대기질과 수질 등 환경 개선을 포함한 지속가능한 친환경 도시 설계가 절실하다. 또한, 부산시는 해외 선진 도시들의 디자인 행정과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벤치마킹하여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디자인 행정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도시디자인이 단순한 미관 개선 사업이 아닌,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산업정책이자 복지정책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 범시민 참여형 ‘리디자인 운동’으로 도시디자인은 행정기관이나 전문가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다. 청소년부터 시니어 세대까지 시민 모두가 모니터 요원으로 참여해, 정기적인 점검과 공론화를 통해 도시의 얼굴을 함께 가꾸는 범시민 디자인 운동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시민과 행정이 함께 만드는 참여형 디자인 거버넌스가 정착될 때 ‘2028 세계 디자인 수도 부산’은 단순한 명칭을 넘어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디자인 도시, 그리고 세계가 주목하는 창의 도시로 성장할 것이다. 결국 디자인 수도의 성공은 선언이나 행사에 달려 있지 않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내가 사는 도시가 아름답다”고 느낄 때, 그때 비로소 부산은 진정한 세계 디자인 수도로 완성될 것이다. ▣ 백경원 교수 ◇ 동아대학교 대학원 조형디자인과 외래교수 ◇ (사)부산국제환경예술제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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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03
  • [기고] 부산의 심장, 동천을 되살려야 부산이 산다
    [교육연합신문=정광우 기고] ■ 동천, 부산의 잊힌 심장 부산 도심을 관통하는 동천(東川)은 한때 이 도시의 생명줄이었다. 선박과 화물, 사람과 문화가 오가던 그 물길은 부산의 산업화와 함께 숨 쉬는 도시의 심장이었다. 그러나 산업화의 속도는 생태의 숨결을 압도했고, 동천은 매립되고 오염되어 이제 시민의 기억 속에서도 거의 잊혀진 이름이 되었다. 오늘날 부산은 인구감소·도시 쇠퇴라는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다. 그렇다면 부산의 생명력을 되살릴 해법은 어디에 있을까? 나는 그 해답이 “동천의 부활”에 있다고 본다. 동천을 살리는 일은 단순한 하천 정비가 아니라 부산의 정체성과 시민의 자존심을 복원하는 일이다. ■ 땜질식 정비에서 시민 중심의 도시혁신으로 부산시는 현재 상류 수질개선과 오수 차단 등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하류 구간의 인위적 해수 유입은 근본적 해결이 아니다. 임시방편적 복원은 또 다른 ‘중복 삽질’로 이어질 뿐이다. 이제는 시민이 중심이 되는 ‘동천 그랜드플랜’이 필요하다. 서울의 청계천이 국가가 주도한 도시재생의 상징이라면, 부산의 동천은 시민과 기술이 함께 만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시하천이 되어야 한다. 부산의 미래는 행정의 계획서가 아니라, 시민의 상상력 속에서 피어난다. ■ 기술·디자인·참여가 융합된 부산형 복원모델 동천 복원은 환경정비사업이 아니다. 그것은 도시기술·디자인·참여민주주의가 결합된 복합혁신 프로젝트이다. 이호기술단(주)은 다년간 축적된 특수정수 및 생물정화 기술, 스마트 모듈형 수질개선시스템, 지하수 순환연계기술을 통해자연형 생태복원과 디지털 수질관리의 융합모델을 제안하고자 한다. IoT 센서망을 활용한 실시간 수질·수위 데이터 관리, AI 기반 자율 수문제어 시스템, 미세조류 기반 친환경 정화기술, 스마트 정화모듈의 단계별 배치, 이러한 기술들이 결합되면, 동천은 더 이상 ‘죽은 물길’이 아니라 도심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스마트 생태하천으로 재탄생할 것이다. ■ ‘동천코인’-블록체인으로 시민이 함께 만드는 재원 많은 이들이 묻는다. “좋다, 하지만 예산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그러나 의지가 있다면, 기술이 답을 낸다. 부산은 이미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어 있다. 이 기반 위에 공익형 디지털 토큰 ‘동천코인’을 발행해 시민과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ESG형 크라우드 펀딩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동천코인은 단순한 기부금이 아니다. 부산의 미래를 시민이 함께 ‘투자’하고, 그 과정과 결과가 블록체인에 투명하게 기록되는 참여형 거버넌스 모델이 될 것이다. 이는 부산이 기술과 공공성을 동시에 실현하는 도시 민주주의의 새로운 실험이 될 것이다. ■ 지산학(地·産·學) 협력과 청년의 참여 동천 복원은 부산의 대학과 지역산업, 그리고 시민사회가 함께 설계해야 한다. ‘지산학(地·産·學)’ 협력체계를 통해 부산대·동아대·동의대 등 지역 대학의 젊은 기술인재와 디자인기업, 공공기관, 시민단체가 함께 동천의 미래를 설계한다면 그 자체가 청년 일자리 창출과 지역혁신 생태계 구축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다. 부산의 젊은 세대가 “부산을 바꾸는 프로젝트”에 열광하게 만들고, 그들의 감성과 기술이 도시의 얼굴을 새롭게 디자인하게 해야 한다. ■ 데이터와 감성이 공존하는 하천 하천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기억과 정서의 공간이다. 동천 복원은 과거의 흔적을 보존하면서 디지털 기술로 새로운 감성을 더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 복원된 수변공간에는 시민 예술전시존, 청년 창업존, AR 기반 문화체험 콘텐츠 등을 배치하여 ‘기억의 강’이자 ‘혁신의 강’으로 재탄생시켜야 한다. ■ 부산시의회가 시민의 뜻을 모을 때 동천 복원은 단순한 행정사업이 아니라 의지의 과제다. 부산시의회가 정책적 리더십을 발휘하고, 부산시가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시민사회와 기업, 대학이 함께 나설 때 동천은 다시 흐를 수 있다. 시민이 계획하고, 기술이 설계하며, 행정이 실행하는부산형 ‘협치(協治) 복원 모델’의 첫 사례가 될 것이다. ■ 부산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자 부산의 발전은 바다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바다로 흐르는 첫 물길은 언제나 동천이었다. 그 흐름이 멈추면 도시의 생명도 멎는다. 이제 부산은 기술과 사람, 그리고 자연이 함께 만드는지속가능한 생태·경제·문화의 순환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그 출발점이 바로 동천의 부활이다. 부산의 심장은 다시 뛰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부산을 사랑하는 가장 위대한 방식이다. ▣ 정광우 ◇ 이호기술단(주) 회장 ◇ 부산시민연대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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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31
  • [기고] 배트는 여전히 무겁다
    [교육연합신문=유정걸 기고] 야구장은 늘 시간표와 닮았다. 1회 초가 종이 울리는 첫 교시라면, 경기 종반은 스탠드 의자가 비어 가는 밤 10시의 마지막 수업이다. 부울경 학원인들이 BAT라는 이름으로 팀을 꾸린 지 꼭 10년, 칠판의 가루를 털던 손으로 미트의 흙먼지를 털었고, 빨간 펜으로 채점하던 집중력으로 스트라이크 존의 모서리를 공략해 왔다. 이른 아침에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학원원장과 강사들이 백여 명에 이르렀고, 그들은 일상을 야구로 설명하고 야구로 버텼다. ■ 공격-수업의 첫 문장처럼, 초구를 간다 공격은 늘 문제 제시다. 수업에서 “오늘 목표”를 칠판 맨 위에 적듯, 타석에 서면 우리는 초구를 어떻게 대할지부터 계획한다. 번트로 출루율을 높일지, 과감히 초구를 당겨 장타를 노릴지. 학원 현장도 같다. 새 단원을 열어 갈 때는 작은 점수가 필요하다. 쉬운 예제로 분위기를 잡는 번트, 기초 개념을 쌓는 희생플라이. 때를 만나면 파생 개념까지 묶어 장타를 뽑는다. 홈으로 뛰어드는 건 학생이지만, 작전표는 벤치가 쥔다. 원장은 반 편성을, 강사는 학습 루틴을 짠다. 그리고 외친다. “오늘은 초구 노린다. 개념의 한가운데를.” ■ 수비-상담은 실점 방지다 수비의 핵심은 첫 플레이를 지키는 일이다. 무심코 흘린 송구 하나가 이닝을 길게 만든다. 학원에서의 상담이 그렇다. “우리 아이가 요즘 집중을 못 한다.”라는 포구를 제대로 받아야 다음 공이 쉬워진다. 데이터를 꺼내고(최근 출결, 과제 수행률, 단원별 정답률), 커버링을 부른다(담임–과목 선생–부모–아이). 실수는 감춘다고 줄지 않는다. 에러를 에러로 적는 용기, 코치의 첫 자격이다. 수비 위치를 한 발 앞당기듯, 상담도 한 주 먼저 잡으면 실점은 줄고 경기 흐름이 바뀐다. ■ 주루-시간표 위의 90피트 주루는 타이밍의 수학이다. 스타트가 0.2초 느리면 세이프가 아웃으로 바뀐다. 강사의 하루도 그렇다. 오후 4시 수업 전에 교재 업데이트 15분, 쉬는 시간 5분 퀴즈 피드백, 수업 후 상담 10분. 이 30분의 주루가 학기 전체의 득점을 만든다. 더그아웃에서 스톱워치를 쥐고 “지금”을 외치는 코치처럼, 우리는 알람으로 시간을 쪼개고, 학원 문을 닫을 때까지 베이스를 훑는다. 가끔은 오버런을 해도 괜찮다. 돌아오는 길에 학생의 질문 하나를 더 챙겨 세이프를 만든다면. ■ 교재연구-스카우팅 리포트의 힘 교재연구는 상대 투수 분석과 똑같다. 어떤 구종이 많은가, 카운트 싸움은 어떻게 하는가. 타자별 핫존을 칠해서 스프레이 차트를 만들 듯, 단원별 오개념 지도를 만든다. “지수법칙을 이유 없이 외우는 학생” “도형 이동에서 기준 좌표를 놓치는 패턴”. 이 리포트를 들고 들어가는 수업은 매 타석이 준비된 스윙이다. 덕분에 우리는 “왜 틀렸는지”를 보여 주는 코칭으로 바꿨다. 정답보다 증거를 말하는 법을 야구가 가르쳤다. ■ 더그아웃-동료라는 이름의 불펜 십 년 사이 가장 큰 변화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평일 오전, 도시락과 물통이 쌓인 더그아웃에서 우리는 학생 상담 사례와 수업 장치를 공유했다. 한쪽 끝에선 아이스팩으로 손목을 식히고, 다른 쪽에선 다음 주 모의고사 해설 포인트를 메모한다. “저 타자는 초구에 약간 뒤늦게 반응해.” 라는 속삭임이, “그 학생은 시작 문제에서 시간을 잃어.”로 바뀐다. 불펜에서 나와 한 타자 승부를 해내듯, 동료의 메모 한 줄이 어떤 날엔 우리 모두를 세이브한다. ■ 일상의 점수표-야구가 바꿔 놓은 것들 그들의 일정표에는 야구장이, 승용차 트렁크에는 공·글러브·배트가 함께 산다. 시즌이 길어질수록 목소리는 낮아지고, 채점은 밤으로 밀린다. 장마엔 경기와 수업이 함께 미뤄지고, 개학·중간고사·파이널은 늘 불펜 가동 주의보다. 그러나 시즌이 끝날 때마다 우리는 알았다. 흙먼지와 땀냄새가 소진을 성취로 바꾸는 냄새라는 걸. 학부모 상담에서 “선생님도 야구하세요?”라는 질문이 나오면, 우리는 미소로 대답한다. “네, 그래서 더 오래 가르칠 수 있다. ■ BAT의 의미-낭만만이 아니라 근거와 품격 BAT는 우리에게 낭만이 있다. 하지만 낭만만으로 버틴 건 아니다. 기록이 있었다. 매 경기의 포지션 변화와 타석 결과처럼, 우리는 학생의 학습 로그를 쌓았다. 서로의 실책을 덮지 않고 공처럼 정확히 주고받으면서, 탓이 아닌 해결의 언어를 익혔다. “누구 탓이냐” 대신 “다음 공은 어디로”를 묻는 습관이 학원에도 스며들었다. 그게 이 리그가 만든 품격이다. 올해도 가을이 왔다. 플레이오프의 긴장과, LED등 아래 교실의 고요가 묘하게 겹친다. 어떤 날은 파울 플라이처럼 아슬아슬하게 잡고, 어떤 날은 몸을 던져 라인을 지킨다. 그리고 가끔은, 스코어보드의 숫자보다 더 큰 승리를 안고 돌아온다. 한 학생의 표정이 바뀌었을 때, 한 문장의 설명이 스스로의 말로 정리됐을 때. 십 년 전, 십여 명의 원장과 강사 몇 명이 작은 공터에 섰다. 첫 배트는 가벼웠고, 첫 스윙은 어색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 이후, 우리의 하루는 조금 덜 휘청이고 조금 더 단단해졌다. 야구장에선 여전히 초구가 날아오고, 학원에선 종이 또 울린다. 우리는 오늘도 작전표를 확인한다. 공격·수비·주루, 그리고 가르침. 배트는 여전히 무겁다. 그래서 더 믿음직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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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28
  • [社說] 현장 혼란이 말한다, 고교학점제 폐지 시급
    [교육연합신문=사설] 고교학점제를 폐지해야 한다. 올해부터 1학년 전면 시행됐다. 학교 현장은 혼란이다. 교사들은 집회에서 문제를 토로했다. 학생들은 내용을 제대로 모른다. 입학과 동시에 진로를 선택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제도의 취지는 좋다.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고 학점을 쌓는 구조다. 대학식 교육과정을 고등학교에 적용한 것이다. 말은 그럴듯하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진로를 바로 결정해야 한다. 대부분 학생은 당황한다. 방향을 잡지 못한다. 우왕좌왕한다. 중도에 바꾸기도 어렵다. 원하는 과목을 듣기도 힘들다. 학생 수가 적은 학교는 더 어렵다. 한 교사가 여러 과목과 학년을 맡는다. 수업 준비가 힘들다. 시험 출제도 어렵다. 출결 관리도 복잡하다. 단계를 8~9번 거쳐야 한다. 업무량이 폭증했다.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8~9명이 시행이 어렵다고 답했다. 다른 교원단체도 재검토와 폐지를 주장한다. 취지는 훌륭하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1학년 때 진로를 확정하는 것은 어렵다. 중간에 바꾸기도 어렵다. 좋은 취지라도 혼란이 있으면 강행할 일이 아니다. 교육은 백년대계다. 지금이야말로 되돌아볼 때다. 고교학점제는 폐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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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27
  • [기고] AI와 문제 해결 중심 교실
    [교육연합신문=최일훈 기고] 오늘날 교실의 풍경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단순히 교과서를 따라가며 정해진 문제를 푸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사회 문제를 탐구하고 해결하는 경험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디지털 도구들은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정리하고,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으로 제시하며 학생들이 직접 문제 해결에 참여하도록 돕는다. 교실은 암기와 정답 찾기의 공간이 아니라, 탐구와 실험, 협력과 토론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 문제를 구조화하는 AI의 힘 AI가 주는 가장 큰 도움 중 하나는 문제를 구조화해 주는 능력이다. 학생들이 복잡한 과제를 만났을 때, AI는 막연한 문제를 작은 단위로 쪼개어 보여주고 해결의 순서를 안내한다. 예를 들어 환경 수업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방법을 주제로 탐구할 때 AI는 지역별 에너지 사용 데이터를 정리해 시각화하고, 여러 대안을 시뮬레이션으로 비교해 준다. 학생들은 이를 바탕으로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가?”, “이 대안의 한계는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단순한 암기가 아닌 실질적 문제 해결 과정을 경험한다. 이러한 경험은 사회적 주제를 다룰 때도 유용하다. 환경·에너지 문제뿐 아니라 인구 변화, 도시 교통, 기후 위기 등 복잡한 현상은 학생 혼자만의 힘으로는 접근하기 어렵다. 그러나 AI와 함께 데이터를 살펴보고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검토하면서 학생들은 문제를 다각도로 바라보는 힘을 기른다. 이는 단순히 교과 지식을 넘어서, 미래 시민으로서 필요한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시각을 키워 준다. ■ 교과 속에서 살아나는 탐구 수학과 과학 수업에서도 AI의 효과는 뚜렷하다. 복잡한 계산 문제나 대규모 데이터 처리를 AI가 신속히 도와주면 학생들은 계산 과정에 매몰되지 않고 원리와 의미에 집중할 수 있다.예를 들어 수학에서 방대한 통계 자료를 다루거나 과학에서 실험 데이터를 분석할 때, AI가 자료를 정리하고 오류를 검증하는 과정을 지원한다. 학생들은 계산 결과를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이 데이터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결과가 현실 문제와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고민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AI는 답을 대신 주는 존재가 아니라, 탐구 과정을 풍부하게 만드는 파트너가 된다. 저는 『디지털 미래 영재학교 인공지능반』을 집필하면서 이 점을 특히 강조했다. AI는 학생들이 직접 탐구하고 협력하는 과정을 건너뛰게 하는 도구가 아니다. 오히려 문제를 더 깊고 구체적으로 경험하도록 안내하는 학습 촉매제다. 교사가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성취기준을 분명히 세운 상태에서 AI를 수업에 접목할 때, 학생들은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데 그치지 않고 문제 해결 과정 전체를 경험하며 성장한다. ■ 비판적 사고와 윤리적 감수성 AI를 활용한 문제 해결 수업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 AI가 제공하는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결과는 편향되거나 오류를 포함할 수 있다. 이를 그대로 수용하면 학생들이 잘못된 결론에 도달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들이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태도를 기르도록 지도해야 한다. “이 데이터는 어디서 온 것일까?”,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을 던지게 함으로써, 학생들은 AI의 제안을 검증하는 습관을 익힌다. 이 과정은 단순히 학습 내용의 정확성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윤리적 감수성과 정보 활용 역량을 함께 길러 준다. AI와 협력하는 교실에서 학생들은 책임 있는 디지털 시민으로 성장할 준비를 할 수 있다. ■ 성취기준과 연결되는 문제 해결 결국 교실의 중심은 변하지 않는다. 수업의 본질은 언제나 성취기준 달성이며, AI는 이 목표에 다가가는 과정을 더욱 효과적이고 창의적으로 만들어 주는 동반자다. 교사가 성취기준을 기준으로 문제 해결 중심 수업을 설계하고 AI를 적절히 접목할 때, 학생들은 자기 힘으로 사고하고 협력하며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학습자가 된다. 앞으로의 교실은 단순히 많은 지식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해결하느냐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AI와 함께하는 문제 해결 중심 교실은 학생들에게 데이터 분석과 시뮬레이션을 통한 탐구 경험을 제공한다. 그 속에서 학생들은 협력과 토론을 통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가는 힘을 기르게 된다. 교사가 성취기준을 중심에 두고 AI를 올바르게 활용할 때, 학생들은 단순히 답을 아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문제를 풀어내는 미래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 최일훈 ◇ 부산 명진초등학교 교사 ◇ 2024~2025 디지털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 주무교사 ◇ 2024 디지털기반 교육혁신 교육부 장관 표창 ◇ 2023 정보(SW·AI) 교육 발전 및 활성화 유공 교육부 장관표창 ◇ 2022 개정교육과정 과학교과서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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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24
  • [기고] 교사의 레시피, 융합의 교실을 빚다
    [교육연합신문=김종훈 기고] 처음 교단에 섰을 때, 나는 늘 ‘무엇을 가르칠까’에 집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함께 배울까’라는 질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교사의 역할은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들의 배움을 설계하고 그 속에서 함께 성장하는 사람이다. 교사는 더 이상 모든 답을 알고 있는 존재가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배우는 첫 번째 동료여야 한다. 메이커교육은 그 출발점이었다. 아이들이 손으로 만들며 생각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배움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 수업은 정해진 답을 찾아가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탐구의 여정이 되었다. 교과의 경계는 자연스럽게 허물어지고, 아이들의 상상은 융합 프로젝트 수업으로 확장되었다. 수학 시간에 배운 원기둥과 원뿔이 과학 시간의 구조물 설계로 이어지고, 그 설계는 미술의 디자인 감각과 실과의 제작 기술로 완성된다. 메이커교육이 점화된 곳에서, 융합교육은 그 불꽃이 퍼져나가는 과정이었다. 특히 ‘약통분의 피자가게’ 프로젝트는 그 변화를 상징하는 수업이었다. 아이들은 분수 개념을 피자 조각으로 시각화하며 놀이를 통해 학습했다. 단위분수라는 추상적 개념이, 자신이 만든 피자 모형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해되었다. 수업은 단순한 수학 활동을 넘어, 창의적 설계와 협업, 공유의 과정으로 확장되었다. 아이들은 게임판의 디자인을 바꾸고 규칙을 다듬으며 완성도를 높였다. 그 결과물은 학교 행사를 넘어 창의융합한마당에서 공유되었고, 실제 상품화 논의로까지 이어졌다. 비록 코로나로 중단되었지만, 아이들은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세상과 연결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그 경험은 지식보다 큰 배움이었다. 나는 이런 수업을 ‘교사의 레시피’라고 부른다. 요리사가 재료의 온도를 손끝으로 느끼듯, 교사는 아이들의 반응으로 수업의 온도를 조절한다. 같은 재료로도 교사마다 다른 맛이 난다. 어떤 교사는 수학의 논리로, 어떤 교사는 예술의 감성으로, 또 다른 교사는 기술의 언어로 아이들의 배움을 빚는다. 중요한 것은 레시피의 재료가 아니라, 그 안에 녹아 있는 교사의 철학이다. 교사의 철학이 바뀌면 수업의 맛도 달라진다. 완벽한 설계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아이들이 교사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배움의 향기를 느낄 때, 교실은 살아있는 배움의 공간이 된다. 이런 시도는 결코 혼자의 힘으로 가능하지 않았다. 동료 교사들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서로의 수업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더 깊은 성찰이 일어났다. 실패의 경험조차 소중한 자산이 되었고, 한 명의 실험이 다른 교사의 도전을 이끌었다. 교사의 성장은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협력과 나눔 속에서 일어난다. 교육의 변화는 제도나 장비보다 먼저, 교사의 철학에서 시작된다. 『디지털미래영재학교 3D프린터반 1』을 집필하며 나는 이 철학을 구체화하고자 했다. 메이커교육은 장비를 다루는 기술이 아니라, 배움의 문을 여는 철학이다. 교사가 조금의 용기를 내어 시작할 수 있도록, 친절한 안내서가 되고 싶었다. 교사의 작은 시도가 아이들의 큰 변화를 만든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교사가 한 걸음만 내딛으면, 아이들은 이미 그 너머에서 즐겁게 뛰놀 준비가 되어 있다. 미래 사회의 핵심 역량은 창의성과 협력, 그리고 공감이다. 그러나 그 역량을 길러주는 힘은 여전히 사람에게, 바로 교사에게 있다. 인공지능이 빠르게 교실로 들어오고 있지만, 아이의 눈빛을 읽고 배움의 온도를 조절하는 일은 오직 교사의 몫이다. 교사의 한마디 격려가 아이의 도전이 되고, 교사의 시도가 교육의 혁신이 된다. 작은 교실에서 시작된 한 걸음이 아이들의 상상을 현실로 바꾸고, 그 변화가 세상을 바꾼다. 미래는 먼 곳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오늘, 교사가 먼저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교사의 레시피로 피어나는 융합의 교실, 그 속에서 아이들의 미래는 이미 자라고 있다. ▣ 김종훈 ◇ 부산 명문초등학교 교사 ◇ 2024 올해의 과학교사상 수상 ◇ 2023 교육부지정 지능형 과학실 운영 유공 최우수 장관상 수상 ◇ 2021 인공지능을 이용한 실험 정보 제공 방법 및 이를 이용하는 장치 특허 등록 ◇ 2019 STEAM 교육 UCC 공모대회 최우수 장관상 수상 ◇ 2019 STEAM 교육 유공 교육부 장관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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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24
  • 백종헌 의원, 국민의힘 중소기업위원장에 임명
    [교육연합신문=이정현 기자] 국민의힘 백종헌 국회의원(부산 금정구)이 10월 21일 국민의힘 중소기업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공식 임명됐으며, 이번 임명으로 백종헌 의원은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백종헌 의원은 “대한민국 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중소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현장의 목소리를 세심히 듣고 이를 정책에 적극 반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소기업위원회가 중소기업인들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임할 것”이며, “특히 지역 기반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종헌 의원은 향후 중소기업의 현장과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체계적으로 수렴하고, 이를 반영한 실효성 있는 정책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이날 최고위원회의 결정으로 부동산정책 정상화 특별위원회가 구성됐고,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가 직접 위원장을 맡아 정부의 반시장·비정상적 부동산 정책에 대응하기로 했다. 이밖에 상설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김장겸 의원이 대외협력위원장으로 임명됐으며, 강대식 국회의원이 중산층·서민경제위원장으로 강대식 국회의원이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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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21
  • [기고] 종교의 자유, 생명평화 문화의 확산이다
    [교육연합신문=김대선 기고] 오늘날 세계는 여전히 종교적 갈등과 정치적 대립, 민족적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누군가는 이를 “정의로운 전쟁”이라 부르지만, 전쟁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전쟁은 인간성과 생명에 대한 폭력일 뿐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종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종교인은 어디에 서야 하는가?” ■ 종교의 본질은 생명과 평화에 있다 종교는 본래 생명 존중과 평화를 지향하지만, 역사 속에서 종종 교리의 차이를 내세워 배척과 혐오, 폭력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의 종교인들은 다른 길을 선택해 왔다. 종교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상호 존중과 협력을 통해 공존의 길을 걸어왔다. 분단의 아픔 속에서도 한국 종교계는 남북 화해와 평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서로 다른 교리와 전통에도 불구하고 고통받는 이웃을 돕고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는 공동의 과제를 향해 함께 나아간 것이다. 이는 종교 간 연대가 낳은 아름다운 결실이자,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생명평화 실천의 구체적 힘이라 할 수 있다. ■ 종교의 자유, 평화공존의 토대 대한민국 헌법 제20조는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 자유는 단지 신앙 선택의 자유를 넘어 종교 간 평등, 상호 존중, 그리고 종교와 공공선의 조화를 포함한다. 종교의 자유가 제대로 보장될 때, 종교는 사회 갈등의 원인이 아니라 통합과 화해의 동력이 될 수 있다. 한국종교인연대(URI-Korea)는 1999년 5월 15일 창립됐다. “종교로 인한 폭력을 종식시키고, 지구와 모든 생명을 위한 평화와 정의, 치유의 문화를 조성한다”는 선언 아래, 25년간 종교 간 협력과 사회적 실천을 이어왔다. 현재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민족종교 등 7대 종단이 함께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종교 연대의 모델이다. 사회학자 로버트 퍼트넘의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이론에 따르면, 신뢰와 네트워크는 사회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다. 한국종교인연대의 활동은 서로 다른 종교 공동체 간 신뢰와 네트워크를 형성해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는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 생명평화, 종교의 구체적 실천 한국종교인연대는 지난 25년간 시대정신을 반영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왔다. 매년 4~5회, 지금까지 126차례의 ‘평화포럼’을 개최하며 종교 간 대화의 장을 열어왔다. 또한 2021년 3월 25일을 ‘생명존중의 날’로 제정하고, 자살 예방과 생명살리기 운동을 펼쳐왔다. 2024년에는 제1회 생명존중상을 제정해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는 종교가 추상적 교리가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실천하는 신앙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남북 인도적 지원과 평화운동,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 역시 종교의 공공적 책임을 구현하는 실천이다. 분단이라는 특수한 현실 속에서 종교계가 보여준 꾸준한 화해 노력은 한반도 평화 정착의 밑거름이 돼왔다. ■ “종교 간 평화 없이는 세계 평화도 없다” 종교학자 한스 큉은 “종교 간 평화 없이는 세계 평화도 없다(No peace among the nations without peace among the religions)”고 했다. 이는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갈등의 시대에 주는 뼈아픈 경고이자, 평화를 향한 가장 근본적인 제안이다. 한국종교인연대의 25년은 바로 이 명제를 실천으로 입증한 시간이었다. 종교 간 갈등이 폭력으로 이어지는 다른 나라의 현실과 달리, 한국은 종교의 자유와 연대를 바탕으로 평화적 공존의 모델을 만들어왔다. 지금 인류는 기후 위기, 자원 고갈, 인구 소멸, 팬데믹, 불평등 심화 등 전 지구적 위기에 맞닥뜨려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어느 한 종교나 국가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초국가적·초종교적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세계 평화는 생명평화에서 출발하며, 생명평화는 종교가 본래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할 때 가능하다. ■ 세계와 함께 걷는 생명평화의 길 앞으로 한국종교인연대는 국내 7대 종단을 넘어 이슬람교, 정교회,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교회 등 다양한 세계 종교와의 교류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차원의 생명평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인류 공동체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공존을 위한 길을 열어가고자 한다. 생명평화, 정의, 치유의 문화는 종교의 본질적 사명이다. 종교는 이를 단지 선언적 언어로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 각 종단과 종교인은 삶의 현장에서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할 의무가 있다. 한국종교인연대의 25년은 종교가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아니라, 평화 구축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역사였다. 앞으로도 종교 간 대화와 연대의 정신을 바탕으로, 세계가 함께 걸어가는 생명평화의 길을 열어가겠다. 종교는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의 빛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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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21
  • [時論] 새로운 교육의 탄생
    [교육연합신문=시론] 1. 교육의 전환점 21세기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기술과 정보의 흐름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급격하며, 전통적 교육 모델은 이에 적응하기 어려워졌다. 학교와 교과서 중심의 교육, 교사의 일방적 지식 전달, 시험과 점수로 평가하는 방식은 더 이상 현대 사회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한다. AI, 디지털 플랫폼, 글로벌 연결성, 평생학습 등은 새로운 교육의 가능성을 열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교육 방법의 변화가 아니라, 교육의 본질과 목적을 재정의하는 계기다. 새로운 교육의 탄생은 기술과 인간, 사회와 배움의 관계를 근본부터 재설계하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2. 배움의 주체 변화 과거 교육에서 주체는 교사였고, 학생은 수동적 수용자였다. 새로운 교육에서는 학습자가 주체가 된다. 자기주도적 학습, 흥미 기반 탐구, 프로젝트 중심 학습은 학생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질문을 만들며,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한 청소년이 환경 문제 해결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인터넷 자료와 AI 도구를 활용해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제안한다. 교사는 안내자와 피드백 제공자로 존재하며, 학생은 주체적 배움의 경험을 쌓는다. 이러한 변화는 교육에서 인간의 성장을 중심에 두는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3. 평가의 재구성 새로운 교육에서는 시험과 점수 중심 평가가 한계를 드러낸다. 정답만을 중시하는 평가 방식은 창의적 사고와 협력, 문제 해결 능력을 반영하지 못한다. 대신 과정 중심 평가, 프로젝트 기반 평가, 협업과 성찰을 포함하는 평가가 필요하다. 예컨대, 학생이 과학 실험을 설계하고 수행하며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학습 능력, 창의성, 협업 능력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새로운 교육은 결과보다는 과정, 정답보다는 학습 경험 자체를 중요하게 여긴다. 4. 기술과 인간의 공존 디지털 기술과 AI는 새로운 교육의 핵심 도구다. 학습자의 수준과 관심을 분석하고, 맞춤형 콘텐츠와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하며, 학습 효율을 극대화한다. 그러나 기술은 도구일 뿐, 배움의 의미를 결정하지 않는다. 인간은 기술을 활용해 지식을 습득하고 사고를 확장하지만, 질문을 만들고 선택하며 윤리적·사회적 판단을 내리는 영역은 인간의 몫이다. 따라서 새로운 교육은 기술과 인간의 상호보완적 역할을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5. 평생학습과 자기주도 성장 새로운 교육은 특정 연령이나 학교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회 변화와 직업 구조의 변화 속에서, 배움은 평생 지속되는 과정이 된다. 개인은 자신의 관심과 필요에 따라 학습을 계획하고 실행하며, 새로운 역량을 쌓는다. 온라인 플랫폼과 AI는 개인별 학습 경로를 설계하고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해 평생학습을 지원한다. 이는 배움이 단순한 학교 교육을 넘어, 삶 전체를 통해 이루어지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6. 공동체적 배움의 강화 새로운 교육은 사회적 상호작용과 협력을 배움의 핵심으로 강조한다. 개인적 학습뿐 아니라 공동체적 프로젝트와 협력적 학습 경험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전 세계 학생들이 환경, 사회, 기술 문제를 공동으로 탐구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은 배움과 사회적 연결을 동시에 경험하게 한다. AI와 기술은 이를 지원하는 도구로 기능하며, 공동체적 학습 경험을 기록하고 분석해 학습자의 성장에 도움을 준다. 7. 윤리와 인간다움의 교육 새로운 교육은 인간다움과 윤리적 성찰을 배움의 핵심 요소로 포함해야 한다. 지식과 정보는 AI가 제공할 수 있지만, 공감, 윤리적 판단, 사회적 책임, 창의적 사고는 인간의 고유 영역이다. 따라서 새로운 교육에서는 기술 활용 능력뿐 아니라, 인간적 가치와 사회적 책임을 학습 과정에 통합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인간이 사회적 존재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8.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의 의미 새로운 교육은 단순한 교실과 교과서 중심 교육의 업그레이드가 아니다. 이는 배움의 주체를 학습자로 이동시키고, 평가와 학습의 기준을 재정의하며, 기술과 인간의 상호보완적 역할을 확립하는 근본적 전환이다. 배움은 더 이상 특정 장소와 시간, 제도에 제한되지 않고, 평생 동안 사회적, 인간적 경험과 결합하며 이루어진다. 이는 교육의 민주화, 자기주도적 성장, 공동체적 참여, 인간다움의 실현을 모두 아우르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9. 결론: 교육의 미래와 인간의 성장 새로운 교육의 탄생은 우리 사회가 맞이할 미래를 가늠하게 한다. 기술과 인간, 개인과 공동체, 학습과 삶이 통합된 교육 모델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인간이 스스로 성장하고 성찰하며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도록 돕는다. 미래 사회에서 배움은 더 이상 제도적 틀과 점수, 정답에 갇히지 않는다. 학습자는 스스로 선택하고 경험하며, AI와 기술을 도구 삼아 자신의 역량을 확장한다. 새로운 교육의 탄생은 인간과 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시대의 출발점이며, 배움과 삶을 통합하는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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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20
  • [기자수첩]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해외취업의 꿈’이 덫이 되는 순간
    [교육연합신문=황오규 기자] 최근 캄보디아 현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강제노역 사건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20~30대 청년층으로, SNS나 온라인 구직사이트를 통해 “고액 아르바이트”, “해외 콜센터 정규직 채용” 등의 문구를 보고 현지로 향했다. 하지만 도착하자마자 여권을 압수당하고, 숙소에 감금된 채하루 수백 통의 전화를 걸어 한국인을 속이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 전락했다. 그들이 일하는 곳은 ‘회사’가 아니라 폭력과 감시, 협박이 일상인 감금형 콜센터였다. 탈출을 시도하면 폭행을 당하고, 일부는 몸값을 요구받거나 심지어 생명을 잃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해외취업의 꿈’이 순식간에 지옥의 문으로 바뀌는 현실, 그곳이 바로 캄보디아다. 특히, 이 범죄의 핵심 연결망은 텔레그램이다. 모집부터 이동, 통제, 지시까지 모든 과정이 텔레그램 비밀채팅방에서 이루어진다. 익명성과 암호화 기능을 앞세운 이 앱은 범죄조직에게 완벽한 은신처가 된다. 텔레그램을 통해 피해자를 유인하고, 명령을 내리고, 송금 수단과 계좌를 공유한다. 심지어 피해자의 가족에게 협박 메시지를 보낼 때도 텔레그램이 사용된다. 캄보디아·미얀마·라오스 등지에서 활동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은 단순한 전화사기를 넘어선 국제 범죄 네트워크로 진화했다. 이들은 인신매매, 감금, 폭력, 불법 송금, 암호화폐 자금세탁까지 모두 하나의 체계로 엮어 운영한다. 국경을 넘는 범죄이기에 수사망을 피하기 쉽고, 피해자 구출에는 현지 정부와의 긴밀한 공조가 절실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범죄의 출발점이 우리 사회의 청년 실업과 생활고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한 달에 500만 원’, ‘숙식 제공’, ‘합법 비자’라는 말 한마디가 절박한 이들에게는 구원의 줄처럼 들린다. 그러나 그 끝에는 자유도, 인권도, 희망도 없다. 오로지 범죄조직의 이익을 위해 쓰이고 버려지는 젊은 노동의 잔혹한 착취 구조만이 남는다. 이제 우리는 이 문제를 단순한 ‘해외 보이스피싱’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이건 명백한 현대판 노예시장이자,인간의 존엄을 짓밟는 디지털 인신매매다. 정부는 보다 강력한 외교·수사 공조체계를 가동해야 하며, 특히 텔레그램 등 익명 플랫폼을 이용한 유인·지시 행위에 대한 국제 공조 수사가 시급하다. 한 번의 클릭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 그 클릭 앞에서 지켜야 할 것은 돈이 아니라, 나 자신과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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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18
  • [社說] 디지털 시대, 사라지는 한글 능력
    [교육연합신문=사설] 한글날을 맞아 우리 국어 교육 현실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초·중·고 아동 상당수가 국어 기초 학력 기준에 미달한다. 세계는 K-pop과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어에 주목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한국어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꾸준히 높아진다. 하지만 정작 국내 아동들은 읽고 쓰는 능력이 떨어진다. 문해력 부족은 사고력과 표현력에도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첫째, 영상과 디지털 매체의 압도적 영향력이다. 유튜브, 넷플릭스, SNS 등 시각 중심 매체가 독서 시간을 잠식한다. 글보다 영상과 이미지가 더 쉽고 빠른 즐거움을 준다. 둘째, 학교와 가정에서 글쓰기와 읽기 습관을 지도할 기회가 줄어들었다. 단순히 교과서 중심 학습으로는 사고력과 문장력 향상이 어렵다. 셋째, 즉각적 반응과 클릭 중심의 디지털 환경이 사고의 깊이를 약화한다. 대책이 필요하다. 첫째, 학교에서 독서와 글쓰기 시간을 확대해야 한다. 짧더라도 매일 읽고 쓰는 습관을 형성해야 한다. 둘째, 가정에서도 디지털 기기 사용을 관리하고, 부모와 함께 읽고 쓰는 활동을 늘려야 한다. 셋째, 영상과 게임 속에서도 읽기와 쓰기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넷째, 교사 연수와 교육 정책을 통해 문해력 지도를 강화해야 한다. 한국어가 세계적 관심을 받는 것과 달리, 국내 아동들의 기초 학력은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 읽고 쓰는 능력은 단순 학습을 넘어 사고력과 삶의 기반과 직결된다. 한글날을 맞아 우리는 문자와 언어의 힘을 지키는 책임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디지털 세대 속에서도 읽고 쓰는 습관과 사고의 깊이를 지키는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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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13
  • [기고] 반성; 삶을 전혀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
    [교육연합신문=문덕근 기고] 중국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고대의 하나라 때, 제후인 유호씨(有扈氏)가 반란을 일으켜 쳐들어왔다. 우임금은 그의 아들 백계(伯啓)를 보냈는데, 전투에서 패하고 말았다. 부하들은 분을 참지 못하고, 다시 공격하자고 했는데, 백계가 진정시킨다. “그럴 필요 없다. 우리 군사가 그들보다 많고, 진지도 더 큰데, 우리가 졌다. 이것은 분명히 내 덕이 그만 못하고, 군사를 움직이는 기술이 그만 못했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내 잘못을 고쳐 나가겠다.” 이때부터 백계는 일찍 일어나 근무 태도를 바꾸고, 능력 위주로 사람을 쓰고, 덕이 높은 사람을 받들었다. 이렇게 하며 1년을 보내자 유호씨가 스스로 와서 투항했다. 『論語』에서 曾子가 매일 세 가지 질문으로 스스로 반성하는 삶을 살았던 것(吾日三省吾身)을 실천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반성으로만 발전이 약속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백계는 어떻게 강해질 수 있었는가? 패배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 진실한 반성을 했기 때문이다. 반성은 삶을 전혀 다르게 만든다. 백계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자신의 반성을 증명하며 스스로를 단련했다. 지식은 시대의 문제점, 병, 불편한 점을 치료한 결과들이 지적인 장치로 체계화된 것이다. 따라서 지식은 근본적으로 윤리적이다. 그래서 지식인은 원래 시대를 아파하고, 시대의 문제를 발견하는 고뇌와 각성의 태도를 지닌다.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거기에 헌신하면 지적이고, 그렇지 않으면 지적이지 못하다. 시대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에 공적(公的)이다. 따라서 지식인은 윤리적이고 공적이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혼란은 지식인을 제대로 기르지 못한 업보를 겪는 일인지도 모른다. 불의에 저항하는 힘도 없고, 자기에게 필요한 것만 찾는 탐욕에 빠져 있다. 그들이 기득권을 만들고 유지하는 한, 우리의 희망은 달성되기 어렵다. 세대교체가 필요하고, 혁명이 필요하다. 교육은 모든 문제로 귀결한다. 교육의 본바탕을 회복하는 일부터 찾아야 한다. 배가 물의 흐름을 무시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것처럼, 교육이 아무리 제 자리를 잡아도 현실이 교육의 길을 반영해 주어야 한다. 우리 정치인들의 말과 행동이 질서를 잡아주어야 한다. 특히 ‘말의 질서’가 없는 대표적인 모습이 정치인에게서 보여진다. 대통령 후보로 나오면 가장 먼저 찾는 곳이 현충원이다. 어떤 이는 대통령 후보로 나왔으면서도 참배할 대통령과 참배하지 않을 대통령을 구분하여, 특정 대통령 묘소에는 가지 않는다. 이게 통치자의 모습인가? 현충원 참배의 기본도 모르는 사람이 나라를 이끌어 갔다는 것인가? 교육자들이 현장에서 아무리 사람을 길러도 보이는 현실과의 부조화를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이것이 ‘두 국민 국가’를 주창하고 있는 우리 정치인의 민낯인가? 많은 분들이 ‘정치가 실패하고 있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정치의 실패가 아니라, 이건, 교육의 실패다.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에 대한 인식이 없다. 국가를 움직이는 두 톱니바퀴 중에 하나면 얼마나 중요한 건가?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정치’, ‘정치인’에게만 관심을 쏟고 ‘교육’에는 무관심한 우리 국민 모두의 철저한 성찰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행동으로 성찰하지 않으면, 우리에게는 희망이라는 글자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성찰은 새로워지는 일입니다. 동아시아 역사상 최초로 혁명을 일으켜 세상을 바꾼 인물은 탕(湯) 임금이다. 3600년 전, 그는 폭군이었던 하(夏)나라의 마지막 임금 걸(桀)을 쳐부수고 상(商: 일명 殷)나라를 세워 백성을 나라의 근본으로 삼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그는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을까? 그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무리를 규합하거나 군대를 양성하여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일이 아니라 놀랍게도 날마다 세수를 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일이었다. ‘날마다 새로워지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하건만 똑같은 일로 매일 매일을 부딪히다 보니 힘들다가 화도 나고 ‘다 그만둬 버리자’라는 생각도 한다. 그래서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苟日新 日日新 又日新)이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고 하지만 삼일 후에 다시 작심삼일을 한다면 계속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이어져 꾸준히 지속할 수만 있다면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진실로 날마다 새롭게 하자. 어제의 어려움에 연연하지 말고 항상 새로움을 즐기는 ‘내’가 되자. 퇴계 이황 선생은 그야말로, ‘숨이 끊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의 정신을 놓지 않으려’ 하였다. 선생은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 설사로 인해 방 안의 요강에서 용변을 보면서, 윗목 한쪽에 놓여있던 분매(盆梅)를 다른 방으로 옮기도록 당부했다고 한다. “매화 형에게 불결할 터이니 내 마음이 편치 못하다.” 이는 역시 부단한 수행 속에서 순결해진 생명 감각으로 매화와 교감하는 한 단면을 영상처럼 보여주지 않는가? 사람들은 매일 샤워를 하면서 몸을 청결하게 관리한다. 더 나아가 얼굴과 몸매를 꾸미는 데 갖가지로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 그러나 이처럼 육체적인 생명에는 노력과 정성을 다하면서도, 정작 마음을 곱게 가꾸는 정신 생명의 수양은 소홀히 한다. 옛날의 선비들은 오히려 정신 생명의 향상을 평생의 과제로 여겼다. 찰스 다윈은 “살아남는 것은 강한 종도 우수한 종도 아닌 변화하는 종”이라고 갈파하였다. 이는 지구상에 살아남는 종은 강한 자가 아니라 환경의 변화에 잘 적응한 자라는 것이다. 모든 생물은 진화를 거듭한다.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한다는 다윈의 진화론은 인간 사회에서도 당연한 진리로 받아들여진다. 개인이나 조직에서 근간을 이루는 요소인 진화의 핵심은 위기를 극복하려는 혁신의 힘이며 이는 스스로의 변화에서부터 시작된다. 새로워지는 일을 하는 것은 생존의 터전인 세계가 계속 새로워지기 때문이다. 옛 세포가 새 세포로 새로워지지 않으면 병들거나 죽는다. 세계가 변화하는 것에 따라서 이념이나 가치관도 바뀌지 않으면, 그 이념, 가치관, 세계관의 주인도 도태된다. 바보는 과거를 위해 현재를 희생한다. 세계는 변하고 있는데도, 가만히 멈춰 서서, 가는 세상 탓, 남 탓만 하고 있다면, 누가 그에게 행복과 번영을 가져다줄 것인가? 수주대토(守株待兎)는 어떤 착각에 빠져, 되지 않을 일을 고집하는 어리석음을 의미하는 고사성어다. 이 표현의 유래는 춘추전국시대 송나라의 한 농부 이야기에서 비롯된다. 농부는 우연히 나무 그루터기에 부딪혀 죽은 토끼를 발견하고, 다시 그런 행운이 오기를 바라며 그루터기를 지키며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두 번째 토끼는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그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이 이야기는 변화를 두려워하고 요행을 바라는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경고하는 교훈으로 사용된다. 우리말과 우리글 공부에서도 새로워지는 일이 필요하다. 과거의 방법으로 현재를 풀려고 하면 ‘守株待兎’한 농부처럼 된다. 그런데 바보들은 언제나 다른 결과를 기대하면서도 계속 같은 방법을 쓴다. 한국어는 고유어(순수 우리말), 한자어, 외래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예컨대 ‘찬물’과 ‘헤엄’은 순수 우리말이고 ‘냉수’와 ‘수영’은 한자어이며, ‘버스’ ‘컴퓨터’처럼 외국에서 들어온 외래어도 있고 ‘버섯 피자’와 ‘교통카드’ 같이 여러 요소가 섞여 있는 혼종어도 있다. 국가의 3요소 하면 국민, 주권, 영토를 이야기한다. 이 말은 국가라는 의미는 이 3요소 중에서 하나라도 없으면 국가가 아니라는 뜻이다. 한자의 3요소는 허신이 AD 100년에 모양, 음(소리), 뜻으로 규정하였다. 예를 들어 日(해 일)이라는 한자를 보면 모양(日), 뜻(해), 소리(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제까지 천자문 식으로 한자 공부를 했다. 따라서 모양만을 익히려고 무조건 읽고 쓰는 것을 반복했다. 한자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다. 뜻을 표현하는데 첫 번째 우선은 소리이고, 다음이 모양(문자)이다. 또한 소리는 뜻과 모양을 연결하는 핵심 매개체인 것이다. ‘해’를 우리는 ‘일’이라고 읽고 배우는데, 일이라는 소리(음가)에 대해서는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억지로 모양을 익히는 학습에서 벗어나 뜻과 소리에 눈을 돌리게 되면 뜻밖에도 우리말의 새로운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日’은 ‘해 일’로 풀이하는데, 이것은 모양과 의미를 고려한 것으로 ‘일’이라는 소리의 의미가 생략된 풀이다. 그러다 보니 ‘日’의 ‘해’가 어떤 해인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일’은 ‘일찍, 일어나다, 일하다, 일해라’ 등으로 풀이한다. 일찍은 日直에서 유래한다. 이제는 한자를 ‘하늘 천’, ‘따 지’식으로 무조건 외우지 말고 ‘하늘을 왜 천이라 할까?’, ‘땅을 왜 지라고 할까?’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공부로 바꾸어야 한다. 한자를 이렇게 보기 시작하는 순간 한자는 음을 중심으로 엄정한 체계와 질서를 드러내게 된다. 그래서 ‘天’의 처음 모양을 알고, ‘하늘’을 왜 ‘천’이라고 하는지 우리말을 알아야 한자의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있는 것이다. 한자 역시 음(소리)이 생명이며 한자의 가치와 의미는 음(소리)에 있다. ‘한글은 우리 글자, 한자는 중국 글자’라는 선입견 때문에 우리 글자인 한글을 두고 한자를 배우는 것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것은 우리 한자와 한글을 잘 알지 못해서 비롯된 편견이며 오해다. 한자는 한글의 뜻풀이 사전이다. 한글은 한자의 도움을 받아야 비로소 그 뜻을 제대로 알 수 있다. 한자와 한글의 결합이 아니면, 우리말과 우리글을 제대로 풀이할 수 없다. ‘비’를 왜? ‘우’라고 하지? 이 한마디의 질문, 이런 공부 과정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기르고, 생각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한다. 모든 변화는 갈등의 흐름이다. 공부 방법의 갈등을 체험하고 길을 찾는 것부터! ◇ 한자한글연구원장 ◇ 한자실력급수 사범급(공인)·한자한문지도사 특급(공인) ◇ 前전남강진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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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13
  • [기고]서지연 부산시의원, “지금은 디지털 재난 상황, 지역의 데이터 주권 확보해야”
    [교육연합신문=서지연 기고] 지난 9월 26일 저녁,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본원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그로부터 2주가 지난 현재(10월 10일), 복구율은 여전히 20%대에 머물고 있다. 이로 인해 자원봉사 포털, 민원 서비스, 각종 행정서류 발급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서비스들이 중단된 상태다.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은 단순한 화재사고의 복구가 아닌 디지털 재난 상황이다. 우리가 외면해 온 디지털 행정의 구조적 취약성이 폭발한 예견된 재난이며, 이제는 국민을 위해 일하던 소중한 생명까지 앗아간 중대한 사회적 비극이 되었다. 정부는 지금까지 복구율 수치만 발표했을 뿐, 어떤 데이터가 유실되었고 무엇이 복구 불가능한지 명확히 밝히고 있지 않다. 국민은 자신의 행정 정보가 안전한지조차 알 수 없다. 이것은 단순한 행정 지연이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한 중대한 침해이다. 한 건물의 화재로 대한민국 전체 행정 시스템이 이토록 무너질 수 있다는 현실 속 우리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국가의 정보 인프라는 이중, 삼중의 백업 체계를 갖추는 것이 상식이다. 특히 수사 자료, 안보 정보, 국가 기밀처럼 민감한 정보는 법적으로도 별도 보호 장치가 요구된다. 본 화재로 인해 백업 시스템은 작동했는지, 애초에 제대로 존재하지 않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이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위기관리 시스템의 근본적 부실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정부가 최근 'AI 국가'를 선언하며 OpenAI 한국 진출을 환영했지만, 정작 AI가 학습하고 활용해야 할 공공 데이터의 무결성조차 보장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왜곡되거나 결손된 데이터 위에 구축된 AI 서비스는 국민을 오도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허위정보 생성과 여론 조작의 도구가 될 위험마저 있다. 첨단 기술을 논하기 전에 기본 인프라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정보공개청구가 멈췄다. 민원이 처리되지 않는다. 사법 절차에 필요한 수사 자료의 안전성도 불투명하다. 행정이 멈추면 민주주의도 멈춘다. 시민이 정보에 접근할 수 없고 정부가 투명하게 소통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미 민주 사회라 할 수 없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왜 부산의 데이터까지 대전에서 관리하고 있는가? 이번 사태는 중앙 집중형 정보 구조의 위험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부산만의 통계를 구축하고, 부산 시민의 빅데이터를 자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은 여전히 한계투성이다. 대전의 한 건물에서 화재가 나면 부산 시민의 민원도 멈추고, 부산의 자원봉사 기록도 사라지고, 부산 기업의 행정 서류도 발급되지 않는다. 지방자치 30주년의 한계가 여전하다. 데이터 주권은 단순한 기술적 이슈가 아니다. 자치와 분권의 핵심이다. 부산이 스스로 부산 시민의 정보를 관리하고, 부산의 미래를 설계할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어야 한다. 중앙에 의존하는 구조에서는 위기 대응도 느리고, 지역 맞춤형 정책도 불가능하다. 더 나아가 한 곳의 재난이 전국적 마비로 이어지는 위험천만한 구조이다. 진정한 자치분권국가로 나아가려면 데이터 인프라부터 분산되고 독립되어야 한다. 정부는 신속하고 투명한 복구작업과 함께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중앙 집중은 효율성이라는 미명아래 오히려 국가적 재난을 키우고, 현장의 공무원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구조적 취약점이 되었다. 정부는 이번 사건에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지방분권에 보다 박차를 가해야 한다. 부산뿐 아니라 전국의 광역 자치단체들이 각자의 정보 인프라를 구축하고, 상호 백업하는 분산형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한 곳의 재난이 전국을 마비시키는 일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 이에 정부에 강력히 요구한다. 즉각적이고 투명한 정보공개가 이루어져야 한다. 유실된 데이터의 종류와 규모, 복구 가능 여부와 일정, 민감 정보의 보호 현황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기술 전문가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독립적 외부 감사가 실시되어야 한다. 백업 시스템 부실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 더하여 근본적 시스템 개선을 마련해야 한다. 데이터 분산 저장 및 다중 백업을 의무화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정보 주권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국가 핵심 인프라에 대한 상시 점검 체계를 확립하고, 디지털 재난 대응 매뉴얼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출발점은 진정한 지방분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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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10
  • [기고] 김광명 부산시의원, "세븐브릿지 투어를 완주하며"
    [교육연합신문=김광명 기고] 지난 청명한 가을날,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열린 '2025 세븐브릿지 투어'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국내·외 3000여 명의 라이더들이 참가한 이번 행사에 저 역시 한 시민이자 시의원으로서 전 구간을 완주하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세븐브릿지 투어는 부산을 대표하는 77㎞와 33㎞ 두 개의 코스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은 벡스코에 집결해 100명 단위로 광안대교로 이동한 뒤, 정해진 시간에 맞춰 출발했다. 광안대교, 부산항대교, 남항대교, 을숙도대교 등 4개의 해상 교량과 부산항, 낙동강 하구,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코스는 그 자체로 부산의 매력을 집약한 여정이었다. 행사 당일 오전에는 주요 도로가 한시적으로 통제되어 안전하게 행사가 진행됐으며, 교통 불편을 기꺼이 감내해 주신 시민들, 그리고 현장에서 안전을 책임져주신 경찰과 자원봉사자 여러분의 헌신 덕분에 큰 사고 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다. 세븐브릿지 투어는 단순한 자전거 대회가 아니다. 이는 부산의 풍광과 국제도시로서의 역동성을 세계에 알리는 문화·관광 브랜드이자, 자전거라는 친환경 교통수단을 통해 건강한 생활 문화를 확산시키는 소중한 계기다. 동시에 시민이 함께 즐기고 화합하는 진정한 ‘시민축제’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행사의 의미가 더욱 커지기 위해서는 시민 여러분의 참여와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참가자로 함께 달리는 것도 좋지만, 가족과 함께 현장에서 응원하거나 자원봉사로 동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 축제를 빛낼 수 있다. 내년에는 더 많은 부산시민들께서 함께해 주시길 간곡히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완주를 통해 한 가지 비전도 떠올렸다. 앞으로 세븐브릿지 투어가 부산을 넘어 국내 타 도시, 더 나아가 해외 원정 행사로 이어진다면, 부산은 세계 속에서 더욱 빛나는 스포츠·관광 허브로 성장할 것이다. 부산은 언제나 도전 속에서 성장해 왔고, 시민이 함께할 때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 저 역시 부산시민과 함께 건강하고 활기찬 도시, 세계인이 찾는 매력적인 부산을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 김광명 부산시의원 ◇ 부경대학교국제대학원 정치언론학과 석사 ◇ 제9대 부산광역시의회 해양도시안정위원회 ◇ 제8대 부산광역시의회 교육위원회 부위원장 ◇ 제8대 부산광역시의회 운영위원회 위원 ◇ 제8대 부산광역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부위원장 ◇ 제8대 부산광역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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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10
  • [기고] AI, 학생 맞춤형 학습의 동반자
    [교육연합신문=최일훈 기고] 오늘날 교실에서 인공지능을 비롯한 디지털 도구의 활용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학생들은 AI가 제공하는 학습 자료를 통해 자기 속도에 맞게 공부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으며 배움에 몰입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디지털이 수업의 본질을 대신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성취기준 달성이 여전히 교육의 핵심이며, AI는 그 목표를 지원하는 강력한 동반자다. AI가 보여주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바로 맞춤형 학습이다. 과거에는 진도를 따라가지 못해 뒤처지는 학생이나 너무 쉬워서 흥미를 잃는 학생 모두 같은 교재와 수업 속도를 감당해야 했다. 그러나 AI는 학습자의 수준을 빠르게 진단하고, 적절한 난이도의 과제를 제시한다. 학생들은 자신에게 꼭 맞는 학습 루트를 따라가면서 부담은 줄이고, 성취감은 높인다. 교실 속 격차를 줄이는 힘이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기주도 학습 습관을 기르게 된다. AI가 제공하는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결과를 검토하며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경험은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학습하는 힘을 길러 준다. 교사의 눈길이 미치지 못하는 순간에도 AI는 학습의 파트너가 되어 학생 곁에서 끊임없이 돕는다. 물론, 교사의 역할은 여전히 핵심적이다. AI가 아무리 정밀하게 진단하고 처방을 내린다 해도 성취기준이라는 나침반을 기준으로 수업을 설계하는 것은 교사의 몫이다. AI의 제안이 때로는 과도하거나 적절치 않을 수 있기에 교사는 그 결과를 점검하고 학생의 학습 여정을 조율해야 한다. AI의 활용이 효과적이려면, 교사의 교육적 전문성과 결합될 때 비로소 힘을 발휘한다. 『디지털 미래 영재학교 인공지능반』을 집필하며 이러한 점을 더욱 깊이 고민했다. 책 속에는 AI가 학생들을 위한 개별화 학습을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사례와 함께 담았다. 결국 AI는 교사의 자리를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라, 교사가 놓칠 수 있는 부분을 메워주는 학습 동반자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었다. 다만 AI를 통한 맞춤형 학습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 AI의 답변은 데이터 편향이나 오류를 포함할 수 있으며 학생이 이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잘못된 이해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들에게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태도를 길러주어야 한다. “AI가 말해 준 답이 정답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교사와 친구들과 토론하며 답을 다듬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이야말로 디지털 시대에 요구되는 비판적 사고와 학습 윤리다. 앞으로의 교실에서 중요한 것은 ‘AI를 얼마나 많이 활용하는가’가 아니다. ‘성취기준을 중심에 두고 AI를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관건이다. 교사가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수업을 설계하고 AI를 학생 맞춤형 학습에 적절히 접목시킬 때, 학생들은 격차를 줄이고 자기주도적 배움을 이어갈 수 있다. AI는 교실에서 새로운 주인이 될 수 없다. 하지만 교사의 효과적인 설계와 만나는 그 지점에서, AI는 학생들이 자기만의 속도로 성취기준에 도달하도록 돕는 든든한 학습 동반자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어떻게 펼쳐낼지는 교사의 손에 달려 있다. ▣ 최일훈 ◇ 부산 명진초등학교 교사 ◇ 2024~2025 디지털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 주무교사 ◇ 2024 디지털기반 교육혁신 교육부 장관 표창 ◇ 2023 정보(SW·AI) 교육 발전 및 활성화 유공 교육부 장관표창 ◇ 2022 개정교육과정 과학교과서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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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09
  • [社說] 고교학점제, 땜질식 처방으로는 무너진 교실을 살릴 수 없다
    [교육연합신문=사설] 교육부의 발표는 공허하다. 유연화, 교원 정원 확대, 생활기록부 기재 조정. 모두 듣기 좋은 말일 뿐이다. 교실은 이미 벼랑 끝에 서 있다. 현장의 고통은 단순히 시수나 지침의 문제가 아니다. 고교학점제 자체가 구조적 과부하를 안고 있다. 학생은 선택을 강요당한다. 교사는 관리와 행정에 파묻힌다. 수업의 본질은 뒷전이다. 유연화가 무슨 의미가 있나. 이미 보충수업은 서류용으로 전락했다. 강의 대신 유인물, 대체과제, EBS 강의. 이름만 남았다. 교사들은 ‘없애야 한다’고 말한다. 교육부는 ‘완화’라는 말을 반복한다. 문제의 핵심을 외면한 것이다. 교원 정원 확대도 허울뿐이다. 전국 2,380개 고등학교에 1,600명. 학교당 한 명도 채 안 된다. 과목별 수요는 제각각이다. 한 명 늘어난다고 달라질 현실이 아니다. 현장은 이미 알고 있다. “어림없다.” 이 한마디가 모든 것을 말한다. 국가교육위원회 논의 역시 희망적이지 않다. 위원들이 퇴임하고 2기 구성이 미정이다. 현장은 내년 시간표를 꾸리고 있다. 하지만 제도는 불안정하다. 교사와 학생 모두 불안 속에 방치된다. 교육은 실험장이 아니다. 현장은 더 이상 참지 못한다. 땜질식 처방은 혼란을 키운다. 고교학점제의 근본을 다시 묻지 않으면 안 된다. 정책의 방향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교육부는 숫자로 현장을 달랠 수 없다. 구호로 교사의 피로를 덮을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구조 개혁이다. 선택권을 명분으로 한 제도적 폭주를 멈춰야 한다. 교실은 붕괴 직전이다. 교육부가 진정 학생을 위한다면, 고교학점제의 전면 재설계를 선언해야 한다. 그것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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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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