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04-12(월)
 

[교육연합신문=조만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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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공공도서관(관장 전만석)에서는 ‘글자는 겨우 읽되 문장은 이해 못하는 요즘 학생들의 어휘력’의 심각성을 깊이 통감하고 ‘어린이 한자’(2021. 1. 20.~2. 19. 강사 문덕근)반을 운영했다. 더욱이 어휘력과 문해력은 21세기 기초·기본 학력과 창의력의 디딤돌임을 예견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아래와 같은 2가지의 심각성을 전제하여 개설했다.


첫째, 글자는 겨우 읽되 문장은 이해 못해, 글과 담 쌓은 영상물 세대. 요즘 세상은 온통 영상물 시대이다. 인터넷에 밀려 활자를 점점 더 멀리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과 TV, 게임과 휴대전화에 익숙해진 ‘활자이탈(活字離脫) 세대’의 학습·의사소통 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이 밝혀졌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글과 책에서 멀어지면서 자기 생각을 전달하는 작문은 물론, 남이 쓴 글을 읽고 이해하는 독해 능력이 급속히 떨어지고 창의력과 사고능력이 떨어지는 한편 정서와 심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둘째, 특히 초등생 독해력 평가 및 쓰기 실력 형편없어 일선 학교 교사들이 하나같이 ”학생들이 제대로 읽지 못하고 더듬거려 수업시간에 교과서를 소리 내서 읽히지 못할 정도”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조선일보가 2010년 서울 지역 5개 초등학교 4학년 학생 1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독해·작문 및 읽기·쓰기 능력 평가 조사결과는 충격적이다.  또한 조선일보가 한국교총에 의뢰하여 초·중·고 교사 4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66.6%의 교사가 ‘과거에 비해 글을 읽고 이해하는 학생들의 능력이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학생들의 독서량과 독서의 질이 떨어졌다’는 응답은 59.8%, ‘글짓기, 문장 이해력, 언어 구사력이 신체·정신 발달보다 낮다’는 응답은 76.5%였다. 전문가 연구에 따르면, 독해력이 떨어지면 국어뿐만 아니라 사회·영어·과학·수학의 학업성취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글 읽기에 소홀하면 어느 과목에서든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렵다는 뜻이다. 

 

조선일보가 2011년 한국연구재단에 의뢰해 한국 대학에서 연구·강의하는 해외 석학(碩學) 8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한국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질문을 자주 한다”고 답한 비율은 6.9%에 지나지 않았다. 이들은 하나같이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고 주입하고는 점수 위주로 실력을 평가하는 한국식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한 교육방식은 산업화 시대의 인력을 키울 수는 있을지 몰라도 지적(知的) 수준과 창의력을 높여 주지 못해 혁신과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은 키워 주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성균관대 이명학 교수가 ‘교양국어’를 듣는 올해 신입생 384명의 漢字 능력을 시험했더니 자기 이름을 한자로 쓰지 못하는 학생이 78명이나 됐다.
 

아버지와 어머니 銜字(함자 이름)를 한자로 적지 못하는 학생은 각각 77%, 83%였다. 열 명 가운데 두 명은 제 이름도 못 쓰고, 열 명 중 여덟 명은 자기 부모 이름자도 못 쓴다는 이야기다. 다른 대학도 비슷할 것이다. 이런 지경이니 ‘抱負(포부)’는 7%, ‘榮譽(영예)’는 4%, ‘折衷(절충)’은 1%만 올바로 읽었다는 것은 화제도 되지 않는다. 한자 쓰기에선 ‘신입생(新入生)’은 71%, ‘경제(經濟)’는 96%, ‘백과사전(百科事典)’은 98%가 못 썼다. ‘대학교(大學校)’를 ‘大字利’, ‘지하도(地下道)’를 ‘土下○’라고 써낸 학생도 있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학교에서 한자를 제대로 배우지 않는다. 국어 교과서에서도 한자는 거의 사라졌다. 초·중학교는 학교장 재량으로 일부 학교에서 가르칠 뿐이다. 고등학교 2, 3학년 선택과목에 한문이 있지만 수능에서 한문을 택하는 학생은 거의 없고 언어 영역은 한자를 출제하지 않는다.

 

우리말 전체 어휘의 70%가 한자어이고 개념이나 抽象(추상)명사는 대부분 한자가 포함돼 있다. 인문·사회·자연과학의 학문 용어도 거의 모두 한자어다. 어휘를 구성하는 한자의 뜻을 모른 채 音(음)만 갖고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回歸(회귀)’ ‘歸還(귀환)’ ‘歸巢(귀소)’ 같은 단어들은 ‘歸(귀)’라는 한자가 ‘돌아간다.’는 의미라는 것을 알면 각 단어의 뜻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歸(귀)’의 뜻을 모르면 기계적으로 따로따로 뜻을 외워야 한다.
 

동아시아의 공통 표기수단인 한자는 국제 경제활동에서도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이다. 한자를 배우는 것과 한글을 발전시키는 것은 볏단처럼 서로 기대고 있다.
 

아름다운 우리 옛말을 가꾸고 다듬으려면 2000년 가까이 한국인이 생각하고 공부하고 그 결과를 축적하고 전달하는 수단이었던 한자를 깨치지 않으면 안 된다. 요즘 세상은 온통 영상물 시대이다. 인터넷에 밀려 활자를 점점 더 멀리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과 TV, 게임과 휴대전화에 익숙해진 ‘활자이탈(活字離脫) 세대’의 학습·의사소통 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이 밝혀졌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글과 책에서 멀어지면서 자기 생각을 전달하는 작문은 물론, 남이 쓴 글을 읽고 이해하는 독해 능력이 급속히 떨어지고 창의력과 사고능력이 떨어지는 한편 정서와 심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 공감한 학생들의 수업 열기는 추운 겨울을 녹이며, 코로나19도 무색하게 할 정도였으며, 거기에는 학부모님의 교육에 대한 통찰이 큰 힘을 발휘했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소감을 들어보자.  "새로운 한자와 낱말의 뜻을 알아 좋았고, 기회가 되면 더 배우고 싶다. 이렇게 쉽게 한자를 배워보기는 처음이다. 우리들이 부모님에게 말씀드려서 수강료를 내도록 해야겠다(윤성우, 3학년).", "새로운 한자를 배워 활용할 수 있어서 좋았고, 계속 외우는 게 아니라 한자가 만들어진 이유를 아니까 한자가 머릿속에 쏙쏙 들어온다(이경은, 2학년).", "작가가 꿈인데, 낱말의 구체적인 뜻을 아니까 좋고, 꿈일 키우는데 한자가 필요함을 느꼈다(박은률, 2학년).", "재미있고 즐거운 수업이었다(이윤채, 1학년)." 

 

뜻은 멀리 두고 외우기만 하는 교육방식을 그대로 고수한다면 분별이 안 되는 節(철)부지만을 양산할 뿐이다. 현재 초·중학교 교과서에 쓰인 한자어는 한글전용으로 쓰여 있다. 한자어가 한글로 쓰여 있더라도 그 속은 한자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說(말씀 설)은 言(말씀 언)과 兌(벗을 태)로 구성되어 있어서, ‘말이란 겉으로 드러난 현상을 벗겨 속에 든 내용을 자세히 드러내어 말하는 것’이다.

방과후학교 한자부에서 있었던 일이다. ‘海(바다 해)’를 海=氵+每로 파자 하면서 ‘每’라는 글자를 읽어보라고 했는데, 한 학생이 자신 있게 ‘매양 매’라고 읽었다. “매양이라는 말이 무슨 말이야?”라고 물으니, “그냥, 매양이요.”라고 하며 학습지에서 배웠다고 했다. 

 

한자는 표의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글자인데, 뜻을 모르고 무조건 훈과 음을 외우게 하는 교육 방법은 방향을 상실한 국민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공부는 세상 이치를 깨우치기 위해 하는 것이며, 그 이치는 글자가 만들어진 원리인 우리의 삶을 제대로 관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임을 깨닫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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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공공도서관, 어린이 한자(漢字) 프로그램 개설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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