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초, 맨발로 태백산에 올라 진정한 어른을 배우다
강화초 맨발걷기동아리 태백캠프, '읽걷쓰'로 배우는 꿈과 정체성, 그리고 자신을 이기는 힘
[교육연합신문=안용섭 기자]
인천 강화초등학교 하상대 교장은 교감과 교사 1명, 그리고 학교 맨발걷기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강원도 태백에서 지난 8월 3일부터 5일까지 2박 3일간의 특별한 교육캠프를 운영했다. 이번 캠프는 인천광역시교육청 도성훈 교육감의 핵심 교육정책인 '읽걷쓰(읽고·걷고·쓰는)' 사업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강화초 맨발걷기동아리 학생들은 평소 맨발걷기장에서 꾸준히 맨발로 걸으며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키우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태백캠프는 동아리 학생들이 학교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삶의 방향과 꿈을 찾아가는 특별한 교육과정으로 기획됐다. 하상대 교장은 1995년부터 학생들과 태백을 찾아 과학과 인성교육을 접목한 현장체험학습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캠프 역시 자연 속에서 배우고, 걸으며 성장하는 교육철학을 실천하는 자리였다.
□ 해발 900m 천왕산장에서 시작된 '어른' 이야기
학생들이 머문 곳은 해발 약 900m에 자리한 천왕산장. 첫날 저녁에는 산장 앞 공삼삼카페를 빌려 특별한 인생 강의가 열렸다. 하 교장은 학생들에게 첫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 어른은 무엇일까요?"
학생들의 다양한 대답이 이어진 뒤 하 교장은 조용히 말했다. "어른은 내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어른이라면 가져야 할 본질인 정체성과 사명을 말하고 있었다.
한 시간 동안 이어진 강의에서는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과, 자신의 존재 가치를 깨달을 때 비로소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가 전달됐다. 학생들은 진지하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았고, 강의가 끝난 뒤에는 "왜 꿈을 가져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나 자신이 정말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처음 깊이 생각해 보았다."라며 큰 감동을 전했다.
□ 맨발로 태백산을 오르며 자신을 이기다
둘째 날 학생들은 유일사 탐방로를 따라 태백산 장군봉(해발 1,567m)과 천제단을 향해 약 4시간 동안 산을 올랐다. 이번 산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학교장이 맨발로 학생들을 이끌었다는 것이었다. 평소 맨발걷기동아리를 지도해 온 하 교장은 신발을 벗고 흙길과 바위길을 걸으며 학생들에게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기쁨을 전했다. 학생들도 중간중간 신발을 벗고 맨발로 태백산을 걸었다. 흙의 촉감과 숲의 향기, 바람과 돌의 감촉을 발바닥으로 느끼며 자연과 하나 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처음에는 조금 아팠지만 나중에는 발이 시원하고 몸이 가벼워졌어요." 학생들의 얼굴에는 신기함과 즐거움이 가득했다. 산행 도중 가장 뒤처진 한 6학년 학생이 있었다. 평생 처음 높은 산을 오르는 도전이었다. 숨이 차오르고 다리에 힘이 풀릴 때마다 학생은 네 번이나 눈물을 삼켰다. 그때마다 하 교장은 맨발로 학생 곁을 걸으며 말했다. "조금만 더 가자. 너는 할 수 있다."
결국 학생은 자신의 한계를 이겨내고 장군봉 정상에 오른 뒤 천제단까지 완주하는 데 성공했다. 그 순간 학생은 단순히 산을 오른 것이 아니라 자신을 이긴 첫 번째 성공을 가슴에 새겼다. 학생들과 교원들은 천제단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하산했으며, 약 6시간 동안 이어진 산행은 자연과 교감하고 자신을 이겨내는 살아 있는 인성교육이 됐다.
"너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다" 둘째 날 저녁에도 공삼삼카페에서는 특별한 시간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학교장과 둘러앉아 자신의 꿈과 미래를 이야기했다. 하 교장은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고 꿈을 향해 나아가자'는 주제로 다시 한번 학생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학생들은 자신의 꿈을 생각했고, 친구들의 꿈을 응원했으며, 교사들과도 진솔한 대화를 나누었다.
□ 탄광의 역사와 낙동강 발원지에서 배우는 살아 있는 과학
셋째 날 학생들은 태백석탄박물관을 방문했다. 석탄과 광물이 만들어지는 과정, 채굴 방법,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끌었던 광부들의 삶을 배우고, 갱도체험을 통해 당시의 작업환경을 생생하게 느껴보았다. 이후 태백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황지연못(낙동강 발원지)을 찾았다. 옛 설화를 들으며 하루 약 5천 톤의 물이 솟아나는 신비로운 발원지를 둘러본 학생들은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혔다. "와! 정말 얼음물 같아요!"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연못가를 가득 메웠다.
□ 정체성과 사명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어른
서울행 무궁화호 열차 안에서는 이번 여행을 마무리하는 소감 나눔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태백산을 오르며 포기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교장 선생님의 강의를 통해 정체성을 갖고 사명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진정한 어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친구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했던 학생들에게 이번 캠프는 함께 걷고, 함께 먹고, 함께 도전하며 동고동락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학생들은 "또 다시 이런 캠프를 꼭 하고 싶다."라고 입을 모았다.
하상대 교장은 "맨발걷기는 단순히 신발을 벗는 활동이 아니라 자연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교육"이라며, "학생들이 이번 태백캠프를 통해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고, 자신의 정체성과 사명을 품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출발점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강화초 맨발걷기동아리 태백캠프는 '읽고, 걷고, 쓰는' 교육을 자연 속에서 실천한 살아 있는 교육이었다. 아이들은 태백산을 오르며 자신을 이겼고, 맨발로 자연을 걸으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꼈으며, 강의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사명을 되새겼다. 태백산 정상에서 아이들이 배운 것은 정상 정복이 아니었다. 자신을 이기는 용기였고, 꿈을 향해 걸어가는 삶의 첫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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