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택균 부산남구의원, “조례는 있는데 사업은 없다” 쿨페이브먼트 도입 촉구
폭염대책 그늘막·쿨링포그에 치우쳐…“도시가 머금는 열 자체 줄여야”
[교육연합신문=한난희 기자]
폭염을 줄일 제도는 만들어 놨지만 정작 도로 위에서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
부산 남구의회에서 해마다 심각해지는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달궈진 도로부터 식혀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노택균 남구의원(용호1·2·3·4동)은 9월 8일 제350회 남구의회 제1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도로 표면의 열을 낮추는 ‘쿨페이브먼트(Cool Pavement)’ 시범사업을 2027년 남구 폭염대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 의원이 주목한 것은 폭염 속에서 뜨겁게 달궈지는 도심의 아스팔트다. 올여름 부산은 기록적인 폭염을 겪었다. 지난 7월 29일 낮 최고기온이 38.8도를 기록하며 7월 관측 사상 가장 높았고, 7월 19일부터 8월 9일까지는 22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졌다. 올여름 열대야 일수도 총 41일에 달했다.
노 의원은 낮에 달궈진 도시가 밤에도 좀처럼 식지 않는 배경 가운데 하나로 아스팔트를 지목했다. 검은 아스팔트가 태양열을 빠르게 흡수해 표면온도를 끌어올린 뒤 낮 동안 머금은 열을 다시 주변으로 방출하면서 도심의 열기를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특히, 그늘이 부족한 통학로와 전통시장 주변, 보행로에서는 시민들이 기온뿐 아니라 지면에서 올라오는 복사열까지 고스란히 견뎌야 한다.
노 의원이 해법으로 제시한 쿨페이브먼트는 아스팔트 표면에 태양열 반사 성능이 높은 특수도료를 시공해 열 흡수를 줄이고 도로 표면온도를 낮추는 방식이다. 이미 부산에서도 효과가 확인된 사례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노 의원에 따르면 금정구 구서역 일원과 북구 구포어린이교통공원 등에 쿨페이브먼트가 적용됐고, 도로 표면온도가 약 10도 낮아지는 효과가 확인됐다. 서울 성동구와 송파구 도로에도 차열도료가 적용된 사례가 있다.
문제는 남구가 이미 쿨페이브먼트를 시행할 제도적 근거를 갖추고도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남구는 2023년 「부산광역시 남구 폭염 피해 예방 및 대응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 제5조에는 폭염저감시설로 ‘쿨루프 및 쿨페이브먼트 등 열차단제 시설’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조례 제정 이후 남구의 폭염저감사업은 그늘막과 쿨링포그, 쿨루프 등에 집중됐을 뿐 도로와 보행로를 대상으로 한 쿨페이브먼트 사업은 아직 추진되지 않았다.
노 의원이 이번 발언에서 가장 강하게 지적한 대목도 바로 이 지점이다. 그는 “좋은 제도를 만들어 놓고도 현장에서 활용하지 않는다면 조례의 실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제도 마련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 행정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업 방식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처음부터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기보다는 보행량이 많고 그늘이 부족한 스쿨존과 전통시장 주변, 공원 산책로, 버스정류장 인근 등을 우선 선정해 시범사업부터 시작하자는 것이다. 시공 전후의 표면온도와 주민 체감효과는 물론 미끄럼 저항, 내구성, 유지관리 비용까지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실제 효과가 확인되면 적용 지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하자는 제안이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폭염저감시설 하나를 추가하자는 차원을 넘어선다. 기존 폭염대책이 그늘을 만들거나 물을 뿌려 순간적인 열기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쿨페이브먼트는 도시 공간이 태양열을 흡수하고 다시 내뿜는 구조 자체를 줄이자는 접근이라는 데 차이가 있다.
노 의원은 “폭염은 이제 일시적인 불편이 아니라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재난”이라며, “그늘을 만들고 물을 뿌리는 대책을 넘어 도시가 머금는 열 자체를 줄이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조례에 마련된 정책 수단을 이제는 현장에 적용해야 한다”며 2027년 쿨페이브먼트 시범사업을 시작해 주민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폭염 대응도시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