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피플Home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교육단상] 자기를 잃어버리고 산다
[교육연합신문=송근식 기고] 인생을 어느 정도 살다 보면 자기가 자신을 제일 잘 안다. 그렇지만 습관 때문에 곧 자신을 잊어버리고 반복된 행동을 한다. 인생길은 앞을 보면 까마득하고 뒤돌아보면 허망한 것 같다. 예습도 복습도 없는 단 한 번의 길이기 때문에 잘 준비하고, 준비된 것에 최선을 다해 열정을 쏟아부어 스스로 승화(昇化)시켜 나가야 한다. 나는 내 삶의 주체이고 삶을 이끌고 가는 주인이다. 삶이란 출생과 죽음 사이의 살아가는 과정으로 생명 있는 존재로서 길흉화복 관리, 생사 운명 주재, 영과 육 관리, 윤회가 있는지, 종교가 무엇인지 등 실존적 불안을 느끼며 끝없는 고민과 번뇌를 갖고 살아가는 존재다. 서산대사는 삶이란 한 조각 뜬구름이 일어나는 것이고, 죽음이란 한 조각 뜬구름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달관했다. 몽테뉴는 삶의 효용은 얼마나 '오래 사느냐( How long~?)'가 아니고 '어떻게 사는지(How live~?)'로 결정된다고 했다. 이보다 이천 년 전 공자도 삶의 시간적 길이보다는 삶의 내용을 충실히 함으로써 죽음에 이르러 유감이 없도록 함이 삶과 죽음에 대한 태도라 했다. 무엇을 부여잡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나를 돌아보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자신의 안목을 충족시키려는 노력과 아울러 안목을 한 단계씩 높이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일수사견(一水四見)'이란 말이 있다. 자기 안목에 따라 달리 보인다는 것이다. 바다를 예를 들면, 사람에게는 물로 보이고, 천신에게는 쟁반으로 보이고, 물고기에게는 집으로, 아귀에게는 불로 보일 것이다. 안목을 키우는 방법은 역시 교육이 중요하다. 공감할 수 있는 능력 교육이 필요하다. 열심히 하면 삶이 나아진다는 확신이 들어야 하는데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후 불과 30년 만의 노력으로 급격한 경제성장과 급변한 생활환경의 변화로 코인과 주식으로 일확천금을 얻게 되면서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노동의욕을 상실하고 창의력과 혁신의지가 없으며, 아이 출산도 거부한 채 황폐한 나라로 전략해 가고 있다. 한마디로 경제위기에 직면하는 아이러니를 겪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가?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1776년)에서 인간의 욕망(desire)은 자본주의 경제의 원동력이고 개인 탐욕(greed)이 넘치면 경제 불안정으로 다수의 피해가 온다고 강조했다. 지금 이 상태가 우리 젊은이들이 빠져 있는 현실이고 우리가 조속히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이럴 땐 탐욕보단 비움이 더 필요한 자세다. 불교에서 6바라밀(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반야 바라밀) 특히 보시와 지계 바라밀을 통해 베풀면서 자신을 통제하는 탐욕에서 해탈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이 몸(身)과 이 마음(心)이 곧 나(我)라는 그릇된 관념에서 벗어나, 보시(베풂)를 통해 당기는 에너지를 주는 에너지로 전환해 욕됨을 참고 꾸준히 연습해서 탐욕을 억제하고 베푸는 에너지로 활기를 채우면 되는데 그것이 말보다 참 어려운 일이다. 기독교에서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계명 즉,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사랑하라”에서 이 이웃을 사랑한다는 것은 나보다 못한 주변 사람들에게 베풀고 배려하라는 것인데 실천하기 어렵다. 베풀려면 욕심과 집착을 버려야 가능하고 베푸는 삶이 손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촛불 한 개로 많은 촛불에 불을 붙여도 처음 촛불의 빛은 약해지지 않는다. 탈무드의 핵심도 베풂이다. AI 시대는 더욱더 나를 잃어버리고 정제된 자아가 더 없어져 버린다. 얼마 전 어떤 단체에서 토론행사의 패널로 초청돼 '교육과 청렴'이란 원고를 청탁받은 적이 있다. 사무실 젊은 직원에게 챗GPT 사용법을 배워 간단히 원고 작성을 하려 했는데, 너무 무성의하게 보여 먼저 내 원고를 완성한 후 챗GPT로 교육과 청렴원고를 부탁했더니 몇 편의 원고를 어려움 없이 단 몇 초만에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론 원고 작성뿐 아니라 각 외국어 번역, 회화 등은 아무런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이럴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인성교육이고 특히 겸손, 공감, 배려는 더욱 중요할 것 같다. 옛날에는 가정교육(home schooling)과 밥상머리 교육(Table schooling)이 해결했지만 요즘은 입시교육과 인권교육에 밀려 어디에서 교육을 해야 할까? “겸손은 크게 고개를 숙이는 게 아니라 마음을 숙이는 것, 상대를 존중하고 역지사지 마음으로 진솔하게 이해하면서 인정하는 것”이라고 슈바이처 박사가 잘 설명했다. 학교장 시절 월 1회 전체모임을 하면 학교장 훈화 순서가 있었다. 준비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무척 공들여 열심히 했는데 듣는 학생들은 별 반응이 없었다. 여고생들의 수용 태도는 좋은 편이고 남고생들은 보통, 중학생들은 아주 심각할 정도로 듣는 상태가 좋지 않았다. 결론은 무조건 짧게 하는 것이다. 역사 이야기, 인성교육, 청렴교육, 바른 삶, 미래의 직업 등 다양한 주제로 준비를 한다. 단, 듣는 학생이 20%뿐이라 해도 열심히 준비를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참 좋은 추억이었다. 이런 어린 학생들이 훗날 나이가 들면 또 스스로 발전해 느낄 때도 있을 거다. 우리의 삶은 때론 불행하고 때론 행복할 수 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고, 또 한 번 생각나는 삶이었다고 반추해 볼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다. 인생의 끝자락에라도 아름다운 긍정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되길 희망해 본다. 자존감(self-esteem), 자기 존중감, 자긍심, 자기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려는 감정을, 자신을 돌아보면서 키워나가는 멋진 사람이 되어 보자. 또, 때로는 무지계율(無知戒律)을 스스로 강조해 보자. “모른다”는 선언을 통해 나를 비워(겸손) 타인이 들어올 수 있는 소통 공간도 만들어 보자. 소중한 것이 내 손안에 있을 때는 귀함을 알 수 없고 그것이 없어졌을 때 아쉬움과 후회가 남게 된다. 내 삶도 가끔 한 번씩 멀리 떨어져서 관조하며 내게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넘치는지 또는 부족하고 채워야 할 것, 충만해서 절제해야 할 것 등 가끔씩 자기(自己)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5천 년을 배고프게 살아온 우리 대한민국은 초고속으로 압축 성장한 얼마나 잘 사는 나라인가! 스마트폰 하나면 카드결제를 비롯 교통카드, 아파트 열쇠 등 모든 것이 해결되고, 아파트나 주택엔 자동차가 넘쳐 주차난이 심각하며, 울창한 숲, 거미줄같이 뻗은 고속도로, 다목적 댐, 넘쳐나는 먹거리 등 이렇게 편리하고 풍요롭게 살면서도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불안하고 불만스럽게 지내는지 외국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지금이라도 나를, 이웃을,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돌아보고 잃어버린 나(我)를 찾아 한번쯤 돌아보며 살자. ▣ 송근식 ◇ 교육연합신문 부산지사장 ◇ 前부산예문여고·광명고·경혜여고·건국중학교 교장 ◇ 학교법인 선화학원 이사
-
[김 교장의 따뜻한 학교 이야기] 학교는 삶의 향기를 담을 수 있는 아름다운 그릇
[교육연합신문=김미영 기고] 학생들에게 학교는 한 권의 책이자 하나의 감상 작품이다. 학생들은 교과서를 읽듯이 학교를 읽고 듣는다. 학교 시설 자체가 하나의 텍스트로서 학생들의 배움의 도구가 되어야 하고 예술성이 있고 감상이 가능한 건축물이 돼야 한다. 이러한 예술성을 가진 건물이 돼야 역사적 건물로 남을 수 있어 그 역사성은 학교로부터 읽기· 듣기를 끝낸 학생들의 쓰기· 말하기를 통해 하나의 큰 원으로 완결될 수 있다. 이제 학교는 학교의 공간과 구조를 포함한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고 교육 외부에서의 눈이 아닌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학교의 환경, 공간, 구조 등의 디자인을 고찰해야 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교육에 대해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가지는 가장 기초적인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의 물리적 환경은 지금껏 교사들에게는 관심 밖의 일이다. 대부분 관리자의 몫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여기서 말하는 학교디자인이란 학교 교사들의 관점에서 학교 환경과 공간을 기능적이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디자인하고 개선점을 탐색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며 학교환경과 학교교육을 합쳐서 학교디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학교디자인에 대해 관심이 많은 김교장, 퇴직한 지금도 그 관심은 진행 중이다. 김 교장이 근무하던 부산한솔학교(특수학교)의 학교디자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교실안내판 이야기▶ 일반적으로 학교에 가보면 학급(일반교실) 출입문 옆에는 담임 그리고 간단한 학급소개 안내판이 모두 부착되어 있다. 그러나 교사연구실, 특별실, 행정실 등에는 팻말 부착이 거의 대부분이다. 김 교장은 부임하면서 학교의 특별실을 포함한 모든 실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사진과 함께 필요한 간단한 내용을 담은 안내판을 부착했다. 그리고 교장실에도 학교장을 소개하는 짧은 게시글과 함께 사진을 소개했다. 학교에는 교사 외에도 다양한 군의 근무자들이 있고 제일 중요한 우리 학생들이 있다. 각 교실에 누가 근무하고 무엇을 하는 곳인지 쉽게 알 수 있는 배려와 소통의 학교디자인인 것이다. ◀교문의 나비조형물 이야기▶ 교문은 막힌 울타리의 입구이고 그 학교의 얼굴이다. 학교 건물과 연계하여 더 상징적으로 디자인되어야 한다. 거창할 필요는 없지만 하나의 소박한 조형물로 기능해야 하며 그 지역의 특색이나 예술성까지도 포함이 된다면 역사적 조형물로서의 가치도 포함이 될 것이다. 지역별로 여행하며 학교 교문을 유심히 관찰해 보았다. 요즈음 조금씩 달라지고 있기는 하지만 학교마다 건물이 비슷하듯 교문 또한 개성이 없는 학교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부산의 금정산 기슭에 위치한 금성초의 교문은 등교하는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 하려고 애쓴 흔적이 있는 디자인이라 마음이 따뜻해졌던 기억이 있다. 차량통행을 제한하는 설치물도 정감이 넘치는 디자인이다. 아침 등교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어떨지는 보지 않아도 그림이 그려지는 학교이다. 부산한솔학교 교문의 나비조형물은 개교 당시에 설치된 조형물이 아니다. 부산교육청과 함께 외부기관에서 주최한 ‘아름다운 학교상' 공모에 당선되어 받은 상금을 김 교장은 의미있게 사용하고 싶어 여러 방안을 고민하던 중에 교사들의 의견을 모아 우리 학생들과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위한 희망의 상징으로 교문에 조형물을 설치하게 됐다. ◀중앙현관 바닥화 이야기▶ 현관에서 학교 숲으로 향하는 넓은 중앙 홀 바닥에는 '나비와 꽃'(2x2m)그림이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학교 숲으로 가는 입구라는 안내이기도 하고 학생들의 등교를 반갑게 맞이해 주는 그림이기도 한 화사하고 감성적인 작품이다. 차가운 대리석 바닥을 따뜻하게 하는 아궁이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그림은 밟지 못하도록 차단되어 있지는 않다. 오히려 학생들이 밟고 다니며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된 그림이다. 꽃에 앉아 나비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는 학생들도 있다. ◀학교외벽 LED 조명시계▶ 개교하고 학교 건물 외벽에 좀 특별한 대형시계를 설치하기 위해 많은 시간 고민을 했다. 학교는 밤에 불이 꺼지면 적막한 공간이 돼 있고 후미진 외곽에 위치한 학교나 도심에 위치한 학교 모두 약간의 기능적 조명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저녁에는 아파트의 가로등이나 조명등이 더 따뜻해 보이고 학교는 오히려 주변 시설이 보내는 조명의 덕을 보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교는 지역사회의 중심이 되고 도움을 주는 역할이 돼야 하고 야간에도 지역사회에 따뜻한 빛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부산한솔학교에 설치한 조명시계와 같이 아파트의 긴 옹벽을 따라 설치된 환경조형물에 조명등 역할을 부여해 밝은 밤거리를 조성하는 환경디자인은 범죄를 예방하기도 하고 건강을 위한 산책을 유도하기도 한다. 김 교장은 학교시계는 대부분 시계탑이나 동그란 모양으로 현관 중앙의 높은 곳에 설치한다는 편견을 깨고 반영구 LED전구와 함께 숫자 하나 하나를 외벽에 설치해 고급 전시관에 온 느낌의 외벽시계를 설치했다. 오후 8시부터 새벽4시까지로 자동 세팅하여 인근 지역도 따뜻하고 밝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학교를 방문하는 손님들이 감탄사를 보내오기도 했다. 비용 문제는 김 교장이 인근 2~3개 아파트시공업체 대표를 만나 위의 내용을 브리핑해 기부로 해결을 했지만 학교를 지을 때부터 이런 환경적인 학교디자인을 고민해 본다면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자신만의 색깔을 살린 학교는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학생을 기를 수 있다. 창조적인 학교를 만든다는 것은 창조적인 환경을 만드는 것이고 이것은 창조적인 인재가 될 다양한 사람들이 활동할 무대를 만드는 것이다. 교육은 인간의 가능성에 대한 긍정에서 출발한다. 창의성 있는 학생을 기르고 싶으면 창의적으로 디자인된 학교를 지어야 할 것이다. 교과과정뿐만 아니라 교육과정 전체에 창의성이 부여되어야 한다. 교과와 거기에서 다루는 내용의 배열을 뜻하는 교과과정이 아니라 학습의 내용으로서 교과과정과 그것을 다루는 활동계획과 교육방법의 계획도 포함하는 교육과정을 담는 그릇으로서 학교를 새로이 디자인해야 할 것이다. 학교디자인의 고민은 조화로운 공간 환경을 추구해 더 나은 학교를 만들고 이를 사용하고 경험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는 어쩔 수 없이 오는 곳이 아니라 오고 싶어 하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공부는 진지한 것만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미래의 사회는 잘 놀 줄도 알아야 한다. 웃음, 게임, 놀이, 유머 등을 즐길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놀이적 감성의 반영을 통하여 오감이 살아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학교는 삶의 향기를 담을 수 있는 아름다운 그릇이 되는 것이다. 메마른 사막에는 모래밖에 없지만 풍요로운 오아시스에는 나무와 물이 있듯이...
-
[기자수첩] 학교는 아이들에게 화재대응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교육연합신문=황진성 기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화재대응 방연용품의 비치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학교 및 공공시설, 아동어린이 시설 등 다중 이용시설의 화재발생 시 유독가스 흡입 및 안전을 위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최근 학교에 화재대응 방연용품을 구입하도록 하되, 많게는 300만 원에서 적게는 20만 원의 예산이 책정되었다. 학교의 구매 관계자는 화재대응 방연용품 구매 시 조달사업에 관한 법률 제27조와 관련해 구매면책으로 보호받아야 하고, 학교장은 주어진 예산으로 다수의 학생이 화재 시 유독가스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구축하게 해야 한다. 그럼에도 요즘 들리는 소리는 학교장과 업체가 결탁해 물품선정위원회 실무자에게 업체가 제공한 터무니없는 가격과 무인증 제품을 결정토록 하는 사례들이 있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간다. 있을 수 없는 일들이 학교 현장에서 번연히 일어나고 있다. 화재대응 방연용품 예산 집행 후 구매면책이 보장된 제품인지, 화마로부터 다수의 아이들이 생존할 수 있는 행안부 재난안전인증 제품인지, 감사를 통해 잘못된 예산 집행에 대해서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
[교육단상] 운칠기삼(運七 技三)
[교육연합신문=송근식 기고] 우리는 생각(思)을 하면 말(言)이 되고 말은 행동(行)이 되며 행동이 반복되면 습관(習慣)이 되고 습관은 곧 운명(運命)이 된다고 한다. 따라서 운은 우리 자신이 만드는 부분도 많다. 의사출신 경제학자 김현철 교수(홍콩과기대)는 시골 보건소 왕진의사를 할 때 가난한 사람들이 고통을 더 받는 것을 보고 사회병을 고치기 위해 실증주의 경제학자로 전환, 코넬대 교수에서 가사도우미 비용이 미국보다 홍콩이 저렴해 대학을 옮긴 그 교수도 “인생은 능력일까, 운일까?”에 대한 질문의 답으로 인생 8할이 운이 결정한다고 답했다.(물론 위대한 영웅, 과학자 등 특별한 능력자는 제외, 범인(凡人)들 중에서 일어나는 것) 세상에는 수없는 사람들이 혼신을 다해 자기 삶을 살아가고 있다. 노력한 만큼 얻어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어떤 때는 신(神)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운칠기삼'이란 말은 운이 7할(70%) 기술(능력)이 3할(30%)이란 뜻이고 고스톱판에서는 자주 쓰이는데 꾼이 아닌 재미로, 오락으로 즐기는 우리도 정말 수긍될 때가 많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후보자도 한 번 보자. 김종필은 40대 국무총리를 지냈고 혁명정부의 2인자로 평생을 대권의 야망을 갖고 때를 기다렸지만, 80년도 서울의 봄이 왔을 때 전두환의 등장으로 사라졌고, 이회창은 소위 경기고, 서울법대, 대법원장과 국무총리를 지낸 최고 엘리트인데도 M상고 출신 김대중에게, 두 번째는 B상고 출신인 노무현에게 연달아 패하며 사라졌고, 윤석열 검찰총장은 기라성 같은 정치인들을 제치고 단 한 번만에 대통령이 된 것은 단순한 능력만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 '지자막여복자(智者莫如福者)' 삼국지에 조조가 장비 군사가 숲 속으로 피신하여 전멸시키려고 화공(火攻)술을 펼쳐 전소시킬 절호의 기회에 갑자기 먹구름이 일고 폭우가 쏟아져 허사로 끝났을 때 쓴 말이 아무리 똑똑한 놈도 복 많은 놈을 따를 수 없다고 한탄한 이 말도 운 좋은 사람을 나타낸 말이다. 살아가면서 관운, 재운, 명예운, 부부운, 애정운, 자녀운, 부모운, 학운, 친구운, 국운 등등 많은 복을 갖는 사람도 주변에서 많이 본다. 1997년도 부산 Y여고 교장실로 선배 교장이 친구 한 명과 함께 찾아왔다. 차를 마시면서 유심히 나를 보더니 나는 관운은 좋은데 재운이 없겠다고 했다. 웃으면서 관이 있으면 재물은 동반되는데 무슨 뜻이냐고 했더니 절대 과욕을 버리라고 말했다. 그 사람은 충청도 공주 마곡사에서 다년간 공부를 한 사람이라고 했고, 20여 년이 지난 지금 나를 돌아보니 너무 맞는 예견이고 나의 운명이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담임을 해 보면 꼭 실력만이 아닌 때도 간혹 있다. 평소 알찬 실력과 노력으로 기대했던 학생들이 실수 혹은 상상 이상으로 나쁜 성적이 나오는가 하면 어떤 학생은 학력고사 혹은 수능이 너무 기대 이상으로 나와 주변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90년대 초 내가 잘 아는 집 학생은 성적이 상위권이었는데 수능이 전문대학 진학도 불가한 점수가 나왔다. 방법은 1차에 기적을 바라볼 뿐 딴 방법은 없었다. D대 원서를 써서 본인과 함께 오후 늦게 그 대학으로 갔다. 그런데 그 학교 담임이 거절할 뿐 아니라 학급 전체 학생들 앞에서 '네가 여기 합격하면 내 손가락에 장을 지진다'고 무안을 줬다고 했다. 나도 오기가 생겨 입시의 점을 이용, 접수 마감 30분 전에 미달학과 몇 개 챙겨 그중 제일 센 학과에 접수할 각오로 있었다. 왜냐면 이 점수로는 끝까지 미달돼야만 합격할 수 있고, 한 명만 넘어도 탈락하기 때문이다. 마침 6시 마감까지 정원보다 3명이 미달돼 합격의 영광을 안았고 무사히 그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해 잘살고 있다. 이 얼마나 행운이고 기적인가? 그 학생은 소위 학운이 좋은 것이다. 그때 그 담임은 손가락에 장을 지졌는지는 물어보지 못했다. 또, 내가 담임한 학생은 어머니가 경북의 명문여고를 졸업했지만 가정이 어려워 서울에 가고 싶은 대학을 진학 못 했고 부산의 약사 남편과 결혼, 시내에서 약국을 경영하고 있었다. 첫 면담 때 본인이 가난 때문에 이루지 못한 꿈을 이 딸에게서 꼭 실현하고파 초등학교부터 계획된 학습프로그램으로 키워왔으니 꼭 성취하길 바란다고 소원했다. 간혹 한 번씩 멋진 도시락을 진학실로 보내 주기도 했고, 나도 최선의 노력을 했다. 그런데 학생 본인은 그 어머니의 지극 정성이 부담스러웠고 힘겨워, 무언의 반항감도 있었다. 학생은 인물도, 심성도 고우면서도 결국 그 소망이 거부된 채 서울의 다른 대학으로 진학하게 되었고, 지금도 내가 더 안타까움이 남는 학생이다. 1986년도에는 대학입시에서 영어가 제2외국어로 지정된 유일한 해가 있었다. 그 해 나는 3학년 부장을 맡았고 일본어를 제2외국어로 하는 선택반을 만들어 담임을 맡았다. 한마디로 인문계 7개 반 중 모의고사 성적은 최하위였지만 열심히 한 결과 일본어 평균점수가 43점(50점 만점)으로(영어는 평균 30점 대) 수학 점수까지 만회가 되었다. 고려대 일문과 1명, 부산대 일문과 7명 등 전국 일문과에 대다수가 진학했다. 그 제도가 아니었다면 4년제 대학 진학조차 거의 불가능했고, 이건 국가가 만들어 준 행운이었다. 교직은 평교사는 특별한 일 없으면 정년까지 편안히 마칠 수 있지만, 사립학교 관리자(교장)는 사립학교법 정관 규정에 따라 임용되어 정해진 임기(그 당시 2~4년 연임, 요즘은 4년 중임)를 따라야 하며 또 설립자가 다른 타 사립학교 간 인사이동은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래서 나는 운칠기삼이 아닌 운 49%, 능력 51%(능력 중시)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 신설 Y여고에서 첫 교감을 맡은 2년 후에 이사장님께서 교장으로 승진하라고 했다. 난 정년이 18년이나 남았고 재단의 친인척도 아니서 극구 사양했는데 결국 그 2년 후에는 부득이 40대 교장이 됐고, 또 전임교에서 강력한 초빙으로 이동과 동시에 운명의 세월을 보내면서 4개 학교를 돌고 돌아 정년퇴임을 하게 됐다. 대신 부산의 최연소 교감, 최연소 교장, 최다학교 교장의 타이틀을 가진 영광은 얻었다. 내가 신설교 초대 교감일 때 이사장님의 총애를 받았던 것도 돌이켜 보면 1992년도에 개교 준비를 위해 교직원 책걸상 등 집기를 구입하러 광복동의 동영강철사에 이사장님과 동행했다. 그 사장과 한참 얘기를 나누면서 가격 흥정에 조율을 못했다. 그때 내가 이사장님께 현금을 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가능하다고 해서 사장보고 현금지불(그 당시는 대부분 6개월 당좌수표 거래) 조건으로 50%로 할인 가격으로 해라. 대신 2년간 연속 이 집에서 구매하겠다고 했더니 주인이 쾌히 승낙을 했고 그 후 약속대로 이행했다. 그때 이사장님께서 장사 50년을 한 자기보다 학교 선생이 어떻게 그런 방법을 아느냐고 했고, 전임교 이사장께 배웠다고 했더니 그것이 학교 경영을 맡겨도 된다고 생각한 것 같았고, 인물도, 학벌도, 능력도 없는 나를 40대 교장으로 인준한 것 같았다.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정년퇴임 해인 1월에 동창 아들 결혼식장에 갔는데 사업하던 친구가 퇴임 후 계획을 묻길래 별 뜻 없이 택시 기사나 아파트 경비라도 할 거라 했더니 자기 회사에 출근하라고 했다. 그 당시는 덕담으로 여기고 있었는데 3월 초 서울 아들 집에 가 있는데 전화가 와 왜 출근하지 않느냐며 당장 내려와 내일부터 출근하란다. 직원이 270여 명이나 되는 중견 공장이고 나는 인사·총무 담당 상무를 2년간 했다. 그 후 제1회 대한민국 독서박람회 운영위원장, 교육연합신문 부산지사장 등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은 순전히 운이며 좀 과대 표현하면 욕파불능(欲罷不能-그만두고자 해도 그만둘 수가 없다)이란 말이 생각되기도 한다. 부산 모 국회의원과 차담을 하면서 능력은 물론이지만 운도 참 좋았다고 했더니 그 백 모 의원은 겸손하게도 "운이 7할, 천운이 3할"이라고 해서 함께 웃었던 적이 있다. 나는 항상 운이 49% 능력이 51%라고 생각하며, 지난날도, 지금도 모두에게 감사하며 지낸다. ▣ 송근식 ◇ 교육연합신문 부산지사장 ◇ 前부산예문여고·광명고·경혜여고·건국중학교 교장 ◇ 학교법인 선화학원 이사
-
[김 교장의 따뜻한 학교 이야기] 교장실부터 바꾸어 보자! 무엇이 달라지는가!
[교육연합신문=김미영 기고] 대부분 학교에서의 교장실 출입문은 행정실과 연결되어 있고, 학교에 따라 교장실 출입문을 폐쇄하고 행정실을 통해 출입하는 경우가 간혹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행정실에서 들어가는 출입문과 교장실로 직접 들어가는 출입문으로 구분되어 있다. 교장실이 투명하지 않으면 학교장이 교장실에서 무엇을 하는지 아무도 볼 수가 없다. 불투명 유리나 블라인드로 가린 경우 복도를 지나가는 학생들과 선생들은 교장실 문을 열지 않는 한 학교장이 무엇을 하는지 볼 수가 없다. 십여 년 전부터 새로 짓는 학교에서는 모든 교실의 창을 투명창으로 설계하고 있다. 그리고 기존 학교도 창호공사를 통하여 투명창으로 교체되고 있다. 바람직한 변화이다. 그럼에도 교장실만큼은 아직도 변화가 필요한 곳이 많이 남아 있는 실정이다. 투명해진 유리창은 학생들에게는 교장실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교사들에게는 행정실로 번거롭게 들어가서 부재 여부를 알거나 부재 여부를 알기 위한 노크를 하는 일이 없어진다. 일반적인 문과 비교하면 전면 유리창을 가진 문은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차이가 있다. 링컨도 항상 누구든 자신을 찾아올 수 있도록 집무실을 항상 열어두었다고 한다. 교장실의 투명 유리창은 만남을 촉진하는 상징적 표현이며,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교장의 비전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막힌 권위가 아니라 소통하는 권위이다. 핀란드의 디자인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유는 디자인의 본질인 비관료적이고 민주주의적 원칙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핀란드의 의사결정 방식은 수평순환 구조이다. 우리의 조직문화는 달라지고 있기는 하지만 수직선형적 구조이며, 상명하달식의 의사전달이 대부분이다. 결국 이러한 사회는 위로 올라가는 것이 지상최대의 목표이다. 업무의 전문성에 대한 열정이나 천착, 자신의 개성이나 특기를 함양하려는 관심은 애당초 부족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개인의 자아실현, 일상의 행복 등 삶의 가 치에 많은 관심을 기울일 여지는 수평적 조직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교장실의 투명 유리창으로 교직사회의 현실이 개선될 수는 없지만, 지금 현재 학교 구성원 누군가는 무엇인가를 실천해야 우리의 미래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은 개개인이 타인, 그리고 사회와 바르고 원만한 관계를 맺어나가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모든 리더가 ‘친화력’을 자신의 가장 큰 기반으로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김 교장은 개교 학교 교장으로 첫 발령을 받고 일반교실과 똑같이 교장실을 투명창으로 교체했고 두 번째 학교인 '신나는 학교, 신남'에서도 발령 첫날, 교장실 창문부터 화끈하게 투명으로 교체하고 아이들과 선생들이 쉽게 들어올 수 있는 교장실로 꾸몄다. 자연스러운 소통의 시작이다. 김 교장은 출근하면 교장실 출입문부터 활짝 열어두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선생들이 업무차 들어왔다 나가면 꼭 문을 닫아준다. 그러면 또 쫓아가서 열어 놓기를 수도 없이 반복하니 '교장 선생, 문은 그냥 열어 둘까?'하며 나간다. 열려 있는 문은 누구든지 언제든 들어와도 된다는 '소통'의 상징적인 의미이다. 선생, 학부모, 직원, 아이들 모두가 지나가다 들어와서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들여다보고 인사만 하고 가기도 한다. 특히 우리 아이들의 관심이 가장 많다. 하루는 2학년 귀요미 4명이 김 교장에게 신기한 것 보여준다며 별을 만들 수 있다고 들어왔다. "우와, 너무 신기하다"며 "4명이 힘을 모으니 별도 만들 수 있네. 대단하다!"고 폭풍 칭찬을 했다. 그리고 교장실 구경해도 되냐고 물어본다. '암만 암만'... 궁금이들의 궁금증을 그렇게 해결했다. 하루에 평균 20여 명의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교장실에 놀러 온다. 이 친구들 응대하느라 심심할 틈이 없는 김 교장이다. △교장선생님, 뭐하세요?' △교장선생님, 이거 어디 갇다 놓으면 되요?' △교장선생님, 애들이 싸워요. 빨리 와 보세요!' △교장선생님, 이거 뭐예요?' △교장선생님', 파마 하셨어요?' △교장선생님, 글씨는 언제부터 잘 적었어요?' △교장선생님, 행정실이 어디에요?' △교장선생님, 이리 와 보세요. 저기 이상한 거 있어요.' △교장선생님, 이거 제가 만든거예요. 잘 했죠?' △교장선생님, 내 꿈이 뭔지 아세요?' 교장실 앞을 아이들의 놀이터로 만들 생각이고 아이들의 꿈을 소재로 소통하려고 출입구 옆 벽면을 '꿈 낙서판'으로 만들어 주었다. 자신의 꿈을 문자화함으로써 꿈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정년 후, 교장의 꿈도 아이들과 함께 함께 적어 보았다. 뭔가 분명해지는 듯하다. 아이들의 소중한 꿈 낙서가 빼곡히 채워지면 훌륭한 미술작품으로 탄생될 것이다 매일 아이들의 꿈을 읽으며 응원도 하고, 힐링도 하고 있다. 선생들도 가끔씩 와서 살펴보고 살짝 적기도 한다. 2월이 되면 액자로 만들어 작품으로 전시하고, 3월에 새 낙서판을 준비할 것이다.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어, 고등학생이 되어, 이 다음에 '어릴 때의 꿈'을 보게 된다면 과연 어떤 마음일까? 우리 아이들이 꿈을 가지고 있고 그 꿈을 향해 노력하고 도전하여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기를 응원한다. 점심시간에는 김 교장이 아이들이 노는 운동장이나 뒷마당으로 나간다. '얘들아, 무슨 놀이 하노? 교장선생님도 같이 해도 되나?' '거기는 위험해. 이리 와.' '왜 울어? 빨리 눈물 닦고 친구들과 같이 놀아.' '이거 어떻게 차는 건데?' 그러고 보니 교장실에서는 아이들이 김 교장에게 많이 물어보고 운동장에서는 김 교장이 아이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있다. 매일 아침 수업 시작 전 교장실에서 '10분 데이트'를 하는 한 남자가 있다. 김 교장이 매일 아침 등교맞이를 하는 교문 앞에서 만나면 반갑게 '하이파이브!'를 먼저 신청하는 씩씩한 남자다. 교장실 들어올 때는 5분밖에 시간이 없다고 튕겨 놓고 나갈 생각도 안 하는 시크한 남자다. '싫어요! 몰라요! 왜요! 왜 알아야 되는데요! 몰라도 되요!‘로 대화가 다 되는 엉뚱한 남자이다. 본인의 이름 외에는 아무 글자에도 관심이 없는 이 남자가 어느 날 로봇을 그렸다. "아하, 우리 OO이가 건담로봇을 좋아하는구나." 건담로봇을 그렸다는 것을 알아주니 김 교장에게 시크한 미소를 보내준다. 그나마 김 교장과는 쿵짝이 잘 맞아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OO아, 네가 가장 가까이 만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 보자.' 우리 집도 알아야 하고, 우리 학교도 알아야 하고, 우리 부모, 선생, 친구까지 점점 관심을 넓혀 나가자. 할 수 있겠지? 넌 할 수 있어! 그렇게 김 교장이 있는 교장실은 아이들과 선생님들, 학부모들이 마음 편하게 들어와서 따뜻한 이야기들을 나눈다. 김 교장은 그렇게 교육의 해답을 찾아간다. ▣ 김미영 ◇ 前신남초등학교 교장 ◇ 前부산한솔학교 교장 ◇ [특수교육 교구 제작의 이론과 실제] 저자 ◇ [학교디자인의 실제] 공동 저자 ◇ 부산교육대상 수상 ◇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
-
[교육단상] 전설이 된 추억 ①
[교육연합신문=송근식 기고] 교직에 일생을 바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지울 수 없는 전설 같은 추억 몇 개쯤은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인간은 아름답다고 느꼈을 때 비로소 마음의 행복과 힐링을 경험한다. 수구초심(首丘初心)으로 돌아가 잠시 마음속 추억을 그리움으로 회고해 본다. 요즘 젊은이들 표현을 빌면 팬덤(Fandom) 현상이라 하겠다. 나는 70년대 신설 사립 인문 여고에 교원 채용 응시를 했을 때, 유일하게 총각이라 1년 안에 결혼하겠다는 서약서를 쓰고 임용됐다. 결혼이란 것이 어디 쉬운 문제가 아니어서 몇 년이 흘렸다. 그 당시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없는 그야말로 아날로그 시대였기에 학생들은 TV와 학교 선생들이 유일한 소통의 대상이다. 당시는 또 교사들에 대한 인기투표도 있어 총각 선생은 항상 특혜를 누렸고 보통 몇 명의 팬들이 확보돼 있었다. 부산 구포 소재 K여고 교장실로 40대 중년의 아름답고 세련된 미인이 들어섰다. 학부모는 아닌 것 같아 자리에서 일어서는 순간 바로 전임학교 졸업생 장 모 양이었다. 그 학생은 재학 중 미스코리아에 출전 전력이 있는 자타가 인정하는 인물로 예쁘고 심성도 고운 학생이다. 매일 아침 일찍 등교해 내 자리를 정돈해 놓고 커피도 두곤 했다. 교사와 학생들 사이에는 이미 소문이 날 정도로 나의 팬이었다. 졸업 때쯤 되어 면담을 요청해 상담실 아닌 예배실에서 만나자고 했다. 뭔가 긴장된 중요한 일 같아 뒷자리를 잡고 얘기를 들었다. 가벼운 것부터 시작, 예상대로 최후의 통첩 같은 말을 했다. 본인은 졸업과 동시에 나와 결혼을 하겠다. 내가 나이가 많아 본인은 대학을 포기하고 먼저 결혼 후 꼭 대학을 가겠다고 했다. 그래서 공부도 이미 포기했고 오직 결혼 결정만 했단다. 순간 머릿속이 하얀 상태로 변했고 어떻게 설득할까? 부모들은 알고 계시냐? 바로 결혼한다면 나도 먼저 학교를 옮겨야 한다. 어떻게 이 학교에 근무할 수 있겠나? 직장 이동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현 상태로는 결혼은 불가하니 너부터 재수해서 대학 진학부터 하자. 먼저 입시 준비를 하자고 했더니 갑자기 어깨가 들썩들썩하더니 오열을 터뜨리고 졸도를 했고 넘어졌다. 순식간 일이라 목사님이 양호선생을 호출하여 응급처치를 한 한참 후에 진정이 됐다. 그 후 그 학생은 졸업과 동시 대학을 포기하고 멀리 대구에 있는 교사와 결혼해 가버렸다. 20년 후 만나 즐겁게 식사를 하며 전설 같은 추억과 아련한 기억을 함께 먹었다. 에피소드(1) 조 모양은 학급 반장으로 같은 반 또 다른 학생과 나를 두고 너무 심각하게 다투어 학기말에 결국 마산으로 전학을 갔다. 모든 것이 해결된 듯했는데 다음 해 3학년 초에 다시 전학을 왔다. 보통 선생을 좋아하는 학생들은 무조건 대학을 가라. 대학 가서도 마음 변치 않으면 결혼해 주겠다고 설득하면 대부분 학생들은 왜 그때 선생처럼 못난 사람을 좋아했는지 서로 웃음을 짓고 과거를 추억한다. 그런데 이 학생은 서울로 진학을 했고 대학원을 마치고 학원과 대학에도 출강을 하면서 내가 결혼을 한 후에는 학원 영어 강사와 결혼을 했단다. 그것도 나와 닮았다는 이유 하나로 유부남에게... 이성의 문제는 지식의 차원을 넘어 이해할 수 없는 참 불가사의한 문제다. 에피소드(2) 또 하나 재미나는 추억은, 김 모 양은 자기는 부산대 간호과를 꼭 진학하여 나의 건강을 책임지겠다고 했다. 내가 너무 허약하게 보여 전문적 공부를 해 확실하게 책임지겠단다. 기특하기도 하고 놀라워서 고맙기도 했지만, 나는 이미 결혼도 했고 사회적 제약도 많으니 너 하고 싶은 전공을 택해 가고 싶은 대학에 가서 재미나게 살아라고 했다. 결혼은 이혼이란 제도를 이용하면 되고, 학생 본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제자라는 관계이기 때문에 내가 자기를 기피한다고 생각하고 그해 말에 경남여고로 전학을 가 버렸다. 일주일에 한 번씩 꼭 편지가 왔고 열심히 해 목표한 대학에 진학을 했단다. 그해 스승의 날에 학교를 찾아와 커피를 나누면서 지금도 그 마음 유효한지 물었다. 해맑은 표정으로 대학에서 새로운 친구도 만나고 미팅도 하면서 폭넓은 시간을 보내니깐 옛날은 까마득히 잊고 한 때의 추억이고 성장 과정이었으며 정말 선생이 고마웠다고 인사를 했다. 또 선생을 괴롭히지 않는 것이 좋은 인연으로 생각한다며 어른 같은 말에 후련하면서도 섭섭함을 느낀 것은 여고생답지 않은 저돌적 행동과 지금의 냉정한 마음의 변화 때문이었을까? 에피소드(3) 몇 년 전 한 40대 제자로부터 광안리 커피숍에서 전화가 왔다. 점심식사를 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만나보니 얼굴이 기억났고 아주 세련된 중년이었다. 차를 나누면서 고3으로 돌아가 담임이 누구였고 친구들 이야기, 재미났던 추억들을 소환하면서 먼 과거 교정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본인은 공부를 잘하는 편이 못됐고 내성적 성격이라 다른 애들처럼 호불호를 표현 못했고, 3년간 좋아하면서도 말도 못하고 서울로 진학했는데, 적응을 못해 친척이 있는 미국으로 중도 유학을 떠났다고 했다. 환경이 바뀌고 고국과 멀리 떨어진 타국에서 생활하니까 친구 몇 명과 남자라곤 마음속 간직한 나를 더 그리워하고 사랑했단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도 하고 가족들도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부모들의 주선으로 결혼도 했고 자녀들도 생기면서 잠시 잊고 있었는데 마침 가족 행사로 한국을 방문하면서 꼭 용기를 내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단다. 마침 중학교 교사로 있는 여고 동창에게 연락이 돼 내 번호를 수소문해 알았다고 했다. 20여 년 만에 털어낸 그녀의 속마음을 들으면서 그 맑은 눈동자를 바라보니 꼭 단발머리 여고생으로 환생되었다. 맛있게 점심 식사를 하면서 보낸 그 시간은 참 많은 기억을 더듬어 주었다. 에피소드(4) 지난해 여름 KTX를 타고 서울 가는 중 광명고 행정실에서 전화가 왔다. 어떤 여자분이 제자라고 하는데 전화번호를 알려줘도 되느냐고 했다. 승낙 후 바로 한 통의 전화가 왔는데 S여고 몇 회 졸업생인데 하고 자기소개를 했다. 며칠 후 만나 과거사를 들어보니 중3 때 연합고사 감독으로 내가 들어왔고 그때부터 관심을 가졌는데 또 우연히 S여고에 배정을 받아 3년간을 나를 좋아했지만 직접 표현은 못한 채 내가 복도를 지나가면 반 친구들이 대신 OOO!, OOO!이라고 외쳤다고 했다. 대학 영문과를 나와 오랜 시간 학원 강사를 했고 지금은 직접 경영한다고 했다. 결혼도 하고 자녀들이 곧 결혼 준비 중에 있으며, 60대 초입으로 잘 살고 있는 모습이 얼굴에서 보였다. 요즘도 가끔 전화하며 한 번씩 차를 나누며 40년 전의 얘기를 추억하는 천사 같은 제자다. 난 관리자를 교사보다 오래 한 불행한 선생이지만 이런 제자들을 생각하면 참 행운이란 생각이 든다. 감사하다.(교사는 담임, 특히 고3 담임이 가장 보람 있다. 그런데 나는 간부직, 관리직을 더 많이 했다.) 불과 40년 전 만해도 우리는 초등학교만 남녀공학이고, 도시의 대부분은 여중, 여고로 분리돼 컴퓨터, 스마트폰은 상상 속의 일이고 오직 공통된 교복만 입고 다닌, 저 먼 달나라 속 얘기 같은 시대임. ▣ 송근식 ◇ 교육연합신문 부산지사장 ◇ 前부산예문여고·광명고·경혜여고·건국중학교 교장 ◇ 학교법인 선화학원 이사
실시간 칼럼/기고 기사
-
-
[경제칼럼] 2022 메가트렌드 메타버스, NFT가 이끌 것
- [교육연합신문=신아숙 칼럼] 블록체인 기반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와 메타버스가 미래 핵심 신성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NFT는 디지털 자산의 '가치화'라는 변화를 가져왔다. 즉, 인터넷 시대 무한 복붙으로 가치화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디지털 자산에 대해 블록체인 기반 대체 불가 고유값으로 '유일성'과 '희소성'을 부여해 가치화를 가능하게 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거대한 디지털 자산 거래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NFT를 통한 디지털 자산의 가치화 및 유통은 다양한 자산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나, 특히 게임 부문에서 게임 자산 유통의 혁명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바로 NFT를 통한 P2E시스템의 도입으로 '돈을 쓰기만 하는 게임'에서 '돈을 벌기도 하는 게임'으로 변화되고 있다. 메타버스의 현실적 구현을 위해 구성원들의 참여와 공유가 지속되고 확장되기 위한 재미와 실용성을 담은 콘텐츠가 필요하며 그 콘텐츠를 소비하고 유통하는 화폐를 바탕으로 한 경제 시스템이 필요하다. 삼일회계법인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5년 560조 원으로 2021년 대비 3배 이상 성장을 전망했다. 그레이스케일이 발표한 메타버스 관련 보고서에 의하면 메타버스 사용자가 2020년 초에서 2021년 6개월 동안 10배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2021년 6월 기준 메타버스 사용자는 약 5만 명으로 추산되며, 그레이스케일은 향후 몇 년 동안 메타버스 시장이 1조 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암호화폐와 통합된 메타버스 플랫폼, 스테이킹 및 대출, NFT, 탈중앙 거버넌스, 탈중앙 클라우드 스토리지 같은 디파이 서비스가 신규 사용자를 빠르게 유치하며 새로운 온라인 경험을 창출한다고 전했다. 이전에는 '암호화폐를 대체 어디에 쓰는 거냐'라고 묻던 분들이 많았지만 NFT의 등장으로 암호화폐를 향한 시선과 평가가 조금씩 바뀌고 있으며 2022년은 메타버스와 NFT 시장가치의 검증이 시작되는 해가 될 것이라 전망한다.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경제칼럼] 2022 메가트렌드 메타버스, NFT가 이끌 것
-
-
[기고] 짧아지는 직업의 라이프 사이클
- [교육연합신문=정은상 기고] 직업의 라이프 사이클(Life Cycle)이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발달과 4차 산업혁명의 등장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 때문입니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열풍이 불고 있는 메타버스까지 가세하면서 기존의 직업을 흔들어놓고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꿈을 현실로 바꾸면서 인류는 진보해 왔습니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의 행보는 이런 현상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여기서 말하는 빅테크(Big Tech)는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과 같은 대형 정보기술 기업을 가리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어느새 부쩍 도약하고 있습니다. 금융을 비롯한 모든 산업에서 이들 빅테크들의 약진이 돋보이면서 직업 라이프 사이클 단축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이나 개인은 직업 세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81세의 원로 만화가 이정문은 그의 나이 24세인 1965년에 학생 과학잡지의 의뢰를 받아 35년 뒤인 서기 2000년의 미래 상상도를 그렸습니다. 그 그림 속에는 전기자동차를 비롯한 태양열을 이용한 집, 원격치료, 손에 들고 다니는 TV, 재택 학습, 달나라 여행 등 현재까지 모두 실현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는 또한 2050년 미래를 만화로 그렸는데 여기에는 우주 발전소, 웨어러블 컴퓨터, 움직이는 건물, 날아다니는 자동차, 해저 주택, 순간 이동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말 놀라운 상상력입니다. 이 모든 상상이 현실이 되었고 앞으로도 인류의 꿈은 하나씩 이루어질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변화 속에 우리가 가진 직업의 부침이 쉴 새 없이 계속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 각자가 가진 직업에 안주해서는 곤란합니다. 올해 화두는 메타버스, NFT, 로봇 그리고 헬스케어라고 합니다. 어느새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는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인공지능이 사라진 게 아니라 이제 인공지능은 우리의 손에 들려 있는 스마트폰을 위시해서 곳곳에 이미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스마트폰에 탑재된 인공지능조차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빅테크를 비롯한 기업들의 발 빠른 행보로 인해 사라지는 직업에 여전히 연연하며 살아간다면 우리 직업의 미래는 불안하고 불투명합니다. 필자가 10년 동안 창직 코칭을 해 오면서 평생직업을 찾아야 할 것을 누차 강조해 왔지만 여기서 말하는 평생직업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라이프 사이클이 긴 직업을 찾는 일이 그다지 쉽지 않은 만큼 언제든지 다른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역량도 갖춰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변화하는 직업의 라이프 사이클에 잘 적응하는 세대가 바로 MZ세대입니다. 게임과 아바타 세상에 친숙한 그들과의 소통은 미래 새롭게 생겨날 직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시장에서의 구매력까지 갖춘 그들은 점점 더 새로운 직업의 선봉에 우뚝 서게 될 것입니다. 그들을 외면하고 나머지 세대만을 겨냥한 비즈니스는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변화는 이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코로나19는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물고 있으며 언제 사라질는지 어느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마냥 기다리기만 하기에는 과학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고 수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 생겨나고 있습니다. 변화의 시대에 적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아무도 변화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결국 도태되고 맙니다. ▣ 정은상 ◇ 창직학교 맥아더스쿨 ◇ 직업재구성 작가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짧아지는 직업의 라이프 사이클
-
-
[자살예방 칼럼] 원불교 사은윤리(四恩倫理)는 상생원리(相生原理)-⑦
- [교육연합신문=김대선 기고] 그리스도교는 ‘생명의 종교’라 전제하고 세상의 모든 생명을 소중하며 인간의 현세 생명도 중요하지만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구도과정이라고 보았다. 예수께서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말씀하심은 당신 스스로 자신이 생명을 위해 오셨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예수그리스도가 모든 인간 생명의 빛이요, 생명의 빵이요, 생명 자체이시다. 요한복음에서 참 생명이란 영원한 생명을 전제하며 영원한 생명 때문에 현세 생명은 소중하다. 부활을 통해서 얻게 되는 영원한 생명은 지금 여기서 현세 생명을 누렸던 존재로서 생명이다라고 하였듯이 불교의 연기론, 불생불멸의 생사관도 상통하므로 생명은 상생의 원리라고 본다. 생명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인 1)자신을 생명의 종교, 생명을 위한 종교로 인식한다. 2)생명은 신성한 것이다. 3)살인을 단죄한다. 4)낙태를 단죄한다. 5)안락사를 단죄한다. 6)사형제도를 반대한다고 밝혔듯이 원불교 교도들에게 30계문 중 첫 번째로 연고 없이 살생을 말라하였다. 불교에서 살도음을 가장 중시함도 같은 맥락이다. 원불교 교조 소태산 대종사의 깨달음에 대한 올바른 해석은 대종사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기록한 교전의 이해로부터 비롯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일원상에 대한 진리와 우주만유가 은恩의 망으로 상호 연결되어 있음에 대한 선언이 그의 깨달음의 내용이라 하겠다. ‘우주 만유의 본원本源이고 모든 불보살 성현의 심인心印이고 일체 중생의 본성本性인 일원상’이란 거대한 진리의 품안에서 희로애락과 더불어 나고 죽는 현상세계의 장대한 파노라마가 지속되고 있다. 현상세계는 불생불멸의 궁극적 진리가 형형색색으로 나타났다 소멸하며, 그 가운데서 옳고 그르고 이롭고 해로운 사건들로 전개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건들의 전개는 인과보응이란 엄격한 법칙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 법칙의 작용체가 영靈, 기氣, 질質인 것이다. 원불교 2대 종법사이셨던 정산종사께서는 ‘영은 만물의 본체로서 영원불멸한 성품이며, 기는 우주 만유의 생기로서 그 개체를 생동케하는 힘이며, 질은 만유의 바탕으로서 그 형체를 이름이니라’라고 했다. 내가 살아있음은 곧 영과 기 그리고 질인 육신이 있기 때문이다. 소태산 대종사의 사은四恩에 대한 우리의 이해의 바탕은 여기서 비롯되고 있다. 우주만유는 천지, 부모, 동포, 법률이라는 네 가지 분류 가운데 들어가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 우주만유에서 파장되어 나온 영향력은 나의 삶의 틀과 한 데 어우러져(상응하여) 매 순간 새로운 사건으로 새로운 ‘내’가 시시각각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매 순간의 진행과정은 우주만유와 ‘내’가 상응하여 만들어내는 한 작품 한 작품의 창조적인 행위의 연속인 것이다. 이 창조행위의 책임자는 물론 나 자신의 영,기,질인 것이다. 우주 만유로부터 오는 파장을 나의 영,기,질의 파장이 어떻게 맞을 것이며,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는 전적으로 내 책임 아래 있으므로 진급, 강급의 원리가 나오게 되며, 처처불상, 사사불공, 영육쌍전의 교리가 나오게 된다. 우주만유는 나와 떨어져서는 의미가 없고 나 또한 우주만유와의 관계없이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상보적인 관계인 것이다. 상보적인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사건이 야기되는 재창조 작업이 진행되므로 유기적인 상응관계가 되는 것이다. 원불교 생명철학의 입장에서 보는 생명의 문제는 이런 관점으로 설명되는 것이다. 한 생명은 독자적인 별개로서 파악되는 것이 아니라 우주만유와 항상 교감하며, 그 영향력을 주고받는 상응관계 속에 있는 생명으로서 복합적인 교감작용 없이는 결코 존속할 수 없는 생명인 것이다. 불교의 연기적緣起旳인 세계상에서 ‘나’ 라는 존재는 무아, 무상의 존재로 설명되고 있다. 곧 생명의 유무가 어떤 실체로 잡혀지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다’는 연기적인 세계구조 속에서 생명 자체는 없는 것이다. 단지 관계만이 있을 뿐인 것과 같다. 그러나 원불교의 유기적인 상응구조 속에서 생명은 불교의 연기관계로 파악되는 생명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우주만유와의 동적인 교감 과정 가운데 있는 생명인 것이다. 그러므로 ‘사은의 공물公物’ 이라는 당연한 귀결이 된다. 원불교는 우주의 궁극적 실재이자 모든 만물의 근원을 “일원一圓”으로 표현하며 인간이 살고 있는 대상세계 모두는 天地ㆍ父母ㆍ同胞ㆍ法律의 四恩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인간존재는 이 四恩의 “恩旳公物”로서 인간은 이 일원의 진리를 총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고 실현 시킬 수 있으며 또한 일원의 진리를 실현시켜주는 장으로서 인간의 마음을 들고 있다. 그러므로 원불교에서는 인간 존재의 근원은 일원一圓이며 존재의 구조는 四恩의 公物로 설명한다. 그런데 이 우주만물 허공 법계는 영靈, 기氣, 질質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 구성 비율에 따라 동식물 이나 인간으로 구성 되므로 인간은 결국 자연과 하나가 되는 원리다. 원불교는 닮거나 하나가 되려는 자연합일 형식에서 나아가 각 개인이 고유한 개성을 지닌 절대적 가치를 함유한 존재로서 “우주의 진리를 잡아 인간의 육근 동작에 둘러 씌워 활용하는 사람이 곧 천인이요 성인이요 부처”(불지품 12) 라고 보고 있다. 말하자면 “사람은 만물의 주인이요 만물은 사람의 사용할 바이며.... 사람의 정신이 능히 만물을 지배하고 인의의 대도가 세상에 서게 되는...”(서품 5) 것이다. 이것은 인간존재가 곧 진리와 하나가 되는 동격으로 까지 보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지닌 가능성의 무한함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원불교에서 보는 인간존재는 비본래적인 실존이거나 실존의 분별에 있지 않고 <은적 공물>로서 무한한 가치를 지닌 진리 존재로 보고 있다. 원불교 생명사상을 통해 본 인간의 존재는 이와 같은 관점에 소태산 대종사는 위의 귀결에서 보듯이 은의 관계로 이어주었다. 즉, 우주만유의 영향력 자체를 사은으로 정리 한 것이다. 나 자신도 이 네 가지 안에 드는 ‘나’이므로 은恩 그 자체여야 한다. 항상 스스로가 은혜를 느끼고 대상들에게도 은혜를 베풀어 주어야 하는 ‘나’인 것이다. 하루를 돌아볼 때 몸과 입과 생각으로 업을 무수하게 지은 우리들에게 소태산 대종사는 ‘은의 존재’ 라고 위상지어 준 것이며 우리의 삶은 은혜로 충만할 수 있도록 자리이타적自利利他的생활이어야 하고 처처불상處處佛像, 사사불공事事佛供, 무시선無時禪, 무처선無處禪의 감사생활속에서 은의 윤리를 실행에 옮기지 않을 수없는 것이다. 우주만유와 내가 항상 교감하며 영향력을 주고 받는다면 그 상응관계는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어야 할까. 나를 비롯한 우주만유의 온 생령들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바람직한 상응관계는 어떠해야 할까. 그것은 단순히 함께 작용하는 상응이 아니라 서로 살려주는 상응관계여야 한다. 그래야만 나를 비롯한 온 우주만유의 생령들이 강급이 아닌 진급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로 살려주는 상응작용의 원리를 상생원리相生原理라 한다. 상생의 원리는 피동적이 아닌 적극적인 개념으로, 또 타율적이 아닌 자율적인 의지의 특성을 지닌 의미로 설명되고 있다. 대종사의 은의 윤리는 이러한 상생의 원리로서 처처불상, 사사불공, 무시선, 무처선의 감사생활을 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은의 윤리가 그대로 진가를 발휘하도록 하기 위해선 상생의 원리를 자각한 바탕에서 처처불상, 사사불공, 무시선, 무처선의 실행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원불교 사대강령인 정각정행正覺正行, 지은보은知恩報恩, 불법활용佛法活用, 무아봉공無我奉公의 가르침도 이런 바탕위에서 알고 행해야 하는 것이다. 오늘날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남아선호 사상, 장기매매, 복제인간, 유전자 등의 남용에서 오게 되는 심각한 윤리문제는 소태산 대종사의 은의 윤리가 우주 만유의 실존 모습으로서의 생명관-영, 기, 질의 유기적인 상응관계-의 바탕이 되는 상생의 원리를 자각하여 처처불상, 사사불공, 무시선, 무처선의 감사생활로 이어지게 될 때 은恩사상을 확실하게 이해 할 수 있으며 이를 일상생활에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생명윤리의 실천방안은 상생원리相生原理와 사대강령四大綱領으로 요약될 수 있다 할 것이다. 종교는 시대의 변화와 상황에 따른 도덕 윤리를 제시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윤리적 삶을 살아가도록 인도하는 것이 큰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원불교 사은윤리는 보편적 진리인 ‘일원의 진리’에 바탕한 ‘과학적인 합리성’을 포함한다. 따라서 원불교 사은윤리의 현대적 의미를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자 한다. 첫째, 사은은 우주의 생명과 개체의 존재가 ‘서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상호근원적인 관계’임 을 밝히고 있으므로 우주 만유에 대한 생명존중 사상의 근본이 되고 있다. 오늘날 우리 인류가 안고 있는 생명에 대한 윤리의식의 부재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가 하나의 근원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을 망각한 것에도 이유가 있다. 이에 대해 소태산은 우리가 서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관계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사람도 없고 금수도 없고 초목도 없는 곳에서 나 혼자라도 살 수 있을 것인가 하고 생각해 볼 것이니, 그런다면 누구나 살지 못 할 것은 다 인증할 것이다. 불교에서는 인드라망으로 자연과 인간이 연기적 원리에 따른 하나의 그물망을 이룬 동체同體 라고 설명한다. 현대 생명과학 기술도 서로가 연결된 유기체임을 뒷 받침 해주고 있다. 모든 유기체가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으며 보이지 않는 복잡한 그물망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말한다. 그러므로 생명의 속성은 상호작용을 유지할 때 인류의 생명이 존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생명의 존엄성에 기초한 상생적 존재가 생명의 본질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나와 사은의 관계는 순환의 생명관계로 의지적 관계이자 상생의 관계로 서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적 유기체’이다. 우주는 한 기운과 한 생명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정산종사鼎山宗師의 법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모든 인종과 생령이 근본은 다 같은 한 기운으로 연계된 동포이며, 인류뿐 아니라 금수까지라도 본래 한 기운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사은의 생명윤리는 모든 생명이 불성佛性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명 그 자체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각기 분리되어 있는 것 같으나 서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커다란 한 몸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사은윤리를 인식하고 보은의 실천을 함으로써 인류는 참된 본성을 회복하고 더불어 살아 갈 지침을 갖게 된다. 둘째, 사은윤리는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차별 없는 평등윤리를 근본으로 하고 있다. 사은윤리의 생명에 대한 존중은 인간뿐 아니라 동·식물에까지 확대 하였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서도 평등윤리를 포함한다. 천지은天地恩을 통해 하늘만 숭배하던 사상을 땅까지 숭배하게 하고, 부모은父母恩을 통해 아버지만 위하지 않고 어머니도 같이 위하게 하고, 동포은同胞恩을 통해 선비만 높이던 사상을 농공상도 같이 존중하며, 법률은法律恩을 통해 입법자立法者뿐만 아니라 치법자治法者도 같이 존중하게 하였다. 이는 고하高下의 계급과 물아物我의 차별이 없음을 말하는 것이며 만물이 서로 없어서는 살수 없는 동등하게 존중 받아야 하는 생명체라는 자각에서 나온다. 셋째, 사은윤리는 인류의 화합을 통한 공생공영共生共榮의 길을 제시한다. 사은의 공생사상은 인간과 우주만물의 윤리와 인연관계를 밝혀준다. 근현대 세계는 갈등과 전쟁의 역사였다. 민족과 민족이 나뉘어 싸우고 국가와 국가끼리 나뉘어 싸우며, 인종차별, 성 차별, 지역차별, 노소차별, 학벌차별, 종교차별, 빈부차별로 나뉘어 대립하여 왔다. 그러나 인류는 처참한 전쟁과 대립과 갈등의 경험을 통해 점점 공생共生과 공영共榮의 길을 찾고 있다. 양극화는 사회의 빈곤화로 이어지며, 극심한 빈부 격차는 가난한 자만이 아닌 나라 경제전체를 어렵게 만들어 모두가 몰락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러므로 공생과 공영의 길이 아니고서는 세계인이 행복과 평화로 살아갈 길이 없다. 사은윤리는 서로가 연결되어 있는 관계성과 모든 생명의 존엄성을 깨닫게 함으로써 공생공영의 인류사회를 열어가는 동력이 될 것이다. 모든 생명은 사은의 공생의 원리 안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성장한다. 따라서 사은의 공생공영 사상은 인류의 생명과 평화에 직결이 되어 있는 만큼 사은윤리에 따른 바른 이해와 보은의 실행이 있어야 한다. 이는 자연과 인간과 서로에 대한 존중과 부처님을 대하듯이 불공하는 지극한 정성으로 실현 가능하다. 종교간 생명인식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생명존중과 인간존중의 정신이 현실에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종교인들의 연대활동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국가와 비 이슬람국가와의 충돌 등 크고 작은 이해충돌인 한국사회의 갈등에 있어서도 원불교는 생명을 위한 간절한 기도를 넘어 실천운동을 해야 할 것이다. 원불교는 궁극적으로 불생불멸의 생사관, 인과보응의 생사관이다. 생함도 멸함도 없는 변화인, 영혼은 영원히 멸하지 않는 무한한 존재이며 육체를 이끌어가는 주체적인 존재이다. 또한 인과의 변화는 본래 낳는 것도 없고 멸함도 없는 그것이 우리의 본성이며 우리의 성품자리이다. 그것이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윤회하면서 선인선과 악인악과로 나타난다. 나아가 사은윤리가 상생원리이듯 천지, 부모, 동포, 법률은 우리가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은의 관계로 상생이자 공생이다. 이렇듯 생명은 영원토록 존중되어야 한다는 불멸의 진리이다. 우리나라가 세계10대 경제대국인 선진국에 진입하였으나 아직도 OECD 자살률 1위로 자살공화국이다. 물론 코로나19‘로 우울과 고통으로 힘들겠지만 대한민국 당면 과제인 ‘자살률 낮추고, 출생률 높이는데’ 교단적 참여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자살예방 칼럼] 원불교 사은윤리(四恩倫理)는 상생원리(相生原理)-⑦
-
-
[교육칼럼] 학교 교육복지 실천은 이렇게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오늘날 우리 교육을 언급할 때면 바늘에 실 가듯이 따르는 말이 있다. 바로 교육의 불평등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신자유주의의 물결과 그 이념의 신봉에 따라 능력주의라는 신화에 몰입돼왔다. 그래서 초등학교 입학부터 학력 격차가 발견되며 중학교 시기가 되면 거의 격차가 고정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결국 성인이 돼서는 소득 격차로 이어진다. 좀 더 구체적으론 부모의 학력,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아이들의 어휘력과 성적, 독서 능력은 차이를 보이며 이것은 곧 아이의 학력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교육의 불평등은 처음부터 빈부격차에 따라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고착된다. 미국에서는 1970년대에 시작한 교육불평등(Educational Inequality)에 대한 조기 개입 정책인 ‘헤드 스타트(Head Start)’ 사업의 결과는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현재 우리의 무상교육처럼 보육 과정의 기초를 이루는 영유아 프로그램이었다. 최근 50주년 기념 전국 연구 결과에 의하면 0세~5세 빈곤계층 아동과 가족에 대한 헤드 스타트 프로그램 참여는 유의미한 변화를 이뤘다. 하지만 초등학교 입학 후 3년이 지나면서 그 차이가 사라지고 계층 간 격차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빈곤계층 학생 대다수는 재학 기간이 길어질수록 학력 경쟁에서 뒤지고 결국 학교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고 좌절, 무기력해지는 결과를 보여줬다. 따라서 이에 대한 분석으로 학교에서는 무엇이 부족한가에 대한 연구를 유발했고 이는 곧 교육복지정책의 출발점이 됐다. 비로소 교육에서의 존엄과 공평의 가치가 주요 관심사가 된 것이다. 여기서 존엄이란 무엇인가? 유엔아동권리협약에 의거하면 이는 아이를 아동으로서 충분한 존재로 남과 비교하지 않고 그 자체로 인정하는 사상이다. 따라서 교육에서 아이에게 중요한 일을 생각하고 결정하고 표현하고 책임질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식의 확장이다. 그럼 공평은 무엇인가? 이는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조건에 의해 기회가 차별돼서는 안 된다는 의식이다. 즉, 능력과 적성에 따라 교육받을 권리를 말하며 성별, 외모, 민족이나 국적, 거주지, 부모의 소득과 경제 수준, 부모의 사회문화적 지위, 장애, 질병 등과 관계없이 발달의 기회를 누려야 한다는 개념이다. 우리 교육의 불평등은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이는 무언가를 실행해서 균등하게 해소해야 하는 풀어야 할 숙제다. 어떻게 말인가? 첫째, 교육 기회 및 조건을 전(全) 학생에게 균등하게 제공해야 한다. 둘째, 정책적 노력 및 지원이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전폭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는 곧 다양한 교육취약계층 -장애학생, 다문화 탈북학생, 학업중단학생, 농산어촌 및 구도심 지역 학생 등-의 욕구를 해소하는 적극적인 정책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복지 정책 추진의 기반이 되는 법과 제도, 사업, 인적⋅물적 자원, 예산 등을 재고해야 한다. 셋째,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만 바라보며, 아이들을 둘러싼 환경을 살피고 길게 멀리 바라보는 정책이어야 한다. 교육복지 실천의 핵심 원리는 아이들을 전인적 관점으로 관찰하고 이해하려는 노력과 관계중심에서 아이의 필요와 강점을 고려하고 생태학적 관점에서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조화로운 실행이 함께해야 한다. 넷째, 교사와 학교장의 교육복지 리더십과 철학이 굳건하게 뒷받침돼야 한다. 곧, 안전과 안녕을 추구하고 배움과 성장이라는 철학으로 민주주의의 공동체에 어울리는 평등(공평)한 기회, 존엄성을 존중하는 교육과정으로의 연계가 실현돼야 한다. 이제 학교는 가정, 마을과 함께 공동으로 이뤄가는 교육복지의 핵심 거점이어야 하며 보다 철저한 교육 기회의 평등, 평등한 과정을 보장해 보장적 평등, 학력 격차 해소를 위한 결과의 평등을 지향하고, 보편적 권리로서의 교육복지, 공교육 책임교육을 실현하는 것이어야 한다.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교육칼럼] 학교 교육복지 실천은 이렇게
-
-
[기고] 직업관이 달라졌습니다
- [교육연합신문=정은상 기고] 직업관(職業觀, occupational view)이 달라졌습니다. 직업관이란 직업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일정한 관념을 말합니다. 직업이란 단어를 네이버 사전이나 위키백과에서 찾아보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이라고 나와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종사(從事)는 어떤 사람을 좇아 섬기는 것입니다. 결국 직업이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사람을 좇아 섬기면서 일정 기간 동안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사전적 의미의 직업은 그 유래가 미국의 헨리 포드(Henry Ford)가 창립했던 포드자동차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지금의 기업들처럼 일정 기간 직원을 채용해서 일을 하게 하는 개념이 없었습니다. 1903년에 설립된 포드자동차가 바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직업의 시작이었던 거죠. 그로부터 120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직업의 개념이 바뀌었습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대기업 오너를 종처럼 섬기며 일을 해 온 사람이 많았다면 이제는 1인기업도 많이 생기고 생계유지와 상관없이 얼마든지 직업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기업에 한번 입사하면 오너와 그 회사를 위해 뼈를 묻겠다는 각오를 공공연히 표방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 기업도 기업 내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의 미래를 책임져 주기가 어렵습니다. 소위 비록 직장에 다니지만 각자도생의 길을 가야 합니다. 얼마 전 언론에 보도된 바로는 국내 5대 은행에서 희망퇴직을 하는 사람이 올 한해 4,000명이 넘을 거라고 합니다. 그중에서는 심지어 40대 희망퇴직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누구든지 직장에 다니다가 언제든지 퇴직하는 것이 보편화된 것입니다. 이렇게 기업에 몸담고 일을 하기가 어려워지니까 아예 처음부터 개인 사업자로 일을 시작하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기업에서도 오너에 대한 충성심을 찾아보기 어렵고 오로지 자신의 역량과 연봉을 저울질하며 기업을 옮겨 다니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단순한 일은 사람을 대체하기 시작했고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직장이 늘면서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산업화 시대에는 오너 또는 직장 선배를 잘 만나서 충성하면 승진의 혜택도 누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기대는 접어야 합니다. 오로지 실력으로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아야 직장 내에서 성공할 수도 있고 직장을 자유롭게 옮겨 다닐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좋은 대학을 나와야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나중에 임원까지 할 수 있다는 통념은 이제 송두리째 깨진 셈입니다. 이렇게 달라진 직업관을 깨닫지 못하고 여전히 남의 일로만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안타깝게도 많습니다. 세상만 바뀐 게 아니라 이렇게 직업관도 달라졌습니다. 안정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해서 여전히 공무원직에 목숨을 거는 사람도 많지만 나중에 막상 공무원을 퇴직하면 다시 직업에 대한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미래는 1인기업 전성시대가 될 겁니다. 1인기업끼리 콜라보를 하거나 중견이나 대기업과 연계하는 1인기업도 많아질 전망입니다. 어려서부터 직업에 대한 방향을 잘못 수립하면 성인이 되어 후회하게 됩니다. 자신의 생계를 위해서뿐 아니라 백세시대 평생직업을 위해서도 자신의 직업은 자신이 찾아내야 합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현실만 보지 않고 보이지 않는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을 가져야 합니다. 달라진 직업관에 눈을 떠야 합니다. ▣ 정은상 ◇ 창직학교 맥아더스쿨 ◇ 직업재구성 작가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직업관이 달라졌습니다
-
-
[기고] 날로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아는 만큼 보인다.
- [교육연합신문=선형이 기고] 필자가 지구대에서 근무하다 보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피해를 받고 찾아오는 국민들을 자주 본다. 최근에는 코로나19가 장기화 되가면서 가계와 기업의 사정이 점점 어려워 지고 있고 이에 따라 가계와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재난지원금과 정부지원대출을 시행하는데 이런 절박함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및 스미싱 사기들이 급증하고 있다. 현재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 경찰은 정보수집에 취약한 노인층을 상대로 보이스피싱,스미싱 유형과 피해사례를 적극 홍보하고 시에서 관리하는 전광판, 플랜카드 게시대에 보이스피싱 예방문구를 제작하여 현출하고 있다. 또한 금융기관을 방문하여 고객들 중 고액 인출·이체를 하는 등 보이스피싱 피해의심이 되면 112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이스피싱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피해 건수가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기관 들만으로는 이런 보이스피싱을 예방하는데 한계가 있다. 어떻게 접근하고 피해를 당하는지 국민 스스로가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어느 순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이에 현재 가장 많이 피해를 보고 있는 코로나19 보이스피싱 사례와 예방법, 대처법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정부긴급재난지원’, ‘서민금융진흥원’ 등 정부 지원을 가장하거나 ‘우리금융지원’ ‘신한금융지원’ 등 제도권 은행의 상호를 사칭하여 기존 대출이 우선 상환되어야 한다거나 신용등급 상향이 필요하다는 명목 등으로 계좌이체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정부 지원 대출은 등록된 금융회사 영업점과 정부산하기관 지역 센터에서 신청을 해야하고 어떠한 정부기관도 전화 또는 문자를 통하여 금융상품 대출광고를 하거나 돈을 이체하라고 요구하지 않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러한 경우 전화상으로 말고 은행에 가서 대출을 권유하는 직원이 정식 직원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 둘째, 코로나19로 비대면이 늘어 남에 따라 휴대폰 상으로 출처가 명확하지 않는 문자로 대출이 가능하다고 속이면서 인터넷사이트에 접속하거나 원격제어 앱을 설치하라고 요구하는데 섣불리 인터넷 사이트 접속 및 앱을 설치하지 말아야 하고 만약 접속하거나 설치하였다면 신속히 이동통신사 고객센터에 전화하여 결제시스템을 차단하고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여 휴대폰을 초기화하여야 한다. 보이스피싱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날로 진화해가는 보이스피싱,스미싱에 대해 미리 알고 대처하여야 하고 조금이라도 의심이 들면 112(경찰)나 1332(금융감독원), 118(불법스팸신고센터)에 도움을 요청하여 절대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 전남광양경찰서 중마지구대 경사 선형이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날로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아는 만큼 보인다.
-
-
[기고] 아이들이 요리를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 [교육연합신문=송지윤 기고] 아이들이 요리를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세상의 여러 가지 다채로운 색과 다양한 모양의 재료를 만지고 관찰하는 아이들은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관심을 갖는다. 식재료 모양이 특이하거나 처음 보거나 처음 만지는 촉감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그 순간들의 기억을 식재료와 연결시킨다. 그 순간은 좋았던 기억일 수도 있고 즐거웠던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으며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불쾌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채소나 육고기 종류를 보거나 만질 때 표정에서 나타나는 것을 느낌으로 표현할 때는 긍정적이며 해산물류를 접할 때는 호불호가 상당히 강한 편이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채소, 고기, 해산물 등을 접할 때 첫 체험이 아주 중요하며 그와 동시에 함께 요리하는 과정에서 요리법이 정확하고 간결해야 하며 무엇보다 맛이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영유아기에 경험하는 식재료는 거부감이 없으므로 경험의 첫 단추가 정말 중요한 것이다. 가령, 식재료에 대한 싫었던 기억이 있다 하더라도 새로운 조리법이나 다양한 요리법 그리고 아름다운 플레이팅과 친구들과 즐겁게 진행하는 요리 수업은 아이들이 안 좋았던 이미지에 대한 기억을 변화시킬 수 있다. 예전에 새우가 들어간 된장찌개를 먹지 않던 7세 남자아이가 있었다. 왜 먹기 싫은지 물어봐도 아이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새우에 대한 요리 수업을 하면서 새우를 만져 보기도 하고 새우에 대한 책과 영상도 보고 여러 가지 새우를 탐구도 하면서 새우를 식재료로 사용한 요리를 아이가 직접 만들어보았다. 그러면서 새우가 들어간 된장찌개를 먹지 않은 이유가 예전에 손질이 잘 되지 않은 새우가 들어간 음식을 먹었던 기억이 상기되면서 그 이후부터 먹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가 직접 만든 요리는 정확한 계량과 조리법 요리로 연결되어 완성도 높은 요리가 되어 자신감이 생기고 즐거움 경험을 했으므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식재료에 대한 좋은 경험과 기억이다. 식재료가 중요한 이유는 아이들이 살아가는 삶 자체가 음식과 평생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에 어떤 음식을 먹고 접하면서 보냈는가 하는 것은 미각의 기억으로 남아있으며 좋은 습관과 건강한 식재료는 건강한 몸과 건강한 마음 그리고 음식에 대한 감사한 마음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루에 끼니를 먹는 시간, 한 번도 빠지면 안 되는 최초의 연습, 나를 위한 몸을 소중히 감사히 생각하는 시간으로 마음도 단단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고 믿는다. 내가 만들고 내가 체험하고 내가 먹어 본 경험들이 쌓여 인생의 삶이 가치 있고 감사함으로 느껴지길 기대한다. 아이는 요리가 곧 놀이이며, 즐거움이며 몸과 마음이 되며 그 마음을 가지고 자란다. 식습관은 생활이다. 그것이 온전히 건강으로 전달되기를 바란다. ▣ 키즈레시피 대표 송지윤 ◇ MBC '꾸러기 식사' 편식 다수 출연 ◇ 바른아동요리지도자 ◇ 바른식문화개발원 푸드스타일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아이들이 요리를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
-
[119칼럼] 생활 속 작은 실천으로 안전한 겨울나기
- [교육연합신문=정용선 기고] 지난 11월 7일은 24절기 중 열아홉번째 절기로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이었다. 겨울은 춥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어 전기장판 등 난방용품의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화재 발생위험이 높아지는 계절이다. 최근 5년간 전라남도 겨울철(12월~익년 2월) 화재 발생 건수는 평균 724건이다. 겨울철은 연중 평균에 비해 일일 화재 건수(연중 7.2건/겨울철 8건)가 많이 발생하여 화재예방활동이 절실히 필요한 계절이다. 매년 소방서는 화재 위험이 증가하는 겨울철을 앞두고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하여 화재예방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재로 인한 사고는 줄지 않고 있다. 이는 화재에 대한 위험성과 예방에 대한 중요성은 모두가 알고 있으나 ‘나 하나쯤이야’ 라는 부주의와 무관심이 원인이라 볼 수 있다. 화재로부터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일상생활 속에서 몇 가지 행동요령을 숙지하고 적극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전기 난방용품 사용 시 반드시 인증제품(전기 자재는 KS인증, 전자제품은 KC인증)을 사용하여야 한다. 그리고 사용하기 전 제품의 훼손이나 전원코드의 이상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사용 후에는 반드시 플러그를 뽑는 습관을 들여야 과열 등으로 인한 화재를 방지할 수 있다. 둘째, 전기장판의 경우 사용 전 열선이 꼬이거나 끊어진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고 장판 위에 라텍스와 같이 불이 잘 붙는 재질의 물건을 두지 말아야 한다. 접어서 보관하면 열선 피복 손상으로 발열 및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둥글게 말아서 보관해야 하며 외출 시에는 반드시 전원을 차단하고 플러그를 뽑아야 한다. 셋째, 전기히터는 항상 주변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가연성 물질을 멀리 둬야 한다. 높은 온도로 오랜 시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마지막으로, 전기열선은 과열 차단 장치나 온도조절 센서가 있는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옷이나 스티로폼 등의 보온재로 감지 않고 내용연수가 지난 열선은 정기적으로 교체해서 사용하여야 한다. 화재로부터 시민의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건 본인 스스로라는 것을 명심하고 각종 화기 취급 시 안전수칙을 준수하며 생활 주변에 화재위험요인은 없는지 다시 한 번 살펴봐야 한다. 이번 겨울에는 주변의 작은 부주의도 살피고 안전수칙을 실천하여 소중한 인명과 재산피해가 없기를 바란다.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119칼럼] 생활 속 작은 실천으로 안전한 겨울나기
-
-
[기고] 클래식 공연 볼 때 박수는 언제 쳐야 할까?
- [교육연합신문=전미경 기고] 오늘은 클래식 공연 볼 때의 매너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한다. 우리나라는 이제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클래식 강국이다.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에서 열리는 각종 콩쿠르에서 한국의 연주자들이 우승을 거머쥐고 있고, 덕분에 그들의 연주로 코리아라는 이름을 더 알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공연을 볼 때 매너는 어떨까? 한국의 클래식 연주자들이 세계의 무대에서 본고장의 연주자들도 감탄할 만큼의 실력을 가진 나라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더 에티켓을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얼마 전 친구의 공연을 보러 갔을 때의 일이다. 한 악장이 끝날 때마다 내 앞줄에 앉아 계시던 아주머니가 추임새를 넣는 것이었다. 한 악장이 끝나면 "와~ 어떻게 저렇게 잘 연주할 수가 있지?" 또, 한 악장이 끝나면 "어휴~ 저 조그만 체구에서 어떻게 저런 소리를...." 또, 한 악장이 끝나면 "아~ 다리 아프겠다~", "......." 정말 그 아주머니의 추임새는 악장이 끝날 때마다 어김없이 나오는 게 아닌가? 그나마 박수를 칠 타이밍엔 박수소리에 묻혀 안 들렸지만, 그 외엔 정말 조용한 연주회장에 그분의 추임새와 감탄사가 계속해서 내 신경을 건드렸다. 그 장소에 있던 관객 중에 나만 괴로운 건 아니었을 거다. 또 보통 다른 연주회에서도 한 악장이 끝나면 기다렸다는 듯이 여기저기서 기침 소리가 나온다거나, 곡이 다 끝난 게 아닌데 박수를 치는 분들도 종종 있다. 그런 소리들은 연주에 집중해야 할 연주자에게 엄청난 방해를 주는 행동들이다. 자 이쯤에서, 그럼 박수는 언제 치는 게 맞을까? 보통 교향곡은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협주곡이나 소나타는 3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예외적인 곡들도 있긴 하지만 보통은 그렇다. 그러니 공연이 시작하기 전에 팸플릿을 먼저 확인하여 각 곡들의 모든 악장이 끝난 뒤에 박수를 치는 것이 맞다. 여기서 또 주의할 것이 있는데 가끔 어떤 곡은 아타카(attacca)로 연결되어 있어서 곡을 모르는 상황에서 곡이 멈춘다는 것만 생각하고 악장을 계산하면 난감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아타카’란 악장과 악장 사이에 멈춤 없이 바로 연결하여 연주하라는 지시어인데 이렇게 곡이 진행된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면 나 혼자만 박수를 치게 되는 창피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교향곡은 보통 네 개의 악장이 모두 끝난 뒤에, 협주곡이나 소나타는 세 개의 악장이 모두 끝난 뒤에 박수를 치도록 해야 한다. 그래도 언제 박수를 쳐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다른 사람들이 모두 칠 때 같이 치도록 하자. 클래식 곡들을 평소에 다양하게 들어서 곡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두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일단 간단하게 악장에 대한 것들만이라도 알아두어서 연주회장에서 망설임 없이 곡이 끝난 뒤에 힘차게 박수를 칠 수 있다면 클래식 음악 감상자의 여유 있는 모습에 훨씬 가까이 다가가 있게 될 것이다. 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가장 부러웠던 것이 매일매일 일상이 되어 있는 클래식 공연들이었다. 저렴한 가격으로 볼 수 있는 다양하고 소박한 연주들이 동네마다 늘 열린다. 클래식 공연이 거창한 것이 아닌 생활의 일부인 모습. 이제 우리도 생활 속의 그런 모습을 가진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정지되었던 일상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클래식 연주회장에 모일 수 있는 일상 역시 늘어나고 있으니 이제 그런 공간을 직접 찾아가서 다양한 연주들을 생생하게 체험하고 악장과 악장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느껴봤으면 좋겠다. ▣ 첼리스트 전미경 ◇ 가천대 관현악과 졸업 (첼로전공) ◇ 서울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수석 역임 ◇ 금천 교향악단 부수석 역임 ◇ 의왕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 강동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 ◇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첼로강사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클래식 공연 볼 때 박수는 언제 쳐야 할까?
-
-
[기고] 효(孝)! 천지자연의 길이요 사람의 길이다.
- [교육연합신문=문덕근 기고]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유산은 경천애인(敬天愛人)과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사상을 바탕으로 모두가 잘살게 하는 정신이며, 그 선(善)과 의지(義志)의 중심축은 효(孝)입니다. 효(孝) 사상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발현해 온 원동력이며, 숭고한 정신적 자산입니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 사회는 세대 간의 갈등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세대 간 서로를 이해하며 화합의 길로 간격을 좁혀 가야 하도록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사람을 사람답게 지켜내고, 세대·지역·계층 간 갈등을 불식시키며, 종교적·이념적 위화감을 화해와 화평의 길로 융합시킬 수 있는 힘은 오직 효(孝) 정신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죽을 때 하나 가져가고 싶은 게 무엇이냐? 라고 묻는다면 서슴지 않고 한국의 가족제도를 가져가고 싶다.”(아놀드 토인비, 영국의 사회학자), “한국의 가족제도가 세계에 실현될 때 세계는 행복해질 것이다.”(케이지(영국 가족학 교수)는 두 교수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오랫동안 황하문명권을 다스려온 통치 철학은 바로 ‘효’를 중심으로 성립되었던 것입니다. 가르침과 배움의 뜻인 교학(敎學)이라는 글자를 살펴보더라도 효(孝)자가 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효(孝)를 알지 못하거나 놓치게 되면 모든 일을 그르치게 된다는 천지자연의 이치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효는 종교와 종파를 포괄하는 통교(通敎)적인 가치며, 시대와 공간을 아우르는 통시(通時)적인 문화입니다. 또한 효(孝)는 이념과 사상을 뛰어넘는 통념(通念)적인 정신입니다. 효(孝)가 살아야 나라가 살고, 모두가 살 수 있습니다. 효(孝)는 사랑을 실천하는 보편적인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명심보감(明心寶鑑)에 “太公曰(태공왈) 孝於親(효어친)이면 子亦孝之(자역효지)하나니 身旣不孝(신기불효)면 子何孝焉(자하효언)이리오)〈태공이 말하였다. 내가 부모에게 효도하면 내 자식이 또한 나에게 효도하나니 내가 이미 어버이에게 효도하지 않는다면 내 자식이 어찌 나에게 효도하겠는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른들이 먼저 가정, 사회, 정치 등 모든 분야에서 인성을 갖춘 품격 있는 행동으로 청소년들에게 귀감이 되어 올바른 인격체를 형성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효(孝)는 인륜의 도리와 천지자연의 이치를 담아놓은 인간의 길인 것입니다. 우리 모두 서로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다짐하고 실천하는 운동이 각계각층에서 일어나기를 기대합니다.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효(孝)! 천지자연의 길이요 사람의 길이다.
-
-
[기고] 집회소음 기준 준수, 집회시위의 자유와 시민 평온권 보장의 시작
- [교육연합신문=조현기 기고] 최근 사회적 분쟁 및 갈등으로 인한 잦은 집회·시위 중 과도한 방송차량의 소음 등으로 인하여 고통을 호소하는 시민의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집회시위는 헌법 제21조 1항에 ‘모든 국민은 집회의 자유를 가질 수 있다’ 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적법한 집회·시위의 보장을 말한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4조에 따르면 ‘시위 주최자가 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을 발생시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 유지명령과 사용중지를 명하거나 확성기를 일시보관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라고 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작년 집시법 시행령 일부 개정(확성기등의 소음기준 강화, 공포9.1 / 시행 12.2)으로 심야·주거지역 소음기준 강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최고소음도가 도입되어 시행되고 있다. 등가소음도는 ≪주거지역, 학교, 종합병원은 주간(07:00~해지기 전)은 65dB이하, 야간(해진 후 ~ 24:00)은 60dB이하, 심야(00:00~07:00)는 55dB이하≫ ≪공공도서관은 주간 65dB이하, 야간·심야는 60dB이하≫, ≪그 밖의 지역은 주간 75dB, 야간·심야는 65dB 이하≫로 소음기준이 강화 되었으며, 최고소음도(순간 최고소음도 1시간 이내 3회 이상 기준 초과)는 ≪주거지역, 학교, 종합병원은 주간 85dB이하, 야간 80dB이하, 심야는 75dB이하≫ ≪공공도서관은 주간 85dB이하, 야간·심야 80dB이하≫ ≪그 밖의 지역은 주간·야간 구별 없이 95dB이하를 유지하여야 한다. 경찰에서는 집회시위의 자유와 시민 평온권 보장을 위하여 소음관리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장에서 피해지역을 기준으로 민원이 야기되거나 자체적으로 측정하여 소음기준을 준수 할 수 있도록 지도·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몇몇 집회·시위 주최자는 집회의 본질상 소음 발생은 당연하다며 이러한 규정이 자신들의 집회 자유를 제한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생각이다. 집회 주최 측은 확성기 등을 통하여 자신들의 주장을 널리 알리고자 하지만 기준 수치 이상의 과도한 확성기 사용은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하고, 결국에는 시민들에게 공감을 받지 못하는 집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 폭력 집회·시위는 많이 사라졌지만, 본인의 권익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기준치 이상의 과도한 소음을 유발하는 집회문화 역시 사라져야 할 것이다. 과도한 확성기 사용을 자제하고 소음기준 수치 준수를 통하여 집회시위의 자유와 시민 평온권이 보장 되는 건전한 집회시위 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집회소음 기준 준수, 집회시위의 자유와 시민 평온권 보장의 시작
-
-
[기고] 클래식 음악과 집중력 향상
- [교육연합신문=전미경 기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넘쳐나는 시대다. 다 나름대로의 멋과 개성이 있고, 각자 취향대로 즐기면 되는 것인데, 나는 클래식 음악을 하는 첼리스트이니 클래식 음악이 우리의 집중력을 향상시키며 우리의 뇌에 이롭기까지 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악기를 연주하는 클래식 연주자들이 치매에 잘 안 걸린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실제로 나 역시 지금까지 악기를 하면서 치매에 걸린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 사람의 오장육부가 축적되어 있다는 손을 많이 쓰는 직업이라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음악을 들으며 공부를 한다거나 운동을 하고 여러 가지 작업들을 하기도 한다. 방해가 된다면 듣지 않으면 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들으며 뭔가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음악이 내가 하는 일의 성적을 향상시켜 주기 때문일 것이다.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고 기른 식물이 그렇지 않은 식물보다 더 잘 자란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걸 보면 음악은 사람뿐만 아니라 식물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어릴때부터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들려주고 자란 아이들은 여러 가지 면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을 볼수있다. 음악의 선율과 리듬은 뇌를 자극하는데 도움이 될수 있으며, 연구에 따르면 특정 음악이 창의력을 향상시킬수도 있다고 한다. 산모가 태교로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듣는 것도 태아의 발달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다. 수학과도 관련이 많은 음악은 템포와 리듬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아이들이 음악의 템포와 패턴을 배울수록 두뇌가 수학을 더 잘 이해할수 있게 발달한다고 한다. 음악의 선율과 리듬은 뇌를 자극하는데 도움이 될수 있으며, 연구에 따르면 특정 음악이 창의력을 향상시킬수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악기를 배우면 기억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고, 악기를 배우거나 연주하려면 인내심을 갖고 더나은 실력을 위해 훈련을 해야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집중력 높은 연습을 하다보면 인내심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그러므로 어릴때부터 악기 연주를 배우고 익히면 집중력에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2년 이상 악기를 배운 아이는 무언가를 기억할 때 시각정보 등 다양한 감각 정보를 받아들여 통합하는 기관이 남들보다 더 활성화 된다고 한다. 여러 감각을 활용해서 집중하고 기억을 저장한다는 의미다. 또 악기로 연주 활동을 하면 창의력은 좋아지고 스트레스 조절 능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런 장점들은 성인들에게도 해당되어 우리가 악기를 연주하고 음악을 듣는 행위를 계속해야 할 이유를 만들어준다. 음악이 좋아서 듣고. 또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악기를 배우지만 덤으로 나의 뇌에도 좋은 영향을 미쳐 나의 집중력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며 장기적으로 치매 예방까지 된다고 하니 음악을 더더욱 가까이 하는게 좋지 않겠는가. ▣ 첼리스트 전미경 ◈ 가천대 관현악과 졸업 (첼로전공) ◈ 서울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수석 역임 ◈ 금천 교향악단 부수석 역임 ◈ 의왕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 강동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 ◈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첼로강사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클래식 음악과 집중력 향상
-
-
[기고] 스토킹! 이제 강력하게 처벌 됩니다
- [교육연합신문=신병철 기고] 민생치안 담당(생활안전, 여청, 교통) 자치경찰 도입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주민밀착형 도민 체감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고자 2021년 7월 1일 자치경찰제가 전면 시작되고, 점차 국민의 안전 욕구가 커지며, 위험에 대한 사전 예방 활동이 강조되고 있으며, 특히 세 모녀 살인사건, 안산 스토킹 살인 미수 등으로 스토킹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과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스토킹으로 인한 강력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스토킹처벌법이 올해(10.21)부터 시행이 될 예정이다. 스토킹이란 맹수류의 육식동물이 먹잇감을 따라다니는 것을 뜻하는 동사 ‘Stalk’에서 유래된 학술용어를 일상적 표현으로 전 세계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사전적 의미로는 특정한 사람을 그의 의사에 반하여 오랜 기간 동안 쫓아다니며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입히고 두려움과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그간, 「경범죄처벌법」 “지속적 괴롭힘(범칙금 8만원)” 조항으로 처벌되어 오던 스토킹범죄는 올해 4. 21.「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됨에 따라 ‘스토킹’이 법률 상 공식용어로 등장, 처벌과 제재 대상으로 명문화 되어 스토킹범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흉기, 위험한 물건 등 휴대·이용 시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스토킹범죄는 과거 연인이었거나 부부였던 경우 등 아는 관계에서 다수 발생하며, 상대방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동거인, 친족, 직장동료)을 위협하는 사례도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연인 등 교제 요구, 호의·악감정 등 목적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않아 스토킹 행위·범죄는 여러 사회적 관계 및 일상생활(직업, 고용, 채권·채무, 층간소음 분쟁 등)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생 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또한, 최근 사회환경의 변화로 휴대전화·SNS 등 정보통신 매체를 이용하여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온라인 스토킹이 증가하는 추세로 스토킹범죄 피해자들은 대다수가 극심한 두려움과 불안, 우울증, 대인기피 증상과 같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정신적 후유증을 경험하고 이러한 두려움과 불안은 직장 이직, 휴학, 다른 지역으로 이사, SNS 계정 삭제, 휴대전화 번호 변경 등 사회·경제적 자유를 제약하는 피해로 연결하게 된다. 이제 스토킹에 대해 명백히 거부 의사를 밝히고, 지속적인 괴롭힘과 불안감 유발은 강력히 처벌 받을 수 있음을 인지하여야 한다. 우리 경찰은 법 시행 전후 스토킹처벌법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대응 강화방안을 마련·추진하여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 나갈 것이다.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스토킹! 이제 강력하게 처벌 됩니다
-
-
[기고] 경남은 한국 안전교육의 리더
- [교육연합신문=서동욱 기고] 리더(leader)는 보스(boss)와 다르게 직접 진두지휘를 하며 어려움을 헤치고 이끌어나가는 이를 일컫는다. 필자는 감히 경남이 한국의 안전교육을 이끌어가는 지역들 중 리더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경남의 안전교육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18개 시도 중 경남의 안전교육과 그 시스템은 가히 최고라고 자부한다. 지금부터 그 자부심의 근거를 서술해보고자 한다. 우선 경남은 안전 관련 대회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안전대회의 대표격인 불조심어린이마당 21회의 대회 중에 경남은 무려 4회의 우승 경력을 지니고 있다. 19회 통영에서 우승을 했으며 20회는 필자가 김해 소속으로 우승을 하였고 21회인 올해 대회는 역시 필자가 소속한 학교가 우승을 거두였다. 무려 대회 3연패를 경남에서 이루어낸 것이다. 지금까지 21년 동안 대회 2연패를 한 시도는 단 하나도 없었거니와 3연패는 경남이 최초이다. 그리고 한 학교에서 대회 2연패를 한 경우도 역시 없었다. 불조심어린이마당 경남도대회 예선을 통과하는 것은 한국 양궁 올림픽대표 선발전과 맞먹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만큼 경남의 안전역량은 뛰어나다. 그리고 그것을 지도하는 교장선생님 이하 교원들의 열정과 학생들의 역량도 뛰어나다. 그중 김해가 경남의 안전교육 대표주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안전교육의 성과에는 경남교육청과 각 교육지원청 및 소방서 예방안전과와 교사의 열정적인 협력이 자리하고 있었다. 또한 최근 수상 발표가 난 119 소방동요대회에서 경남은 3년 연속 전국 대상을 수상하였다. 이번 전국 소방동요대회에서도 경남의 대표인 진주소방서에서 유치부 전국 대상, 김해 동부소방서에서 초등부 전국 2위로 최우수상을 수상하였다. 이러한 과정과 성과들을 살펴보면 경남의 안전교육 시스템은 매우 뛰어나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과 올해 경남에서 수상한 안전 관련 장관상만 해도 5개이다. 이러한 지역은 아마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 사실 경남에는 안전에 관한 최초가 많다. 경남교육청에서 건립한 경남학생안전체험교육원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청 산하 안전교육기관으로는 전국 최초이다. 타 지역의 안전체험관은 교육적인 부분이 아닌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안전체험관이라면 경남의 안전체험교육원은 학생의 눈높이를 맞춘 교육중심의 안전체험관이다. 경남에서는 이 체험관을 중심으로 하여 학생에 대한 안전교육 및 교사에 대한 눈높이 안전연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30킬로미터 속도 표시 가방안전덮개 또한 경남교육청에서 전국 최초로 개발한 안전용품이다. 이러한 경남교육청의 안전에 대한 노력과 더불어 경남에는 안전에 관심이 많은 교사들이 많다. 필자 또한 한국의 유초중고 교원 최초로 미국 화재폭발조사관(CFEI)을 취득하였고 이러한 역량을 학생들에게 투입하였으며 주변 동료 선생님들에게 안전에 대한 여러 가지 사항들을 전파하고 있다. 또한 경남초등안전연구회의 많은 선생님들께서도 각자의 전문분야에서 아이들의 안전교육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주고 계신다. 더불어 각급 학교의 교장선생님들께서 안전에 기울이는 관심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한국 119 청소년단의 창단을 반대하는 교장선생님은 단 한분도 없으셨다. 오히려 우리 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안전교육의 기회를 반기는 분들이셨기에 체계적인 안전교육과 체험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처럼 이러한 관심과 노력 및 응원들이 쌓이고 쌓여 이러한 괄목할만한 성과가 만들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교육기관과 재난대응기관과의 협업. 교사와 예방안전과의 환상적인 협업 속에서 혜택은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받는다. 올해 대회를 치른 본교 학생들은 경남 1위와 2위를 휩쓸었으며 그 역량은 가히 전국 최고 수준이다. 아이들은 소화기의 사용방법은 기본이거니와 완강기와 간이완강기를 구분할 줄 알며 체계적인 훈련으로 안전을 직접 실천할 수 있는 아이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체계적인 안전교육을 받은 경남의 어린이들은 자라서 한국의 안전을 지키는 어른으로 성장할 것이며 우리 사회의 안전을 지켜줄 것이다. 씨앗을 뿌리는 것과 김매는 것은 매우 고달프다. 하지만 그 과실은 달콤하다. 지금 우리 경남은 씨앗을 뿌리고 김을 매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타 시도로 전해져서 모두 경남의 뒤를 이어 안전한 한국을 만드는 것에 일조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경남은 한국 안전교육의 리더
-
-
[칼럼] 생명을 살리는 공동체의 사명
- [교육연합신문=조성돈 기고] 자살은 한국인들의 사망원인 5위에 있다. 단연 많은 사망자를 내는 것은 암이다. 그 이후 심장질환, 폐렴, 뇌혈관 질환 다음으로 한국인들은 자살로 인해서 죽는다. 그 다음이 당뇨병과 알츠하이머병, 그리고 간질환과 고혈압 등으로 나타난다. 이미 꽤 알려졌지만 10대, 20대, 30대의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다. 그리고 40대와 50대에서는 자살이 사망원인 2위에 있다. 그런데 더 놀라운 통계가 있다. 20대 사망자 중에 54.4%가 자살 사망자이다. 30대에서는 39.4%, 40대에서는 20.8%, 그리고 50대에서는 9.9%가 자살 사망자이다. 즉 20대에서는 장례가 일어나면 절반 이상이 자살로 인한 사망이다. 그런데 우리가 자살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자살에 대해 오해 하는 것 중에 하나는 10대와 20대의 자살이 많을 것이라는 점이다. 실은 10대와 20대에서 자살이 많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살률로 치면 80대 이상의 노인에서 가장 높게 나오고, 자살한 사람의 숫자로는 40대와 50대가 높게 나온다. 자살률이라고 하는 것은 인구 10만 명 당 자살로 인해 사망한 사람의 숫자를 말한다. 평균은 25.7명인데, 80대 이상의 노인 자살률은 62.6명으로 2.5배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그리고 40대와 50대의 자살 사망자는 각각 2,579명, 2677명으로 거의 전체 자살 사망자의 40%에 이른다. 그래도 지난 10년 동안 자살이 상당히 많이 줄어들었는데, 그 이유는 노인자살률이 많이 줄어든 탓이다. 2010년 노인자살률은 127명이었다. 그런데도 자살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것은 40, 50대, 특히 이 세대의 남성들의 자살이 많기 때문이다. 기독교를 포함하여 종교계에서 자살예방을 하는 방법은 대부분 지옥이라는 공포심 조장이었다. 자살이라는 죄를 지으면 천국에 갈 수 없고 지옥에 갈 것이라고 했다. 물론 최근 20년 정도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적지 아니하게 이 부분은 교회의 현실이기도 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것이 실제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 이런 말을 듣고 자살을 안 할 정도면, 그렇게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자살의 심각한 상황에 들어가면 사람들은 이런 말 자체가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이렇게 한 마디로 자살예방을 하려 드는 것 때문에 전문적인 도움이 들어가지 못하고, 합리적인 예방활동이 거부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말로 인해서 남은 유가족은 더 심한 고통 가운데 지내야 한다. 유가족은 너무나도 상실로 인해 큰 아픔과 슬픔에 처해 있다. 이때 하나님의 은혜와 교회 공동체의 위로가 너무나도 절실하다. 현실은 이때 교회에 다툼이 일어난다. 자살한 사람이 구원을 받았는지, 그래서 교회가 장례를 해야 할지를 가지고 논쟁이 이루어진다. 그때 유가족들이 느끼는 고통과 분노는 극에 달한다. 결국 교회를 떠나고 하나님을 떠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다. 구원은 인간이 결정할 일이 아니다. 한 인간의 구원은 하나님께서 정하실 것인데, 은혜로운 하나님은 선하게 결정하실 것이라고 믿는 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한계이다. 단지 우리는 이 땅에서 고통받고 있는 그 유가족을 위로하는 일에 전념해야 한다. 라이프호프에서는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유가족 위로예배를 함께 드리고 있다. 예배 후에 어느 분이 찾아오셔서 인사를 나누었다. ‘내가 수 십년 다닌 교회에서도 장례를 안 치러주었는데, 이렇게 함께 위로예배를 드리게 해 주어서 고맙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 듯한데 누군가에게는 이렇게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자살이 많은 이유는 죽음의 문화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너무나도 쉽게 죽겠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돈이 우리에게 절대적 가치로 자리를 잡으면서 생명이라는 절대가치는 상대적 가치로 전락했다. 즉 돈이 기준이 되어서 우리가 살아야 할지, 죽어야 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경제적으로 실패하거나 삶의 어려움이 닥치면 사람들은 너무나도 쉽게 죽음을 연결한다. 바로 이러한 가치관, 더 넓게는 문화를 바꾸는 것이 궁극적인 자살예방이다. 즉 죽음의 문화에서 생명의 문화로 전환하는 일이다. 종교는 이 부분에서 할 일이 있다.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어 주는 일은 종교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사람들이 모두 돈을 중시할 때 욕심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감사한 삶을 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교회가 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죽음의 문화가 지배하는 한국 땅에서 생명문화를 만들어내고 함께 나누는데 교회와, 더 나아가서 종교계가 함께 해야 할 것이다.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칼럼] 생명을 살리는 공동체의 사명
-
-
[칼럼] 나눔의 철학을 통한 생명사랑운동
- [교육연합신문=조성철 기고] 한국어사전에 명시된 나눔의 정의는 ‘나누는 것’이고 영어사전에는 'give(주다, 전하다, 제공하다, 기부하다, 수여하다)', ’charity(자선, 기부, 모금, 사랑)‘, 'philanthropy(박애, 자선, 인류애)’로 정의하고 있다. 과거의 나눔은 “자선, 박애, 기부”등 재화를 소유한 사람으로부터 소유하지 못한 사람에게 전달되는 위계적 측면이었다면 최근에는 재화의 위계적 공유에서 벗어나 사람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자원의 공유를 통해 사람들간의 관계성을 중시하는 형태로 발전하여 그 의미가 sharing(공유, 나누기, 나눔, 함께)으로 변화하고 있다. 나눔의 정석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조선후기 10대에 걸쳐 약300년 동안 만석꾼을 유지한 경주 최부잣집을 들 수 있다. 12대로 대대손손 부를 쌓았으나 나눔의 철학에 기반을 둔 가훈을 지켜가며 선행을 베풀고 일제시대에는 독립자금으로, 광복 후에는 대학교 설립에 모든 재산을 바치는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 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나눔은 우리가 가진 것을 서로 나누고 함께 하면서 더불어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 활동으로 기부보다 포괄적인 의미를 가진다. 최근 종교계, 시민운동, 경제계, 노동계 등 우리 사회 전반에서 생명나눔, 사랑나눔, 나눔경영 등 나눔이 강조되고 있다. 나눔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으며 나눔의 실천은 참으로 소중하지만 나눔이 지나치게 강조되거나 혜택에 의존하여 생존하게 하는 것은 오히려 반사랑적이며 비인간적으로 전락하게 된다. 국가의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인간의 존엄이 보장되는, 나눔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 이상적이나 지구 어디에도 그와 같은 사회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복지선진국에서도 기부와 나눔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인간 상호간의 정을 나누는 아름다운 나눔이 되기 위해서는 나누어 주는 사람이나 나누어 받는 사람이 사회적으로 대등한 지위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수평적 나눔이 필요하다. 이처럼 나눔의 철학은 모두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면서 서로 도와서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나눔의 활성화를 위한 효과적인 방안을 제시한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온라인, 앱 등 누구나 쉽게 나눔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든다. 둘째, 시민나눔 활동가 양성을 통해 시민주도형 나눔모델을 마련한다. 셋째, 나눔활동의 참여 활성화를 위해 세제감면, 주식 기부자 면세한도 확대, 정부 포상의 확대와 같은 인센티브를 도입하여 제도적 환경기반을 구축한다. 넷째, 나눔활동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여 나눔에 대한 신뢰성을 높인다. 다섯째, 나눔수요, 나눔방법 등에 대한 정보를 쉽게 구하고 연계하며 상담할 수 있는 나눔포털 인프라를 구축한다. 여섯째, 지역 내 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의 강조와 함께 기업의 브랜드 효과를 높이고 착한 기업 이미지를 제공하는 공익연계 나눔 마케팅, 지역밀착형 나눔 활동과 같은 기업 마케팅 나눔을 확대한다. 마지막으로, 기부와 자원봉사, 나눔을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독립되고 통일된 법률의 제정이 시급하다. 현재 여러 관련법으로 분산되어 상호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법령의 정비와 함께 가칭 ‘나눔기본법’의 제정을 통해 나눔문화 확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 조성이 필요하다. 여러 가지 나눔 중에서 특히 생명나눔이 갖는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최근 우리 사회에 나타나는 많은 문제 중 그 대책의 시급성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부분이 바로 생명존중, 자살예방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1일자 보건복지부 보도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인구 10만명 당 25.7명으로 OECD회원국 중 첫 번째로 높은 자살율을 보이고 있다. 우리 사회에 부각되고 있는 자살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 그 심각성을 정부를 비롯한 사회각계가 인식하고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의 생명사랑운동에 대한 협력적 활동이 증가하면서 그 활동에 힘입어 그동안 매년 증가하던 자살자수가 2019년에 비해 2020년 4.4%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감소수치는 매우 소폭이지만 의미 있는 결과라 생각하고 향후 정부를 비롯한 자살예방, 생명존중 활동을 하는 개인, 시민사회단체, 기업 등 다각도의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결과라 하겠다. 앞으로도 사회구성원 모두가 생명나눔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간다면 이는 자살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조성하는 궁극적인 힘이 될 것이다.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나눌수록 행복이 커진다는 ‘마더 테레사 효과’에서 알 수 있듯이 나눔은 동참하는 사람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사람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현대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방안이 될 것이다. 개인이나 기업 모두 사회약자에 대한 다양하고 지속적인 나눔활동을 수행한다면 더불어 사는 사회문화를 확립하고 상생이 원칙이 되는 건강하고 밝은 사회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약자도 사회구성원의 일원임을 자각하고 사회적 약자의 고통을 함께 나누며 치유할 수 있는 포용력을 바탕으로 하여 궁극적으로 사람사랑, 생명사랑이라는 사회가치에 기여하는 바람직한 나눔문화가 하루 빨리 정착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칼럼] 나눔의 철학을 통한 생명사랑운동
-
-
[기고] 자살예방과 종교의 역할
- [교육연합신문=현명호 기고] 우리 사회의 자살률은 20년 가까이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자살률을 국가에서 관리하기 위해 2004년 제1차 자살예방대책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실시한 이후에 제2차와 제 3차 5개년 계획이 수립되었고, 현재 제3차 5개년 계획의 실시 중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을 세우고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2019년 자살자 수는 년 13795명으로 2016년 이후 계속 증가하였다. 비록 2020년 자살자 수가 13195명으로 감소하였으나 그 수치는 2015년의 자살자 수 정도의 비율로서 실상 자살예방대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였음을 의미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문재인 정부에서 100대 과제에 자살예방이 차지하고 있으면서 자살자 수를 일일 17명으로 낮추겠다고 하였으나 여전히 30명대 중반의 우리 국민이 매일 자살을 하고 있다. 이러한 효과의 부재는 크게 보아 이를 전 정부적 차원에서 인구감소라는 측면으로 접근하지 못하였음과 의료모델에만 의존하여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으로 우울증 치료 및 감소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특히 우울증은 이러한 문제가 일어나게 되는 개인적 요인뿐 아니라 사회적 요인이나 경제적 요인을 고려하여 접근하여야 하는데 단순히 질병을 치료한다는 측면에서 보게 되니 자살예방을 위한 국가의 다양한 민간 자원을 활용하지 못한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보입니다. 종교계가 대표적인 자원이라 볼 수 있다. 종교계는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공동체의 하나로서 사람들을 모으고 서로 의존하고 협력하면서 부둥켜 안고 가는 중요한 기관이다. 특히 우리 사회의 자살은 조이너(Joiner) 박사의 대인관계 심리학적 이론으로 잘 설명이 되는데, 그 이론에서는 사람들이 죽고 싶은 생각이 드는 이유를 대인관계에서의 소외감과 타인에게 부담을 주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우리 사회의 노인 자살의 경우 특히 이러한 이론의 적용 가능성이 높아서 노인이 되면서 주류사회에서 소외되기 시작하고 가족이 핵가족을 넘어 단독세대가 증가하는 사회적 흐름의 영향을 받아 더더욱 의존하던 가족에서의 소외감을 느낄 가능성이 증가하게 된다. 더구나 노인이 되면서 각종 질환에 시달리게 되고 경제적으로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증가하면서 이것이 자식에게 부담만 주는 존재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뿐 아니라 사회 저명인상나 혹은 40-50대 자살의 증가 역시 실직을 하거나 사회적으로 쓰임 받는 존재로서 위치를 상실하고 타인에게 자신의 삶을 의존하거나 자랑스럽지 못한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 죽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한다. 죽고 싶은 생각이 있어도 일부 사람만이 자살을 시도하는데 이렇게 시도하는 사람은 대개 폭력에 노출된 경험이 많은 사람이다. 어려서 아동학대의 경험이 있거나 이후 학교 등에서 따돌림이나 폭력 경험에 노출되었거나 군에서의 폭력 등 다양한 폭력에 노출되면서 폭력으로 인한 고통에 둔감해지게 된다. 이러한 둔감화는 결국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실행하도록 하는 계기가 된다. 이와 같은 점에서 볼 때 특히 종교는 시민의 소외감을 줄여주고 종교기관을 통한 상호 부조와 구제 등의 노력을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동원할 수 있게 하며, 평화와 사랑, 자비, 홍익인간과 같은 종교적인 명제를 통해 폭력 추방에 대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자살은 국가의 흥망이 달린 주요한 문제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 모두가 참여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 접근 방법도 의료적인 것뿐 아니라 종교와 학교, 그리고 스포츠와 경제 등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여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앞으로의 자살예방대책은 의료적 접근에서 벗어나서 모든 자원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인구정책으로 접근하여야 하며, 특히 종교는 이때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자살예방과 종교의 역할
-
-
[기고] 홍익인간 사상으로 본 생명존중
- [교육연합신문=이찬구 기고] 홍익인간(弘益人間)은 인간윤리의 대강령인 동시에 우리나라를 세운 기본이념이다. 홍익인간이 전하는 ‘하늘 여는 이야기’는 ‘삼국유사’ 등에 기록되어 있고, 오늘날 교육법의 이념에까지 전해지고 있다. ‘삼국유사’에 나타난 고조선조의 하늘 여는 이야기(이를 필자는 ‘단군사화’라 칭함) 가운데에서 우리는 고조선의 건설과 홍익인간의 이념, 천부삼인 등을 우리의 고유 이념으로 추출해 낼 수 있다. 그래서 홍익인간은 우리 민족 정신사의 모태다. 이를 한낱 허황된 이야기라 하여 부정하는 것은 잘못된 견해라 할 것이다. 환웅은 환인(하느님)의 아들이며, 단군은 천신 환웅의 아들이다. 우리 민족이 조상을 숭배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하늘을 믿고 숭배하는 것과 같다. 환웅은 천계(天界)가 일치하는 곳에서 신시를 베풀고 인간을 사랑했다. 이렇듯 홍익인간의 이념은 경천(敬天)과 숭조(崇祖) 그리고 애인(愛人)사상으로 나타났으며, 하늘과 사람이 동참하여 구현하려는 이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홍익인간은 이 땅에 나라를 세우는 정신적 가치가 되었다. 교육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를 그렇게 만들었다. 풍백 우사 운사가 3으로 나누어 일을 다스리고, 주곡, 주명, 주병, 주형, 주선악이 각각 5부의 일을 맡았다. 이것이 홍익인간을 구현하는 재세이화(在世理化)의 원리이다. 홍익인간이 목적이라면 재세이화는 수단이다. 홍익인간이라는 말은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홍익(弘益)을 중심으로 말하면, 삶과 사람 사는 세상(인세)을 위해 널리, 크게 베풀라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인간을 중심으로 말할 수 있다. 즉 널리 크게 유익되게 하고, 이롭게 할 수 있는 인간이 되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홍익인간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지공(至公) 무사(無私)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홍익인간이라는 말과 함께 “천부인 3개”가 등장한다. 정진홍 교수는 “이 천부인이 하늘과 땅을 종합하는 매개물”이라고 보았다. 나아가 그것은 홍익인간이라는 천명의 구체적 증표로서의 매개물이다. 그 매개물이 무엇인가에 대하여는 견해가 다르지만, 지금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원방각(圓方角)이 이 천부인의 또 다른 표현이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대종교는 이 원방각을 교단의 상징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손성태 교수는 멕시코 원주민(동이족의 일파인 맥이족)이 사용한 말들을 분석하여 발표한 바 있는데, ‘다다살리’(tlatlazali) 등이 그것이다. ‘다다살리’(tlatlazali)라는 말은 그들의 고수레 풍습에서 나온 것으로 ‘모두 함께 살자’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말은 우리의 홍익인간을 연상시킨다. ‘다다살리’의 ‘다’를 어원상 분석하면 하늘 ‘다’, 땅 ‘다’의 뜻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천지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을 상징한 것으로 본다. 특히 밥 먹기 전에 음식을 덜어내는 우리 전통의 고수레의 풍습도 이런 원초적인 공동체의식으로부터 나왔다고 볼 수 있다. 고수레의 의식은 단순히 복을 비는 차원이 아니라, 주변의 ‘생명과 음식을 나눈다’는 의미와 ‘모든 생명과 함께 한다’는 생명존중의 뜻이 들어 있다. 나아가 천지인합일을 기원한 우주의식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후대인들이 한자어로 재해석하여 개념화한 말이 ‘홍익인간(弘益人間)’일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홍익인간은 생명에 대한 깊은 자각과 함께 그런 생명공동체에서 나온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홍익인간 사상으로 본 생명존중
-
-
[기고] 올해의 불조심 어린이마당 대회를 마무리하며
- [교육연합신문=서동욱 기고] 미국 재난안전 관리 전문가인 조지 해도우는 아동 재난안전 관리론에서 아동의 재난 및 안전 취약성을 4가지로 분류했다. 신체적 취약성과 발달적 취약성, 심리적 취약성, 안전 및 안정의 취약성이 그것이다. 어린 학생들은 성인에 비해 다양한 부분에서 취약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취약성은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극복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학교 교육과정과 연결하여 안전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가능하게 해주는 유일한 대회는 예전에 소개한 적이 있는 불조심어린이마당 대회이다. 그리고 얼마 전 제 21회 불조심어린이마당 대회가 전국 550여 학급, 1만 5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대하게 마무리됐다. 나는 19회 대회 경남 우수상, 20회 대회 전국 대상, 그리고 올해는 학생들이 경남 우수상을 수상하도록 이끌며 학생들의 안전생활습관을 정착시키고자 노력했다. 이제는 대회에 대한 준비과정은 어려울 것이 별로 없다. 다수의 대회 출전 경험을 통해 학생들을 교육하는 노하우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또한 학생들의 열성적인 참여와 학부모님들의 응원은 큰 힘이 됐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생각하지도 못한 난관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 난관은 코로나19였다. 대회를 일주일여 앞둔 상황에서 갑자기 코로나 확진자가 학교에 발생하고 말았다. 우리 학년과 학급에는 확진자가 없었으나 학교의 여러 공간을 같이 사용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우리도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만 했다. 초조한 기다림이 이어졌다. 어떻게든 학생들을 대회에 참여시키고자 긴급 대책 회의에 들어갔다. 학생들이 만약 자가격리가 되어버린다면 집 밖으로 나올 수 없는데 이것은 결국 대회 불참을 의미한다. 그동안의 우리 반 학생들이 쏟은 노력을 생각한다면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회의를 거듭하며 방법을 강구한 결과 대회의 경우에는 자가격리자라도 외출허가서를 받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물론 구체적인 절차와 과정은 알지 못했다. 그것까지는 확인할 시간적 여유는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만약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반의 학생들을 이 방법을 통해서 대회에 참여시킬 수 있겠다는 로드맵만 확인한 채로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 검사 결과 자가격리가 시작되면 이 방법을 추진하여 대응할 생각이었다.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린 결과 학생들은 모두 음성이었고 우리는 다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대회를 준비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다. 이번에는 대회 3일을 앞두고 태풍 ‘찬투’가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태풍은 학교에 휴업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그렇기에 휴업이 되어버린다면 이것은 정말 어찌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 된다. 주말 동안 태풍의 경로를 계속 지켜보며 태풍이 오더라도 조금만 늦게 올라오기를 하늘에 대고 기도했다. “우리 반 학생들이 그리고 우리 학교 학생들이 안전에 대한 역량을 오랜 시간 동안 향상시켜왔고 이제 전국의 학생들과 그 실력을 겨뤄보려 합니다. 태풍이란 변수로 인해 그 기회마저 앗아가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경로마저 예측하기 어려웠던 태풍은 다행스럽게도 대회가 끝이 난 후 우리 지역으로 도착했다. 그리고 우리는 무사히 대회를 치를 수 있었고 본교 학생들은 안전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여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휩쓸고 전국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작년에도 전국 대회에 출전하여 지도 학생들을 전국 1위로 이끌었기에 이번에도 동료 선생님과 함께 본교 학생들이 전국 대회에 진출하는 것에 참으로 큰 보람을 느끼며 본교의 명예와 경남 안전교육 역량을 전국에 떨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이 대회에 힘들지만 해마다 참여하는 것은 학생들의 안전한 생활습관 형성도 있으나 다른 이유도 있다. 입상 시 학생들이 모두 고르게 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현장에서 지켜보면 우수한 학생이 상을 독식하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물론 우수한 학생이니 다른 분야에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으나 초등학교 6년 재학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상을 받지 못하고 자신감을 상실한 채 중학교로 진학하는 학생을 보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이 대회는 학급 전체의 참여로 협동심을 길러주고 학급이 수상 시 이 과정에 참여한 학생 개개인에게 모두 상을 부여하는 점에서 아주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하나인 것이다. 잘하는 친구도 못하는 친구도 서로를 격려하며 끝까지 완주하는 학생들은 모두 과정의 승자이다. 하지만 대회를 진행하며 때로는 외부의 오해를 사기도 한다. “이런 것은 필요 없다. 안전을 알아서 무엇에 쓰는가. 국어, 영어, 수학이 중요하다.” 일견 맞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대회를 통해 안전을 배우고 익히며 동시에 학습의 방법론을 정립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12살짜리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대견한 마음에 가슴 먹먹함을 느꼈다는 여러 학부모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 대회는 12살의 아이들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발판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대회를 준비하며 수상을 해도 개인적인 승진 등에 도움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때론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대회를 치르고 난 학생들이 자신감에 찬 눈빛과 명확한 목표의식을 가지는 모습을 한 번만 보고 나면 이 대회에 참여하는 것을 멈추기는 어렵다. 나는 교사이자 안전교육전문가로서 아이들에게 안전을 익히게 하는 동시에 아이들을 변혁시키고자 한다. 그리고 아이들 스스로 조지 해도우가 말한 아동의 안전 취약성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한다. 그 매개체는 안전대회인 불조심어린이마당이며 이 기나긴 마라톤 레이스를 완주한 우리 학생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올해의 불조심 어린이마당 대회를 마무리하며
-
-
[기고] 벌 쏘임 예방법과 대처법 알아두세요
- [교육연합신문=서민규 기고] 추석을 앞두고 벌초와 성묘를 위해 야외 활동이 빈번해지는 시기가 찾아왔다. 가을 산행을 즐기려는 등산객도 많을 것 같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 길고도 무더웠다. 그로 인해 말벌의 번식도 활발하고 독성도 강해졌다. 개체 수가 늘어난 만큼 벌집 제거 출동 건수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소방청은 7월 30일 오전 9시부로 ‘벌 쏘임 사고 주의보’를 발령했다. 예보프로그램 위험지수가 올라갈 경우 ‘벌 쏘임 사고 경보’ 단계로 상향된다. 전국 최근 3년 평균 벌 쏘임 사고는 5,663건이며 이중 1,921건(33.9%)이 추석 전 30일 동안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벌은 검은색>갈색>빨간색>초록색>노란색 순서로 공격성을 보이므로 산행 및 벌초 시 어두운 색 계열보다 밝은 색 계열의 옷 착용이 바람직하다. 또한 벌을 자극하는 향수, 화장품 등의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다. 벌집을 접촉했을 경우 머리부위를 감싸고 신속하게 20m 이상 이탈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벌에 쏘이면 속이 메스껍고 울렁거림, 구토, 설사, 어지러움, 전신 두드러기가 나타날 수 있다. 또 쏘인 부분이 심하게 부어오르면서 호흡곤란이 올 수도 있다. 벌 쏘임 시 적절한 방법으로 신속히 벌침을 제거하고 쏘인 부위의 감염방지를 위해 소독하거나 깨끗한 물로 씻은 후 얼음주머니 등으로 찜질 후 즉시 119에 신고해 병원치료를 받아야 한다. 모든 국민이 벌 쏘임 예방법과 대처법을 알고 다가오는 추석 명절 안전사고 없이 즐겁게 보내길 바란다.
-
- 칼럼·피플
- 칼럼/기고
-
[기고] 벌 쏘임 예방법과 대처법 알아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