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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장윤기 사건을 통해 얻은 교훈과 바람직한 인성교육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오늘도 각종 TV 매체에서는 ‘장윤기 사건’이 단 한 순간도 거르지 않고 오랫동안 ‘핫(hot)’한 뉴스 기사로 오르고 있다. 물론 그 이유는 범죄의 잔혹함을 넘어 권력 유착, 초동수사 부실, 그리고 인간 염치의 상실이라는 촌극이 집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2026년 5월 광주에서 장윤기에 의해 벌어진 한 여고생 성폭행 및 살인 사건은 10대 청소년의 귀중한 목숨을 앗아간 가슴 아픈 비극이자, 우리 사회의 법치와 윤리가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충격적인 사건이다. 이 글에서는 청소년들에게 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기 위한 경종으로 삼기 위해, 사건의 전말과 교육적 교훈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는 향후 유사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는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사건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첫째, 계획된 왜곡과 뻔뻔한 변명으로 “우발적 자살 충동”이라는 거짓말이다. 피의자 장윤기(23세)는 체포 초기 “극단적 선택을 하려다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와 디지털 포렌식 결과, 범행 이틀 전 직장 동료 성폭행, 1.2km 미행, 차량 문을 열어둔 납치 시도, 결박용 케이블타이 준비, 학창 시절부터 SNS에 남긴 “청소년 여성 납치 범행” 발언 등이 속속 드러났다. 자신을 ‘불쌍한 피해자’로 포장하려던 가해자의 황당한 변명이 언론에 하나씩 노출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둘째, “아빠가 경찰이라서”라는 아빠 찬스 수사 유착과 부실 초동수사 논란이다. 사건이 끊임없이 잡음을 낳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가해자 부친과 큰아버지가 현직 경찰 간부라는 사실 때문이다. 수사 초기, 현직 경찰인 부친이 자택 내 주요 증거물(성인용품 등)을 폐기했고, 경찰은 강간살인 혐의(최소 무기징역)가 아닌 단순 살인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 ‘봐주기 수사’ 의혹을 자초했다. 검찰이 재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바로잡고, 경찰청 특별수사단이 당시 형사과장 등 책임자들에 대해 직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신청하는 지경에 이르면서 매일 같이 새로운 스캔들이 쏟아진 것이다. 셋째, 뻔뻔한 미래 계획과 빼앗긴 희생자의 꿈이 서로 극과 극을 이루고 있다. 희생된 고(故) 이채원 양은 생전 응급구조사를 꿈꾸며 이웃을 돕고자 했던 따뜻한 청소년이었다. 반면 가해자 장윤기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수감된 상태에서도 “교도소에서 자격증을 취득하겠다”며 자신의 미래를 태연하게 계획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타인의 삶을 송두리째 짓밟아놓고 정작 자신의 삶은 알뜰히 챙기려는 피도 눈물도 없는 몰염치한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씁쓸함과 분노를 안겼다. 그렇다면 우리 청소년들이 이 사건에서 배워야 할 삶의 교훈은 무엇인가? 첫째. ‘핑계의 기술’ 대신 ‘책임의 무게’를 배워야 한다. 어른들의 세상에는 종종 자신의 범행을 ‘환경 탓’, ‘기분 탓’, ‘우발적 충동’으로 포장하려는 비겁함이 넘쳐난다. 하지만 진짜 어른이란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엄중한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청소년 시기부터 자신의 잘못을 타인이나 상황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직면하는 용기를 배워야 할 것이다. 둘째, 타인을 대상화하는 왜곡된 정보와 거리 두기다. 장윤기는 학창 시절부터 음란물과 삐뚤어진 욕망에 노출되며 타인을 인격체가 아닌 ‘성적 대상’이나 ‘범죄 대상’으로 바라보는 왜곡된 인식을 키웠다. 인터넷과 미디어에 범람하는 그릇된 성 관념과 자극적인 정보들을 비판적으로 걸러내고, 타인의 인권을 존중하는 감수성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셋째,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정의감과 용기다. 이 사건의 비극 속에서도 빛난 것은 위험을 무릅쓰고 친구를 구하기 위해 달려들었던 동년배 학생의 용기였다. 또한 권력 유착 의혹에 굴하지 않고 진실을 파헤친 언론과 검찰의 추적은, 시스템이 오염되더라도 결국 정의는 바로잡혀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이 사건을 교육적으로 청소년들에게 하나의 의미와 교훈을 남길 수 있는 것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자신의 욕망을 통제하는 자제력과, 잘못 앞에 고개를 숙일 줄 아는 주변 사람들의 염치다. 타인의 삶을 짓밟고 얻는 자유는 결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청소년 교육에 시사점으로 부각시켜 활용함으로써 인간의 도덕적·윤리적 사상과 가치, 그리고 생명 존중 의식을 더욱 확고하게 고취하는 것이야말로 인성교육과 인간 존중의 핵심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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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의 클래식 스토리] ‘일장춘몽’이기에 더 아름다울 수밖에...
[교육연합신문=전미경 칼럼] 흐린 날이면 마음은 이상하게도 더 멀리 간다. 창밖의 빛이 희미할수록, 오래된 기억과 사라진 시간은 오히려 또렷해진다. 그런 날 레스피기(Ottorino Respighi)의 “고풍스러운 춤곡과 아리아”를 듣고 있노라면, 지금 이 순간이 마치 이미 지나가버린 어떤 꿈의 잔상처럼 느껴진다. 이 작품이 나온 20세기 초에는 유럽 전반에 옛 음악을 다시 찾으려는 흐름이 강했다. 레스피기는 음악학자이기도 해서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악보를 연구했고, 그 자료를 현대 악기로 연주 가능하도록 다시 엮는 데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특히, 이 음악은 옛 류트 음악을 바탕으로 하되, 20세기적인 관현악 색채를 입힌 작품으로 이해하면 좋다. 작곡가 레스피기는 단순히 옛 음악을 복원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잊혀진 선율에 새 생명을 부여하려고 했다. 즉, 원곡의 품위를 존중하면서도 현대의 청중이 공감할 수 있는 울림으로 재창조한 것이다. 그래서 ‘고풍스러운 춤곡과 아리아’는 고대의 음악이라기보다는 고대의 영혼을 가진 현대 음악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 곡을 듣고 있으면 마치 과거와 현대가 대화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음악을 듣는 내내 ‘일장춘몽’이라는 단어가 머리에서 맴돌았는데 사실 ‘일장춘몽’이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허무의 상징처럼 쓰여 왔다. 한바탕 봄날의 꿈, 짧고 덧없고 잡히지 않는 것. 그러나 삶을 조금 더 길게 바라본 사람들은 알게 된다. 덧없음은 반드시 공허를 뜻하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오히려 사라지기 때문에 더 또렷해지는 것이 있고, 오래 가지 못하기 때문에 더 깊이 남는 정서가 있다. 꿈은 깨는 순간 사라지지만, 이상하게도 꿈의 윤곽은 오래 남을 때가 있는 법이니까 말이다. 인간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레스피기의 음악은 바로 이런 경계에 서 있는 것 같다. 이 음악은 지나간 시간을 불러오되, 막연한 과거가 아닌 사라진 시간을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숨 쉬게 만들어 버린다. 이 곡이 아름다운 이유는 과거를 그리워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과거가 여전히 오늘의 마음을 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연주자의 삶도 다르지 않다. 무대 위의 순간은 태어나는 순간 곧 사라진다. 활이 현을 떠나면 음은 공기 속으로 흩어지고, 남는 것은 몇 초의 울림과 그 뒤의 침묵뿐이다. 그러나 그 짧음 때문에 음악은 오히려 더 진실 해진다. 붙들 수 없기에 더 집중하게 되고, 영원하지 않기에 더 절실해진다. 음악은 사라지는 예술이지만, 바로 그 사라짐 속에서 가장 깊은 생을 얻는다.(물론 녹음된 음반은 예외로 하고.) 그래서인가... 흐린 날의 레스피기는 이상하리만큼 잘 어울린다. 선명한 빛보다 흐릿한 빛 속에서 더 잘 보이는 것들이 있다. 기억, 후회, 그리움, 그리고 뭐라 정의 내리지 못한 숱한 감정들. 이 음악은 그런 것들을 조용히 건드린다. 화려하게 말하지 않고, 대신 오래 남는 방식으로 마음에 들어온다. 지나간 시간을 다시 살아보게 하려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일장춘몽’은 허무를 말하는 문장이 아니라, 순간의 아름다움을 끝까지 인정하는 태도일지도 모른다. 이 음악은 그런 태도를 음악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이 음악을 듣고 있으면 삶이 짧다는 사실마저도 어쩐지 품격 있게 느껴진다. 살다 보면 선명한 햇빛 아래서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흐릿한 빛 속에서 비로소 윤곽을 드러낸다. 모든 것이 또렷할 때보다 어딘가 불완전하고 답답할 때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더 오래 기억하기도 하니까 말이다. 결국 ‘일장춘몽’ 이란 허무의 선언이 아니라 순간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받아들이라는 조용한 권유일지도 모른다. 레스피기의 음악처럼 우리의 삶도 이미 지나가는 중이지만 그 안에서 울리는 감정만큼은 결코 가볍지 않다. 오늘도 하나의 선율이 끝나듯 하루가 저문다. 그리고 우리는 또 다른 꿈의 첫 음을 준비한다. 레스피기의 ‘고풍스러운 춤곡과 아리아’는 그의 모음곡 3번 중에 있다. 그중 1번 'Italiana'와 3번 'Siciliana'를 추천해 본다. ▣ 첼리스트 전미경 ◇ 가천대 관현악과 졸업(첼로전공) ◇ 서울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수석 역임 ◇ 금천 교향악단 부수석 역임 ◇ 의왕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 강동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 ◇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첼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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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의 고용정책 칼럼] 사람을 잇는 일이 미래를 만드는 일
[교육연합신문=이수연 칼럼] 우리는 흔히 일자리를 연결하는 것을 '취업지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취업지원 과정에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취업이 단순히 일자리를 얻는 과정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누군가에게 취업은 삶을 다시 시작하는 용기이고, 누군가에게는 가족을 지키기 위한 책임이며, 기업에게는 함께 성장할 동료를 만나는 일이다. 결국 사람을 연결하는 일은 한 개인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기업과 지역사회,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청년은 '경력이 없어 취업이 어렵다'고 말하고, 기업은 '사람을 구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중장년은 새로운 출발을 고민하고, 취약계층은 사회와의 연결고리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좋은 정책은 계속 만들어지고 있지만, 정책이 필요한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정책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정책, 사람과 기업, 사람과 사회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있다. 그래서 사람을 키우는 일, 즉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는 단순한 교육이나 취업 지원을 넘어선다. 숨은 역량을 발견하고, 필요한 역량을 키우며, 적합한 일자리와 연결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하는 모든 과정이 HRD의 영역이다. 필자는 이러한 가치를 바탕으로 다양한 고용·교육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국민취업지원제도, 청년도전지원사업, 기업지원사업, 평생교육, 기업교육, 취약계층 지원사업 등 사업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업 자체가 아니다. 사업은 사람을 위한 수단이고, 사람의 성장은 우리의 목적이다. 현장에서 만나는 한 사람의 변화는 숫자로 환산하기 어렵다. 취업을 포기했던 청년이 다시 미래를 준비하고, 새로운 직무를 배우며 자신감을 되찾는 중장년이 있으며, 적합한 인재를 만나 기업이 다시 성장하는 모습을 우리는 수없이 경험했다. 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모여 정책의 성과를 만들고, 지역사회의 경쟁력을 높이며, 결국 우리 사회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오늘날 고용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의 확산은 새로운 직업을 만들고, 산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이제는 취업을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기업과 사람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사람과 기업, 정책과 현장을 연결하는 HRD 전문기업으로서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현장에서 답을 찾고, 사람의 가능성을 믿으며, 함께 성장하는 미래를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이며 존재 이유이다. 이번 연재에서는 필자가 수행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을 중심으로, 정책이 현장에서 어떻게 사람의 삶을 바꾸는지, 기업에는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내는지, 그리고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함께 이야기하고자 한다. 사람을 잇는 일은 결국 미래를 잇는 일이다. 필자는 그 연결의 가치를 믿으며, 사람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내일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다음 회에서는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통해 한 사람의 새로운 출발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 이수연 ◇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 ◇ (주)채움HRD 대표이사 ◇ 인천지방고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 인천발달장애인훈련센터 전문가위원 ◇ 고용·교육정책 및 HRD 분야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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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교실 사법화에 경종 울리기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요즘 대한민국 학교는 교육의 전당이라기보다 교사의 ‘아동학대’, 또는 ‘정서 학대’로 인한 사법화가 일상화됨에 따라 법원 직영 아동 청소년 상담소에 가까워졌다. 예컨대, “선생님, 쟤가 제 지우개 가져갔어요!”라는 귀여운 고자질의 시대는 저물었다. 이제는 “선생님, 그 눈빛과 말투는 제 아이에게 정서적 학대 행위이니 법정에서 뵙겠습니다”라는 무시무시한 ‘사법 고소’의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상 이상의 많은 교사들이 고소·고발의 홍수 속에서 숨을 죽이고 있다. 그런데 다소 이해 불가의 사실이 있다. 이렇게 난무하는 교육 현장의 아동학대 고소 중 거의 대부분이 조사나 재판 과정을 거쳐 결국 ‘기각’되거나 ‘무죄 판결’로 끝난다는 점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법정에서 “죄가 없다”고 최종 판결을 내려준들, 그동안 교사가 흘린 피눈물과 영혼의 상처는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 교사가 법정을 들락날락하는 동안 방치된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은 어디서 환불받아야 하는가? “아님 말고” 라는 무분별한 고소로 교육 현장을 초토화한 무법자들에게 이제는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할 때이다. 이 글에서는 교권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방어벽, 이른바 ‘징벌적 교육방해죄(가칭)’ 제정의 필요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미국의 저명한 법학자이자 문화비평가인 필립 하워드(Philip K. Howard)는 그의 저서 『법의 죽음(The Death of Common Sense)』에서 과도한 사법화가 어떻게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리는지 경고한 바 있다. 미국에서도 1990년대 이후 학교 내 소송이 급증하자, 교사들이 학생의 싸움을 말리지 않거나 칭찬조차 조심하는 ‘방어적 교육’ 현상이 일어났다. 하워드는 이를 “법이 상식을 집어삼켜 공동체를 마비시킨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 및 교육청 국정감사 자료 등에 따르면, 교사를 상대로 한 아동학대 신고 중 실제 처벌(벌금형 이상)로 이어지는 비율은 극히 낮다. 대부분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되거나 재판에서 무죄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죄를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이 걸린다. 그동안 교사는 직위해제를 당해 월급이 깎이고, ‘아동학대 피의자’라는 주홍글씨를 단 채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 교사가 무죄 판결을 받고 교단에 돌아왔을 때, 교실에 남은 것은 영광의 상처, 서먹함과 두려움뿐이다. 전쟁에서 이겼는데 영토는 황무지가 된 꼴이다. 우리 사회는 지하철에서 비상정지 버튼을 장난으로 누르면 무거운 과태료를 부과한다. 수많은 사람의 발을 묶고 시스템을 마비시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학교라는 공공 시스템을 사적인 감정이나 무리한 요구로 마비시킨 사람에게도 통념에 상응하는 책임, 즉 ‘교육 활동 마비죄’ 혹은 ‘무고성 교육방해죄’를 물어야 공평치 않겠는가? 이를 위해 첫째, 소송 비용 및 정신과 치료비 ‘전액 역청구’가 필요하다. 무죄나 무혐의가 확정되는 순간, 고소인이 교사의 변호사 선임 비용은 물론, 그동안 입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그리고 교사 공백을 메우기 위해 투입된 대체 강사 인건비까지 전액 배상하도록 법제화하는 것이다. 둘째, 공익 봉사 명령(‘학교 잡무 100시간’)부여다. 돈으로만 해결하면 ‘유전무죄’가 될 수 있으니, 무리한 고소로 학교 행정을 마비시킨 학부모에게는 학교 행정실이나 급식실에서 공익 봉사를 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이는 본인이 마비시킨 교육 현장이 얼마나 치열하게 돌아가는지 몸소 체험해 보라는 취지라 할 것이다. 교사를 죽이는 과도한 사법 고소·고발을 종식시키기 위해, 무죄 판결 시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하는 법 제정은 결코 과한 처사가 될 수 없다. 단적인 예로 축구의 헐리우드 액션에 대한 대응(경고 또는 퇴장)을 보라. 이제는 무너진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대다수의 선량한 학생들의 학습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정당방위’가 필수적이다. 법은 교실을 흔드는 자들에게 엄중한 청구서를 주저 없이 발행해야 한다. 상식이 통하는 교실, 교사가 안심하고 출근하는 학교를 만드는 것, 이것이 우리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교육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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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월드컵은 끝났지만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4년을 기다렸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이 끝났다. 한국은 첫 경기에서 체코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기대를 키웠지만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이어 패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한국 축구의 개선 여론 속에서 홍명보 감독이 사퇴했다. 2002년 월드컵은 우리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고 2026년 월드컵은 다른 숙제를 남겼다. ‘이제는 정말 바꿔야 한다.’ 한국 축구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과거 관행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는 ‘뫼비우스의 띠’ 같은 역설적 상황에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한국 교육은 어떤가. 인공지능, 창의력, 학생 중심이라는 구호 아래 실질적인 시스템은 건드리지 못하고 ‘뫼비우스 띠의 길’을 달리는 것은 아닌가. 정답과 입시라는 관행의 길은 한국 교육이 뛰어내려야 할 길이다. 축구에 ‘경기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입시만 바꾼다고 교육이 달라지지 않는다. 교실이 바뀌고, 수업이 바뀌고, 평가가 바뀌어야 한다. 월드컵에서 강한 팀은 실수를 숨기지 않는다. 패배를 분석하고 다시 도전한다. 그러나 우리는 교육의 실패를 학생 탓, 교사 탓, 부모 탓으로 돌리는 데 익숙하다.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가. 수없이 강조했듯이 입을 닫고 귀를 기울이는 수업이 아니라 질문을 만들고 협력하고 실수에서 배우는 교육이다. 상대를 끌어내리는 교육이 아니라 협력하는 교육이다. 거대한 과학기술은 많은 반복적 실수와 협력으로 업그레이드한 결과물이다. 컴퓨터 세상이 되면서 업그레이드는 일상이 되었다. 유연한 업그레이드는 생존 조건이다. 산업화 시대의 경직된 교육 방식을 인공지능 시대까지 끌고 간다면 미래를 이길 수 없다. 세상이 변했는데 교실이 변하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미래가 아니라 과거를 배우게 된다. 좋은 축구는 좋은 선수가 만드는 것보다는 좋은 시스템이 만든다. 좋은 교육도 마찬가지다. 한 명의 천재를 기다리는 나라보다 평범한 아이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꽃피울 수 있는 나라가 결국 미래의 승자가 된다. 우리는 선수가 바뀌기를 기대할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바뀌기를 요구해야 한다. 교사를 믿고, 학생에게 질문할 자유를 주며, 교실을 토론과 협력의 공간으로 바꾸어야 한다. 창의성은 침묵에서 자라지 않고 질문에서 시작된다. 우리의 교실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학생은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보다 출제자의 생각을 추론하는 훈련을 받는다. 실패는 성장의 과정이 아니라 감점의 이유가 된다. 인공지능은 이미 지식 암기의 인간을 앞질렀다. 검색도, 계산도, 번역도 기계가 더 빠르다. 인간에게 남은 경쟁력은 질문하는 능력, 서로 협력하는 능력, 새로운 의미를 만드는 능력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어제의 방식으로 내일의 인재를 키우고 있다. 장기적 교육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월드컵 패배는 경기의 패배지만 교육의 실패는 미래 세대의 돌이킬 수 없는 패배이다. 세계와 경쟁하는 시대에 단기적인 정책 중심의 교육은 처참한 패배를 불러 올 수 있다. 월드컵 조별 탈락을 통해서 우리 교육을 볼 때 결코 남일 같지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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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무너지는 교실 속에서도 조용히 싹트는 ‘진짜 공교육’의 실태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우리는 흔히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는 말을 달고 산다, 하지만 이는 기원전(B.C) 1700년경 수메르 점토판에도 적혀 있었다. 참으로 오랫동안 인간 성장에 대한 교육적 한탄은 인류의 유구한 전통으로 아어진 것이다. 특히 오늘날 대한민국의 교육 언론을 장식하는 뉴스들을 보면 온통 여기저기서 교권 추락, 붕괴된 교실, 인공지능(AI) 시대의 학력 미달, 그리고 끝없는 입시 경쟁까지, 온통 사면초가에 빠진 ‘교육 부실론’뿐이다. 그러나 모든 교실이 절망의 비명만 지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세상 모두가 한국 교육의 절망적인 상황을 진단하고 있을 때, 전국 구석구석의 학교 현장에서는 도덕과 상식, 그리고 인간미를 복원하며 ‘공교육의 기적’을 일구어내는 진짜 교육자들과 아이들이 존재한다. 이 글에서는 비판과 비난의 목소리를 잠시 가라앉히고, 묵묵히 교육의 본질을 혁신하며 주목받고 있는 교육의 현장들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최근 교육계의 화두는 AI 교육과 같은 ‘기술적 진보’에 치우쳐 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배워도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모른다면 그 교육은 실패한 것이다. 이 엄혹한 시대에 경쟁 대신 ‘상생과 인성’을 전면에 내걸고 획기적인 성과를 낸 사례가 있다. 이를 널리 알리고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은 긴 장마 끝에 모처럼 활짝 피어오른 햇살과 같은 감응을 일으킨다. 먼저 경기도 파주교육지원청이 전개하고 있는 ‘마음 온(溫, ON) 인성교육’ 프로젝트다. 파주 관내 초·중·고등학교들은 ‘1학교 1인성브랜드’를 자율적으로 선정해 교육과정 속에 완전히 녹여냈다. 2026년 2월 파주교육지원청이 선정한 인성브랜드 실천 우수학교(청암초, 통일초, 선유중, 운정고 등)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타임즈, 2026년 2월 4일 자 보도). 이 학교들은 일회성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상시로 배려와 감사를 실천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욕설이 난무하던 복도에 감사 인사가 흐르고, 선후배가 멘토링을 통해 격차를 메우는 모습은 ‘인성교육이 곧 최고의 학력 향상 대책’임을 증명했다. 지식만 욱여넣는 ‘인큐베이터 교실’을 인간성을 따뜻하게 켜는(ON) ‘온실’로 바꾼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학교가 바뀌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무거운 관료주의와 행정 편의주의다. 교사가 공문 처리에 치여 아이들 눈을 맞출 시간이 없다면 그 교육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그런데 경남교육청이 지난 12년간 추진해 온 ‘경남 혁신교육’은 일부 학교의 실험을 넘어 공교육 전체의 문화를 바꾼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교육언론창, 2025년 기획 분석 보도). 이 사례가 주는 교육적 울림은 경남 혁신교육의 핵심이 ‘학교 자치’와 ‘교사 행정업무 경감’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교사를 온전히 아이들 곁으로 돌려보내니, 수업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주입식 수업은 학생 중심의 프로젝트형 토론 수업으로 바뀌었고, 아이들은 획일적인 정답 찾기가 아니라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개별 교사의 독단적 헌신에 의존하던 구조를 깨고, 학교 공동체 전체가 협력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공교육 개혁의 가장 큰 수확이라 할 수 있다. 초·중등 교육의 긍정적인 변화가 입시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좌절하지 않으려면, 고등 교육과의 유기적인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제는 단순히 “착하게 살자”는 훈화식 교육을 넘어, 인성과 창의성을 고등 교육 및 지역 산업과 연계하는 획기적인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그와 같은 획기적인 대안으로 경상남도가 추진 중인 미래차·방산 등 지역산업 DNA를 교육과 연계하는 ‘G-10 모델’(한국대학신문, 2025년 보도)처럼, 이제는 대학과 시도교육청이 손을 잡고 ‘인성 및 창의성 특별전형’을 교육 벨트화해야 한다. 이 땅에서 매우 흔한 일로 대한민국 교육의 문제점을 찾아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손쉬운 일이다. 확대경을 들이대고 교실의 상처를 들추며 비난의 화살만을 쏘아 대는 것은 지양할 일이다.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얼어붙은 학교 현장을 녹이고 묵묵히 헌신하는 교사와 학교를 응원하는 따뜻한 ‘햇볕’의 시선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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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지킴이기자단] Remembering the sacrifices at the War Memorial of Korea
- [교육연합신문=이채원 학생기자] Seoul is a city that looks toward the future, driven by innovation, technology, and rapid development. Yet beneath its modern skyline are places dedicated to remembering the struggles that shaped the nation. Among them, the War Memorial of Korea stands as a powerful reminder of the sacrifices made to protect the country’s freedom and peace, representing the famous quote often associated with the Korean War, “Freedom is not free.” Located in Yongsan, the War Memorial of Korea is one of the nation’s most significant historical museums. Opened in 1994 on the site of the former army headquarters, the museum was established to preserve Korea’s military history and honor those who served during times of conflict. Through its extensive collections and memorial spaces, it offers visitors the opportunity to better understand the hardships of war and the value of peace, especially with the anniversary of the Korean War on June 25. The museum’s exhibitions span thousands of years of Korean history, beginning with ancient warfare and continuing through the modern era. Displays of weapons, armor, military uniforms, and historical artifacts illustrate how Korea’s defense evolved over time. Interactive exhibits and detailed explanations allow visitors to explore not only the technology of warfare but also the historical events that shaped the nation. One of the museum’s central focuses is the Korean War, a conflict that forever changed the Korean Peninsula. Through photographs, personal belongings, military equipment, and multimedia presentations, visitors gain insight into the experiences of soldiers and civilians during the war. Rather than presenting history through dates and statistics alone, these exhibits highlight the human cost of conflict and the resilience of those who endured it. Outside the museum, visitors can walk through an expansive outdoor exhibition featuring tanks, fighter aircraft, helicopters, naval vessels, and other military vehicles used throughout Korea’s history. Nearby, memorial monuments engraved with the names of fallen service members offer a quiet space for reflection and remembrance. Today, the War Memorial of Korea serves as more than a military museum. It is an educational institution that encourages visitors to learn from the past while appreciating the peace enjoyed today. By preserving historical records and personal stories, the museum helps ensure that future generations understand the consequences of war and the importance of preventing its recurrence. In a city that continues to move forward, the War Memorial of Korea reminds visitors that progress is built upon the sacrifices of those who came before. Remembering the past inspires a deeper appreciation for peace and a stronger commitment to protecting it for generations to c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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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지킴이기자단] Remembering the sacrifices at the War Memorial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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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교육의 ‘정치적 면역계’를 구축하자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우리는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입시 제도를 뜯어고치고, 교육 거버넌스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종 위원회와 기구를 신설하는 등 주로 ‘제도적 외과 수술’에 매달려 왔다. 하지만 아무리 법률을 바꾸고 구조를 개편해도, 적대적 거대 양당 정치라는 강력한 구조는 교실이라는 공간을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선거철만 되면 교육 현장은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가장 자극적인 실험실로 전락하곤 했음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정치가 교육을 지배하는 이 고질적인 증세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외과적 수술을 넘어, 교육 현장 스스로가 정치적 외풍을 이겨내는 자체적인 ‘면역계(Immune System)’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제도나 정치인의 선의(善意)에 기대는 독립이 아니라, 교실 내부의 체질을 바꾸어 정치가 감히 침투할 수 없도록 만드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라 할 것이다. 과거 우리가 거시적인 제도 개혁에만 매몰되어 있는 사이, 정작 교육의 미시적 생태계는 심각하게 오염되어 왔다. ‘교육 현장의 정책 수용도’ 연구에 따르면, 상향식(Top-down)으로 하달되는 정치권발 교육 정책이 학교 현장에 안착하는 비율은 매우 낮으며, 오히려 교사들의 교육과정 편성 자율권을 침해하여 공교육 전반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OECD 교육 지표에서도 교육의 자율성과 전문성이 확보된 국가일수록 정치적 변화와 무관하게 일관된 교육 성과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고 되었다. 정치가 교육을 흔들 때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교실이다. 표를 의식한 정치인들이 쏟아내는 단기적 성과 위주의 공약들은 학교를 장기적인 안목이 실종된 ‘피로 사회’로 만들 뿐이다. 이에 우리는 제도적 독립을 넘어, 정치의 논리가 교실 문턱에서 스스로 차단되도록 만드는 획기적인 실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교육과정의 ‘블록체인(Blockchain)화’를 통한 정책 불변성 확보다. 중앙정부나 정치권이 교육과정을 손쉽게 주무르지 못하도록, 국가 교육의 핵심 뼈대를 분산형 시스템인 ‘블록체인’처럼 상호 검증 구조로 묶어야 한다. 지역 사회, 현장 교사, 학부모, 그리고 학계가 공동으로 승인한 교육의 핵심 가치와 장기 로드맵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단독으로 수정할 수 없도록 설계해야 한다. 이는 정치가 교육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합의체만이 교육을 진화시킬 수 있는 안전한 ‘잠금장치’라 할 것이다. 둘째, 진영 논리를 파쇄하는 ‘메타-비판(Meta-Critical) 사고’의 훈련이다. 정치인들이 교육을 도구로 삼는 이유는 대중이 진영 논리에 쉽게 휩쓸리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특정 정치적 이념을 가르치는 대신, “왜 저 정치인은 저런 주장을 할까?”, “저 공약 뒤에 숨은 이해관계는 무엇인가?”를 스스로 분석하는 ‘미디어 및 정치 리터러시’ 수업의 강화가 필요하다. 정치적 수사와 선동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갖춘 아이들 앞에서는, 어떤 정치인도 교육적 야합이 불가할 것이다. 이는 핀란드의 체계적인 ‘가짜 뉴스’ 판별 교육과 같은 맥락이다. 셋째, 세대의 서사로 이념의 독소를 녹이는 ‘격대(Gyeok-dae)교육’의 구조화이다. 정치적 이념은 대개 동시대의 갈등을 먹고 자라지만, 세대를 뛰어넘는 역사적 경험은 갈등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 이는 현대의 이념 대립으로 얼룩진 교과서 밖으로 나와, 아이들이 격동의 한국사를 온몸으로 관통해 온 조부모 세대의 서사를 직접 채록하고 아카이브로 구축하는 프로젝트라 할 것이다. 정치인의 외침이 아닌, 평범한 이웃이자 가족인 조부모 세대의 날 것 그대로의 삶의 궤적을 마주할 때, 아이들은 인위적으로 가공된 진영 논리를 초월해 연대감과 따뜻한 인성의 가치를 체득하게 될 것이다. 이제 세계의 미래 교육의 도도한 흐름은 이미 정부 중심의 규제에서 벗어나, 학습자 스스로가 삶의 주체로 우뚝 서는 교육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는 정치가 교육을 걱정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말이다. 이제는 교육이 정치의 미성숙함을 걱정하고, 이를 치유할 인재를 길러내야 할 때다. 5년마다 반복되는 정치적 요요현상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교실 내부의 면역력을 키워 굳건한 교육의 자존감을 세워야 한다. 정치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깊고 단단한 사유의 숲을 아이들의 내면에 심어주는 것, 그것이 우리의 가장 혁신적인 교육 자율성의 확보라 할 것이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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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교육의 ‘정치적 면역계’를 구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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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교사 10명 중 9명이 무혐의인 아동학대 신고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세상에 이런 일이 있다. 10명 중 9명이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다. 교사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이다. 자녀가 그 억울한 교사라면 그 상황에서 누가 분노하지 않겠는가. 교직을 떠나고 싶다는 통계 증가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는 순간 교사의 일상은 마비된다. 정당한 교육활동 중에 발생한 사건으로 신고를 당했는데 혼자 대응해야 한다는 고립감, 형사 절차와 수사에 대한 부담과 수치심, 낙인 효과를 교사는 가장 힘들어한다. 통계에 따르면 교사를 대상으로 한 아동학대 신고 가운데 상당수가 수사와 조사 끝에 무혐의 처분을 받고 있다. 일부 조사에서는 신고된 교사 10명 중 9명 가까이가 혐의없음이나 불송치, 불기소로 사건이 종결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 안에는 몇 달, 때로는 몇 년 동안 범죄 혐의자로 살아야 했던 교사들의 지난한 고통이 담겨 있다.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거짓 비난은 칼보다 깊은 상처를 남긴다”고 말했다. 아동학대는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제는 신고의 문턱은 낮아졌지만 허위·과장 신고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제도적 보완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부 학부모는 생활지도나 훈육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아동학대 신고로 대응하는 경우가 있다. 교사의 교육적 지도가 곧바로 범죄 혐의로 연결되는 현실은 교육의 본질을 흔들고 있다. 교권 침해 신고센터에는 우울증 치료와 휴직을 고민하는 교사들의 상담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이 무혐의라면 제도의 운영 방식에 문제를 살펴보고 실질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교사를 잠재적 가해자로 바라보게 만들고, 교사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학생과 거리를 두게 된다면 결국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이다. 아이를 걱정하는 교사보다 자신을 보호하려는 교사가 늘어나고 있다면 현장 교육의 질적 하락은 당연하다. 현실적이고 시급한 대안은 무엇인가. 우선 교육활동과 학대를 구분하는 전문 심의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 1차 검증장치가 필요하다. 교사의 생활지도가 포함된 사안은 교육 전문가와 아동 전문가가 먼저 검토하도록 해야 한다. 정서적 아동학대 적용도 교육 상황에서는 제한하도록 아동복지법을 개정해야 한다. 그리고 악의적 허위 신고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 정당한 신고는 보호하되 보복성 신고까지 방치해서는 안 된다. 현재의 송망방이 처벌이 이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 교육은 입시 중심·불평등·창의성 억제 구조의 문제가 있다. 하지만 당장 시급한 것은 교사에 대한 무차별적인 아동학대라는 드론 공격이다. 학생에 대한 선한 동기를 가진 교사들이 악의적 소송에 쓰러지고 있다.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교사에 대한 최대한의 보호막을 마련해야 한다. 악의적 허위 신고라는 드론 살상 공격을 막아 주어야 한다. 홀로 맨몸으로 살상적인 드론에 맞서라는 것은 교육을 최전선에서 수행하는 교사에게 너무도 가혹한 내몰림이다. 학생에게 안전이 제일이듯이 교사에게 안전한 교직 활동도 최우선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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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교사 10명 중 9명이 무혐의인 아동학대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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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殷字·東夷·韓民族 이야기] 和와 私, 고개 숙인 ‘벼 이삭’의 방향이 운명을 갈랐다
-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세상의 모든 관계는 ‘방향’에서 결정된다. 상대를 향해 몸을 기울이느냐, 아니면 등을 돌리느냐에 따라 화합(和)이 되기도 하고 사사로움(私)이 되기도 한다. 한자 ‘화할 화(和)’와 ‘사사로울 사(私)’는 본래 하나의 뿌리에서 태어났지만, 이삭이 굽은 ‘방향’ 하나로 극단적인 대칭을 이룬 흥미로운 사례다. ■ 금문이 전하는 비밀: 입(口)을 향한 마음 금문에 나타난 두 글자의 원형은 모두 벼(禾)와 입(口)의 결합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벼 이삭의 끝에 있다. 화(和)는 벼 이삭이 입(口)을 향해 부드럽게 숙여져 있는 형상이다. 이는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和答), 그 소리를 긍정하며 받아들이는 조화로운 상태를 의미한다. 맛있는 밥(禾)을 함께 나누며 대화(口)를 즐기는 풍요롭고 평화로운 풍경이 ‘화’라는 글자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 등을 돌린 이삭, 소외와 욕심의 시작 반면 사(私)는 이삭이 입(口)의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이는 타인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오로지 자신의 잇속만을 챙기려는 고립된 마음을 상징한다. 안타깝게도 『설문해자』는 이 심오한 조자 원리를 놓쳤다. 그저 ‘벼(禾)의 뜻과 소리(厶)가 합쳐진 것’이라며 평면적인 해석에 그치고 말았다. 하지만 갑골문과 금문의 원형을 복원해보면, 사(私)라는 글자는 타인과의 연결을 거부하고 자기만의 방에 갇힌 인간의 ‘소외’를 시각화한 것임을 알 수 있다. ■ 방향이 결정하는 삶의 태도 이 대칭 구조를 이해하면 한자는 단순한 암기 대상이 아니라 철학적 성찰의 도구가 된다. 화(和)가 소통을 통해 공동체의 가치를 키우는 행위라면, 사(私)는 소통의 단절을 통해 개인의 영역만을 고수하려는 태도다. 결국 한 글자는 상대를 향한 ‘경청’에서, 다른 한 글자는 자신만을 향한 ‘독점’에서 출발한 셈이다. 당신의 이삭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오늘날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사(私)’의 방향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지는 않은가. 타인의 고통이나 목소리에는 등을 돌린 채, 오직 나만의 이익과 편함을 위해 ‘사사로운’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묻게 된다. 한자의 막힌 혈관을 뚫는 것은 옛 글자를 읽는 법을 배우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벼 이삭을 입 쪽으로 돌려 세워 화(和)를 이룰 것인가, 아니면 반대로 돌려 사(私)에 머물 것인가. 수천 년 전 고대인이 글자에 새겨놓은 이 준엄한 질문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하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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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殷字·東夷·韓民族 이야기] 和와 私, 고개 숙인 ‘벼 이삭’의 방향이 운명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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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리더스] 고선화 부산남구의회 3선 당선인에게 거는 기대
- [교육연합신문=황오규 기자] 6·3 지방선거를 통해 부산 남구 마선거구에서 국민의힘 고선화 당선인이 3선 고지에 올랐다. 세 번의 선거를 통해 주민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은 단순한 당선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의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이자 앞으로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함께 담겨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회에서 3선 의원은 단순히 경험이 많은 의원이 아니다. 지역 현안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중진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의회의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3선 의원의 존재감은 더욱 크다. 고선화 당선인은 그동안 주민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생활밀착형 의정활동을 펼쳐 왔다. 복지와 교육, 문화, 도시환경 개선 등 주민 삶과 직결되는 분야에서 꾸준히 목소리를 내며 현장 중심의 정치를 실천해 왔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이를 의정활동에 반영하려는 노력은 많은 주민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지금 남구의회에 필요한 것은 갈등과 대립이 아닌 화합과 협치의 리더십이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의원 간 소통은 물론 집행부와의 건전한 협력, 그리고 주민과의 신뢰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풍부한 의정 경험과 원만한 소통 능력을 갖춘 고선화 당선인이 남구의회의 중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의회는 특정 정당이나 개인의 공간이 아니라 주민 전체를 위한 공적 기관이다. 의장은 의회를 대표하며 의원 간 의견을 조율하고 의회의 품격을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따라서 의장에게는 경험과 리더십, 포용력과 균형감각이 요구된다. 3선에 성공한 고선화 당선인은 그동안 보여준 성실한 의정활동과 주민 중심 철학을 바탕으로 남구의회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수 있는 자산이 될 수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 차기 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주민들은 선거를 통해 선택했고, 이제는 그 선택이 지역 발전이라는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3선의 무게만큼 더 큰 책임과 역할이 주어진 지금, 고선화 당선인이 남구의회의 화합과 발전을 이끄는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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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리더스] 고선화 부산남구의회 3선 당선인에게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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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용의 100세 칼럼] 침묵의 장기가 보내는 경고,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과 한의학적 해법
- [교육연합신문=최윤용 기고] 1. 지방간의 새로운 이해,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의 복합적 병리 기전 - 최근 세계 간학회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이라는 기존 명칭을 대사이상지방간질환(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MASLD)으로 변경하며 이 병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병명 변경은 이 질환이 단순히 알코올 섭취가 원인이 아닌 지방간 질환이라는 애매한 관점을 넘어, 전신적 대사 기능 장애와 심혈관 대사 위험 인자가 발병의 핵심이라는 보다 명료한 질환명으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MASLD의 병태생리는 단순한 간 내 지방 축적을 넘어서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전적 소인, 인슐린 저항성, 지질 독성, 미토콘드리아 및 내형질세포망 스트레스, 장내 미생물 불균형(장-간 축의 붕괴) 등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여 간세포의 손상과 만성 염증을 유발합니다. 특히, 간 내 지방 축적을 촉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방 조직의 인슐린 저항성에 따른 유리지방산의 과도한 간 유입과 간 내 신생 지방 합성(De novo lipogenesis)의 병리적 증가 등을 들 수 있습니다. 2. 간경변과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MASLD의 장기적 경과와 조기 발견의 중요성 - MASLD는 조기에 발견하지 못할 경우 간세포에 염증과 지방 축적이 동반되어 정상보다 2-3배 부풀어 오르고 손상되는 풍선변성(hepatocellular balloning)을 동반하는 대사이상지방간염(MASH)으로 진행됩니다. 이 단계까지 악화된 지방간질환은 이후 중증 간질환인 간 섬유화 및 간경변증으로 악화될 위험이 더욱 커집니다. 특히 간 섬유화의 중증도는 MASLD 환자의 전체 사망률 및 간 관련 합병증을 예측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간 섬유화가 심해질수록 간세포암(간암) 발생 위험이 동시에 증가하며, 간경변증 환자의 경우 간암의 연간 발생률이 0.7~2.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MASLD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조용한 병'이기 때문에 조기에 위험을 인지하기 쉽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침습적인 간 생검을 대신하여 FIB-4 지수와 같은 비침습적 혈청 바이오마커나 진동 제어 일과성 탄성초음파(VCTE), 자기공명영상 양성자 밀도 지방 비율(MRI-PDFF) 등의 영상 진단 기법이 간 섬유화의 조기 발견 및 위험도 평가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조기에 발견한 MASLD는 적극적인 생활 습관 교정 및 관리를 통해 질병의 진행을 차단하고 간 건강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3. 기존 약물 치료의 한계와 새로운 치료 옵션의 딜레마 - 현재 광범위한 MASLD 환자군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효과적인 약물 치료법은 여전히 충족되지 않은 중요한 의학적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일부 진행성 간 섬유화 환자를 위한 약물이 개발되기도 하였으나,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조직학적이나 임상적으로 충분한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 등 중증으로 악화된 경우에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전무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아직 MASLD에 대한 치료 지침은 체중 감량과 식단 조절이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갑상선 호르몬 수용체 베타(THR-β) 작용제인 레스메티롬과 GLP-1 수용체 작용제인 세마글루타이드가 중등도 이상의 섬유화를 동반한 MASH 치료제로 미국 FDA의 가속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 약물들은 간 내 지질 대사를 촉진하거나 체중 감량 및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여 MASH를 호전시키는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적인 신약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딜레마는 MASLD가 단순한 단일 질환이 아니라, 다양한 유전적 소인, 대사적 요인, 그리고 환경적 촉발 인자가 복잡하게 얽혀 발생하는 이질적인 증후군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MASLD는 다양한 대사적 요인이 얽힌 이질적이고 복합적인 증후군이므로, 단일 경로만을 억제하는 표적 치료제 하나로는 모든 환자의 병리적 진행을 완벽히 차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4. 과학적으로 입증된 한의 치료와 MASLD 치료 한약의 다중 표적 조절 효과 - 이러한 단일 표적 치료의 한계 속에서, 전신 대사의 불균형을 다각도로 회복시키는 한의학적 접근이 MASLD를 극복할 새로운 과학적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다양한 천연 활성 성분이 어우러진 한약은 단일 경로가 아닌 다중 표적에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함으로써, 복잡하게 얽힌MASLD의 병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여러 연구에서 보고되었습니다. 예컨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전역에서 중요한 한약으로 활용되어 온 갈근(Pueraria lobata)의 핵심 이소플라본 성분인 푸에라린(Puerarin)은 간세포 내에서 AMPK 및 PI3K/Akt 신호 전달 경로를 활성화하여 인슐린 저항성을 본질적으로 개선하고, SREBP-1c와 같은 지방 합성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여 간 내 지질 축적을 차단합니다. 아울러, 푸에라린은 Nrf2/ARE 항산화 경로를 자극하여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회복시키고 산화 스트레스를 경감시킵니다. 이 외에도 한약재 황련 등에서 추출되는 베르베린(Berberine)과 강황의 커큐민(Curcumin) 성분 등 역시 간 내 지질 합성을 억제하고 염증 및 산화 스트레스를 제어하는 효과가 보고되었습니다. 또한, 여러 한약에 함유된 다당류(polysaccharides) 성분들은 최근 MASLD의 새로운 원인으로 지목되는 '장-간 축(Gut-liver axis)'의 붕괴를 바로잡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 상태는 장벽의 투과성을 높여 장내의 독소를 간으로 유입시키고 TLR4/NF-κB와 같은 염증 신호 경로를 활성화시킵니다. 다당류와 갈근의 저항성 전분 등은 유익균을 증식시키고 단쇄지방산(SCFA) 생성을 촉진하여 장 점막의 장벽 기능을 회복시킴으로써, 간으로 향하는 염증 신호를 차단하고 전신적인 대사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최근 여러 임상연구를 통해 황련해독탕, 일관전, 영계출감탕 등 전통적인 한약 처방의 유효성이 과학적으로 검증되고 있습니다. 특히, 다수의 임상 연구에서 한약과 기존 서양의학적 관리(식이, 운동 등)를 병행했을 때, 단독 관리에 비해 간 기능, 혈중 지질 수치, 체질량지수(BMI) 등 전반적인 MASLD 경과에서 더 나은 결과가 확인되기도 하였습니다. 비약물 치료인 침 치료의 효과 역시 과학적 근거가 마련되고 있습니다. 한편, 체내의 지방분율 측정이 가능한 자기공명영상(MRI-PDFF)장비를 활용한 무작위 대조군 임상 연구에서는,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으로 진단된 환자에게 12주간 침전기자극술 치료를 시행한 결과 대조군에 비해 간 내 지방 함량이 유의미하게 크게 감소(-33.6%)하였으며, 간 지방이 30% 이상 감소한 환자의 비율도 더 높았습니다. 이는 전침치료가 체중과 체질량지수(BMI)를 안전하게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간 내 지질 대사를 가속화하고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5. 대사이상지방간질환을 극복하는 일상 속 자가 관리법 -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은 단순한 간의 문제를 넘어 전신 대사의 불균형이 장기간 누적되어 악화하는 다계통 복합 질환입니다. 따라서, 체중 감량과 식이 조절, 규칙적인 운동을 포함한 적극적인 생활 습관의 교정은 질병의 진행을 막고 간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일차 치료 전략입니다. •계획적인 식단 및 영양 관리: 최근 연구에서는 지중해식 식단 패턴을 권장할 때, 체성분의 미미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대사 마커와 간 기능 검사에서 유익한 변화가 나타난다고 보고합니다. 아울러, 정제 탄수화물과 초가공식품의 섭취는 줄이고, 규칙적인 식사를 통해 인슐린 저항성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속적인 운동요법 실천: 체중 감량과 독립적으로, 운동 개입은 자기공명영상으로 측정한 간 지방을 평균 24%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여줍니다. 주당 최소 150분 이상의 빠르게 걷기와 같은 중등도 강도의 활동에 해당하는 개입에서 가장 큰 효과가 관찰되었습니다. •식이섬유 섭취를 통한 장-간 축(Gut-liver axis) 관리: 장내 미생물 불균형과 장내 장벽 투과성의 상실은 내독소 방출을 증가시키고 MASLD의 병리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장내 환경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함유된 채소, 콩류, 통곡물, 해조류 등을 매일 적정량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사이상지방간질환은 간의 문제로 시작해 전신 대사 전반을 위협하는 간과할 수 없는 질환입니다. 그러나 신체 고유의 대사 기능과 장내 환경의 균형을 근본적으로 되찾아주는 과학적인 한의 치료에 꾸준하고 올바른 생활 관리가 더해진다면 충분히 질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무너진 대사 균형을 지혜롭게 바로잡아,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간을 지켜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참고문헌 (References) 1. Reinson T, Bilson J, Childs C, Buchanan RM, Targher G, Byrne CD. Metabolic dysfunction 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mechanisms, diagnosis, and management in adults. BMJ Med. 2026 Mar 31;5(1):e002038. doi: 10.1136/bmjmed-2025-002038. 2. Ren R, Liang X, Wei X.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pathogenesis and novel treatment options. Mol Biomed. 2026 May 30;7(1):80. doi: 10.1186/s43556-026-00486-5. 3.Wild SH, Lazarus JV, Spearman CW, Ocama P, Bilson J, Zhou XD, Zheng MH, Byrne CD. MASLD prevalence, incidence and global aspects. Diabetologia. 2026 May 21. doi: 10.1007/s00125-026-06726-1. 4. Bian Z, Zhao A, Wang Q, Li Y, Liu Y, Yang W, Li Y, Bai J, Niu S, Liu S, Guo J. Advancements in research on the anti-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effects and mechanisms of action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polysaccharides: A review. Int J Biol Macromol. 2025 Sep;321(Pt 3):146292. doi: 10.1016/j.ijbiomac.2025.146292. 5. Zhou X, Xu H, Wang H, Zhang H, Chen Y, Chen J. Roles and mechanisms of Pueraria lobata radix in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J Ethnopharmacol. 2026 Oct 28;369:121891. doi: 10.1016/j.jep.2026.121891. 6. Wang S, Xu H, Du R, Wei C, Cui X, Zhang C, Zhong M, Zhang H, Wu Q, Tong G, Luo L. Underlying mechanisms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in treating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hepatitis: evidences from preclinical and clinical studies. J Ethnopharmacol. 2025 Aug 29;352:120192. doi: 10.1016/j.jep.2025.120192. 7. Ding X, He X, Tang B, Lan T. Integrated traditional Chinese and Western medicine in the prevention and treatment of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future directions and strategies. Chin Med. 2024 Feb 3;19(1):21. doi: 10.1186/s13020-024-00894-1. 8. Zhao J, Wang Q, Zhao X, Wu L, Li J, Zhang W, Xu S, Han C, Du Y, Tong X, Duan W, Cao D, Ren H, Zhao X, Ou X, Jia J, You H. Electro-acupuncture reduced steatosis on MRI-PDFF in patients with non-alcoholic steatohepatitis: a randomized controlled pilot clinical trial. Chin Med. 2023 Feb 24;18(1):19. doi: 10.1186/s13020-023-00724-w. 9. Chen X, Shi J, Lai Y, Xue Y, Ung COL, Hu H. Systematic analysis of randomised controlled trials of Chinese herb medicine for non-alcoholic steatohepatitis (NASH): implications for future drug development and trial design. Chin Med. 2023 May 19;18(1):58. doi: 10.1186/s13020-023-00761-5. 10. Cao Y, Fang X, Sun M, Zhang Y, Shan M, Lan X, Zhu D, Luo H. Preventive and therapeutic effects of natural products and herbal extracts on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nonalcoholic steatohepatitis. Phytother Res. 2023 Sep;37(9):3867-3897. doi: 10.1002/ptr.7932. ▣ 최윤용 ◇큰나무한의원 대표원장 ◇ (주)으뜸생약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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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용의 100세 칼럼] 침묵의 장기가 보내는 경고,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과 한의학적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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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적이 없는 곳에서 싸워라”-손자병법의 교육에의 적용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손자(孫子)는 2500년 전 전쟁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적이 없는 곳에서 싸워라.” 이 말을 듣자마자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이를 교육에 적용하자면 “아니, 그럼 시험 기간에 학생이 없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라는 말인가?” 하지만 이 말은 단순한 전략·전술이 아니다. 오히려 오늘날 교육이 가장 절실하게 새겨야 할 철학으로 연계할 수 있다. 우리 교육은 지금 너무 많은 ‘적이 몰린 곳’에서만 싸우고 있다. SKY 입시, 의대 경쟁, 사교육 의존, 스펙 전쟁…. 모두가 하나의 좁은 문으로 몰려들어 심한 정체현상을 빚으며 서로의 어깨를 들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그렇게 죽도록 경쟁하는데도 행복한 학생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 말이다. 교육은 원래 사람을 키우는 일인데, 우리 교육은 전통적으로 사람을 줄 세우는 일이 되어버렸다. 대한민국의 많은 학생들은 아침 7시에 학교로 향하고 밤 11시에 학원을 마친다. 그런데도 부모는 불안하고 학생은 자신이 뒤처진다고 느낀다. 마치 전 국민이 러닝머신 위에서 뛰고 있는데 속도 조절 버튼이 고장 난 느낌이다. 더 무서운 건, 아무도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손자의 말은 놀라운 통찰을 제공한다. “적이 많은 곳에서 이기려 하지 말고, 애초에 적이 없는 곳으로 가라.” 오늘날 교육 문제의 핵심은 경쟁 자체보다 “모두가 똑같은 목표만 바라본다”는 데 있다. 어느 고등학생은 의사가 꿈이 아니라도 의대 설명회를 간다. 왜냐면 “안 가면 손해 보는 것 같아서”이다. 이것은 꿈의 문제가 아니라 두려움, 공포의 문제다. 그러나 세상은 이미 바뀌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5년 이후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창의성, 문제 해결력, 협업 능력을 제시했다. 또한 하버드 교육대학원의 연구는 학생의 장기적 성공에 성적보다 자기주도성과 회복탄력성이 더 중요하다고 분석한다. 그런데 우리의 교실은 여전히 “정답 하나를 가장 빨리 맞히는 사람”을 양성하는 데 집중하여 미래의 ‘팀플레이’ 대신에 치열한 ‘개인전’만 치르고 있다. 그래서 이제 교육은 손자가 제안하는 대로 “적이 없는 곳”을 발견하도록 학생을 도와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한 학생이 수학 2등급이지만 영상 편집을 기막히게 잘한다. 또 어떤 학생은 영어는 약하지만 사람을 웃기는 능력이 천재적이다. 그런데 학교는 묻는다. “그래서 내신 몇 등급인데?” 마치 코끼리와 원숭이와 펭귄을 한 줄로 세워놓고 나무 오르기 시험을 보는 셈이다. 이쯤 되면 펭귄은 “난 수영 국가대표인데...”라고 탄식하지 않을까? 실제로 미국의 교육학자 하워드 가드너(Haward Gardner)는 ‘다중지능이론’을 통해 인간의 재능이 언어·논리 능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의 연구는 음악지능, 공간지능, 대인관계지능 등 다양한 재능의 존재를 강조했다. 이는 오늘날 교육이 왜 획일적 경쟁에서 벗어나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손자의 전략은 바로 수학 천재와 경쟁하지 말고, 자신만의 전장을 만들라는 것이다. 물론 현실은 냉혹하다. 부모는 불안하다. 대학 간판이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희귀한 인재는 ‘1등급 인간’이 아니라 ‘자기가 가야 할 길을 아는 인간’ 즉,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아는 인간’이다. 왜냐하면 AI 시대에는 평균적인 능력은 기계가 훨씬 더 잘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교육은 아이들에게 정답을 외우게 하고 줄을 세우는 공부가 아니라, 자기만의 질문을 하고, 자기를 알게 하는 일련의 과정이어야 한다. 그래서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 했다. 하지만 오해에서 벗어나야 한다. 적이 없는 곳에서 싸운다는 것은 경쟁을 회피하라는 말이 아니다. 그것은 남의 전장에서 허무하게 소모되지 말라는 뜻이다. 손자는 아마 오늘날 한국 교육을 본다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왜 모두 같은 문으로 들어가려 하는가? 문이 없으면 창문으로 들어가고, 창문이 없으면 벽을 뚫어라”고 말이다. 결국 고전의 지혜는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기에 우리는 그 지혜를 발견해서 세상을 바라보고 대응하는 지혜를 단련해야 할 것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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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적이 없는 곳에서 싸워라”-손자병법의 교육에의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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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희 반려詩選] 걸음도 값이 있다
- [교육연합신문=구본희詩選] 걸음도 값이 있다 첫발 뗀 아이도 늙은 어른도 걸음걸이는 참 닮았다. 아이는 아장아장, 어른은 뒤뚱뒤뚱. 아이는 귀엽다 하고 어른은 안쓰럽다 한다. 손잡고 걷는 모습도 비슷한데 아이는 대견하다 하고 어른은 짠하다고 한다. 걸음도 값이 달라서 나이든다는 게 문득 서럽기만 하다. 하지만, 걸을 수 있다는 것만도 감사한 일이다. ▣ 구본희 ◇ 前인천국제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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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희 반려詩選] 걸음도 값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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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용의 100세 칼럼] 번아웃 뒤에 숨은 세포의 비명, 만성피로증후군과 '뇌-장 축'에서 찾는 해결의 실마리
- [교육연합신문=최윤용 기고] 1. 에너지 방전의 신호, 만성피로증후군의 과학적 실체 - “조금 쉬면 괜찮아지겠지”라고 넘겼던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한 과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우리 몸의 조절 시스템에 이상이 생긴 상태인 근육통성 뇌척수염/만성피로증후군(ME/CFS)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ME/CFS는 단순히 ‘피곤하다’는 주관적 증상이 아니라, 면역계 조절 이상, 산화 스트레스,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 중추신경계의 신경염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전신 질환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우리 몸의 세포 안에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소’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가 있습니다. 하지만 ME/CFS 환자에서는 이 미토콘드리아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서 세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ATP)를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 과정에서 뇌와 자율신경계를 조절하는 회로가 지속적인 염증 반응에 영향을 받게 되고, 몸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활동량을 줄이는 ‘질병 행동(sickness behavior)’ 상태에 들어갑니다. ME/CFS의 진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작업후 권태감(Post-exertional malaise)입니다. 이는 가벼운 신체 활동이나 정신적 활동 후에도 며칠 동안 극심한 피로와 기능 저하가 이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2. 완치제가 없는 만성 피로, '운동이 독이 되는' 역설 - 안타깝게도 ME/CFS를 완전히 치료하는 표준 약물이나 치료법은 확립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치료는 주로 피로 증상을 조절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문제는 일반적인 피로 관리법이 일부 환자에게는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 만성 피로 환자들에게 널리 권장했던 '점진적 운동치료'나 '인지행동치료'는 최근 연구에서 효과와 적용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ME/CFS 환자는 일반적인 운동 부족과 달리 세포 에너지 대사와 면역 조절 체계에 이상이 있기 때문에, 무리한 운동은 미토콘드리아 부담을 증가시키고 작업후 권태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환자에게 같은 방식으로 적용하는 치료보다는, 개인의 상태와 생체 반응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합니다. 3. 코로나19 장기 후유증(Long COVID)과 '뇌-장 축(Brain-Gut Axis)'의 교란 - 최근 만성 피로 연구가 크게 주목받게 된 배경에는 코로나19 장기 후유증(Long COVID)이 있습니다. 많은 코로나 19 장기 후유증 환자는 ME/CFS와 유사하게 지속적인 피로, 운동 후 악화, 집중력 저하(Brain fog)를 경험합니다. 이 때문에 두 질환 사이의 공통된 생물학적 원인을 찾으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중요한 연결고리 중 하나로 뇌-장 축(brain-gut axis)의 이상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리 몸의 장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이들은 면역과 신경 기능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감염이나 만성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는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장벽 기능이 약화되면 장내 미생물 유래 물질이 혈액으로 이동하는 ‘미생물 전위(microbial translocation)’가 일어나고, 이러한 변화가 면역계 이상 및 신경계 염증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결국 장의 변화가 뇌 기능과 자율신경계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뇌-장 축’의 악순환이 만성 피로 증상을 지속시키는 하나의 요인이라는 것이 최근 연구의 관심사입니다. 4. 만성 피로를 바라보는 새로운 접근: 침·뜸·추나·한약 연구의 가능성 - 최근에는 뇌-장 축과 신경-면역 조절 체계를 함께 고려하는 통합적 치료 접근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한의학적 치료법들이 이러한 생체 조절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연구가 다수 진행중입니다. 첫째, 한의학에서 전통적으로 기력 저하와 허약 상태의 개선에 사용되어온 대표적 처방인 '사군자탕(四君子湯)'의 효능이 다기관 무작위 대조 이중맹검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되었습니다. 이 연구에서 사군자탕은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의 장내 미생물 균형을 직접적으로 재조정하여 유익균의 점유율을 높이고 피로 증상을 유의하게 개선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한약재 황기에서 추출한 '황기 다당류(Astragalus polysaccharide)' 역시 복합 인자로 유발된 만성 피로 동물 모델에서 단쇄지방산(SCFA) 대사산물을 촉진하고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복원함으로써 뇌-장 축의 병리 상태를 개선한다는 연구가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최근의 정밀 의학 기전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만성 피로 한약 치료는 한의학 특유의 맞춤형 세분화 진단 유형에 따라 처방이 이루어진 후, 말초혈액 단핵구의 히스톤 인산화(Histone phosphorylation)와 같은 후성유전학적 신호 전달 경로를 조절하여 개인별로 최적화된 효능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둘째, '침 및 전침 치료'는 자율신경계 조절의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RCT 연구에 따르면, 침과 뜸 치료는 심박수 변동성(HRV)을 유의미하게 조절하여 교감신경의 과도한 흥분을 가라앉히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함으로써 신경-면역계의 항상성을 회복시킵니다. 특히 뇌-장 축 치료 기전 연구에서는 깊은 비골신경(deep peroneal nerve) 부위의 전침 자극이 미주신경 반사를 강력하게 유발하여, 중추신경계의 신경염증을 억제하고 장벽의 투과성을 회복시키는 뇌-장 축 조절 효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셋째, 수기 요법인 '추나 치료' 역시 의미있는 과학적 근거가 확보되고 있습니다. 최근 이루어진 임상시험 연구에 따르면,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에게 4주간 주 3회(총 12회)의 추나 치료를 일반 관리와 병행한 결과, 단순 일반 관리군에 비해 환자가 느끼는 다차원적 피로 점수와 신체 기능 장애가 비약적으로 감소하고 치료의 안전성 또한 매우 우수함이 밝혀졌습니다. 5. 세포 에너지를 지키는 일상 속 만성 피로 자가 관리법 - 만성 피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적절한 치료와 병행되는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합니다. 핵심은 뇌-장 축과 미토콘드리아가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생활 페이스 조절을 통한 에너지 보존: ME/CFS 관리의 핵심은 무리한 활동으로 작업 후 권태감을 유발하지 않는 생활 페이스 조절(pacing)입니다. 일상생활 중 자신의 체력적 한계를 파악하고, 신체 활동과 정신적 집중 후에는 반드시 충분한 휴식을 취해 피로 증상의 악화를 예방하는 것이 좋습니다. •뇌-장 축 보호를 위한 식이 및 장 건강 관리: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과 장벽 투과성을 개선하기 위해 정제당과 가공식품, 글루텐 섭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식이섬유와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식단을 통해 미생물이 장내에서 유익한 대사산물을 생성하는 것을 돕고 면역 균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자율신경 이완을 위한 부드러운 심신 요법: 격렬한 운동보다는 요가, 필라테스, 스트레칭 등과 같은 저강도 심신 이완 요법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몸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긴장된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고 수면과 회복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만성 피로는 단순한 의지 부족이나 ‘참으면 지나가는 피곤함’이 아니며, 우리 몸의 면역계와 신경계, 그리고 장내 환경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앞으로의 만성 피로 치료는 단순히 증상을 억제하는 수준을 넘어, 세포 에너지 대사와 뇌-장 축, 면역 조절 시스템을 함께 고려하는 통합적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만성 피로에 대한 새로운 이해에 기반한 과학적 한의 치료와 관리를 바탕으로 여러분의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참고문헌 (References) 1.Latimer KM, Gunther A, Kopec M. Fatigue in Adults: Evaluation and Management. Am Fam Physician. 2023 Jul;108(1):58-69. 2.Komaroff AL, Dantzer R. Causes of symptoms and symptom persistence in long COVID and myalgic encephalomyelitis/chronic fatigue syndrome. Cell Rep Med. 2025 Aug 19;6(8):102259. doi: 10.1016/j.xcrm.2025.102259. 3.Li T, Litscher G, Zhou Y, Song Y, Shu Q, Chen L, Huang Q, Wang Y, Tian H, Teng R, Wang H, Liang F. Effects of acupuncture and moxibustion on heart rate variability in chronic fatigue syndrome patients: Regulating the autonomic nervous system in a clinical randomized controlled trial. Complement Ther Med. 2025 Sep;92:103184. doi: 10.1016/j.ctim.2025.103184. 4.Wang D, Yang T, Cui Y, Qu Y, Feng C, Sun Z, Zhang M. From tradition to healing: the promise of acupuncture in managing chronic fatigue syndrome. Front Med (Lausanne). 2026 Jan 20;12:1724290. doi: 10.3389/fmed.2025.1724290. 5.Fan J, Jiao J, Chang HQ, Zhong DL, Liu XB, Li J, Chen LM, Jin RJ, Wu X. Myalgic encephalomyelitis/chronic fatigue syndrome (ME/CFS): diagnosis and management. J Transl Med. 2025 Dec 9;24(1):62. doi: 10.1186/s12967-025-07506-y. 6.Dai L, Liu Z, Zhou W, Zhang L, Miao M, Wang L, Hua H, Wang B, Ji G. Sijunzi decoction, a classical Chinese herbal formula, improves fatigue symptoms with changes in gut microbiota in chronic fatigue syndrome: A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multi-center clinical trial. Phytomedicine. 2024 Jul;129:155636. doi: 10.1016/j.phymed.2024.155636. 7.Xu T, Gao S, Cheng X, Man W, Wang Y, Yin Y. Histone phosphorylation analysis of two main TCM syndromes of chronic fatigue syndrome. J Transl Med. 2025 Dec 25;24(1):69. doi: 10.1186/s12967-025-07579-9. 8.Wang S, Ren J, Zhou X, Fang S, He T, Wu Z, Xu S, Kong L, Fang M. Tuina therapy for patients with chronic fatigue syndrome: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J Transl Med. 2026 Jan 8;24(1):301. doi: 10.1186/s12967-025-07624-7 9.Kim DY, Youn J, Kang N, Cho SI, Ha IH. Potential application of brain-gut axis-based treatments in Long COVID and ME/CFS: a case-based systematic review. J Transl Med. 2026 Feb 10;24(1):371. doi: 10.1186/s12967-026-07807-wIF. 10.Wei X, Xin J, Chen W, Wang J, Lv Y, Wei Y, Li Z, Ding Q, Shen Y, Xu X, Zhang X, Zhang W, Zu X. Astragalus polysaccharide ameliorated complex factor-induced chronic fatigue syndrome by modulating the gut microbiota and metabolites in mice. Biomed Pharmacother. 2023 Jul;163:114862. doi: 10.1016/j.biopha.2023.114862. ▣ 최윤용 ◇큰나무한의원 대표원장 ◇ (주)으뜸생약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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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용의 100세 칼럼] 번아웃 뒤에 숨은 세포의 비명, 만성피로증후군과 '뇌-장 축'에서 찾는 해결의 실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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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틴 테이크오버’ 시대, 부모 책임법을 숙고(熟考)하며...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최근 우리 사회는 촉법 소년(만 14세)의 나이를 하향하는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이는 십 대 초반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대담해진 범죄 수법과 빈번한 횟수에 그 책임에 대한 사회적인 논란으로 번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우리 사회는 과거와는 다른 십 대 청소년에 관한 관심과 지원, 그리고 바람직한 성장에 대한 교육적 책임을 숙고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요즘 바다 건너 미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틴 테이크오버(Teen Takeover)’다. 이는 수백 명의 청소년들이 SNS를 통해 순식간에 모여 도심을 점거하고, 난폭운전과 폭력, 기물 파손을 벌인 뒤 흩어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여러 도시에서는 공공질서 훼손과 시민 불안을 이유로 강력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논의의 화살이 청소년뿐 아니라 부모를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 플로리다주와 루이지애나주 일부 지역에서는 미성년 자녀의 반복적 비행에 대해 부모에게 벌금이나 법적 책임을 부과하는 제도를 운영하거나 강화하고 있다. 또한 여러 주에서는 미성년자의 범죄로 인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부모에게 일부 부담시키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아이가 잘못했는데 왜 부모가 책임져야 하는가?” 역으로 이렇게도 물을 수 있다. “부모가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다면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우리 사회도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학교폭력, 집단 폭행, 무면허 운전, 온라인 범죄, 마약 범죄에 이르기까지 청소년 범죄의 양상은 점점 조직적이고 지능화되고 있다. 범죄 연령은 낮아지고 수법은 성인 범죄를 닮아간다. 그런데 이상한 면이 있다. 아이가 문제를 일으키면 학교를 탓한다. 학교는 가정을 탓한다. 가정은 사회를 탓한다. 사회는 제도를 탓한다. 이런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그 사이 정작 책임은 사라진다. 마치 축구 경기에서 공만 있고 선수는 없는 것 같다. 실제로 유엔 산하 아동권리 관련 보고서들은 청소년 문제를 단순히 부모 개인의 실패로 환원하는 접근을 경계하고 있다. 아동은 가정과 사회가 함께 양육해야 할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부모의 역할이 희석되어서는 안 된다. 아이가 세상에서 처음 만나는 학교는 가정이지 않은가? 첫 번째 교사는 부모다. 첫 번째 생활 규칙도 부모에게 배운다. “하지 마라”보다 강력한 교육은 부모의 삶 그 자체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듣기보다 부모의 모습을 따라 한다. 그래서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라고 하지 않는가? 실제 아버지가 독서를 하지 않으면서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하면 교육이 아니라 연설이 된다. 어머니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으면서 아이에게 게임을 줄이라고 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어쩌면 교육에서 가장 어려운 과목은 자녀 교육이 아니라 부모 교육인지도 모른다. 독일의 한 교육학자는 “아이 문제의 절반은 아이가 아니라 어른의 문제”라고 말했다. 뼈아픈 지적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수십 시간 교육을 받는다. 심지어 반려견을 입양할 때도 교육을 받는다. 그런데 한 인간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모 역할은 별다른 준비 없이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 농담처럼 말했다. “부모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채용 공고도 없이 시작하는 직업이다.” 웃음이 나지만 사실이다. 그렇다면 청소년 범죄 증가에 대응하여 부모 책임 조항을 법으로 강화해야 할까? 필자는 일정 부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만 그것이 처벌 중심이어서는 안 된다. 벌금 부과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 교육 의무화다. 징계보다 중요한 것은 상담 참여다. 처벌보다 중요한 것은 양육 책임 회복이다. 이제 우리에게 청소년 범죄를 줄이는 가장 강력한 예방책은 더 많은 CCTV가 아니다. 더 많은 경찰도 아니다. 저녁 식탁에서 자녀와 눈을 맞추는 부모, 하루 10분이라도 진심으로 대화하는 부모, 잘못했을 때 책임을 가르치는 부모다. 그래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청소년 범죄의 책임을 법으로 부모에게 물어야 하지 않는가? 하지만 그보다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과연 부모의 책임을 교육하고 있는가? 이제 우리도 다른 선진국처럼 우리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부모 교육을 더욱 강력하게 실행하는 용기와 결단, 그리고 법적 제도가 필요한 때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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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틴 테이크오버’ 시대, 부모 책임법을 숙고(熟考)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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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그거 그냥 장난이었는데요?"
- [교육연합신문=김홍제 칼럼] 그거 그냥 장난이었는데요? 분노가 일었다. 담임을 하면서 학생에게 가장 화가 나는 일은 괴롭힘이었다. 약한 동급생을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학생을 보면 참을 수가 없었다. 지나가면서 머리를 툭툭 치면서 갑자기 목을 누르거나 연필로 등을 찌르거나 한다. 울면 더 놀리면서 ‘내가 뭐?’라는 표정을 짓는다. 담임이 발견해서 제지하면 “아니 그냥 친해서 장난한 거예요.”하며 그냥 쓱 지나간다. 약한 친구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지속성에 있다. 장난이라고 하는 폭력은 지속적이고 상대를 조롱하고 중단요청에 대한 무시를 반복한다. 상대 반응을 즐기며 자신의 가학성을 조금씩 높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교묘하게 처벌을 피할 정도의 경계선에서 폭력을 행사한다. 걸리면 장난이라고 하거나 상대방이 원해서라고 하기도 한다. 나는 그 학생에게 묻는다. 너보다 힘이 센 친구에게 그렇게 장난을 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냐고. 당연히 그런 적은 없다. 장난이라는 말은 폭력을 감추기 위한 포장일 뿐이다. 친구를 곤충이나 작은 힘없는 동물처럼 학대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곤충의 다리를 자르고 날개를 자르고 하다가 결국은 목을 잘라내고 죽음의 고통에 꿈틀대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장난의 강도는 점점 강해진다. 그래서 초기에 작은 장난이라도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하지 말도록 교육하고 훈화하는 것이 담임교사인 나에게 주어진 중요한 소명이라고 생각했다. 교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교사에게 성적인 농담을 하는 학생을 그냥 모른 척하고 두면 안 된다. 그런 행동은 교사에 대하여 더 많은 위해를 할 가능성을 키워주는 것이다. 교실에서 교사 권위를 무시하는 학생을 어찌 할 수 없다는 것은 교육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거나 장난을 치거나 교사의 지시를 무시하는 학생(그런 학생은 조금씩 강도를 더해간다)은 어느 정도의 징계를 받지 않은 선을 넘나들면서 학교와 교사를 능멸하려 한다. 성취의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작은 싹부터 반드시 끊어주어야 한다. 학생이 파괴와 능멸이라는 어긋난 성취 재미를 느끼고 사회로 진출하기 전에 학교와 교사가 단호하게 끊어주어야 하는 중요한 일이다. 스타벅스 ‘5·18 탱크 데이’ 이벤트가 사회적 공분을 불렀다. 대표가 사과도 했다. ‘일베’ 등장 이후 혐오 놀이는 일상화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 앞 ‘폭식 투쟁’처럼 혐오가 유희의 형태로 오고 있다. 혐오 세력은 계산된 모호성으로 도발적 메시지를 던지고 비난에 처하면 의도성을 부인한다. 제재가 가해지면 ‘전체주의’로 비난하며 자신을 억압받는 피해자로 만든다. 쟁점을 ‘표현의 자유’로 바꾸어 비난을 무력화하고 결국 자신의 도발을 사회가 관용하게 만든다. 민주국가라면 극단주의 행위를 예방하고 처벌하는 강력한 법을 만들어야 한다. 학교 교육은 작은 틈을 막는 것에서 시작한다. 상대에 대한 폭력적인 장난을 그대로 두면 더 큰 분란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운동경기든 사람 사는 것에서든 작은 것부터 챙겨야 한다. 작은 일을 대하는 삶의 방식이 한 사람의 품격과 사회의 품격을 만든다. 교실에서 작은 일을 어떻게 대하는가, 바로 그 자리에서 진정한 인간 존중과 교육은 시작한다. ▣ 김홍제 ◇ 충청남도교육청진로융합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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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제의 목요칼럼] "그거 그냥 장난이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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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리더스] 장귀숙 박사의 '시대수첩'
- [교육연합신문=황오규 기자] 초고령사회가 현실이 된 지금, 우리는 노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질문 앞에 서 있다. 과거 노후는 은퇴와 쉼의 시간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맞은 오늘날, 노년은 더 이상 삶의 마침표가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배움과 도전, 사회참여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다시 발견하는 ‘인생 2막’의 시작점이 되고 있다. 기술의 발전과 의료 환경의 개선으로 오래 사는 시대는 열렸지만, 단순히 오래 사는 것만으로는 행복을 보장할 수 없다. 이제는 얼마나 건강하게, 얼마나 의미 있게 살아가느냐가 더욱 중요한 가치가 되고 있다. 해피시니어연구소의 장귀숙 박사는 시니어 삶의 핵심 가치로 ‘자기다움’을 강조한다. 그는 “제2의 인생에서는 얼굴이 곧 명함”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얼굴은 단순히 주름이 적고 아름다운 외모를 의미하지 않는다. 살아온 세월 속에서 쌓인 경험과 지혜, 자신을 존중하는 태도, 건강한 생활습관, 그리고 세상과 소통하려는 의지가 담긴 삶의 표정이다. 결국 얼굴은 한 사람의 인생을 보여주는 거울이며,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말해 주는 명함인 셈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신체적 변화와 사회적 역할 감소로 인해 자신감을 잃는 경우가 많다. 은퇴 이후 인간관계가 줄어들고 사회와의 연결고리가 약해지면서 고립감과 우울감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을 가꾸고 배우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노력은 삶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건강관리와 자기계발, 문화활동과 봉사활동은 단순한 여가생활이 아니라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초고령사회에서는 건강과 문화, 여가, 평생교육이 융합된 체험 중심 프로그램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과정은 시니어들에게 삶의 즐거움과 존재 가치를 다시 일깨워 준다. 이러한 점에서 해피시니어연구소와 (주)미셀라이프가 추진하고 있는 건강·뷰티 교육, 웰니스 체험, 인생 2막 설계 프로그램은 단순한 교육사업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아름다움은 외모를 꾸미는 것을 넘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며, 건강은 행복한 삶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자산이다. 여기에 배움과 경험이 더해질 때 시니어들은 새로운 자신감을 얻고 지역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니어를 사회적 보호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인식을 바꾸는 일이다. 오늘날의 시니어들은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 그리고 삶의 지혜를 가진 세대다. 이들이 지역사회와 후배 세대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참여의 장을 마련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선진국들은 이미 시니어 교육과 문화활동,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통해 노년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우리 사회 역시 복지 중심 정책을 넘어 평생교육과 건강문화, 사회참여를 연계한 새로운 노년 정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노년의 행복은 거창한 곳에 있지 않다. 아침에 거울을 보며 미소 지을 수 있는 자신감,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 이웃과 함께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공동체 속에 있다. 인생은 나이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더 깊어지고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 초고령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젊음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자기다움을 지켜가는 것이다. "얼굴은 명함이다." 그리고 그 명함에는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흔적뿐 아니라 앞으로 펼쳐질 희망과 꿈, 그리고 새로운 도전의 의지까지 담겨 있어야 한다. 해피시니어연구소와 (주)미셀라이프가 만들어가는 건강한 노년문화가 단순한 프로그램을 넘어 대한민국 시니어 복지와 평생교육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아름다움과 건강, 배움과 나눔이 어우러진 인생 2막이야말로 초고령사회가 지향해야 할 진정한 미래이기 때문이다. ▣ 장귀숙 ◇ 해피시니어연구소 대표 ◇ 일본·한국의 초고령사회 정책 및 시니어교육 연구전문가 ◇ 동아대학교대학원 경영학 박사 ◇ 정부 파견 일본 유학 ◇ 중등 진로교육 정책 입안 및 교사 양성 참여 ◇ 日오카야마대학교 객원연구원(시니어교육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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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리더스] 장귀숙 박사의 '시대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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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殷字·東夷·韓民族 이야기] 臺, ‘높은 건축물’이 아니라 ‘사람이 흐르는 길’이다
-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전쟁터의 요충지인 돈대(墩臺)와 화려한 조명이 비추는 무대(舞臺). 용도는 극단적으로 다르지만, 두 공간은 대(臺)라는 글자를 공유한다. 흔히 이 글자를 ‘높이 쌓아 올린 흙무더기’나 ‘고정된 건축물’로만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갑골문이 전하는 진짜 이야기는 정반대다. ‘대’의 본질은 멈춰 있는 구조물이 아니라, 그 위를 분주히 오가는 ‘발걸음’에 있다. ■ 갑골문에 새겨진 비밀: ‘멈춤’이 아닌 ‘나아감’ 한자 대(臺)의 갑골문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형상이 나타난다. 하단에는 집을 뜻하는 건축물의 형태가 있고, 그 위에는 발바닥 모양과 가로선(一)이 결합해 있다. 후대에 이 모양은 ‘그칠 지(止)’와 혼용되기도 했으나, 본래는 지면(一)을 딛고 힘차게 나아가는 갈 지(之)의 원형이다. 즉, 고대인들이 정의한 ‘대’는 단순히 높게 지은 집이 아니었다. 사람이 그 위를 자유롭게 오가며 활동하고, 이동하며, 소통하는 역동적인 ‘이동의 공간’이었던 셈이다. ■ 돈대와 무대를 관통하는 하나의 시선 이 조자 원리를 이해하면 돈대와 무대의 연결고리가 선명해진다. 돈대(墩臺)는 적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 군사들이 끊임없이 오르내리며 경계 업무를 수행하는 곳이다. 무대(舞臺) 역시 배우나 무용수가 한자리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동선을 그리며 움직여야 비로소 완성되는 공간이다. 결국 두 장소의 공통점은 ‘높음’이라는 외형적 높이가 아니라, 그 위에서 펼쳐지는 ‘인간의 역동적인 활동’에 있다. ■ 복잡한 획 속에 가려진 명료한 본질 안타깝게도 한자의 고전이라 불리는 『설문해자』가 편찬될 당시에는 이러한 갑골문의 원형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리가 쓰는 臺는 불필요하게 복잡한 획을 갖게 되었다. 만약 본래의 뜻을 따랐다면, 경계(冂)를 나타내는 글자 위에 발걸음(之)을 더한 훨씬 명료한 형태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 공간의 중심은 언제나 사람이다 한자의 원형을 꿰뚫는 일은 복잡한 글자를 외우는 지름길이자,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정화하는 과정이다. 대(臺)라는 글자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아무리 높고 견고하게 쌓은 건축물이라 할지라도, 그 위에 사람의 발길이 끊기고 활동이 멈춘다면 그것은 더 이상 ‘대’로서의 생명력을 갖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우리가 세우는 수많은 ‘대’ 위에는 어떤 발자국이 남겨지고 있는가. 글자의 원형을 통해, 공간의 진정한 주인은 벽돌이 아니라 그 위를 걷는 사람임을 다시금 되새겨본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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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殷字·東夷·韓民族 이야기] 臺, ‘높은 건축물’이 아니라 ‘사람이 흐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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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문화유산해설사로 글로벌 리더의 꿈 키운다"
- [교육연합신문=김병선 기자] 여름방학을 맞아 청소년들이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배우고, 이를 전 세계에 알리는 민간 외교관으로 성장할 수 있는 특별한 교육 과정이 마련됐다. 국제교류문화진흥원은 청소년들의 올바른 역사 인식 함양과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온라인 청소년문화유산해설사 과정' 교육생을 모집한다고 6월 5일 밝혔다. 이번 과정은 단순히 역사 지식을 암기하는 교육에서 벗어나,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우리 문화유산을 영어로 직접 소개할 수 있는 실전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교육 과정은 여름방학 기간 동안 온라인과 현장실습을 통해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참가 학생들은 한국사의 흐름을 파악하고, 외국인의 시각에서 흥미로운 해설 스토리를 구성하는 법을 배운다. 이번 과정의 가장 큰 특징은 교육 수료 후 이어지는 '현장 실전'이다. 여름방학 동안 이론과 실습 과정을 마친 학생들은 오는 10월부터 경복궁 등 주요 국가유산 현장에 배치된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실제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영어 문화유산 해설 봉사활동을 수행하며 글로벌 리더로서의 자질을 쌓게 된다. 특히, 눈여겨 봐야 할 교육적 효과는 문화해설 봉사 활동을 통해 시험 위주의 영어가 아닌, 외국인과 소통하며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스피치 교육 활동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참가 학생들에게는 1365 자원봉사 포털 및 e청소년 시스템과 연계된 봉사시간이 공식적으로 인정된다. 또한, 2005년 설립된 청소년단체에서 체계적인 교육 과정을 거친 해설사라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우리 문화를 전파하는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보람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관심이 뜨겁다. 국제교류문화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과정은 청소년들이 우리 문화유산의 주인이 되어 세계인과 소통하는 귀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지방 거주 학생의 경우 서울 활동뿐 아니라 지방에서의 봉사활동 연계를 지원하고 있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역사의식과 영어 실력, 그리고 봉사 정신까지 겸비한 차세대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인터뷰] 5월24일 평택 미군 가족과 함께한 청소년문화유산해설사 한지원(철산중2) Q: 오늘 평택 미군부대에 근무하는 가족분들을 대상으로 해설을 진행하였다고 들었습니다. 네, 오늘 네 분의 미군 가족과 함께 경복궁을 둘러보았습니다. 사실 해설을 하면서 저도 깜짝 놀랄 순간이 많았는데요, 아이들이 평택에 있는 학교를 다니면서 한국 전래동화나 역사 이야기를 이미 많이 읽어두었더라고요. 홍길동 이야기부터 궁궐 지붕의 잡상, 그리고 서유기까지 줄줄 꿰고 있어서 정말 신기하고 기특했습니다. Q: 아이들이 이미 한국 문화에 익숙했군요! 아이들을 위한 해설은 일반적인 해설과는 조금 다를 것 같은데, 어떤 점에 중점을 두었나요? 아무래도 어린 친구들이라 너무 어려운 역사적 사실보다는, 이야기 자체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최대한 쉽고 간단하게 풀어내려 노력했습니다.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스토리를 입혀서 전달하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죠. Q: 오늘 날씨가 참 더웠는데, 현장 운영은 어떠했나요? 날씨가 정말 더웠거든요. 그래서 아이들이 지치지 않도록 가급적 그늘 위주로 동선을 짰습니다. 중간에 '집옥재' 같은 시원하고 분위기 있는 장소에서 잠시 쉬며, 아이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던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Q: 현장 분위기가 매우 화기애애했을 것 같습니다. 오늘 해설의 소감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요? 오늘 만난 가족분들은 제가 지금까지 만난 외국인들 중에서도 한국에 대해 가장 잘 알고 계신 분들이 아닐까 싶어요. 아이들이 워낙 한국 문화에 열려 있다 보니 금방 친해질 수 있었고, 스몰톡(Small talk)도 아주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우리 문화를 즐겁게 받아들이는 가족들을 만날 때마다, 해설사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정보 확인 및 참가 신청은 홈페이지(https://k-culture-english.net/청소년문화유산해설사문의: 마리이야기 Tel 02-3673-5015)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참고 자료] 청소년문화유산해설사 상세 안내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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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문화유산해설사로 글로벌 리더의 꿈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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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AI 시대, 『사람 공부』가 던지는 관계(關係)의 메시지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지식은 넘쳐나는데, 왜 사람 사이의 마음은 더 닫히는 것일까?” 이 질문은 디지털 대전환의 물결 속에서 우리 교육 현장이 마주한 가장 아픈 질문이다. 아이들의 문해력 저하보다 무서운 것은 ‘관계의 문해력’ 결핍이라 할 수 있다. 상대의 의도를 읽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며, 갈등 앞에서 쉽게 무너지는 요즘의 아이들, 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코딩 한 줄, 영어 단어 하나보다 ‘사람을 이해하는 힘’이라 할 수 있다. 중국 최고의 인문학자 진웨준(金越俊)의 저서 『사람 공부』는 바로 이런 맥락에서 교육자들에게 번뜩이는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동서고금 영웅들의 흥망성쇠를 통해 ‘처세(處世)’라는 단어를 기회주의적 기술이 아닌, ‘타인과 공존하기 위한 최고의 지혜’로 격상시키기 때문이다. 진웨준은 이 책에서 조조의 일화를 통해 교육적 울림이 큰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조조가 젊은 시절, 자신을 도왔던 현령 진궁과 함께 도망치던 중 의심 때문에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고 “내가 세상을 버릴지언정 세상이 나를 버리게 하지는 않겠다”고 말한 장면은 유명하다. 진웨준은 이를 단순한 악행으로 치부하지 않고, ‘사람을 읽는 안목’과 ‘포용의 기술’이라는 관점에서 재해석을 하고 있다. 진웨준의 『사람 공부』를 교실에 적용하기 위해 우리는 세 가지 획기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첫째, ‘정답’이 아닌 ‘마음’을 채점해야 한다. 교실 내 갈등 상황에서 교사는 판사가 되기 쉽다. 하지만 『사람 공부』는 ‘현상 너머의 동기’를 보라고 조언한다. 잘못을 저지른 학생에게 벌을 주기 전, 그 아이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 이면에 숨겨진 ‘두려움’이나 ‘인정 욕구’를 읽어내는 것, 그것이 바로 진웨준이 말하는 영웅들의 통찰력이라 할 것이다. 둘째, ‘침묵’의 처세를 가르쳐야 한다. 책에서는 말 한마디로 천하를 얻기도 하고 잃기도 하는 사례가 즐비하다. 요즘 아이들은 SNS를 통해 너무 빨리, 너무 많이 말하는 성향이 강하다. 따라서 교육 현장에서 ‘멈춤과 경청’의 가치를 가르쳐야 한다. “내 주장을 관철하는 법”보다 “상대의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힘”이 결국 가장 강력한 설득의 도구가 된다는 것을 아이들이 체험하게 해야 한다. 셋째, ‘패배’를 대하는 태도가 사람의 격을 결정한다. 역사 속 영웅들은 위기의 순간에 본모습이 드러난다. 진웨준은 실패했을 때 타인을 탓하지 않고 자신을 돌아보는 ‘반구저기(反求諸己)’의 자세를 강조한다. 시험 성적이 떨어졌을 때, 경기에서 졌을 때 아이들이 타인이나 환경을 원망하기보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회복탄력성’을 기르도록 돕는 것이 살아있는 사람 공부라 할 것이다. 이제 교사는 지식 전달자를 넘어 ‘관계 코디네이터’가 되어야 한다. 진웨준의 『사람 공부』가 제안하는 처세의 지혜를 교육 과정에 녹여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진웨준은 책의 말미에서 결국 “모든 공부의 끝은 사람이다”라고 단언한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최종적인 기술은 미적분 공식이나 영문법만이 아니다. 바로 곁에 있는 친구의 눈물을 닦아줄 줄 알고, 억울한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타인의 성공에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낼 수 있는 ‘사람 됨의 기술’이라 믿는다. 서두에서 언급한 조조가 천하를 호령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완벽해서가 아니었다. 자신의 치명적인 결함을 알고 있었기에, 오히려 자신과 반대되는 성향의 인재들을 끝없이 찾아내고 그들의 능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사람 공부의 달인이었기 때문이다. “상대의 약점을 잡는 것이 처세가 아니라, 상대의 강점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진정한 사람 공부다.”(본문 중) 『사람 공부』는 우리에게 말한다. 처세는 남을 이기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나와 남이 함께 승리(Win-Win)하기 위한 따뜻한 전략이라고 말이다. 이 책을 읽은 교사가 교실에 섰을 때, 비로소 아이들은 책 속의 글자가 아닌 ‘살아있는 인간’의 품격을 배우게 될 것이다. 오늘, 당신의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사람’을 읽어보지 않겠는가? 그 공부가 시작되는 순간, 교실은 비로소 삶의 현장이자 가장 위대한 인문학의 장이 될 것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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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AI 시대, 『사람 공부』가 던지는 관계(關係)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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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희 반려詩選] 풍선덩굴
- [교육연합신문=구본희詩選] 풍선덩굴 하늘에 초록 풍선 주렁주렁 달렸다. 하얀 꽃담 속에 세 칸 방 짓고 아이를 품었다. 비바람 막고 별빛 안아 고이 길렀다. 사랑 담아 까만 가슴에 하얀 하트를 새겼다. 세상 너머로 살포시 띄운 작은 기도 ㅡ 아름답게 살기를. ▣ 구본희 ◇ 前인천국제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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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희 반려詩選] 풍선덩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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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殷字·東夷·韓民族 이야기] 赤, 흙으로 덮지 못한 ‘거대한 불’의 생명력
- [교육연합신문=육우균 칼럼] 한자 붉을 적(赤)을 보며 흔히들 땅의 빛깔이나 흙(土)을 떠올린다. 한자의 자형이 변하면서 아랫부분이 ‘흙 토(土)’의 모양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자 해석의 경전이라 불리는 허신의 『설문해자』조차 뜻은 ‘불’이라면서도 글자는 ‘흙’으로 적는 오류를 범했다. 그러나 갑골문이라는 타임머신을 타고 거슬러 올라가면, 그 속에는 흙이 아닌 활활 타오르는 ‘거대한 불’이 살고 있다. ■ ‘사람을 태우는 형상’이라는 오해를 넘어서 적(赤)의 원형은 사람(大)과 불(火)이 합쳐진 모습이다. 이를 두고 혹자는 "사람을 불에 태우는 제사 의식"이라거나 "죄인을 벌하는 모습"이라고 공포스럽게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 ‘大’는 사람이라기보다 ‘크다’는 의미의 형용사적 상징으로 보아야 마땅하다. 즉, 적(赤)은 이름 모를 들꽃의 붉음이 아니라, 세상을 삼킬 듯 일어나는 ‘커다란 불길’ 그 자체를 형상화한 글자다. ■ 갓 태어난 아기가 ‘적자(赤子)’인 이유 이 글자가 단순한 색깔을 넘어 뜨거운 에너지를 상징한다는 증거는 우리 삶 속에 녹아 있다. 갓 태어난 아기를 적자(赤子)라고 부르는 것이 대표적이다. 흔히 핏덩이라 붉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본래 의미는 아기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하고 생기 있는 불의 기운을 일컫는다. 차가운 주검과 대비되는, 생명이라는 뜨거운 에너지가 곧 ‘적(赤)’인 셈이다. ■ 불길이 겹치고 번지며 탄생한 글자들 ‘큰 불’이라는 원리를 이해하면 파생된 글자들의 맥락도 선명해진다. 빛날 혁(赫): 붉은색(불길)이 두 개 모여 있다. 불길과 불길이 만나 세상을 더욱 환하게 비추는 찬란한 에너지를 뜻한다. 쏠 석(螫): 벌레에 쏘여 피부가 불꽃에 데인 듯 붉고 뜨겁게 부어오르는 고통을 묘사한다. 이처럼 赤은 정적인 색채가 아니라 동적인 에너지의 분출을 담고 있다. ■ 오해의 흙을 털어내고 본질의 불을 보다 글자의 모양이 변하면서 본래의 뜨거움은 ‘흙’이라는 차가운 껍데기에 갇혀버렸다. 땅의 색이 붉어서 赤이 된 것이 아니라, 불의 열망이 글자가 된 것이다. 우리가 한자의 자형 변화 속에 숨겨진 원형을 찾아내는 이유는 단순히 옛 지식을 뽐내기 위함이 아니다. 무미건조하게 외우던 글자 속에서 고대인들이 느꼈던 생명의 박동과 불길의 역동성을 다시 발견하기 위함이다. 흙 속에 파묻혔던 ‘큰 불’의 정신을 복원할 때, 우리의 언어생활도 비로소 뜨거운 생명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 육우균 ◇ 교육연합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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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殷字·東夷·韓民族 이야기] 赤, 흙으로 덮지 못한 ‘거대한 불’의 생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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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지금, 깨달을 결심 - 경동대학교 권오만 교수
- [교육연합신문=편집국] 경동대학교 건축디자인학과 권오만 교수가 신작 산문집 『지금, 깨달을 결심』(제이브리즈북스刊)을 출간했다. “비우러 갔다, 채워져 돌아온 스무날” 우리는 저마다의 소란을 등에 지고 살아간다. 잠시 멈추고 싶을 때조차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지보다 무엇을 더 채워야 하는지에 익숙하다. 『지금, 깨달을 결심』은 작은 산사에서 보낸 스무 날의 기록이다. 산사 지킴이 강아지 ‘댕구(본명 자비)’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 저자는 삶의 속도를 늦추고, 비움 속에서 오히려 채워지는 마음의 풍경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이 책은 바쁜 일상 속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멈춰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건네는 치유와 성찰의 산문집이다. 대학교수로 재직하며 쉼 없이 달려온 저자는 안식년이라는 뜻밖의 쉼을 마주하며, 무엇을 더 채울 것인가보다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했다. 질문을 안고 향한 곳은 경주 단석산의 작은 산사 ‘신선사’. 화려하고 편리한 도시의 삶을 잠시 내려놓은 채 머문 스무 날의 시간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자신을 다시 만나가는 과정이었다. 이번 산문집에서 저자는 산사에서 불을 지피고 스스로 밥을 해먹어야 하는 소박한 일상과 작은 노동, 계절의 변화, 그리고 산사 지킴이 강아지 ‘댕구’와의 교감을 통해 삶의 본질을 들여다본다. 채움보다 비움, 익숙함보다 낯섦, 경쟁보다 멈춤이 건네는 의미를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특히, 말없이 곁을 지켜준 댕구와의 시간은 단순한 반려의 기억을 넘어 삶의 태도를 되돌아보게 하는 사색의 계기가 된다. 순간의 욕심보다 만족을, 앞서가기보다 함께 걷는 시간을 통해 저자는 일상의 소중한 깨달음을 발견해간다. 환경계획과 조경학을 전공한 권 교수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 지속 가능한 환경디자인에 대한 연구와 실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KBS 「북한산은 살아있다」, SBS 「월악산」 등 자연·환경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한 환경·생태 전문가이기도 하다. 책은 경쟁과 속도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멈춰도 괜찮다”는 조용한 메시지를 전한다. 반복되는 일상과 관계 속에서 잊고 지내던 자신을 다시 바라보며, 삶의 방향을 바꾸는 ‘쉼’의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권오만 교수는 “이 책은 무언가를 더 얻기 위한 기록이 아니라,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지를 묻는 시간의 기록”이라며 “익숙한 삶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만의 속도로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정호승 시인, 김우종 문학평론가, 김승진 선장, 서경덕 교수 등 각계 인사들도 추천사를 통해 이 책이 전하는 쉼과 성찰의 의미에 공감과 지지를 보냈다. ▣ 저자 권오만 경동대학교 메트로폴 캠퍼스 건축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자연과 인간의 공존, 지속 가능한 환경디자인에 대한 실천적·학문적 탐구를 이어가고 있다. 산학협력단장을 역임하며 교육과 연구, 현장을 아우르는 다양한 활동을 수행해 왔다. 자연과학과 문학, 사유와 실천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는 현재 창작산맥 문학회 제6대 회장으로, 윤동주의 문학정신을 계승하며 문학의 사회적 역할과 실천적 가치를 확장하는 데 힘쓰고 있다. 문학이 현실과 분리된 언어가 아니라 삶과 사회 속에서 작동하는 힘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꾸준한 창작과 강연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두물머리」, 「해남 도솔암」, 「샛별」로 창작산맥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하였고, 저서로는 『신선 두꺼비가 지키는 전통 사찰 이야기』, 『디자인과 철학의 공간 우리 궁궐』, 『잊혀진 문화유산 해자와 풍류 이야기』 등이 있다. 2026년 대한건축학회 특별상 소우(윤장섭) 저작상을 수상하였다. 이번 산문집 『지금, 깨달을 결심』은 안식년의 시간 속에서 산사에 머물며 경험한 고요와 불편, 그리고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한 내면의 질문들을 담아낸 기록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채움보다 비움, 익숙함보다 낯섦 속에서 비로소 마주하게 되는 삶의 본질과,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결심에 대해 잔잔한 물음표를 던진다. ■ 소개 영상 https://youtu.be/NczaMqd8cx0?si=S-GxTd9q6IHcJG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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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지금, 깨달을 결심 - 경동대학교 권오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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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지킴이기자단] Royal Nights at the Gyeongbokgung Palace
- [교육연합신문=이채원 학생기자] As the sun sets over Seoul, the city transforms. Towering buildings light up the skyline, busy streets remain crowded, and modern life continues even in the darkness. Yet hidden among the city’s contemporary landscape stands a place where time seems to slow down. During the Gyeongbokgung Palace Night Opening, visitors are invited to step into Korea’s past and experience the quiet beauty of the Joseon Dynasty after dark. Located in the heart of Seoul, Gyeongbokgung Palace is one of Korea’s most historically significant landmarks. Originally built in 1395 as the main royal palace of the Joseon Dynasty, it has long symbolized the nation’s political and cultural heritage. While the palace is impressive during the day, the nighttime opening offers an entirely different atmosphere, allowing visitors to see the historic site illuminated beneath the evening sky. As visitors enter through Gwanghwamun Gate, they are greeted by softly lit palace grounds and traditional architecture glowing against the darkness. The reflections of lanterns on the palace ponds and pathways create a calm and almost dreamlike setting. Unlike the crowded pace of the city outside, the palace at night feels peaceful and reflective. Walking through the grounds, visitors can explore important structures such as Geunjeongjeon Hall, where kings once conducted state affairs, and Gyeonghoeru Pavilion, a royal banquet hall surrounded by water. At night, these landmarks appear even more striking, as the careful lighting highlights the intricate details of traditional Korean architecture. The contrast between the illuminated palace and the modern skyline beyond the walls serves as a reminder of Seoul’s unique ability to preserve its history while continuing to develop as a global city. The night opening also allows visitors to engage more personally with Korea’s cultural heritage. Many attendees choose to wear hanbok, traditional Korean clothing, which grants free admission to the palace and further enhances the historical atmosphere. Seeing visitors dressed in hanbok walking through centuries-old palace grounds creates a connection between Korea’s past and present. Beyond its visual beauty, the Gyeongbokgung Palace Night Opening reflects the growing importance of preserving and experiencing cultural heritage in modern society. Rather than existing only as a historical site, the palace becomes an active cultural space where history can be appreciated in an immersive and accessible way. Today, the nighttime opening has become one of Seoul’s most popular cultural events, attracting both locals and international visitors. It offers more than a scenic evening walk. It provides an opportunity to reflect on Korea’s history and better understand the traditions that continue to shape the country today. Held twice a year, the 2026 first-half nighttime opening of Gyeongbokgung Palace will take place from Wednesday, May 13 to Sunday, June 14. In a city known for constant movement and innovation, the quiet elegance of Gyeongbokgung at night offers something different: a chance to pause, look back, and experience the enduring presence of Korea’s royal p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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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지킴이기자단] Royal Nights at the Gyeongbokgung Pa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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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의 교육칼럼] 왜 다시, 문해력인가?
- [교육연합신문=전재학 칼럼] 오늘날 우리 교육의 가장 심각한 위기는 무엇인가? 학력 저하일까? 사교육 과열일까? 아니면 교권 붕괴일까? 그러나 이 모든 문제의 뿌리에는 더 근본적인 위기가 자리하고 있다. 바로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다. 필자의 칼럼 「청소년들의 뒤처지는 문해력, 그 해결책은 무엇인가?」는 몇 년 전 발표되었지만, 오히려 지금 더 절실하게 읽혀야 할 교육적 경고가 되었다. 오늘날 교사들이 모여 교육 관련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화제가 단연코 학생들의 “문해력” 결핍의 심각성에 입을 모은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문해력이라는 말조차 학생들이 못 알아들을까 봐, 어떤 교사는 이렇게 다시 설명한다. “글을 읽고 뜻을 이해하는 힘 말이야.” 그러자 한 학생이 묻는다. “쌤, 그거 요약본 있나요?” 문해력은 단순히 글을 읽는 능력이 아니다. 글의 의미를 이해하고, 타인의 생각을 해석하며, 자신의 언어로 다시 표현하는 힘이다. 결국 인간의 사고력과 공감력, 민주 시민성의 기초라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아이들은 문장을 읽지만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긴 글을 견디지 못하며, 질문보다 검색에 익숙한 세대로 변해가고 있다. 교실 현장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상 신호가 나타났다. 시험 문제를 읽고도 무엇을 묻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 자신의 생각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지 못하는 학생들, 책 한 권을 끝까지 읽어본 경험이 거의 없는 학생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국어 과목의 문제가 아니다. 수학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사회 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도 결국 문해력의 결핍과 연결된다. 더 심각한 것은 디지털 환경이다. 짧은 영상과 자극적인 콘텐츠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깊이 읽기와 사유의 시간을 잃어가고 있다. 알고리즘은 생각을 확장시키기보다 취향만 반복 강화하고, AI는 스스로 사고하기 전에 먼저 답을 제공한다. 이제 아이들은 “왜 그렇게 생각하니?”라는 질문보다 “정답이 뭐예요?”를 먼저 묻는다. 이것은 단순한 학습 습관의 변화가 아니라 인간 사고 체계의 위기다. 필자는 당시 칼럼에서 읽기·말하기·쓰기 교육의 회복을 강조했다. 시 동아리, 스피치 활동, 글쓰기 교육, 일기 쓰기 같은 실천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언어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통찰은 지금도 매우 유효하다. 아니, AI 시대일수록 더욱 절박하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이 정보를 대신 제공하는 시대에 인간에게 남는 최후의 경쟁력은 ‘생각하는 힘’이며, 문해력은 바로 그 생각의 근육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교육은 다시 질문해야 한다. 왜 우리는 아이들에게 읽는 시간을 빼앗았는가? 왜 학교는 시험 문제 풀이에만 몰두하며 사유의 교육을 잃어버렸는가? 왜 독서는 취미가 되었고, 글쓰기는 수행평가 기술로 전락했는가? 문해력 회복은 거창한 정책 이전에 교육 철학의 전환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첫째,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든 교과에서 읽기와 토론, 서술형 글쓰기를 강화해야 한다. 국어 시간에만 문해력을 맡겨서는 안 된다. 둘째, 학교는 ‘조용히 읽는 시간’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독서는 과제가 아니라 삶의 습관이 되어야 한다. 셋째, 교사들에게도 읽고 쓰는 전문성을 회복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학생의 문해력은 결국 교사의 언어 수준을 넘기 어렵다. 넷째, 가정과 지역사회 역시 책 읽는 문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부모가 스마트폰만 보는 사회에서 아이들에게 독서를 강요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쟁 중심 교육의 방향 수정이다. 지금처럼 문제를 빨리 푸는 능력만 강조해서는 문해력은 결코 자라지 않는다. 천천히 읽고, 깊이 생각하고, 서로의 생각을 경청하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속도가 아니라 이해의 깊이를 평가해야 한다. 교육은 결국 인간을 만드는 일이다. 문해력이 무너진 사회는 결국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고, 혐오와 선동에 흔들리며, 민주주의마저 약해진다. 그래서 문해력 교육은 단순한 학업 향상이 아니라 사회를 지키는 공공의 과제다. 지금 우리 교육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입시제도가 아니다. 아이들에게 다시 책을 돌려주고, 언어를 돌려주고, 생각하는 시간을 돌려주는 일이라 믿는다. ▣ 인곡(仁谷) 전재학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前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 前제물포고·인천세원고 교감 ◇ [수능교과서 영어영역], [노스트라다무스] 공동저자 ◇ [월간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및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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