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교육연합신문=김현구 기자]

러시아의 대문호였던 알렉산드르 푸시킨은 ‘발레는 인간의 영혼이 빚는 춤’이라 했던 적이 있다.

 

이런 발레작품을 들고 지역의 문예회관과 소외계층을 찾아 발품을 파는 비바츠예술매니지먼트의 조윤혜 대표를 만났다. 지금까지 100회가 넘게 발레작품을 마케팅한 전문가다.

 

청소년과 대학생을 지도하는 발레교육가가 기획자의 길을 병행하며 인생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발레를 전공한 청소년들에게 발레를 가르치던 조윤혜 대표는 대학 발레전공 학생들의 사회진출을 돕기 위해 2008년 공연예술 기획을 하게 됐다. 일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그는 넓은 시각에서 스포츠 이벤트 마케팅 박사과정을 공부해 학위도 취득했다. 실전과 이론을 모두 갖춘 셈이다.

 

일선에서 오랫동안 발레 멘토링과 코칭을 해오면서 공연기획 일을 하려면 무엇보다 마케팅 매니지먼트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일에도 학업에도 모두 열정을 쏟은 조 대표는 무용가 마셔 그레이엄을 가장 존경한단다.

 

그레이엄이 “위대한 무용수는 기교로 위대한 것이 아니라 열정으로 위대한 것”이라고 말한 때문이란다. 그래서 그는 기회 있을 때마다 후진들에게 이 말을 강조한다. 그에 맞게 조 대표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열정’ 그 자체다.

 

이런 열정으로 발레예술작품을 들고 전국의 문예회관을 누비며 발로 뛰었다. 연결되는 대로 지역의 단체장, 관장, 공무원, 담당자 등 문화예술 네트워킹을 위해서라면 없는 용기도 냈다.

 

“때로는 문예회관이 있는 지역의 지자체장을 직접 만나게 해달라고 무조건 들어가기도 해요. 용기를 갸륵하게 봐서인지 접견을 할 기회가 되면 ‘왜 지역에서 예술 공연이 필요한지’를 말씀드리죠. 그러면 이해를 해주시죠.” 조 대표는 자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물론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지 않은 일부 지역의 단체장은 우회적으로 ‘불가’를 나타내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서 먼 길 마다하고 달려갔는데 빈손으로 돌아올 때는 공허감을 느낀 적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밑져야 본전’, 곧 ‘Nothing venture, nothing have(호랑이 굴에 가야 호랑이 새끼를 잡는다)’는 서양속담을 떠올리고는 했단다.

 

“지역의 문예회관에서 공연을 하며 관객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보면 신바람이 납니다. 그래서 이런 공연기회가 많아 지역 주민들의 문화향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더욱 하게 됩니다.” 조 대표는 이같이 덧붙였다.

 

조 대표는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공연예술기획 분야에 뛰어들었다. 전반적으로 예술기획 인프라가 미흡한 데다 중앙과 지역의 문화 격차가 큰 우리나라 여건에서 오직 의욕과 열정 하나로 현장에 뛰어든 것. 청소년과 대학생들을 지도해오면서 발레 전공 학생들이 졸업 후 활동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 동기가 됐다.

 

비바츠예술매니지먼트는 2011~2012년 발레동화 ‘강아지 똥’으로, 그리고 2013~2014년은 ‘발레와 빛의 소리’로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선정 우수 순회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여기에 전국의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펼치는 예술 지원사업에 ‘나무’라는 발레작품을 제작해 뽑히는 쾌거도 이뤘다.

 

올해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사업에 이 작품이 다시 선정돼 전국 10개 사회복지시설에서 공연을 한창 진행 중이다. 
이번에는 다시 세계적인 명작을 발레로 만든 ‘피노키오’로 전국을 순회할 채비를 마쳤다. 가족들과 함께 즐기는 명작발레를 통해 가정의 정서를 윤택하게 하는 계기를 바라면서다.

 

앞서 지난 5월 9일~11일 가정의 달을 맞아 부산시민회관에서 무대에 올린 이 공연은 관객들로부터 큰 찬사를 받았다. 발레공연과 관객의 소통을 통해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촉매가 되는 기회였다.

 

“일반인들이 발레를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실 발레만큼 아름다운 예술도 없잖아요. 아름다운 몸짓으로 소통하는 이 멋진 발레를 대중화시키는 것이 저의 한결같은 꿈입니다.” 조 대표가 내비치는 소망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야 보물이 되듯이 아무리 좋은 예술작품이 있어도 결국 관객과 연결되는 마케팅과 프로모션이 없이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조 대표는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예술매니지먼트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술의 마케팅 매니지먼트야 말로 가장 수준 높은 유통전문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공공 영역에서도 이 전문성에 대한 관점이 달라져야 합니다.” 조윤혜 대표의 바람이다.

 

그는 발레를 꿈꾸는 제자들에게 언제나 ‘노력 없이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기회 있을 때마다 주입시킨다. 또 “무용은 부단히 새로운 것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역시 그레이엄의 철학도 일러준다.

 

한 시간 여 발레로 달아오른 대화를 끝내며 조 대표는 순회공연을 위해 지역의 문예회관과 협의를 하기 위해 지방을 다녀와야 한다며 자리를 떴다.

 

발레 열정 못지않은 학구파로 조 대표는 스포츠 이벤트 마케팅으로 경희대에서 박사학위도 받았다. 현재 한국무용지도자협회 이사와 무용콩쿠르 심사위원, 세계예능교류협회 무용콩쿠르 심사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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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문예회관 찾아 열정 쏟는 비바츠 조윤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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