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04-12(월)
 
[교육연합신문=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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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화산』을 필두로 줄곧 노동과 사회 문제에 대한 선 굵은 목소리를 내온 이인휘 작가가, 최근 『폐허를 보다』 『건너간다』 『우리의 여름을 기억해 줘』에 이어 다시 1년 만에 내놓는 신작 장편소설이다. 
 
작가가 그간 써온 소설이 사회이슈를 직접적이고도 정면으로 대하는 것이 주였던 데 비해, 이번 소설은 사회적 구조보다는 인간 개체의 내면으로 깊숙이 눈을 돌려 자연과 사랑을 통한 두 남녀의 상처와 아픔의 치유를 눈부시게 미려한 문장으로 그려내고 있다. 
 
----- 작가의 말
“생명이란 얼마나 아름다운가!
생명의 뿌리가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아가게 된 겁니다. 생명이 생명을 존중하는 사랑이 슬그머니 몸에 생긴 거지요. 어쩌면 생긴 게 아니라 자연의 뭇 생명이 내게 사랑을 가르쳐 준 것이겠지요. 
 
산과 강의 품에 안겨 있는 부론.
태초에 강을 따라서 사람들이 집을 짓고 생명을 이어온 흔적이 깊고 진하게 스며 있는 곳. 천년고찰 법천사지와 거돈사지가 있고, 석기시대의 유물들이 묻혀 있는 곳. 부론은 아름다운 풍경과 더불어 우리 역사의 숨결 또한 깊게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이 소설은 상처를 입은 두 남녀가 사랑을 만들어가는 이야기입니다. 그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인간이 무엇을 잃어버리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고 싶어 쓴 소설이죠. 
부론이 내게 준 사랑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서 쓴 소설, 누군가의 마음에 따뜻하게 다가가기를 소망해 봅니다.” 
 
----- 출판사 리뷰
음악에 대위법이라고 있습니다.
화성학과 함께 작곡법의 양대요소라고 할까요.

이의 사전상 간단 정의인즉,
“독립성이 강한 둘 이상의 멜로디를 동시에 결합하는 작곡기법.”

이인휘 작가의 신작소설 『부론강』은 이 용어정의 그대로인 ‘대위법’적 소설입니다.

감탄에 찬탄이 절로 일어날, 그런데 너무나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의 만발했던 역사와 인물. 수려함이 길게 길게 뻗어서 내달리는 자연과 지리. 바로 이를 큰 하나의 선율로 삼아 전개되는 것이 소설 『부론강』입니다.

컴컴한 터널처럼 깊이 파들어간 상처와 아픔. 그리하여 사방의 빛이 차단된 두려움, 외로움, 그리고 그 속의 차마 그리움. 각자 이 같은 과거가 쟁여진 두 남녀 주인공의 절제된, 그러나 서서히 서서히 마그마가 휘돌 듯 끓어오르는, 그리하여 마침내 서로에게 절정의 위안과 위무를 내어주는, 그 순일한 존중과 사랑. 바로 이를 다른 또 하나의 큰 선율로 삼아 전개되는 것이 소설 『부론강』입니다. 
 
----- 편집자가 뽑은 최고의 문장
“마음의 둑이 무너지자 물결이 몰아쳤다. 섬강이 남한강을 만나듯 남한강이 북한강을 만나듯 서로 다른 먼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이 오롯이 만났다. 그 밤 강물 위로 수많은 별이 떨어졌다. 바람도 없이 예솔암 위의 나무들도 몸부림쳤다. 밤새도록 출렁거리는 사랑의 물결 속을 헤집고 다니던 두 사람은 새벽 여명의 빛을 품고서야 잠이 들었다” 
 
남녀의 사랑이, 그것이 육체적 행위를 암시한다 하더라도, 이토록 아름다운 자연의 은유로 표현된 문장을 본 적 있는가. 눈이 부셔 아득하기까지 하다. 이는 정욕에만 휩쓸리지 않는 진정한 신뢰와 존중이 있기에 가능한 사랑이리라. 그렇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자신의 깊숙이 패인 상처와 아픔을 치유해준 서로에게 “고마워요”라는, “나도 고마워요”라는 가장 소박하건만 가장 감동적인 헌사를 바치는 것이다.

◆ 추천의 글 - 정우영(시인, 국립한국문학관 사무국장) 
 부론에서 살고 싶다. 소설을 덮으며 불쑥 솟구친 바람이다. 왜 이런 생각이 들었을까. 소설 속 부론이 우리가 꿈꾸던 바로 그 마을이라 서? 아니면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 사이가 너무나 조화로워서? 이 때문이라면 소설 속 이상향은 숱하다. 내가 주목하는 부분은 부론의 치유력이다. 좌절과 절망을 앓던 사람들이 부론에 와서는 아연 생명력을 되찾는 것이다. 주요인물인 찬미와 원우는 물론이고 부론에 모여든, 상처받은 자들은 정신적 공황 상태를 이겨낸다.

  무엇이 이들에게 이러한 에너지를 전달했을까. 부론강이다. 뭇 생명의 원천이자 젖줄이기도 한 부론강이 수많은 곡절을 품어 위무하는 것이다. 그런데 참 희한하게도 강의 이 포용력이 소설 속 인물들만 감싸안는 것은 아니다. 소설을 읽고 있는 내게도 건너와 강의 일렁임 안으로 끌어들인다. 그러니 읽는 나와 소설 속 경계는 자연 허물어질 수밖에.

  나는 소설을 읽는 내내 부론에 들어가 있었다. 그들과 함께 그들 곁에서 생생한 소설을 숨 쉬었다고 할까. 나는 이번 소설에서 이인휘가 강의 속살을 체득했다고 여긴다. 그윽하고 유현하며 생동감이 넘친다. 가슴에 감기는 문장의 호흡도 깊어서 절로 저릿하다. 치달아오르던 이인휘 소설의 격정이 부론에 이르러 너그러운 생명의 강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자, 그러면 우리 이제 부론에서 만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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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소개

 작가 이인휘는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나 1988년 문학계간지 『녹두꽃』으로 등단했다. 장편소설 『활화산』 『내 생의 적들』 『노동자의 이름으로』 『건너간다』 『우리의 여름을 기억해 줘』 외 다수가 있고 2016년 소설집 『폐허를 보다』로 만해문학상을 받았다.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장을 지냈고 22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진보생활 문예지 『삶이 보이는 창』 편집장이다. 2009년 원주 부론면 관덕마을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어 옆동네 폐교에 마련해 놓은 해고자 쉼터 ‘그린비네'의 지킴이로 지내면서 소설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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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부론강 - 제31회 만해문학상 수상작가 이인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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