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대학입시와 고등학교 교육

 

대학입학에 대해 온 국민이 우리나라처럼 강력한 집착을 보이는 나라는 세계에서 드물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높은 교육열이 오로지 성적과 대학진학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그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학교 교육은 외면받고 있다.

 

아울러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안 될 사회적 상황을 만들고 있다.

 

엄밀하게 말하면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대학입시와는 별개의 독립적인 존재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대학입시를 자녀교육 전 과정의 성패를 가르는 최종 관문으로 생각하는 현실에서는 고등학교 교육이 대학입시에 종속되어 대학입시를 위한 준비기관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학입시 제도와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는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다.

 

우리나라 대입제도의 주요변경 내용을 살펴보면 해방 이후 대학별 단독시험으로 출발하여 자격고사제, 예비고사와 본고사 병행, 학력고사와 내신, 논술과 면접, 대학수학능력시험과 학교생활기록부 등의 전형 요소가 활용되다가 지난 2002년 수능 비중 약화와 내신 비중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새 대입 제도가 확정 되었고, 2007년에 등급제 수능을 처음 시행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대입제도 변경의 주요 특징은 학생 선발에 대한 대학의 자율성보다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규제 중심의 대학입시 제도로 수정이 거듭되어 왔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재의 흐름은 규제중심에서 대학 자율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생을 선발한다는 대원칙에는 대부분 공감한다. 학생 선발권이 없는 대학의 자율성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학진학이 자녀교육의 전 과정을 성공과 실패로 규정하는 사회적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와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교육수요자들이 대학진학에 필요한 교과 성적에만 집중하고 여타과목은 소홀히 하게되면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적 운영과 보통교육이 추구하는 전인교육을 바탕으로 하는 경쟁력 있는 창의적 인재 육성은 갈수록 어려워진다.

 

그러므로 대학이 21세기 잠재력과 경쟁력 있는 창의적 인재 선발을 위한 다양한 전형 자료 개발과 높은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대입제도가 고등학교 학교생활의 종합적 판단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꾸준히 개선되어야 한다. 표준화된 시험자료뿐만 아니라 개별 학생에 대한 특성이 잘 나타난 심층 기록 자료와 학교 생활과정이 종합적으로 반영되도록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입학사정관제의 도입은 좀 더 선진화된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계 공립 고등학교의 고민

 

평준화 제도는 이제 외견상 정착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고 그 동안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다.


그러나 평준화 체제에서는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천차만별이라 교육의 효율성과 학교 교육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능력이 뛰어난 학생이나 부족한 학생 모두가 희생되면서 특수목적고를 가기 위한 사교육이 심화되고, 결국 공교육이 붕괴되는데 중요한 원인을 제공한 측면도 있다.

 

수준별 이동수업이 대안으로 가능하다지만 현장에서 이를 실현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과 한계가 있다. 

 

우리는 이제 다양화와 전문화를 특징으로 하는 급변하는 사회구조 속에서 개인이든 국가든 경쟁관계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글로벌 시대를 맞이하여 국가 간에 국경의 개념이 희박해지고 경쟁은 더욱 치열하여 나라마다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그 동안 학교를 개혁하여 국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인력 개발에 주력하고자 학교선택권을 확대하고 학교교육에 시장 원리를 적용하여 학부모와 학생들을 통해 교육의 질과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다양화, 전문화된 인재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특기와 적성을 고려한 특성화 고교의 확대 계획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다만 현재와 같이 특목고 선발 형태를 유지하면서 시행되고 있는 자율형 고교의 확대 추진은 대다수 일반계 고등학교가 상대적 박탈감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현재 일반계 고등학교는 우수한 중학교 학생이 특목고나 특성화고, 자율고로 빠져나가고 희망만하면 성적과 관계없이 배정되므로 극심한 이질집단의 학급편성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면학분위기 조성과 효과적인 학습지도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선발권을 확보하거나 교과교실 등 기반 시설 확충을 전제로 한 과목별 학점제 실시와 같은 일반계 고교의 새로운 발전력 전략과 운영의 묘를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약력>

학력  한양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교육학 석사)

 

경력  서울특별시교육청 장학사

         서울 경기고등학교 교감

         서울 자양중학교 교장

         서울시 강서, 강남교육청 학무국장

         서울시 동부교육청 교육장

 

현재  서울 경기고등학교 교장

 

 

이기성(李基成)

서울 경기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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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칼럼]미래 사회 위한 우리 교육의 과제와 변화의 필요성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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